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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바이오 USA 개막…‘공급망·약가인하·관세’ 핵심 키워드 부상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가 9000여개 글로벌 기업이 모인 가운데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정책 기조에 따른 대응 전략이 참가 업체간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인 국내 80여개 기업들이 이번 바이오 USA에 참가해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생산(CDMO),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최신 기술을 소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USA에 참가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3년 연속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과시한다. 주력 사업인 CDMO는 물론, 올해 새롭게 론칭한 '삼성 오가노이드'를 필두로 임상시험수탁(CRO) 역량도 함께 내세우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수주 경쟁력을 피력해 파트너십을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약 140㎡ 규모의 단독 부스를 마련한 셀트리온도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ADC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목표로 잠재적 협력 파트너사를 모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USA 행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후속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알리는 한편,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네트워크,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이트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행사서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성공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확장성을 강조한다. 동아쏘시오그룹 내 동아에스티·에스티팜·에스티젠바이오 등은 공동 부스를 꾸려 각 사의 고유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집중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함께 운영하는 '한국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1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맞춤형 파트너링과 현장 홍보를 강화해 국내기업의 실질적인 글로벌 파트너링 성과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바이오 USA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참가 업체 사이에선 '글로벌 공급망'·'미국 약가인하'·'미국 의약품 관세' 등이 화두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가 격랑 속에 빠져든 탓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심화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우려도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의회가 추진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친 '생물보안법'이 대표적 사례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안보위협을 이유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등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 의회가 지난해 한 차례 통과가 좌절된 생물보안법의 재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이번 바이오 USA에 참여한 각 업체들은 미국시장 선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기업의 수주 경쟁을 더욱 확대시킬 전망이다. 지난달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약가인하 행정명령은 미국인이 처방약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선진국 중 가장 낮은 가격(최혜국 가격)과 일치시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와 동시에 미 의회는 오리지널과의 교차처방 규제완화 등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촉진법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높이게 된 만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간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주력기업들도 이번 행사에서 이 같은 수주 경쟁에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고객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정책 등 각국의 통상이슈 대응전략도 이번 행사에서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수출 불확실성을 비롯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5일 바이오 USA 행사에 앞서 열린 세계바이오협회위원회(ICBA) 정기총회에서도 이 같은 키워드들이 핵심 아젠다로 다뤄졌다. 이날 필리스 아서 ICBA 이사 겸 미국바이오협회 국제협력본부부장과 정책본부 부사장은 “어떤 나라도 바이오 공급망을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ICBA 회원국 간의 협력망 구축을 강조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로봇’ 상표권 출원…“이 용어 쓰지 마!”

