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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효순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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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당신도 대상증후군? 새해에 ‘배둘레햄’ 줄이기 실천하세요

고혈압·고혈당(당뇨병)·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고(과)체중(비만)은 건강의 기본을 갉아 먹는 질병으로, 이름하여 '사고(4高) 질환'이라고 부른다. 경제에서도 고유가·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고'가 붙으면 나쁘듯이 건강에서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진행하는 이 '4고 질환'은 그 자체로서도 문제가 있지만 암과 함께 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에 가장 직접 관련 있는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건강의 4대 악(惡)'으로 꼽힌다. 이들 만성질환은 잦은 음주, 과음, 기름진 음식, 운동 부족,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아직 질환까지는 아니지만 정상수치를 넘어선 경우(경계치)가 여러 가지 중첩하면 질환 못지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혈압·혈당·중성지방, 고밀도 지단백(HDL), 허리둘레 등이 정상을 벗어났을 때를 얘기하는 것이다. 다름아닌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이란 △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혈액 내 중성지방 150㎎/㎗ 이상 △HDL콜레스테롤 남자 40㎎/㎗ 이하, 여자 50㎎/㎗ 이하 △혈압 120/80㎜Hg 이상~130/90㎜Hg 미만 △공복혈당 100㎎/㎗ 이상, 100 미만이라도 과거 당뇨병을 앓았거나 당뇨병 약을 먹고 있는 경우 자동 포함 등 5가지 중 3가지 이상이면 해당된다. 허리둘레 비정상을 기본으로 하고, 나머지 4가지 중 2가지 이상을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는 방법도 있는데,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그냥 5가지 중 3가지를 갖고 판단하는 추세다. 국내 대사증후군 환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학계와 보건당국이 추정하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간한 '2023 건강검진 통계연보'를 보면, 2023년 국가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1746만명의 69.2%가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 중 1개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진단 기준별로는 남녀 전체적으로 △높은 혈압(45.1%) △높은 혈당(40.1%) △복부 비만(25.5%) 순이었다. 성별로 나누면 남성은 △높은 혈압(52.2%) △높은 혈당(46.8%) △복부 비만(31.8%)으로, 여성의 경우 △높은 혈압(37.6%) △높은 혈당(33.0%)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19.4%)로 각각 집계됐다.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비율은 전체 수검자의 22.6%였고, 남성이 25.3%로 여성(19.7%)보다 높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사증후군 진료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19년 1179만 4719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3년에는 1415만 2006명으로 집계됐다. 한 마디로 심·뇌혈관질환에 '적색경보'가 켜진 것인데, 이런 상태는 올해부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 국민건강의 문제뿐 아니라 진료비·간병비 등 가계와 국가재정마저 갉아먹는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3년 만성질환 진료비 90조원 가운데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순환계통 질환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13조 4000억원으로 만성질환 진료비의 14.89%를 차지했다. 단일질환으로는 원발성 고혈압 진료비가 4조 40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2형 당뇨병이 3조 1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사증후군 환자들은 이런 막대한 국민의료비를 지출하는 주요 질환들의 잠재군이다. 대사증후군은 특정질환과 약물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잘못된 식생활,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건강을 해치는 생활양식의 부메랑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다. 대사증후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평소 혈당·혈압·고지혈증·비만도 등 위험인자를 정기 체크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해소 등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식이·운동·약물 요법 등을 전방위로 펼쳐야 '만성질병 잠재군'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이나 고혈당이나 고지혈증이 있다고 해서 고체중(비만)으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이 3가지만 따져서 '3고 질환'이라고도 함)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늦어도 중년 이후에는 가정 먼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즉, 대사증후군의 기준과 유발 원인은 다양하지만 뱃살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는 뜻이다. 뱃살을 줄이면 유전적인 경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에서 혈당·혈압·고지혈증 모두 완화된다. 복부비만 중 내장지방은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효율은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과 직결된다. 당뇨병의 뿌리인 셈이다. 여기에 지방간, 근육 내 지방축적까지 겹치면 설상가상이 된다. 복부비만(특히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은 심장 주위에도 지방이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몸은 호리호리한데 내장·간·근육에 지방이 끼는 '왜소성 지방축적'도 주의해야 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발행 '한국건강증진학회지'(Korean Journal of Health Promotion)에 게재한 '혼밥과 대사증후군의 관계성' 연구 논문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혼밥을 하는 경우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올라가며, 여성의 경우 그 정도가 남성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인터뷰] “정기적 건강검진이 건강관리 첫걸음입니다”

