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5일(목)
기자 이미지

김철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철훈 기자 입니다.
  • 유통중기부
  • kch0054@ekn.kr

전체기사

[트럼프 2.0] 카이스트 “美 트럼프 2기, 韓 과학기술주권 확보 시급”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전략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학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이스트(KAIST)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 대선 후 기정학(技政學)적 변화와 대한민국의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을 비롯해 최민희 국회 과방위 위원장 등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과기정통부, 연구기관, 대학, 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우리의 대응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는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의 제안에 국회 과방위 의원들이 호응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토론회에서 주로 반도체와 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에 초점을 맞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 중국 전략 변화와 우리의 과학기술주권 확보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발표자인 윤정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와 달리 2기는 자체 싱크탱크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연구소(AFPI)' 설립 등 2년 전부터 정책을 준비해 왔다"며 “출범 직후부터 곧바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인 만큼 우리의 대응시간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기술주권 확보와 관련, 유회준 카이스트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 원장은 '글로벌 정세 변화 속 반도체 등 첨단기술분야 대한민국 대응전략' 발표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항공모함만 있고 중견·중소·벤처기업이 거의 없어 사실상 산업생태계가 없다"며 국가차원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의 이점을 살린 '지능형 반도체(PIM)', AI 기술에 서비스·인프라를 결합한 'AI-X(AI 트랜스포메이션)' 등 새로운 분야에서 초격차를 위한 투자 전략도 주문했다. 이날 첫 발표자인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5년 이후 미국 신 행정부의 대 중국 전략 변화' 발표에서 “트럼프 2기 4년간 중국에 대한 60% 고관세 부과, 중국으로부터 핵심재화 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4개년 계획 추진, 멕시코 등을 통한 중국의 우회수출 차단, 환율조작국 재지정 등 중국 의존을 완전 종식하고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어젠다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그린 보호무역주의'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중국 견제의 또다른 수단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민주당은 기후변화대응 차원에서, 공화당은 자국기업 보호 차원에서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 철강, 시멘트 등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세'를 통해 중국 제품 수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밖에 백서인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 기후, 보건, AI 관련 국제 규범에서 발을 빼려 하는 만큼 이 공백을 중국이 어떻게 메우는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다고 조언했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법이민 유입 차단에는 엄격하지만 과학기술인재 유입은 프리패스 수준"이라며 “인구감소위기를 맞은 우리나라는 과학인재 확보 전략이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참석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력한 미국 이익 중심주의 정책을 펼치겠지만 복잡한 외교관계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명료한 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일 것인 만큼 오히려 우리가 대처하기 쉽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만 보장해 준다면 얼마든지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관계 및 윈-윈(Win-Win)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광형 총장은 “미국 대선 결과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기술 주권을 책임질 AI, 반도체 등 핵심 미래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글로벌 K-신약 이제 시작…‘죽음의 계곡’ 넘어야 도약 가능”

최근 정부가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 신설을 발표하는 등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진흥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진흥정책이 약가인하 위주의 현 규제정책과 상충하고 있어 신약 개발과 바이오벤처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6일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에서 '2024 프레스 세미나'를 열고 약가정책 개선을 포함해 △바이오벤처 활성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재편에 대한 대응 등 최근 주요 이슈와 우리 업계의 대응방안을 소개했다. 이 세미나에서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정부가 국가바이오위원회 설립 등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러한 진흥 정책이 현재의 약가 인하 정책과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R&D 규모는 약 3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증가했고 신약 파이프라인 수 역시 10%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하면서도 “국내 R&D 투자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하면 아직 크게 적고 투자시장 분위기도 나쁜 상태"라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으면서도 약가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각종 진흥정책에 대한 업계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사 역시 국내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상황임을 지적하며 벤처업계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우 이사는 '신약개발, 죽음의 계곡 어떻게 건널까' 제목의 발표를 통해 올해 미국에서 제약바이오 분야 벤처투자가 투자 건수와 금액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소개하면서도 이러한 미국의 분위기가 국내 바이오업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이사는 “올해 국내 바이오벤처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는 2020~2023년 평균치에 비해 저조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호전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 이사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창업 이후 수익창출(희망투자가치 도달)까지 자금난을 겪는 기간을 의미하는 '죽음의 계곡'은 모든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이지만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우 기간이 더 길다. 