바디프랜드가 '헬스케어로봇'이라는 용어에 대해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헬스케어로봇 시장에서 여러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소비자 인식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에 특정 업체에 독점적 권한을 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17일 지식재산정보 검색서비스(KIPRIS)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22일 '헬스케어로봇'에 대한 상표권을 제10류(의료기기류)로 출원했다. 현재는 심사관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심사 이후 공고를 거쳐 이의신청 절차를 밟아야 정식으로 상표권이 등록된다.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로봇의 영문 표기인 'HEALTHCARE ROBOT'에 대한 상표권 등록은 이미 마친 상태다. 지난해 1월 상표권을 출원해 지난 4월 상표권이 등록(제 10류 기준)됐다. 최근 바디프랜드는 공식 보도자료에서도 '헬스케어로봇'이라는 용어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내세우고 있다. '헬스케어로봇'이라는 단어 뒤에 '등록된 상표(®)'라는 표식을 붙여 독점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측은 “영문과 한글 음역이 동일한 경우, 국문 호칭에 대해서도 동일한 권리를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한다"면서 “회사가 'Healthcare Robot'에 대한 상표권 등록으로 칭호와 관념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만큼 영어식 발음의 한글 표시인 '헬스케어로봇'에도 회사의 권리가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국문 명칭 '헬스케어로봇'에 상표권을 추가로 출원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침해 행위에 대비하고 보강하는 차원에서 추가로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바디프랜드는 상표권 출원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다. 특허청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4~2018년까지 5년 간 총 1071건의 상표를 출원하며 전체 법인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총 84건, 올해의 경우 현재까지 36건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단순 안마 의자를 넘어 헬스케어로봇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바디프랜드의 주된 전략이기도 하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국제가전박람회(IFA)와 올해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등 글로벌 무대에서 고도화된 헬스케어로봇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CES 2025 당시 바디프랜드 측은 “지금까지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로봇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데 집중해왔다“며 “바디프랜드만의 독자 기술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의 저변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헬스케어로봇'과 같은 일반적인 용어에 독점적 권리를 인정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바디프랜드가 헬스케어로봇 분야에 공을 들여온 것은 사실이지만, 헬스케어로봇이 관용적 명칭으로 이미 해당 분야에 뛰어든 여러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는 지난 2004년 '헬스케어'에 상표권 등록을 시도했다가 특허청으로부터 거절 통지를 받았다. 당시 특허청은 “'건강을 관리하여 준다'는 뜻을 지정서비스업에 사용할 경우 건강관리 보험 등의 뜻으로 서비스의 목적을 직접적으로 표시한 성질의 표시이므로 상표법 제 6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여 서비스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출원상표를 특정인에게 독점배타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 공익 상 타당하지 않다며 상표권 신청을 거절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특허심판원의 판례도 있다. 지난 2021년 특허심판원은 'MICRO BAMBOO'에 대한 상표권을 주장한 원고에게 “출원 상표는 그 지정상품의 유통과정에서 누구나 사용하고 싶어하는 표장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익 상 특정인이 이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기에 적당하지도 않다“고 했다. 재단법인 경청의 박희경 변호사는 “상표법 제33조 제1항에 따르면 보통명칭 또는 관용명칭 상표(1호, 2호), 기술적 표장(상품의 성질이나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은 상표 등록 거절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헬스케어 로봇 역시 관용 명칭이 결합된 것이거나 건강을 관리하는 로봇이라는 성질 표시 상표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일반적 표현들을 특정인이 상표권으로 독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측은 “기존까지 마사지 체어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마사지를 제공하는 '의자'에 머물렀지만, 당사가 로봇 다리를 도입하는 등 기존에는 없던 혁신적인 로봇 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라며 “단순 마사지 '체어'가 아닌 종합적인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로봇'으로 그 개념을 확장, 진화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쿠팡 CPLB “PB상품 제조 중소기업과 상생 확대”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제조 자회사 씨피엘비(CPLB)는 지난 11~13일 '유통산업주간' 기간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025 디지털 유통·물류대전'에 30개 중소 제조 파트너사들과 함께 참가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쿠팡 PB상품을 생산하는 전국 각지의 중소 제조사들이 처음으로 소비자와 정부 관계자, 유통업계 바이어들을 직접 대면한 자리였다. 이 행사에는 3일간 총 2200여명(이벤트 참석자 기준)의 관람객이 방문해 큰 호응을 얻었다. CPLB는 중소협력사 30개사에 전용 부스를 제공했으며 참여 업체들은 쿠팡 PB상품을 비롯해 자사 브랜드까지 함께 홍보하며 다양한 상담과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시기간동안 제조사 대표들은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제품을 설명하고 각자의 제품에 대한 체험기회도 제공했다. 