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자산과 전통 자산이 서로 결합하며 자본시장의 판도를 크게 키울 것입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실물연계자산(RWA)과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결합을 전망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4일 개최된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주최하는 '업비트 D 컨퍼런스 2024(UDC 2024)'에서는 메인 스테이지 두 번째 세션으로 '디지털 자산과 실물 자산의 경계를 허물다 : RWA 및 디지털 자산 ETF' 세미나가 개최됐다. 연사로는 영국 최초 디지털 자산 거래소 아책스의 키스 오캘라한 자산관리·구조화 책임 매니저, 저스틴 김 아바랩스 아시아 대표, 알렉스 김 블록데몬 디지털 자산 보안 디렉터, 게오르기오스 블라코스 악셀라 공동 창립자가 참여했다. RWA란 실제 세계의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해 블록체인상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조각투자를 위시한 토큰 증권(STO)과 유사하나 RWA는 증권형 자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더 포괄적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BCG는 오는 2030년까지 RWA 시장 규모가 총 16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블랙록,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RWA를 도입한 상태다. 가상자산 ETF의 경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자산인 ETF화 시켰다는 점에서 RWA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500억달러에 달한다. 이날 대담에서 알렉스 김 디렉터는 “한국에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기관과 전통적인 금융 기관 간 협업이 있어야 매끄러운 운영이 가능하다"며 “전통 금융기관들은 아직 이같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 기관과의 소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스틴 김 대표는 RWA의 현황에 대해 “RWA는 여러 단계를 거쳐오면서 수천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수조달러에 달하는 잠재력에 비하면 작은 규모"라며 “현재 단기금융펀드(MMF)나 미국 국채 등 전통 금융자산의 RWA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자산을 토큰화할 경우 접근성과 비용 부분에서 이익이 있다"며 “여신의 제공도 훨씬 적은 시간과 간단한 절차가 소비될 것이고, 훨씬 더 소액으로 거래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의 금융기관들이 RWA 등 블록체인 시장에 진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블라코스 대표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가장 좋은 기술이 결과적으로 이겨왔다"며 “경쟁사들이 기술을 먼저 도입하는 모습을 보기만 할 수 있지만, 결국 손 놓고 지켜봤던 기업들은 나중에 때가 늦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답했다. 알렉스 김 디렉터는 “RWA와 ETF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는 이 두 가지가 뒤섞일 것"이라며 “굳이 대결 구도를 만들 필요가 없이 고객들에게 필요한 금융 상품을 같이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있었던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오캘라한 매니저는 “이전에 규제 기관과 소통했을 때는 신뢰의 부재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친 가상자산인)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다면 한국 등 여러 나라에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블라코스 대표는 “그간 미국에서 규제 기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았기에 현재까지 규제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정부 주요 보직에 블록체인 관련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배치됐을 때 산업 이해도가 높아지고, 더욱 명확하며 현실적인 규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토큰화 하기 좋은 자산, 기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자산에 대한 질문에 저스틴 김 대표는 “접근성이 낮았던 프라이빗 자산을 아발란체 네트워크에서 토큰화를 시키고 플랫폼으로 이전 시켜서 접근성을 높인 경험이 있다"며 “이처럼 고액 자산가, 패밀리 오피스들이 원하는 자산에 많은 기회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미즈호 증권에서 최근에 토큰화한 펀드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것이었다"며 “이처럼 사람들이 관심 있는 분야 그 자체에 대해 토큰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