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현 흥국생명 대표가 보장성보험 상품 위주의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보험금 지급 방식을 변화한 상품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재정을 밑바탕으로 한 신사업 확장도 예상된다. 11일 흥국생명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지난 4월 출시한 '(무)흥국생명 생활비 주는 종신보험'의 판매건수가 판매 18일 만에 약 1만건을, 3개월 기준으로 2만1450건을 넘어섰다. '(무)전이암진단생활비특약'을 포함하고 있는 상품 기준 전체 가입 건수의 약 50%를 차지했다. '(무)전이암진단생활비특약'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생명보험협회로부터 3개월 간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전이암 진단 확정 시 매달 100만원의 생활자금을 지급하며 최초 36회는 보증 지급하고, 이후에는 종신까지 보장해 암 치료로 인한 소득공백에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흥국생명은 암 진단 시 목돈을 일시에 지급하는 기존 형태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을 제시한 게 효과를 본 것이란 설명이다. 종신보험이지만 사망 전까지 노후의 삶을 보장하면서 기존 보장성 보험의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 것이다. 이런 체질개선 시도는 올 들어 본격화됐다. 흥국생명은 지난 2월에도 '다사랑 3·10·5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해 보장성보험 입지 확장에 나섰다. 초경증자가 기존의 유병자 보험 대비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4월에는 암 재발과 전이 영역을 보장하는 암보험 관련 특약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무)원투쓰리암진단특약'은 암 진단 시 첫 번째 암을 포함해 최대 3회까지 진단금을 지급하며, 전이암, 새로운 원발암부터 재발암과 잔여암 모두 보장한다. 보장성보험의 상품 라인업 강화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1분기 흥국생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892억원으로, 전년 동기(431억원) 대비 107.0% 성장했다. 업계 전체 순이익이 전년대비 10.9% 하락한 상황에서의 성적이다. 1분기 CSM 잔액도 전년 동기 대비 772억원 늘며 2조3256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건강보험 중심 판매에 집중해왔던 흥국생명의 강점을 수익으로 연결짓는 경영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지난해부터 손보사가 주로 판매하는 건강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 왔다. 올해 3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 대표는 KB손해보험 부사장 출신으로 손보사에서 장기보험· 전략영업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리기 적합한 인재로 평가된다. KB손보에서 경영관리, 경영전략 등을 맡아온 경영 전문가로도 꼽히는 만큼 김 대표의 재무 관리 능력도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권은 금리 인하와 부채 할인율 정상화 등 각종 변화로 인해 자본관리 역량이 영업력 만큼이나 중요해진 상황이다. 흥국생명의 업계 대비 양호한 재무건전성은 김 대표가 수익성 확장을 위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후 기준 199.5%로 업계 평균을 뛰어넘었다. 특히 기존에 쌓인 투자잉여금과 추진 중인 사옥 매각에 따른 차익을 더하면 넉넉한 실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올해 이익잉여금 9540억원을 포함한 자본 총계는 6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사옥 매각을 위한 감정평가 용역 입찰을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접어들었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이 자산에서 제거되면 요구자본이 감소하며 킥스 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도 얻게 된다. 김 대표로선 흥국생명의 시장점유율 확대에서 성과를 나타내야 하는 시점이다. 보장성 보험의 경쟁 심화로 흥국생명의 점유율은 2022년 4.5%에서 지난해 2.9%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HK금융파트너스에 100억원을 투입했지만 주요 GA 채널 매출 증대가 필요하다. GA 채널 매출은 지난달 기준 12억원으로 20개 생보사 중 11위를 차지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일시금 지급이 재정적 안정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금 형태로 지급되는 생활비 지원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전이암 환자를 타깃한 경우와 같이 시대에 맞춘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