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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어때] ‘기본기 맛집’ 폭스바겐의 묵직한 한 방…든든한 전기 SUV의 정답, ‘ID.4’

7000대가 넘게 팔렸다. 폭스바겐의 전동화 핵심 모델, 'ID.4' 얘기다. 첫인상부터 화려한 차는 아니다. SUV답게 두툼한 팬더와 짧은 앞뒤 오버행이 안정적인 비례를 만들고, 전기차답게 큼직한 공기흡입구 대신 매끈하게 다듬은 전면부가 어우러진다. 낯설기보다 익숙한 전기 SUV의 얼굴이다. 전반적인 주행감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 SUV에 기본기라는 게 있다면 ID.4는 그걸 착실하게 다졌다. 전비 좋고, 잘 달리고, 든든하다. 뻔한 칭찬 같지만 막상 타보면 알게 된다. 기본을 잘 하는 차는 그 어떤 화려한 기술보다 오래가는 만족을 준다. 지난 10일 열린 폭스바겐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ID.4와 함께 서울 광화문과 가평 양떼목장을 왕복했다. 총 주행거리는 136㎞, 운전 시간은 약 3시간 30분. 주행 모드를 여러 차례 바꾸고 정체 구간도 지났지만 최종 전비는 6.9㎞/㎾h, 공인 복합전비인 4.9㎞/㎾h를 가볍게 웃돌았다. 운전석에 앉아 전면을 바라보면 '시야가 참 시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시보드가 수평으로 길게 뻗어 있어 전방 도로와 계기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큼지막한 스티어링휠은 손에 안정적으로 잡힌다. 중앙의 12.9인치 디스플레이 역시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주행중 보기 편하다. 화면 아래에는 비상등 물리 버튼과 공조·음량 터치식 조작부를 배치했다. 간결한 구성 안에서도 운전에 필요한 조작부를 알차게 담아냈다. 기본기의 충실함은 복잡한 광화문 시내를 빠져나오면서부터 느껴졌다. 감속과 가속, 정차와 재출발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전기차 특유의 강한 회생제동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ID.4의 B 모드는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차를 완전히 멈추는 원페달 방식은 아니다. 감속이 예상보다 부드러워 회생제동이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했을 정도다. D 모드로 바꾸자 감각은 한층 익숙해졌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곧바로 감속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관성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내연기관차를 타던 운전자라면 한결 편하게 느낄만한 움직임이다. B와 D를 오갈 때도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손을 뻗을 필요 없이, 스티어링휠 뒤 컬럼식 셀렉터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 시내 주행감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건 와인딩 구간에서의 든든한 안정감이다. 목적지에 다다를쯤 90도에 가까운 코너와 오르막·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을 15분가량 달렸다. 브레이크에 거의 발을 얹지 않은 채 가속 페달만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50~70㎞로 연달아 코너를 도는데도, 차체가 불안하게 흔들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ID.4는 앞쪽에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맥퍼슨 스트럿, 뒤쪽에는 여러 연결대로 바퀴 움직임을 세밀하게 잡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쓴다. 앞은 간결하게 지지하고 뒤는 노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구성이다. 차체가 코너 바깥으로 크게 쏠리지 않고, 노면을 단단하게 붙들며 달린다고 느낀 이유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의 민첩성은 와인딩의 재미를 더했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자 가속과 조향 반응이 한층 빨라졌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차 앞머리가 코너 안쪽을 재빠르게 파고들었고, 코너를 빠져나올 때 가속 페달을 밟자 힘을 모으는 기색 없이 곧바로 치고 나갔다. 2025년형 ID.4는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55.6㎏·m를 발휘한다. 기존 모델보다 출력은 40%, 토크는 75% 높아졌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페달을 밟는 즉시 힘이 따라붙으니, 높아진 성능이 몸으로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IQ.드라이브'가 장거리 주행의 피로도를 덜어줬다. 운전자의 조작을 민감하게 인식해 스티어링휠에 한쪽 손가락을 살짝 얹는 정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휠에서 완전히 손을 떼자 12초 뒤 경고음과 함께 붉은 조명, 계기판 안내가 이어지며 주의를 요구했다. 차선 중앙을 안정적으로 따라가는 동안, 앞차와의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했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서서히 감속하고, 다시 속도를 높이면 부드럽게 따라붙었다. 차간거리를 맞추는 과정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갑자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움직임이 없어 편안했다. 주행의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필요한 곳에는 편리함을 더했다. 주행 중 “안녕, 이다"라고 부르면 보이스 어시스턴트 'IDA'가 곧바로 응답한다. 에어컨과 라디오·미디어는 물론 앰비언트 라이트와 주행 모드까지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어, 화면 메뉴를 일일이 찾아 누를 필요가 없다. 기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내비게이션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간단하게 연결할 수 있다. 첨단 기능을 과시하기보다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편리하게 다듬은 점이 실용적이다. ID.4의 트림별 공식 가격은 ID.4 프로 라이트가 5,299만원, 시승차량인 ID.4 프로가 6,040만7,000원이다. 여기에 보조금을 적용하면 ID.4 프로 라이트는 4,000만원대 중후반부터 구매 가능하다. 동급 수입 승용차 중 최대 수준인 국고 보조금 432만원에 서울 기준 지자체 보조금 129만원, 전기차 전환지원금까지 더한 금액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게임 넘어 스포츠로”…2회 연속 AG 오른 크래프톤 ‘PUBG 모바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MOBILE)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돼 오는 28~29일 경기를 치른다. e스포츠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가운데 크래프톤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펍지(PUBG)'도 e스포츠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결승: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28일과 29일 양일 간 일본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총 12개 팀이 참가해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업계에 따르면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처음 등장했고, 항저우에서 정식 메달 종목이 됐다. 