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yes@ekn.kr

전체기사

재계 총수들 ‘현장경영’ 전세계 곳곳 누빈다

재계 총수들이 전세계 곳곳을 누비며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복합 위기'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 위기대응 능력을 갖추는 차원이다. 사업장과 고객사 등을 직접 살피는 수준을 넘어 해외 협력사 동향까지 살피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 입장에서는 독일에 있는 2차 협력사를 찾은 셈이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및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다.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 및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해외 일정을 다수 소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을 찾아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의는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4회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에서 논의된 안건들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올 하반기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제5회 대화' 의제 설정을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은 다음달 중 일본 도쿄를 방문해 한국-일본간 경제협력을 위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인도로 갔다. 정 회장은 지난 23일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현대차·기아의 업무보고를 받고 양사 인도권역 임직원들과 중장기 전략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정 회장은 작년 8월에 이어 1년 사이 인도를 두 차례나 찾으며 신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출장길에서는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직접 대화를 나눴다. 정 회장이 해외 사업장 구성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찾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달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의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 현안을 직접 챙긴 이후 연이은 신사업 경영 행보다. 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말레이시아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세계 최고 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직원들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5일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를 방문해 한화금융계열사의 임직원을 격려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혁신과 도전을 주문했다. 앞서 7일에는 경기도 판교 한화로보틱스를 찾아 기술 혁신을 제안하고, 1일에는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개발(R&D) 캠퍼스로 향해 간담회를 가졌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8~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 특별회의'에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전세계 저명한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국제 민간회의다. 글로벌 경제 현안과 문제에 대한 각종 해법 등이 함께 논의되는 자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상속 리스크’ 줄어드나···헌재 ‘유류분 위헌’ 결정에 재계도 관심

헌법재판소가 '유류분(遺留分) 제도'에 대해 일부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재계가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유산 상속 과정에서 가족간 분쟁이 일어날 여지가 줄어 '상속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면서다. 아직 입법 절차 등이 남아 정확한 파장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기업들은 일단 '유류분 제도 폐지'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헌재는 지난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1∼3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내년 12월31일까지만 효력을 인정하고 그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는다. 현행 민법은 자녀·배우자·부모·형제자매가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법정상속분)을 정하고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이에 따라 배분한다.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보장받는 게 유류분이다. 헌재는 유류분 제도가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등 사회 변화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수용했다. 재계에서는 당장 모호했던 기준이 명확해지며 상속 분쟁이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인이 재산을 많이 남겼다는 이유로 친족들이 '묻지마 소송'을 걸며 재산을 나눠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경우가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증여·상속 과정에서 형제간 이견으로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재산을 보유한 사람의 의사가 더 존중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라고 짚었다. 속옷 업체 BYC 총수 일가는 고(故) 한영대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두고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배우자와 장녀가 차남 한석범 BYC 회장 및 삼남 한기성 한흥물산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 모녀는 유산 상속 과정에서 유류뷴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효성그룹 역시 지난달 31일 조석래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재계 이목을 끌고 있다. '형제의 난'을 일으킨 뒤 가족들과 연을 끊은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이번 판결이 이미 진행 중인 소송 등에는 소급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한쪽에서는 헌재의 이번 결정이 재계가 주장하는 '유류분 제도 완전 폐지'를 위한 시작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상속·증여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고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유류분 