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유류세 인하가 단계적으로 환원되는 가운데 정부가 기름값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유업계 군기잡기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는 21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내달 1일 예정된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유류세 일부 환원에 대비해 업계와 함께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인상을 막기 위해 유류세를 리터당 휘발유 25%, 경유, 37%, LPG 37% 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내달부터는 각각 20%, 30%, 30%로 낮춰진다. 이에 따라 리터당 휘발유는 약 41원, 경유는 약 38원, LPG는 약 12원 인상 요인이 발생할 예정이다. 그런데 타이밍이 좋지 않다. 최근 중동의 주요 운항로인 홍해에서 유조선이 피격되는 등 테러가 다시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배럴당)는 지난 5월 4일 77.9달러에서 이달 20일 84.54달러로 올랐다. 국제가격이 국내에 약 2주후 반영된다는 점에서 볼때 앞으로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상승세가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기름값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회의도 말이 점검회의이지 사실상 석유업계 군기잡기라는 평이 나온다. 윤창현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최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하향 추세이나, 국제 석유시장은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여행수요가 많은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어 석유가격 인상에 따른 국민부담이 커질 수 있는만큼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윤 국장은 이어 “구체적으로 정유, 액화석유가스 및 주유소 업계에 유류세 환원분을 넘어서는 석유류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고, 알뜰 공급사에도 “알뜰주유소가 유류세 환원 이후 가격 안정화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회의에는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SK가스, E1 등 LPG 수입사 △한국석유공사, 농협, 한국도로공사 등 알뜰공급 3사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