이번 아이치·나고야에서 e스포츠는 총 11개 종목, 13개 타이틀로 더 확대됐다. 'PUBG MOBILE'은 이 11개 종목 중 하나로, 항저우에 이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PUBG MOBILE'은 아시아 권역에서 폭넓은 인기 누리고 있는 배틀로얄 장르의 작품이다. 다만 아시안게임 무대에 오르는 게임은 일반 버전이 아닌 아시안게임 버전(PUBG Mobile Asian Games Version)이다. 이 버전은 배틀로얄의 핵심 요소인 사격을 활용하면서도 스카이다이빙, 오프로드 레이싱 등 여러 요소를 결합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가능한 한 빠르게 결승점에 도달하면서 총으로 미리 설정된 표적을 최대한 많이 맞히는 것이 경기의 조건이다. 크래프톤은 PUBG IP가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에서 쌓아온 경쟁력과 위상을 지속적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로 확장한다는 각오다. 다만 PUBG IP가 국제 스포츠 무대로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e스포츠 대회 운영의 공정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최근 이벤트 매치로 치러진 'PUBG 아시아스타즈'에서는 외부 정보를 활용한 선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회 운영의 공정성이 논란이 됐다. 크래프톤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선수들의 공식 대회 영구 출전 정지 등을 결정했다. 지난 23일 크래프톤 측은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PUBG 아시아 스타즈 운영에 있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공정의 가치를 지키지 못해 참가자와 플레이어 여러분께 우려와 혼란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경기 운영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 피해 확산 방지까지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결승: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는 예선을 통해 진출한 8개 팀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3개 팀, 개최국 일본 대표팀 등 총 12개 팀이 출전한다. 지난 대회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메달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삼성전자 ‘DX 성과급’ 갈등에 노태문 직접 나선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주재로 DX 전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연다. 최근 DX부문에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의 성과급 격차를 놓고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월 중 DX 전 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일부 보직장과 팀장 등을 대상으로 한 경영현황설명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원들과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DX 직원들의 관심이 큰 현안은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협약을 통해 DS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재원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나누며 별도의 지급률 상한도 두지 않는다. 기존 성과급에서도 사업부별 차이가 났다.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은 DS 메모리사업부가 기본급의 100%를 받았다. DX에서는 MX·네트워크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50%, 생활가전(DA)사업부가 25%였다. 사업부별 실적도 엇갈렸다. AI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사업 실적은 개선됐지만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졌다. DX부문은 올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부문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네트워크사업부도 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가 늘었지만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노조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DX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전사 공통 성과급 재원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의 경기 흐름이 다른 만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보상이 크게 벌어지는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행노조는 수원사업장과 서초사옥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최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부진에도 임원에게 장기성과인센티브가 지급되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DS와 DX의 재원을 분리해 운용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각 부문의 사업 특성과 실적에 따라 보상 재원을 운용한다는 입장이다. 성과급 외에 실적 회복과 인공지능 전환(AX)도 DX부문의 주요 현안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한 분기 100조 벌어들일까”...삼성전자, 실적 신기록 정조준

