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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활’ 삼성전자, 내년 HBM4로 ‘대반격’

삼성전자 반도체가 올해 3분기 7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뿐 아니라 전 제품군에 걸친 '메모리 초호황(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내년에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3분기 매출 86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매출 33조1000억원, 영업이익 7조원을 챙겼다. 직전 2분기 4000억원에 그쳤던 DS 부문 영업이익을 18배 가량 크게 늘리며 '화려한 반도체 부활'을 알렸다. 반도체 실적 개선을 이끈 원동력은 HBM 사업 정상화와 범용 D램 가격 상승이었다. 삼성전자는 “HBM3E(5세대) 판매 확대와 DDR5·서버용 SSD 수요 강세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성능 논란으로 한동안 품질 테스트 벽을 넘지 못했던 HBM3E 제품도 엔비디아에 공급을 개시, 경쟁력 회복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모든 고객사에 HBM3E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엔비디아에도 납품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미 AMD의 AI 칩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 중이며, 브로드컴·아마존·구글 등 주요 빅테크의 자체 AI 칩 개발 움직임에 맞춰 고객사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삼성은 덧붙여 말했다. AI 인프라 확대로 HBM 수요가 급증하자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전체 메모리 가격이 상승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9월 들어 범용 D램 DDR4 가격이 DDR5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낸드 시장도 공급난으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범용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로선 수익 개선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시스템LSI·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영업 손실이 완화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적자가 올해 3분기 약 1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도 콘퍼런스 콜에서 “2나노(나노미터) 대형 고객 수주 등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며 “원가 절감과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폭이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를 확정했다. 시스템LSI 매출 확대와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 상승, 스마트폰 사업부의 비용 절감이 맞물리며 '일석삼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4(6세대) 양산에 집중하며 '반격'을 예고했다. 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세대 10나노급(1c) D램 생산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HBM4는 업계 유일하게 1c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HBM4 개발을 이미 완료해 모든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으며, 고객 일정에 맞춰 양산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GPU 성능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사들이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초기 단계부터 이를 반영해 11Gbps 이상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3분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폴더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와 견조한 플래그십 판매로 매출 48조4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제품 대응과 플래그십 수요 강세로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하만은 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호조와 전장 사업 확대로 40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반면 TV(VD)와 생활가전 부문은 경쟁 심화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경주APEC] 트럼프 “韓 핵 추진 잠수함 승인”…상업적 핵 이용 급물살 타나?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요청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만에 전격 '승인'했다. 우리나라의 핵연료 재처리 기술 보유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핵 관련 기술 개발에서 나아가 핵보유까지 우리나라의 핵 관련 안보 지형이 급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핵 대응과 한·미동맹 현대화, 조선·원자력 산업에 파급을 줄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체류 중이던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현재 보유한 기동성이 떨어지는 구식 디젤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허용을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표다. 핵추진잠수함 개발에는 소형 원자로와 농축우라늄 연료 등 핵심 기술이 필요한데, 미국은 과거 핵확산 우려로 한국의 저농축 우라늄 지원 요청을 거절해온 만큼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은 파격적 조치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적대국이 핵무기로 공격해와도 '최후의 보복'을 가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는 길이 열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북핵 대응이라는 안보적 필요와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전략적 구상, 나아가 조선·원자력 산업 협력과 대중 견제까지 맞물린 다층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수십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올해 5000t급 구축함 '최현호', '강건호'를 진수했으며, 자체 핵잠 건조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핵잠은 핵무기를 탑재하는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니라 원자력을 동력으로 쓰며 재래식 탄두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는 공격형 잠수함(SSN)으로, 기존 디젤잠보다 잠항·작전 능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또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한미동맹 현대화'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위성락 안보실장이 전날 전했다. 한미간 조선 협력에도 큰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바로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적 거점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내 조선소로, 지난 8월에는 양국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일환으로 50억달러(약 7조원)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됐다. 그러나 지난 14일 중국 상무부가 필리조선소를 포함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목록에 올리며 한미 협력에 강력한 견제구를 던진 바 있다. 또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응할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수십 발의 핵폭탄을 실전 배치했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핵잠도 동해와 남중국해에서 은밀히 활동 중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상대국 핵추진 잠수함 출항 시 즉각 공격형 핵잠으로 추적·감시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작전 능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성사될 경우, 한미동맹의 위상을 높이는 전기가 되는 동시에 '동맹 현대화'를 내세운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비롯해 더 많은 역할을 한국에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운용을 위해선 핵연료 확보가 선결 과제인데, 이를 위해 원자력협정 개정과 핵 연료 재처리 기술 보유가 필수다. 우리나라는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 측의 서면 협의 없이는 농축 우라늄(농축도 20% 미만)을 직접 생산할 수 없다. 한·미는 지난 8월 정상회담 전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의견을 같이했으며,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 달라"며 원자력협정 개정 작업의 조속한 착수를 강조했다. 핵 연료 재처리를 통한 농축 우라늄 기술 확보는 군사용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원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핵연료들은 현재 모두 수입품인데, 이를 국산화할 경우 막대한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게 되면 잠수함뿐 아니라 LNG 운반선·쇄빙선·극지 탐사선·해양플랜트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돼 관련 산업 생태계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민간 선박에 저농축 우라늄을 적용한 추진 체계가 먼저 상용화돼야 하고, 그다음에 파생적으로 핵추진잠수함 등 군사적·비군사적 적용이 따라와야 현실성이 있다"면서 “핵잠수함 확보가 목적이라면 몇 척을 왜 필요한지,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등 기본적 개념 정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봉합”…관세 인하·희토류 합의

