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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출신’ 빠진 여신협회장 선거…현장 목소리 울려퍼질까

카드·캐피탈·신기술금융사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건의하는 여신금융협회의 수장을 선출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여신업권 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금융 관료 출신 인사들이 회장을 독식해온 것과 달리 현장과 가까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보군이 꾸려졌기 때문이다. 26일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제14대 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5명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오는 27일 서류심사를 통해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하고, 다음달 4일 면접·무기명 투표로 단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회원사들이 총회에서 의결하는 방식으로, 다음달 하순을 전후로 회장 선임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 출신으로, 그룹 내에서 전략·보험·디지털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카드사들의 디지털 전환과 사업 확장 노선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불리는 까닭이다.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우리은행을 거쳐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총괄 부사장(CFO)을 지냈고, 최근에도 한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맡아 현장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장도중 신용보증재단 중앙회 상임이사는 현대캐피탈·국민리스 출신으로, NICE평가정보 금융사업실장과 기획재정부 부총리 정책 보좌관을 역임했다. 정책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측면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작게는 개별 기업, 크게는 업권의 자존심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학계에서는 김상봉 한성대 교수가 깃발을 들었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국내 경제학 석사(서강대 대학원)와 해외 박사(텍사스주립대) 학위를 받은 유일한 후보다. 그는 신한카드와 SK경영경제연구소에 몸 담은 전력이 있고, 여신협회 자문위원도 두 차례 지냈다.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인공지능(AI)정책 특보단장을 맡았고, 현재는 △여신금융산업 3.0 AI·AX 전략센터장 겸 수석 아키텍트 △생산적 포용금융 정책포럼 상임의장 △글로벌 AI 넥스트 센터 최고경영자(CEO)다. 정부가 금융권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상황에서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기업들의 고충을 정책에 녹여내고 회원사들의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현업 경험과 시장 이해도를 갖춘 후보가 다수 포진한 구도에 '박수'를 보낸 셈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감소하고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이렇다할 신사업을 발굴하지 못했던 시기를 끝내야한다는 니즈도 반영됐다. 그간 금융당국과 소통하기 용이하다는 점을 이유로 관 출신들이 많이 뽑혔지만, 성과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히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의 변화를 따라오지 못하는 정책 기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해외에서는 비자(VISA)가 핀테크사를 인수합병(M&A)하고, 마스터카드가 데이터 애널리틱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여전사들의 변신이 이뤄지고 있다. 아멕스는 여행·라이프스타일 기능까지 제공하는 일명 '슈퍼앱'을 만들었다. 일본도 카드사의 비금융 겸업을 제도적으로 허용하지만, 국내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쓰여진 사업만 영위할 수 있는 포지티브형 규제체계에 막혀 플랫폼 사업 진출이 어렵다. 협회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소폭이지만 인상하는 데 성공했고, 요양시설 등 시니어사업과 보험·자산운용을 비롯한 분야의 시너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힘을 쏟기 시작한 다른 업권과 비교가 되는 것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든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에 기반한 정책 대응과 회원사간 소통 강화 측면에서 새로운 수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혁신'이 올해 말 예정된 은행·보험업권 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금융 풍향계] NH농협금융, ‘1금융권 갈아타기 대출’ 출시 박차 外

NH농협금융지주는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안신용평가시스템 혁신을 통한 '1금융 갈아타기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먼저 신용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그룹 내 계열사 간 금융사다리 지원 협업 체계를 강화한다. NH농협은행·NH농협캐피탈·NH저축은행 3사 간 단절된 금융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중저신용자가 신용도에 맞는 합리적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농협금융은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정책에 발맞춰 지난해 8월부터 대출심사 시스템 전면 재설계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 중 대안정보 기반 머신러닝(ML) 심사 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의 핵심은 기존 금융정보 중심의 획일적 평가를 넘어 다양한 비금융정보(대안정보)를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신용평가 변별력을 높이고 기존 금융권에서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던 중저신용자와 개인사업자의 실제 상환능력을 정밀하게 반영한다. 특히 금융 정보 기반 심사에서 '거절' 판정을 받았던 고객도 '승인'으로 전환될 수 있어 2금융권 이용 고객이 1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차주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은 개선된 신용평가모형과 심사 전략을 바탕으로 차별된 대환대출 상품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심사시스템 개편과 함께 은행과 2금융권 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등 상품 설계 작업도 병행한다. 아울러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우대 정책도 함께 마련한다. 금융 소외계층의 실질적인 금융 접근성 개선과 포용금융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대안신용평가시스템 혁신으로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고객 상환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포용금융 실현을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이 신용회복위원회와 금융취약계층의 신용회복 재기를 돕는다. 