메모리 호황에 올라탄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까지 높아졌다. D램·낸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HBM 판매도 확대되면서 올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영업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04조5704억원과 영업이익 110조5736억원으로 관측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37.7%,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08.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되면 단일분기 실적 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43조6000억원)을 2배 이상 웃돌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만 146조원 영업이익 대기록을 세워둔 만큼, 이번 분기 실적에 따라 누적 영업이익은 25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특히 시장은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일 분기 기준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연합인포멕스가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8곳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6조9887억원으로 추정됐다.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여파로 전망치는 기존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 여건을 고려해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 전망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 사업부는 상반기에 이어 올 3분기에도 전사 실적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범용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한 데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역시 확대되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D램과 낸드의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3~18%·10~1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 때 60%를 웃돌았던 2분기 가격 상승률과 비교하면 다소 둔화했지만 두 자릿수 상승세는 유지하는 셈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내년~오는 2028년에도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HBM의 범용 D램 생산능력 잠식과 인공지능(AI) 추론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를 감안하면 공급제약의 해소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 내 공급자 우위 구도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3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약 72~75%, D램 영업이익률은 80%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 기록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세대(2027년~2029년) 주주환원 정책이 내년 1월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수의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과거 대비 시장 친화적인 정책 노선을 발표한 만큼, 삼성정자의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내달 7일~8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정제마진 높다지만”…유조선 고운임에 K-정유 수익성 ‘줄다리기’

역사적 고점을 기록중인 글로벌 유조선 운임이 좀처럼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발(發) 해상물류 차질에 따라 원유 수송방식에 변화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조선 운임이 이례적인 수준의 강세를 지속할 경우 정유업계의 '수익성 줄다리기'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완화 기미 없는 VLCC 운임...'사상 최고' 지속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비롯한 유조선 운임 지표는 최근 중동정세가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역사적인 수준의 고점을 기록 중이다. 발틱거래소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39주차 유조선(탱커) 시황 리포트'를 통해 지난 24일 기준 27만톤(t)급 VLCC의 중동~중국 노선(TD3C) 운임 지수(WS)가 1157.5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주 1140포인트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월드스케일(WS)로도 불리는 이 지수는 각 항로별 운임 수준을 표준화한 지표로, 기본운임 지수는 매년 초 100포인트로 설정된다. 현재 중동~중국노선 운임이 기본값보다 11배 이상 오른 상태라는 설명이다. 실제 이 노선에서 운항하는 VLCC의 왕복 환산수익(TCE)은 직전 주인 38주차에 일일 121만2503달러(16억5000만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선을 돌파한 뒤, 39주차에 123만5414달러(16억8000만원)로 1.9% 추가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 장기화에 따라 TD3C노선을 대신해 실거래 지표로 떠오르고 있는 오만만~중국노선(TD34)의 운임지수도 39주차에 WS 797.86포인트를 기록했다. 정점이었던 직전 주와 비교하면 1.1% 줄었지만, 여전히 800포인트 선에 근접해 사상 최고권 수준이다. 당초 해당 노선의 WS는 이달 초까지만해도 272.5포인트 수준을 나타냈다. 이 시기 일일 TCE는 약 26만1800달러(3억6000만원)로, 39주차 86만4698달러(11억8000만원) 대비 69.7% 낮았다. ◇ '선박 간 환적'에 가용성↓...원가구조도 '흔들' 이 같은 중동발 VLCC 운임 강세는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차질 장기화로 비효율화된 원유 수송방식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협을 직접 통과해 원유를 운송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선박이 호르무즈 안팎을 오가며 원유를 실어 나른 뒤 오만만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선박 간 환적(STS·Ship-to-Ship)'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자재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오만만의 STS 기반 원유 물동량은 중동전쟁 이후 하루 평균 370만배럴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 사상 최대인 720만배럴까지 확대됐다. STS 방식 확대는 오만만 인근 환적시설의 정체를 유발하고, 이는 선박 가용성 악화에 따른 운임 상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유업계에선 원가구조 지각변동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케이플러는 최근 지난 21일 기준 운임 데이터를 토대로 중동→아시아 원유 운송비용이 배럴당 32달러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같은 날 두바이유 현물가격(113.69달러)과 단순 비교하면 운송비만 원유가격의 28.1%에 해당하는 규모다. 