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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연장 불허·LTV 0%’...규제지역 다주택자 ‘핀셋 규제’ 검토

금융당국이 다주택자 대출 줄이기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대출 만기 연장 요건을 강화하는 데서 나아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로 신규 대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카드까지 거론된다. 3년여 전 대출 규제 완화로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이 불어나 대출 시장 건전성 강화 필요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 3차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주택자 대출 총량을 감축하는 방안을 비롯해 관행을 개선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 소득으로 이자를 상환하는 능력을 따지는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소집한 두 차례 회의는 다주택자 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구조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당국은 주택 유형과 소재지를 세분화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든 다주택자의 대출을 규제하면 지방 부동산 침체와 임대료 상승 같은 시장 충격이 예상되는 만큼, 매물 유도가 필요한 지역과 주택 유형에 한해 '핀셋 관리'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차주 유형별(개인·개인사업자) △대출구조별(일시상환·분할상환) △담보유형별(아파트·비아파트) △지역별(수도권·지방) 등으로 구분한 전 금융권 다주택자 현황을 분석 중이다. RTI 뿐만 아니라 LTV 규제까지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엑스(X)를 통해 “왜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만 검토하나"며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대출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과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에 사실상 대출을 금지하는 'LTV 0%'를 적용하고 있다. 다주택자 만기 연장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사실상 '대출 회수'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은 주담대 대출이 다주택자 중심으로 늘어나며 금융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36조468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주담대가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2023년 1월 말과 비교해 약 130% 늘어난 수치로, 같은 기간 전체 주담대 잔액은 610조원대로 약 20% 늘어난 데 비해 증가 폭이 크다. 2023년 초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의 여파로 전국 주택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했는데, 규제 완화 수혜가 다주택자에 쏠린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비거주 다주택 매입의 경우 가격 상승기의 수익은 사적으로 귀속되지만, 하락기에는 금융 건전성 저하를 통해 사회 전체로 위험을 전이시킬 수 있다"며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대출 만기 구조 차등화 등의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되면 (다주택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재평가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 불허가 임차인에게 직접적인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지 고심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 등으로 이어지면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하거나, 일시 상환 대신 단계적으로 대출을 감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증여·상속 4.4조…1년 만에 두배

지난해 서울에서 주택을 사기 위해 부모 등으로부터 증여·상속을 받아 집값을 충당한 액수가 두 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 집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증여·상속 자금은 4조4407억원이었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취득 자금 출처를 밝히는 서류다.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의 6억원 이상 주택 매매 계약 후 30일 이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는 2020년 10월부터 해당 계획서 제출이 의무화했다.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투입된 증여·상속자금은 전체 조달 자금(106조996억원)의 4.2% 수준이었으나, 2024년(2조2823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었다. 서울의 주택 매수에 들어간 증여·상속자금은 2021년 2조6231억원에서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이듬해 7957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만, 2023년 1조1503억원에서 증가한 뒤 지난해 4조원대를 기록하며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한 이래 연도별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정부가 연이은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옥죈 영향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 대책인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주택 가격에 따라 주담대 한도를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과 25억원 초과 주택은 각각 4억원, 2억원으로 주담대 규모가 축소됐다. 실제 강남구는 주택 마련에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한 자금의 비중이 지난해 7월 25.4%에서 같은 해 12월 10.4%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22.8%에서 10.3%로, 송파구는 24.5%에서 15.3%로 각각 줄었다. 서울 주요 자치구별로 보면 지난해 주택 매수에 증여·상속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지역은 송파구(5837억원)였다. 다음으로 강남구(5488억원), 서초구(4007억원), 성동구(3390억원), 동작구(2609억원), 강동구(2531억원), 영등포구(2435억원), 용산구(2111억원) 등의 순이었다. 전체 조달 자금 가운데 증여·상속금의 비중은 지역별로 송파구(5.2%), 중구(4.9%), 강남·성동구(각 4.6%), 서초·동대문구(각 4.4%), 용산·동작·마포구(각 4.3%), 영등포구(4.1%), 양천구(4.0%) 등의 순으로 높았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원화 코인, 누가 맡을 것인가”...네이버페이 오류에 번진 질문