농협은행은 26일 신복위와 '금융취약계층의 생활안정과 금융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강태영 농협은행장과 김은경 신복위 원장이 참석해 포용금융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기관은 금융 뿐만 아니라 생활 분야까지 연계한 종합 지원체계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쌀과 김치 등으로 구성된 우리 농산물 꾸러미를 금융취약계층 1만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같은 날 금융취약계층의 재기를 돕기 위해 신용회복 절차를 성실히 이행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신용대출상품 'NH신용회복 파트너론'을 출시했다. 대출 한도는 최대 100만원, 금리는 연 7.0%다. 중도상환해약금은 면제된다. 총 300억원 한도로 3개월간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강태영 행장은 “신용회복 과정에 있는 고객들의 경제적 재기와 금융시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상품을 출시했다"며 “농협은행은 앞으로도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포용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금융 시장에서 주거래 은행 개념이 흐려지고 있다. 어느 은행 계좌를 주로 쓰느냐 보다 어느 앱이 내 돈을 알아서 정리해주느냐가 우선순위로 올라서면서 자산관리 기능을 앞세운 핀테크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조사 전문기업 컨슈머인사이트가 1분기 전국 20~69세 금융소비자 61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금융앱 고객경험 평가에서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의 순위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직전분기 대비 9계단, 전년 동기 대비 12계단을 끌어올려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토스, 2위는 카카오뱅크가 차지했다. 금융 앱이 자산관리 영역으로 확장하며 사용 편의성과 통합 자산관리 경험이 금융 앱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뱅크샐러드 약진은 금융 정보를 자산 관리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소비자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샐러드는 은행∙카드∙증권∙보험 계좌를 마이데이터로 연결해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자산 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해준다. 단일 금융사 상품만 파는 구조가 아니라 사용자 '돈 흐름' 자체를 보여주고,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주거래 은행과 무관하게 주요 앱으로 설치하는 이용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금융 앱 시장은 편의성과 직관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사용 패턴이 미래 성장동력을 가르는 격전지가 됐다.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앱 실행 속도,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 맞춤형 자산 분석 기능 등이 핵심 경쟁력 요소로 떠올랐다. 사용자 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간편송금, 페이스페이 등 결제 방식을 변화하는 것은 물론 공공, 생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금융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 건강 자산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맞춤형 금융 인사이트와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주거래 은행 앱만 사용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의 자산을 가장 쉽고 편하게 관리해주는 플랫폼을 선택한다"며 “브랜드 경쟁 보다는 사용자경험에 초점이 맞춰진 새로운 경쟁 시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소셜MG 사업 일환으로 'MG헌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국가적 혈액 수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혈액 공급에 힘을 보태기 위한 취지다. 올해 MG헌혈 캠페인은 MG 약자를 활용해 Meaningful Giving이란 의미를 담아 추진된다. 지난 15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약 45일간 진행된다. 캠페인 기간 동안 중앙회 임직원은 자율적으로 헌혈에 참여한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서울 강남구 중앙회 본부에서 'MG헌혈 버스'를 운영해 임직원의 단체 헌혈에 참여를 지원했다. 중앙회 각 지역본부에서도 대한적십자사 지역 혈액원과 협력해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지역 내 안정적인 혈액 수급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앞으로도 안정적인 혈액 수급 지원에 적극 동참하며 협동조합의 상생 가치를 꾸준히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BNK경남은행이 창립기념일을 맞아 영화와 오페라를 접목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 경남은행은 지난 22일 '경남은행과 함께하는 시네마 클래식 콘서트'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창원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콘서트에는 김태한 경남은행장, 정영식 경남오페라단 이사장, 강태룡 CTR그룹 회장 등 고객과 지역민 1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콘서트는 영화 속 명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문화예술행사다. 관람객들이 클래식 음악을 보다 친숙하고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게 구성됐다. 고객과 지역민들은 영화 시네마 천국 OST인 '사랑의 테마'를 비롯해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오보에', 오페라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등 경남오페라단이 펼치는 공연을 감상했다. 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등 클래식 명곡도 함께 연주됐다. 경남은행은 같은 날 시네마 클래식 콘서트에 앞서 본점 대강당에서 '창립 56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경남은행은 창립 56주년을 기념해 경남·울산지역 성적 우수 학생 214명에게 장학금 총 1억36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태한 경남은행장은 “앞으로도 경남은행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기관으로서 각종 사회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역 사회에 희망을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보험·카드사 풍향계] 한화손해보험, 야구팬 만나 브랜드·보험 소개 外

