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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복합신약·톡신 날개로 실적 반등 채비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던 종근당이 올해 복합신약과 보툴리눔톡신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나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계열사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툴리눔톡신 '티엠버스주'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6년간 자체 개발해 온 티엠버스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공식 등록 균주를 사용해 균주 출처가 명확할 뿐 아니라 전체 제조공정에 걸쳐 동물유래 성분을 배제해 감염위험 등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종근당바이오는 이미 충북 오송에 톡신 생산공장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티엠버스는 종근당의 첫 자체 개발 톡신이다. 종근당바이오는 후발주자이지만 균주 출처가 명확하고 비동물성 톡신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기준 1조7500억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자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 톡신 시장 진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성과가 주목된다. 앞서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2022년 중국 큐티아테라퓨틱스와 보툴리눔 톡신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종근당이 중국 톡신 시장에 진출하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휴젤 및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온스, 녹십자웰빙 등과 함께 K-톡신의 중국시장 공략이 기대된다. 이어 종근당은 지난 7일 식약처로부터 2제 복합 당뇨병 치료제 '엠파맥스에스정'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 복합제는 기존 당뇨 치료제로 쓰이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계열 '엠파글리플로진'과 디펩티딜 펩타아제4(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2제 복합제로,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율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종근당은 약가협상 등을 거쳐 오는 11월 엠파맥스에스정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지난 2014년 국산 20호 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정' 개발에 성공해 당뇨병 치료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다양한 성분을 조합해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과를 높인 복합제 개발이 대세인 만큼 2제·3제 복합제를 갖춘 듀비에 패밀리에 더해 엠파맥스가 종근당의 당뇨병 치료제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지난 2023년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희귀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CKD-510'이 임상 시험에 돌입하면 종근당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5864억원, 영업이익 99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5%, 60%씩 줄었다. 국내 상위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을 뿐 아니라 GC녹십자에게 전통제약사 매출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부진은 2023년 노바티스에 1조7000억원대 기술수출을 성사시킨데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이 컸지만, 최근 수년간 마땅한 신약 출시가 없었고 지난해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가 종료된 것도 한 몫 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종근당은 지난해 셀트리온제약의 간 질환 치료제 '고덱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공동판매를 시작해 케이캡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는 만큼, 여기에 당뇨병 복합신약, 보툴리눔톡신 등이 가세하면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근당의 연결기준 매출은 39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티엠버스는 출처가 분명한 균주로 개발하고 비동물성 제조 공정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시장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HK이노엔-대웅제약-제일약품, 항궤양제 3파전 본격화

HK이노엔·대웅제약·제일약품 등 제약 3사가 차세대 항궤양제로 불리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3파전을 본격 펼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인도에 정식 출시했다. 인도 항궤양제 시장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 P-CAB 제제가 인도에 출시되는 것은 펙수클루가 처음으로, 대웅제약은 인도를 펙수클루의 글로벌 핵심거점국으로 삼아 해외수출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펙수클루는 지난 2022년 출시된 국산 34호 신약으로, 출시 3년차인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HK이노엔 '케이캡'에 이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제일약품은 지난 3일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구강붕해정(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먹는 제형)의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자큐보는 지난해 국내 출시된 국산 37호 신약으로, 이번 제형 변경이 허가를 받으면 자큐보는 HK이노엔 케이캡 구강붕해정에 이어 세계 2번째 P-CAB 계열 구강붕해정이 된다. 업계에 따르면 구강붕해정은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나 빠른 복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특히 유용해 시장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일약품은 향후 자큐보 주사제형도 개발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인다는 복안이다. 국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국내 최초 제품인 HK이노엔 케이캡을 비롯해 대웅제약 펙수클루와 제일약품 자큐보가 3파전을 형성하고 있다. 맏형격인 케이캡은 국산 30호 신약으로 지난 2019년 출시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해 구강붕해정 출시 등 제형 다양화와 적응증 확대, 보령과의 공동판매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41.3%나 증가한 16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K이노엔은 올해 케이캡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해 연매출 1조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만든다는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20조~25조원 규모로, 지난 30여년간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 치료제가 주도해 왔다.