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敵 ‘가짜 풍선 무기’ 잡아낸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AI 5차원 센서’ 독자 개발](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14.ea458fa8b1304f738f4138fbeae19db0_T1.png)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고무 풍선 모형에 고가의 첨단 정밀 유도 무기가 낭비되는 '비대칭 소모전'이 전 세계적 위협으로 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만 목적으로 고도로 진화한 적의 모형 무기체계(Decoy, 미끼)를 원거리에서 정밀하게 솎아내는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단일 센서의 오판을 막기 위해 5가지 독립적인 물리적 특성을 동시다발적으로 교차 검증하는 다중 센서 융합 식별 시스템으로 아군의 화력 낭비를 막고 국가 안보를 수호할 핵심 방어망이 될 전망이다. 14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다중 센서를 활용한 '모형 무기체계의 식별 방법'에 관한 기술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빗발치는 포화 속에서 전장 조작자가 겪는 인지적 과부하를 막기 위해 '탐지→추적→심층 분석→최종 판단'에 이르는 진위 감별 전 과정을 인공 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식별 과정은 360도 전방위를 중첩 감시하는 상황 인식 장치(파노라마 카메라)와 음원 방향을 탐지하는 음향 장치가 특정 구역에서 급격한 화소 변화나 미식별 음원을 최초로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이상 징후를 포착한 시스템은 식별 인자의 값이 변화하는 해당 영역을 의심 표적으로 지정한다. 곧바로 원격 무장 장치(RCWS, Remote Controlled Weapon Station)를 즉각 회전시켜 표적을 정조준한 뒤 자동 추적 상태로 전환해 본격적인 5단계 진위 감별에 돌입한다. 시스템은 가짜 무기가 구조적으로 모사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를 파고든다. 제1 식별 단계에선 빛의 반사를 이용해 외피의 재질을 알아낸다. 무인기나 드론에 장착된 스펙트럴(분광) 카메라 등 특수 센서를 활용해 표적 표면에서 반사되는 전자기 에너지의 파장별 패턴을 정밀 추출한다. 이를 통해 육안으로는 같은 국방색으로 도색돼 있더라도 실제 두꺼운 금속 장갑판인지, 팽창식 고무나 합성 실크 또는 목재인지를 물질 고유의 '광학적 지문'으로 식별해낸다. 이어지는 제2 식별 단계에서는 열화상 센서를 통해 열이 발생하는 위치와 온도의 세밀한 차이를 판별한다. 최신 모형 무기들이 열상 레이더를 속이기 위해 내부에 인위적인 소형 열 발생기를 달아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수십 톤 중량의 실제 전차가 험지를 기동할 때 지면 마찰로 발생하는 궤도부의 고열이나 거대한 엔진룸 전체가 뿜어내는 복합적이고 정밀한 열 분포 패턴(열 구배)까지는 따라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짚어낸다. 제3 식별 단계에서는 음향 장치를 통해 획득한 소음 인자를 바탕으로 진짜와 가짜를 판독한다. 방탄 철판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대용량 엔진을 구동하는 정상 무기체계의 기계적 소음은 물론, 무기 종류나 배기관 위치에 따라 소리가 뻗어 나가는 지향성까지 사전에 구축된 군사 데이터 베이스와 대조해 속이 빈 풍선 모형을 걸러낸다. 제4 식별 단계에선 가시광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적 모서리 선명도와 모서리 간 각도를 분석하는 기하학적 형태 판별이 이뤄진다. 공기압으로만 형태를 유지하는 팽창식 구조물은 정교하게 만들어도 모서리가 둥글고 뭉툭한 형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두꺼운 강철 철판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날카로운 꺾임과 기하학적 디테일을 영상 알고리즘으로 추출해 내는 과정이다. 마지막 제5 식별 단계에서는 차량의 무게로 인해 지표면에 남는 이동 흔적 인자를 집중 분석한다. 야지 기동 시 방탄 기능 탓에 중량이 무거운 주력 전차는 흙바닥에 깊고 넓은 궤도 자국을 남긴다. 