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 계열사를 중심으로 캐피탈사를 이끄는 수장들이 연임에 도전한다.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향상됐다는 점은 유리한 요소지만, 내실경영 측면에서는 감점 요소가 있다는 평가다. 기준금리가 연이어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진 만큼 하반기에 해당 문제를 헤쳐나가는 최고경영자(CEO)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전필환 신한캐피탈 대표,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장종환 NH농협캐피탈 대표 등의 임기가 올해말 만료된다. 2024년 1월 취임한 빈 대표는 현재 3년차로, 2·3대 대표의 뒤를 이어 지속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전 대표, 김 대표, 장 대표는 모두 지난해 초 취임했고 2기 체제를 기대하고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CEO의 '1계명'으로 불리는 수익성 개선은 성공한 곳이 많았다. KB캐피탈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이 하락했으나, 순리스이익의 확대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총자산이 18조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이 커졌고, 빈 대표의 리더십 하에 자동차(오토)금융과 리테일이 끌고 기업·투자금융이 뒷받침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사업은 인도네시아·라오스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지법인들은 할부금융을 취급하면서 담보대출·브랜드 영업 등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신한캐피탈(947억원)은 48.1%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1083억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줄고, 파생상품관련손익이 흑자전환한 덕분이다. 전 대표의 주도로 투자금융을 육성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자산을 정리한 행보가 숫자로 나타났다. 향후에도 기업금융을 축으로 하는 리밸런싱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하나캐피탈(1045억원)은 600% 가까이 급증하며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이미 지난해 실적(531억원)은 뛰어넘었고, 2023년 이후 처음으로 2000억원대 회복도 노리고 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1504억원에서 615억원으로 줄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나은행에서 여신 분야를 이끌었던 김 대표가 캐피탈사에서도 전문성을 살렸다는 분석이다. 현금흐름 개선 등을 목적으로 차금융 비중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반면, NH농협캐피탈(345억원)은 19.5% 줄었다. 대손비용(616억원)이 20.2% 축소됐지만,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FVPL) 관련 평가·처분이익(220억원)이 절반 이상 떨어진 탓이다. 건전성 문제는 CEO들의 고민거리다. 연체율을 비롯한 지표 개선을 위한 관리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금리 인상이 이를 무위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국고채 3년물 평균금리 3.624%를 기준으로 1년 반 뒤 캐피탈업계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을 추정한 결과 올 1분기말 대비 0.27%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 상승이 부실자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조달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점도 언급된다. 3년물 AA+급 여신전문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 평균 금리는 연 4.39%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국고채 금리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의 6개월 조건부 전망은 3.25~3.50%를 가리키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연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기업별 고민도 있다. 하나캐피탈은 중앙그룹 부실의 충격파를 맞고 있다. 6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01%로 전분기 대비 0.44%포인트(p)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나캐피탈의 JTBC·콘텐트리중앙을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 관련 익스포저가 55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회사의 역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 농협캐피탈은 연임 사례가 없고, 임기를 채우기 전에 물러난 전임자들도 있었다. 금융권의 '국룰'로 불리는 '2+1년'이 적용된 경우도 찾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저하가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지면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며 “하반기 성과를 내기 위한 대표들의 전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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