협력사들은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나주의 누룽지 제조사 '대한식품'의 한윤경 대표는 산업부 관계자 방문시 대표 발언을 통해 "나주의 기름진 쌀로 밥을 지어 만드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갓 지은 밥의 구수함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 대표는 “우리가 이렇게 제품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건 CPLB가 판로와 마케팅을 책임지고 지원해주었기 때문"이라며 “안정적인 유통기반 덕분에 우리는 생산에만 온전히 몰입할 수 있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주방용품을 만드는 GS케미칼 신권식 이사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런 대규모 전시에 참여하는 건 쉽지 않은데, 생각보다 부스도 잘 마련되어 있고 관람객도 많아 정말 좋은 홍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냉동 식품을 제조하는 초원식품 이규진 대표는 “직접 소비자와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도 됐는데,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직접 묻고 반응을 보여주셔서 저희도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강화해야 할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 역시 “평소 자주 사용하는 제품인데 어떤 회사에서 만드는지 몰랐는데, 대표님 얼굴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으니 훨씬 더 신뢰가 간다", “PB상품만을 모아 보려면 어디서 찾아봐야 하나?"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경수 CPLB 대표는 “이번 박람회는 단순 전시를 넘어, 중소 제조사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제품을 직접 소개하고 시장과 연결되는 자리를 체감한 뜻깊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협력사들이 더 많은 판로를 확보하고 알찬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색다른 곳에서 즐기는 K라면”…농심, 글로벌 신라면 체험장 넓힌다

농심이 국내외 주요 관광지에서 관광객 소비자가 농심의 라면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상설 팝업스토어 개설을 확대하고 있다. '한강라면' 등 색다른 곳에서 즐기는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농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일본 하라주쿠에 체험형 라면 공간인 '신라면 분식'을 개장했다. 지난 4월 페루 유명 관광명소인 마추픽추 인근에 1호점을 개장한 뒤 공개한 글로벌 2호점이자 아시아 1호점이다. 라면 체험 거점답게 신라면 분식은 즉석조리기가 배치된 '체험형 라면 바'를 통해 신라면·신라면 툼바 등 농심의 각종 국물·비국물라면을 즐길 수 있다. 또, 너구리 인형·네온사인 등의 소품을 활용한 포토존, 한국 맛집 감성을 담은 메시지 보드 등 여러 즐길거리 콘텐츠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농심이 세계 주요 관광지에 신라면 분식을 세우는 이유는 글로벌 라면 명소를 육성하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실제 농심은 1999년부터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2008년부터는 남극 관문으로 통하는 칠레 '푼타 아레나스' 등 여러 이색 장소에서 신라면을 판매해 왔다. 특히 1~2주부터 최대 약 한 달 한시적으로 선보이는 일반 팝업과 달리, 신라면 분식은 매장 분류상 '상설 팝업스토어'인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상설 팝업스토어는 최소 몇 개월부터 1년까지 일반 팝업 대비 운영 기간이 길다. 계약 조건에 따라 운영 기간이 다르겠지만, 성과를 바탕으로 연장 가능성도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공간 자체는 본래 상점 주인들이 운영하고 농심이 제품과 인테리어 단장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라며 “회사 입장에선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현지 거래선에서도 운영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낸 체험형 라면 공간 '너구리의 라면가게'·'K라면 슈퍼마켓'도 신라면 분식과 운영 방식이 같다. 현재 농심은 서울 명동·동대문 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잦은 관광지에 너구리의 라면가게 1·2호점을, 명동에서 K라면 슈퍼마켓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명동 소재 '호텔 스카이파크 3호점'에 들어선 너구리의 라면가게도 농심과 해당 업체가 협업해 운영하는 점포다. 호텔 측이 실운영을 맡고, 농심은 제품 제공과 공간 구성 등을 담당하는 구조다. 농심 입장에선 외국인 대상으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호텔에서도 고객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이 밖에 상설 팝업 점포뿐 아니라 농심은 단기 팝업 형태로 신라면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3~6일 전남 완도에서 열린 '2025 완도 장보고수산물축제'에 참가해 '너구리 라면가게'를 한시 운영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농심은 한 달 가량 중국 주요 6개 대학교를 돌며 신라면 툼바 시식 기회 등을 비롯한 캠퍼스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농심 관계자는 “홍대와 성수 등 다른 서울권 관광지도 있지만 1년 전에 공간을 잡아놓지 않으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현재까지 상설 팝업 매장 추가 출점의 경우 내부적으로 나오는 말이 아직 없고, 단기 팝업은 푸드트럭 등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에버랜드 ‘장미축제’ 열기, ‘여름축제’에 바통 터치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가 봄철 '장미축제'의 열기를 '여름축제'로 이어간다. 17일 에버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봄을 화려하게 장식한 장미축제 '로로티'(로즈 가든 로열 하이 티)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여름축제 '워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 여름축제는 글로벌 인기 IP(지식재산권) '원피스'와 협업해 8월24일까지 두 달 동안 펼쳐진다. 원작인 일본 만화의 캐릭터 루피를 비롯해 쵸파, 상디, 조로 등 주요 등장인물을 활용해 테마파크 내 포시즌스가든, 알파인 빌리지 등 약 2만㎡ 부지에 원피스 세계관을 입힌다. 원피스의 해적마을 콘셉트는 3곳의 초대형 워터 체험존에서 완성된다. 방문객들이 캐릭터의 동료가 돼 물을 쏘고, 맞고, 흠뻑 젖는 체험을 하며 온몸으로 시원함을 느낀다. 