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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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수품 가격, 작년과 비교해보니…과일·한우 내리고 조기·배추 등 올라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추석 20대 성수품 중 과일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와 닭고기, 감자와 양파 시세도 내렸으나 폭염 등의 영향으로 수산물과 오징어·배추·무 가격은 올랐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과·배·배추·무·양파·마늘·감자·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밤·대추·잣·오징어·고등어·명태·갈치·조기·마른멸치 등 20대 성수품 가격이 품목별로 작년 추석과 비교해 등락이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과와 배, 한우 가격은 내렸지만 조기와 배추, 무 등의 품목은 오른 상황이다. 작년 추석 '금(金)사과'로 불린 사과는 올해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내렸다. 사과(홍로·상품) 중도매가격은 10㎏에 7만7980원으로 1년 전보다 4.2% 내렸지만, 평년보다 41.1% 비싸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정부 할인 지원이나 마트별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값이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값이다. 배(신고·상품) 중도매가격은 15㎏에 6만476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3%, 21.0% 비싸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사과 가격은 20% 이상 내렸고 배도 작년보다 저렴해졌다. 대형마트의 경우 사전에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농할쿠폰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사과(1㎏)를 작년보다 25% 저렴한 9155원에, 배(3㎏)를 35% 저렴한 1만320원에 각각 판매한다. 한우와 닭고기 시세도 작년 추석보다 하락했다. 한우 도매가격은 1㎏당 1만8379원으로 추석 성수기임에도 1년 전(1만9244원)보다 4.5% 하락했다. 닭고기 도매가격은 1㎏에 2827원으로 1년 전(3643원)보다 22.4% 떨어졌다. 양파와 감자는 작년보다 수확량이 늘어 가격이 내렸다. 양파(상품) 중도매가격은 15㎏에 1만8160원으로 평년보다 2.6% 높지만 1년 전보다 15.2% 내렸다. 감자(상품) 중도매가격은 20㎏에 3만436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18.5%, 8.0% 내렸다. 밤과 잣, 대추는 가격이 작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배추와 무는 작년 추석 때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배추(상품) 중도매가격은 지난 5일 기준으로 10㎏에 2만7820원으로, 1년 전보다 94.6% 비싸다. 이는 평년과 비교하면 64.5% 높다. 무(상품) 중도매가격은 20㎏에 2만880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58.6%, 51.0% 비싸다. 배추와 무는 지난달 폭염과 열대야로 작황이 부진한데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 값이 올랐다. 이마트는 배추 1포기를 작년보다 3% 오른 5980원에, 무 1개는 87% 오른 3700원에 각각 팔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농림축산부 할인쿠폰(농할쿠폰) 행사 적용 등으로 배추와 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마늘은 잦은 비로 수확량이 줄어 시세가 7% 정도 올랐다. 수산 품목 가운데 조기와 오징어, 멸치가 모두 수온 상승 영향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소매가격을 보면 한 마리에 1797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33.3%, 33.4% 올랐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참조기 20∼25㎝ 1마리는 지난해 2000원에서 올해 3500원으로 75% 올랐다. 오징어 역시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급감했다. 동해안 대표 어종으로 꼽히는 오징어가 지금은 서해안에서도 잡히고 있지만 하루 조업량이 30% 줄어 시세가 올랐다. 오징어(냉동·중) 중도매가격은 1㎏에 1만424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33.4%, 43.2% 올랐다. 대형마트들은 생물 오징엇값이 뛰자 원양어선이 포클랜드 등에서 잡아 온 냉동 오징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마른멸치(대멸) 중도매가격은 1.5㎏에 1만9060원으로 1년 전, 평년 대비 각각 1.1% 올랐다. 멸치는 2022년부터 유가·인건비 상승으로 멸치 어선이 줄었고, 고수온으로 출하량이 지속해 감소하고 있다. 반면 고등어(중품) 중도매가격은 10㎏에 4만166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36.6%, 23.0% 내렸다. 명태는 2019년 국내산 포획이 금지된 뒤 러시아산이 주로 소비되며 중도매가격은 20㎏에 5만62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5.7%씩 내렸다. 돼지고기와 계란의 경우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어 도매가격은 올랐으나 대형마트에선 할인을 적용해 작년과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에 7154원으로 1년 전(6636원)보다 7.8% 올랐다. 그러나 이마트는 삼겹살(100g)을 작년보다 21% 저렴한 2280원에, 홈플러스는 한돈돼지갈비(100g)를 21.6% 저렴한 2030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계란도 도매가격은 특란 한 판에 5427원으로 1년 전(5193원)보다 4.5% 비싸지만, 대형마트에선 농할쿠폰 적용 등으로 특란 한 판을 6000원대에 팔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유소 기름값 6주째 하락…국제유가 하락에 더 떨어질 듯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6주 연속 하락세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 주(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L당 14.0원 하락한 1658.5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이 직전 주보다 15.0원 내린 1717.3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가 20.3원 하락한 1617.3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가장 저렴한 상표는 알뜰주유소로, L당 평균가는 1633.0원이었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4.4원 하락한 1495.7원을 기록했다. 6월 넷째 주 이후 10주 만에 1400원대 회복이다. 지난주 상승했던 국제유가는 이번 주 미국 경기 지표 불안에 따른 침체 우려 및 리비아 석유 생산 차질 조기 해결 가능성 등으로 하락했다. 두바이유는 직전 주 대비 배럴당 3.1원 내린 75.0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4.1달러 내린 80.2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3.7원 하락한 87.0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8월 가계대출 증가세 이어갔나…고용지표도 관심

