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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지, 유통사에서 레저·투자 업체로…성장성은 ‘글쎄’

유통업체 베뉴지가 본사업을 종료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유통업계 경쟁 심화 속에서 백화점을 버리고 웨딩홀 및 골프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들에 대한 별다른 사업 확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더해 미래 사양 산업으로 분류돼 베뉴지의 성장성에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다. 작년 하반기에는 주식 투자에 따른 손실에도 수백억원어치 주식을 추가 매입해 주주들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뉴지는 지난 17일 263억원 규모 백화점 상품유통 사업에 대한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정지 사유는 매출 감소 및 영업손실 지속, 정지 시점은 오는 2월 28일이다. 현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 김만진 회장은 1971년 그랜드백화점을 창업, 1986년 강남점을 여는 등 유통업체로서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백화점 외에도 마트, 패션 아울렛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유통업계 경쟁이 심해져 점포가 하나씩 폐업하기 시작하자 골프장, 웨딩홀, 호텔 등 사업 분야를 다각화했다. 2016년에는 사명을 베뉴지로 바꾸기도 했다. 본래 주력이었던 유통사업은 이제 그랜드백화점 일산주엽점 단 한 곳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에 일산주엽점마저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베뉴지의 매출은 △2021년 509억원 △2022년 589억원 △2023년 65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1년 29억원 △2022년 113억원 △2023년 92억원으로 수익성이 안정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3분기에는 누적 매출 498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특히 백화점 부문 매출액의 경우 작년 3분기 180억원을 기록, 전년 매출(263억원)을 넘어서기 힘들어 보인다. 매출 비중도 40%에서 36%로 위축됐다. 백화점은 전체 매출 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고물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영업손실이 계속됐다. 재작년에는 온라인몰 사이트를 오픈했으나 매출 기여는 미미했다. 결국 유통업으로 시작했던 베뉴지는 경쟁력 상실로 유통을 버리고 골프 등 레저 중심 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이로써 당장 매출에는 큰 공백이 생겼지만 수익성은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향후 베뉴지의 주력 사업이 될 웨딩홀은 △2022년 115억원 △2023년 17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작년 3분기에도 162억원을 거둬 2년 연속 성장세가 유력하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베뉴지의 전망에 여전히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베뉴지가 영위하고 있는 주력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좋다고 말하기 어려워서다. 웨딩홀 사업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밀렸던 수요가 모이며 매출이 급증했지만, 저출산으로 결혼 적령 인구는 나날이 감소하는 데다 결혼에 대한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 골프 사업 부문은 아예 성장이 정체됐다. 2022년에는 연간 매출 199억원을 거뒀으나 2023 163억원, 2024년 3분기 116억원에 그쳤다. 베뉴지는 종속회사 부국관광을 통해 골프장 베뉴지 CC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외 추가적인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써튼호텔을 인수하며 시작한 호텔 사업은 매출 내 비중이 8%에 그친다. 사업 확장 의지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베뉴지가 최근 사업보다는 주식 투자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베뉴지의 보유 주식을 포함한 공정가치금융자산은 2023년말 566억원에서 작년 3분기 1110억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총 유동자산이 1486억원 중 75%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 불안으로 투자 성과마저 미미하다. 작년 3분기 당기에만 219억원의 공정가치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했는데, 이 영향으로 베뉴지는 작년 3분기 2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123억원의 순손실이 났다. 1분기, 2분기도 각각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베뉴지가 투자했다고 알려진 종목 중 삼성전자만 3분기 25% 주가가 빠진 영향이다. 이 외에 베뉴지가 보유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도 이차전지 업종 부진 영향으로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 이들은 4분기에도 주가 하락이 계속돼 베뉴지가 입은 손실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손실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게 되자, 베뉴지는 작년 7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21만주를 담보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충당하기도 했다. 베뉴지가 유통사업을 종료하며 122명분의 인건비 절약, 장부가 1078억원에달하는 토지·건물 등 여유 자산을 갖게 됐지만 이 역시 사업 투자보다는 주식 투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창업자 일가의 이같은 경영에 이미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작년 정기주주총회 당시에도 소액 주주들은 김만진 회장 및 2세 김창희 이사 등의 해임, 배당 증액, 자사주 소각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슈퍼 개미' 배현진 노블리제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베뉴지 지분을 10%까지 확보하며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김만진 대표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50%를 넘어 지분 차이가 상당하다. 당장 창업자 일가가 경영 방침을 혁신하지 않는 이상 베뉴지의 위태로운 경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뉴지 측 한 임원은 “아직 사업계획 수립 전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 딘 백화점 일산주엽점의 부동산은 매각보다는 리뉴얼해서 다른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은 기존에 보유하던 부동산을 매각한 대신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큐로홀딩스, 반토막난 조달 금액…수익성·재무건전성 ‘빨간불’

