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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美 정부 주주 등재” 對 영풍·MBK “위법한 유증”…새해 첫날부터 ‘강대강’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해를 넘겨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한 합작 법인(JV)을 주주명부에 올리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의 쐐기를 박자, 영풍 측은 유상증자 발행 가액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희소금속 회수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신청하며 '기술 안보'를 명분으로 한 방어막 구축에 나섰다. 1일 고려아연은 미국 '크루서블 JV(Crucible JV)'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대금 납입이 완료됐고 예탁원 전자 등록까지 최종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등이 참여한 합작 법인이 고려아연의 주주 명부에 정식으로 등재되는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선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측은 “신주 발행 효력은 대금 납입 다음 날인 2025년 12월 27일 자로 이미 발생했다"며 “상법 제423조 제1항에 따라 신주 인수인은 납입 기일 다음 날부터 주주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못 박았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등기 불발설'이나 '신주 발행 효력 논란'에 대해 고려아연은 “허위 사실 유포이자 의도적인 시장 교란 행위이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자금은 국내에서 환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달러(USD) 그대로 송금돼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미국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무산시키려는 조직적 배후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이번 유증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폈다. 영풍 측 논리의 핵심은 '환율 변동'이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결의한 12월 15일 직전 영업일(12일)의 환율은 1469.50원이었으나, 실제 납입일인 26일 환율은 1460.60원으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영풍 측은 “이로 인해 실제 납입된 원화 환산 금액이 이사회 결의 금액보다 약 173억 원 부족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더 큰 쟁점은 '할인율'이다. 자본시장법상 제3자 배정 유증의 발행 가액은 기준 주가에서 최대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다. 영풍 측 계산에 따르면 법적 하한선은 1286,808원이지만, 납입일 환율을 적용한 실제 납입 금액은 약 1282,319원에 불과해 법정 하한선을 밑돈다는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이사회가 환율 변동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외화 납입을 고집해 발생한 문제"라며 “이는 원천 무효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으로, 정정 공시 등을 통해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12월 24일과 29일에 걸쳐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유증은 이사회에서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발행가액과 총액을 확정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려아연 지속가능경영본부 관계자는 “관련 법규에 따른 기준 주가와 이사회에서 정한 발행가액 사이에서 적법하게 할인율이 산정됐다"며 “이사회 이후 통제할 수 없는 환율 변동에 따라 사후적으로 위법 여부를 따지는 것은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납입된 달러는 환전 없이 미국 투자금으로 바로 쓰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이 전혀 없다"며 “이미 외국환 신고까지 완료된 사안을 두고 딴지를 거는 것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한미 경제 안보 협력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맞받아쳤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고려아연의 또 다른 카드는 '기술 안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9일 산업통상부에 '아연·연·동 통합 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제련 과정의 부산물에서 비스무트·인듐·안티모니·텔루륨 등 첨단·방위산업 핵심 소재를 회수하는 기술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전 세계 인듐 생산 1위(연간 92톤)이자, 미국 인듐 수입의 30%를 책임지는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올해 희소 금속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번 신청에 '안티모니 제조 기술'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기술의 국가 핵심 기술 지정을 추진했으나, 분쟁 당사자인 영풍 측의 반대 의견 제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과 MBK가 기술 보호에는 찬물을 끼얹으면서 정작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기술 유출'을 운운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주 썬메탈(SMC)에 이어 미국 크루서블 메탈스(Crucible Metals, LLC) 역시 고려아연의 독자 기술과 통제하에 운영된다"며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이번 국가 핵심 기술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해외 매각이나 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적대적 M&A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를 주주로 끌어들이고 국가 핵심 기술의 방벽을 높인 최윤범 회장의 승부수가 영풍·MBK 연합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6 통신 전망] 5G시장 포화에 알뜰폰 추격 압박…빅3, AI로 답 찾을까

새해 국내 통신업계는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B2C시장을 넘어 B2B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유·무선 통신 시장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는 B2B 시장이 통신사들의 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최근 발표한 '2026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통신서비스 산업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산업 전망은 '중립적'으로 제시됐다. 이는 유·무선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의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선 통신 시장은 5G 가입자가 확대되면서 성장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통신 3사의 5G 가입자 비중은 80.7%에 달했다. 5G 서비스가 대중화 단계를 넘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입 속도가 현저히 둔화한 것이다. 