◇ 한화손해보험, 야구팬 만나 브랜드·보험 소개 한화손해보험이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6 한화손보 스폰서데이'를 진행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야구팬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야린이(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한화손보는 집·놀이터·학교를 비롯해 아동들이 일상에서 주로 찾는 공간을 콘셉트로 구성한 '프리케어 라운지'를 운영했다고 26일 밝혔다. 생활 속 안전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에게는 △구강 마이크로바이오폼 검사키트 △보호자 없이도 타인에게 알러지 요인을 알려주는 키링 △디지털 탕온계를 비롯한 제품 뿐 아니라 응원용품 등 경품을 증정했다. 한화손보는 대전 대덕구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연계해 역내 영유아 가정들을 야구장 스카이박스로 초청했고, 클리닝타임 전광판 퀴즈 이벤트로 관중들에게 어린이보험 상품의 가치를 전달했다. '한화 건강쑥쑥 어린이보험'은 사고 이후 보장을 넘어 일상 속 리스크를 미리 살펴보고 대비하는 사전케어 관점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성장인자 검사, 알레르기 검사, 구강 세균 분석 가운데 원하는 검사 1종을 1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교보라플, 토스 전용 멘탈케어 보험 출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 토스 고객들을 위한 전용 멘탈케어 보험 2종을 단독 출시했다. 국내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을 웃돌고, 직장인 10명 중 3명이 번아웃증후군(극심한 육체·정신적 피로 때문에 열정과 성취감을 상실하는 증상)을 경험한 점에 주목한 결과다. 기획 단계부터 토스 고객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화된 설계를 진행, 우울증과 공황장애 뿐 아니라 주요 정신질환과 더불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신체질환을 함께 보장한다. 국내 1위 정신건강 플랫폼 마인드카페 운영사인 '아토머스'와 협업해 전문심리상담 등의 솔루션도 제공한다. 우울증 집중 케어보험은 우울에피소드와 갑상선 질환, 공황장애 케어보험은 진단 및 급성심근경색증을 보장한다. 마음건강 회복에 필요한 비용과 심리적 문턱에 막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금융소비자들의 고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농협생명, 2026년 4차 농촌의료지원사업 시행 NH농협생명이 올해 네 번째 농촌의료지원사업을 실시했다. 이번 사업은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이 함께한 것으로, 23일 충북 충주시 노은초등학교에서 진행됐다. 의료봉사단은 300명에 달하는 농업인과 노약자들에게 내과·치과·재활의학과·건강증진상담을 비롯한 과목의 진료 및 처방을 제공했다. 의료진은 교수급 전문의 5명과 약사 및 간호사를 필두로 30여명으로 구성됐고, 심전도·초음파·혈압측정을 비롯한 검사장비와 약 조제 장비를 활용했다. 진료시 중대질병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된 경우 세브란스 본원과 연계, 수술을 포함한 후속 조치도 진행할 수 있다. 김기동 농협생명 부사장은 “농촌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뜻깊은 활동이었다"며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우리카드, 시각장애인 러너 대상 금융교육 제공 우리카드가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회(VMK)와 손잡고 시각장애인 러너들과 소통하고 안전한 금융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우리카드와 일반인 가이드러너 신청자들은 서울 중구 해오름 국립극장 내 하늘누리 카페와 남산북측 산책로에서 시각장애인 러너와 끈을 잡고 함께 달렸다. 이후 전문 강사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주제로 금융소비자 교육을 실시했다. 김형조 우리카드 소비자보호총괄 상무는 “지속가능한 소외계층 대상 금융소비자 교육 확산에 앞장서겠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정기적인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B금융, AI 기반 보안체계 강화...사이버보안센터 출범

KB금융지주가 초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 등장으로 자동화, 고속화되는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하고자 그룹 차원에서 보안체계를 강화한다. 26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금융당국의 AI 보안 대응 방향에 맞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정보보호 실태점검(모의해킹)·보안업무 자동화 체계 구축 ▲제로 트러스트 체계 강화 ▲모의침투(BAS) 기반 '그룹 사이버보안센터' 출범 등을 중심으로 그룹 통합 보안역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그룹 정보보호 실태점검(모의해킹)에 AI 기술을 본격 도입했다. 기존에 화이트해커 중심의 시나리오 기반 점검과 함께 자체 개발한 모의해킹 AI 에이전트, 외부 전문기관의 AI 에이전트를 병행하며 실제 초고성능 AI 기반 공격 수준의 실전형 점검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AI 에이전트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결합한 24시간 보안 모니터링 체계를 자체 구축했다. 최신 금융보안 위협·취약점 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전달, 이상행위 탐지·정보유출 징후 파악 등의 자동화를 통해 사이버 위협 탐지·분석·훈련 전 과정에서 업무 효율성과 대응 속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더불어 악성메일 대응 훈련에도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최신 피싱 유형을 반영한 훈련 시나리오를 자동 생성·배포하고 있다. KB금융은 망분리, MFA(다중인증), 접근통제 등 기존 금융보안 체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절대 신뢰하지 않고 항상 검증'하는 제로트러스트 원칙을 그룹 전반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KB금융 측은 “특히 그룹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제로트러스트 3단계 구축 완료 사례는 금융업권에서 가장 선제적인 구축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사이버 침해사고의 사전 예방과 선제 대응 역할을 수행하는 그룹 공동대응 체계인 '그룹 사이버보안센터'도 출범했다. '그룹 사이버보안센터'는 공격자 관점에서 보안 취약점을 식별하는 레드팀(사이버보안팀)과 실시간 위협 탐지·차단 역할을 수행하는 블루팀(통합보안관제)이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격표면관리(ASM) 기반 외부노출 자산 상시 식별·점검, 모의침투 기반 실전형 공격 검증과 AI 기반 상시 취약점 관리 전담조직을 운영해 '취약점 발견 → 검증·개선 → 재검증'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선제적으로 구축·운영하고 있는 AI 기반 보안대응 체계를 중심으로 어떠한 위협 환경에서도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금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생산적 금융, 금산분리 완화 등 과감한 규제완화 필수” [전문가 진단]

부동산에 쏠린 시중자금을 첨단산업, 혁신기업, 벤처, 소상공인 등 생산활동에 연결되는 분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 성공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상상력을 발휘해 과감하게 규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지금처럼 시중은행이 앞장서서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식은 오히려 은행의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 시중은행들이 산업의 미래를 먼저 보는 '선구안'을 키우고, 우수한 기술력과 잠재력을 가진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할 수 있어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의 지형도도 대대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이란 금융이 부동산, 수도권,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산업, 벤처기업, 지방,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의 흐름을 확장해 산업 경쟁력 제고, 국민자산 증대, 모험자본 확대로 이어지는 의미한다. 시중자금이 실물경제 성장,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곳에 공급되는 것이 핵심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담보 위주의 대출에서 벗어나 사업성, 성장 가능성에 기반을 둔 대출로의 전환을 뜻한다.