네이버페이에서 4시간 가량의 결제 장애가 발생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 은행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하며 비은행 발행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를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에서도 오류가 발생하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장애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직접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은행 역시 전산 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발행 주체 공방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께부터 네이버페이 주문서 내 포인트 조회 및 결제 실패, 결제·이벤트 내역 조회 실패, 현장 결제 포인트·머니 결제 불가, 페이머니카드 결제 실패 등이 발생했다. 결제 이용자뿐 아니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맹점들도 예약과 주문을 받지 못해 실제 영업에 어려움이 생겼다. 네이버페이는 당시 낮 12시에 오류가 발생해 오후 2시 20분께 긴급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후 과부하 방지를 위해 대기열 조치에 들어갔고 오후 3시30분에 과부하가 해제됐다. 네이버페이는 결제 실패 오류가 복구 완료됐다고 오후 4시 35분에 공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로직 오류에 따른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장애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페이에서 장애가 발생하자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편이 컸다.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말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이 넘고, 연간 총 결제액은 약 86조원에 이른다. 네이버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지난 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709만명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번 사고로 비은행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일으킨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이버페이에서도 장애가 발생해 은행 중심 발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보상용으로 1명당 비트코인 2000원을 지급하려다 비트코인 2000개씩을 지급했다. 두 사고의 성격은 다르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비은행에서 이뤄질 경우 코인 발행을 주도할 사업자들이란 점에서 지금과 같은 사고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된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합병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공표한 상태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대체제로 기능을 하기 때문에 발행, 지급준비, 결제 과정 등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단순 오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은 빗썸 사고 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일차적으로는 인간 실수에서 비롯됐으나 운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던 것이 핵심 원인"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에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권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발행을 시작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비금융기업 등으로 확대해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한 리스크가 최소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조율을 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네이버페이 장애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세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은행도 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만큼 은행 주도 발행의 근거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전산 장애가 나타나는 점을 보면 은행 주도 발행이 이뤄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시장 기대와 거리 둔 삼성생명…‘특별배당’ 신중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가 상승과 매각에 따른 특별배당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앞서 밝혀온 '중기 주주환원율 50% 목표' 기조는 유지하는 한편 주당 배당금의 지속 상향을 최우선 원칙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완삼 삼성생명 CFO(최고재무책임자) 경영지원실장은 20일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매각 규모 또한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매각에 대한 배당 지급률을 특정해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전년 대비 9.3% 증가한 2조30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 시현에 성공하면서 '순익 2조 클럽'을 유지했다.