여기에 가성비를 앞세운 알뜰폰(MVNO)의 약진이 통신 3사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알뜰폰의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2021년 3분기 10.8%에 불과했으나,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지난해 3분기에는 17.9%까지 치솟았다. 4년 만에 시장 점유율이 7.1%포인트가 상승했다. 유선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과거 통신사의 효자 노릇을 했던 IPTV는 유료방송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넷플릭스나 티빙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대체 미디어로 급부상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한신평 분석 결과, IPTV의 매출성장률은 최근 1% 미만으로 추락하며 사실상 성장이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유·무선 결합상품을 통한 고객 락인 효과 덕분에 현재 수준의 매출 규모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B2C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통신사들에게 '단비'가 되어줄 곳은 단연 B2B 시장이다. AI 개발 경쟁 가속화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기업용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2~2024년 B2B 부문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4.8%를 기록하며 통신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내수 침체와 저수익 사업 정리 등으로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통신사들이 AI 전용 데이터센터(AIDC) 증설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장기적인 매출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재무적인 측면에서는 '투자 회수기'에 진입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5G 전국망 구축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통신사들은 대규모 설비투자(CAPEX) 부담을 덜게 됐다. 한신평은 5G 커버리지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통신사들이 잉여 현금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장이 과점화되고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완화된 점도 수익성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연이어 발생한 정보보호 관련 사고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SK텔레콤은 USIM 정보 유출 사고로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KT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 LG유플러스는 AI 통화 비서 앱 '익시오'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한신평은 이러한 사고로 인한 피해보상과 과징금 등 일시적 비용 지출은 불가피하지만, 통신사들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시장에서 유의미한 가입자 이탈은 관측되지 않아 시장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정된 주파수 재할당 이슈도 변수다.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조건으로 5G SA(단독모드)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B2C 시장에서 5G SA의 필요성이 크지 않고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통신사들이 대규모 전국망 투자보다는 도심 위주의 부분적 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네트워크 관련 설비투자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2026년 항공업계, 3高 파고 속 ‘적자생존’ 사투 예고

'축포는 끝났고, 청구서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2026년 대한민국 항공 산업을 요약하는 한 문장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항공사들의 곳간을 채워주던 '보복 소비'의 파도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2025년 3분기 국내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들과 아시아나항공이 일제히 받아 든 영업손실 성적표는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파고 속에 무한 공급 경쟁이 빚어낸 구조적 위기의 서막이다. 올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법적으로 완결되는 '메가 캐리어'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 통합 LCC 출범의 원년이자 구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가 합쳐진 에어제타 등 거대 공룡들이 시장을 재편하는 '대분열의 시대'가 될 것이다. 환율 리스크를 버텨낼 기초 체력이 있는 풀 서비스 캐리어(FSC)들은 웃고, 출혈 경쟁에 내몰린 LCC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국내 항공사들의 최신 분기 보고서 등을 토대로 2026년 새해 더욱 차가워질 항공산업의 현실을 집중 분석해 본다. 2026년 항공사 경영의 최대 복병은 단연 '환율'이다.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음에도 항공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은 바로 '킹 달러'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2025년 12월 31일 기준 원-달러 기준 환율은 1434.90원을 기록했다. 항공사는 항공유·리스료·정비비·보험료 등 핵심 영업 비용의 60~70% 가량을 달러로 결제한다. 대한항공은 작년 3분기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약 480억원의 외화 평가 손실을 보고 현금 보유량은 160억원씩 줄어든다고 공시했다. 올해에도 미 연준의 금리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고환율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항공사들의 비용 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 여객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100% 회복했으나 미주·유럽 등 장거리와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의 운임 격차는 극심해지고 있다. 상용 수요가 탄탄한 장거리는 운임 방어가 가능하지만 LCC들의 좌석 공급이 쏟아지는 단거리는 '제 살 깎아 먹기'식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0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의 끝인 법인 합병까지 마무리하고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한다. 지난해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한항공은 매출 4조85억원, 영업이익 37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9% 가량 감소했으나, 경쟁사들이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은 독보적이다. 부채 비율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333% 초반대로 신용등급 A0(안정적)를 확보, 통합 비용을 감당할 체력을 비축했다. 기업 가치 제고 방침도 밝혔다. 이와 관련,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2026년까지 주주 환원 정책을 유지한다. 