다음 주에는 나라살림과 가계대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공개된다. 금융당국은 11일 8월 가계대출 동향을 내놓는다. 지난 7월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5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6월(+5조9000억원)보다 줄었지만, 증가세는 4개월째 이어졌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가운데,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도 증가 속도가 역대 최고일지 관심이다. 8월 고용동향도 같은 날 발표된다. 지난달 월평균 취업자 수는 17만2천명 늘며 석 달 만에 1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건설업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2일에는 7월 말 기준 재정 동향이 나온다.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월 말 기준 103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물가·가계부채·부동산 등에 대한 한국은행의 평가와 진단이 담긴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도 12일 국회에 제출된다. 이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최근 물가와 가계부채, 부동산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국회와 언론에 전달하는데, 향후 한은의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짐작할만한 단서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급증 등의 불안을 근거로 다시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만약 이번 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등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한은의 긍정적 시각이 확인된다면 그만큼 10월이나 1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커진다. 아울러 9일과 13일엔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기획재정부가 각각 최근 거시경제 동향에 대한 판단을 내놓는다. 정부는 넉 달째 내수가 회복될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KDI는 내수 부진이 경기 개선을 제약한다는 분석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감사 의미” 담긴 SK하이닉스 노사 임금 인상 잠정합의, 투표 시작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기술사무직·전임직(생산직) 노조는 6일 오후 이천과 청주캠퍼스에서 '2024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설명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올해 초 선반영된 2% 임금 인상분을 포함한 5.7% 인상안을 설명했다. 당초 노조 측은 뚜렷한 실적 개선세에 따라 8%대 인상을 요구해왔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매출 16조 4233억원, 영업이익 5조 46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분기 기준 3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이다. 하지만 지난해 7조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 및 업황 회복이 이어지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상안은 지난 2022년(5.5%), 2023년(4.5%)보다 소폭 올리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와 별개로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낸 데 대한 감사 의미로 350만원(정액)을 추석 전인 오는 12일 지급한다. 또 노사 양측은 본인 의료비 지원 한도를 기존 연간 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아울러 가족 의료비 지원책도 개선해 구성원과 구성원 가족 건강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출산 축하금은 첫째와 둘째 각 100만원, 셋째부터는 5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남성 구성원에 1년 이내 특별 육아휴직 제도 신설, 3명 이상 자녀 구성원 교육비 및 주택자금 융자지원 확대 등도 잠정합의안에 담겼다. 40년 장기근속 포상(3주 휴가·400만원 지급), 임금피크제 대상자 휴가(58세 15일·59세 30일·60세 45일), 사내 복지포인트인 하이웰 포인트 상향(200만원→240만원) 등 복지·근무 개선안도 합의했다. 다만 초과이익성과급(PS)은 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노조는 PS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현재 영업이익 10%인 PS 재원 규모를 영업이익 15%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노사 양측은 PS 제도와 관련해 향후 별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 글로벌 선도 회사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노사가 원팀으로 기업문화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회사와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잠정합의안은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거쳐 확정 여부가 결정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수출 호조에 7월 경상수지 91.3억달러 흑자...9년 이래 최대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4월 2억852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89억2250만 달러 흑자로 반등한 뒤 6월 125억6380만 달러에 이어 7월까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경상수지 흑자 폭은 축소됐지만, 7월 기준으로는 2015년 7월(93억7000만 달러)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71억7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2억6000만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84억9000만 달러였다. 전월(117억4000만 달러) 대비 흑자 폭은 축소됐지만, 작년 7월(44억3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폭은 커졌다. 이 중 7월 수출이 586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7%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1% 증가하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정보통신기기(+29.8%), 석유제품(+16.8%), 기계류·정밀기기(+14.3%), 화공품(2.6%) 등도 수출이 늘었다. 