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1조3000억원 규모로, PPI 계열 치료제가 50~55%, P-CAB 계열 치료제가 20~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PPI 계열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P-CAB 계열 치료제가 PPI 계열보다 약효 발현이 빠르고 약효 지속시간은 더 길며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국내외에서 P-CAB 계열의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자큐보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하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가 제형 다양화 및 해외진출 확대를 통해 본격적인 매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약품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큐보의 새로운 제형 개발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자큐보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가 세계 4위 항궤양제 시장인 인도에서 획기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펙수클루를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시키고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원의 블록버스터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정국혼란에도 바이오 기술수출 신바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계엄·탄핵 정국으로 국가신인도 하락이 우려된 와중에도 역대급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올 한해 기술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5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총 4조1100억원으로, 반환된 기술을 제외하면 지난 2020년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4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기술수출 계약이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다양한 BBB 투과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는 점에서 거액의 계약 체결이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뇌혈관장벽은 혈관 속 물질이 뇌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일종의 보호막으로, 뇌질환 치료 약물조차 통과가 어려워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뇌까지 전달되는 약물을 개발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활용해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뇌까지 전달되는 약물을 개발하는 기술로, 향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분야에서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약바이오기업 기술수출 건수는 총 3건, 금액은 비공개 1건을 제외하고 총 2조86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기술수출은 총 15건,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면 총 7조54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공개된 금액만 비교하면 올해들어 현재까지 지난해 전체 계약 금액과 맞먹는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셈이다. 나아가 올 한해 기술수출 규모도 공개된 금액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21년 14조1000억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바이오 벤처업계가 국가신인도 하락과 투자유치 위축을 우려했던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일부 기업은 이전부터 협상 중이던 기술수출 계약이 불발로 끝나는 등 국내 정국불안의 불똥이 튀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거래 및 인수합병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해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건수와 금액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올해들어 반환된 기술도 4건이나 돼 신약개발 파트너로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유한양행(대사이상지방간염 치료제 YH25724), 대웅제약(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노벨티노빌리티(자가면역질환 치료제 NN2802), 티움바이오(호흡기질환 치료제 NCE401) 등 총 4건의 기술수출 계약이 변경돼 후보물질 권리가 반환됐다. 그러나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 2015년 역대 최대인 5조원 규모의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 했다가 2020년 일부 물질을 반환받았지만 이를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로 개발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점에서 보듯이, 반환된 약물을 계속 개발해 새로운 신약으로 만들어 내는 국내 제약사들의 '뚝심'이 어떤 성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일약품,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 제형 확대 나서

제일약품이 자체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신약 '자큐보'에 대해 새로운 제형 개발을 추진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6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3일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구강붕해정의 신규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이번 신청은 지난해 출시한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정의 제형 변경에 대한 허가 신청으로, 제형 변경이 허가를 받으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신약 중 구강붕해정을 보유한 세계 2번째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먹을 수 있는 제형으로,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나 빠른 복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특히 유용해 시장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큐보 구강붕해정은 소형화해 휴대성을 높였으며 역류성식도염 환자에게 속쓰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민트향 대신 오렌지향을 첨가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초 P-CAB 계열 구강붕해정은 지난 2022년 HK이노엔이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구강붕해정이다. 국산 30호 신약인 케이캡은 지난 2019년 출시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선두주자다. 이어 지난 2022년 출시된 대웅제약의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가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는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모두 차세대 계열로 불리는 P-CAB 계열 신약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외 매출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자큐보의 다양한 제형 확대를 통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제일약품은 현재 중국에서 자큐보 경구제형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자큐보 주사제형 임상 1상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P-CAB 계열의 소화성궤양용제 글로벌 시장규모는 3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큐보의 새로운 제형 개발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며 “3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서 자큐보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美 의약품 상호관세, 면제인가 유예인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의약품이 제외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향후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미국 관세 대응 창구를 개설, 미국 관세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을 돕는데 나섰다. 