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를 미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콧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인물"이라며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 인준이 통과될 경우 베센트는 최초의 성소수자 재무장관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는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남편인 존 프리먼과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인준이 통과되면 베센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공약인 관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스콧은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을 수 있는 내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에서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CNBC는 “베센트는 트럼프와 같이 관세, 규제 완화 등을 선호하고 제조업 부활, 에너지 독립을 지지해왔다"고 전했다. 베센트는 또 무역 파트너들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관세가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하기도 했다. 다만 베센트는 명시적으로 달러를 평가절하하는 전략은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엔 달러 강세가 미 제조업체들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해왔다. 달러 평가절하를 위해 정부의 시장 개입마저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베센트는 달러 약세가 미국 경제의 일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블룸버그TV에 출연, “관세는 강달러로 이어진다"며 “관세 정책에도 달러 약세는 경제적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베센트는 또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일간 기준, 미 달러 가치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지난 10년으로 보면 3번째로 가장 크게 올랐다"며 “미국 리더십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있고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인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직을 이끌어갈 새 후보를 모색하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의장직을 맡고 있는 제롬 파월은 2026년 5월에 임기가 끝난다. 베센트는 다만 파월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부터 새로운 연준 의장을 지명하는 방안에 대해 거론해왔다. 금융시장은 앞으로 파월 의장 대신 차기 의장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논리다. 베센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 시작했던 2021년 당시 연준이 늦게 대응한 것과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등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베센트를 선호하지 않는 만큼 머스크 CEO의 향후 반응이 주목된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올라온 베센트를 옹호하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 “베센트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선택지이지만 하워드 러트닉은 실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선택지는 미국을 파산으로 이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이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