다만 승용차 수출은 1년 전보다 8.9%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와 중국 수출이 각각 27.4%, 14.9% 늘었고, 일본(10%), 미국(9.3%) 등도 성장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1.4% 감소했다. 7월 수입은 501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458억2000만 달러) 대비 9.4% 늘었다. 원자재(-9.5%), 자본재(11.9%), 소비재(10.7%) 모두 수입액이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3억8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16억 달러)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로 여행수지가 6월 9억 달러 적자에서 7월 12억6000만 달러 적자로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여행 회복으로 전년 동월(-14억6000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은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6월 27억1000만 달러 흑자에서 7월 31억5000만 달러 흑자로 흑자 폭이 커졌다. 이 중 배당소득수지는 6월 23억4000만 달러 흑자에서 7월 27억9000만 달러 흑자로 흑자 폭이 커졌다. 외국인의 직접투자 배당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융계정 순자산은 7월 중 110억3000만 달러 늘었다. 전월(122억4000만 달러)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3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9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1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주식과 채권이 비슷한 규모로 늘면서 39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SK·KT·LG 통신3사 인터넷 장애 복구…원인 파악, 배상 문제 남아

전국적으로 일어난 통신 3사 유선 인터넷 접속 장애가 복구됐다. 다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업계는 전날 오후 5시께부터 시작된 유선 인터넷 접속 장애를 같은 날 오후 10시 복구 완료됐다. 업계는 유선 네트워크 신호를 무선으로 중계해주는 무선 액세스 포인트(AP) 일부 기기 보안 설정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선 AP 방화벽 교체 작업 중에 오류가 일어나 트래픽이 과다 발생하면서 트래픽 처리 용량이 적은 단말기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다만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문제가 일어난 무선 AP를 사용한 KT와 SK브로드밴드는 장애 복구를 공지하고 문제가 이어지는 경우 무선 AP 전원을 껐다 켠 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 귀책이 없는 장애로 약관에 따라 요금감면 해당한다고 보고 하루치 요금 감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업자 고의나 중과실로 2시간 연속 장애시 사용하지 못한 시간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도록 한 약관에 따른 것이다. KT는 구체적 배상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가입자 가운데서도 접속 장애를 겪은 경우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기기를 설치한 사례로 배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내수 부진·2% 물가…한은 ‘기준금리 인하’ 탄력받나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압박이 커진다. 지난달 한은이 가계대출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도 제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지난 7월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민간 소비가 줄어들고 건설·설비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등 내수 부진이 역성장에 크게 작용했다. 민간 소비는 의류나 승용차 등 재화소비가 부진하며 전분기 대비 0.2% 줄었다. 건설투자는 1.7%, 설비투자는 1.2% 각각 감소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가 감소하고 있어 내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낮춰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은이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대통령실에서도 “최근 내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면서 금리 동결 결정을 이례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이 2.0%로 하락하고, 이달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를 기록했다. 2021년 3월 1.9%를 기록한 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 수준(2.0%)까지 낮아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회 제2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가가 2.0% 정도로 전월에 비해 안정되기 시작했다"며 “금리를 조금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낮추는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 이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을 3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도 커진다. 한은은 가계대출 확대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지금 들어오는 신호를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올해 11월 금통위도 남아 있다"며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수 침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등 금리 인하 요구가 커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 총재는 금융 안정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에 대한 적절한 시기를 봐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물가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기가 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둔화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을 고려하면 내수 부진이 강화될 수 있어 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안정 부문의 경우 거시건전성 정책 대응과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의 영향을 점검한 후, 내수 부진이 심화하는 것을 제약시키기 위해 한은이 10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경제 회복한다는데 체감경기 부진한 이유는?…한은 분석해보니