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도 200%에 달하는 수준까지 달성한데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도 매우 높아 앞서 밝힌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목표' 외 추가 밸류업 계획에 시장 이목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일탈회계(예외적 회계처리)' 종료로 인한 자기자본 확대도 추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유배당 보험 계약자들의 몫으로 분류됐던 삼성전자 지분가치를 자기자본으로 조정하면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은 약 64조8353억원으로 2024년 말(32조7379억원)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자기자본 증가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와 재무구조가 견실해지는 영향을 제공한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현금배당 원칙 외 특별배당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해 배당 결정 과정에서 경상 이익에 더해 작년 2월 발생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차익을 이미 배당 재원에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회사가 자본 정책의 핵심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주당 배당금의 단계적 상향'에 변동을 줄 정도의 대규모 관계사 주식 처분이나 비경상 손익이 발생할 경우 적정 기간 안분해 배당 재원에 포함시키는 등 전략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적정 킥스비율 이상 시 주당 배당금을 매년 꾸준히 늘려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당기순이익과 삼성전자 매각액을 함께 고려해 배당금을 상향하는 방식으로 지급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실장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중기 주주환원 50%를 목표로 견조한 이익 시현을 통해 주주 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주당 배당금의 지속적 상향을 주주환원의 최우선 원칙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지난 5년간 배당금을 연평균 16% 이상 성장시켜왔고 앞으로도 최소 경상이익 성장률 이상으로 주당 배당금을 확대해 안정적인 배당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점진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실장은 “견조한 신계약 시스템 확보와 보유 시스템 순정으로 보험 손익을 안정적으로 증가시키고 투자 자산 다변화 및 연결 지분법 손익 확보를 통해 투자 손익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밸류업 공시와 자사주소각 계획에 대한 질문엔 상법 개정 방향과 관련 정책 수립 과정을 지켜본 뒤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 실장은 “현재 대내외 시장 상황과 자사주 소각과 관련한 정부의 법 개정 방향성 및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있으며 법 개정 결과에 따라서 소각 등을 포함한 자사주 처리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상법 개정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상법 통과 시 자사주에 대한 처리 방안 포함 전체적인 자본 효율성 제고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밸류업 공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금융권, 스테이블코인 협력 확산...“리스크 전이 경고”

최근 전통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지급결제 플랫폼, 디지털자산 사업자 등과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디지털 뱅크런 등 각종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연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디지털 자산시장과 금융업권 간 협력 확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지급결제 플랫폼, 디지털자산 사업자, 전통 금융회사 간 인수합병(M&A) 및 컨소시엄 구성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며 “지급결제-디지털자산 유통-금융상품 거래를 아우르는 통합 네트워크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금융사들은 2017년 정부 합동 대책에서 결정된 금가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사의 가상통화 보유, 매입, 담보취득, 지분투자 등이 금지돼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이에 금융사들은 지급결제 플랫폼, 디지털자산 사업자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해 지급결제-디지털 자산의 유통과 발행 등을 통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여러 전통 금융사업자와 가상자산 사업자, 지급결제 사업자,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 간에 협력,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가 작년 5월 파생상품 거래소인 데리빗을 인수해 가상자산 옵션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백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시장 환경 변화로 사업자 간 협력과 인수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대형 플랫폼과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이는 시장의 경쟁 양상과 구조 전반에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간 네트워크 효과가 강화되고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면, 지급결제 네트워크에 연결된 가맹점의 거래 조건이나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상장과정 등에 제한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감독당국은 복잡한 구조 탓에 관련 행위를 포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전통 금융사와 가상자산 간에 연계성이 커지면, 리스크 전이효과로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해킹 등 침해사고가 발생하면 전통 금융사, 지급결제망으로 충격이 전이돼 고객자산 동결, 결제 지연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백 연구위원은 “지급결제 네트워크 내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인한 충격의 전이경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사용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의 한도 제한, 일종의 서킷 브레이커 기능의 부가, 스트레스 상황 시 환매에 대한 속도를 낮추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가상자산거래소와 금융자산의 토큰화는 24시간 내내 거래가 가능해 사이버 리스크에 더욱 취약하다"며 “보안에 더욱 유의하는 한편, 운영복원력의 강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연속성계획(BCP)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카드사 상위 4곳, 병오년 맞아 ‘주마가편’…신판 양극화