통상 전쟁 이전까지 수송비용은 원유 가격의 10%미만 수준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 고운임 장기화 땐 '마진 착시'…수출 숨통 요구도 유조선 해상운임이 나날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장에선 이 같은 고운임 환경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운송계약이 평균 70%에 이르는 국내 정유업계 원유조달 구조상 단기간 운임 강세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업계의 수익성 압박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사의 실질 수익성은 디젤 등 석유제품 크랙(정제마진) 자체보다 제품가격 상승이 원유 운송비 상승을 얼마나 상회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까지는 제품 공급 부족의 영향이 더 크지만, 고운임이 내년까지 장기화된다면 장기계약을 고려하더라도 실제 마진은 생각보다 작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장기화에 따라 내수시장에서 추가적인 수익성 압박까지 받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로서는 정부 수출제한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원유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최고가격제와 수출제한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정유사의 수익성 방어수단도 제한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3월 최고가격제와 함꼐 정유업계가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제품을 전년 동월 대비 100% 이하로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조치를 시행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의 휘발유·경유 수출량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92.3%·경유 96.8%로 상한선 인근까지 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내수시장의 수익성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수출시장은 당분간 공급부족 여파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물량을 추가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단독] 방사청, 18년 묵은 ‘망분리’ 빗장 푼다…K-방산 클라우드 대전환

무기체계의 첨단화와 방위산업 공급망의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국내 방산업계를 옥죄어 온 획일적인 '물리적 망분리' 규제를 개선하고 상용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전면적인 가이드라인 수립에 착수했다. 글로벌 국방 공급망의 보안 요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 낡은 규제 벗고 방산 데이터 유통 기준 세운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방위사업청 기술보호과는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대비 방산 기술 보호 대책 수립 연구를 통해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에 4009만 원을 투입하고 계약일로부터 3개월 반 만에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그간 국내 방산업계는 방위산업기술 보호법과 관련 보안 지침에 따라 내부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물리적·논리적으로 차단하는 망분리 정책을 적용받아 왔다. 미인가 외부 기기의 반입 원천 차단과 망간 자료 교환 시 엄격한 통제, 상용 클라우드 사용 전면 금지 등 폐쇄적인 규제망은 내부 자료 유출을 막는 데는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인공 지능(AI)·빅데이터·디지털 트윈 등 첨단 정보 통신 기술(ICT)이 융합되는 현대전 환경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 D&A 등 대형 체계 종합 업체와 수백 개의 2·3차 중소 협력업체 간의 신속한 설계 도면 공유·소프트웨어 공동 개발·공급망 데이터 연동을 가로막는 심각한 '구조적 병목'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보안 등급의 높낮이에 따라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효율성을 찾는 것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효율성 추구 외에도 기술 유출의 여파를 고려한 철저한 보안 관리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외 클라우드 보안 정책·방산 분야 적용 사례 심층 분석 △국방 과학 기술△방위 산업 기술 자료 분류 체계 마련 △방산 분야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기준(CSAP(Cloud Security Assurance Program) 연계)△가이드라인 수립 △관련 규정·제도 개선 사항 도출 등을 종합 수행할 방침이다. ◇ 美 CMMC 2.0 발효 압박…글로벌 스탠더드 충족 '발등의 불' 방사청이 이번 연구를 서두르는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글로벌 국방 보안 규제의 급격한 강화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은 자국 국방부(DoD) 공급망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에 통제 비비밀정보(CUI) 보호를 강제하는 '사이버 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 2.0' 최종 규칙을 2024년 10월 연방관보에 고시하고 같은 해 12월 발효했다. 미국은 공급망 내 단 한 곳의 영세한 협력 업체라도 해킹될 경우 체계 전체의 보안이 무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하위 공급망 전체에 걸쳐 110개에 달하는 보안 통제 항목(NIST SP 800-171)을 100% 충족하고 공인된 제3자 평가 기관(C3PAO)의 인증을 통과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기준을 충족해야만 미국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벅찰 수는 있지만 협력사들의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 컨설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한 미 국방부는 상용 클라우드 이용 시 '표준 보안 평가·인증 제도(FedRAMP Moderate)' 수준의 엄격한 동등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시 72시간 이내에 국방부에 즉각 보고하고 포렌식을 위한 악성코드 샘플을 제출해야 하는 등 강력한 사후 대응 책임을 클라우드 사업자와 방산업체가 연대하여 지도록 강제한다. K-방산이 미국 수출 시장을 뚫거나 글로벌 방산 기업과 원활히 협력하기 위해서는 이와 동등한 수준의 데이터 통제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데이터 보안의 중요성과 관련, 방산업계 관계자는 “데이터가 지나치게 공유돼 핵심 내용이 유출된다면 경쟁사들이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며 “핵심 기술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해야 한다"고 부연다. ◇ 국정원 N²SF 개편 맞물려…해법은 '방산 특화 인클레이브' 국내 공공 보안 패러다임 역시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8년간 유지해 온 일률적인 망분리 정책을 폐기하고, 데이터의 중요도에 따라 보안 통제를 차등 적용하는 '국가 네트워크 보안 프레임워크(N²SF)'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N²SF는 공공 망 데이터를 기밀(C)·민감(S)·공개(O)의 3개 등급으로 세분화한다. 