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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팀 코리아’ 위기…“한전-한수원,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아야”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며, '팀 코리아'의 협력 체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비용 정산 문제에서 비롯됐다. 양측은 여전히 이 문제에 합의를 하지 못하며 국제 중재로 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팀 코리아'의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각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상호 간의 정산 문제를 투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 간의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관련 정산비용에 관한 갈등의 원인은 계약 주체의 복수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전이 주계약자로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한수원이 시운전을 담당하는 구조에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졌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한전으로부터 운영지원용역(OSS)을 수주해 수행하는 과정에서 UAE와 한전 간의 문제로 인해 프로젝트 공기가 지연되고 추가 작업이 발생하면서, 약 1조4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UAE로부터 해당 비용을 정산받지 못하면 한수원에게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제 사업의 경우 계약서 상 정산이 불분명한 부분으로 인해 분쟁이 생길 경우 국제중재재판소로 상정한다는 조항이 있다. 다만 이는 한전과 UAE 간의 문제이며 한전으로부터 용역을 수행한 한수원은 비용을 지급받는 게 당연하다"며 “한전 사장이 팀 코리아 차원에서 UAE에 정산을 받아야 줄 수 있다는 입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전은 최근 재무제표 '충당부채' 주석에 “UAE 원전 공기 연장과 관련해 계약(시운전용역) 당사자(한수원)와 공기 연장 비용 및 지체상금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명시하며, 해당 비용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시인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018년까지는 정산이 잘 됐다. 하지만 이후 한전이 납품받은 밸브의 문제로 공사가 몇 년 지연되면서 발생한 비용은 정산이 되고 있지 않아 이같은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과 한수원은 엄연히 법인이 분리된 서로 다른 회사다. 아무리 팀 코리아라도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해야 팀 코리아"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당초 한전은 한수원에 정산을 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UAE로부터 정산을 못 받자 한수원과 계약 시효 연장 협약을 세번이나 맺었다. 이는 한전이 한수원에 정산해 줄 게 있다는 걸 시인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원전 수출 일원화를 둘러싼 한전과 한수원 간의 갈등은 2001년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따라 한수원이 한전의 100% 자회사로 분리된 이후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원전 업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한전이 원전 수출 협상에서 빠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에서 한수원이 분사한 지 25년이 넘으면서 한전에는 원전 전문 인력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전이 계속 주 계약자로 나서게 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 중재는 국익과 '팀 코리아'의 후속 원전 수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수원 입장에서는 용역을 수행하고 비용 정산을 받지 않을 경우 배임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 요청하는 게 당연하다"며 “한전이 채권이라도 발행해서 일단 정산을 하고 이후 UAE로부터 비용을 받도록 협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9곳 주민공감대 형성”…후보지 반영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9곳에서 주민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에서 '제1차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관리계획에는 한강 등 전국 5대 권역별 물 부족 및 홍수 예방, 하천환경개선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 기후대응댐 14곳의 후보지와 후보지(안)이 포함됐다. 주민의견이 수렴된 댐은 △아미천댐 △아삼척산기천댐 △아예천용두천댐 △아거제고현천댐 △아김천감천댐 △아의령가례천댐 △아울산회야강댐 △아청도운문천댐 △아강진병영천댐 등 9곳이다. 환경부는 기초 및 광역지자체와의 공감대가 형성된 9곳을 후보지로 반영했다. 9곳의 후보지는 향후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통해 댐 필요성, 위치, 규모, 용도 등을 구체적으로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반면, 아직 주민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동북천댐, 지천댐은 협의체를 통한 추가 논의 후 공감대가 형성되면 후속 절차를 추진한다. 수입천댐, 단양천댐, 옥천댐은 댐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관련 기초 및 광역지방자치단체 등과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추진을 보류한다. 환경부는 현재 공감대가 형성된 9곳은 후속 절차를 진행해 나가고 나머지 지역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이번 관리계획 수립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 계획이 마련됐다"며 “기후대응댐의 경우 13년 만에 댐 계획이 수립되는 만큼, 지역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역과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며, 댐이 기후 대응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1차 전기본 뜯어보기-재생에너지] 2038년까지 총 125.9GW 보급…“기후에너지부·국가재생에너지청 신설 필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지금보다 3.7배는 늘려야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를 원활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처인 기후에너지부와 공공기관인 국가재생에너지청 등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제안하고 있다. 1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1차 전기본에 따라 2038년까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125.9기가와트(GW)까지 늘리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 기준으로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량은 33.9GW이다. 