한국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체감 경기가 여전히 부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이종웅 차장과 김윤재 조사역은 5일 블로그에 게시한 '경제 지표의 그늘, 체감되지 않는 숫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러한 배경에 대해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먼저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은 전반적인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을 실제로 체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업자 수를 가중치로 사용한 '고용 가중 성장률'은 작년 하반기 이후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을 지속해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체감 경기 부진의 구조적 요인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정보기술(IT) 기기 등 자본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수출업종이 재편되면서 수출이 고용 및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한 점을 꼽았다. 이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분야의 해외직접투자 증가도 국내 설비투자 필요성을 약화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경기적 요인으로는 “최근의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를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대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높은 생활물가는 의식주 소비의 비중이 높은 저소득가구,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한은은 또 “금리 인상이 자영업자와 30~40대 가구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점도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2020년 이후 30~40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고금리 여파로 가계의 원리금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30~40대 가구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다른 연령대보다 더 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자산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한 가지 배경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팬데믹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한 점 또한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 불평등 정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으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는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결론적으로 “체감 경기 부진에는 경기적 원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 만큼 체감 경기는 점진적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뿐 아니라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발전,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한 물가수준 안정,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과 같은 구조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2분기 GDP 0.2% 역성장…수입 늘고 내수 부진

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0.2% 역성장했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잠정치가 발표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잠정치)이 -0.2%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이어진 플러스(+) 성장 기조가 깨졌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하지만 원유·천연가스·석유제품 등 위주의 수입 증가율(1.6%)이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 소비도 물건비를 중심으로 0.6% 늘었다. 반대로 민간소비는 승용차·의류 등 재화 소비 부진으로 0.2%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1.2% 축소됐다. 1분기에 3.3%나 늘어 성장을 주도한 건설투자도 1.7% 뒷걸음쳤다. 속보치와 비교해 건설투자(-0.7%p)와 정부소비(-0.1%p)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설비투자(+0.9%p)와 수출(+0.3%p), 수입(+0.4%p)은 상향 조정됐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0.3%p)·설비투자(-0.1%p)·민간 소비(-0.1%)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장률을 깎아내렸다는 뜻이다. 1분기 기여도가 0.8%p에 이르던 순수출도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면서 2분기 성장률을 0.1%p 주저앉혔다. 그나마 정부소비(0.1%p)가 유일하게 플러스(+) 기여도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업종별 성장률의 경우 농림어업이 4.4%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도 운송장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6.0% 급감했고, 전기·가스·수도업도 수도·하수·폐기물처리·원료재생업 등을 위주로 1.0% 역성장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운수업·부동산업은 늘었지만, 정보통신·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이 부진해 1분기와 같은 수준(성장률 0%)을 유지했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0.9%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7조7천억원에서 7조3천억원으로 줄어 명목 GDP 성장률(1.0%)을 밑돌았다. 실질 GNI는 1.4% 감소했다.