“우리 몸은 병에 걸렸을 경우 바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도 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질병이 심각해진 후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합니다. 특히 암 검진은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에 대한 조기 검진이므로, 본인 해당년도에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국내 최대의 종합건강검진 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건협)에서 장장 40년을 재직한 이은희 사무총장(63)이 '국민건강을 위한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고 지난해 12월 31일 퇴임했다. 지난 1985년 입사해 직원 37년, 임원 3년을 거친 건협의 역사 및 발전사의 산증인이다. 퇴임 하루 전날인 12월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장은 “제 주요 인생이 건협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고, 그 동안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건협의 빅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메디오픈랩을 통한 벤처기업들과의 협업·지원에 특히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부 근무를 6년밖에 못한 것이 아쉽고, 직원들의 의견을 더 경청했으면 좋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감도 든다. 업무적으로 힘들었을 때 격려와 조언, 그리고 직언을 해준 동료들과 상사들에게 감사한다"고 건협에 고마움도 전했다. 3년간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이 전 총장은 26대 김인원 건협 회장을 도와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시대에 부응하는 '차세대 건강진단'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스타트업 회사들을 지원하는 '상생 생태계' 조성에도 노력했다. 건협은 이 전 총장 임기 3년(2022∼2024년) 동안 많은 발전상을 구현했다. 부산시서부지부 개원을 비롯해 △모바일 '메디체크' 출시 △AI기반 흉부 CT 폐결절 검출시스템 전체 지부 도입 △건강증진 분야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 △지역사회공헌 인정기관으로 선정 △고객관리본부 신설 △원격판독센터 개설 △건강친화기업 인증 △AI 보이스봇과 메디오픈랩 개소 등이 대표사례다. 또한, 건협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에도 힘썼다. 이불세탁 지원, 학대피해아동 지원,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 고립·은둔청년 지원, 결식아동 모바일 식사쿠폰 제공,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 후원, 장애인 특화차량 지원, 서울시 '위드미 앤 위드유' 지원사업, 장애예술인과 함께하는 배리어프리전시회 개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전 총장은 “검진기관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초 공유실험실 '메디오픈랩'은 입소한 바이오헬스 혁신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공동연구 수행합니다. 협회는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스타트업은 협회의 인프라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로 윈윈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바야흐로 정밀의료의 발전으로 건강진단 분야에서도 빅데이터와 개인의 유전정보 등을 통해 질병을 예측하는 개인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진료 분야에서 K-의료의 성과가 큰 것처럼 K-검진도 과거와 달리 해외진출의 잠재력이 크다. 이같은 건강진단 분야의 발전에 부응해 이 전 총장은 “건협은 그동안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디오픈랩의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그 성과를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건협이 정밀의료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건협의 통합브랜드 'KH'가 지향하는 글로벌 종합건강관리기관으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 전 총장은 평소의 건강관리법을 묻는 질문에 “뼈대가 굵고 근육이 많은 강골체질인데다 10년 넘게 헬스장 근력운동을 해온 게 주효했다"면서 “최근에는 1년 넘게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생활하려고 노력한다고 부연설명했다. 건협은 김인원 회장의 27대 회장 연임과 함께 강위중 신임 사무총장의 부임으로 2025년 새해를 시작했다. 이은희 전 총장도 건협 이사직을 맡아 40년에 걸친 업무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건협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어릴적 꿈이 독어교사였다는 이 전 총장은 “대학에서 학생들과 더 많이 교감하며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심리상담 분야를 공부해 관련 자격증을 얻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고, 고립은둔 청년들을 상담하고 조언하는 멘토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 Who's 이은희 △(현)한국건강관리협회 이사,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이사, 한국건강검진기관협의회 부회장, 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 이사,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상임 부회장 △(전) 한국건강관리협회 사무총장, 한국건강관리협회 본부장,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정책 자문위원, 건강증진 및 보건교육학회 이사, 사회보장정보원 보건복지정보기술 전문가위원, 대한병원협회 건진아카데미 운영위원회 자문위원 △(주요 상훈)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보건사회부장관 표창,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표창, 자랑스러운 연세보건인상, 2021 자랑스러운 성신인상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빙판길 ‘낙상’ 3대 금기…주머니 손넣기·하이힐·음주