즉, 13년 내에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현재보다 3.7배나 늘려야 한다. 2038년 재생에너지 보급량 125.9GW 중 태양광은 77.2GW, 풍력은 40.7GW, 바이오에너지 등 기타는 4GW로 구성됐다. 2030년 보급량은 78.0GW이다. 11차 전기본은 2050년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중점으로 설계됐다. 2030년 NDC에서는 전환(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2억6960만톤에서 149만9000톤으로 44.4% 줄여야 한다. 2030년 이후 목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1차 전기본은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가정하고 단순 계산으로 2038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8310만톤까지 줄이는 것으로 계획했다. 즉, 2038년 재생에너지 보급계획 125.9GW는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8310만톤까지 줄이기 위해 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1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단지, 수상, 주차장 부지에 태양광 확대 촉진, 이격거리 규제 개선, 해상풍력 인허가 애로 해소, 수요분산 등의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11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조직부터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는 지난 11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제안한 '기후국회 입법·정책 과제 제안서'에서 기후에너지부와 국가재생에너지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후에너지부는 환경부의 기후위기 대응 기능과 산업부의 에너지 기능을 통합해 만드는 정부부처이고, 국가재생에너지청은 재생에너지 계획 수립, 정책 집행, 계통 및 시장 운영, 산업 고도화 및 연구개발(R&D)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전문 기관이다. 한재협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산업정책을 일관 되게 추진하고 기후위기 극복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한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필수"라며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 70%까지 확대돼야 한다. 이에 걸맞은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려면 전담 조직과 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민의힘 기후위기대응특위 ‘기후, 국민께 듣겠습니다’ 연속 간담회 개최

국민의힘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임이자 국회의원, 간사 김소희 국회의원)이 13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관 245호에서 '기후, 국민께 듣겠습니다! 연속 정책 간담회' 제1차 '기후산업으로 50년 성장을 재현하다' 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기후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기후산업 중심의 지속가능한 국가 성장 전략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산업계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해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정책적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주요 의제는 ▲기후테크 기술, 금융, 제도 등 지원 ▲공공부문 등 수요 확대 ▲지역 인프라 발전 ▲스타트업 육성 및 대기업 상생 방안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 지원 방안 등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포스코, 현대자동차, 두산에너빌리티,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후산업 발전 제언을 할 예정이며, 산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가 함께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논의한다. 기후특위 간사인 김소희 의원은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기후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50년 성장을 재현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간담회가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기후위기대응특위가 기획한 '기후, 국민께 듣겠습니다' 정책 연속 간담회는 기후산업을 시작으로 기후물가, 안보, 복지 등을 주제로 4차례의 간담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수원시,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전년보다 4750톤 감소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지난해 수원시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8만 4894t으로 전년보다 4750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11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2024년도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억제 성과평가위원회'를 열었다. 시에 따르면 시는 일반주택 음식물 종량제 RFID(음식물류 폐기물 무선식별시스템) 기기 설치, 공동주택 대형감량기 시범 설치(3년간 시범 운영),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홍보 활동 등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 감량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시내 가정(소형음식점 포함)에서 발생한 음식물류 폐기물은 7만 3033t으로 전년보다 2542t 줄었고 다량배출사업장은 1만 1861t으로 전년보다 2208t 감소했다. 