보잉 787-10 등 신기재 도입과 지속 가능 항공유(SAF) 2% 혼합 사용 의무화 대응 등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에서도 선두를 달린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플래그 캐리어'의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인 소멸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46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줄었고, 영업손실은 175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 비율은 863%로 전년 동기 대비 1762%p 낮아졌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의 피인수를 위한 조직 슬림화와 노선 이관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실적은 LCC 업계에 '어닝 쇼크'를 넘어선 공포를 안겼다. 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증시 상장 LCC 4사 공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6년은 이들 중 누가 먼저 백기를 드느냐의 싸움이다. '어설픈 덩치 키우기'는 자살행위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의 수익성 증명에 사활을 걸어야 하고, 제주항공은 단거리 시장 점유율을 사수해야 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작년 3분기 영업손실 각각 225억원, 285억원을 기록해 적자의 늪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는 진에어를 주축으로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지는 '통합 LCC' 출범 준비가 본격화된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 사회의 반발을 잠재우고 에어부산 조직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관건으로, 박병률 진에어 대표는 이를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에어부산의 2025년 3분기 누적 흑자는 5억원에 불과해 독자 생존이 불가능함이 증명됐다. 제주항공은 '기단 현대화'를 2026년 생존 카드로 꺼어들었다. 3분기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LCC 1위의 자존심을 구겼다. 때문에 보잉 737-8로 기단을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737-800 대비 연료 효율이 15% 좋아 수익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무리한 장거리 확장보다는 중단거리 노선에서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해 '티켓값 치킨 게임'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은 공격적인 유럽 노선 확장이 2025년 3분기 955억 영업손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독일 프랑크푸르트·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럽 4개 노선 취항을 위해 A330-300 등 대형기를 무리하게 도입하면서 고정비가 폭발한 탓이다. 올해에는 유럽 노선의 탑승률을 안정화시켜 이 거대한 적자를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91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생존을 위한 긴급 수혈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한 에어인천은 '에어제타'라는 새 사명으로 올해 항공 화물 시장을 공량한다. 737 화물기 모델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가 아시아나항공의 대형 화물기인 747·767과 미주·유럽 네트워크를 흡수하며 단숨에 국내 2위 화물 항공사로 등극했다는 평이다. 올해 매출 목표 3조원 달성과 기업 공개(IPO) 추진까지 예고하며 항공 화물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을 바짝 추격한다. 반도체·이커머스 등 고부가가치 화주를 계속 유치해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 경영 체제가 들어선 후 빠르게 정상화 중이다. 올해 안으로 여객기단을 27대로 늘리면서도 787 드림라이너 기종을 도입하고자 태스크 포스 팀(TFT)을 꾸려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김해공항발 국제선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통합 진에어의 빈틈을 파고들고자 힘쓰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HSC)' 모델로 2024년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매출 9725억 원을 목표로 미주·유럽 노선에 집중한다. 대한항공 합병 과정에서 확보한 미주 노선 운수권이 든든한 무기다. 공급망 난으로 기재 도입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787 여객기를 9대까지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고, 계획대로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위닉스그룹 품에 안기며 플라이강원에서 이름을 바꾼 파라타항공은 상업 운항에 돌입한지 3개월 가량 된 '경력직 신생 항공사'다. 회사 전 분야에 경력직을 전진 배치했고, A330-200을 들여와 성황리에 국제선을 띄우고 있다. 2027년에는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라스베이거스 노선에 운항편을 투입해 미주 노선 수요를 노린다. 육지와 도서 지역을 잇는 노선을 운영할 섬에어는 올 상반기 중 김포-사천, 김포-제주, 김포-울산 노선에 첫 취항을 목표로 운항증명(AOC) 절차를 진행 중이며, 소형 공항 운항에 적합한 터보 프롭기 ATR 72-600 기종을 들여온다. 현재는 항공 운송 사업 면허 취득 후 준비 단계에 있다. 이처럼 올해 항공 산업 기상도는 '흐림 뒤 천둥번개'로 요약된다. 여객 수요라는 '해'는 떠 있지만, 고환율과 공급 과잉이라는 '먹구름'이 너무 짙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자가 강한 것'임이 여실이 증명되는 시장이 될 것이다. 현금 흐름이 막힌 항공사는 도태돼 시장 퇴출 명령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져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관록과 패기로 위기 돌파…새해 재계 ‘말띠 경영인’ 달린다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재계 '말띠 경영인'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록을 앞세운 총수부터 패기를 내세운 신진 리더까지 각기 다른 색깔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말띠 경영인의 대표 주자는 1978년생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다. 김 의장은 작년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잘 수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약 3370만명의 고객 정보가 노출된 대형 보안 사고다. 단일 사건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은 특히 이를 인지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 2차 피해, 책임 회피 등 각종 논란에 휘말렸다. 김 의장은 유출 사실이 알려진지 한 달여만인 지난해 12월28일 처음으로 사과문을 내고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김 의장이 향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일부 고객들을 중심으로 '쿠팡 불매운동'에 불이 붙고 있다. 대형마트 역차별 규제 해소 등이 공론화되며 유통가에 구조적인 변화도 예고된 상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역시 1966년 말띠 인물로 주목받는다.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재판 등 개인적인 '사법리스크'를 털어내는 방식이 IT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전환이 화두인 시대에 김 창업자가 카카오의 변화를 위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1978년생인 허희수 SPC그룹 사장은 작년 말 승진과 함께 각종 낭보를 전해오고 있는 인물이다. 