커피·엔터테인먼트·자원개발 사업체 큐로홀딩스가 72억원 규모 유증을 추진한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이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145억원에서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유증 규모는 자금조달 목적인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상환자금으로 쓰기에도 부족하다. 운영자금 45억원은 어떻게 마련할지도 의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큐로홀딩스는 지난 17일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발행 예정 주식수는 960만주로, 기존 총 발행주식주의 70.37% 수준이다. 신주 발행 예정가액은 기준 주가의 25% 할인율을 적용해 75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예정가액은 1513원으로 책정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금액이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다만 750원도 예정가액으로 최종 확정가액은 내달 24일 결정된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회사 주가는 반토막인데 유상증자를 통한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대한 희망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보다는 주주 주머니에서 돈을 빼 CB 돌려막기로 연명만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번 유상증자로 얻는 72억원으로는 CB도 돌려막지 못한다는 점이다. 큐로홀딩스는 당초 이번 유상증자로 CB 상환에 100억원, 커피상품 매입대금 등 운영자금에 45억원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1순위는 제17회 사모 CB 상환이다. 앞서 큐로홀딩스는 지난 2022년 3월 100억원 규모의 17회차 CB를 발행했다. 하지만 발행가가 절반으로 하락해 CB 상환에만 쓰기에도 부족한 상태다. 운영자금 45억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간 주주들의 기대감도 훼손돼 왔다. 큐로홀딩스는 채무상환과 운영자금 및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확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조달해왔다. 이번 유상증자를 제외하더라도 최근 약 5년간 사채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12회에 걸쳐 549억2500만원을 조달했다. 회사도 잦은 자금조달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화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큐로홀딩스는 “현재 재무상황으로는 향후 채무상환, 운전자본 등에 투입해야 하는 유동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번 유상증자를 제외하고 추가적인 자금조달 계획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지연 또는 취소되거나 주가하락으로 인해 납입금액이 현저히 부족할 경우에는 향후에도 외부 투자자로부터 빈번하게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채권자의 대규모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기를 기대해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모두 '빨간불'이다. 큐로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0억원, -71억원이다. 같은 기간 결손금은 1195억원으로 전년 1138억원에서 57억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7.31%에 달하고, 차입금의존도는 47.6%다. 둘 모두 안정권을 훌쩍 벗어났다. 잉여현금흐름(FCF)는 2020년부터 해마다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5390억원에 이르렀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운영을 위해 계속해서 외부 자금을 조달한 탓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사업 기회나 확장을 꿈꾸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특히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희석돼 향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큐로홀딩스 측은 유상증자 이후 CB 상환과 운영에 부족한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자금 상태가 운영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라고 전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금양, 4500억 규모 유증 철회 소식에 5%대 강세

금양이 4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하면서 장 초반 강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 기준 금양은 전 거래일 다비 1100원(5.47%) 오른 2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금양은 지난 17일 4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금양은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예상치 못한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당초 목표했던 유상증자에 따른 기대 가치에 현저히 미달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지 않고 기타 조달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기존 주주 및 신규 투자자들의 이익과 기업가치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금양은 지난해 9월 27일 시설자금 및 채무상환 자금 조달을 위해 4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같은 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금융감독원이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이후 3개월 여만에 유상증자가 철회됐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특징주]‘초박빙’ 임시 주총 앞둔 고려아연, 9% 급등… 향후 공방 기대감↑

지금 매수 시 올해 정기주총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고려아연 주식이지만 향후에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고려아연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1분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전일 대비 7만7000원(9.05%)오른 91만 7000원에 거래 중이다. 고려아연은 23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에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가 팽팽하게 갈등 상황인 가운데 국민연금이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하며 임시주총 결과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든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과 관련해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MBK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서스틴베스트, 한국ESG기준원 등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와 글래스루이스는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 판매 증가 소식에 주가 20%↑