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에 총 508조원을 투입한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금융지주, 은행은 물론 각 계열사들이 다양한 기관,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생산적 금융이 시중은행 주도의 '기업대출'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대표적인 생산적 금융 수단으로 '벤처대출'을 활성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벤처캐피탈 지분투자(VC)에서 벤처대출 비중이 2024년 1분기 기준 24.6%에 달한다. 영국은 20~25%로 추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벤처대출은 초기 단계를 지나 스케일업을 위한 주된 자금으로 활용되는 만기 3~5년의 무담보, 무보증 대출이다. 미국, 영국은 자금 회수 경로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세컨더리 펀드 등으로 다양하지만, 우리나라는 M&A 시장이 빈약하고,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문화가 거의 없다. 이로 인해 한국은 지분투자, 벤처대출 시장이 커지는데 한계가 있고, 은행의 생산적 금융 역시 '기업대출'에만 집중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금융권에서는 '생산적 금융'이 국가 대전환 프로젝트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상상력을 발휘해 규제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금산분리 규제의 경우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방산, 콘텐츠 등 12대 첨단전략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에 한해서만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은행이 중소기업 지분을 인수하면, 중소기업 성장에 따라 은행의 지분투자손익도 증가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은행과 중소기업이 윈윈할 수 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이 기업에 대출을 많이 내주는 것만으로는 '생산적 금융'에 한계가 있다"라며 “은행권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성장성)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일반은행에도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한 12대 업종, 그 업종에 있는 중소기업에 지분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며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신기술금융업 제도를 개선하고, 부수업무를 완화하는 한편 금융안정성을 해칠 염려가 크지 않다면 혁신금융서비스도 과감하게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이란 미래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기업에 투자하는 일종의 VC다. 벤처기업은 자금조달과 경영관리 등을 받고, 금융사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여전사들은 신기술금융업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자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는 2021년 8조3000억원에서 2022년 5조7000억원, 2023년 5조5000억원, 작년 상반기 3조원으로 매년 감소세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여전사들이 신기술금융 라이선스를 갖고 있음에도 투자하지 않는 건 조달비용이 높기 때문"이라며 “카드사들은 단기 수익을 위해 카드론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여전사들이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레버리지 배율 규제를 완화해야만 투자여력이 생겨 중장기적인 투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혁신금융에 투자를 단행하도록 위험가중치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엔젤투자를 할 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예를 들어 미국은 스타트업 초기 주식을 5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100%를 비과세한다. 기대수익률을 높여 투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엔젤투자 등에 대해 기대수익률을 높여 손실을 실질적으로 보전해 주는 세제 인프라가 미흡하다. 서지용 교수는 “엔젤투자를 할 때 엑시트(투자금 회수) 플랜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상장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선진국보다 투자를 기피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사 대출 담당자들에게 면책을 허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한재준 인하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 대출을 늘렸다가, 연체가 발생하면 건전성 저하, 충당금 적립 부담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출 담당자에게 면책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금산분리 완화가 '만능'은 아니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진영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증권사들이 조 단위의 순이익을 낼 정도로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하다"며 “그간 금융사들이 생산적 금융에 미온적이었던 건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금융의 관점이 아닌) 기업들이 창업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겪는 제약들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의 시각에서만 생산적 금융을 바라보지 말고,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달 12일 AI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 AI를 방문해 “이제는 금융정책과 산업정책이 따로 갈 수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금융은 재무제표와 담보 중심의 관점에서 기술과 데이터, 인재와 생태계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산업을 이해하는 금융'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보험주 투자자들 속 탄다”…배당 여력 갈수록 증발

보험사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배당 여력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급증한 데다 금리·손해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삼성화재는 배당 확대가 점쳐진다. 중기 배당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이 주주환원 재원에 더해지는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도 언급된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서 금융 계열사가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은 최대 10%다. 양사가 약 730만주(0.13%)를 매각한 까닭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2조원에 달한다는 평가다. 행동주의 펀드와 공방전을 벌였던 DB손해보험은 앞서 2025년도 현금배당을 전년 대비 11.8% 늘린 데 이어 8월 밸류업 재공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 인수가 마무리되는 것도 주주가치 향상에 일조하는 요소다. 그러나 KB손해보험·신한라이프·한화생명·현대해상을 필두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곳이 더 많은 상황이다. DB손보도 금융당국의 할인율 제도 변경 등으로 배당가능이익이 2년간 1조7000억원 감소했고, 2035년까지 악재가 있다고 밝혔다. 