또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스컬스 해적단의 모험' 공연 중에는 현장에 설치된 장비에서 물이 발사돼 공연자들과 물총 싸움을 즐긴다. 레스토랑과 거리 스낵점, 상품점은 원피스 캐릭터 테마 공간으로 꾸민다. '쵸파의 빅구슬 아이스크림', '조로의 삼도류 소떡꼬치' 컬래버레이션 식음료 메뉴와 다양한 굿즈를 선보인다. 야간에는 100만 개의 LED 전구를 사용한 '문라이트 퍼레이드'와 수천 발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주크박스 레츠댄스' 등을 운영한다. 극성수기 7월말~8월초에는 방문객들의 체험 재미를 강화하기 위해 워터 디제잉 공연 '밤밤 서머 나이트'와 '한여름밤의 반딧불이'를 공개한다. 여름축제 오픈을 앞두고 지난 6일 조기 운영을 시작한 알파인빌리지에는 액티비티 슬라이드 '워터버스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45도 각도로 급하강 후 물이 흐르는 110m 길이의 슬로프를 따라 질주해 극강의 짜릿한 쾌감을 준다. 앞서 에버랜드는 1985년 첫선 이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장미축제를 단순한 정원 관람을 넘어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콘텐츠로 위상을 높이며 막을 내렸다. 자체 개발한 '퍼퓸 에버스케이프'를 포함해 720품종 300만 송이의 장미가 뿜어내는 예술적 감성에 차(茶) 문화를 결합해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리아송, 갑빠오, 부원 등 유명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도 협업해 한 달 동안 50만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열띤 호응을 얻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 매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며 “봄의 장미축제에 이어 여름에는 물을 주제로 시원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특집]숲에서 치유를 묻다… 봉화군, ‘문수산산림복지단지’로 제시한 산림복지의 방향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봉화군이 산림휴양을 넘어, 치유와 지역경제의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은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대안을 자연에서 찾기 시작했다. 치유, 회복, 웰빙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역정책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봉화군이 문을 연 '문수산산림복지단지'는 이러한 흐름에 대한 지역 차원의 응답이다. △자연의 가치에 주목한 복지단지 17일 문을 연 문수산산림복지단지는 경북 봉화군 봉성면 우곡리 일원에 조성됐다. 총면적 100ha, 사업비 82억 원이 투입된 이 단지는 2017년 산림청 산림복지지구 지정 이후 7년에 걸쳐 조성된 장기 프로젝트다. 백두대간의 줄기 아래 위치한 이 단지는 기존 산림휴양의 틀을 넘어, 치유와 교육, 체험 기능을 함께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특히 봉화군은 지역 면적의 83%가 산림인 점을 들어, 산림자원의 공익적 활용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이번 사업에 반영했다. △네 개 지구, 산림복지의 입체적 구현 문수산산림복지단지는 △중심지구 △체험·교육지구 △산림치유지구 △자연휴양림지구 등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며, 각 구역은 치유·휴식·체험이라는 복지 목적을 분담한다. 핵심시설인 산림치유센터(연면적 777㎡)는 건강측정실, 족욕체험실, 명상치유실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전문 인력이 운영하는 치유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스트레스 완화와 면역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체험·교육지구는 흙놀이터, 밧줄놀이터, 야생화원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그루쉼터와 숲길이 연결되며 방문객들이 자연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산림치유지구에는 요가숲, 힐링치유길, 명상숲 등 테마형 공간이 조성돼 있으며, 기존 문수산자연휴양림을 확장한 자연휴양림지구에는 숙박시설(총 16실), 야영데크, 야외공연장 등이 마련돼 있다. △'산림복지 산업'이라는 새로운 모델 문수산산림복지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적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봉화군은 이 단지를 기반으로 산림치유 인력 양성, 연계 콘텐츠 개발, 체류형 관광 모델 구축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근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간 산림복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과제로 삼고 있다. △자연을 통해 회복하는 삶, 지역이 주도하다 숲은 더 이상 '단지 조용한 곳'이 아니다. 의료적·정신적 회복의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받으며 '치유 공간'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문수산산림복지단지는 이러한 흐름을 정책으로, 그리고 공간으로 구체화한 시도다. 지역이 주도하는 산림복지의 사례로서 문수산은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자연과 사람, 지역과 산업이 교차하는 이 단지의 향후 운영 성과는 산림복지의 모델을 찾는 다른 지역들에게도 하나의 실험이 될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성균관대, 코로나19 후유증·폐섬유화 동시차단 치료제 개발