방사청은 수많은 방산 데이터와 개발 성과물을 N²SF 체계에 어떻게 정밀하게 매핑할지 기준을 세우게 된다. 무기체계의 핵심 소스 코드나 스텔스 도면 같은 국가 안보 직결 데이터는 C등급으로 분류해 기존처럼 인터넷망과 철저히 분리된 국가 전용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On-Premise) 환경에 둔다. 반면 미국 CUI에 상응하는 도면·부품 제원·시험 평가 데이터 등 방산 업무 데이터의 대다수는 S등급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S등급 데이터에 대해 다중 요소 인증(MFA)·직무 기반 접근 통제(RBAC)·콘텐츠 무해화(CDR) 기술 등을 적용하는 조건하에 기존 공공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중등급 이상의 상용 클라우드 환경에서 유연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제재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를 구현할 실효성 있는 기술적 대안으로는 '방산 특화 인클레이브' 아키텍처가 떠오르고 있다. 수많은 직원이 사용하는 방산업체 전체의 사내 IT망을 최고 보안 상태로 일괄 개조하는 것은 비용과 운용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기업의 일반 상용 업무망과 논리적·물리적으로 격리된 클라우드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 구역을 별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로 트러스트' 원칙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안 검증 대상을 이 특수 구역으로만 축소시킴으로써 기업들의 심사 비용과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 중소기업 '수십억 보안 비용 폭탄' 막는다…상생 지원책·제도 보완 모색 클라우드 전환·고도화된 보안 통제 요구가 방산 생태계의 허리를 담당하는 영세 중소 제조기업들에게 재무적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은 방사청이 풀어야 할 과제다. 미 국방부의 규제 영향 분석에 따르면 소규모 방산업체가 CMMC 레벨 2 외부 인증을 받는 데 소요되는 직접 평가 비용은 약 1억3000만 원(10만 달러)에 달하고 고도화된 지능형 위협(APT) 방어를 위한 레벨 3 시스템 구축에는 수십억 원의 엔지니어링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방사청은 무리한 보안 규제가 국내 방위산업 기초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방 선진국의 유연한 정책을 적극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사업의 사이버 위험 수준(CRP, Cyber Risk Profile)에 비례하는 맞춤형 통제를 요구하고 입찰 시 이행 계획서(CIP) 제출을 통해 완충 지대를 제공하는 영국의 사례와 철저한 데이터 주권 원칙하에 독립적인 클라우드 사업자 검증(IRAP)을 수행하는 호주의 선진 제도가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검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바탕으로 방사청이 중소 방산업체들이 방산 특화 클라우드 인클레이브 서비스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저렴하게 구독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보안 바우처' 제도 신설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나아가 중소기업에 무료 사이버 위생 진단을 제공하는 미국의 '프로젝트 스펙트럼'을 참고하고 보안 솔루션 도입·인증 심사에 소요된 막대한 비용을 방산 계약의 간접비 등 합리적 원가로 정당하게 보전해 주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역대 최다 위성 탑재’ 누리호 뜬다…1~5차로 보는 발사 여정

추석 명절의 보름달이 지나고 나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다시 우주로 향한다. 10월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예정된 누리호 5차 발사는 역대 가장 많은 위성을 싣고 궤도에 정밀 배치하는 '우주 화물선'으로서의 진가를 확인하는 무대다. 첫 발사부터 이번 5차 발사까지 누리호의 진화 과정과 이번 비행의 핵심 기술, 그리고 K-우주 산업의 미래를 짚어본다. ◇ 1~4차 발사, '절반의 성공'에서 실용 발사체로 진화 누리호는 우주에서 직접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액체 산소(산화제)와 케로신(연료)을 태워 얻은 추진력으로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올려놓는 수송체 역할을 한다. 발사를 거듭할수록 탑재 위성의 수준을 높이고 민간 기업의 역할을 점진적으로 넓혀 왔다. 1차 발사(2021년 10월 21일) 당시 가짜 위성(위성 모사체)을 싣고 고도 700km에는 도달했으나 궤도 안착에는 실패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하지만 이를 보완한 2차 발사(2022년 6월 21일)에서 마침내 궤도 투입에 성공하며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쏠 수 있는 세계 7대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3차 발사(2023년 5월 25일)부터 실제 임무를 띤 '실용 위성'을 우주로 보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 종합 기업으로 처음 합류했다. 4차 발사(2025년 11월 27일)에서는 13기의 위성을 싣고 야간 비행에 나서 100% 교신 성공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참여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특히 수백 차례의 지상 시험과 실제 비행 데이터를 통해 엔진의 효율과 로켓의 구조적 안정성이 증명되면서 누리호는 당초 설계 한도인 1500kg보다 많은 최대 1900kg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수송 능력을 입증했다. ◇ 사상 첫 탑재 중량 1톤 돌파, 역대 최다 위성 15기 이번 5차 발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일 발사 기준 역대 최다인 총 15기의 위성을 한꺼번에 우주로 보낸다는 점이다. 탑재되는 위성부의 총 무게만 1071kg으로 사상 최초로 1톤을 훌쩍 넘겼다. 화물의 핵심은 한반도를 감시할 초소형 지구 관측 군집 위성 '네온샛(NEONSAT)' 5기와 대학·벤처기업들이 만든 큐브 위성 10기다. 네온샛은 단일 대형 위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게 100kg 미만의 작은 위성 여러 기를 띄워 무리(군집)로 운용하는 시스템이다. 내년 6차 발사 때 나머지 5기를 추가로 쏘아 올려 총 10여 기의 네트워크를 완성하면 산불·홍수 등 재난 상황과 국가 안보 현장을 하루 3번 이상 촘촘하게 감시할 수 있다. 고도 570km 우주 공간에 도달하면 이번 미션의 최고 난도인 '순차 분리'가 시작된다. 15기나 되는 위성이 우주에서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누리호는 약 35~40초 간격으로 방향을 조금씩 틀어가며 네온샛 5기를 각기 다른 궤도에 차례대로 튕겨내야 한다. 