시는 이번 평가 결과를 음식물류 폐기물 관련 시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필요한 만큼만 음식물을 구매하고 남기지 않고 먹는 작은 실천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 여러분이 음식물류 폐기물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시와 아주대학교가 주최하는 '2025 수원 ITS 아이디어톤 대회'가 2025년 수원 IT 아태총회 기간(5월 28~30일) 중 열린다. '수원의 미래 ITS 발전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리는 아이디어톤 대회는 ITS(지능형 교통체계)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이 1~4명으로 팀을 구성해서 참가할 수 있으며 오는 17일부터 5월 7일까지 신청해야 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본선 진출팀에는 소정의 활동비를 제공하고, 총회 무료 등록 혜택을 주며 최종 발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6개 팀에는 대상(1개 팀) 100만 원, 최우수상(2개 팀) 70만 원, 우수상(3개 팀) 50만 원을 시상한다. 아이디어톤(ideathon)이란 아이디어(idea)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제한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도출해 발표하는 대회다. 수원시 관계자는 “ITS 아디이어톤 대회는 미래의 ITS 발전을 끌어나갈 주인공인 청년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며 “ITS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주최하는 '2025 수원 ITS 아태총회'는 'ITS가 제시하는 초연결도시(Hyper-Connected Cities by ITS)'를 주제로 오는 5월 28일에서 30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와 수원시 일원에서 열린다. 장차관 등 고위급 회의, 학술 세션, 전시회·비즈니스 상담회, 기술 시찰·시연, 시민 참여 프로그램, 공식·사교 행사 등이 진행되며 20여 개국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시는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내 새천년수영장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 내년 2월까지 준공하기로 했다. 시에 의하면 1999년 문을 연 새천년수영장은 26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되고 안전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됐다. 지붕재, 기계·전기·통신·소방 등 노후 설비, 방수·노후 마감재 등을 전면 교체하고 내부 인테리어를 개선할 계획이며 탈의실 동선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탈의실 위치를 변경하고 장애인 샤워·탈의실 등을 설치한다. 기존 북카페는 없애고 그 공간에 매점과 안내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새천년수영장은 2021년 1월 보수·보강공사 추진 계획이 수립됐고 이후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2022년 12월 첫 공사가 시작됐으나 2023년 2월 중도리(2차 부재) 부식으로 인해 기존 보강법으로는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전문가의 검토 결과가 나와 공사가 일시 중지됐다. 시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정책과, 건축과, 건설정책과 등 관련 부서 전문가가 자문을 했고 “주요 구조부재는 안전하지만 중도리는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공사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구조안전진단 용역을 한 후 9월부터 12월까지 건축기획용역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실시설계용역, 9월부터 10월까지 설계VE(가치공학)·기술 자문을 거쳐 공사 계획을 세우고, 지난 2월 27일 공사를 시작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오랫동안 안심하고 이용하실 수 있도록 지붕의 안전성을 높이고 낡은 기계설비도 전면 교체해 공기·수질을 개선할 예정"이라며 “재개장을 기다리는 시민이 많은 만큼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사를 완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EE칼럼] 지금은 NDC보다 AI가 먼저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증기기관, 내연기관, 전기와 같은 획기적인 기술개발과 이를 뒷받침하는 화석에너지에 의해 탄생한 산업혁명은 각종 기계의 발명을 통해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 인류는 또다시 새로운 혁명의 문 앞에 서게 됐다. 바로 인공지능(AI) 혁명이다. 이번에는 인간의 또 다른 한계인 지적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계산을 넘어 패턴을 학습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돕는다. 인간의 분석 능력 범위를 넘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뿐히 처리하며, 의료·과학·예술 등 지금까지 고유한 지적 영역으로 인식되던 분야까지 인간을 대체할 태세다. 산업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AI 혁명에도 에너지 소비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인간의 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정도다. 이는 몸 전체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과 거의 맘먹는 수준이다. 조금은 생뚱맞게 들리겠지만, 인간의 뇌 활동을 대체하는 기술혁명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AI 혁명에는 엄청난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 산하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8년까지 최대 132GW에 이를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작년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전력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신청 건수가 732개이고 여기에 필요한 전력은 49.4GW에 이른다. 여기에 AI 혁명을 뒷받침할 반도체를 생산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필요한 전력 10GW는 별도다. 작년 최대전력수요 93.2GW와 비교하면 엄청난 크기다. AI 혁명에 성공하려면, 새로운 차원의 전력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추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AI 혁명 전과 후의 경제체제는 완전히 다른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경로 파괴적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비상사태 선언이 상징적 사건이다. 에너지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미국이 에너지 부족으로 AI 혁명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우리나라는 더욱 절박하다. AI 관련 산업 비중이 높은 가운데 국가 경제의 해외 의존도도 높아, AI 혁명에 실패하여 경쟁력을 상실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구조다. 미국보다도 비상한 자세로 에너지 확보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가롭기 그지없다. 