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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미래경쟁력 본다”...신한지주, 新신용평가모델 개발 착수

신한금융지주가 재무 실적 등 과거 성과를 넘어 기술력, 사업 모델 등 미래 경쟁력을 반영한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한다. 기술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해 혁신 기업과 국가 전략 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9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현재 금융권의 일반적인 기업 신용평가 방식은 재무 실적 등 과거 성과 중심의 안정성 평가를 중심으로 설계돼 기술 기반 기업이나 신(新)산업 기업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신한금융은 최근 첨단 산업과 혁신 기업 육성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면서 금융 역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봤다.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은 기존 재무 중심의 신용평가 방식을 넘어 기업의 기술력, 사업 모델, 산업 전망 등 미래 경쟁력을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부도 발생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벤처·첨단·혁신기업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 산업 특성을 두루 고려한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또한 재무·거래 정보 중심의 기존 데이터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 단계, 전통 금융정보와 대안정보 등을 함께 활용해 사업성·시장 성장성·기술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이 구축되면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금융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기술 기반 기업과 혁신 산업 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은 해당 시스템을 기존 기업신용평가 체계와 연계해 기업 여신 심사, 투자금융 의사결정, 산업별 성장기업 발굴 등 다양한 기업금융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지주가 새로운 유형의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것은 은행권이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지난해 9월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산업분석 능력을 키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진옥동 회장은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국민적인 비난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선구안을 키우기 위해 정확한 신용평가 방식을 개척하고, 산업분석 능력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진옥동 회장은 '초혁신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금융지원을 확대해 우리 사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책임 금융'을 실천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에 맞춰 신한금융은 생산적 금융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실행력과 효과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신한지주는 생산적 금융의 실질적인 추진을 위해 이행 목표, 성과를 주요 그룹사의 전략과제,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지주회사, 주요 자회사의 경영진 평가와도 연계해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산업과 미래 변화에 대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혁신 기업과 국가 전략 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유가 100달러 덮쳤다”...환율 1500원 턱밑·코스피 8%↓ [오일쇼크 공포]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가운데 환율과 증시가 동시에 요동치며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40분 기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15원 이상 상승한 1496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장 초반 1490원대 초반에서 출발해 같은 구간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 불안의 배경에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고, 그 여파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이 시장 불안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시간 기준 이날 오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7달러대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세 자릿수에 올라선 것은 2022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상태다. 달러 강세 흐름도 뚜렷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98대 후반에서 99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달러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확대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도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선을 위협하자 주식시장도 큰 폭으로 흔들렸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약 45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8% 이상 하락한 수준을 나타냈다. 지수는 장 초반 5% 넘는 하락률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5130선까지 밀렸다. 급격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개장 직후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 시간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장치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두 투자 주체는 각각 1조원 이상과 수천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 투자자는 2조원 넘는 순매수로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주 말 미국 뉴욕 증시 역시 유가 상승과 고용 지표 충격이 겹치며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는데, 이후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중동 정세와 관련한 비상 경제 상황 점검에 나선다. 