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고, 시너지 효과 극대화로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가 개편되면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가 100만원 보유시 27만원 손해라는 지적 있었으나,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기존 안 대비 주식가치가 지난 11일 종가 기준 39만원 증가한 수치다. 박 대표는 “분할비율은 기존 장부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 합병비율은 시가만 적용하는 것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43.7%가 추가 반영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시점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주주들의 손해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두산밥캣이 로보틱스 밑으로 가면 연간 750억원 규모의 배당수익이 줄어들지만, 현금 증가와 차입금 감소로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투입하면 15%(약 1500억원)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2028년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영업이익이 발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형 원전의 경우 체코 2기, 아랍에리미트(UAE) 2~4기, 폴란드 또는 사우디아라비아 2기, 스웨덴 또는 네덜란드 2기 등 총 10기 수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탄소중립 및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원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SMR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의 수혜를 입고 있다. 박 대표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미국 엑스에너지에 요구하는 전력량(5GW)는 60기 이상의 SMR과 맞먹는다"며 “AWS 만으로도 향후 5년간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뉴스케일파워도 AWS에 버금가는 빅테크 가업과 유사한 규모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생산력에 기반해 60기 수주를 잡았으나, 실제 수요가 이를 훌쩍 상회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가스터빈도 2038년까지 100기 이상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간 소통 부족으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고, 앞으로는 주주 입장에서 소통하는 회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경영권 프리미엄 산정방식 등에 대한 질문에 “과거 10년간 시장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등을 봤다"며 “금융당국과 소통하면서 반영할만한 부분이 이번 안에 포함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 협동로봇이 수하물 처리하는 영상, 병원과 LG전자가 개발 중인 전기차 충전소 및 유럽 내 자동차공장 등에서 협동로봇이 활용되는 영상도 볼 수 있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글로벌 협동로봇 4위 사업자와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1500개 네트워크를 보유한 두산밥캣이 합치면 120조원에 달하는 농업·의료를 비롯한 전문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류 대표는 “제조 현장에스 근로자가 직접 박스를 들고 적재하던 것이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팔레타이저 크로스 셀링도 가능하고, 고객이 겹치는 만큼 즉각적인 매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두산밥캣과 함께 고객사도 늘릴 방침"이라며 “수출 비중 70%, 부품 국산화율 90%를 달성한 '뉴 로보틱스'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양사간 시너지는 2026년 1000억원, 2030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스마트머신 클러스터' 내에서 시저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동일한 시장을 메인 타겟으로 삼고 있으며, 사업구조도 연결됐다는 논리다. 스캇박 대표는 “합병시 두산로보틱스의 로봇을 활용해 두산로보틱스의 제조 부문 생산성을 개선하고, 기술혁신을 가속화해 산업용 자율작업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년간 농기계와 지게차 등으로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성장했으나, 한계를 느끼고 무인화·자동화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 및 제품 개발과 혁신을 고민해왔다"고 토로했다. 스캇박 대표는 “지난해 30조원 규모였던 산업용 자율장비 시장이 노동인구 감소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2031년 8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정밀제어·비전인식·AI를 비롯한 기술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터필러가 마블로보틱스, 존디어가 베어플래그로보틱스를 인수한 점도 언급했다. 경쟁사들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선 만큼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주주환원 정책 등에 대한 질문에 “1년 정도는 포괄적 주식교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 및 시너지 상황 등을 보면서 검토할 것"이라며 “배당 확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의 의결권은 재편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때 수치상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지배력도 동일하다"며 “로보틱스가 가져오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등을 고려하면 ㈜두산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배당수익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