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6·3 지방선거 이후 세제개편을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권과 차주들이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고가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한편, 비거주 1주택자에도 대출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거듭된 부동산 규제와 예외 규정으로 임대차 시장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결국은 대출규제 밖의 '현금부자'만 수혜를 입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1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국세청이 부동산 탈세 근절을 위해 운영 중인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 10건 중 8건이 수도권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불법투기 탈세 이제는 안 된다"라며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반드시 탈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지방선거와 현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부동산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참모들에게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나"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 폭을 키우고 있고, 전월세 시장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5월 넷째주까지 누적 3.68% 올라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1.86%)을 큰 폭으로 웃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5월 넷째주 기준 116.1로 2021년 3월 둘째주(116.8) 이후 가장 높다.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매물을 내놓는 사람보다 구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선거가 끝나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 중 하나로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가시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위해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수도권 규제지역 1주택 전세대출 규모는 약 9조2000억원, 5만9000건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투기적 목적을 어떻게 정의하고 걸러낼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는 투기 목적이 아니다'라는 포지티브식으로 갈지, '이런 경우 빼고는 다 투기적 목적이다'라는 네거티브로 갈지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를 청취해 준비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혜택을 조정하고, 고가 1주택자에 대해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임대사업자는 8년 또는 10년이라는 의무 임대기간이 끝난 후 1~2년 안에 처분하지 않으면 일반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양도세를 중과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 1주택자는 보유공제 삭제 혹은 거주공제 2배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부세 기본공제 조정, 과표 구간 세분화는 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주요 기제가 될 것"이라며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한 공정시장 가액비율 역시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과 예외 규정이 계속해서 쏟아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쉽게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이 대표적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입하면 토지거래허가 이후 4개월 이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정부는 임대차계약 기간이 남은 세입자가 있는 경우 매수자가 즉시 입주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차계약이 존재하는 모든 주택에 대해 실거주 의무를 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했다. 갭투자를 불허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되, 실거주 유예 조치가 일부 다주택자에게만 적용된 데 따른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즉, 정부가 추가 규제와 대책을 내놓을수록 기존 규제와의 상충 문제,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지고, 차주에 따라 아파트 매수 여부 등도 달라지면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부자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시장의 비판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하는 목적은 1주택자의 주택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라는 근본적인 취지와 어긋난다"라며 “지금은 사람(차주), 조건에 따라 부동산 규제 범위가 달라져 시장 참여자들이 (매도, 매수 등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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