주말 동안 전국 많은 지역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눈길과 빙판길 낙상(落傷) 경보가 켜졌다. 이런 위험환경은 겨울내 반복되어 걱정인데, 하이힐을 신거나 춥다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미끄러져 뇌진탕이나 골절을 당하는 '대형 낙상' 사고를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낙상 환자는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에 3∼4배나 된다. 전문의들은 “낙상사고를 당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골절상을 당한 후 병원 진료를 받은 후에야 자신이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에 걸린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서 골다공증 조기 발견과 치료 등 관리에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낙상에서 가장 흔한 부상 부위는 손목이다. 미끄러지면서 손으로 바닥을 먼저 짚게 되면서 삐거나(염좌) 골절이 잘 생긴다. 꼬리뼈 역시 엉덩방아를 찧을 때 많이 다치는 부위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의자에 앉거나 눕기가 힘들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긴다. 낙상으로 고관절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고관절이 손상되면 심한 통증은 물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거의 누워 지내게 된다. 피부괴사나 심장질환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적극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힌 뒤 시간이 지나면서 구역,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생각보다 큰 충격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이런 상태는 잠시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2∼3일 후에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까지 자신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머리가 많이 부었는데도 어지럼이나 구토증이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넘어져 몸에 손상을 입었다면 휴식을 취하면서 손상 부위를 고정한 뒤 심장보다 높이 올려준다. 부기가 심할 때는 냉찜질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부상 후 48시간 이내 급성기에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부상 부위를 차게 하는 것은 근육의 부종을 감소시키고 근육경련을 방지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급성기가 지나면 혈액순환 촉진과 통증완화를 위해 온찜질을 자주 해주면 좋다. 낙상의 절반은 출·퇴근 시간대에 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은 꽁꽁 얼어 매우 미끄럽고, 저녁에는 낮에 녹은 얼음이 다시 얼어 아주 매끄러워지기 때문에 미끄러질 확률이 더 높다. 출·퇴근 시간을 좀 여유있게 하고, 걸을 때 모양새는 없어보여도 보폭을 줄여 종종걸음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스포츠의학 분과전문의)은 “낙상을 당하면 흔히 근육이나 인대 손상을 동반하게 되며 이때 약물요법,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이 중 체외충격파 요법은 낙상, 운동부상, 급·만성 인대손상, 힘줄·근육의 손상 등을 비교적 단시간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눈이 얼어붙은 대로변 인도나 골목길뿐 아니라 지하철 입구의 계단, 건물 입구 등은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생긴 습기가 얇게 얼어 특히 미끄러운 곳이다. 물기가 있는 하수구 맨홀 뚜껑도 상당히 미끄러우므로 피해서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재활의학과 전문의)은 “노인층은 일단 넘어졌다면 무조건 골절 여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주머니에 손 넣고 걷기, 하이힐 신고 다니기, 술 마시고 귀가하기는 대형 낙상을 부르는 삼박자"라고 지적했다. 낙상 후 골절을 당하는 요인은 얼마나 심하게 넘어졌느냐와 함께 골다공증이 관건으로 작용한다. 뼈가 약해져 푸석푸석하다면 작은 충격의 낙상에도 '툭∼' 부러지는 허망한 불상사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골다공증 연간 남·여 진료인원은 2019년 약 108만명에서 2023년 약 128만명으로 늘어났다. 골다공증은 폐경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중년 이후 여성이면 모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남성에서도 환자가 상당하다. 남성 골다공증 환자수는 2017년 5만 8270명에서 2023년 7만 3179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 수는 91만 3926명에서 119만 9433명으로 증가했다. “건강장수 위해서는 튼튼한 뼈 필요해요, 골다공증 검사해봐요, 우리 뼈가 튼튼하면 행복한 삶 따라와요, 뼈 건강이 약해지면 여기저기 골절돼요, 골밀도는 티스코어 골다공증 검사해봐요, 꾸준하게 잘 치료해요…" 대한골대사학회가 최근 발표한 골다공증 예방과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 지켜요' 캠페인송의 가사 일부분이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골밀도 T-점수'(티스코어)는 뼈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로, 뼈가 튼튼한 정상인의 골밀도와 비교해 골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평가한다. 골대사학회 백기현 이사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캠페인송 가사는 학회 전문의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골밀도 T-점수의 중요성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꾸준한 관리의 필요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골대사학회의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2023)'에 따르면 골다공증 골절의 전체 발생 현황은 2022년 43만4470명으로, 2002년 9만7380명 대비 346.2%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7.8%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로 발생한 골다공증 골절 부위는 50~60대의 경우 '손목 및 발목'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척추 및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증가한다. 골대사학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캠페인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학회가 골다공증 개선과 낙상 예방을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개발한 '삼세판 운동'을 모티브로 삼아 50∼70 여성들이 노래에 맞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동작들이 담겼다. 삼세판 운동은 근력운동, 파워운동, 균형운동을 말하는 것으로, 뼈를 강화하고 근력과 균형 능력을 향상시켜 낙상 위험을 줄이는 운동이다. 참고로, 낙상 후 점검 포인트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①하루 이상 두통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머리를 부딪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구역,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바로 병원에 가서 뇌 정밀검사를 받는다. ②뒷머리를 찧었는데 앞이마까지 붓는다=어지럼이나 구토증이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1∼2일 이상 지속된다면 뇌 CT나 뇌 MRI를 찍어볼 필요가 있다. ③손목 부위가 붓고 멍이 생겼다=하루 정도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나 부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손목인대나 손목뼈에 실금이 갔을 가능성이 있다. 