솔루스첨단소재 주가가 장 초반 강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4분경 솔루스첨단소재 주가는 전일 대비 20.83% 오른 1만1080원에 거래 중이다. 솔루스첨단소재1우는 19.21%, 솔루스첨단소재2우B는 28% 각각 상승세다. 이날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작년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 판매 물량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작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로 이차전지 소재 회사들의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북미향 수출 물량이 확대된 덕분이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 ‘인적분할’ 하나마이크론, 주가 급락세

반도체 후공정 기업 하나마이크론이 20일 장초반 10%대로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2분 현재 하나마이크론은 전 거래일 대비 13.66% 하락한 1만680원에 거래 중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인적분할로 하나마이크론은 투자회사 겸 지주사 역할을 맡을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와 기존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담당할 하나마이크론으로 재편된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번 인적분할을 시작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본격화한다. 기존 사업과 투자 사업의 경계를 명확히 분리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차전지 겨울이 길어진다...갑갑한 실적에 목표가 줄하향

이차전지의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은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이차전지의 목표주가를 낮추며 얼어붙은 투심을 반영 중이다. 아울러 신용평가사들 역시 이차전지 업계가 올 한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한화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그리고 엘앤에프의 목표주가를 나란히 하향조정했다. 이달 들어 이차전지 종목들의 목표주가는 지속적으로 하향 중이다. △삼성SDI 10회 △LG에너지솔루션 8회 △포스코퓨처엠 7회 △에코프로비엠 2회 △엘앤에프 3회 등 연이어 하향되고 있다. 특히 취급하는 증권사가 많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하향 조정되는 횟수가 많았다. 목표주가가 하향된 원인은 실적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된 것이다.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의 실적을 4분기 매출액 5309억원, 영업손실 12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02%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을 예상한 것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삼성SDI향 출하는 유럽 OEM의 재고소진이 지속됨에 따라 출하가 감소했고, SKon향 출하는 기저 효과로 소폭 반등했다"면서 “저조한 가동률로 적자 폭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2차전지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는 4분기 매출이 각각 33.74%, 45.27%, 22.83% 감소될 것이 컨센서스이며 영업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재고평가손실 환입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나, 부진한 가동률과 불용재고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예상되어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회수 DB금융 연구원은 엘앤에프에 대해 “전방시장 불확실성으로 고객사들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며 NCM523 제품의 출하량이 부진했다"면서 “원자재 가격은 전분기 대비 4% 하락이 전망되며 재고자산평가손실 반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는 올해 이차전지 전망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전망이 좋지 않을 때는 수요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일하게 유안타증권 만이 전망을 내놓았는데, 키워드로 '2025년도 갑갑하다'를 제시했다. 올해 수요 공백기가 지속되고, 전기차(EV) 모델은 2026년에나 출시가 기대되기에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골자다. 업황의 턴어라운드는 올 4분기에나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 물류비 상승, 칠레 규제 장애, 볼리비아 정치적 불안 등으로 탄산리튬 가격 변동성 커질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평사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요둔화, 과잉설비, 정책 불확실성의 삼중고'(한국신용평가) △비우호적 미국 정책 기조와 과잉설비 영향으로 부정적 업황 지속될 전망(나이스신용평가) △깊어지는 전기차 캐즘(Chasm), 어려운 고비를 견뎌야 할 시간(한국기업평가) 등 2025년 2차전지 전망 보고서의 제목만 보더라도 대략적인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3사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한신평과 한기평은 2차전지 기업들의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은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아차전지 산업 성장률이 급감한 점을 고려한다면 암울한 수준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2024년 1~9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3%로, 전년 동기(42%) 대비 큰 폭으로 저하됐다. 같은 기간 유럽은 -4% 역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친환경 정책 후퇴가 예상되기에 이차전지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박종일 나신평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보편관세가 부과될 경우 비용 부담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미국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셀은 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편이나, 2차전지셀에 탑재되는 주요 소재들은 미국 외에서 수입되고 있기에 전기차 밸류체인 상에 있는 주요 기업들에게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통신3사 AI ‘기대감 UP’, 단통법 폐지 영향은 ‘제한적’