허 사장이 국내에 들여온 '쉐이크쉑' 사업을 확장하거나 배스킨라빈스에 '케이크 플랫폼 전략' 등을 구사해 SPC가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해에는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먼저 풀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 역시 1978년생이다. 박준경호(號)는 업황이 불안한 가운데도 영업흑자를 이어오고 지배구조 개편작업에도 속도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관심사는 동갑내기이자 사촌지간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와의 대결 구도다. 박준경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 최대주주로서 경영진을 압박하며 경영권 분쟁 불씨를 지피는 박 전 상무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눈길을 끈다. 상법 개정과 금호석화의 자사주(13.4%) 처리 방식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 경영권 분쟁에도 말띠 경영인이 엮여있다. 1954년생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대립하며 주주총회 표 대결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한국·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 최대주주다. 신동빈 회장은 이에 맞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1990년생 '젊은 말띠 경영인' 가운데는 CJ그룹 4세인 이선호 미래기획실장(경영리더)가 주목받는다. 이 경영리더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그룹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상위 조직인 미래기획그룹까지 이끄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했다. 전세계적으로 K-컬쳐과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 이 경영리더의 행보에 따라 CJ그룹이 '퀀텀점프'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건설장비 1·2위 합체 ‘HD건설기계’ 공식 출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체인 'HD건설기계'가 1일 국내 최대 건설장비업체로 새로 출발한다. HD현대그룹 계열의 국내 1, 2위 건설기계기업이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것이다. HD현대는 이날 HD건설기계가 울산 캠퍼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출범식에는 정기선 회장, 조영철 부회장, 문재영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HD건설기계는 울산, 인천, 군산 등 국내와 인도, 중국, 브라질, 노르웨이 등 해외 생산거점을 갖춘 연 매출 8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건설장비업체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합병법인 초대 사장을 맡은 문재영 사장이 이끄는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 매출 14조8천억원을 목표로,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를 중심으로 엔진 및 애프터마켓(AM)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건설장비 양대 브랜드인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의 통합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로 도약시킨다는 목표이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은 출범식에서 “최고를 향한 HD건설기계의 열정이 차세대 신모델과 신흥시장 개척으로 옮겨지기를 응원한다"며 “생산과 품질, 영업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의 재정비로 조선에 이어 그룹의 또 다른 글로벌 넘버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AI 시대, 에너지가 경제다] 반도체·LLM·데이터센터·전력인프라 생태계가 ‘K-AI 경쟁력’

인공지능(AI)이 산업과 경제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경쟁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더 똑똑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을 넘어 AI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효율적으로,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떠올랐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대규모 언어 모델(LLM),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인프라, 스마트팩토리와 가전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집약형 산업 생태계가 AI 경쟁의 실체로 부상하고 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AI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에너지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제조·인프라 경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이 본격적인 상용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을 학습하고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산 능력과 전력이 필요하다. GPU 확보,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 전력 인프라까지 갖추지 못하면 AI 전략은 지속될 수 없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은 결국 누가 더 많은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AI를 운영하느냐의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AI 관련 투자가 늘어날수록 전력비용과 인프라 부담이 급증하면서, 기술력 못지않게 운영 효율과 비용 구조가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AI 산업의 핵심 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공급자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 역시 첨단 공정과 AI 반도체 역량 강화를 통해 파운드리와 메모리 전반에서 AI 대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반도체 경쟁은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니라 전력 대비 성능, 즉 에너지 효율의 싸움이다. 전력 소모가 큰 AI 연산 환경에서 효율이 낮은 반도체는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삼는 이유도, 기술 경쟁력을 넘어 에너지 효율을 포함한 종합 경쟁력 확보에 있다. 해외 빅테크가 주도하는 LLM 시장에 맞서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와 산업 특화 모델을 앞세운 '소버린 AI'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국어 특화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추론 능력을 강화한 '하이퍼클로바X 씽크'를 공개하며 GPT-4.1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한국어 벤치마크에서는 오픈AI를 앞서는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소형 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출시 한 달 만에 3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기존 100B급 모델을 3분의 1 수준으로 경량화하면서도 성능은 개선해 운영비용을 50% 이상 절감하는 성과도 거뒀다. LG그룹은 LG AI연구원에서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중심으로 '전문가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각 산업군에 특화된 AI 전문성을 강화해 그룹 핵심 사업의 생산성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DC)는 더 이상 단순한 서버 공간이 아니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며 24시간 가동되는 'AI 공장'에 가깝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을 둘러싸고 전력 확보와 지역 수용성, 인프라 투자 문제가 새로운 산업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AI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모델 개발뿐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에너지 기반 확보가 필수 조건이 됐다. 