성균관대학교 연구진이 코로나19 후유증과 폐섬유화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신개념 폐질환 나노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성균관대는 이원화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천권 교수, 융합생명공학과 박우람 교수, 영남대학교병원, 하와이주립대학교와 공동으로 폐 감염질환 치료의 새로운 해법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폐 감염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면역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차단하고, 동시에 폐섬유화까지 예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나노입자 기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회복 후에도 지속되는 만성 염증과 폐섬유화를 일으키는 '코로나 후유증'의 원인이 국내외 연구진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호중구(백혈구의 일종)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끈적한 그물 같은 구조물인 'NET(세포외 덫)'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폐에 쌓여 콜라겐 축적을 가속화하고 후유증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성균관대 공동연구팀은 이 문제에 주목해 NET을 제거하고 호중구의 과활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나노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법은 두 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이미 생성된 NET을 분해하는 약물을 특수 나노입자에 코팅한 'NET 분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를 기도 흡입 방식으로 폐에 직접 전달하면 폐포 내 NET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NET 형성 자체를 억제하는 약물을 나노입자에 담고, 호중구만을 정확히 찾아가는 표적 항체를 결합한 다기능성 나노입자를 정맥주사로 투여해 호중구 과활성을 원천 차단하는 순차적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 나노입자를 폐 염증을 일으킨 실험용 쥐에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중 나노입자 치료를 받은 쥐들은 폐 조직의 콜라겐 축적과 근섬유모세포 활성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폐의 유연성과 탄성 등 폐 기능 지표가 유의하게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입자의 치료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혔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염증과 섬유화에 관련된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과 조직 재구성 관련 경로가 억제돼 나노입자가 광범위한 염증·섬유화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점은 실제 코로나19 환자에서 채취한 호중구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치료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코로나19 감염 모델을 포함한 추가 연구를 통해 나노입자의 안전성과 치료 효능을 본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원화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NET 제거와 호중구 과활성 억제를 통해 급성 염증과 만성 섬유화 과정을 동시에 차단하는 나노입자 기반의 이중 치료 전략"이라며 “폐섬유화증 등 후유증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폐 감염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생명공학 및 응용미생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 2025년 5월 26일자에 게재됐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최종 완료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 도약”

웅진그룹이 16일 국내 상조 1위 기업 프리드라이프 인수 거래를 최종 완료했다. 이로써 프리드라이프는 웅진의 정식 계열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웅진은 이번 인수 추진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WJ라이프를 설립하고 프리드라이프의 지분 99.77%를 확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이번 거래는 실사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등 주요 절차를 6개월에 걸쳐 모두 마무리했다. 향후 웅진은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프리드라이프가 주도하는 시니어케어를 포함해 헬스케어 및 복지 서비스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웅진은 통합 작업(PMI)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조직 문화, 운영 시스템 등 전반적인 통합 전략을 수립해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이를 통해 보다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또 프리드라이프의 기존 성과와 조직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경영진 교체나 조직 개편보다 안정적인 고용과 내재된 전문성 계승에 중점을 두고, 기존 계열사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웅진은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 나아가는 장기 비전의 초석을 다졌다. 교육, 여가, 금융, 헬스케어, 요양, 장례 등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삶을 관리해주는 파트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웅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웅진그룹이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프리드라이프가 웅진 안에서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고객의 생애 전 주기에 걸쳐 필요한 케어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한샘, 1인 가구 겨냥해 사업영역 확대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1인 가구 시장 공략에 깃발을 내걸었다. 16일 한샘에 따르면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1인 가구 추세에 맞춰 최근 1인용 암체어 '도도 부클 패브릭'을 출시했다. 주거 공간에 제약이 있거나 비싼 가격의 부담으로 소파 구매가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제품을 기획했다. 도도 부클 패브릭은 1인 가구가 주로 생활하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소형 주거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로 제작됐다. 또 부클 원단을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튼튼한 패브릭 소재의 도톰하고 포근한 촉감을 전달하고, 고밀도 스펀지를 적용해 더욱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몸을 지지하는 효과를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제품에 360˚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 기능을 추가해 한 자리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고려했다. 