증권업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4분기에 일회성 인건비 비용 부담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AI 사업 성과가 본격화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단통법 폐지 역시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 모두 4분기에 인건비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예정"이라며 “탑라인(매출) 성장은 이어지겠으나 영업이익은 예상을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3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목표주가는 유지하고, KT의 경우 목표가를 6만원으로 8% 상향 조정했다. KT의 경우 4500여 명의 특별 희망퇴직과 기술 전문 자회사 전출 인원에 대한 일회성 인건비 1조원 가량이 반영될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영업적자가 6282억원을 기록할 것이 컨센서스다. 하지만 그는 “2025년부터 별도 기준 직원 수가 1만9000여 명에서 1만4000여 명대로 줄면서 인건비가 연간 3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KT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의 AI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생성 AI 매출 6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KT는 MS와의 파트너십이 본격화되는 2025년에 클라우드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AI 비서 브랜드 '익시오'가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유료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단통법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는 “단통법 폐지로 마케팅비용 증가 우려가 있으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구축되고 교체 주기도 길어져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콘텐츠와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김회재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증가 우려가 있으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의 시장 구조와 교체 주기 장기화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연초 수익률 세계 1위’ 한국 증시, 투자자는 관망세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단 이에 비해 거래대금과 거래빈도는 그닥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약세장이 투자자들에게 학습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지수 수익률은 각각 5.33%, 6.7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4개국의 국가대표지수 40개 중 2위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작년 글로벌 증시가 상승장인 가운데 나홀로 약세를 보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작년 앞다퉈 국내 증시를 빠져나갔던 외국인도 새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8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약세장 영향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 대비 낮아졌던 연기금은 14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도 51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시총 상위주도 반등하고 있다. 특히 국내 AI 반도체 대표 수혜주인 SK하이닉스는 6개월 만에 21만원대를 회복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도 이달 들어 소폭 상승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아직 추세적 상승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거래 규모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7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8조7353억원)보다는 늘었으나 10월(9조7068억원), 11월(9조9214억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동년 2∼9월까지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13조원을 오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대금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식 거래 빈도를 나타내는 상장주식 회전율도 작년 연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11 거래일 동안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72%로, 작년 12월(0.78%)이나 11월(0.76%)보다 낮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 동안 거래된 주식 수를 전체 상장주식 수로 나눠 계산한다. 이는 시장의 유동성과 주식 거래의 활발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이 거래대금·거래빈도 지표를 봤을 때 투자자들은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진행 등으로 정국 혼란이 지속 중이다. 더불어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을 키우는 중이다. 그는 이미 취임 첫날 100건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충격과 공포' 전략을 공언한 바 있다. 이 정책이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으나, 시장은 불확실성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오는 24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 국내 설 연휴 중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우려가 컸던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의 발표도 설 연휴를 앞두고 본격화된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이마트, ‘책임경영’ 의지에 주가 ‘꿈틀’...진짜 숙제는 재무구조 개선

유통업계 대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인 이마트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이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 영향이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과 본업 경쟁력 강화 등 실질절인 주주가치 제고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종가 기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6만2100원에서 17일 6만59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6% 올랐다. 이달 들어 동종 업계인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이 52주 최저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식품 업계는 최근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내수 부진과 고환율이라는 이중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망도 어두운 탓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이마트 주가가 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정 회장의 책임경영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0일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10.0%)를 전량 매수하기로 했다. 매입 가격은 지난 9일 종가(6만4000원)에 친족 간 거래로 인한 20% 할증을 적용한 주당 7만6800원으로 총액은 2141억원이다. 정 회장이 '증여'가 아닌 '매입'을 택한 것은 책임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책임경영 만큼 중요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이다. 줄줄이 이어진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본업의 성적표가 최악에 이른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현금부자로 평가받던 이마트지만, 최근에는 건전성 수치가 악화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이마트의 연결 총차입금의존도는 33.7%로 안전 기준인 30%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56.2%에 달하며 안전하다고 평가 받는 100%를 크게 초과했다. 이마트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대규모 M&A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현금 유출이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야구단 SSG랜더스(전 SK와이번스) 인수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매입 △W컨셉코리아 인수 △이마트가 지마켓글로벌(전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굵직한 M&A를 실시했다. 이에 연결기준 2021년 1조86억원에 이르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3868억원에 이르렀다. 개별 기준으로 보면 사정은 훨씬 나아진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개별 기준 이마트의 총차입금의존도는 31.2%, 부채비율은 101.8%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해마다 2000억원대 안팎을 오가는 수준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3년에도 개별 영업이익은 1880억원을 달성했다. M&A로 들여온 식구들이 본업 성적을 갉아먹는다는 의미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마트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설립, 이마트 지분 대주주간의 거래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재무구조 조정을 통한 차입금 축소와 이자비용 감축 등으로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지분 매입으로 주가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없지만 정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단기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이나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 회복, 자회사 실적 개선 추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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