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연간 15조~17조원 규모의 인천시 제1금고지기 자리를 수성하며 도전장을 냈던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고배를 마셨다. KB국민은행은 인천시금고에 이어 약 17조원 규모의 경북도 금고 유치전에서도 기존 금고지기인 NH농협은행과 iM뱅크의 벽을 넘지 못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 17일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시 재정을 맡을 제1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은행을 선정했다. 지난 20년 가까이 인천시 제1금고를 맡아온 신한은행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업무를 더 이어가게 됐다. 제2금고는 단독 신청한 NH농협은행이 선정됐다.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하나은행은 청라국제도시 그룹헤드쿼터(HQ) 이전을 앞세워 강점을 피력했지만 세 번째 도전인 이번 시도도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경북도에서는 농협은행과 iM뱅크가 내년부터 4년간 금고 관리 자격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17일 공고를 통해 농협은행을 1금고, iM뱅크를 2금고 업무 취급 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다. 두 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오는 2030년 12월 31일까지 약 15조원 규모 경북도 금고 운영기관 지위를 맡게 된다. 이례적으로 경쟁에 뛰어든 KB국민은행은 고배를 마셨다. 지난 5월 차기 시금고를 선정한 51조원 규모의 서울시 또한 신한은행이 금고 관리를 이어가게 됐다. 서울시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1·2금고 모두 신한은행이 최고 득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1·2금고 모두에 제안서를 낸 우리은행과 2금고에만 제안서를 제출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이 2019년 1금고를, 2023년 2금고를 내준 뒤 서울시 1·2금고를 모두 맡고 있다. 지자체 금고는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고 공무원과 그 가족을 고정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어 은행권의 핵심 요충지로 꼽힌다. 그러나 올 가을 대형 유치전이 대대적인 변화 없이 기존 금고지기들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존 금고지기가 경쟁 은행의 강점을 뚫고 지위를 이어가는 데는 그만큼 금고 운영 경험과 안정성 자체가 상당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시 금고에서 안정적인 금고업무 관리능력을 큰 평가항목으로 보고 있기에 신규 진입자가 제시한 금리 이점보다 기존 사업자가 보여준 운영 실적 자체가 더 큰 점수를 얻는 것이다. 실제로 경북도의 경우 이번 금고 선정에서 대출·예금금리 배점을 기존 20점에서 22점으로 높였음에도 농협·iM이 업무를 이어가게 됐다. 금리 경쟁력이 중요하지만 금고 결정에 단일 변수로 작용하지 않은 것이다. 경북도는 신용도·재무구조, 금리, 주민 이용 편의성, 금고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 등을 종합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서울시 금고 지위 유지도 금고 운영 경험과 관리 능력이 검증됐다는 점 자체가 경쟁력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시금고에서 역시 신한은행의 신용도와 재무안정성, 업무 능력 등 입증된 경험이 하나은행의 향후 지역경제 창출 효과를 앞선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인천시금고 심사에서 2007년부터 쌓아온 검증된 운영 경험과 안정성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7월 검단구·영종구 출범 등 인천시 행정 체제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행정·세정 시스템 전환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고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검증된 운영능력과 지역 밀착성, 전환 리스크가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며 “신규 진입자가 기존 금고지기를 넘어서려면 가격·자금력 이상의 지역 특화 경쟁력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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