글로벌 G2인 미국과 중국이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전쟁의 '봉합'을 합의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합성마약 펜타닐 차단에 협력하는 대신 미국은 관세 일부를 인하해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12시 50분부터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의전시설 '나루마래'에서 약 1시간 40분 동한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정상이 단독 회담을 가진 것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 방지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기로 했다"며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10%포인트(p)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중국이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합성 마약 펜타닐의 원료를 공급해 캐나다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미국이 해당 관세를 철회하기 전까지 수입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이날 협상에서 중국은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수입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발표한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우리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에 집중했으며, 중국이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올해 내내 이어져온 미·중 무역 전쟁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멋진(amazing) 회담이었다", “10점 만점에 12점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중 관세는 47%로 낮아졌다"며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서 매우 수용 가능한 형태로 합의를 했다. 많은 결정이 이뤄졌고 남은 것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만 문제는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종전을 위한 협력에 뜻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또 내년 초 재회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에 맞춰 시 주석도 미국을 답방하기로 했다. 시 주석의 방미는 플로리다주 트럼프 소유 리조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김해공항에 대기 중이던 전용기에 올라 귀국했다. 반면 시 주석은 의전 차량을 타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로 이동했다. 시 주석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다음달 1일 회담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李대통령 “韓中 경제협상채널 확대…FTA 서비스투자협상 가속”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진행된 중국 신화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협상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분야의 실질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 채널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에 실질적 진전 이뤄지도록 협의를 가속화해 새로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공급망 협력 필요성도 부각했다. 그는 “(중국과) 1992년 수교 이래 상호 보완적인 산업 구조와 공급망을 형성해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양국의 교역·투자 관계는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활발한 경제적 교류는 아태 지역, 나아가 글로벌 산업·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라며 “양국이 향후 지속적으로 산업·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고,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정상 간 회담에서 통상·산업 분야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한반도 평화·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공동인식을 기초로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비핵화·평화를 실현할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평화의 문제'에서 한반도 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우리는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기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오전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경주로 이동한다. 시 주석은 이후 31일 APEC 정상회의와 만찬에 참석하고 11월 1일에는 이 대통령과 한중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방한 기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과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트럼프 “韓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李대통령 요청 하루만에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한국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요청을 한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단순한 군사 결정이 아닌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미국의 기술 지원·연료 공급이 수반되는 사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미국의 정책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양국 조선 협력의 상징적 장소다. 한화는 지난 8월 미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일환으로 해당 조선소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중국이 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하면 한국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 한반도 방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을 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승인 입장을 공개함으로써,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추진 잠수함 운용에는 저농축 우라늄 연료가 필요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번에 추진되는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 인하의 대가로 3500억달러를 지불(pay)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고, 부유한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은 총 6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는 직접 현금 투자,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투자금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 말미에 “훌륭한 총리와의 훌륭한 여행이었다"고 적었다가 이후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과의 여행이었다"고 정정했다. 연합뉴스

[경주 APEC] “노딜도 불사” 배수진, ‘연 200억弗’ 10년 할부 관철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방안을 핵심으로 한 한미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일본이 미국에 '투자 백지수표'를 제공하는 5500억달러 투자 MOU에 서명해 우리 협상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서도 교착 장기화를 각오한 배수진 끝에 연간 200억달러 투자 한도 설정 등 일본보다 개선된 조건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내역에 합의했다"며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 돼 있고, 팩트시트도 양국간 세부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주 정상회담 담판을 통해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최대 쟁점이던 현금 직접투자는 2000억달러로 정하되, 한국의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묶었다. 애초 미국은 7월 30일 큰 틀 합의 이후 투자 패키지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그것도 단기간 '선불'로 송금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한국 측이 '외환 위기'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자 미국이 분할 투자안에 동의했고, 이에 따라 극적 합의가 성사됐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현금 투자 비율을 놓고도 한미 간 공방이 격화됐다. 