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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고용↓ 물가↑ 내수 ‘경고등’…한국경제 위기 현실화되나

수출과 고용은 줄고 물가는 올라 내부 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왔던 수출이 흔들리고 경기 침체로 고용은 내리막 추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서민·중산층의 가계 살림을 더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경기 침체에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분석한 산업통상자원부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491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3% 감소했다. 지난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왔으나 1월에 그 흐름이 멈춘 것이다. 산업부는 작년 2월에 있던 설 연휴가 올해 1월로 옮겨오면서 조업 일수가 4일 감소한 영향 등으로 1월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6000만달러로 작년보다 7.7% 증가했다. 15대 주력 수출품 동향을 보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컴퓨터 등 2개 품목을 제외한 13개 품목의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 기준으로는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1월 반도체 수출은 101억달러로 작년보다 8.1% 증가하며 역대 1월 중 지난 2022년(108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품목 수출도 14.8% 증가한 8억달러로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50억달러로 19.6%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15억7000만달러로 17.2%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가격 하락과 작년 말 주요 업체의 생산시설 화재 등 영향으로 29.8% 감소한 3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16.0%), 무선통신기기(-9.4%), 일반기계(-21.7%), 선박(-2.1%), 석유화학(-12.8%), 바이오헬스(-0.4%), 가전(-17.2%), 섬유(-15.5%), 철강(-4.9%), 이차전지(-11.6%) 등의 수출도 감소했다. 산업부는 이른 설의 영향으로 올해 1월 수출이 감소했지만 이와 반대 효과로 2월에는 작년보다 조업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수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새해 첫달부터 수출이 감소한데다 트럼프 신정부의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대외적인 여건도 좋지 못해 겹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용현장에도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통계청의 2024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5만2000명 줄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월 47만3000명 줄어든 이후 3년 10개월 만의 마이너스다 종목별로는 건설업(-15만7000명), 제조업(-9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19만4000명, 40대에서 9만7000명 각각 감소했다. 실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실업자가 17만7000명(49.2%)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3.8%로 0.5%p 증가했다. 고용률은 0.3%p 감소해 61.4%였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000명(0.6%)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2020년 이후로 최악의 고용성적표다. 작년 7월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취업자 수 전망(23만명)과 비교해도 7만명 이상 밑도는 수치다. 불과 2주 전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상했던 17만명과도 1만명 이상 격차가 있다. 연간 취업자 수는 지난 2019년 30만1000명 늘었다가 2020년에 21만8000명 감소했으나 이듬해엔 36만9000명 증가했다. 이어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어나며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지만 이후 2023년 증가폭이 32만7000명으로 줄어들었고 작년에는 15만명대로 반토막이 났다.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물가 상승이 가팔랐던 상위 10개 품목 중 과일·채소 등 먹거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출하량 감소로 배(71.9%)와 귤(46.2%), 감(36.6%), 사과(30.2%), 배추(25%), 무(24.5%)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김(21.8%), 토마토(21.0%), 당근(20.9%) 등도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품목 중 9개가 모두 과일·채소 등 먹거리 품목인 셈이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 외식 물가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서울 지역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10년 전 대비 평균 40.2% 올랐다. 해당 기간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자장면 가격이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0%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냉면 가격도 8천원에서 1만2000원으로 50% 뛰었고 김치 찌개백반은 5727원에서 8269원으로 칼국수는 6500원에서 9385원으로 나란히 44.4%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비빔밥은 7864원에서 1만1192원으로 42.3%, 삼겹살(200g 환산)은·1만4535원에서 2만282원으로 39.5% 각각 올랐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주유소 기름값 16주 연속 상승…다음 주 꺾일 듯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1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다섯째 주(26∼3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L당 6.9원 상승한 1733.1원을 기록했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직전 주보다 5.3원 상승한 1805.9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6.1원 오른 1707.7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가장 저렴한 상표는 알뜰주유소로, L당 평균가는 1706.1원이었다. 알뜰주유소 평균가가 1700원대를 넘긴 건 2023년 11월 첫째 주 이후 처음이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1.3원 상승한 1596.7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중국 딥시크 인공지능(AI) 모델 발표 후 데이터센터 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를 제기한 로이터 보도와 미국 주간 원유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직전 주보다 1.1달러 내린 81.4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2달러 오른 85.0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3.8달러 내린 93.2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그동안 기름값을 밀어 올렸던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세가 최근들어 한풀 꺾였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이에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다음주부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설 연휴’에 1월 수출, 16개월 만에 마이너스…전년比 10.3%↓