엑스레이검사로 발견할 수 있다. ④꼬리뼈에 생긴 통증이 잘 사라지지 않은다=젊은 나이라도 척추가 찌그러진 맥주캔처럼 주저않아 버리는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의자에 앉거나 눕기가 힘들어진다. 기침을 할 때나, 잠자리에 누울 때 옆구리나 등허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에도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⑤걸을 때 엉덩이 부위가 빠개지는 것 같다=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고관절(엉덩이와 넙적다리 바같 부위의 뼈, 대퇴골)에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칼럼] 찢어진 어깨 힘줄, 수술없이 재생 유도한다

과거에는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봉합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비수술 치료법이 안정성과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수술까지는 필요 없는 환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 외상 등의 원인으로 힘줄이 찢어져 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회전근개 부분 파열을 방치하면 파열 범위가 1년에 4㎜씩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층 파열로 발전되기도 한다. 또한, 힘줄이 파열된 채로 방치되면 힘줄이 퇴축, 퇴화 돼 파열 범위가 커지거나 힘줄에 연결된 근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건 봉합할 수 있는 힘줄이 없어져 수술이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지만 수술만이 능사는 아니다. 회전근개 파열 시 수술은 찢어진 힘줄을 봉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치료법이지만,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봉합된 힘줄이 정상 힘줄의 강도에 이르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그 전에 충격이 가해지면 재파열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회전근개 중파열에서 9%, 대파열에서 33%, 광범위 파열에서는 61%가 봉합술 후 재파열된다. 재파열된 회전근개를 다시 수술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 그래서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는 보존적 치료를 6~12개월 이상 실시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파열의 크기가 3㎝ 이상인 대파열인 경우에만 봉합술을 하라고 권고한다. 문제는 '회전근개 파열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인식 탓에 치료를 미루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수술까지 가는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다양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통상 회전근개 파열 크기가 50% 미만인 부분 파열인 경우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요하지 않으며, 약물치료·주사치료·체외충격파 치료와 물리치료 및 도수치료를 추가하여 회전근개 파열 부위가 커지지 않게만 보존한다면 수술할 필요는 없다. 회전근개 힘줄의 일부만 찢어졌거나 고령이라 수술 부담이 큰 환자들에겐 이러한 보존적 치료법들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 또한 통증도 줄고 추적검사에서 힘줄의 파열이 진행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콜라겐 주사요법도 효과적이다. 콜라겐을 주입해 파열된 힘줄의 재생을 꾀하는 치료법이다. 콜라겐은 힘줄이나 연골, 뼈, 피부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인데 회전근개 역시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다. 파열되거나 손상된 회전근개는 콜라겐 배열이 불규칙적이거나 단절돼 있기 때문에, 단절된 부분에 콜라겐을 골고루 주입하면 힘줄 세포가 분화되고 증식해 회전근개가 어느 정도 재생된다. 오랜 임상사례로 안정성은 높고 부작용은 적지만 경우에 따라 효과가 약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부분파열 환자에게 콜라겐 주사 요법이 45%의 환자군에게 찢어진 힘줄을 메꿔준다는 보고도 있었다. 확실히 회전근개파열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운동, 어깨에 무리를 주는 안좋은 자세,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의 영향으로 젊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따라서, 연령, 육체적 활동 요구도, 동반질환, 통증 등의 변수를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혹시 수술 진단을 받았다면 다른 의사의 소견도 들어보고 결정하기를 권한다. 염지웅 검단바른정형외과 대표원장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송년회 과음 뒤 유난히 갈증 나는 이유

소변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항이뇨호르몬에 의해 통제된다. 평소 활동을 하거나 잠자는 동안에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소변 배설을 억제한다. 하지만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의 작용을 막아 소변을 많이 보게 한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히드를 거쳐 산(酸)으로 바뀐다. 과음하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산으로 원활하게 전환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각종 숙취현상을 일으킨다. 갈증과 함께 두통, 어지러움, 구토, 소화 장애, 설사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탈수 증세가 생기기도 한다. 인체에 들어온 알코올 10㎖(㏄)을 처리하려면 열 배인 100㎖의 물이 필요하다. 술의 도수를 따지는 알코올의 양을 무게로 환산할 때는 '0.8'(알코올의 비중)을 곱해야 한다. 참고로 물은 비중이 1이므로 부피가 곧 무게가 된다. 알코올 도수 40도인 양주 한 잔(30㎖)에 든 알코올의 양은 12㎖, 무게는 9.6g(30×0.4×0.8)이다. 알코올 12㎖ 처리엔 물 120㎖가 필요하다. 양주 속의 물 18㎖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맥주 한 잔은 어떨까? 알코올 도수 5%인 맥주 한 잔(200㎖)의 알코올은 10㎖(8g)이다. 맥주 한 잔을 마시면 알코올 10㎖ 처리에 필요한 물은 100㎖이다. 18도짜리 소주 한 잔(45∼50㎖) 또한 이런 식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양주와 소주 한 잔은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물이 부족하고, 맥주 한 잔의 경우는 물이 남는다. 