배당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항목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이병건 D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기준 손해보험사 빅5(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1조43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높은 킥스 비율에 힘입어 적립 비율이 80%였음에도 별도 순이익(1조750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삼성생명이 적립을 시작하는 등 생명보험 업권에서도 더욱 무거운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시장금리 변화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축소되면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해약환급금과 차이가 벌어졌고, 이 간극을 메울 준비금 적립액이 많아졌다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배당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2~3년이 지나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배당 가능성을 상당히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관기관과 기업들이 적립비율을 낮추는 기준선을 현행 170% 보다 더욱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중이지만, 좀처럼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자성도 나온다. 생명·장기손해보험 신계약비 지급액은 2022년 19조원에서 지난해 3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영업조직을 키우고 높은 수준의 시책을 제시했던 것이 해약환급금준비금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제한된 배당 여력은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릴 수 있는 고마진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대체투자 확대를 필두로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등 펀더멘탈 향상에 나섰음에도 증시 훈풍에 동승하지 못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지수는 전일 기준 3955.87로 지난해 5월23일(1917.67) 대비 10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502.09에서 7847.71로 200% 넘게 급증한 것의 절반에 그쳤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로, 코스피(2.40)의 3분의 1 수준이다. KRX 300 금융(0.93배)과 비교해도 낮았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치명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금도 부족한 배당가능이익을 더욱 옥죄는 탓이다. 금융지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면 기본자본이 줄어든다. 해당 수치가 50%를 밑도는 기업은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지만,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동원해서 끌어올릴 수도 없다. 중소형사 뿐 아니라 일부 대형사도 배당 재개가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예실차·자동차보험 적자를 줄여 영업실적을 개선하면 배당가능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으나, 고령화와 경상환자 과잉진료 때문에 손해율 안정화가 쉽지 않다"면서도 “보험 업황이 부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때에 보완자본의 뒷받침까지 사라지면서 배당 가능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40조 생산적 금융’ 나서는 보험업계...‘고수익’ 뒤 리스크 경계론 [창간기획]

보험업계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자금 운용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공채 중심의 안정적 자산 운용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인프라·벤처투자 등 장기 성장 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이 경쟁 심화와 손해율 상승 등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투자이익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최근 자본규제 완화로 운용 여력까지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의 움직임도 한층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생산적 금융 확대가 곧바로 보험사의 투자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아질 경우 자산 건전성과 지급여력(K-ICS·킥스)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벤처투자 등은 회수 기간이 길고 사업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 손실 발생 시 자본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 보험사의 안정성 유지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작업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향후 5년간 4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한다. 이는 기존 로드맵 보다 3조2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8조원은 국민성장펀드에 투자된다. 해당 펀드가 만드는 하위 펀드에 유동성 공급자로서 참여,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KDB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인수하거나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에 대해 대출 또는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전환(AX) 등에 힘입어 2024년 국내에서만 6조원을 돌파했다. 향후에도 상업용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가 꾸준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항공우주·바이오·재생에너지·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해 국가 전략산업으로 꼽히는 분야도 투자 대상이다. 지난 4월 정부가 내놓은 보험사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은 드라이브적인 성격이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험계수를 높이고 주식·신용위험계수는 낮춰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투자로 돌리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책프로그램 위험계수를 49%에서 20% 이하로 낮추고, 10년 이상 장기보유특혜 적용 대상에 비상장주식과 펀드도 포함시켰다. 블라인드펀드 미집행 약정 위험액 산출도 합리화한다. 이를 통해 보험사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24조2000억원 가까이 많아진다.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의 '분자'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이 줄어들면서 투자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100억원 투자시 49억원이 요구자본으로 책정되는 기존 방식 대신 20억원만 반영되면 추가 투자를 단행해도 킥스 비율을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장기 국채 수요가 기업·인프라 장기성 대출 또는 정책펀드로 유입되는 형태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채권 보다 주식·대출채권 중심으로 자산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이 '여명기' 단계인 까닭에 지난 1년간 생·손보사 채권잔고 감소에는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지만, 중장기 채권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채권의 경우 인프라 대출이 성장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 이어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국면인 것도 자금 이동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채권 비중을 낮추고, 다른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올릴 필요성이 커졌다는 논리다. 