한샘은 이번 1인용 암체어 출시를 계기로 사업 다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주거 시장을 세분화해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동시에 지난 55년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분야에서 축적된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분야인 오피스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서재와 학생방, 수납, 테이블 등 제품을 회의와 협업 등 사무 공간의 성격에 맞춰 다채롭게 연출할 수 있도록 오피스 전용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사업구조 다각화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에도 흑자 유지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 4434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4859억원)과 영업이익(130억원)이 줄어들었지만, 96억원의 분기 순이익을 달성해 2023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유지했다. 한샘 관계자는 “다양하게 변화하는 주거 환경에 맞춰 소비자의 가구 선택 폭을 넓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B2C 분야의 경쟁력을 1인 가구에 적용하거나 오피스 영역으로 확대하는 등 시대 흐름에 맞춘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남북 경협’ 재개 기대감에 들뜬 中企업계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남북 경협의 실질적인 주역이었던 중소기업계는 경협 재개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며 남북관계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 경협 주역 中企, 남북 화해 무드에 기대감↑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에서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중소기업계가 주축이 됐던 남북 경협의 물꼬가 다시 재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지시키고, 14일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15일에는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을 맞아 “'평화가 곧 경제'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며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단된 남북 대화채널부터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북한과의 소통 채널이 복구되진 않았으나,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은 지난 12일부터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5대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 함께 한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중소기업들은 남북경협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며 “처음 진출했던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잘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남북 경협은 2000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된 협력 모델이다. 2004년 본격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에는 한때 우리 기업 123곳이 입주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 저렴한 인건비로 만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남북 경협의 주축은 중소기업이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약 90%가 중소기업이었고, 이들은 섬유, 봉제, 가방, 시계, 전자 조립 등 노동집약적인 품목을 생산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지리적 이점에 따른 저렴한 물류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북한의 노동력 등이 개성공단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 지난 1988년 창업한 시계 제조업체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은 남북 경협을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로만손은 8개 협력업체들과 함께 분업형 협력공장을 가동했고, 해당 공장에 북측 근로자 1000명 이상이 근무하기도 했다. 당시 로만손은 개성공단 진출로 생산원가의 25% 가량을 절감했으며, 로만손 시계 전체 물량의 70~80%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경협의 상징과도 같은 한정판 '통일시계'도 로만손의 개성공단 공장에서 나왔다. 김 회장은 “북한 사람들이 성실하고 손재주가 뛰어나고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며 “단점보다 장점이 많기 때문에 만약 재가동한다면 다시 들어갈 의향이 있다"고 했다. 남북경협이 생산기지 확대와 노동력 확보에서는 유리하지만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갑작스런 손실은 여전히 부담이다. 당시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되면서 진출 기업의 대부분은 손실을 입었다. 다만 피해 금액의 80~90%가량은 정부 지원금과 보험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경협에 진출했던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사업이 워낙 오래 중단됐던 탓에 아직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사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남북 관계는 좋았지만, 남북 경협 논의에 진전은 없었다"며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해 기대는 하고 있지만, 워낙 중단된 기간이 오래돼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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