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은행권의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져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될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는 내수부진,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연체율 상승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말(0.56%)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은 작년 12월 말 0.50%에서 1월 말 0.56%, 2월 말 0.62%로 올랐다가 3월 말 0.56%로 하락한 뒤 다시 0.61%로 반등했다. 1년 전(0.57%)과 비교해도 0.04%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중소법인, 개인사업자, 주담대 등 대부분 차주의 연체율이 상승했다. 4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74%로 전월 말(0.68%)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대기업대출(0.22%) 연체율은 전월 말과 같았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3월 말 0.81%에서 4월 말 0.90%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중소법인(0.98%), 개인사업자대출(0.78%) 연체율은 한 달 새 각각 0.10%포인트, 0.07%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30%),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0.83%) 연체율 역시 각각 0.01%포인트, 0.07%포인트 올랐다.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중동 전쟁으로 고물가,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까지 뛰면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국내 가계대출 차주 이자부담은 3조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산했다. 은행권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한다고 해도, 내수부진과 고금리 등이 맞물린 현재 상황에서는 가동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면 실수요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 상승은 은행권이 포용금융을 늘리는 데도 걸림돌이다.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은행권의) 포용금융 대출 지원 비중이 저조했던 것은 포용금융 대출상품의 연체율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일부러 연체하는 고객은 없겠지만, (은행 관점에서) 재무여력 및 여건상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신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권이 중저신용자의 대출이자를 낮추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오는 7월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이용 중인 중저신용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고자 '저축은행 대환전용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대환 전용 상품인 '우리 WON Dream 갈아타기 대출'을 출시했다.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에게 은행권으로 갈아탈 기회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금리는 최저 연 4% 중반이며, 최고금리는 연 7% 이내로 제한했다. 그간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취급하던 은행권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중저신용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의 대출금리가 높았던 것은 그들의 신용 문제가 아닌 은행권 자체적으로 이들을 평가할 만한 역량이 부족했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은행권이 관점을 바꿔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거나 중저신용 고객 가운데 상환능력이 있는 차주를 선별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부가적으로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 관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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