바이오협회는 우리 기업이 관세로 인해 미국 진출에 어려움이 있거나 미국 관세 정책에 변화가 감지될 경우 이를 신속히 파악해 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관세 애로 접수 통합창구인 '미국 통상 정책 관련 관세 대응 119'를 개설, 철강, 알루미늄 등 분야별 관세율 확인, 수출 상담 등 지원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해 한국은 오는 9일부터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될 예정이지만 이번 발표에서 의약품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의료기기는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음에도 의약품은 제외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부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미국 환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인 만큼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반도체 등 다른 품목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바이오협회(BIO)가 발표한 '의약품 관세 영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의 약 90%는 자사 의약품의 절반 이상을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등 해외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 의약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제약사들이 원료 수급 및 의약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미국 환자들이 의약품을 공급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제약협회(PhRMA) 역시 미국에 새로운 제조시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향후 몇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부과해 줄 것을 트럼프 정부에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인데 의약품 생산시설의 경우 설립 추진부터 상업 가동까지 보통 5년이 걸린다"며 “트럼프 임기동안 미국으로의 생산시설 이전 효과보다 미국 환자의 부담가중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 역시 “미국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필수의약품의 경우 트럼프 정부가 쉽게 관세를 부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과되더라도 관세율은 당초 언급해 온 25%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계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되게 의약품 관세 부과를 공언해 온 만큼 이번에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더라도 조만간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줄곧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언급해 왔기 때문에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기보다는)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센터장은 “필수의약품, 원료의약품 등 세부 품목이나 관세율에 대한 정보는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등 해외 국가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별로 차등 부과될지 일괄 부과될지도 현재 알려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기업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을 비롯해 보툴리눔톡신 대미 수출에 공들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휴젤, 리도카인 주사제를 수출하는 휴온스, 지난해 혈액제제 대미 수출을 시작한 GC녹십자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상황을 계속 지켜보는 동시에 현지 재고물량 확보, 현지 위탁생산 확대, 현지 생산시설 확보 등 대비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한국 의약품만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인도, 유럽 등 주요 대미 수출국의 경쟁 제품 모두에 관세가 부과되는 것인 만큼 우리 기업만 불리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미국 내 생산 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미국 내 위탁생산(CMO) 시설을 이미 확보해 필요시 즉시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관세 정책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 조직 재정비, 신약개발 ‘다원화’ 주력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시킨 한미약품그룹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자체 신약개발 기조에 더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고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새롭게 출범하는 전문경영인 CEO 체제의 성과가 주목된다. 3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취임한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1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임직원들에게 첫 CEO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재교 대표는 메리츠증권 부사장 출신으로 한미약품그룹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전문경영인을 선임한 것은 김 대표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번 CEO 메시지에서 신약개발에 주력한다는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이번 한미사이언스 조직개편에서 '기획전략본부'와 '이노베이션본부'를 신설했다. 기획전략본부는 '경영전략팀'과 '사업전략팀'으로 구성된다. 경영전략팀은 그룹과 계열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신성장 사업 기획을 맡고, 사업전략팀은 다양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기회를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이노베이션본부는 △커넥트&디벨로프먼트(C&D)전략팀 △론칭&디벨로프먼트(L&D)전략팀 △IP팀으로 구성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 3개 팀은 한미약품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 및 라이선싱 전략을 강화하고 내부 기술 및 제품의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등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약효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플랫폼 '랩스커버리', 면역항암치료와 표적항암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 등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부 바이오텍과의 오픈이노베이션보다는 자체 신약개발에 주력하는 제약사로 평가돼 왔다. 또한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국내 역대 최대규모인 5조원 규모의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이때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후 반환됐지만 한미약품은 이를 비만약 치료제로 개발해 내년 국내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자체 신약개발 역량을 보유한 한미약품이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신약개발 경로를 다각화하고 기술수출도 재개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그룹 주력사 한미약품은 앞서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전문경영인 CEO로서 입지를 굳힌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R&D, 제조, 국내사업, 글로벌사업 등을 담당하는 전문경영인 임원 7명과 함께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어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김재교 대표는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50년간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한국 제약산업을 선도해 왔으며 이제 혁신적인 글로벌 신약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며 “더 좋은 의약품을 우리 기술로 만들고자 했던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아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위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항암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고식’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오는 25~30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처음 공개하고, 글로벌 기술수출 발판 마련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유한양행 폐암신약 '렉라자'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K항암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제 2의 렉라자' 탄생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달 25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AACR 2025에 참가해 항암신약 후보물질 3종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포스터로 발표할 항암신약 후보물질은 △표적항암제 'DWP216'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치사항암제 'DWP223' 등 3종이다. DWP216은 종양억제유전자 NF2의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로, NF2 변이암종에 특화된 표적항암제로는 세계에서 전무해 대웅제약의 개발 성과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DWP217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역항암제이며, DWP223은 암세포 생존경로를 차단해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기전의 차세대 정밀타깃 항암제다. 