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NCM(니켈·코발트·망간)배터리 전기차 화재로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BYD에 유리한 형국이 그려지고 있다. '중국산'이라는 큰 장벽이 있지만 LFP(리튬·인산·철)배터리 특유의 화재안전성이 부각된다면 한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판매고를 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충남 아산, 경기 용인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두 사고차량 모두 NCM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2시쯤 충남 아산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중이던 벤츠 전기차 EQC400 4MATIC 전기차서 불이 났다. 또 이날 오전 7시 40분경엔 경기 용인시 한 전원주택 주차장서 충전 중이던 아이오닉 일렉트릭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해당 차량과 카니발 2대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비자들의 '전기차 포비아'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수백명의 피해자를 남긴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의 여파가 남은 상태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중국산 배터리가 들어간 인천 화재와 달리 모두 '국산 NCM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선 이번 화재로 인해 이번 화재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은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냐'가 아닌 '어떤 원료로 만들었냐'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출력으로 인해 성능은 좋지만 화재위험성을 갖춘 NCM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더라도 차라리 저렴하고 안전한 LFP가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 최근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BYD는 미소를 짓고 있다. BYD는 LFP배터리 전기차를 주력으로 하고 있고, 그 경쟁력과 기술력은 세계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BYD는 LFP배터리의 특징을 살려 세계 최대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났다. 저렴한 가격을 통해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302만대(1위)를 기록한 뒤 올해 3분기엔 최강자 테슬라의 매출마저 앞질렀다. 이러한 BYD의 다음 타깃은 한국이다. BYD는 지난 13일 승용차 브랜드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내년 초 출범 예정으로 첫 모델은 아토3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처럼 BYD의 한국 침공이 눈앞인 상황에서 연이은 NCM배터리 전기차 화재는 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유의 저렴한 가격에 화재 안전성까지 입증된다면 이들의 경쟁력은 예상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YD의 주력 제품 '블레이드 배터리'는 생산 시 46t 무게의 트럭이 배터리 위를 밟고 지나가는 압축 시험, 오븐에 넣어 섭씨 300도까지 가열해보는 발화 시험, 못 관통 시험 등 극한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YD에 따르면 못 관통 테스트시 NCM배터리는 강력한 열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반면 블레이드 배터리는 화염이나 연기 등 어떠한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BYD에서 개발하는 모든 전기차에는 블레이드 배터리가 적용됐다. 또 LFP배터리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 부분도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를 넣는 셀투팩 방식으로 크게 개선해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BYD의 배터리 기술은 중국산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저렴한 가격에 더해 화재안전성까지 부각된다면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