제도는 단계적으로 없어져야 한다는 게 재계 목소리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회사법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입법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는) 형법·민법 등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며 “헌재 판결 이후에도 전향적인 법 개정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헌재 결정이 긍정적인 요소는 있지만 법을 어떻게 만들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향후 파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재계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 등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류분은 사망자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으로 국가가 강제로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말도 안 되는 제도"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처럼)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지프 글래디에이터, 한정판 모델로 더 특별하게

'한정판'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소비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물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선사한다. 똑같은 차종 비슷한 색상의 자동차가 도로 위를 점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한정판 차' 열풍이 거세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에디션 모델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다만 쏟아지듯 수입되는 이들 차량들이 모두 특별한 가치를 지녔는지는 미지수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이 주목받는 이유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지프가 희소가치를 극대화한 '진짜 나만의 차'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을 시승했다. 국내에 30대 한정 출시된 모델이다. 지프는 랭글러, 글래디에이터 등 브랜드의 상징적인 모델들에 특별한 색상을 더한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일단 차 자체가 크다보니 멀리서도 눈길을 잡는다. 글래디에이터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5600mm, 전폭 1935mm, 전고 1850mm, 축거 3490mm다. 중형급 세단을 운전하던 사람은 전장이 5000mm를 넘어가는 차를 운전해도 어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카니발의 전장이 5155mm, 스타리아가 5255mm다. 글래디에이터의 압도적인 길이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가 크긴 하지만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는 아니다. 운전하는 느낌은 미니밴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중간 정도다. 시트 포지션을 높게 가져가면 상당히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외관에 들어간 하이 벨로시티 색상은 2022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데이토나 비치에서 개최된 '지프 비치 위크'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프 비치 위크는 한 해에만 2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2만대 이상의 지프 SUV가 몰리는 지프의 대표 행사 중 하나다. 형광 레몬색을 연상시키는 하이 벨로시티 색상은 한여름 해변의 강렬함과 청량함을 담았다. 실내는 '지프스럽게' 구성됐다. 필요한 버튼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했다. 어렵게 생각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잘 보이는 곳에 비상등이 있고, 오디오 음량 조절이나 공조장치 조작을 하기 쉽게 만들었다. 1·2열 창문을 여닫는 버튼이 센터페시아에 자리잡았다. 도어 자체를 떼어낼 수 있는 차량이다보니 가능한 일이다. 2열도 안락하다. 머리 위 공간이 충분하고 시트도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적재 공간은 기본 1005L를 제공한다. 3.6L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kg·m의 힘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뤄 온로드에서도 나름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데 최적화된 차지만 일반 도로 위에서도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지프는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의 기반이 되는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이 강력한 사륜구동 주행 성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락-트랙 풀타임 4WD, 트루-락 프론트 리어 전자식 디퍼렌셜 잠금장치,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장치,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 등이 들어가 오프로드 픽업트럭다운 험로 주파 능력을 발휘한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기본기 역시 탄탄하다. 빠른 속도로 달릴 때나 코너를 만났을 때 불안한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내부로 들어오는 풍절음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지프 글레디에이터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은 커스터마이징을 좋아하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두려움이 없는 지프 마니아들을 위해 출시된 차다. 지프가 앞으로도 꾸준히 한정판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니아 층'을 위한 선택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의 가격은 851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계속되는 ‘정의선 매직’ 현대차 1분기도 잘 달렸다