국채는 금리 변동성을 줄이는 등의 효과가 있지만, 저수익 자산으로 분류되는 문제가 있다. 국채 의존도가 높을수록 투자수익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말 기준 보험사 채권 듀레이션이 11.4년으로 축소된 원인으로 채권 평가손실 확대에 직면한 기업들이 초장기 국채를 덜어낸 것을 지목했다.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 보다 길어지면서 초장기 국채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금리 상승이 자산가치 하락을 야기, 킥스 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쉽사리 공격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우선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발목을 잡는다. 이는 보험사 자본의 질 향상이 목적으로, 기존 킥스와 달리 보완자본으로 높일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 보험사들이 전체 운용자산 1292조원 중 42.6%를 채권으로 구성한 이유도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으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투자했다가 회수에 차질이 생기면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 다수의 해상풍력 단지가 투자 철회·사업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서 손을 떼는 일이 벌어진 것도 고려사항이다. 경제성이 부족한 곳에 금융사의 자금이 투입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 50%를 밑도는 보험사가 다수인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자본 여력이 큰 대형사 위주로 진행되는 사업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적 금융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보험업계 양극화라는 '부메랑'을 맞게되는 셈이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국내 벤처기업의 생존율도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창업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미 3분의 1 이상이 문을 닫고, 5년 후에는 60% 이상이 사라지는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면 장기투자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폐업 혹은 인프라 자산의 가치 하락시 손상차손을 입고, 결국 이익잉여금 감소에 따른 가용자본 하락으로 귀결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각 작업에 돌입하면 '정상가'를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충분한' 지급여력 확보를 위해 감독역량을 쏟아붓고, 자본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늘어난 세금 부담도 실적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려면 종합적인 관점에서 '당근'과 '채찍'을 재점검해야할 것"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부동산→AI·재생에너지로…은행 돈줄, 방향 틀었다 [창간기획]

은행권의 자금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부동산과 담보대출 중심의 자금 공급에 집중했지만, 정부의 '생산적 금융' 강화 기조를 기점으로 미래·전략 산업 투자로 방향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산업은 새로운 핵심 투자처로 부상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투자금융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중심의 영업 행태를 비판하고 첨단·미래 산업 투자를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금 공급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변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총 150조원을 지원하며,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산업은행이 앵커를 맡고 시중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구조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연간 10조원, 5년간 50조원의 공급 목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과 중소·기술기업 전반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로봇 등 국가 전략 산업 육성이 목표다. AI와 재생에너지는 대표적인 투자 분야다. AI는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로 부상했으며, AI 발전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며 재생에너지를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1차 메가 프로젝트에는 K-엔비디아 육성, 국가 AI컴퓨팅 센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발표된 2차 메가프로젝트에도 소버린 AI, 지방 태양광·풍력 발전사업 등이 담기며 AI와 에너지 분야의 투자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은행권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승인된 국민성장펀드 1호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이 대표 주간사를 맡고, 5대 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 BNK부산은행 등 18개 금융기관이 선순위 대출과 간접투자에 참여한다. 이중 농협은행은 구체적인 공급 규모를 공개했다. 선순위 대출 1200억원, 미래에너지펀드 간접투자 870억원 등 총 2070억원을 투자한다. 장기·저리의 대출 자금을 공급해 자금 확보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전남 신안군 일대에 총 3조4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개발되며, 산은이 조성한 첨단전략산업기금이 7500억원을 투입한다. 390MW의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해 향후 전남 지역에 구축할 예정인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청정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PF 중 최대 규모로, 오는 2029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투자 프로젝트도 가동됐다. 지난 2월 삼성전자 평택 5라인 AI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성장펀드 참여가 승인됐다. 총 2조5000억원의 대출 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은행별로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연 3%대 저리로 공급한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8조80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생산 설비 구축을 지원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개별 금융그룹 차원의 투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금융그룹들의 대규모 인프라펀드 조성에 나섰는데, AI와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골자다. KB금융그룹은 1조원 규모의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했다. KB자산운용이 설립과 운용을 맡고, 은행과 보험 계열사 등이 참여한다. 