우리 정부는 당초 3500억달러 중 직접(현금) 투자를 5% 이내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보증으로 충당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일본이 '백지수표'식 5500억달러 MOU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요구가 한층 거세졌다. 정부 내부에선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 차이, 원화와 기축통화인 엔화의 위상 차이를 감안할 때 일본식 조건을 수용하면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했다. 이에 정부는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유럽보다 불리하다는 내부 여론에도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합리적 패키지를 만들겠다며 사실상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했다. “(미국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타임 인터뷰)이라는 이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당시 정부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무 채널에선 설득 중심의 '강온 병행' 전략을 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라인을 축으로 한국이 조선 등 미국 제조업 부흥에 필수적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과도한 현금 요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라며 조정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김 장관을 “터프한 협상가라고 들었다. 조금 더 능력이 부족한 분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협상 기류를 방증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늦게 투자 협의를 매듭지었지만, 분할 투자와 함께 여러 조건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일본이 5500억달러 전액을 현금 투자 중심으로 합의한 반면, 한국은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만 현금으로 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 산업 부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별도 할당했다. 마스가 협력 투자는 한국 주도로 진행되며, 한국 조선사의 대미 직접투자(FDI)는 물론 국내 공적금융·민간은행 보증을 포함하는 구조다. 신규 선박 도입 시 장기 금융을 통한 선박금융도 포함돼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은 높였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한화그룹 필리조선소 사례 등 대미 조선 투자 확대 흐름을 감안하면, 정부 직접 부담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1500억달러를 경감한 효과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투자 MOU에는 '원리금 회수가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한다는 원칙과, 프로젝트 진행 정도에 따른 단계적 집행(선불 금지)이 담긴다. 또한 일본이 프로젝트별 SPV(특수목적법인)로 자본금을 대는 방식인 데 반해, 한국은 전체 프로젝트를 '엄브렐러(우산) 구조'로 묶어 운용함으로써 특정 프로젝트 손실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상쇄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관세 측면에서는 자동차 관세 25%→15% 인하와 함께,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에 대한 최혜국 대우가 향후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투자 MOU 서명은 특별법 제정과 국회 동의 이후에야 가능하다. 김용범 실장은 “우리는 (한미 투자) MOU에 MOU 서명을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하고, 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며 “이름은 몰라도 대미 투자기금이 신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매년 30조원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간다는 측면에서 국내 외환시장과 산업에 충격이 없을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번 타결안에는 그동안 언급되던 통화스와프는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정치 상황에 따라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걱정이 계속 따라다닐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는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연간 30조원 새로 생기는 말인데, 외환시장에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영향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국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시경제 관점에서 그나마 플러스를 기록했던 부문이 설비투자인데, 기업 돈이든 정부 지원이든 한국 설비를 늘릴 돈이 매년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어떻게 우리 국내총생산(GDP) 구성항목 중 투자에 영향이 없을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한미 관세협상 합의…“대미 투자 年한도 200억 달러”

한국과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행한 관세 후속 협상에서 사실상 타결을 이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내역에 합의했다"며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 돼 있고, 팩트시트도 양국간 세부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상호관세 및 품목관세 인하와 대미 금융투자를 골자로 큰 틀의 합의에 이른 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금융투자 패키지의 구성안을 놓고 세부 협상을 이어온 바 있다. 투자 패키지의 세부 구성에 대해 김 실장은 “3500억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중요한 점은 연간 투자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0억달러 투자가 한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있고,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협력과 관련해 한국 기업 주도의 추진 원칙이 확인됐다. 김 실장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 마스가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특히 신규 선박의 건조 도입 시에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포함해 우리의 외환 시장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밝혔다. 관세 인하 범위도 구체화됐다. 그는 “상호 관세는 7월 30일 합의 이후 이미 적용되고 있는 대로 15%로 인하해 지속 적용하기로 했으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도 15%로 인하된다"며 “품목 관세 중에서 의약품 복제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으며 항공기 부품, 제네릭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 대비해서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된다. 적용 시점은 이르면 11월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MOU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금 신설이나 보증채 발행 등에 관한 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그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에 속하는 달의 첫날로 소급해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투자 회수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그는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도록 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각각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게 돼 있지만, 한국이 20년내 원리금 전액 상환을 못 받을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간 조달 한도를 설정하고, 특수목적법인(SPV) 구조를 통해 프로젝트 간 손익을 상쇄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환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는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김 실장은 “통화 스와프는 3500억달러 현금투자를 연간 한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 외환시장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다면서 나온 이야기"라며 “한국이 주장하는 외환시장 문제에 대한 상호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연도별 한도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미국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정부는 한미 금융패키지가 산업 경쟁력을 한층 발전시키고, 양국 산업 공급망 공고해지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한미 정상, 경주서 87분 회담…경제·외교 라인 총출동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양국 경제·외교 분야 참모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87분간 진행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회담은 오후 2시39분 시작해 4시6분에 종료됐다. 