즉 소주나 양주를 마실 때는 물을 보충해 줄 필요가 있는 얘기다. 맥주를 마시면서 물까지 마신다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계산은 술을 마시는 동안에 적용되는 단순 공식일 뿐, 밤에 술을 마신 후 다음날 아침에까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몸에 수분이 충분하더라도 땀이나 소변으로 상당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 마시고 난 뒤에는 지속적인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기준 남성 7잔·여성 5잔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 비율이 1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폭음하는 월간 폭음률도 37.2%에 달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음주자 5명 중 1명 꼴인 23.2%가 고위험 음주자로 나타난 것보다는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도 고도한 음주의 위험과 폐해는 큰 사회적, 국민건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암예방 10계명을 몇 년 전에 개정해 '1잔의 음주도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고위험 음주뿐 아니라 저위험 음주 또한 이로울 게 없다는 경종이다. 고위험 음주는 신체 및 정신 건강에 각종 빨간불이 켜지게 만든다. 1회 7잔 미만, 주 1회 이하로 마시는 음주자에 비해 건강·범죄·가정·경제·일상생활의 지장 등 각종 폐해 경험률은 2.5배, 속칭 '필름이 끊긴다'고 하는 블랙아웃(술이 취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경험률은 3.5배 높다. 고위험 음주자들은 또한 연말연시의 음주 횟수나 음주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음주 후 최소한 하루 이상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물과 주스, 채소, 국물 등이 좋다. 술 마시고 잠들기 전에 적당한 식사를 하는 것은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술자리에서 안주는 거의 먹지 않고 술만 마시면 이튿날 저혈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음주는 간 건강을 해쳐 알코올성 간질환과 지방간, 알코올성 치매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섭취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48시간(만 2일) 정도로 본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 과음을 삼가는 것 못지 않게 술자리는 3일에 한 번만 갖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송년회는 '다사다난한 국난을 떨쳐보자'는 의기투합이 맞물려 자칫 과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과음 송년회는 멀리하고, 좋은 사람들끼리 건전 송년회를 자주 하면서 올해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겨울철 허리통증 관리, 체온조절·스트레칭이 ‘기본’

겨울철이면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만성 통증이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다. 이유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져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충분히 풀지 않은 상태에서 허리에 무리한 힘을 가하면 통증이 악화되는데, 이럴 때 주로 발생하는 허리 질환이 바로 급성요통이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추운 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순간이나 빙판길과 같이 미끄러운 곳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허리에 힘을 주었을 때 허리를 삐끗하는 '급성요추염좌'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보통은 단순한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평소 척추가 약해진 상태라면 허리 디스크로 진행될 수도 있다. 낮은 기온은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만성 척추질환 환자들 역시 다른 계절에 비해 통증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민성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충분한 휴식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급성요통을 예방하고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선 체온 조절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허리와 배를 따뜻하게 감싸거나 온찜질을 하는 등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추워진 날씨에 몸을 움츠리면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므로 자주 허리를 쭉 펴주고 돌려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켜주면 혈액순환도 잘돼 건강에 이롭다. 적절한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단련하고 급작스러운 동작은 피해야 한다. 민 원장은 “뼈가 약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이라면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의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소보다 줄이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장갑을 착용하면 넘어졌을 때 고관절이나 척추 등의 큰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찬 공기·대기질 악화에 흡연까지…호흡기 ‘비명’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는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대기(공기)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주택·빌딩의 난방이나 자동차 운행 증가로 대기 중 매연량이 늘어나고, 찬 공기에 따른 대기 정체현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까지 '나쁨' 수준인 날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기질 악화 현상은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일반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들은 겨울철 대기 공해로 증세 악화를 겪는 경우가 상당하다. 천식(기관지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등 두 가지가 크게 우려되는 대표질환이다. 두 질환은 증세가 비슷한 점이 많아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인 천식은 △기침(발작적 기침 포함) △천명음(목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증상) △숨참 △가슴 답답함 등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집먼지진드기, 각종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찬 공기, 미세먼지 등의 알레르기 물질(항원)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을 때 증상이 유발된다. 