반면 상용 트럭의 하체에 껍데기만 씌워 기동력을 부여한 가짜 이동형 무기는 얕고 좁은 타이어 자국만 남기게 되므로 이 접지 흔적을 비교해 진위를 판별한다. 시스템은 이 5개의 식별 단계에서 산출된 값을 AI 융합 알고리즘으로 종합 계산하고, 그 결과가 사전에 설정된 임계값을 초과할 때만 해당 표적을 교전 대상인 '유형의 정상 무기체계'로 최종 확정 짓고 타격을 준비한다.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사격 가치가 없는 '무형의 모형 무기체계'로 판정해 아군의 비싼 사격 자산이 낭비되는 것을 차단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모형 무기체계를 식별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과 식별하는 기준들의 조합을 통해 판단의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다양한 기준을 통해 표적의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아군에게 실제 위협이 되는 정상 무기체계에 대해서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열 숨기고 가짜 이미지 띄운다"…속으면 영토 잃는 '하이퍼 게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다중 식별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이유는 인공 위성과 고해상도 합성 개구 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의 발달로 전장에서 몰래 숨는 전술적 은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초투명성(Hyper-transparent)'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숨는 게 불가능해지자 반대로 적의 눈을 적극적으로 속이는 기만술이 전자기 스펙트럼 전반을 통제하는 수준으로 고도화됐다. 실제로 체코의 방산 기업 인플라테크 디코이 등은 1만~10만 달러(약 1400만~1억4000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43kg짜리 미국 하이마스(HIMARS) 로켓이나 독일 레오파르트 2A4 전차 모형을 실제와 똑같이 제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팽창식 가짜 무기를 전선 곳곳에 미끼로 배치해 러시아군의 란셋 자폭 드론과 한 발에 수십억 원짜리 장거리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을 빈 들판에 무더기로 쏟아붓게 만들었다. 러시아군은 가짜 표적의 공격을 피하겠다며 실제 탄약고와 지휘·통제 노드를 전선 후방 수십 킬로미터 밖으로 무리하게 퇴각시켰고, 결국 전방의 포병 화력 집중도가 떨어지게 만드는 실책까지 범했다. 나아가 글로벌 방위산업계는 이제 레이더 전파와 적외선까지 속이는 첨단 능동 기만(Active Deception) 기술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 라인메탈은 전파가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일반 캔버스 천막 안에 전파를 튕겨내는 특수 금속 장치(코너 반사기 매트릭스)를 엇갈리게 숨겼다. 이를 통해 현대 미사일 탐색기의 필터를 뚫고 레이더 화면에 텐트가 아닌 실물 장갑차와 동일한 크기의 점이 찍히게 만드는 특허를 냈다. 유럽에서는 '펠티어 효과'를 이용해 전류로 온도를 자유 자재로 바꾸는 특수 열전소자를 차량 외부에 덮는 기술도 개발됐다. 차량의 겉면 온도를 뒷배경인 지평선 온도와 실시간으로 똑같이 맞춰 열화상 카메라에서 투명 인간처럼 사라지게 만든다. 디지털 신호로 차량 테두리 픽셀의 온도만 차갑게 조작해 적의 인공 지능 표적 인식망에 거대한 전차가 실제보다 아주 작거나 원거리에 있는 승용차처럼 보이게 만드는 '환영(False Image)' 위장 특허까지 등장했다. 스웨덴 사브의 '바라쿠다' 다중 스펙트럼 위장막은 시각뿐 아니라 근적외선·열적외선·브로드밴드 레이더 대역의 신호까지 주변 환경과 뒤섞는다. 이처럼 고도화된 속임수와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적의 가짜 통신과 표적에 세뇌당해 막대한 자원을 엉뚱한 곳에 낭비하고 스스로 파멸하는 현상을 군사학에서는 '하이퍼게임(Hypergame)' 이론으로 설명한다. 2022년 9월,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헤르손 지역으로 대규모 진격을 가할 것이라는 가짜 무전 트래픽을 의도적으로 폭증시키고 모의 기갑 전력을 집중시켰다. 