최상위 에너지계획으로 볼 수 있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1년 8개월이나 지연된 지난달 21일에 늦장 확정될 정도로 긴장감이 없다. 내용도 현실과 딴판이다. 2038년까지 데이터센터에 의한 추가 수요 전망이 4.4GW이다. 앞서 소개한 입법조사처 2029년 전망치 49.4GW와 비교해 10배 이상 낮다. 물론, 부지 선점을 노린 데이터센터 신청에 근거한 입법조사처 전망에는 허수가 많다지만. 10배 이상 차이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기에 올해 유엔에 제출할 2차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정하고 있는 탄녹위는 한술 더 뜬다. 발전 부문에서만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65% 감축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계획된 신규 원전이 고작 2기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재생에너지 올인을 의미한다. 2030년까지 44% 감축하는 1차 NDC도 재생에너지 비중을 21.6%로 올려야 달성된다. 그러나 2023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9.6%에 지나지 않으므로, 매년 거의 7GW씩 늘려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해 보인다. 더욱이 고작 이용률이 20% 내외일 정도로 간헐성이 극심한 태양광, 풍력으로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등 보완 설비가 꼭 필요하지만 이에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계획을 고집하면, AI 혁명에서 필패한다. NDC도 중요하지만, AI 경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가려가며 사용할 여유가 없다고 선언한 이유다.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잠시 시간을 벌었다. NDC를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재생에너지 올인 정책에서 벗어나 AI 혁명에 필요한 충분한 전력 공급에 나서야 한다. 어쩌면 AI가 기후변화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AI의 도움으로 꿈의 에너지 기술인 핵융합이나 초전도체 개발을 앞당겨 기후변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에는 NDC보다 AI가 먼저로 보인다. 박주헌

동해심해 가스전 가능성 여부 곧 판명난다…석유公, 해외투자 유치 착수

정부가 동해심해 가스전을 개발할 권리인 조광권을 재설정한 가운데, 석유공사가 이를 발급받는 대로 해외투자 유치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해외 메이저들이 투자 입찰에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동해심해 가스전에 대한 계속사업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석유개발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동해심해 가스전에 대한 기존 조광권을 정부에 반납하고 곧 새로운 조광권을 부여받을 예정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저광물자원개발심의위원회를 열고 석유공사가 요청한 조광구 분할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기존 6-1광구와 8광구에 설정된 2개의 조광구를 4개로 분할했다. 조광구는 조광권이 설정된 구역을 뜻한다. 석유공사는 새로 부여받은 조광권을 바탕으로 곧바로 해외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3월 안에 투자 유치 입찰이 이뤄질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정부 등록사무소에 조광권 출원을 요청한 상태로, 통상대로라면 며칠 안에 출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곧바로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입찰을 개시할 계획이다.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관련 부서가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투자 유치의 성공 여부는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의 미래와 직결된다. 즉, 투자 입찰에 해외 메이저사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한다면 경제성을 갖춘 매장량을 가리키는 유망성이 높다는 입증되는 것이고, 반대로 메이저사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면 유망성이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심해 유가스전 개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일단은 경험과 자금력이 풍부한 해외 메이저사들이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성공적 개발에 유리하다"며 “이들은 물리탐사나 첫 탐사시추에서 나온 지질특성 자료를 분석해 참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이 입찰에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곧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의 미래에 중대한 모멘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개의 유망구조로 이뤄진 동해심해 가스전은 물리탐사를 마치고 이제 지하 지층을 뚫어 매장량을 확인하는 탐사시추 단계에 있다. 첫 시추 대상인 대왕고래 구조에서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정치 야권은 '실패', '사기'로 규정하며 추가 시추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율 상승 여파로 1번의 시추에는 약 1200억원이 소요되는데, 이 비용을 복지 등 다른 곳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첫 시추에서 석유가 생성되고 저장될 수 있는 환경인 '석유시스템' 구조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고, 여기에 해외 서비스업체에서 진행 중인 시추시료 분석 결과도 양호하게 나온다면 그만큼 유망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인터뷰] “美, 기술패권 놓고 中과 건곤일척 경쟁…알래스카 개발, 북극시대 선점 포석”