때때로 감기·독감이나 폐렴 감염,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해 천식질환 연간 진료인원은 103만 4840명이며, 남·여 비율은 비슷하다. 0∼9세 연령대 환자가 가장 많아(남 29%, 여 20%) 다른 연령대보다 1.5∼4배에 이른다.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은 알레르기 질환이 아니라 폐포(폐 꽈리) 세포 자체가 망가지는 병이다.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로 인해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고 폐활량이 떨어진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는 이러한 COPD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찬 공기를 마시면 기도가 좁아지는 기관지 수축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면 폐기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급성 호흡기 감염증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COPD의 주요 원인은 궐련이나 파이프 담배를 비롯한 각종 흡연이 '원흉'이다. 이어 화학물질, 대기 공해, 미세먼지, 연기가 심한 곳에서의 호흡, 유전적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OPD 연간 진료인원은 21만 7867명으로 남성 17만 4176명(약 80%), 여성 4만 3691명(약 20%)이었다. 남성이 월등히 많고, 이들 남성의 약 94%가 60세 이상인 점은 장기간 흡연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서도 COPD 환자 중 연간 1회 이상 악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10명 중 3∼4명에 이른다. 악화 경험자의 10명 중 약 4명은 입원이나 응급실 진료를 받는 수준으로까지 나빠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겨울철에 악화 현상이 잘 나타난다. 악화란 '호흡기 증상이 매일매일의 일상적인 변화 정도를 벗어나서 약제(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진 상태'를 의미한다. COPD가 서서히 진행해 중증이 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고, 그래서 상당수 환자들은 산소 발생 장치의 신세까지 져야 한다. 따라서, 일찍 발견해 원인 요인을 개선하고 관리를 꾸준히 해야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은 무엇보다 일상생활 환경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천식의 중요한 원인항원으로 꼽히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카펫·소파 등을 자주 점검하고 청결을 유지한다. 습도가 너무 높지 않게 하고(40% 이하 유지), 환자가 있으면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 또한 COPD 못지 않게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천식 발작에 의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해 주고, 즉시 119로 신고한다. 잠시 약을 사용한 후에 천식 증상이 조절되는 것 같다고 약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나빠지고, 발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정답이다.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 기침 등이 반복해서 자주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고 검사받는 것이 좋다. 천식이나 COPD 진단 후에는 기도의 염증 발생과 폐기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흡입 치료 및 경구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천식이나 COPD의 악화인자를 인지하고 회피해야 한다. 국제천식진료지침에 따르면, 증상 조절 및 악화 방지를 위해 흡입 스테로이드(증상 단계에 따라 저용량∼고용량)를 유지 치료제로 사용하고, 증상 악화 시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장기간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 치료를 위해 흡입·경구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국제학술지 연구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전현섭 교수)와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장준혁 대학원생) 연구팀이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성인 천식 환자 1252명을 대상으로 흡입·경구 스테로이드의 장기간(10년) 사용에 따른 △골감소증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 △골 대사 변화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인 천식, 특히 50세 이후 여성에서 경구 스테로이드의 복용량이 높을수록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흡입 스테로이드의 경우 골다공증에 변화는 없지만 골감소증 위험률이 1.9배(특히 고용량 사용 시) 높았다. 천식이나 COPD환자들은 겨울철 단골인 미세먼지 경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일급발암 물질(등급1)로 분류한다. 미세먼지 표면에는 인체의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기준인 50㎍/㎥를 초과하는 날이 많은 12∼3월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추기 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보다 높을 확률이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나쁨' 수준일 때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코와 입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을 권한다. 질병청은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환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세먼지 막는다고 창문을 꼭꼭 닫은 상태에서 1∼2일 이상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 실내의 부유·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의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질이 외부보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후에는 물걸레 청소로 실내에 들어온 미세먼지 농도를 잘 닦아내야 한다. 이러한 실내공기 환기는 WHO가 권고하는 폐렴 예방의 수칙이기도 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초고령사회 진입 ‘뇌졸중 치료체계’ 서둘러야

