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외롭게 삶을 마감하는 한국인이 매년 늘어나 한해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년층은 퇴직이나 이혼 등의 가족해체 등으로, 청년층은 구직 실패와 경제적 이유로 사회에서 고립되면서 고독사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0·60대가 전체 고독사의 60%를 넘었으며, 청년층은 자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3661명이 고독사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전체 사망자의 1.04%에 해당한다. 100명의 사망자 중 1명은 고독사로 죽음을 맞이하는 셈이다. 고독사 조사는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 예방법)' 시행으로 이듬해 12월 복지부가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총 337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06%를 차지했다. 이후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559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3661명으로 늘었다. 복지부는 1인 가구 증가를 고독사 사망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6000명에서 2022년 750만2000명, 지난해 782만9000명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법 개정으로 고독사 대상이 늘어난 것도 전체 숫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에는 '홀로 사는 사람'을 고독사 대상으로 봤으나,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생활하던 사람'으로 대상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고독사는 장년층인 50·60대에 집중됐다. 연령대별로 60대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1.4%(연령 미상 제외)였고, 2023년은 31.6%를 차지했다. 50대 역시 각각 30.4%와 30.2%를 기록했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10명 중 6명이 50대와 60대인 것이다. 성별로는 50대와 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과 지난해 전체 고독사의 무려 54.1%와 53.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50·60대 고독사는 사별이나 이혼, 알코올 관련질환 등 고질적인 만성질환, 주거 취약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내년에 고독사 위기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고독사 의심 위험 가구'를 추출해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제공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층의 특징은 고독사 사망자가 많지만 상당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다. 청년층 고독사 사망자가 전체 고독사 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3.9%인데 반해, 같은 해 20대 고독사 중 자살 비중은 71.7%, 30대도 51.0%나 된다. 2023년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자는 14.1%였지만, 20대는 59.5%, 30대는 43.4%에 달했다. 2022년과 지난해 모두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돼 자살 예방정책과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