이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경쟁력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설비 확대와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아마존과 공동으로 약 7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T는 삼성SDS가 주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으며, 네이버클라우드·카카오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경북센터를 비롯해 목동·분당 등 전국 15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파주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평촌2센터의 2·3단계 증설을 병행하며 수도권 AIDC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AI 확산의 또 다른 축은 전력기기 산업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 제조시설이 늘어나면서 변압기, 차단기, 배전 설비 등 전력기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며 실적 개선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0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80여 개국에 전력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029년까지 미국 동남부 지역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525킬로볼트(kV)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한다. 해당 설비는 인근 대형 데이터센터의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 전력기기 시장에서 고압 차단기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일진전기 역시 영국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 수주를 계기로 유럽과 중동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AI 투자가 늘어날수록 전력망 고도화와 고효율 설비 투자는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전력기기 산업은 AI 시대의 조용하지만 확실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산업계는 제조 공장을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조선 등 전 산업군에서 AI를 생산라인에 적용하며 미래 제조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반도체 공장을 '반도체 AI 팩토리'로 전환한다. 향후 5만개 이상의 GPU를 투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 구현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고전력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로봇과 AI를 결합한 산업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사전 단계다. 조선업계 역시 AI와 로봇을 앞세운 스마트 조선소 전환 경쟁에 돌입했다. 가전 분야에서도 AI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등에 AI를 적용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에너지 소비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용자가 부재중일 때 전력을 조절하거나, 요금이 높은 시간대를 피해 작동을 분산하는 기능은 가전이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가정용 전력 관리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장 예측과 부품 수명 관리, 에너지 사용 리포트 기반의 서비스 확장 역시 AI 가전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 시대의 경쟁은 결국 에너지와 산업 인프라를 누가 선점하느냐로 귀결된다. 반도체에서 시작해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제조와 가전으로 이어지는 AI 연관 산업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며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2026년,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그 AI를 움직이는 힘은 전력과 산업 기반이다. AI 시대, 에너지가 곧 경제다. 국내 기업들이 축적해온 제조 역량과 인프라 경쟁력이 AI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위약금 면제 시행 첫 날…고객 1만명 이탈

KT가 해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첫 날 1만명이 넘는 고객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KT망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1만1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84명은 SK텔레콤으로, 1800명은 LG유플러스로 각각 떠났고, 2478명은 알뜰폰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번호 이동 건수도 3만5595건으로, 위약금 면제 시행 전 하루 평균 번호 이동 건수(1만5000여 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KT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12월 31부터 오는 13일까지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고객 대상으로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KT 서버 94대가 악성코드 103종에 감염돼 이용자가 통화 도청 위험에 노출됐다는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일각에서는 위약금 면제 사실이 더 확산되고 연말연시가 지나면 해지 규모가 수만 명대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고객 유입을 노려 다른 통신사들의 보조금 화력이 더해질 경우 이탈 심리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이슈&인사이트] 다크 팩토리와 어쩔수가 없다

