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발표하는 상호관세가 즉각 발효된다. 이에 따라 국가별, 품목별로 시행됐던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상호관세 발표가 내일(2일) 있을 예정이고 즉각 발효된다"며 “대통령은 그동안 이부분을 언급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이벤트"를 열고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대응해 그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개념이다. 레빗 대변인은 관세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결정했다"며 “대통령보다 앞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그는 지금 무역 및 관세 팀과 함께 있으며 이것이 미국인과 노동자에게 완벽한 내용인지 확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약 24시간 후 여러분 모두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되, 해당국가가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관세율을 매기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31일에도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관세율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친절하게 대할 것"이라며 “숫자(관세율)은 그들이 우리에게 매기는 것보다 낮을 것이고 일부 경우엔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논의된 내용과 다른 새로운 관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모든 수입품에 20%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국가별로 다른 관세를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고려해왔다. 그런데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일부 국가를 상대로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전반에 관세를 부과하는 세 번째 선택지를 준비하고 있다. 이 그룹에 속한 국가들에 대한 관세율은 20% 보편 관세보다는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들이 WSJ에 전했다. WSJ은 세 번째 방안을 새로운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발표 후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외국 정부와 기업들이 관세율 인하를 요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기꺼이 들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국가들이 행정부에 연락을 취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전화를 받아 좋은 협상을 하기 위해 준비가 돼있지만 과거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 미국 노동자들이 공정해질 수 있는 것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마약성 진통제)과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중국에 대해서 2월과 3일 각각 10%씩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적용받는 상품에 한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유예하는 조치는 2일 종료되는데, 이들 국가에 대한 유예가 재연장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이와 함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달 12일 시행됐고 자동차 관세 25%는 3일 0시 1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