미국 트럼프 정부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개발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특히 최근 의회 연설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압박도 가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높은 관심을 쏟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기후변화로 북극항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과 중국과의 기술패권 싸움에서 중단기적으로 미국의 화석연료 생산 강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1300km 가스관 설치, LNG 수출기지 건설 등 대규모의 개발이 필요해 야생동물 보호구역 등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는 북극의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 환경단체들의 줄소송 및 참여 기업들에 대한 비난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실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크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월 5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전략 싱크탱크인 CSIS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회복력 있는 동맹 간 에너지 협력'(Resilient Allied Energy Cooperation in the Indo-Pacific)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과 함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이 컨퍼런스에 한국의 대표 패널로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가 직접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임 교수로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전략은 무엇이고, 한국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우선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행사에 참석하게 된 배경과 어떤 행사였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CSIS 초대로 참석하게 됐다. CSIS의 한국학 석좌인 빅터 차(Victor Cha) 조지타운대 교수는 정책 입안자, 전문가, 학자들이 모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 3국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본 컨퍼런스를 주최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컨퍼런스 대주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회복력 있는 동맹 간 에너지 협력'이었고, 저는 1세션인 '미국의 화석연료 회귀와 그 함의'에서 한국측 발표자로 나섰다. 2세션은 '한일공동개발구역(7광구)에서의 한일 협력', 기조연설은 공화당의 댄 설리번(Dan Sullivan)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마지막 세션은 '한미일 민간 원자력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회의가 진행됐다. -트럼프 정부는 화석연료로 회귀하면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에너지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했다. 알래스카 자원 개발을 추진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3월 5일(현지시간) 있었던 의회합동연설에서도 한국을 두 번 언급했는데, 알래스카 가스 개발과 관련해서는 한국을 먼저 언급했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과 관련해 우리 업계의 입장이 조심스러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필요한데다가 건설 기간, 도입 시기의 한국의 가스 수요 전망과 도입 가격, 미국 국내 정치 변화로 인한 리스크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연료를 적극 활용해 미국 산업계를 뒷받침하면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하며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은 인공지능(AI)과 우주 기술과 같은 미래 기술 패권을 놓고 중국과 건곤일척의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서 풍부한 화석연료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있어 큰 부분이다. 재생에너지와 같은 녹색기술에서 중국은 이미 훨씬 앞서 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이런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며, 에너지 다소비국이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게 이 흐름에 함께 하기를 종용할 것이다. 화석연료와 더불어 원자력 역시 중요하다. AI와 디지털센터, 양자컴퓨터, 가상화폐 등 미래 기술들이 확대되면 될수록 전력 수요는 동반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를 화석연료로만 감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는 러시아나 중국이 이미 미국을 앞서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 분야 역시 기술력을 보유한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협력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내용들이 컨퍼런스에서 다뤄졌다. -미국과 아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확대에서 알래스카 LNG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에도 알래스카 LNG 개발에 적극적이었다. 그에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크게 두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첫째, 알래스카 가스 개발사업은 동토의 땅에 1300km나 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글로벌 석유 큰손들도 중도 포기한 사업이다. 그만큼 어려운 프로젝트이다. 이 정도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동맹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한국과 일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이나 일본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의 가격을 지불하고 있고, 거리적으로도 매우 가깝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좋을 수 있는 상대일 것이다. 또한 두 나라는 미국을 상대로 큰 무역흑자를 누리고 있으면서 안보 측면에서는 비대칭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거래적 관점에서 볼 때 압박을 가하기에 용이한 상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바이든 행정부 당시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이나 얼라이쇼어링(allyshoring)과 유사한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알래스카가 가진 지전략적(geostrategic) 가치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기후변화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기후변화 결과로 북극 항로는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사일 방어 등을 생각할 때에도 북극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계속 언급한 것도 본격적인 북극 시대에 대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이런 차원에서 알래스카의 지전략적 가치는 향후 더 주목 받을 수 있다. CSIS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댄 설리번 의원은 “그린란드도 좋지만, 알래스카가 더 낫다.