두 정상은 오후 2시11분께 박물관에서 조우해 공식 환영식과 무궁화 대훈장 수여식을 먼저 치른 뒤,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경제·외교 라인 핵심 참모들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관세협상 카운터파트가 대거 참석했다. 지난 8월 정상회담 당시 '핫라인'을 구축했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회담 종료 후 공동 합의문 발표 등 별도의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다른 6개국 정상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APEC]李 대통령, 트럼프에 “핵잠 연료 허가” 요청…관세협상·안보 현안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와 원자력협정 개정, 방위비 분담, 조선업 등 산업 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아직 협상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매우 곧 타결할 것"이라고 밝혀 급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지난 8월 워싱턴 회담 이후 65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마주했다. 공식 환영·친교 행사에 이어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약 40분 늦은 오후 2시39분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사전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나라 최고 등급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특별히 제작한 천마총 금관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협상 등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한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9개월이 됐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8곳의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며 “피스 메이커 역할을 잘 하고 계시다"고 치켜세운 후 “트럼프 대통령께서 가진 큰 역량으로 전 세계와 한반도에 큰 영향을 만들어 주신다면 여건을 만드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아직 제대로 수용 못해서 불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은 그 자체로 한반도에 평화의 온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것이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수 있어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동맹의 진화를 강조하며 방위비 증액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동맹 현대화와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을 통해, 방위 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 방위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핵연료 잠수함 건조를 위한 사용후 핵원료의 농축·재처리 허용 등 원자력 협정 개정을 공식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핵 추진 잠수함 연료를 공급받게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 달라"며 “가능하다면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서 한반도 동해, 서해 해역에 대한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 부담도 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워싱턴DC 회담에서 합의됐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등 산업 기술 협력 의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투자 확대를 통해, 대미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흥과 조선 협력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면서 “그게 대한민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미국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오래된 한미 동맹을 심화하는데 크게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한반도에서 여러분(남과 북)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면서 “김정은을 매우 잘 안다.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 우리는 정말 시간을 맞추지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CEO 서밋 기조연설에선 한미 관세협상의 이른 타결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의 무역합의를 매우 곧 마무리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 획기적인 협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CEO서밋 개막 특별연설에서 한국이 다자주의의 부활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AI) 등 산업 기술 협력 강화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7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특별 만찬을 갖는다.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태국, 싱가포르 정상들도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경제 협력'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또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시 주석과 최근의 희토류 수출 규제 등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31일 APEC 정상회의 본회의를 주재하며, 다음달 1일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도 30~31일 사이에 첫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한미 정상회담 시작…트럼프 “한국과 무역협상 곧 타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시작 직전 한국과의 무역협상 조기 타결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55분 경주예술의전당을 떠나 한미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13분 박물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은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호위를 받으며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천년미소관 앞에서 국빈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아 환영 인사를 건넸다. 양국 정상은 공식 환영식에 이어 오찬을 겸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CEO 서밋 기조 연설에서 “한국과 무역협상을 매우 곧 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시아 방문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도 무역협상을 타결했다"이라며 “무역협상이 많이 타결됐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미중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며 “말로 협상을 하고 타결하는 것이 싸우는 것보다 훨씬 좋고 전쟁보다 훨씬 좋다. 전쟁을 벌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 모두가 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며 “무역적자, 불공정 장벽, 불공정 시장접근, 취약 공급망 모두를 종식할 것"이라고 했덧붙였다. 한국과의 경제·기술 협력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반도체, 조선 부분에서 특별한 관계며 한국은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미국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1척씩 선박을 건조했지만 더 이상은 배를 건조하지 않고 조선산업이 낙후했다. 한국이 그런 조선업을 가지고 있고 미국은 한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 산업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생산량을 기록한 조선소였는데 제대로 경영이 안 됐고 전임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에 조선업이 사라졌다"며 “일부 회사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는데 아주 성공적인 인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시 조선업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이 번영하면 동맹도 번영하고,인도 태평양 동맹국이 번영하면 세계가 안전하고 부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국 경제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나서 1년도 안 돼 18조달러의 투자를 확보했다"며 “조만간 21조달러까지 투자금이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증시는 41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GDP 성장률은 4%를 넘어섰다"며 “미국은 다시 '황금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정상회담을 가질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훌륭한 분이다. 오늘 오후 별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국 국민은 경제 기적을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기술력을 갖추고 자유민주주의가 번영하는 나라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의 성취와 경험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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