한국의 1월 수출이 10% 넘게 감소하며 15개월 연속 이어졌던 '수출 플러스'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지만 작년보다 일렀던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가 감소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크게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91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3% 감소했다. 한국 수출은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왔으나 1월에 그 흐름이 멈췄다. 산업부는 “작년에는 2월에 있던 설 연휴가 올해 1월로 옮겨오면서 조업 일수가 4일 감소한 영향 등으로 1월 수출이 줄었다"면서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일평균 수출로 보면 작년보다 8%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6000만달러로, 작년보다 7.7% 증가했다. 15대 주력 수출품 동향을 보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101억달러로 작년보다 8.1% 증가했다. 이는 역대 1월 중 2022년(108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이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품목 수출도 14.8% 증가한 8억달러로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50억달러로 19.6% 감소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이 설 연휴에 이어진 금요일을 추가 휴무일로 지정하면서 다른 업종보다 조업 일수 감소 영향이 컸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가격 하락과 작년 말 주요 업체의 생산시설 화재 등 영향으로 29.8% 감소한 3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은 중국의 설인 춘제 연휴(1월28일∼2월4일) 등 영향으로 14.1% 감소한 92억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수출은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9.4% 줄어든 93억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의 1월 수입액은 510억달러로 작년 대비 6.4%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수입액 감소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14.0% 감소한 113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비에너지 수입은 반도체 등 원·부자재 수입이 설 연휴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서 3.9% 감소한 39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1월 무역수지는 18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왔으나 1월 적자로 돌아섰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월에는 장기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수출이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일평균 수출은 7.7% 증가하는 등 수출 동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여행 가자!’ 외국인 관광객 코로나19 이전 회복세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8.4% 늘어 163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의 94% 수준으로, 4년 만에 정상궤도 진입을 눈앞에 뒀다. 2020년 관광산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 한국으로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은 1750만 명을 기록했다. 2020년 252만 명으로 뚝 떨어지고, 2021년에는 97만 명까지 급감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과 엔데믹을 거치면서 2022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320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2023년에 1103만 명 늘어나면서 다시 '1000만' 대열에 올랐다. 작년 12월 한 달만 보더라도 지난해 동기 대비 22.6% 증가한 127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이 수치 역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87%를 회복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460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일본(322만 명), 대만(147만 명), 미국(132만 명)에서 방한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중국 관광객이 30만7000명으로 최대 규모를 보였다. 이어 일본(25만1000명), 대만(11만9000명), 미국(9만6000명), 싱가포르(6만2000명) 순이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K뷰티, 작년 동남아시아 시장서 주문 건수 77% 증가...‘쇼피’ 분석

지난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열풍이 뜨거웠다. 31일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에 따르면 지난해 뷰티 카테고리에서 국내 판매자(K셀러)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77% 성장했다. 세부적으로 세트 제품류는 87%,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 주문량은 81% 늘었다. 화장 도구 주문 건수도 70%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뷰티 내 다양한 품목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신규 셀러 활약도 뷰티 브랜드에서 두드러졌다. '파파레서피', '잉가' 브랜드를 보유한 '코스토리'의 주문 건수가 지난해 대비 무려 2071%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 'VT코스메틱'(586%), '스킨푸드'(561%), '비플레인'(408%) 등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과시했다. 뷰티 카테고리 외에도 취미(K팝 기획상품), 헬스, 모바일 액세서리, 식품 등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 취미 카테고리는 K팝과 K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굿즈(상품) 주문이 전년 대비 40% 뛰었다. 헬스 카테고리에서는 개인 위생용품과 건강기능식품이 각각 60%, 21%의 상승세를 보였다. 식품 부문은 과자류(27%)와 조미료(32%)가 주목을 받았다. 