(Greenland is nice, but Alaska is better)"라는 말로 연설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알래스카는 천혜의 자연지역이라 개발에 대한 반대여론이 많다. 현실적으로 LNG 프로젝트가 개발될 수 있을까? 만약 다음에 민주당이 집권해도 프로젝트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미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변수에 대해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에 승인된 사업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엎어지기도 했다. 댄 설리번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바이든 정부 시절, 수십 개가 넘는 행정명령을 통해 알래스카 자원 개발이 발목을 잡혔다고 맹비난을 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차이가 있는 만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면 민주당이 재집권할 경우의 리스크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위해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일본-미국 정부 간 합의사항을 문서화하거나 미국 의회에서 알래스카 LNG를 '전략 프로젝트'로 승인함으로써 행정부의 일방적인 철회로부터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3국, 혹은 그 이상의 파트너 국가들이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은 환경단체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정부로부터 참여를 요청받은 일부 기업들은 벌써부터 이를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석탄과 달리 천연가스의 경우에는 다소 예외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른바 저탄소(low-carbon) 내지 무탄소(carbon free) 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는 저마다의 한계를 갖고 있다. 특히 한국 같이 국토가 협소한 경우에 발전설비를 계속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천연가스는 당분간 전력 생산에 있어 중요한 '가교 연료(bridge fuel)'로서 그 역할이 쉽게 축소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판단은 한국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나, 옆 나라 일본의 7차 에너지기본계획에도 반영돼 있다. 가스가 가교 연료로서 기능하는 한, 가스를 수입하는 수입원이 다변화돼야 하는 것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물론 호주나 동남아 국가들로부터의 도입이 중요하지만,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며 환경단체들도 계속 설득할 필요가 있다. 가스뿐만 아니라 저·무탄소 전원과도 어떻게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를 구성할 것인지 등을 놓고도 함께 협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정부는 청정에너지를 거부하고 화석연료로 회귀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탄소중립은 추진하되 현실적으로 하자는 건가? ▲트럼프 대통령은 재생에너지에 회의적인 것은 맞지만, 모든 녹색기술을 다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예를 들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행정명령에 보면 에너지원에 관한 정의에서 석유, 가스, 석탄 같은 화석연료는 물론 지열, 수력, 바이오연료 등도 포함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언급했다시피 미국의 풍부한 화석연료 자원을 지랫대로 삼아 자국의 산업 경쟁력과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 우위에 입각한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본다. -한국은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운명으로서, 앞으로 에너지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과 같은 국가에게는 정말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자원 빈국이면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다소비국이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는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도 중요하다. 녹색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곧 우리의 미래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둘 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가 중요하고, 녹색기술 개발에도 계속해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 정세와 에너지 전략 등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현시점 우리나라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보다 에너지 정책의 이념화를 막아야 한다. 현실적인 판단이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을 위해 가장 필요하며, 어떤 특정 에너지원도 선악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소비 측면에서의 효율성 개선, 달리 말해 에너지 절약에도 국민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쓸 데 없는 소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만으로도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즉 미래 먹거리가 무엇이어야 할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고민하고 추진해야 한다. 특히 산업 정책과 에너지 전략은 반드시 함께 구상돼야 한다. 산업화 시대의 요구에 맞춰서 만들어진 에너지 인프라의 혁신도 그 전략 안에 포함돼야 한다. 총체적인 국가 전략이 세워지는 것이 절실한 시기라 하겠다. △도쿄대학 국제관계학 학사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국제학 석사 △존스홉킨스대학교 고등국제학대학 국제관계학 박사 △국립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재직 중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전기차 충전기시장 무슨 일이…정부보조 구축사업서 상위권 업체들 모두 탈락