다가오는 2025년에 한국은 65세 이상 연령층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만큼 국민 4명 중 1명꼴로 일생에서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을 한 번 이상 경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급성뇌졸중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지금의 의료체계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뇌졸중 환자의 치료와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 확실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수분간 길게는 수시간에 걸쳐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이 발생한다. 경고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를 누르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직접 가는 것이 빠르면 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한다. 병원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하며,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해 주변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이 어떤 병원인지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 없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성 발작이라고 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뇌혈류가 일시 감소됐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증상이 반복되다가 뇌혈관이 완전히 막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여전히 뇌졸중 취약지가 존재하며,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하는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등과 같은 뇌졸중 최종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과 수련병원 뇌졸중 전문의는 올해 1월말 기준 200여 명에 불과하고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400∼5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의료 소외지역은 응급의료체계가 미미한데다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센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병원 도착'과 '집중치료'라는 두 가지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는 사례가 많다. 뇌졸중 회복은 매우 천천히 이뤄지며 회복에 걸리는 시간과 회복 상태는 개인 차이가 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뒤 △걷는 것 △식사하는 것 △화장실 이용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또한, 경제적 부담, 간병 부담 등으로 정상의 삶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떤 환자는 거의 완전하게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환자는 장기간 요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니 환자도, 가족들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의료진과 머리를 맞대어 뇌졸중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해야 한다. 뇌졸중 예방과 재발 방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과 고혈압 관리다. 그리고, 뇌졸중 발생 시 빠르게 응급실에 도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1인가구 거주자들이 혼자 집에 있는 상황에서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원격으로 발병을 확인하고 119구급대원을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감지기술이 요청된다. 도착한 현장에서 뇌졸중의 진단·중증도·치료방침을 원격으로 결정하고,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보낼 수 있는 기술과 상응하는 치료체계도 시급하다. 뇌졸중은 먼 미래의 이야기도, 남의 이야기도 아닌 모든 국민이 언젠가 한 번은 겪게 될 문제다. 초고령 사회에서 뇌졸중 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전문인력 확보, 보상체계 마련, 질병체계 분류 수정 등 근본문제의 해결이 필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35년간 이른둥이·중증신생아 2만명 ‘생존 기적’ 만들다

엄매 뱃 속에서 24주 6일만에 체중 288g, 키 23.5㎝의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153일 간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1.03㎏으로 태어났지만 생후 5개월에 3.4㎏까지 성장해 '국내 최소 체중' 간이식에 성공한 아이도 있다. 그 누구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던 작은 생명들이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전문 의료진의 헌신적인 협력 진료와 최신 진료 시스템이 만들어낸 한 편의 의학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 수없이 많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은 7일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62병상의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 중이며, 1989년 개원 이후 35년 간 이른둥이와 선천성 기형을 가진 신생아 약 2만 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매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출생체중 2.0㎏ 미만이며 35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 또는 수술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신생아 800명 이상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엄마의 뱃속에서 37주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일찍 태어난 아이'라는 의미의 '조산아'로 불린다. 과거에는 '미숙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표현인 '이른둥이'로 많이 부른다. 이른둥이 및 신생아 중환자는 작은 몸집과 미성숙한 생리적 상태 때문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혈관이 작아 주사나 수술이나 투약 과정이 훨씬 까다롭고,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도 치명적일 수 있어 더욱 세심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이른둥이의 생존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연평균 1.5㎏ 미만 이른둥이 약 130명이 치료를 받으며, 이들의 생존율은 90%를 웃돈다. 이 중 1.0㎏ 미만 이른둥이도 연평균 약 60명으로, 생존율 85%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35명의 500g 미만 이른둥이 중 23명이 생존하여 약 66%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성적이며 국내 평균 생존율 35%를 크게 상회한다. 