대통령 주재 회의를 통해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을 포함한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 부처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공공성 확대’ 압박…부실 늘어난 은행들 고민 깊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소집해 생산적금융 강화 기조를 강조하는 등 은행의 '공공성 확대'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은행권은 갈수록 늘어나는 부실대출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하는 한편 기업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화를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과제가 떠오른 상황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은행 공공권 확대 방안'을 주제로 은행연합회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은행연합회를 비롯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 금융연구원,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금융위가 현 정부 들어 은행의 공공성 확대를 목적으로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에서는 은행권의 생산적·포용 금융 제도의 현황을 파악하고 한계 및 개선 사항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같은 주제를 갖고 올해 상반기 내 한 번 더 이들 은행을 소집할 계획이다. 생산적금융 시행 규모와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장기적으로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한편 은행권의 자발적 태도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은행권은 지난 2024년 말 판매가 중단된 '희망플러스 신용대출'의 재추진과 같은 정책금융 확대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른 제한을 포용금융 정책 상품에서는 제외하는 등 공공 이익 확대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고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은행권은 지방 거점기업 지원이나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관해 보다 구체적으로 생산적금융과 연계한 실행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간담회를 거듭한 뒤 업계 의견 등을 취합해 정책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행권은 최근 부실대출 증가로 건전성 지표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는 등 생산적·포용금융의 공격적 확대와 수익 전환에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다 지난해 말 80%선이 붕괴됐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중소기업 부실 위험이 늘고 연체율이 높아지자 은행권이 보수적인 대출 운용에 나설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은행 전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비중은 79.8%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80% 선이 붕괴됐다. 작년 3분기 4대 시중은행 중소기업 연체율이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로, 고위험군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는 대출 문턱을 높이게 된 결과로 해석된다. 포용금융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이미 전 정부부터 시행해 온 상생금융의 효과가 누적돼 은행권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지난달 20일 기준 5대 은행이 보유한 고정이하여신(NPL)은 가파르게 올라 전년 말 대비 10.7% 늘어난 6조178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중 악성채권으로 분류되는 '추정손실'은 9551억원으로 전년(8518억원) 대비 12.1% 불어났다. 코로나19 이후부터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와 영세기업 등 금융 취약계층이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추정손실의 증가 속도가 일반 NPL 증가 속도를 뛰어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은행권이 적극적인 상·매각으로 부실을 털고 있지만 규모가 더 증가하는 추세다. 포용금융을 확대할 경우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이나 저소득·저신용층에 자산 집중도가 올라가면 자산 질 저하로 이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은행권은 이미 생산적·포용을 위한 대규모 지원과 투자를 시작한 상황에서 가계대출 이자이익은 정체된 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기업대출을 확대하지 못하면 구조적 위험에 빠질수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부실 우려에 건전성 지표 관리에 초점을 맞추면 생산적금융에 속도를 내기가 어렵고, 생산적금융을 확대하는데 성공하면 연체율과 같은 재무안정성 리스크가 함께 커지게 돼 구조적 난관에 빠진 상황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리스크 분류 능력과 안정적인 기업대출 수익 확보가 수익성을 키울 것"이라며 “생산적금융을 통한 수익 모델 창출 뿐 아니라 고위험자산에 대한 관리와 비이자이익을 통한 수익성 확대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생산적금융 확대에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변동성 및 고환율 현상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을 증가시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 압력을 받는 등 자본비율 관리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어서다. 건전성 확보 부담이 커지면 중소·혁신기업 대출과 같은 고RWA 자산을 보수적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선 시중은행은 외화 익스포저가 제한적인 특성이 있어 재무 안정성이 곧바로 훼손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불안으로 고환율 압력이 커지지만 당장 은행권에 대규모 파급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 등 대응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등도 마련돼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손보 2위 굳힌 메리츠화재, 김중현 2기서 ‘약속의 땅’ 입성 노려

메리츠화재가 또다시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추진 중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과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을 비롯한 주요 지표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 성과다. 향후에도 김중현 대표를 중심으로 순위 상승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를 CEO 후보로 추천했고, 오는 2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재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메리츠화재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3년 1조5670억원에서 2024년 1조7105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조6810억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1.7%는 △건강보험을 둘러싼 생·손보사 경쟁 심화 △법인세율 인상 △보험료 인하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국내·외 사고로 인한 일반보험 손해율 상승 등 수많은 악재 속에서 선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별도 순이익(1조6909억원)은 21.1%, DB손보(1조5349억원)와 KB손해보험(7782억원)도 각각 13.4%·7.3% 줄었다. 메리츠화재가 업계 2위를 굳힌 것도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3차례에 걸쳐 9년간 메리츠화재를 이끈 사례를 들어 김 대표의 임기도 3년 연장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김중현 2기'에서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본업의 경우 여전한 업황 부진 속에서도 '가치 총량 극대화' 원칙 하에 실적 향상을 모색한다. 