올해 전기차 충전소 보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기차 충전사업의 1년 농사를 결정짓는 보조금사업에 선정된 사업자 수가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업계가 전기차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올려놓은 환경부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1일 환경부 무공해차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급속 충전시설 사업수행기관은 12개, 완속은 17개가 선정됐다. 이는 지난해 선정된 사업자 수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급속 충전시설 사업수행기관은 28개, 완속은 40개가 선정됐었다. 업계는 충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업체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완속 충전시장 업계 상위 3위권 업체인 GS차지비, 에버온, 파워큐브가 모두 사업수행기관 선정에서 탈락했다. 상위 10위권 기업 중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업체는 △LG유플러스 볼트업 △휴맥스이브이 △플러그링크 △한국전자금융 △이지차저 뿐이다. 급속에서는 환경부(한국자동차환경협회) 제외 민간기업 중 점유율 1위인 채비가 사업수행기관에 선정되지 못했다. 채비의 뒤를 이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SK일렉링크와 이브이시스는 사업수행기관에 선정됐다. 급속은 완속보다는 비교적 선전한 셈이다. 환경부는 매년 초 충전시설 사업수행기관을 모집한다. 이들의 사업능력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겨 총 100점 만점 중 85점 이상을 받은 업체를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한다. 선정된 업체는 그해 동안 정부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다. 전기차 충전시설 사업수행기관에 선정되지 못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충전가격 증가 등으로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충전업계는 이번에 상위권들이 대거 탈락한 원인으로 충전기 보조금을 불법 수령한 업체 6개가 제외된 영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국감에서는 전기차 충전업체 6개가 총 62억원의 보조금을 부정수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6개 업체는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환경부는 사업수행기관을 평가하면서 수사를 받고 있는 업체에 최대 8점을 감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충전기 공동이용(로밍서비스)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밍서비스란 업체가 회원들에게 다른 업체의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올해 사업수행기관 선정평가에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은 충전기 공동이용 체결 협약 규모와 공동이용 평균요금에 대한 평가항목을 추가해 총 10점을 부여했다. 즉 회원들이 다른 전기차 충전기를 쓰더라도 차별을 과하게 주지 말라는 의미다. 올해 충전시설 보조금이 상향되면서 업체 선정 기준은 더 엄격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환경부는 올해 워낙 사업수행기관에 선정된 사업자 수가 적다 보니 이달 중으로 2차 공고를 낼 예정이다. 한 충전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사업수행기관이 너무 적으면 충전시설 보급이 위축될 수 있다"며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로밍서비스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하면서 사업수행기관 선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업체들이 2차 공고에 선정되려면 로밍서비스 구축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해야 할 것"이라며 “보조금 부정수급에 연류된 업체들은 경찰 수사 결과 무죄가 나온다면 다시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넷제로홀딩스그룹, 방글라데시 남다카市와 쓰레기매립장 가스자원화 및 탄소 감축 MOU

글로벌 탄소 감축 사업 및 카본 파이낸싱 컨설팅 기업인 넷제로홀딩스그룹이 방글라데시에서 쓰레기 매립지 가스를 재활용한 탄소 감축 사업에 나선다. 넷제로홀딩스그룹은 최근 방글라데시 남다카(Dhaka)시와 쓰레기 매립장 가스 자원화를 통한 국제 탄소 감축 사업에 대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현지기업인 B&F그룹과 함께 한다. 이번 사업은 일 3000톤 이상 유입되는 남다카시 쓰레기매립장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메탄가스를 자원화해 지속 가능한 도시로 전환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는 환경, 위생,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뉴 클린 다카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폐기물 관리 체계 개선, 공중보건 및 위생 개선, 환경 보호 및 녹색 도시화, 지역사회 참여와 인식 제고 등 다양한 실천 목표를 정하고 관련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시의 팽창으로 인해 유입되는 넘치는 쓰레기 처리를 위해 폐기물 에너지화(W2E), 폐기물 재활용 통한 감축 등 다양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넷제로홀딩스그룹은 폐기물 매립지 및 인근 추가 설립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LFG)를 포집 및 처리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감축된 온실가스 감축 실적 등록 및 ITMO(국제이전감축실적) 방식을 활용해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와 매립 가스 잠재량 추정, 매립가스 자원화, 에코 파크 시설화, 메탄 가스 발전 또는 공급 등 다양한 타당성 분석을 협력할 예정이다. B&F그룹은 1996년 방글라데시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현재 아시아한상 방글라데시 연합회 회장인 박종완 회장이 이끌고 있다. B&F그룹은 지난 30여년 간 한국 기업의 방글라데시 진출을 돕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해 넷제로홀딩스그룹과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유망 탄소 감축 사업 발굴, 방법론 개발 및 등록 등 탄소 중립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희원 넷제로홀딩스그룹 대표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다카시의 매립가스 사업을 시발로 다양한 탄소 감축 사업을 전개해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방글라데시로의 전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품질 탄소 배출권 창출을 위해 실시간 탄소 모니터링 등 디지털 MRV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유망 IoT 스타트업 기업들과도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4년 설립된 넷제로홀딩스그룹은 감축 사업 발굴 및 개발 등 탄소 중립 솔루션 제공 및 탄소 금융전문 서비스 기업으로, 보유한 글로벌 네트웍을 통해국내뿐아니라 방글라데시, 몽골,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동 국가 등 ITMO 배출권 창출 잠재력이 큰 국가를 대상으로 유망 사업 발굴에 적극적인 행보를 나서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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