현대자동차가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1분기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를 늘린 결과다. 아산공장 셧다운 등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크게 줄었음에도 해외에서 '정의선 매직'이 계속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적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5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이 △도매 판매 100만6767대 △매출액 40조6585억원 △영업이익 3조5574억원 △당기순이익 3조37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7.6% 늘고, 영업이익은 2.3% 줄었다. 매출액의 경우에는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해외 시장의 수요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판매 성장세에 8%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 자체는 전년과 비교해 1.5% 감소했다. 신차 출시 준비를 위한 아산공장 생산 라인의 일시적인 셧다운 등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판매(15만9967대)가 16.3% 빠졌지만 해외 판매(84만6800대)를 1.9% 늘려 실적을 방어했다. 1분기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79.3%를 기록했다. 판매 관리비는 품질보증 비용 기저 효과 등의 영향으로 늘었으며,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오른 12.0%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은 8.7%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확대가 미래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와 신흥국 위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한 친환경차 판매 제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극대화 △SUV,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날 주주 환원을 위한 1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전년 같은 분기 배당액(1500원)보다 33.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컨콜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 공략법과 전기차 '케즘'에 대한 대비책 등도 공유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계획보다 인센티브를 적게 사용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SUV 비중을 높이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확대하면서 전체적인 인센티브 수준을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자의 눈] 누가 이륜차와 전동킥보드 시장을 죽이나

대한민국은 모빌리티 강국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자동차 관련 생태계를 탄탄하게 조성했다. 작년 기준 196개국에 276만대의 차를 수출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텔루라이드 등 '한국차'를 구매하기 위해 웃돈까지 지불한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나름대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로봇과 미래항공모빌리티 등은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위상과 다르게 이륜차 업계는 사실상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수출하는 기업이 없다. 그나마 형성된 시장도 수입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도로 위에 조성된 문화도 형편없다. 배달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는 장면이 우리에겐 너무 익숙하다. 한때 성장산업으로 분류됐던 전동킥보드 역시 마찬가지다. '라스트 마일'이라는 기존 취지와는 다르게 제품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되고 있다. 서비스 장벽은 계속 높아지고 이용자는 급감했다. 수도권의 높은 인구밀도 등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이륜차나 라스트 마일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게 의아할 수밖에 없다. 규제 일변도로 시장을 바라본 정부 정책이 실패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이륜차 시장은 사실상 사각지대다. 자동차는 등록 이후 운행해야 하지만 이륜차는 사용신고제로 운영된다. 자연스럽게 정비, 보험 등 후방산업이 발달할 수 없는 구조다. 폐차·말소에 대한 기준도 느슨하다.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도 달릴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규제다. 전동킥보드 역시 정부가 이를 '원동기 자전거'로 편입하며 시장을 죽였다. 헬멧 착용을 의무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중교통에서 내린 뒤 마지막으로 이용하는 게 '라스트 마일'의 핵심인데 그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륜차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이동수단 중 하나다.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엄청나고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본 등이 해당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이 배 아플 수밖에 없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기술력까지 지닌 나라다. 전기이륜차, 전동킥보드 등 분야에서 충분히 새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분야에서 강소기업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정부도 규제 대신 지원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잊혀져가는 CF100···재계 ‘RE100 부담’ 커지나

제22대 총선이 야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재계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한 '무탄소에너지 100%'(CF100)는 동력을 상실하고 난이도가 더 높은 '재생에너지 100%'(RE100) 달성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RE100이 새로운 무역장벽처럼 기능할 경우 우리 중소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캠페인이다. 에너지 설비를 직접 만들어 전력을 충당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이를 사서 쓰는 것 등을 허용한다. CF100은 RE100에 탄소가 나오지 않는 원자력 발전소, 수소 등을 추가한 개념이다. 원전 기술력을 갖췄고 재생에너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우리나라 환경에 최적화됐다. 