신약 개발까지 10~15년이 걸리고 수천억원이 소요되지만 일반 제조업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우 이사는 “바이오는 국내 전체 벤처캐피탈 신규투자 업종 중 ICT서비스, 전기·기계·장비 등과 더불어 항상 1~3위 안에 포진해 있을 만큼 항상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투자자가 믿음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즉 바이오벤처의 신약개발 기술력은 물론 벤처창업자의 리더십과 소통능력, 관리역량을 통해 벤처투자자의 신뢰를 얻고 대·중견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정부에는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넘어 비용이 많이 드는 임상개발 단계를 위한 펀드 조성, 초기연구와 임상시험의 연계형 지원사업 수립, 국내 대형 제약사가 국내 벤처기업을 지원할 경우 인센티브 제공 등의 지원방안을 제안했다. 이밖에 유승래 동덕여대 교수는 '약가정책과 산업육성 로드맵' 발표에서 필수의약품 자급률 향상과 제약주권 확보를 위한 약가우대정책을 제안했다. 엄승인 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중국에 편중돼 있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산 원료의약품 생산기술 개발 지원, 위탁개발생산(CDMO) 인프라 투자를 위한 세제 지원, 한국·미국·일본·인도·유럽연합(EU)으로 구성된 '바이오제약 연합'을 통한 공조 확대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CEO 출신 화가’ 이상표 ‘울림 그리고 어울림’ 개인전 개최

'기업인 출신 화가' 이상표 화백이 오는 19~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목우회 우수작가 5인전'에 참여작가로 선정돼 작품을 전시한다. 국내 대기업 고위 임원 출신이자 중견기업 CEO를 역임한 이상표 작가는 경영 일선에서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가 은퇴 후 화가로서 인생 2막을 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 화백은 국전과 목우회전에 동시 입상해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으며 2020년 10월에는 한전아트센터에서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열기도 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과 2021년 목우 미술축전 우수작가상에 이어 지난해 목우회 공모대전 특선 등 활발한 공모전 활동을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 받았다. 지난 6월에는 이광하 미술상도 수상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상표 작가는 '울림 그리고 어울림'을 주제로 총 15점의 최신 작품을 전시한다. 한국적 정서가 깃든 화폭에 화려한 채색으로 동서양을 융합하는 독자적 화풍을 구축하고 있는 이상표 작가는 부조화를 승화시키는 앙상블 등 새로운 시각으로 감천 문화마을의 어우러짐, 홍대 앞 젊은이들의 어울림, 단림 물속을 보다, 문경새재 봄이 흐르는 계곡, 그 내면의 소리 등 작품을 선보인다. 바람, 햇살 등 자연현상이 사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조화스러운 사물들이 만들어내는 어우러짐, 흐르는 계곡물 속에서 다양한 형상을 뽐내는 돌과 바위들 그리고 그들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들, 초봄에 아직 움트지 않은 나무들 곁을 지나면서 만들어내는 봄이 흐르는 소리 등을 담담하게 가시화시켜나간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상표 작가는 “편안함이나 익숙함에 안주하는 것을 피하고 서투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도전해 보려고 시도하는데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끔 결과에 실망하고 낙담하기도 하지만 작업은 경험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본다. 많은 시행착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오히려 작가의 개성적 언어를 강화시키는 좋은 경험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실험적인 운필로 수묵의 정형화된 규범에서 탈피해 현대적인 분위기 창출을 시도해왔던 그가 더욱 간결하고 선명해진 화법으로 발상 전환의 폭을 넓힌다. 섬세한 필획, 농묵과 담채가 적절히 배합되어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번 '울림 그리고 어울림' 전시회에서는 각각의 개체로 보면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어우러짐이라는 멋진 시각으로 처리해서 앙상블로 형상화한 '감천 문화마을의 어우러짐'과 '젊은이의 거리, 어울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문경새재에 봄이 깃들다', '문경새재 계곡에 흐르는 봄의 소리'를 비롯해 '단림 계곡의 물속을 보다', '연에 묻히다'로 자연의 내면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경청할 수 있고 '대둔산 설경', '함양 개평마을에 눈은 쌓이고', '응봉동 개나리' 등에서는 겨울과 봄의 풍광을 통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트럼프 당선] 韓 제약바이오 기회…日·印·EU와 경쟁은 과제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현 바이든 행정부와 약가 인하, 중국 견제 등 굵직한 현안에서는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맹국과의 협력보다는 자국내 생산을 강조하는 만큼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에게는 기회와 함께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부 재정부담과 국민 의료비부담 절감을 위해 주요 제약사의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활용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특정 의약품에 대한 직접적인 가격 인하 대신 복제약 및 바이오시밀러 확대를 통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을 통해 자율적이고 간접적인 약가인하를 유도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를 위한 '생물보안법'에 대한 지지 입장도 바이든 행정부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9월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 협력으로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이르면 올해 중 상원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중국 주요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생물보안법은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게 호재로 평가된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편중돼 있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과의 협력보다는 자국내 생산 확대를 중시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당선이 온전히 호재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미국의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로 수혜를 입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과 경쟁하던 일본, 인도, 유럽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미국시장에서 더 치열해질 일본·인도·유럽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바이든 행정부는 5년 이내에 필수의약품 원료의 25%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한국, 인도, 일본, 유럽 등 우호국과의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중시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필수의약품을 대상으로 미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연구원(KIET) 역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내 필수의약품 공급망 구축을 우선으로 하고 통상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국내 필수의약품 확보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트럼프 당선으로 우리 기업이 직접 수혜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바이오시밀러와 CDMO 정도이며 그밖에 제네릭이나 원료의약품, 제약바이오벤처의 기술수출 등의 분야에서는 직접적 수혜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트럼프 2기는 1기 때보다 미국중심주의가 강화될 전망인 만큼 우리기업의 미국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우리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규제완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인터뷰] “항체 신약물질 무상이전 ‘노벨 과학상’ 토대 쌓겠다”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은 항체 개발에 특화된 국내 유일의 공익연구기관입니다. 