대웅제약은 3종 모두 동일계열 내 최초 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인 만큼 향후 임상을 거쳐 상용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도 올해 AACR 2025에서 항암신약 후보물질 4종의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후보물질군은 △암 줄기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ID12023' △암 돌연변이 유전자 'KRAS'를 억제하는 비소세포폐암·췌장암·대장암 표적항암제 'ID12241' △내성이 생긴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항암제 'ID11916' △항체약물접합체(ADC) 방식 항암제 'ID12401' 등이 포함된다. 제일약품의 경우,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AACR 2025에서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위암 비임상 연구결과를 공개한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국내 승인을 받은 자사 첫 신약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에 이어 '네수파립'을 제2의 자큐보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오리온그룹 신약개발 자회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LCB39'를 비롯해 익수다·소티오 등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활용해 도출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SOT106' 등 총 5건의 전임상 연구성과를 소개한다. 신라젠도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고형암 신약 'BAL0891'의 연구결과 3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항암제는 다른 치료제보다 개발이 까다롭지만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50개 중 가장 많은 30%의 비중(15개)을 차지할 만큼 성장 잠재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제약업계는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폐암 말기(4기) 환자가 완치(완전관해)되는 효과를 입증하는 등 기존 표준치료제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여 글로벌 무대에서 K항암제 개발 기술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기술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 FDA 승인 등으로 엔데믹 이후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 공급 파트너로 인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인도 등 후발주자 추격 속도도 위협적인 만큼 후기임상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신약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약 오너-전문CEO ‘시너지 경영’ 힘받는다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에서 오너 CEO와 전문경영인 CEO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향후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지난달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창업주 3세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전문경영인 성석제 단독대표 체제에서 성석제-한상철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성석제 대표는 한국화이자제약 출신의 전문경영인으로, 2005년부터 7회 연속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을 연임한 현직 국내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CEO다. 한상철 대표는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의 장남으로,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제일약품 첫 신약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를 국내에서 승인받았다. 이같은 제일약품의 공동대표체제 구축으로 성석제 대표의 '경영 노하우'와 한상철 대표의 '신약개발 도전정신'이 시너지 창출로 연결될 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로써 동화약품은 기존 전문경영인 유준하 단독대표 체제에서 유준하-윤인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유준하 대표는 1989년 동화약품에 입사한 '동화맨'으로 지난 2021년 단독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특히 유준하 대표는 지난 2012년 이후 중도 퇴임하지 않고 임기를 채운 유일한 동화약품 대표이사라는 점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윤인호 대표와의 호흡이 주목된다. 윤인호 대표는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20년 동화약품 첫 M&A인 국내 척추 임플란트 기업 '메디쎄이' 인수를 주도했다. 메디쎄이는 지난해 매출 255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올리며 꾸준히 성장해 윤인호 대표의 신사업 발굴 역량을 입증했다. 휴온스그룹도 지난 2022년 지주사 대표직을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창업 2세 윤성태 회장이 대표직에 복귀하며 전문경영인과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휴온스그룹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을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로 선임, 기존 전문경영인 송수영 대표와 함께 윤성태-송수영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휴온스그룹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만큼 재도약을 위해 윤성태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그룹 차원의 미래사업을 진두지휘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에 전문경영 또는 오너경영 단독체제를 강화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인 제약사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6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를 열어 전문경영인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메리츠증권 부사장 출신으로 전문경영인이 지주사 대표를 맡는 것은 한미약품그룹 창사 이래 처음이다. 주력사 한미약품은 기존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는 동시에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돼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다졌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직에서 물러나 한미약품그룹 회장직만 맡기로 했고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맡기로 했다. 한미약품과는 반대로 지난해 처음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보령은 지난 2월 기존 김정균-장두현 각자대표 체제에서 오너 3세 김정균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업계는 보령이 지난해 매출 1조171억원으로 창립이래 처음 1조원을 돌파하는 등 2020년 취임한 김정균 대표가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단독대표의 오너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재무투자통 수혈 차바이오텍, 효율경영·글로벌 ‘박차’