이에 속은 러시아군 지휘부는 방어를 위해 핵심 주력 부대를 남부로 대거 이동시키는 자충수를 뒀다. 그 직후 우크라이나군 진짜 주력 부대는 방어선이 텅 비어버린 북부 하르키우를 기습 타격해 수일 새 서울 면적의 3배가 넘는 2000㎢ 이상의 영토를 단숨에 수복했다. 기만에 대응하는 능력을 상실하면 작전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고 영토까지 내어주는 결과를 맞이한다는 사실이 1991년 걸프전의 우회 기동 타격에 이어 현대전에서도 여실히 입증된 셈이다. ◇ 빛을 쪼개고 쇳덩이 진동을 읽는다…AI 센서로 뭉친 서방의 '가짜 잡기' 이처럼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적의 속임수에 맞서 미국과 유럽의 유력 방산업체들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중 인자 교차 검증' 원리와 맥을 같이하며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내는 대(對) 기만 표적 식별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 기술들의 목적은 사람의 오감을 기계로 극대화해 겉모습에 속지 않고 사물의 숨겨진 '본질'을 꿰뚫어 보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 국방부가 지원한 'HYDICE 프로젝트'가 시연한 '초분광 이미징(HSI, Hyperspectral Imaging)' 기술이다. 이는 사물에 반사된 빛을 수백 개의 미세한 색상 가닥으로 잘게 쪼개 분석하는 특수 카메라 기술이다. 사람의 눈이나 일반 카메라에는 가짜로 세워둔 군용 텐트 천과 실제 금속 차량이 똑같은 국방색으로 보이지만 빛을 쪼개서 보면 천막과 철판이 흡수하는 빛의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 여기에 '스펙트럴 각도 맵퍼(SAM, Spectral Angle Mapper)'라는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텐트와 금속의 광학적 차이를 극명하게 갈라내 1초 만에 가짜를 솎아낼 수 있다. 또 다른 상용 솔루션인 '플라이사이트'의 콘솔은 안개나 전장의 짙은 연막을 뚫고 표적의 겉모양을 맑고 선명하게 분석해 내는 '디헤이징(Dehazing)' 기술을 도입해 형태 분석을 돕는다. 비바람이나 악천후로 광학 카메라가 먹통이 될 때는 레이더가 목표물 내부 기계의 작은 진동도 읽어내는 '미세 도플러(Micro-Doppler)' 분석이 위력을 발휘한다. 이는 물체가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10GHz의 연속파 레이더를 쏴서 60톤짜리 가스 터빈 전차가 발산하는 육중한 고주파 진동과 위장용 상용 트럭에 달린 디젤 엔진의 초당 30회 떨림, 기어를 바꿀 때 덜컹거리는 충격 궤적까지 구별해 낸다. 엔진이 결여돼 껍데기에 불과한 풍선 모형은 기계적 진동 신호를 생성할 수 없어 정체가 탄로나게 된다. 최근에는 공격 측이 이를 역이용해 소형 드론 겉면에 전파 변조기를 달아 대형 헬기나 새 떼처럼 레이더를 속이는 전자전 시도까지 등장하며 기계적인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록히드 마틴·BAE 시스템즈 등 서방 글로벌 방위산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식별 기술의 '끝판왕'은 딥러닝 인공 지능(AI) 기반의 다중 센서 융합 시스템(ATR, Automatic Target Recognition)이다. 무선 주파수(RF,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레이더·카메라/적외선 센서·레이저 거리 측정기 등 인간의 오감을 대신하는 다양한 센서의 실시간 데이터를 중앙 AI가 한데 모아 판단을 내린다. 이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누구를 더 믿을지 AI 스스로 판단하는 '동적 가중치 조절'에 있다. 짙은 연막이 끼거나 강우 상황에서는 AI가 알아서 카메라 센서의 신뢰도 가중치를 대폭 낮추고 레이더 비중을 올린다. 반대로 적이 강한 전파 교란을 걸어 레이더가 먹통이 되면 레이더를 끄고 카메라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분석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단순한 결정을 넘어 서포트 벡터 머신·그래프 신경망 등 복잡한 딥러닝 기법이 탐지망에 적용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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