정부는 CF100 개념을 국제사회에 공유하며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 등이 이미 RE100을 이행하고 있는데다 △일본 정도를 제외하면 에너지 수급 관련 한국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국가가 없고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많아 속도가 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며 CF100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원전 가동에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데다 선거 이전에도 RE100을 기반으로 한 기후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CF100보다 RE100 달성에 대한 부담이 훨씬 큰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당시 전경련)가 작년 6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102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9.6%는 CF100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렵다는 답변이 31.4%로 가장 많았다. RE100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29.8%에 달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고민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기업 대비 자본력이 열악한데 고객사에서 RE100 이행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애플, 구글, BMW 등 RE10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우리 수출 기업들도 RE100 대응 및 재생에너지 사용 등에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수출실적 100만달러 이상 제조기업 61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두 곳 중 한 곳(54.8%)은 RE100을 모른다고 답했다.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도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16.7%(103개사)는 국내외 거래업체로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41.7%는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압박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그린전환팀장은 “수출기업들은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비용 절감과 대응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공정·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장 유리한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을 탐색·구성하는 등 단계적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CF100 연구용역 등을 시행하며 소홀했던 '한국형 RE100'(K-RE100)에 다시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해당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특별한 가입조건이 없고 공공기관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 정도가 기존 RE100과 다르다. 지난 2월 기준 RE100에는 26개국 428개사가 참여 중이다. 미국 기업이 98개로 가장 많고 한국(36개)은 일본(86개), 영국(47개)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K-RE100에 동참한 회원사는 467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계 ‘복합위기 시대’ M&A 시장 접근법도 제각각

재계 주요 기업들이 '복합위기 시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각각 다른 자세로 참여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포스코 등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차원에서 후보군 물색에 적극적이지만 SK·롯데 등은 몸집을 줄이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미 중장기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현대차·LG 등은 내실을 다지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이후 공식석상에서 M&A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 모바일경험(MX), 의료기기 등 각 사업부에서 많이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달 초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도 “벤처나 스타트업 투자는 많이 하고 있지만 큰 부분에서 아직 성과를 못 보여드렸고 그 큰 부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대형 M&A' 추진을 공식화하고 적합한 매물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79조원 정도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빅딜'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조성된 상태다. 삼성전자가 마지막으로 조 단위 M&A에 나선 것은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했던 지난 2016년이었다. 장인화호(號) 닻을 올린 포스코그룹 역시 M&A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는다. 포스코그룹은 전날 철강 제조 경쟁력 확보, 이차전지 소재 적극 투자 등을 골자로 한 '7대 미래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핵심사업 이외 일부 그룹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 개편을 하고, 3년 내 유망 선도기업에 대한 M&A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가 대규모 쇄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M&A 매물을 찾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최정우 전 회장 시절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장 회장 역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7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마련해놓은 현대차그룹과 LG그룹도 M&A 매수 후보군이다. 양사 모두 미래 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수십조원대 투자를 계획해둔 상태다. 해외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는 한화그룹 역시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까지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한 SK그룹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기를 가지고 있다. 비주력 자산을 중심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지주사 SK㈜ 등이 성과를 낸 투자종목은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SK네트웍스가 자회사 SK렌터카를 외국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웨커티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했다. 금액은 8500억원 규모다. 회사 입장에서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알짜 회사를 넘기는 꼴이지만 미래 신사업에 집중할 역량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네트웍스는 앞서 2016년에도 패션, 주유소 사업,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등 사업에서 손을 떼며 체질 개선을 도모했다. 