암·감염병 등 다양한 항체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국내 벤처·스타트업에 무상·저가로 이전함으로써 바이오 신약개발의 씨앗을 널리 퍼뜨리고 노벨 과학상 배출의 토대를 쌓는 것이 꿈입니다." 강원대학교 캠퍼스에 자리잡은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SKAI:Scripps Korea Antibody Institute)의 수장인 정연호 원장은 지난달 31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SKAI의 항체신약 개발 전문성과 공익성을 십분 발휘해 국내 바이오벤처 생태계의 토양을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은 지난 2009년 강원특별자치도·춘천시·강원대 등 3개 기관이 협력해 강원도 출연기관으로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 최고권위의 기초생체의학 분야 민간연구소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유일한 해외분원인 SKAI는 강원도 등 3개 기관이 유치해 강원대 교내에 자리잡고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 초점을 맞춘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SKAI의 가장 큰 특징은 항체 의약품 분야에서 국내 유일의 공익연구소라는 점이다. SKAI는 항체연구센터, 신약개발지원센터, 바이러스연구센터, 협력사업추진단 등 3개 센터와 1개 사업단을 주축으로 항체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국내 바이오기업 지원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SKAI는 암, 감염병 등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기 위한 인간 항체 라이브러리 구축, 유효·선도물질 발굴 및 최적화, 독성검사, 신약후보물질 도출 등 항체 신약 개발 전임상 단계까지 수행해 이를 국내 바이오벤처 또는 중소기업에게 무상 또는 저가로 기술이전 해준다. 수익창출을 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간 연구소와 대비되며 신약 후보물질까지 도출해 이전한다는 점에서 기초연구에 주력하는 국책연구기관들과 비교된다. SKAI는 지난해까지 무상 기술지원 누적 97건, 황반변성 항체치료제 등 기술이전 총 271억원, 전문인력 양성 약 300명의 성과를 올렸다. LG화학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항체 개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면역치료제 등 차세대 항체도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항체 개발 플랫폼 구축, 소규모 기업을 위한 연구시설 공동이용, 강원도 내 고교·대학교 등 교육기관과 연계한 바이오전문가 육성 등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정연호 원장은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연구 노하우와 40여명의 SKAI 연구인력의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후보 항체를 도출, 이를 국내 기업에 이전함으로써 국내 바이오벤처의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는 '기업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지향하는 것이 SKAI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SKAI 본원과 분원이 있는 강원 춘천과 홍천은 정부의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5곳 중 한 곳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춘천과 홍천은 'AI 기반 신약개발 및 중소형 위탁개발생산(CDMO) 거점'으로 조성되며 오는 2040년까지 총 2조76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인천 송도, 대전 유성 등 국내 굴지의 바이오클러스터와 함께 춘천과 홍천이 바이오 특화단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국내 최초 '생물산업시범도시'로 지정된 춘천과 '국가항체클러스터'가 자리잡은 홍천이 바이오 R&D 허브로 자리잡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SKAI가 강원지역 바이오 R&D 역량강화에 기여한 영향도 컸다는 것이 정 원장의 설명이다. SKAI는 춘천·홍천이 AI 기반 신약개발 R&D 거점으로 지정된 만큼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는 세종대학교 및 인제대학교 백병원 등과 협업해 AI 기반 항체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정연호 원장은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명문대학과 연구기관의 집중 덕분에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가 됐다"며 “SKAI를 세계 수준의 항체치료 연구 대표기관으로 키우고 춘천·홍천지역을 세계적 바이오 R&D 허브로 조성해 노벨 과학상 배출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 정연호 원장 약력 △강원대 의생명공학과 교수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 소장 △전 강원대 산학협력단장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그룹, 임시주총 앞두고 세대결 ‘여론전’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를 장악하고 있는 형제측과 주력사를 장악하고 있는 3자연합(모녀·신동국 회장)측이 각각 11월과 12월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소액주주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 수위를 높이고 있다. 5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4일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 명의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독립경영 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공동성명서에는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 등 주력사인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다. 계열사 대표단은 성명서에서 박 대표가 선언한 독립경영이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외부세력은 떠나라며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겨냥했다. 앞서 지난 7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신동국 회장 등 3자연합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힘을 합치기로 하는 동시에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어 3자연합측 신임을 받는 박재현 대표는 자체 인사·법무조직을 신설하는 등 지주사로부터의 독립경영을 선언했다. 