카드사 본업 중에서도 코어 비즈니스로 평가되는 개인 신용평가 시장이 점진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자본력과 브랜드파워를 토대로 대형 제휴사를 확보하는 등 고객 기반을 넓힌 영향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 상위 4곳(삼성·신한·현대·KB국민)의 국내외 신판(구매전용 제외) 점유율은 68.6%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2023년말 67.7%, 2024년말 67.8%, 지난해말 68.5%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기업별로 보면 신한이 18.8%로 가장 높고, 삼성(18.2%)·현대(17.1%)·KB국민(14.5%)이 뒤를 이었다. 국세와 지방세 등을 제외한 일시불·할부 일반 신판만 놓고 봐도 4사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67.0%에서 68.0%로 증가했다. 해당 부문에서는 삼성이 18.0%로 1위였고, 현대(17.8%)·신한(17.4%)·KB국민(14.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롯데(9.2%)·우리(7.0%)·하나(6.4%)·NH농협(6.9%)·BC(2.6%)는 10%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두 자릿수에 근접했던 롯데카드가 개인정보 유출의 여파로 회원수가 줄어들면서 양측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사용가능 기준 신용카드 회원수에서 4사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51.8%에서 52.4%로 높아졌으나, 신판 점유율 차이가 더 큰 원인으로는 이들 카드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객단가가 큰 점이 꼽힌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124만5309원을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카드를 앞세워 3년 가까이 인당 이용액 1위를 수성하는 중으로, 삼성카드도 1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상위사들이 신상품과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G마켓·오아시스와 손잡고 카드 상품을 선보였고, 지난달 20대 전용 멤버십 'THE TWENTY'를 런칭했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디 아이디 퍼스트(THE iD. 1st)' 카드는 백화점·여행·온라인쇼핑몰·골프·병원을 비롯한 프리미엄 영역 연간 최대 15만원 할인 기프트, 공항 라운지 연 3회 무료 이용 혜택 등을 무기로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월간 인기차트에서 19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현대카드는 GS칼텍스와 손잡고 GS칼텍스 주유소 반경 5㎞ 내에 위치한 다른 곳에서 판매 중인 동일 유종 최저가를 적용 받을 수 있는 '에너지플러스 현대카드'를 선보였다. 맞춤형 카드 발급을 돕는 특화 서비스 '카드 발급 웹'도 운영에 돌입했다. KB국민카드는 신규 상품 브랜드 체계 'ALL·YOU·NEED'를 구축하고, 3040세대를 겨냥한 'KB YOU Prime' 카드를 출시했다. 이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혜택을 구성할 수 있고, 해외 이용시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해외서비스 수수료가 면제된다. 일본 신용카드 브랜드 JCB와 협업한 덕분에 일본 주요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개인 신판 성장세 정체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개인 회원 기반을 강화하려는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조직 재설계-노사 정상화’...장민영號 기업은행, 공격 행보 예고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기업은행의 기업금융 DNA를 토대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 엔진을 힘차게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자금 공급자를 넘어 산업 체질 개선을 선도하는 금융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기업금융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분석, 심사, 건전성 관리를 고도화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취임식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장민영 행장은 “저성장의 늪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고 있고, 금융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며 “이제 기업은행은 단순한 자금 공급자를 넘어, 산업의 체질 개선을 선도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을 동력으로 2030년까지 300조원을 투입하는 'IBK형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AI,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 행장은 “지난 65년간, 중소기업과 함께 하며 축적된 IBK의 기업금융 DNA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자산"이라며 “우리의 숙련된 안목으로 AI,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 분야의 숨은 진주를 발굴하고, 첨단·혁신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자금을 집중 투입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 엔진을 다시 한번 힘차게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창업 초기부터 성장, 성숙기에 이르기까지 기업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의 여신 심사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여신 심사 체계도 혁신할 방침이다. 장 행장은 “금융의 경계를 허문 파격적인 혁신을 위해 IBK기업은행은 AI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오랜 기간 축적된 방대한 기업금융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분석부터 심사, 건전성 관리까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자본 이동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반 기술"이라며 “정책금융기관의 신뢰를 바탕으로, 규제 준수와 안정성을 전제로 한 디지털 자산 모델을 발 빠르게 도입하겠다"고 했다. 장 행장이 재임 기간 생산적 금융, 지역 균형발전, 포용적 공정 금융, 고객 신뢰뿐만 아니라 기업은행 직원들의 오랜 요구 사항인 총액인건비제로 인한 시간외수당 미지급 문제를 무사히 마무리할 지 관심이다. 총액인건비제란 정부의 각 기관이 1년간 사용할 인건비의 총액을 정하는 제도다. 국책은행이자 기타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은 '총액인건비제'로 인해 시간외 근무 수당이 보상 휴가로 대체됐지만,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은 탓에 내부적으로 불만이 고조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2일 임명된 장 행장에 그간 체불된 시간외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기업은행이 직면한 핵심 문제에 대해 비전을 제시하라고 촉구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갔다. 