2025년의 화제작 중 하나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는 제목부터 체념과 강박 정서를 드러낸다.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구직을 위해 잠재적 경쟁자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중산층 가장의 폭주를 그린다. 예민한 관객이라면, 그 폭주보다 다른 데에 주목할 법하다. 주인공의 살의보다도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음산한 풍경에 등골이 서늘해질 것이다. 모든 것이 자동화해 인간의 숨결이 사라진 공간, 즉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를 연상시키는 곳을 주인공 만수(이병헌)가 거니는 묵시록적 마감에서 말이다. '다크 팩토리'는 '다크' 자체에서 뭔가 음울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다크'는 원래 '스마트'에서 시작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다. 효율적이고 깨끗하며, 데이터가 흐르는 지능형 공장이다. 하지만 '스마트'는 종국에 '다크'를 지향한다. '스마트'의 본질은 '다크'이다. '다크 팩토리'는 “불 꺼진 공장"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말이다. 기계는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조명이 필요 없다. 적외선 센서와 데이터 전송으로 움직이는 공장에서 조명은 불필요한 비용이다. 1980년대 GM의 로저 스미스 회장은 '라이츠 아웃(Lights-out)' 제조 공정을 꿈꾸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기계들끼리의 충돌을 막지 못해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반 세기가량이 지나면서 지금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은 그 '어둠'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마트'가 경영의 언어라면, '다크'는 실존의 언어다. 노동자의 눈을 위해 켜두었던 불이 꺼지는 상황은, 그 공간에서 인간의 자리가 완전히 소멸했음을 의미하는 섬뜩한 선언이다. 로봇은 야근이나 잔업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어둠도 상관하지 않는다. 한데 이 대목에서 다급한 문제는 철학이 아니라 생존이다. '다크 팩토리'는 인간 존재에 관한 첨예한 논쟁을 불러올 테지만, 당장은 에너지 충당을 발등에 불로 떨어뜨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어두운 공장은 전기라는 뜨거운 문제로 야기한다. 노동자는 밥을 먹지만, AI와 로봇은 전기를 먹어 치운다. 특히 데이터 센터와 결합한 현대의 '다크 팩토리'는 과거의 공장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전력을 요구한다. 불 꺼진 공장이 불을 켠 공장보다 전기를 더 필요로 한다. 한국 경제의 곤란을 예감한다. 글로벌 시장은 한편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며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를 강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AI와 '다크 팩토리' 시대를 열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전력를 갈망한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은 세계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한국은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는 숙제와, 폭증하는 산업용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해 화석 연료를 줄이면서도,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불 꺼진 공장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쥐어짜내야 하는 현실은 연극 같다. 박찬욱의 영화 속 주인공이 직장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그가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 한 일터가 결국 인간의 빛이 꺼진 '다크 팩토리'라는 설정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AI를 도입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간을 지워내는 '다크 팩토리'를 건설한다. 국가적으로는 이 거대한 기계 장치를 돌리기 위해 에너지 전쟁을 벌인다. 전기 문제를 해결하고, AI 주권과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4차산업 혁명에서 살아남는 것은 국가의 과제다. 그러나 AI,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결합한 '다크 팩토리'에 더 없이 인간적인 전력인 재생에너지를 공급해 마주할 세상이 과연 우리가 꿈꾸던 아름다운 곳일까. 당장은 공장의 불을 꺼야 하는 처지이긴 하다. 그것도 남보다 빨리. 어쩔 수가 없으니까 일단 가야 하는 길일까. 안치용

[신년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AI 에너지원 SMR·수소연료전지로 기회 살리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1일 새해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형원전, SMR(소형모듈원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전자소재, 가스터빈 같은 분야에서는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고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추가 고객 확보에 힘쓰자"고 그룹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회장은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인공지능 전환(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며 AI 에너지산업에서 기회 창출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을 미국 시장에서 첫 수출한 성과를 언급하며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올해 경영환경과 관련해 통상 갈등, 무역 장벽, 지정학적 분쟁, 주요국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을 전망하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확실한 성공 방정식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이라고 지속적인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발전 기자재, 건설기계, 로봇 등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하드웨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빠른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인천공항서 2026년 첫 입국 승객 환영 행사…항공권·숙박권 증정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고객님, 환영합니다." 1일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에 들어온 첫 승객을 환영하는 '새해 첫 고객 맞이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올해 행운의 주인공은 KE864편으로 베이징에서 출발해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한 20대 중국인 쉬 쑤앙옌(Xu Shuangyan) 씨다. 대한항공은 쉬 씨를 위해 베이징 왕복 프레스티지 항공권 2매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그랜드 스위트 킹 객실 1박 숙박권, 환영의 꽃다발 등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환영 행사에는 고광호 여객사업본부장·송기원 인천여객서비스지점장·이동협 여객운송부 담당 등 대한항공 주요 임직원들이 참석해 축하의 의미를 더했다. 쉬 씨는 “평소에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한국 관광지에 직접 가보고 한국 문화를 즐기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 주요 관광지들을 여행하고 콘서트에도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 한 해에도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이자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라는 위상에 걸맞게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운항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사회, 전 세계를 연결하고 모두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항공사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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