이때 위성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충격 위성 분리 장치(LS PSD, Low Shock Payload Separation Device)'가 새롭게 적용됐다. 기존 로켓들은 화약을 터뜨려 위성을 묶어둔 밴드를 끊었기 때문에 그 폭발 충격으로 정밀한 카메라나 센서가 망가질 위험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약 대신 소형 모터를 이용해 위성에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 넘어야 할 산 '가성비'…스페이스X 단가의 10배, 해답은 차세대 발사체 누리호가 3회 연속 성공에도 불구하고 반복 발사를 하는 이유는 실제 발사 환경에서 신뢰도를 극대화하고 정부가 주도해 온 발사체 개발 경험을 민간에 온전히 넘겨주기 위해서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만6000여 건에 달하는 방대한 기술을 이전받아 자체적인 민간 우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상업 발사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선 '경제성'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한 번 쓰고 바다에 버려지는 일회용 로켓인 누리호는 1회 발사 비용이 약 1200억 원에 달해 위성 1kg을 싣는 데 약 3600만 원이 든다. 반면 세계 우주 시장을 장악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팰컨9'은 1단 로켓을 온전히 회수해 재사용함으로써 1kg당 수송 단가를 누리호의 10분의 1 수준인 약 390만 원까지 대폭 낮췄다. 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승패는 2030년대를 목표로 한 '차세대 발사체(KSLV-III)' 개발에 달려 있다. 정부와 민간은 누리호를 통해 쌓은 값진 유산을 디딤돌 삼아 엔진에 그을음이 덜 생기는 메테인 연료를 쓰고 1단 로켓을 수직으로 역추진해 착륙시키는 재사용 발사체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때문에 이번 누리호 5차 발사는 대한민국이 우주 경제 강국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윤정 인턴기자

“로봇이 만들고 AI가 관리”…K-전력기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국내 전력기기업계가 생산시설의 주요 공정·설비에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도입하며 이른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전력인프라 슈퍼사이클을 맞아 고객사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생산체계 효율화 필요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부산 사업장에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을 정식 도입했다. 스팟은 로봇 시스템통합(SI) 전문회사 현대오토에버와의 협업을 통해 지난 7월 해당 사업장에 도입돼 두 달에 걸친 시험 운영을 이달 끝마쳤다. 스팟이 정식 도입된 부산사업장은 LS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시설이다. 스팟은 이 곳에서 초고압변압기의 절연성능과 직결된 '진공건조로(VPD)'를 비롯한 핵심 공정 설비의 운영 안정성을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 판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스팟은 생산현장을 자율 순찰하며 '인공지능 기반 비전 검사(AIVI)' 기술을 토대로 설비 운영상태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온·습도 측정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수집에도 나선다. LS일렉트릭은 이렇게 확보·누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환경과 제품 품질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생산조건 최적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전력기기업계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다관절 로봇이 제품 조립과 물류 작업 등을 담당하고, AI 기반 시스템이 수요를 예측·분석해 생산슬롯 운영을 효율화하는 등 수주부터 납품까지 전력인프라 사업 전 과정에서 디지털·AI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준공한 HD현대일렉트릭의 청주 배전캠퍼스 역시 이러한 기조 아래 전공정 자동화시스템이 갖춰졌다. 해당 생산시설은 당초 충청북도·청주시와 투자협약을 맺은 지난 2024년부터 최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스마트팩토리로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건립이 진행됐다. 업계는 해당 공장의 자동화율이 최대 9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배전기기 5만여 종을 생산하는 해당 시설은 생산·물류·자재 관리 시스템을 일원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각 단계별로 다관절 로봇이 생산 계획에 따른 기자재 분류와 제품 조립을, 자율주행 물류로봇은 분류된 기자재의 생산라인 전달과 완제품의 창고 이송 등 역할을 수행한다. 고성능 카메라와 연계된 AI 검사 시스템은 실제 생산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 여부까지 정밀 판별한다. 이 밖에 AI 시스템을 통해선 배전기기 제품의 수요 예측과 자재, 완성품 입출고 일정을 관리함으로써 공급망 역량 체계·고도화도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체제 아래 IT 서비스 계열사 효성ITX의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연계해 일찍이 디지털 전환에 나선 상태다. 생산관리시스템(MES)·사물인터넷(IoT) 등을 생산체계에 도입해 생산능력을 효율화하는 방식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최근 전사적 AI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인 'AI융합연구원'을 신설하고 맹성현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초대 연구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제조역량에 대한 AI 접목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열풍으로 전력인프라 설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순 제품 가격을 넘어 납기일정과 품질 등 생산체계 관리 역량까지 수주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제조 AI·디지털 전환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현장] 제네시스 ‘마그마’ 페스티벌…르망 레이싱카에 ‘시선 집중’

