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사가 네트워크 관리 부문 인력을 자회사로 전출시키는 내용 등을 담은 인력 재배치안에 합의했다. 이들은 전출 대상자의 보수·복지 조건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17일 KT에 따르면 사내 다수노조인 KT노동조합(1노조)과 사측은 이날 새벽 인력구조 혁신 방안에 대한 수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자회사 전출 인원 목표를 정하지 않고, 전출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일시금과 특별 희망퇴직금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특별희망퇴직 대상을 통신·네트워크 현장직에서 실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당초 계획보다 1억원 가량을 더 지급하고, 최대 6000만원의 추가 혜택도 주기로 합의했다. 자율 선택 사항으로 특별희망퇴직금을 포함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로 전출하는 근속 10년 이상 직원에게 지급하는 전직지원금을 기존보다 10% 상향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출자들은 본사에서 받던 기본급의 70%·전직지원금 30%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들에 대한 복지혜택은 본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본사에 남기를 원할 경우 공백 상권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으로의 직무 전환도 가능하다. △개인별 희망 근무지 △전문성 △역량 수준 등을 고려해 배치하며, 8주 동안 직무전환교육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전문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신설 자회사로 이동해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노사 간 의견차가 첨예했던 시니어 컨설턴트의 경우, 고용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매년 정년퇴직자의 20%를 받아 직무·근무지를 유지하면서 촉탁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연간 투자는 유지할 방침이다. KT는 신설 법인의 의사결정 체계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과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 전출 희망자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특별희망퇴직은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접수한다. 신설 자회사 설립은 내년 초를 목표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이사회를 열고 △KT OSP △KT P&M 등 2개 자회사(가칭)를 설치하고, 임직원 약 3700명을 이동시키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1노조는 이에 반발, 전날인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사옥 앞에서 '일방적 조직개편 반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경쟁 및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 차원에서 시행된다.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를 재배치하는 게 골자다. 이번 협의에 따라 KT는 선로·전원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업무를 전담할 2곳의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해당 회사 및 타 그룹사에 관련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한다. 신설 회사는 기술 인력과 역량을 기반으로 '기술 전문 회사'로 포지셔닝해 외부 시장 진출 및 신사업 추진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직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합리적 수준의 처우·보상과 함께 고용 연장 기회까지 제공하는 모델이란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AICT(AI+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구조 혁신 차원으로 현장 전문회사 신설을 통해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고의 혁신을 통해 최고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