국민은행은 전체 1조원 중 5000억원을 출자한다. 이 펀드는 디지털·에너지 인프라, 재생에너지 대전환, 지역균형성장 사회기반시설(SOC) 등을 대상으로 하며, 먼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 투자를 검토한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4000억원, 하나증권 500억원, 기타 관계사 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조성했다. 신재생에너지와 AI·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핵심 축으로 삼고, '완도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 '부천 삼정동 AI허브센터', '인천 구월동 AI허브센터'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도 5000억원 규모의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조성하고,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지역균형성장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 대상은 '해남 태양광·고창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력 사업에 자금을 투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지방금융그룹 중 BNK금융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부울경 지역에 추진하는 주요 에너지사업을 지원한다. BNK금융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자금 조달과 금융 구조화, 운용 자금 등 금융서비스를 뒷받침한다. BNK금융이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지원 프로그램의 첫 번째 협약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통해 지역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은행권의 이 같은 자금 흐름 변화는 기존의 이자이익 중심 성장 구조를 바꾸고 투자금융 영역을 강화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부동산 금융 확대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명확한 기조 속에 투자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도 이자 중심의 성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안정성이 보장된 부동산과 담보 중심의 영업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자금 흐름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이 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 ‘전환 엔진’ 가동...150兆 성장펀드로 산업 돈길 만든다 [창간기획]

정부가 '돈의 방향이 바뀌는 시대'로의 대전환을 시작하면서 금융권의 자금 흐름이 기존 부동산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첨단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150조원 규모의 성장자금을 풀어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 육성에 나서자 금융의 역할도 다시 짜이는 모양새다. 정책금융기관부터 은행·보험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산업자금 공급망에 편입되며 한국형 '산업금융 체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이 과거 자산시장을 팽창시키는 엔진이었다면 이제는 산업 부스터이자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과 부동산·가계대출 중심 성장의 둔화 및 PF 부실 부작용, AI·반도체 패권 경쟁 본격화 등 여러 환경 변화에 따라 정부는 금융권의 국가성장 동원 의지를 피력해왔다. 특히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출범 직후부터 민간 금융의 산업정책 동원 필요성이 확대됐음을 시사하며 '금융 대전환'을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전환금융과 혁신금융이라는 두개의 축으로 철강·석유화학·발전 산업의 '저탄소 전환'과 AI·첨단 제조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 체질 전환'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50조원 규모 성장펀드를 통해 전환금융과 혁신금융의 그림에 시동을 걸었다. 첨단산업, 벤처·혁신기업, 지역경제, 재생에너지 등 생산성이 높은 영역으로 자금을 전환하고 혁신하기 위해 밸류체인 전반에 민간 금융사들이 투자하고 공급에 참여하는 민관 합작 펀드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 벤처캐피탈(CVC) 투자 규제 완화 등에 나서는 등 작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투자 전환에 대비하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앞두고 메가프로젝트 발굴과 범부처 토털솔루션 제공을 추진하는 등 자본규제 개선을 통해 은행·보험업권의 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508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으로 즉각 화답했다. 정부는 금융권 자본에 더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의 626조원 지원까지 총 1240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첨단 산업에 투입하는 체계를 올해 초 확립했다. 핵심 전략 사업을 키우기 위해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부펀드 투자를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금융 동원 의지를 실현하는 단계에도 이르렀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모태펀드의 자금이 민간인 은행·보험사와 연기금, VC, PE로 연결되는 초대형 밸류체인을 구축한 것이다. 150조 성장금융 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리면서 금융의 역할은 급변하고 있다. 정책금융이 공급 기반을 마련해 민간자금을 끌어당기는 구조를 기획함에 따라 정책금융기관은 대규모 마중물로, 은행은 산업자금 공급 창구로, 보험사는 장기 모험자본 투자자 역할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한국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은 초기 대규모 자금 공급처이자 민간으로 향하는 리스크를 완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고위험 산업이나 보증.후순위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민간이 들어오기 어려운 초기 위험을 흡수하고 투자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은행권은 산업자금 공급 채널이자 자금이 산업에 전달되는 통로 역할에 나섰다. △대출 공급 △프로젝트 파이낸싱 △산업 생태계 금융 △협력사·벤더 금융을 맡는 것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집중된 자금은 산업과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의 기업대출 중심 재편 움직임이 커지면서 성장산업 생태계 전반에 유동성을 투입하는 모습이 확대되고 있다. 보험과 연기금은 장기 투자자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장기 인프라 투자나 사모펀드·인프라펀드 출자, 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 투자 등 은행 자본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AI·전력망·에너지 전환 투자 등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권이 초장기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현금 흐름을 선호하기에 인프라 투자에 적합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흘러 온 자본은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산업 모험자본으로 최종 수혈되고 있다. 