결국 기업은행 노사는 설 연휴 직전인 이달 13일 '보상휴가 체불 문제 정상화 안건'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은행 측에 시간외수당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맞서면서 일괄지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장민영 행장이 금융위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기업은행과의 논의를 거쳐 경영예산심의회에서 시간외수당 지급 규모와 방식, 시기 등 세부 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는 휴가로 쌓인 시간외수당을 현금으로 일괄 지급하는 내용의 '큰 틀'에서만 합의가 완료됐다. 이와 별개로 재정경제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사항에 따라 공공기관을 전수 조사해 총액인건비제에 대한 개선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경부가 총인건비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 향후 금융위가 해당 내용을 산하기관인 기업은행에 적용하는 구조"며 “지금은 금융위가 기업은행에 시간외수당을 일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단계"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기준금리 안 올린다는데”…무서운 대출 금리 상승

다음 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의 대출 금리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주기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13~6.73%로 나타났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23일(연 4.12~6.72%)보다 상·하단이 0.01%포인트(p)씩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동결됐던 지난 15일(연 3.91~6.21%)과 비교하면 하단은 0.22%p, 상단은 0.52%p 상승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6~6.06%로 한 달 전(연 3.65~6.05%)에 비해 상하단이 0.01%p 각각 올랐다. 지난 15일(연 3.76~5.87%)과 비교하면 상단은 0.19%p 높아졌다. 지난 19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가 전월 대비 0.12%p 낮아지며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는 26일 열리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5회 연속 연 2.5%로 유지한 후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고 수도권 집값이 여전히 불안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시장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은행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5일 3.579%에서 이달 20일 3.682%로 높아졌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더해지며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기도 여의치 않다. 정부는 올해 은행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상향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대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불장 속 수신자금 방어라도”…ELD 쏟아내는 은행권

코스피지수의 랠리에 예금 이탈이 가속화하자 은행권이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수신자금 이탈 방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액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H지수 ELS' 이슈 등으로 ELS 판매에서 소외된 은행들이 연 10%를 앞세운 지수연동예금(ELD)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말부터 최고 수익률이 연 10%(1년 만기)인 ELD 투자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투자기간 동안 코스피200 상승률이 2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수가 오를수록 금리가 높아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다만 지수가 한 번이라도 20%를 넘기면 연 2% 금리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도 이달 말 최고금리가 연 10%대인 ELD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에는 최고 수익률이 연 11.2%에 달하는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은행 또한 최고금리 연 10%(6개월 만기) 상품을 판매 중이다. 증시 활황이 지속되자 그 효과를 누리면서도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상품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LD는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수익 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일반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추구할 수 있다. 만기까지 유지 시 원금을 100% 보장하며 대부분은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만 파생상품에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한다. 특히 홍콩H지수 ELS 사태 이후 관련 상품 판매가 중단된 상황에서 사실상 대체제 역할을 하고 있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의 지난해 ELD 판매액이 전년(7조3733억원) 대비 67.2% 증가한 12조3333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은행으로선 '자금 락인(Lock-In)' 기대효과도 적지 않다. 다만 일각에선 ELD가 ELS의 자리를 완전히 메꾸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금보장' 등 안정성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금융위원회 의결 등 제재가 확정된 이후에야 ELS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조 실적’ 이어간 삼성화재…본업 경고등 속 ‘투자’ 덕 봤다