의료이용 증가 등으로 장기손해보험 실적이 악영향을 받고 있으나, 부실계약 비중이 낮을 뿐더러 언더라이팅 강화·우량 계약 확대로 손해율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특히 '메리츠 파트너스' 등 전속 채널 확대,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 내 점유율 향상, 텔레마케팅(TM) 강화로 영업력을 제고한다. 메리츠 파트너스는 부업으로 보험 산업에 뛰어든 설계사들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1만명이 넘는 인력을 보유했다. 삼성화재가 관련 조직을 출범시켰고, 아직 공식 조직을 구성하지 않은 보험사에서도 이미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도 해당 모델이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 전문기업 인스웨이브와 손잡고 유저인터페이스(UI)도 개선했다. 보험료 산출 등의 속도를 대폭 높이고 입력 단계를 간소화하는 등 가입 편의성을 제고한 것도 특징이다. 투자손익(8623억원)도 전년 대비 13% 높아진 기세를 이어간다. 과거 저금리 환경에서 매입한 채권을 팔고 우량 채권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처분 손실이 났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이자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금융당국이 그간 보험사 실적이 낙관적 손해율을 토대로 부풀려졌다는 판단 하에 가이드라인에 손을 댄 것도 나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일부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메리츠화재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동안 실손보험 등 무·저해지 상품을 많이 판매한 기업이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합리적인 최적 과정을 원칙대로 일관되게 적용해왔다"며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재무적 충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계약 기준 손해율을 90% 이상으로 설정하고, 비실손 갱신 담보 손해율을 100%로 가정하는 등 가이드라인 보다 엄격한 자체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신계약을 늘려온 행보가 결실을 맺는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수익성 회복이 어려운 자동차보험 비중이 압도적으로 낮아 '모래주머니' 하나가 없는 셈"이라며 “아직 자산 규모가 업계 지위에 미치지 못하고 무리한 외형성장에 나서지 않는 특성상 해외 진출 보다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빚내서 코스피 베팅”...글로벌 자금은 ‘유가 100달러’에 촉각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움직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신용대출과 예금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자금을 빼고 있어 시장 내 투자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사용 잔액은 이달 5일 기준 40조7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보다 약 1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는 사흘 만에 대출이 급증한 셈이다. 현재 잔액 규모는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 속도 역시 이례적으로 빠른 편이다. 월간 기준 증가폭과 비교해도 최근 상승세는 과거 '영끌·빚투' 열풍이 거셌던 시기 이후 가장 가파른 흐름으로 평가된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며 2023년 이후 30조원대에서 움직여 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자금이 신용대출로 이동한 데다 국내외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중동 리스크로 증시가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실제로 주가 급락 당시 은행에서 증권사 계좌로 이동한 자금 규모가 하루 수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 흐름과도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이달 5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610조원으로, 2월 말보다 소폭 감소했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합친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닷새 만에 약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에서도 투자 자금 이동이 감지된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약 2조8000억원 줄었고, 요구불예금에서도 8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권에서는 일부 자금이 증시 투자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히려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펀드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을 약 110억달러어치 순매도했다. 국가별로 보면 대만에서 약 79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이 나타났고 한국과 인도에서도 각각 16억달러, 13억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중동 갈등이 확대되면서 기존 투자 환경에 대한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펀드매니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동안 달러 약세와 안정적인 물가 흐름을 전제로 아시아 주식 비중을 확대해 왔지만, 이란 사태 격화로 이런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과,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울 가능성을 동시에 재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시장 역시 긴장 상태다. 미국 정부는 필요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해군 호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 여파로 생산 중단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막힐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경영진들 역시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변수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다니엘 블레이크 전략가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방어적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경제가 여전히 중동산 원유와 정제유,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에너지 공급 차질 위험을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 역시 최근 국제유가 상승 흐름과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WY)의 움직임을 언급하며 향후 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자금 이동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우리은행, LG유플러스와 외국인 유학생 대상 교육 실시