이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대표 형제측은 박재현 대표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시키는 등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계열사 대표단은 공동성명서에서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간의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고 말해 신동국 회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이 공동성명이 오너 독재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성명이라며 곧바로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박재현 대표는 반박 성명서에서 “(한미사이언스가)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 달라"고 역제안했다. 이는 임종윤·종훈 형제측이 상속세 재원마련을 위해 해외 사모펀드와 국내 굴지의 바이오기업에게 지분 매각을 타진해 왔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오히려 형제측이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음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박 대표는 반박 성명에서 임해룡 총경리, 우기석 대표, 박준석 부사장, 장영길 대표 등을 언급하고 “독단적인 오너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들의 갈등과 고뇌를 읽을 수 있었다"며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3자연합측과 형제측은 상대측이 장악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경영권을 탈환하기 위해 각각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먼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이 열리고 이어 다음달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총이 열린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는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건이 상정되고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는 박재현 대표·신동국 회장 이사 해임 및 형제측 인사들의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두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업계는 3자연합측과 형제측 모두 안건 의결에 필요한 지분(3분의 2)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주총 소집까지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코이카, 해외봉사단 ‘글로벌 경험’ 창업으로 키운다

공적개발원조(ODA) 전문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창업기업 양성기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정부주도 무상공여 방식의 한계에서 탈피해 기후변화, 환경오염, 빈곤 등 복잡한 개발도상국 난제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5일 코이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시 코이카 본부에서 '리턴 프로그램 펠로우 IR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리턴 프로그램은 코이카 봉사단원·인턴 등 해외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청년(코이카 글로벌인재)들이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할 경우 창업 아이템 발굴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IR 데이 행사는 창업 청년들이 사업을 홍보하고 투자를 유치하도록 연계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코이카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청년들이 단순히 봉사경력을 쌓거나 이를 기반으로 해외기업·국제기구에 취업하는 것을 넘어 창업을 통해 개도국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도 창출해 개발협력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코이카는 지난 2022년 리턴 프로그램 IR 데이 첫 해에 총상금 4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올해에는 총상금을 3000만원으로 늘려 사업의 규모를 키웠으며 이날 행사에서만 총 7개 창업기업이 지원대상에 선정됐다. 대상을 수상한 '티에이비'는 휴대가 가능한 간이 정수기 및 자외선 살균기를 개발, 전기·상수도시설이 부족한 개도국 주민들이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린굿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라오스 소규모 농가의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했고, 우수상을 받은 '이노큐브하우스'는 필리핀 빈곤층을 위한 재조립형 모듈러 건축기술을 선보였다. 코이카는 코이카 글로벌인재 출신 창업가들이 더 많이 배출되도록 리턴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창업단계별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외교부 산하 코이카는 올해 들어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스타트업 지원에 더욱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코이카는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기술보증기금과 협업해 중기부 대표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과 코이카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을 연계한 지원사업에 착수, 부처간 협업의 모범사례도 보여주고 있다. CTS 프로그램은 국내 스타트업, 소셜벤처 창업가들이 아동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보급 등 기존 정부주도 대외원조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이카가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이다. 이밖에 코이카는 올해 들어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청년중기봉사단' 등의 해외파견 봉사단의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파견 규모도 확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청년들의 일 경험을 넓히는데 힘쓰고 있다. 코이카 관계자는 “리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예비·초기 창업가들이 라오스, 몽골, 탄자니아 등에서 현지 주민 삶의 질 개선, 국가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며 “코이카는 기업들이 창의적 해결 방안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발명진흥회 김시형 상근부회장 “환경 변화에 혁신 대처” 강조

한국발명진흥회 제12대 상근부회장에 김시형 전 특허청 차장이 선임됐다. 발명진흥회는 김시형 상근부회장이 5일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시형 신임 상근부회장은 1967년생으로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9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특허청 대변인, 혁신행정담당관, 기획재정담당관,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 차장 등 특허청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왔으며 주제네바 대한민국대표부 특허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진흥관,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 행정심판심의관 등도 역임했다. 김시형 상근부회장은 취임사에서 “지식재산 분야의 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발명진흥회의 상근부회장 소임을 맡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 28년간의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환경 속에서 발명진흥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 상근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발명진흥회의 지속 가능한 경영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 정착 △직무와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운영 △투명하고 건전한 재무 운영 △반부패와 준법·윤리경영 정착 등 4가지 중점 업무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당부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내달 출범 국가바이오위원회에 업계 “바이오산업 콘트롤타워 기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 최상위 바이오정책 심의기구가 다음달 출범한다. 