모험자본은 성장 잠재력은 높으나 위험도가 높은 창업·벤처·중소기업에 투자되는 자금이다. 정부는 리스크는 줄이고 규모는 키워 위험이 높지만 성공 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과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완성하는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자금 흐름의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가계대출 중심이던 국내 금융이 산업으로 돈길을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단순한 정책펀드 확대를 넘어 한국 금융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대형 실험과도 같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위주 자금이 AI·에너지·첨단산업으로의 이동을 완수하고 민간 자본까지 끌어들이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자리 잡을지 성패에 이목이 모인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은행도 아닌데 4200억 굴린다”...스타벅스는 왜 금융규제 비켜가나

고객 돈 4200억원을 미리 받아 운용하면서도 금융당국 규제는 받지 않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업 구조를 두고 제도 공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불충전금을 기반으로 사실상 금융업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전국 직영 매장이 하나의 사업장으로 묶이는 '단일 가맹점' 구조로 분류되면서 전자금융업 규제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어서다.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업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스타벅스 같은 대형 직영 플랫폼은 제도 밖에 남겨지면서 금융당국 감독 체계가 현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4275억631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950억8377만원)보다 325억원(8.22%) 늘어난 규모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이나 카드에 미리 넣어두는 금액이다. 지난해 한 해 새로 충전된 1조7497억원에서 사용·환불액 1조7172억원을 뺀 325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0년 이후 이 선불충전금을 은행 예치금과 신탁 등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해 최근까지 약 408억원의 이자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직접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은 발행처와 사용처가 다른 경우에만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해 금융당국의 등록·감독 대상으로 분류한다. 스타벅스는 발행처와 사용처가 모두 스타벅스코리아로, 전국 매장을 직영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법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취급된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 코리아의 선불충전금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같은 등록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라, 선결제를 받는 '동네 식당'과 유사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환불 규정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기준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으려면 잔액의 60% 이상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 대기업이지만 골목상권 수준의 규제를 받는 상황이다 보니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꾸준이 제기됐다. 앞서 국회는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업 규제를 강화한 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에도 스타벅스 등 대형 직영 기업을 규제망에 포함할지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제3자 선불금 사용 가능성이 작다는 점, 멤버십·포인트 등 제도 전반에 규제가 과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유였다. 또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은 전자상거래법상 선수금 규제를 적용받는다. 해당 법령은 선수금의 최소 10% 이상에 대해 상환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서울보증보험(SGI)을 통해 선불금의 94.1%인 4024억5997만원을 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태로, 법적 의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전체 잔액 중 약 251억원은 보증보험에 반영되지 않았고, 선불금 운용 현황 등 세부 내역은 공시되지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자금 규모가 커진 만큼 전금법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에 미사용 스타벅스 코리아 카드 잔액 반환 지급명령을 신청한 법무법인 이공 양홍석 변호사는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의 전금법 적용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적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전자금융거래법상 조치를 취할 것이냐, 소비자 보호 관련 규정을 적용할 것이냐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규모를 이유로 한 규제 강화에는 신중론도 내놨다. 양 변호사는 “액수가 크다고 해서 새로운 법률 이슈가 생기는 건 아니다"며 “1억이든 400억이든 동일한 상태라면 동일한 규제를 하는 게 맞고, 사업을 열심히 할수록 규제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는 결제 가능한 곳이 많아 통화 대체 효과가 크지만, 스타벅스는 스타벅스에서만 쓸 수 있어 동일한 방식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며 “다른 지류형·선불형 상품권 사업자들과의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이후 정부 압박도 가속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타벅스 카드 약관에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공정 약관이 포함돼 있는지를 점검 중이다. 탈퇴 시 잔액 유무와 관계없이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를 모두 해지하도록 한 약관 등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공정위는 아울러 60% 이상 사용 시에만 잔액 환불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의 개정 여부도 살피고 있다.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금융권으로도 번졌다. NH농협은행은 논란 직후 올원뱅크 앱에서 NC다이노스 경기 승패 적중 시 지급하던 스타벅스 쿠폰을 다른 업체 사은품으로 교체했다. 광주은행은 본점 각 부서와 영업점에서 진행하던 스타벅스 관련 행사를 중단했고, 신한카드는 '스타벅스 신한카드' 출시 시점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전금법상 스타벅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요인은 없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권 전반의 선불충전금 리스크를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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