우리은행이 지난 5일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특별 교육'을 실시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번 교육은 외국인 대상으로 증가하는 금융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했다. 강의는 언어 장벽으로 정보 접근이 어려웠던 유학생들을 고려해 중국어로 진행하는 등 교육의 실효성을 높였다. 교육 현장에서는 두 회사의 전문성을 살려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기 예방 노하우와 기관 사칭 수법을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통신 환경과 최신 차단 사례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유학생들은 단순 이론을 넘어 실생활에 즉시 적용 가능한 대처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 강의에 참여한 유학생들은 “중국어로 실제 사례를 접해 보이스피싱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사는 향후에도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 예방 중심의 금융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은 언어와 제도적 차이로 인해 금융사기에 취약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 고객을 위한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하나은행, 한국남부발전과 ‘해상풍력 발전사업 공동개발’ 맞손

하나은행은 지난 6일 한국남부발전과 해상풍력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위한 생산적 금융 가속화에 나선 행보다. 하나은행은 국가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재생에너지 분야 전반에서 민간 금융사와 발전사 간 개발·건설·운영을 아우르는 전 주기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협약을 마련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 성패의 핵심 요소는 금융과 개발 측면에서의 유기적 결합이다.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사업 기간이 장기화되는 특성에서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하나은행은 인프라 개발 특화 IB금융 역량과 한국남부발전의 풍부한 해상풍력 개발·운영 경험을 연계해 사업 완성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친환경·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해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사업타당성 검토 △구조설계 △금융주선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생산적 금융 모델을 선도한다. 국가 에너지 대전환 정책 부응은 물론 탄소중립 실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남부발전이 추진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은행이 금융주선을 맡은 전남 영광군 '야월해상풍력 발전단지'와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경우 각각 호남권과 영남권 전력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가 첨단전략산업 강화를 비롯해 지역 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하나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한국남부발전은 △해상풍력 및 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금융·개발 협력 △신규 발전사업 공동 발굴 및 검토 △인프라 금융시장 동향 공유 및 대응전략 마련 △사업 이해관계자 금융 역량 강화 지원 등을 통해 협업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병식 하나은행 IB그룹 부행장은 “탄소중립 및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위한 핵심 전원인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공공과 금융이 함께 사업을 이끌어가는 협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생산적 금융 가속화를 통해 국내 친환경·재생에너지 인프라 영토 확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방어주’ 매력 부각...코스피 10% 급락 속 은행주 선방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코스피가 출렁이는 가운데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은행주도 충격을 받고 있다. 다만 코스피보다 낙폭이 크지 않아 방어주로서 주목받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지난 6일 1526.71로 이달 개장한 4일간 7.8% 하락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는 7.3%, 신한금융지주 5.3%, 하나금융지주 9.4%, 우리금융지주 8.2% 각각 내렸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하며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코스피에 비해서는 하락 폭이 작았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6244.13에서 5584.87로 10.6% 떨어졌다. KRX은행지수는 금융지주사들이 작년 실적을 발표한 지난 2월 크게 상승했다. 지난 1월 30일 5224.36에서 지난 2월 27일 6244.13으로 한 달간 19.5% 상승했다. 역대급 성적표를 거둔 것과 함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실행 현황과 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며 시장의 만족감과 기대감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총주주환원율을 보면 KB금융 52.4%, 신한금융 50.2%, 하나금융 46.8%, 우리금융 36.6%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감액배당(비과세 배당) 도입, 주주환원 재원 확대 등으로 주주환원을 단발성이 아닌 정례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히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KB금융은 주가가 상승하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에도 코스피 변동성이 커졌지만 은행주의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큰 만큼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은행주를 더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KB금융 5만3253주, 신한금융 99만3904주, 하나금융 36만5616주, 우리금융 128만6949주를 각각 순매수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4영업일 연속 순매수하며 외국인 유입이 거셌다. 금융지주사들의 이익 증가 전망과 함께 은행주가 여전히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고 있는 점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했는데,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 시 은행주는 순이자마진(NIM) 등 펀더멘털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현 은행주 PBR은 올해 전망 기준 0.66배, 주가수익비율(PER)은 7.9배로 평가 배수 부담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하락으로 올해 기대배당수익률이 3.7%로 높아졌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수익률은 6.2%에 달한다"며 “최근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에서 배당 확대 기조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대배당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종목을 선호하는 현상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삼성전자는 13.1%, 하이닉스는 13% 주가가 각각 빠졌다. 