롯데그룹 역시 M&A 시장에 매물을 주로 내놓는 쪽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그간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방침을 바꿨다"며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역시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경영 효율화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바이오, 수소, 전기차 충전기, AI 등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계속할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GS, 신세계, CJ 등도 비주력 사업을 내다 파는 방향으로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으로 본다. GS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요기요, G마켓·옥션을 비싼 가격에 인수해 재무 부담이 큰 상태다. CJ그룹은 CJ피드앤케어 등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다른 회사에 넘겨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기는 없다” 현대차그룹 中 공략법 새로 찾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시장 부진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판매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현지에서 만든 차의 해외 수출 노선을 늘리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전세계 시장에서 '중국산 차'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현지 브랜드에 부품을 납품하는 방법도 적극 추진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은 2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모터쇼)에 총출동한다. 이들은 각각 전시관을 마련하고 전기차, 전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미래차 부품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4년만에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는 중국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다. 1990년부터 2년마다 열려왔지만 지난 2022년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 고객들과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자동차 시장 트렌드와 고객사 동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비야디(BYD) 등 완성차 기업 관계자들을 프라이빗 부스로 초청해 고사양 핵심기술 14종을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차량을 소개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방법도 눈여겨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대 중국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했지만 2016년 '사드 보복'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2016년 114만대에 달했던 중국 판매가 작년 30만대 수준까지 급락했다. 생산 공장은 총 5곳 운영 중이었지만 베이징 1공장과 충칭 공장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분했다. 향후 창저우 공장도 매각한 뒤 2곳만 운영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생산시설을 재정비한 뒤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연계해 현대차는 이달 초 '쏘나타 택시' 신모델을 중국에서 만들어 한국으로 들여온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내수 판매 차종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역시 중국 옌청 공장에서 수출용 전기차 'EV5' 양산을 시작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중국 출시 모델보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건너가는 우핸들 차량이 먼저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이 같은 전략을 펴는 것은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글로벌 고객들의 시선이 달라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국산 차'는 싸구려 인식이 강했지만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며 오히려 저렴한데 성능은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강국인 한국에서도 테슬라 모델 Y 등 중국산 승용차들이 '베스트셀링카'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독일과 일본을 차례로 누르고 '자동차 수출 1위 국가' 자리에 올라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 대수는 전년 대비 57.9% 증가한 491만대다. 중국 내부에서 소화하는 신차 물량은 작년 기준 3009만대 수준이다.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상품성'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저가 공세에 밀리고 있긴 하지만 품질에 대한 인증을 꾸준히 받고 있어서다. 제네시스 GV60이 지난해 중국에서 '올해의 SUV'에 선정된 게 대표적이다. 중국 올해의 차는 중국 주요 자동차 잡지의 편집장이 공동 후원하며, 평가 과정에 40명 이상의 자동차 전문 매체 기자단이 심사 위원으로 참여한다. GV70은 총 80여개 차종과 경합을 벌인 끝에 왕좌에 올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전자 “복합 가전이 뜬다” 신제품 경쟁 치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형태의 기능을 한 제품에 모아 제공해 편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도록 하는 '복합 가전' 신제품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고객들의 니즈도 다양해지면서 앞으로 획기적인 신제품들이 계속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국내에 선보인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 10일 기준 판매 1만대를 넘어섰다. 이 제품은 출시 3일만에 1000대, 12일만에 3000대가 팔려나갔을 정도로 초반 흥행 돌풍이 거세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올인원 세탁건조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 기능을 하나로 모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세탁물 이동 없이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가능하며 이들을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팀 살균 기능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 청소기를 출시했다. 청소기 한 대로 먼지 흡입은 물론 물걸레 청소와 자동 세척, 스팀 살균까지 해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능을 한 제품에 모으면서 여기에 스팀 살균 기능을 더했다. 