이른둥이뿐 아니라 선천성 질환을 가진 신생아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입원하는 신생아 중 약 48%는 선천성 심장병을 포함해 위장관 기형, 뇌 및 척수 이상 등 선천성 질환이나 희귀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고도의 전문적 치료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선천성 기형을 가진 신생아들이 많이 태어나는 이유는, 산부인과 태아치료센터를 통해 고위험 산모와 산전 기형 진단을 받은 임신부들이 집중적으로 전원되어 오기 때문이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는 태아 단계에서부터 선천성 심장병, 선천성 횡격막 탈장 등 중증 기형을 조기에 진단하고, 분만 후 즉각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신생아과와 긴밀히 협력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운영하는 신생아중환자실은 신생아과 및 소아심장과 전문의 13명, 전문간호사 4명을 포함한 120여 명의 간호사들이 근무한다. 또한 신생아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전담 약사, 전담 영양사, 모유관리인력이 중증 및 희귀질환 신생아에 적합한 맞춤 진료를 제공한다. 2018년에는 신생아과, 소아심장과, 소아심장외과, 소아외과가 함께 국내 최초로 신생아 체외막산소화술(ECMO) 전문팀을 운영하며 난치성 호흡부전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2023년에는 이른둥이, 발달 케어, 외과질환 등에 따라 1·2·3중환자실로 세분화하여 운영함으로써 맞춤형 신생아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병섭 신생아과 교수는 “출생체중 500g 미만의 이른둥이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경험이 풍부한 간호팀을 비롯한 의료진의 노력과 전임 교수님들께서 기초를 놓은 다학제 협진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위험 신생아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태성 어린이병원장은 “신생아중환자실은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이른둥이와 중증 신생아들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라며 “작고 연약한 생명들이 존중받고 건강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끔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보건복지부 ‘내시경 인증의’ 교육기관 확대 논란

지난 2011년 9월 1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새 기준안 고시'를 통해 비급여로 실시하던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을 급여로 전환, 위선종 또는 궤양이 없는 2㎝ 이하 위암에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21만 원의 수가를 책정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위암 크기를 2㎝ 이하로 제한한 것은 효과가 입증된 내시경 점막 절제술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유관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수술용 칼의 숫자도 제한했다. 당초 수술용 칼을 1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자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2개까지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다시 논의해 결정키로 했다. 수술용 칼 1개의 비용은 국산 개발품 수준에 맞춰 9만 원으로 책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시술비가 기존 250만원(의료수가 기준) 안팎에서 70만 원 정도가 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국 주요 대학병원은 조기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ESD를 전면 중단했다. 낮은 수술비용은 둘째치고 수술 칼을 제한하고 꼭 필요한 재료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3~4㎝ 이상도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내시경으로 충분히 떼어낼 수 있는데, 복지부에서 이해할 수 없는 규정으로 시술 자체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용 칼을 거의 독점 공급하던 일본의 기업은 처음엔 ESD용 칼 가격이 너무 낮다며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 등 후폭풍이 커지자 복건복지부에 재료비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고시 개정을 약속하면서 보름여만에 조기위암 내시경 수술 중단 대란은 봉합됐다. 15일 동안 조기위암 환자들은 긴 악몽을 꾸어야 했다. 이 사건은 학계 및 임상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도외시하고 '탁상공론' 고시를 시행한 보건복지부의 '일방행정'이 빚은 해프닝으로 손꼽힌다. 약 13년 전의 빛바랜 사건을 다시 들추는 이유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소화기내시경 교육 수행기관의 확대를 추진하자 대한내과학회를 비롯한 내과 연관 학회·의사회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고, 자칫 13년 전의 ESD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대한내과의사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여러 학회에 내시경 교육 평점 발급을 허용하려는 정책을 신중하게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가 논의 중인 '내시경 검사인증 교육기관 확대 방안'과 관련, “그동안 의료계와 당국이 협력해 쌓아 올린 내시경 질 관리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현재 내시경 세부전문의(내시경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권한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2곳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전문위원회는 내년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외과와 가정의학과 등에까지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사 자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를 둘러싼 정책 추진의 불협화음이 13년 전의 ESD사태처럼 비화하지 않고, 10년·15년 이후에 한국 의료사의 부정적인 대표 사례로 언급되지 않는 길은 열려 있다. 보건복지부가 내과계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깊이 경청하고 나아가 외과계·가정의학계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어느 일방의 의도대로 결정이 나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의 투명하고 전향적인 정책조율의 묘(妙)를 기대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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