강렬한 주황색의 레이싱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닥에 바짝 붙은 차체와 커다란 타이어, 중앙을 가로지르는 검은색 콕핏, 그 사이에 자리한 태극기 마크와 양옆으로 날개처럼 열린 도어가 지나가던 발걸음마저 멈추게 한다. 성인 한 명이 겨우 몸을 밀어 넣을 듯한 좁은 조종 공간 안에는 전선과 버튼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전시장에서 볼 법한 매끈한 새 차는 아니다. 주황색 도장 위 여기저기 검게 쓸리고 긁힌 흔적들이 거친 레이스를 상상하게 한다. 타이어 역시 휠과 고무 곳곳이 그을리고 닳아 얼룩덜룩하다. 불과 세달 전, 르망에서 24시간 동안 5069㎞를 달려 레이스를 완주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GMR-001 하이퍼카 #19' 실제 차량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24일 스타필드 하남(경기 하남시)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라이브 페스티벌'을 열고 국내 팬들을 만났다. ◇ “춘천에서 보러 왔어요"…GMR-001 실차 전시·두시간 기다려 '심레이싱' 스타필드 정문을 열고 들어가자 GMR-001 실차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날 GMR-001이 전시된 스타필드 하남 사우스 아트라움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실차 주변에 몰려든 방문객들은 “이게 진짜 실제 주행차냐"고 묻는가 하면, “F1 차처럼 멋지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차체를 한 바퀴씩 돌며 앞과 옆, 뒤쪽을 번갈아 촬영하고, 특히 커다란 리어윙이 있는 후면부 사진을 찍으려 자주 멈춰 섰다. GMR-001은 지난 6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24시간 4분4.363초 동안 5069㎞를 달려 372랩을 완주했다. 최고 랩타임은 3분27.645초, 평균속도는 236.2㎞/h였다. 1923년 시작된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3명의 드라이버가 교대하며 24시간 동안 서킷을 달리는 대표적인 내구 레이스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르망 데이토나 하이브리드(LMDh) 규정에 따라 개발한 GMR-001로 올해 WEC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데뷔했다. 일반 방문객들 사이에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을 꾸준히 지켜봐 온 팬들도 많았다. 행사를 위해 일부러 먼 거리를 찾아온 관람객도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춘천에서 행사장을 찾은 김준혁(18) 씨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WEC 참가 소식을 듣고 그 때부터 팬이 됐다"면서 “눈 앞에 GMR-001 실제 차량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안양에서 찾아온 이승호(30) 씨도 “이전에는 모형 차량만 전시돼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며 “리어윙과 타이어에 남은 마모 흔적까지 그대로던데 마치 렌더링 이미지만 보다가 실제 모델을 마주한 것 같아 기세까지 느껴진다"고 했다. 전시차 옆에는 실제 레이싱카를 가상으로 주행해볼 수 있는 '심레이싱(Sim Racing)' 체험존이 마련돼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대기 인원은 40팀, 예상 대기시간은 134분에 달했지만, 대기줄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대기자들은 앞 팀의 주행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짜 레이싱 같다", “생각보다 어려운가봐"라며 일행과 대화를 나눴다. 심레이싱의 드라이빙 시트에 올라타면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전면 스크린에는 오는 27일 WEC 후지 6시간 레이스가 열리는 일본 후지 서킷이 펼쳐졌다. 화면 역시 실제 레이싱카의 콕핏에 앉았을 때와 비슷한 시야로 구성됐다. 주행이 시작되자 엔진음과 타이어 마찰 소리 등 경기 현장에서 들릴 법한 소리들이 체험존을 채웠다. 운전자는 코너링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크게 돌리고, 화면 속 차량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함께 움직이기도 했다. 주행을 마친 뒤에는 옆에 마련된 랭킹 보드에서 자신의 랩타임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가장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은 역시 심레이싱"이라며 “예상보다 방문객이 많아 계속 이 정도 참여 인원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스탬프 용지를 들고 체험존을 오갔다. 퀴즈를 풀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탬프를 모으면 경품을 증정하는 스탬프 투어다. 퀴즈에 참여하기 위해 태블릿PC를 받아들자 화면에 'DISCOVER GMR'이라는 문구와 제네시스 마그마를 상징하는 주황색으로 그려진 GMR-001 하이퍼카 일러스트가 나타났다. 퀴즈는 이번 WEC 경기 개최 장소 등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관련 내용으로 구성됐다. ◇ “한국도 마그마로 F1 가보자"…'제네시스 마그마 X GMR' GT3·GV60 만나 2층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로 올라가자 분위기가 한번 달라졌다.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는 지난 8월 종료된 '제네시스 마그마 X GMR' 특별 전시가 연장 운영되고 있다. 스튜디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목을 끄는 건 역시 '마그마 GT3 콘셉트'다. 마그마 GT3 콘셉트는 지난 6월 르망에서 처음 공개된 차량으로, 외장 컬러는 GMR-001과 비슷한 주황색을 입었다. 다만 GMR-001이 실제 WEC 하이퍼카 레이스를 위한 차량이라면, 마그마 GT3 콘셉트는 향후 GT3 내구레이싱 출전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콘셉트카다. 제네시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이 차량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한쪽에는 검정색 'GV60 마그마'도 함께 전시돼 있었다. 외관을 살펴보는 데 그쳤던 GT3 콘셉트와 GMR-001과 달리 관람객이 직접 문을 열고 실내를 살펴보거나 운전석에 앉아볼 수 있어 차량에 탑승해보려는 인파가 몰렸다. GV60 마그마는 지난 1월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고성능 모델이다. 최고출력 609마력, 최고속도 시속 264㎞의 동력성능을 갖춘 마그마 브랜드의 양산 모델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곳곳에는 제네시스 마그마를 상징하는 주황색이 눈에 띄었다. 현장 직원들의 유니폼에는 한글로 '마그마'라고 적힌 문구와 주황색 마그마 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경품 추첨에 사용되는 뽑기 캡슐에도 주황색이 입혀졌다. 제네시스는 마그마의 시그니처 컬러인 주황색으로 한국의 화산 지형과 대지의 힘 등 역동적인 에너지와 열정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루크 동커볼케 제네시스 CCO도 마그마의 주황색이 “자신감 있고 열정적인 한국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경품 수령 공간 옆에 마련된 '메시지 포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A MESSAGE FOR GENESIS MAGMA RACING)' 존에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을 향한 방문객들의 그림과 메시지가 가득했다. 태극기와 함께 GMR-001 차량을 그려놓은 그림부터 어린이 방문객이 그린듯한 그림, 차량의 형태를 세밀하게 표현한 그림까지 다양했다. 메시지에는 “대한민국 자동차의 자존심 제네시스 응원한다! 