지난해 창사이래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차바이오텍이 CEO 교체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30일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최근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부회장으로 영입해 3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차바이오텍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차바이오텍은 기존 오상훈 대표체제에서 최석윤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최석윤 신임 부회장은 40여년간 투자은행 업계에 몸담아 온 금융 전문가로, JP모건에서 시작해 대우증권 도쿄 및 런던 현지법인, 크레디 스위스, 바클레이즈 등에서 근무했다. RBS한국 대표와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 등을 지냈고 모교인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3년간 강의한 뒤 메리츠화재 기업부문 사장, 메리츠증권 고문을 역임했다. 이와 동시에 차바이오텍은 조직관리 효율화와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경영진도 대폭 강화했다. 차바이오텍은 일본 병원사업 등 아시아 헬스케어시장 확대를 위해 한기원 사장을 영입했다. 한기원 신임 사장은 일본 다이와증권에서 25년간 일하며 도쿄와 런던에서 다이와 투자은행부문 글로벌 대표를 역임했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국가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IK)'에서 대표로 4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LA 할리우드 차병원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는 뉴욕과 LA에서 35년간 공인회계사로 활동한 김창욱 전 KPMG 파트너를 현지 병원 관리법인 대표로 영입했다. 이밖에 내부 조직과 계열사 관리를 효율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삼성그룹 금융사와 구조본 및 런던 현지법인 등에서 30여년간 근무하고 삼성선물 대표를 지낸 박번 사장을 기용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5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9.5% 증가하며 창립이래 처음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596억원, 별도기준 영업손실도 3억원을 기록해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차바이오텍 영업손실은 2023년 95억원에서 지난해 596억원으로 1년새 6배나 늘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미국 현지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신사업 투자 및 호주 신규 클리닉 오픈을 위한 투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신약개발 투자, LA 할리우드 차병원 신축병동 공사지연에 따른 비용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마티카바이오는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 CGT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구축한 기업으로,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CGT CDMO 수주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내 생산확대 정책의 수혜기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차바이오텍이 주력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아직 시장형성 초기단계에 있는 차세대 의약품인 만큼 마티카바이오의 본격적인 수익창출과 흑자전환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현재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1200억원으로 국내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약 5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글로벌 CGT 시장규모는 2021년 약 17조원에서 2030년 96조원 규모로 9년새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6월 세포·유전자치료제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남수연 R&D 총괄사장을 영입하고 R&D 임원 8명을 충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차바이오텍이 R&D 강화를 통해 CGT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주요 캐시카우인 해외 병원운영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금융전문가 CEO를 앞세워 경영효율화와 투자자 신뢰회복에도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동화약품 오너 4세 윤인호 대표 ‘헬스케어’ 가속화

동화약품 창업패밀리 윤인호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4세 경영'의 기반을 구축했다. 동화약품은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윤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해 종전 유준하 단독대표 체제를 유준하·윤인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시켰다. 윤 대표는 1897년 민강 선생이 설립한 '동화약방'을 1937년 인수해 제2의 창업자로 불리는 보당 윤창식 선생의 증손자이다. 1984년생으로 2013년 동화약품 재경부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실 부장,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일반의약품(OTC) 총괄사업부 전무,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이어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직전 2021년 대표로 선임된 유준하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에 각자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오너경영인-전문경영인 각자대표 구도를 완성했다. 오너 4세의 대표 합류로 동화약품은 윤 대표가 최고운영책임자(COO) 시절부터 추진해 온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도 동화약품 미래 비전으로 의료기기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한 종합헬스케어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COO 시절이던 2020년 국내 척추 임플란트 기업 메디쎄이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2003년 설립된 메디쎄이는 국내 척추 임플란트 매출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255억원, 해외수출 145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올리며 꾸준히 성장해 윤 대표의 첫 인수합병(M&A) 성공사례이자 동화약품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또한 동화약품은 지난 2023년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기업 '중선파마'를 인수, 해외 제약·뷰티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선파마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베트남법인과 협력, 지난 10일 베트남 티엔장성 고콩시티에 '약국-편의점 콜라보 매장 1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 콜라보 매장은 편의점 내에 숍인숍 형태로 약국을 입점, 일반의약품은 물론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까지 판매하는 베트남 최초의 약국-편의점 결합매장이다. 동화약품과 GS25는 올해 중에 10개 이상의 결합매장을 오픈해 베트남 젊은 소비자의 헬스케어 수요를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해 매출 4649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8.7% 성장하며 창립이래 처음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지만 127년 역사의 국내 최고(最古) 제약사임을 감안하면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는 활명수, 판콜, 후시딘, 잇치 등 4개 일반의약품이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신약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비중이 낮은 것이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추진한 미용·의료기기 전문기업 '하이로닉' 인수가 최근 실사과정에서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지만, 윤인호 대표는 의료기기업체 등 M&A와 해외사업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윤인호 대표는 “국내 최장수 제약회사로서 쌓아온 역량과 신뢰, 업계 최고 수준의 공정거래 및 윤리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힘써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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