시장별로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베트남에서 주문 건수가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베트남은 134%, 싱가포르는 58%, 태국은 182% 증가하며 K셀러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특히 풀필먼트 서비스(FBS)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에서 FBS를 통해 배송되는 K제품 비중이 31%까지 상승했다. 이어 필리핀(26%), 태국(26%), 싱가포르(23%) 순으로 나타났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10년 새 가장 가격이 뛴 외식메뉴 1위는?...2위 냉면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 가운데 자장면 가격이 지난 10년 새 가장 많이 올랐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지역의 7개 인기 외식 메뉴(자장면·냉면·김치찌개·칼국수·비빔밥·삼겹살·김밥) 가격은 2014년 12월 대비 평균 40.2% 상승했다. 자장면 가격은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2019년대 5000원대를 뚫고, 2023년대에 7000원대를 넘어섰다. 냉면 가격은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절반 뛰었다. 김치찌개 백반은 5727원에서 8269원, 칼국수는 6500원에서 9385원으로 나란히 44.4% 가격이 올랐다. 비빔밥 가격은 7864원에서 1만1192원으로 42.3%, 삼겹살(200g)은 1만4535원에서 2만282원으로 39.5% 인상됐다. 김밥 가격은 3200원에서 3500원으로 9.4% 올라 주요 외식 메뉴 중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자장면 가격이 다른 메뉴에 비해 더 많이 오른 배경은 주재료 가격의 인상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같은 기간 파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0%으로 대폭 올랐다. 오이 100%, 호박 70%, 양파 60% 등 농산물이 전반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금 80%, 설탕과 식용유가 50%, 간장 40%, 밀가루 30%의 상승률을 보였다. 돼지고기 가격도 40% 올라 원가 부담을 더했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내수 부진’ 디폴트 된 韓경제...자영업자, 빚 상환에 ‘허덕’

작년 12월 계엄사태 이후 계속된 정치적 불확실성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심각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실종됐고, 소비와 고용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에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빚을 갚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세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0.48%) 대비 0.04%포인트 오른 수치다. 2023년 11월 말(0.46%) 대비로는 0.06%포인트 올랐다. 연체율이 오른 것은 연체채권 정리규모와 신규연체가 같은 수준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11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8000억원,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2조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3000억원 늘었다. 11월 중 신규연체율은 0.12%로 전월(0.11%)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11월 말 현재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56%) 대비 0.04%포인트 오른 0.60%였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배경에는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오른 영향이 크다. 11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1%로 전월 말(0.65%)과 비교해서 0.06%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인 2023년 11월 말(0.56%) 대비로는 0.15%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0.26%에서 2023년 11월 말 0.56%, 작년 8월 말 0.70%까지 올랐다. 이후 같은 해 9월과 10월 각각 0.61%, 0.65%로 주춤했다가 11월 말 다시 0.71%로 반등했다. 중소법인 연체율도 0.78%로 전월 말(0.74%)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중소법인 연체율 역시 전년 동월 말(0.64%)과 비교하면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0월 말 0.70%에서 11월 말 0.75%로 0.05%포인트 올랐다. 반면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3%로 전월 말(0.04%) 대비 0.01%포인트 내렸다. 전년 동월 말(0.18%)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내렸다. ◇ 내수성장기여도 2000년 수준으로 회귀 문제는 앞으로 대내외 불확실성과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연체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에 그쳤고, 2024년 연간 GDP 성장률은 2%로 잠재성장률(2.0%)에 턱걸이로 부합했다. 특히 작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년 대비 1.1%에 그쳤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4.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내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p)에 그쳤는데, 이는 2009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을 제외하고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이 연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배경이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수는 정국 불안, 유의미한 경기부양책의 부재와 여전히 제약적인 수준의 금리, 생활물가, 원재료 가격 승승 등이 소비와 건설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경기가 불안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나타나는 민간의 소비와 투자 공백을 메우고,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더불어 추경 시행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영난은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신청건수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을 신청한 차주 수는 작년 말 기준 10만3658명, 채무액은 16조7305억원이다. 새출발기금은 2020년 4월부터 작년 6월까지 사업을 영위한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상공인이 보유한 금융권 대출에 대해 상환기간은 늘려주고 금리부담은 낮추되 채무상환이 어려운 차주는 원금조정을 도와주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계엄, 실물경제에 악영향”…금융불안지수 레고랜드 사태 수준 상승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충격에 금융불안지수(FSI)가 레고랜드 사태 당시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금융불안지수는 전월 대비 1.1포인트(p) 오른 19.2로 나타났다. 