삼성화재가 또다시 연간 당기순이익 2조원대를 지켰다. 투자 성과 확대가 본업의 아쉬움을 달랬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지배주주순이익)이 약 2조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하락했다고 20일 밝혔다. 세전이익(2조7833억원)은 1.4%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1조5598억원으로 17.4% 감소했다. 이 중 장기보험 손익(1조5077억원)은 사업비 효율 관리에도 누적된 예실차 축소의 영향으로 4.4% 줄었다. 보험계약마진(CSM) 총량은 14조1677억원으로 안정적 신계약 CSM 창출에 힘입어 소폭 높아졌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1~11월 기준 13회차 89.4%, 25회차 72.2%로 2024년 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위험손해율이 2024년 87.5%에서 지난해 97.2%로 악화된 것이 보험손익에 악영향을 끼쳤다.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저효과를 제외해도 87.7%에서 92.6%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회사 매출과 이익의 근간인 장기보험은 미래가치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 확고한 우위의 CSM 지속 창출을 위한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발언했다. 신계약의 단순확대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상품과 계약별 가치 기반 언더라이팅을 통해 신계약의 질을 높이고 효율지표의 평가·지원·관리체계를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CSM 조정 변동성과 예실차를 안정화, 보험손익 관리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CSM 순증 및 총량 증대를 위한 체질개선 의지도 피력했다. 자동차보험은 2500억원 이상 하락하며 적자전환했다. 할인 특약 확대 등 가격 중심의 시장경쟁 속에서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토대로 전년 수준의 보험수익(5조5651억원, -1.0%)을 기록했으나, 손해율과 사업비 등을 합한 합산비율이 98.3%에서 102.9%로 오르면서 159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는 보험료 정상화를 위한 프라이싱 체계를 정비하고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재정의, 맞춤형 상품·마케팅을 통해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보상현장의 실행력 강화와 테크 기반 효율 혁신을 통해 흑자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일반보험 손익(1708억원)도 2.8% 감소했다. 포트폴리오 솔루션 확대로 국내와 해외사업이 동반성장하며 보험수익(1조7380억원)이 전년 대비 6.1% 증가했으나, 국내 중소형 사고 증가 영향으로 손해율이 0.9%포인트(p) 상승한 탓이다. 캐노피우스 2대주주 지위 획득 등에 힘입어 해외법인 보험수익도 1260억원에서 2270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보험손익은 330억원에서 270억원으로 낮아졌다. 다만 지분법 손익은 930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높아졌다. 삼성화재는 국내 사업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사업의 자생력을 재정비하고 저수익 섹터에 대한 과감한 조정을 단행하는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 나갈 계획이다. 신규 비즈니스 발굴로 성장 기반도 확대, 일반보험의 기여도를 증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사업은 전사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엔진으로 역할을 키운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캐노피우스를 통해 손익 기여도를 제고하는 한편, 협업 모델 본격화로 북미 유럽 지역 사업을 확장하는 등 미래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베이스캠프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삼성re에 대해서는 신규 보험 종목 발굴과 권역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손익 기반을 안정화함으로써 아시아 지역 내 존재감을 다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투자손익은 1조2133억원으로 43.5% 향상됐다. 보유이원 제고 및 고수익 자산 중심 투자 전략을 통해 이자수익과 대체수익 등 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투자이익률(3.44%)이 전년 대비 0.22%p 개선된 덕분이다. 운용자산 기준 투자이익은 2조9813억원(+13.8%)에 달했다. 향후에도 보다 액티브한 투자전략을 기반으로 투자이익률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 하에 신규 고수익 자산을 발굴하고 이자소득 자산의 질적 개선을 통해 전사 이익 기여도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262.9%로 전년말 대비 1.6%p 낮아졌으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기준 킥스 비율은 156.0%에서 170.7%로 상승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90% 이상 상회한다. 삼성화재는 △전속 조직 다변화 △육성체계 혁신 △우량 계약 위주의 매출 확대 △보유계약 관리 강화 등으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헬스케어·모빌리티·기업 안전 영역에서 새로 등장하는 위험을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사회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면서 수익 기회 창출을 모색한다. 자보와 장기보험의 보상 엔드 투 엔드 프로세스 전반에 인공지능(AI)을 확대 적용하는 등 업무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도 끌어올린다. 이날 컨콜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조번형 경영지원팀장은 주당 배당금이 1만9500원으로 전년 대비 500원 오른 것을 들어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이 결산배당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해명했다. 조 팀장은 “삼전 주식 매각이익이 손익에 인식되지 않지만, 이익잉여금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로, 배당을 산정할 때 이익잉여금을 재원을 활용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며 “올해 추가로 매각이익이 발생하면 동일한 매커니즘을 통해 배당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삼성화재는 기존에 제시한 중장기 킥스 비율 목표(220%)와 2028년 배당성향 50% 달성에 대해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장기 기본자본 기준 킥스 비율은 제도 도입 시점에 맞춰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경험위험률 조정을 통한 보험료 인상과 과잉 청구에 대한 관리 조치 등을 토대로 연간 손해율이 지난해를 고점으로 점진적 하향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구 부사장은 “사업 부문별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정교하게 측정하고, 자본 배분 정책도 준비 중"이라며 “자본의 효율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전사업부문이 과감한 변화를 실행해 본업 펀더멘탈을 견고히하고 시장의 판을 바꾸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 오랜기간 함께해주신 주주와 고객, 그리고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회사로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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