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11조3천억원에서 16조6천억원으로 늘고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5조9천억원에서 4조4천억원으로 줄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0.2%)보다 낮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민연금 4% 더 내고 2% 더 받는다…내년부터 세대별 차등 인상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현행 9%에서 13%로 인상된다.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 비율)은 42%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보험료를 더 많이 낸 만큼 노후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개혁안을 단일안으로 내놓은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4일 올해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연금개혁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발표된 국민연금 개혁 정부안은 보험료율이 현행 9%에서 13%로 4%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험료율은 1998년 9%가 된 뒤 26년째 같은 수준이다. 보험료율은 가입자의 월소득(기준소득월액) 중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는 비율이다. 직장인의 경우 근로자와 사측이 절반씩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는 가입자 개인이 모두 부담한다. 다만 세대별로 보험료율이 차등 인상된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50대인 가입자는 매년 1%포인트, 40대는 0.5%포인트, 30대는 0.3%포인트, 20대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식이다. 소득대체율은 은퇴 전 소득(평균소득) 중 연금으로 대체되는 비율로, 연금의 소득보장 수준을 의미한다. 연금개혁에서 논의되는 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을 전제로 하는 명목소득대체율이다. 명목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도입 때 70%로 높게 설계됐지만, 2008년 50%로 낮아진 뒤 매년 0.5%포인트씩 인하돼 2028년까지 40%로 조정될 예정이다. 올해 명목 소득대체율은 42%인데, 정부안은 이를 더 이상 낮추지 않고 유지하는 내용이다. 정부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져 내년 시행되면 보험료율은 27년 만에 인상되며, 명목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하향 조정을 멈추게 된다. 정부안은 또 하나의 '모수(母數)'로 기금수익률 '1% 제고'도 제시했다. 지난해 5차 재정추계 당시 설정된 장기 수익률 4.5%를 5.5% 이상으로 높여 2056년인 기금 소진 시점을 2072년까지 늦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연금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대 여명이나 가입자 수 증감을 연금 지급액과 연동해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의 도입도 검토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혁안의 핵심은 모든 세대가 제도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높인 것"이라며 “세대 간 형평성을 제고해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더 튼튼히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세밀히 검토했다"고 말했다. 현재 월 최대 33만4810원인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월 40만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우선 2026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상한 뒤, 2027년 전체 대상자(소득 하위 7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거주 요건(19세 이상 5년), 해외소득·재산 신고의무 신설 등을 통해 기초연금 제도의 내실화도 추진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생계급여 지급을 축소하는 방식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현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액만큼 생계급여에서 감액되는 방식이어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해도 기금 고갈로 받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청년층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을 법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도 국민연금법이 연급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할 의무를 국가에 부여하고 있지만, 정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더 명확히 할 계획이다.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 상한을 64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기대여명 또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다. 다만 의무가입기간만 늘어날 경우 60대 초반의 소득 공백이 더 심해질 우려가 있는 만큼 '고령자 계속고용 여건 개선'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군복무·출산 크레딧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군복무 크레딧은 군 복무자에게, 출산 크레딧은 출산 시 가입기간을 추가로 얹어주는 방식이다. 군복무 크레딧은 현재 6개월까지만 인정해주는 것을 전체 군복무 기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출산크레딧은 현재는 둘째 아이부터가 대상이지만, 이를 첫 아이부터로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한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도 완화해 최대 12개월 동안 보험료 절반을 지원하는 사업의 대상과 지원 기간을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더하는 '다층 연금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장 규모가 큰 사업장부터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를 추진하고, 영세사업장이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에 가입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퇴직연금의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등에 대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현물이전 시스템을 구축해 수익률 개선을 꾀한다. 개인연금은 교육·홍보 강화와 세제 혜택 등으로 가입자 확대를 유도하고, 상품 제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해 수익률을 개선하는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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