연중 최고치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에 대혼란이 벌어진 2022년 9월(19.7)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76.9),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4월(25.1)보다 낮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인 2016년 12월(9.5)에 비해서는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 지수는 한은이 금융과 실물 부문에서 나타나는 금융불안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작성하는 종합지수다. 금융시장, 대외, 실물, 은행, 비은행 등 5개 부문별 20개 세부 지표를 반영한다. 여기에는 코스피와 환율 변동성뿐 아니라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소비자심리지수, 교역 규모 감소율, 대출 연체율 등이 포함된다. 지난달 금융불안지수이 급등한 이유는 주가 하락, 신용 스프레드 상승, 경제심리지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 전망은 추락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1.5%에서 1.4%로 낮췄다. JP모건은 1.3%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가장 낮은 1.1%를 제시했다. 한은은 금융불안지수 12 이상을 '주의단계', 24 이상을 '위험단계'로 각각 분류하는데, 현 수준은 주의단계에 해당한다. 임 의원은 “계엄 사태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친 충격이 구체적인 지표로 처음 확인됐다"며 “정치 불확실성을 조속히 끝내고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도 정부가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美 금리 인하 멈췄다…한은도 속도 조절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기준금리) 인하를 멈추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다음 달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비 위축 등을 고려해 한 차례 금리를 내리더라도 연속해서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 강달러가 유지되는 데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어 한은도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준은 28∼29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로 유지했다. 지난해 9월에 0.5%포인트(p) 내리고 11월과 12월 0.25%p씩 인하한 후 네 차례만에 동결 결정을 내렸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멈춘 것은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잠재 위험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기존보다 현저히 덜 제한적이고 경제는 강한 상황"이라며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 도표)를 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3.9%로 제시했다. 지난해 9월 전망치(3.4%)보다 0.5%p 높아진 것으로,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당초 예상한 올해 네 번 인하가 아니라 두 번 인하를 하겠다는 의미다.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 수준도 2.9%에서 3.4%로 높아졌다. 이번 연준 결정으로 한국(3%)과 미국(4.25∼4.5%)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1.5%p로 유지됐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금리 인하 이후 이달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더 올랐고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고르기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2월까지 두 차례나 금리를 동결하기에는 성장과 경기 부진이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에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까지 겹쳐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당초 한은 전망치(2.2%)보다 0.2%p나 낮은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특히 4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저조한 건설투자(-3.2%) 등의 영향으로 0.1% 성장하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이달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자신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다. 이 가운데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 신중 모드에 돌아서며 2월 이후에는 한은도 경기 부양만을 이유로 금리를 낮추는 데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금리가 시장 기대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으면 그만큼 중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원·달러 환율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은만 기준금리를 빠르게 낮추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환율 급등과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우려가 커진다. 전문가들은 2월 금리 인하 후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는다. 한은이 연준 결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연준 점도표를 고려할 때 연준과 한은 모두 올해 많아야 두 차례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경제 허리’ 40대 취업자 21년만의 최저…인구구조 변화 등 영향

한국경제 핵심 연령층인 40대 취업자 수가 20여 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와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건설업·도소매 등 내수 업황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총 617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2023년(-5만4000명)보다 감소 폭이 확대하면서, 지난 2003년(605만명) 이후로 가장 작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40대 취업자는 꾸준히 늘면서 2014년 689만6000명까지 불어났지만, 이후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2년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10년간 가파른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약 70여만개 일자리가 증발했다. 기본적으로는 인구구조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40대 인구는 2014년(871만명) 정점을 찍고 10년 연속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에는 781만명으로 줄었다. 고질적인 내수 부진과도 관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40대 종사자 비율이 높은 건설, 도소매, 부동산 등의 내수업종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른 퇴직'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55~64세 취업경험자가 가장 오랜 근무한 일자리에서 퇴직한 평균연령은 49.4세로 50세를 밑돌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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