업계는 첫 대통령 직속 바이오위원회 출범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단순한 심의를 넘어 정책 집행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콘트롤타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중 윤석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이상엽 카이스트(KAIST) 부총장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의결한데 이어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다음달 중 국가바이오위원회 설립을 공식화했다. 국가바이오위원회는 바이오 전 분야에 대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논의하는 범부처 최고위 거버넌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이오가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에너지, 환경,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국면전환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바이오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앞다퉈 국가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국가바이오위원회 신설의 배경이 됐다. 특히 이번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의약품(레드바이오) 뿐만 아니라 농산품(그린바이오), 소재·연료(화이트바이오), 디지털(융복합바이오)을 모두 아우르는 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바이오업계는 바이오산업이 본질적으로 레드·그린·화이트·융복합 분야가 상호 중첩돼 있는 산업인 만큼 이를 포괄적으로 규율할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앞서 지난해 국무총리 산하에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신설됐지만 이 위원회는 보건복지부가 주도하고 레드바이오를 중심으로 규제개혁에 초점을 맞춘 기구라는 점에서 바이오업계가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이번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정부와 민간이 고르게 참여한다는 점도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신설되는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4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정부위원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주요부처가 두루 참여하고 민간에서는 이상엽 부총장을 비롯해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등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다만 업계는 국가바이오위원회가 단순 심의기능을 넘어 각 부처의 정책 집행을 실질적으로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존과 같이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심의에만 그치고 정책 집행은 각 부처가 제각각 수행한다면 여러 산업에 걸쳐 중첩돼 있는 바이오산업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레드바이오를 넘어 바이오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출범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산업계 의견이 반영된 전략이 수립되고 부처간 의견을 조율할 실질적 권한을 갖는 거버넌스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美대선 누가 되든 “나쁠 것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5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산업 관련 핵심 이슈에 관해 양대 후보간 큰 이견이 없어 누가 당선되든 우리기업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날까지도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공공의료보험 정책과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 등 굵직한 제약바이오 관련 이슈에서 공통된 견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리스 후보는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가 대표적 치적으로 꼽고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주요 제약사에 대한 의약품 약가 인하 압박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미국 재정부담과 자국 환자 경제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 여파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수출 기업에게 호재인 셈이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에 비해 정부의 압박보다는 제약사의 자발적인 약가 인하 유도를 중시하는 입장이지만 두 후보 모두 약가 인하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 역시 두 후보 모두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지난 9월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 협력으로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이르면 올해 중 상원 통과가 유력시된다. 중국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이 제정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우리 CDMO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긍정적 전망과 달리 생물보안법의 적용 유예기간, 한국과 미국의 상이한 규제·제조환경 등을 감안하면 우리 CDMO 기업들이 즉각적인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제약바이오 관련 세부 정책에 관해서는 두 후보간 미묘한 차이가 있는 만큼 각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달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견제 등 두 후보간 공통된 입장도 있지만 방법론상 차이도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해리스 후보는 한국·일본·인도·유럽 등 우호국 중심으로 공급망과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바이오제약 연합' 결성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후보는 자국내 필수의약품 공급망 구축을 우선하고 통상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해리스 후보 집권시 바이오시밀러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겠지만 약가 인하로 빅파마(거대제약사)의 신약개발 활동이 위축되면 우리기업의 기술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CDMO 강점을 유지하면서 임상역량 강화, 규제혁신 등을 통해 R&D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권고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 집권시에는 필수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는 국내 필수의약품 확보, 일본·인도 등과의 바이오시밀러 경쟁 우위 선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미국 제47대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재도약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대선 직후에는 액션 플랜이 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