최 연구원은 “장기간 초과 상승했던 IT 등 주도업종 주가가 시장 충격 시 더 큰 폭으로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선정에 안정성을 보다 염두에 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인이 코스피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는 순매수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펀더멘털도 안정적인 만큼 방어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연회비 수익 1위 현대카드...‘프리미엄 라인업’ 확장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3위로 올라선 현대카드가 실적 향상을 위한 기어를 올리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라는 악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상품 등을 앞세워 카드수익 성장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디오렌지 현대카드' 관련 상표 8건을 출원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상표권 출원이 신상품 출시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역할을 한다. 금융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전개하기 앞서 'KRWHC'·'SOLKRW'·'KBKRW' 등을 출원하고, 현대카드도 4050 대상 프리미엄 카드 '써밋'을 공개하기 앞서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현대카드는 △연회비 300만원급 '더 블랙' △100만원급 '더 퍼플' △30만원급 '더 레드' △15만원급 '더 그린'·'더 핑크' 등 프리미엄 상품에 색상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번 출원 역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는 행보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그간 고객 특성에 맞는 컬러를 상품명과 디자인에 활용했던 만큼 오렌지 색상을 낙점한 것도 특정한 고객군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회비는 기존 상품들의 사각지대를 공략하는 수준으로 형성될 수 있다. 카드사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면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구매력이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만큼 신용판매가 늘어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42만명에 달하는 프리미엄 회원을 보유했다. 올 1월 기준 개인 신용카드 회원수가 1128만6000명으로 신한카드(1268만2000명)·삼성카드(1189만1000명)·KB국민카드(1144만4000명) 보다 적음에도 이용액(일시불·할부 일반)이 선두를 다투는 원동력이다. 월 평균 이용액과 해외 신용판매액이 3년 연속 업계 최고를 기록한 것도 프리미엄 상품의 선전에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연회비 수익 증가도 함께 이뤄진다. 현대카드의 경우 2023년 1~9월 2095억원에서 이듬해 2503억원, 지난해 2787억원으로 높아지면서 유일하게 25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카드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1%에서 11.4%로 상승했다. 연회비 수익 상승률은 33.0%로 카드 수익(17.6%) 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카드사 8곳(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롯데·BC) 연회비 수익의 24.2%가 현대카드에 집중됐다. 정태영 부회장 주도 하에 프리미엄 전략을 오랜기간 구사한 결실을 거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는 제공되는 혜택이 많아 해외여행 수요 확대 및 고물가 흐름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관리를 강화하는 기조 역시 프리미엄 회원에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은행권 ‘4.9일제’ 본격화…도입 지적엔 “편의 맞춰 유연화 중”

KB국민은행이 지난 6일부터 매주 금요일 직원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조기퇴근제(주 4.9일제)'의 정식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자율시행을 거쳐 도입한 것이다. '4.9일 근무제'는 지난달 최근 노조와 사측이 합의한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사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회는 산별 교섭에서 이같은 내용을 합의했다. 금요일 조기 퇴근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주 4.5일제의 전 단계에 해당한다. 이에 정부가 실노동시간 단축 및 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육아와 돌봄 등 가정생활과 업무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부담 완화를 촉진하면서도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을 가져오겠다는 취지다. 국민은행도 도입 취지에 대해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에 발맞춰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고, 업무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고객의 창구 이용이나 서비스 상태에 차질이 없도록 영업점 운영시간을 기존과 동일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유지한다. 국민은행의 제도 도입을 시작으로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타 시중은행 노사도 연중 주 4.9일 근무제도 도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IBK기업은행이 올해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자율적으로 근무시간 1시간을 연수로 대체하는 연수 제도를 시행했지만 국민은행이 정식 도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타 시중은행은 현재 도입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발생할 문제점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시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권이 불어난 이익을 은행 임직원들만의 성과로 간주하고 직원 성과금을 늘리거나 근로시간 단축 등 복지 확대로 돌리는 게 정당하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연간 성과로 줄줄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직원 1인당 급여는 꾸준히 올라 2024년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평균 1억1600만원에 달한다. 일반적인 대기업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다. 은행권은 고객의 영업점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했을 뿐더러 고객 편의 확대를 위해 일부 점포에서 밤 9시까지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등 '운영 유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국민은행은 기존 오후 4시까지인 영업점 운영시간을 벗어나 오후 6시까지 연장한 특화지점 '여섯시은행(9To6 Bank)'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도 최근 평일 오후 9시까지 은행 업무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야간 특화 점포 '하나 9시 라운지'를 서울 곳곳에 열었다. 신한은행은 낮 시간 동안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 고객들을 위해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이브닝플러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화상상담을 통해 업무 처리가 가능한 '토요일플러스' 지점을 운영 중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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