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및 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이냐 매도에 따라 최근 상장한 뷰티기업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에이피알의 경우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 주가가 급등한 반면 삐아 등 일부 뷰티 기업은 대주주 매도에 주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9일 김병훈 대표이사 등 경영진 3명이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김병훈 대표이사는 개인 명의로 총 1만1000주(약 3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신재하 부사장은 자사주 1000주(약 3억원)를, 정재훈 상무이사는 100주(약 3000만원)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에이피알 경영진이 이번에 매수한 수량은 총 1만2100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약 0.16% 수준이다. 에이피알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2월27일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상장 이후 경영진의 첫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에이피알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0일 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6.72% 오른 34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피알의 상장 첫날 종가(31만7500원)를 넘어섰다. 지난 9일에도 9.59% 오른 32만원에 마감하며 상장 이후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실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주주가치 제고, 주주환원으로 여겨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에이피알의 경우 최근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 K-화장품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면서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 'K-뷰티 산업의 변화'에 따르면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0억달러(약 18조원)에서 898억달러(약 119조원)로 연평균 26.1%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삐아의 2대 주주는 상장 직후 삐아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삐아의 2대 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FI)인 유앤아이대부는 지난달 29일 삐아 28만주를 주당 2만1503원에 약 60억원 규모로 장내 매도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 3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중 48만2352주(약 90억원)를 장내 매도했다. 이에 따라 유앤아이대부가 보유한 삐아 주식은 120만5880주에서 72만3528주로 줄었다. 삐아의 상장일이 지난달 25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장 일주일 만에 2대 주주가 보유 주식의 40%를 처분한 것이다. 사실상 유앤아이대부의 매도 가능성은 상장 전부터 점쳐졌다. 유앤아이대부가 보유한 48만2352주에 대해서는 의무보유확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삐아의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유앤아이대부는 상장 직전 보유 주식 120만5880주의 60%인 72만3528주에 대해서만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36만1764주씩 각각 1개월과 3개월 간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다시 말해 2대 주주인 유앤아이대부의 지분은 3개월 내 모두 의무보유가 해제되는 셈이다. 해당 물량이 모두 매도될 경우를 고려하면 향후 주가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경영진 및 대주주의 보유 지분 매각은 차익 실현 관점에서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통상 주가에 악재로 반영된다. 실제로 유앤아이대부의 장내 매도 공시 여파로 지난 7일 삐아 주가는 7%대 급락하기도 했다. 삐아는 지난달 25일 신영스팩7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기준가(1만9070원) 대비 10.85% 하락한 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1만8700원까지 오르는 등 소폭 상승하는가 싶더니 지난 3일 유앤아이대부의 장내 매도 공시 여파로 다음날 7.97% 하락하면서 1만6000원대에 거래됐다. 지난 10일 기준 종가는 1만7080원으로 상장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뷰티 열풍인 시점에서 에이피알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 개선 등 경영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대주주의 의무보유 해제에 따른 매도는 회사의 실적 전망이 부정적일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해당 상장사의 실적과 보호예수 기간, 규모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