우리 한국도 F1 가보자!", “제네시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좋다. 초심 잃지 말고 더 나아가는 마그마 레이싱팀이 되길 응원한다", “응원하며 보고 있다. 너무 자랑스럽다. 남은 경기도 화이팅! 마그마 이겨라!"등의 응원 문구가 적혔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라이브 페스티벌'은 오는 27일까지 스타필드 하남에서 이어진다. 특히 행사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국제자동차연맹(FIA)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6라운드인 '후지 6시간 레이스'가 열린다. WEC는 차량이 장시간 서킷을 주행하며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겨루는 세계적인 내구 레이스 대회다. 이번 후지전 결승은 27일 오전 10시20분에 시작된다. 제네시스는 경기 당일 스타필드 하남에서 생중계한다. 사우스 아트리움과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별도의 예매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메가박스 하남스타필드점에서는 영화관 대형 스크린과 음향시설을 활용한 특별 상영도 진행된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삼성전자 ‘더 프레임 프로’ 글로벌 호평…‘아트 TV’ 영토 넓힌다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프로'(The Frame Pro)가 글로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평가에서 최고의 프레임 TV로 선정됐다. TV를 시청하는 가전제품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확장해온 삼성전자의 전략도 해외에서 잇따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북미 매체 '2026년 최고의 프레임 TV' 선정 영예 25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 IT 제품 전문 리뷰 매체 알팅스(RTINGS)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최고의 프레임 TV'에서 삼성전자 '더 프레임 프로'를 '최고의 프레임 TV'로 선정했다. 일반 '더 프레임'은 '최고의 중급형 프레임 TV'에 이름을 올렸다. 알팅스는 더 프레임 프로에 대해 “어둡거나 밝은 어떤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다재다능한 TV"라고 평가했다. 높은 밝기와 반사 방지 성능을 갖춰 밝은 공간에서도 영상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무선 원 커넥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원선을 제외한 연결선을 최소화해 셋톱박스나 게임기 등 주변기기를 TV와 떨어진 곳에 배치할 수 있는 기능이다. 벽에 액자처럼 설치하는 제품 특성상 복잡한 선을 감출 수 있어 깔끔한 인테리어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알팅스는 일반 더 프레임에 대해서는 더 프레임 프로와 비슷한 경험을 보다 낮은 가격에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더 프레임 프로는 네오 QLED 4K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화질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아트 TV다. 무반사 기술을 적용해 화면에 비치는 조명과 빛을 줄였고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아트 모드'를 통해 미술 작품이나 사진을 화면에 띄울 수 있다. 더 프레임 프로가 해외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전문지 에스콰이어는 지난 3월 더 프레임 프로를 '최고의 아트 TV'로 선정했다. 미니 LED 로컬 디밍 기술을 적용해 밝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는 점과 무선 원 커넥트를 통해 복잡한 케이블을 줄였다는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CNN의 제품평가 전문매체 CNN 언더스코어드가 더 프레임 프로에 혁신상을 수여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98형 더 프레임을 '2026년에 가장 기대되는 디스플레이 트렌드' 제품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가젯 매치와 레지덴셜 시스템 등 해외 IT 전문매체도 더 프레임을 CES 2026 주요 제품으로 꼽았다. 소비자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매년 발표하는 연말 추천 제품 목록 '오프라의 페이버릿 싱스'에 더 프레임 프로가 포함됐다. 당시 제품이 예술 작품처럼 보이면서도 TV 기능을 갖췄다는 점과 벽면에 밀착되는 얇은 디자인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 2017년 등장 '더 프레임'…TV를 '액자'로 삼성전자가 더 프레임을 처음 선보인 것은 2017년이다. TV를 보지 않을 때 검은 화면으로 남겨두는 대신 미술 작품과 사진을 띄워 하나의 액자처럼 활용한다는 개념을 앞세웠다.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베젤과 벽면 밀착형 설치 방식, 주변기기의 선을 정리할 수 있는 원 커넥트 박스 등을 적용했다. 제품도 꾸준히 진화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화면의 빛 반사를 줄이고 실제 캔버스와 비슷한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매트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2024년에는 글로벌 색상 전문기업 팬톤의 '아트풀 컬러 인증'을 받았다. 이후 네오 QLED 4K 디스플레이와 무선 원 커넥트를 적용한 상위 제품인 더 프레임 프로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작품 추천 등 소프트웨어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화면 크기도 넓어졌다. 올해 더 프레임 라인업은 43형부터 98형까지 구성해 공간과 소비자 취향에 따른 선택지를 늘렸다. CES 2026에서는 98형 더 프레임과 85형 더 프레임 프로를 선보이며 초대형 아트 TV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더 프레임의 글로벌 누적 활성화 대수는 올해 4월 기준 530만대를 넘어섰다. 2017년 제품을 처음 선보인 이후 약 9년 만이다. 삼성전자가 아트 TV 사업에서 제품 못지않게 공을 들이는 분야가 콘텐츠다. 삼성 TV 전용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 '삼성 아트스토어'를 통해 세계 미술관과 갤러리, 작가의 작품을 TV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2017년 약 300점으로 시작한 아트스토어 작품은 2018년 1000여점, 2021년 1500여점, 2024년 2500여점으로 늘었다. 올해는 5000점 이상의 4K 작품과 800여명의 작가, 80여개 미술관·갤러리·아트 파트너를 연결하는 디지털 아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루브르 박물관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빈 미술사 박물관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 기관의 작품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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