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모시기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투심이 미국 주식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하자 전략적인 투자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제로 수수료'도 내걸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미국 주식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고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와 신규 투자자 유입 확대를 위해서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전일 미국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한 '미국 주식 옵션 서비스'를 19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주식 개인투자자가 활발해지면서 '위험 회피(헤지)' 전략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고민이 배경이 돼 나왔다. 미국 주식 옵션은 개별 주식 상승 또는 하락에 대한 주식의 매수 권리(콜옵션)와 매도 권리(풋옵션)를 거래하는 해외 파생상품이다. 양방향으로 투자가 가능하며 적은 금액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자가 옵션 상품의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전략을 구성할 수 있고 헤지 수단으로도 쓸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6월까지 실시간 시세를 무료로 제공한다. 같은날 유안타증권은 미국 주식 투자자를 위한 '미국 주식 실시간 20호가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5개 거래소의 통합 시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뉴욕증권거래소 필라 뎁스(NYSE Pillar Depth)'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제공한다. 기존에는 최우선 호가(매수/매도 각 1호가)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주식처럼 20개의 호가(매수/매도 각 10호가) 정보와 잔량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유안타증권은 20호가 서비스와 함께 '미국 주식 실시간 투자정보 콘텐츠'도 선보였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해당 콘텐츠에 대해 “미국 현지 뉴스와 시장 주요 이슈, SEC 공시 내용의 실시간 번역과 함께 실적·배당 정보 및 동영상 분석 자료까지 적시성 있는 투자정보 콘텐츠를 'NEW 티레이더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4월30일까지 미국 주식 신규 및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거래 수수료 우대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한화투자증권 MTS'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31일까지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0%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벤트는 생애최초로 해외주식 거래를 신청한 고객과 휴면고객이 대상이다. 1년간 미국주식 MTS 거래수수료 0% 혜택과 달러화 환전 90%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이벤트 수수료는 1년간 0% 우대수수료 적용 후 기간 내 1달러 이상 거래 시 0.07% 우대수수료로 1년 연장되며 환전 우대 역시 동일하게 자동 연장 적용된다. 이와 함께 한화투자증권은 신규고객 투자를 응원하는 '미국주식 투자 1만원 받고 시작' 이벤트도 진행한다. 대상은 생애최초 비대면 계좌개설 신규고객이다. 미국 주요종목 소수점 주식 10종목 중 1개를 추첨해 1만원 상당의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서비스 확대, 수수료 무료와 같은 이벤트가 늘고 있는 것은 투자자 이탈 방지와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며 “단기적인 수익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경쟁력 강화로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