물걸레 냄새와 세균 번식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물걸레를 1차로 고온의 스팀과 물로 '자동 세척'한 뒤, 2차로 100℃ '스팀 살균'을 통해 물걸레의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을 99.99% 없애준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더불어 55℃의 '열풍 건조'로 물걸레를 또 말려준다. LG전자 역시 복합 가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회사는 올해 LG 베스트샵에서 세탁기나 건조기를 구입한 고객 10명 중 8명은 세탁과 건조를 하나의 제품에서 해결하는 복합형 세탁건조기를 선택했다고 최근 밝혔다. 복합형 제품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 차별화된 디자인,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편리함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LG전자는 2020년 국내 최초로 원바디(One Body) 세탁건조기 '트롬 오브제 컬렉션 워시타워'를 출시하며 복합형 세탁건조 시장을 열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직렬 결합한 워시타워는 뛰어난 공간 효율성과 편리함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시작 버튼 하나로 세탁 후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마치는 국내 최초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올인원 세탁건조기다. LG전자 '올 뉴 스타일러'는 기존 스타일러에 핸디형 스팀 다리미를 탑재해 구김 효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게 특징이다. 의류 관리기에 고압 스티머 기능을 더한 복합가전인 셈이다. 특히 사용법이 간단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관리하고 싶은 옷을 스타일러 문 안쪽에 걸고, 내장된 스티머를 꺼내 스팀 버튼을 누르면 된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옷감과 구김 정도에 따라 스팀양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습기와 공기 청정기를 하나로 모은 'LG 퓨리케어 오브제 컬렉션 하이드로 타워'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1차로 정수 필터를 통해 물 속 미네랄 등 스케일 원인 물질을 99.9% 제거한다. 이후 정수된 물을 가열 수조에서 100℃로 끓여 고온 살균한다. 마지막으로 청정 필터를 거쳐 가습과 공기청정을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사용이 편리하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복합 가전이 앞으로도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본다. AI 기술이 발전하며 한 가지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볼보 XC40, 가격·품질·안전 다 잡았다

볼보의 소형유틸리티차량(SUV) XC40은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차다. 출시 초기부터 '없어서 못 파는 차' 대열에 합류했다. 온라인 한정판 모델은 5분만에 품절됐을 정도다. 고객들이 수개월을 기다리면서까지 XC40을 원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수입 SUV 중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품질 경쟁력까지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볼보 XC40 B4 AWD 모델을 시승했다. 가솔린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다. 2022년 부분변경 모델이 국내에 들어왔다. 외관은 전형적인 볼보 SUV다. 형제들과 패밀리룩을 이룬다. '투박한 차'의 대명사였던 볼보는 최근 '디자인 경영'에 성공하며 세련된 모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XC40 역시 직선과 곡선을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얼굴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XC90을 축소시켜놓은 듯 익숙한 디자인이지만 작은 차만 지닐 수 있는 날렵한 인상을 갖춰 특별하게 느껴진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440mm, 전폭 1875mm, 전고 1640mm, 축거 2702mm다. XC60보다 전장과 축간 거리가 각각 270mm, 163mm 짧다. 코나와 투싼의 중간 크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좁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내부 공간이 잘 뽑혔고 곳곳에 수납공간이 갖춰져 물건을 적재할 곳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키 180cm 성인남성이 2열에 앉아도 머리 위나 무릎 아래 공간이 충분할 정도다. 1열 시트는 높낮이와 방향을 다양한 형태로 조절할 수 있다. 2.0L 엔진을 품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197마력이다. 30.6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낼 수 있다. 가속은 효율적이다. 쓸데없는 기름 낭비를 막고 차를 합리적으로 움직여준다. 그렇다고 답답한 느낌은 전혀 없다. 빠른 가속을 원할 때는 변속기가 과감하게 기어를 낮춰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사하게 한다. 공차중량은 1750kg다. 일상적인 주행 중 추월을 위해 가속할 때 반응이 상당히 빠르다. 60km/h 안팎의 속도에서 연료 효율성이 상당히 올라간다는 점도 눈길을 잡았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8.5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상당히 요긴하게 사용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로에서 앞차와 거리를 능동적으로 조율해줘 만족스러웠다. 출퇴근길이나 장거리 운전 시 운전의 피로를 줄여줄 수 있는 기능이다. 공인복합연비는 10.5km/L를 인증받았다. 볼보는 2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개발한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XC40에 적용했다. '아리아'를 부르면 내비게이션 조작부터 음악 재생까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볼보 카스 앱', 주행 중 발생하는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볼보 온 콜' 등도 기본 제공한다. '안전의 볼보' 명성도 이어간다. 부분변경 모델 출시 당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하는 충돌 안전테스트 평가에서 전 항목 최고 등급을 받으며 전체 'G(Good)'를 획득했다. IIHS는 자동차 충돌로 인한 사망과 부상, 재산상의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1959년 설립된 비영리 연구 및 교육기관이다. 볼보 XC40에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기반의 안전 패키지 '드라이버 어시스턴스'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이를 통해 △조향 지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제동 지원 △후방 충돌 경고 및 완화 등을 지원한다. 가성비 좋은 콤팩트 SUV로 달리기 성능과 안전에 대한 고민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그저 연예인이 타서 유명해진 차가 아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기에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볼보 XC40의 가격은 4920만~543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