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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도쿄게임쇼서 존재감 과시…日 게이머 홀렸다

넷마블이 신작 3종으로 일본 최대 게임 전시회 '도쿄게임쇼(TGS) 2026'에서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TGS에 단독 부스를 꾸린 넷마블의 일본 내 존재감이 한층 더 커졌다는 평가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 전시회 'TGS 2026'에서 단독 부스를 꾸리고,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펄인블루' 등 출품작 3종을 선보였다. 넷마블 부스는 일반 관람객이 입장하는 퍼블릭 데이에 긴 대기열이 늘어섰으며, 관람객들의 원활한 시연을 위해 배포한 '시연 대기권(정리권)'은 조기 소진되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번에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과 신규 IP를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으로 출품작을 구성했다. 특히 태그 배틀 역할수행게임(RPG)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은 원작 IP의 첫 게임화 사례로 현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원작 웹소설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누적 조회 수 10억 회를 돌파한 작품이다. 해당 IP로 발행된 만화 역시 누적 발행부수 1800만부를 넘어섰다.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IP 기반 로그라이트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역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게임을 직접 체험한 관람객들은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만의 스피디한 액션과 화려한 연출에 호평을 보냈으며, 주인공 '성진우'와 '차해인'으로 분한 인기 코스플레이어들의 코스프레 쇼 역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브컬처 수집형 RPG '펄인블루'는 미소녀 RPG로서의 서사성과 비주얼 스펙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펄인블루'는 러브코미디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 듯한 연애 체험에 RPG를 접목한 작품으로, 이번에 시연 버전이 처음 공개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TGS 참가를 통해 출품작 3종에 대한 현지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청취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게임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인 출시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매출 1조’ 트리니티항공 체급이 달라졌다

기존 티웨이항공에서 사명을 변경한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장거리 노선 개척과 신규 인프라 구축 등 투자가 진행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신종 자본 증권 발행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며 외형 성장과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 반기 매출 1조 원 상회…여객 단가 상승·화물 부문 증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8245억 원 대비 31.2% 증가했다. 매출 증가는 노선 확장·판매 단가 상승에 기인한다. 트리니티항공은 자그레브·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거점과 밴쿠버(미주)·시드니(대양주) 노선을 운영한 결과 국제선 여객 매출은 8794억 원으로 전체 여객 매출의 89.1%를 차지했다. 수익성 지표인 1인당 평균 판매 단가(Yield)는 수송석 기준 국제선 22만3688원, 국내선 5만8635원으로 전기 말 대비 각각 13.1%, 17.5% 상승했다. 당반기 유효 좌석 킬로미터(ASK)는 108억7700만km, 유상 여객 킬로미터(RPK)는 93억4200만km를 기록해 평균 탑승률 85.9%를 유지했다. 수익 구조 다변화 측면에서는 화물 운송 수입이 증가했다. A330·보잉 777 등 중대형기 도입으로 여객기 하부 화물 적재 공간(Belly Cargo)이 확대되며 올 상반기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 235억 원 대비 98.4% 증가한 46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는 당반기 4675억 원이고 회사는 이의 절감을 위해 기존 기종을 연료 효율이 14~17% 개선된 A330-900·보잉 737-8(MAX) 기종으로 교체하는 기단 현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화물 매출 증가는 중대형 항공기의 벨리 카고를 활용한 화물 운송 확대 등의 영향에 기인한다"며 “현재는 이를 통한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화물기 도입에 대해 검토 중인 건은 없다"고 설명했다. ◇ 자본 확충으로 부채 비율 1187%p 하락·유동성 확보 트리니티항공의 2026년 6월 말 기준 자산 총계는 2조1829억 원으로 전기 말(1조8723억 원) 대비 16.6% 증가했다. 자본 총계는 전기 말 520억 원에서 올 상반기 905억 원으로 74.0% 증가했다. 당반기 중 주주 배정·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525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1100억 원 규모의 사모 채권형 신종 자본 증권(영구채) 발행을 완료해 회계상 자본(기타 자본 잉여금)을 확충한 결과다. 항공업은 기재 도입 시 운용 리스 자산이 리스 부채(사용권 자산)로 계상돼 총 부채 규모가 높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지만 자본 증가로 인해 전기 말 3498.6%였던 부채 비율은 상반기 말 2311.7%로 1187%포인트(p) 하락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고, 추가적인 자본 확충 여부와 방식은 향후 경영 환경과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고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 부채 비율 역시 특정 수치를 목표로 두기보다 수익성 개선과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유동성 지표도 개선됐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291억 원으로 전기 말 대비 25.2% 증가했고, 상각 후원가로 측정되는 단기 금융 자산 1472억 원을 합산할 경우 1년 이내 유동화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3763억 원이다. 이는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 차입금 418억 원과 유동 리스부채 1744억 원의 합계액인 2162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또한 유동 부채로 분류된 '매표 대가 수금(발권 후 미탑승 항공권)' 2621억 원은 실제 고객 탑승 시 매출로 전환되는 계약 부채 성격이다. 이는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거나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요하지 않아 운전 자본 확보에 기여한다. ◇ 소노그룹 시너지와 'SSC' 모델 도입, 인프라 내재화 추진 자본적 지출(CAPEX)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 재편도 진행 중이다. 최대 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 41.95%)의 호텔·리조트 인프라와 결합한 '항공-숙박 패키지(에어텔)'·통합 로열티 프로그램(멤버십) 도입을 통해 마케팅 채널 다변화를 계획 중이다. 거점 공항인 대구공항에서는 2025년 기준 국제선 여객 점유율 76%를 기록 중이고 장기적으로 2030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여객 수요 연계를 준비하고 있다. 여객 운임과 부가 서비스를 분리하는 'SSC(Selective Service Carrier)' 모델도 하반기부터 적용한다. 정관에 '기간 통신 사업'을 추가해 기내 무선 인터넷(IFC) 서비스 제공 근거를 마련했고 중장거리 노선 내 라운지 운영과 선택적 기내식을 통해 객단가 상승·비운임 부대 수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현재 기내 무선 서비스 도입의 구체적인 확정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SSC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선택형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고 비운임 부대수익 비중은 서비스 확대에 따라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총 예정 사업비 1365억 원을 투입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공항 첨단 복합 항공 단지 내 자체 정비 시설(H2)을 건립 중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재무 상태표상 '건설 중인 자산' 항목이 전기 말 384억 원에서 당반기 말 473억 원으로 증가했다. 자체 정비 시설이 완공되면 외주 중정비 대금 지출에 따른 외화 유출·외환 리스크가 축소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일주일 업무가 5분으로…KT그룹, 미공개 AI 콘텐츠 첫선

카드사의 데이터 분석 업무가 일주일에서 5분으로 줄었다. 방송사에서는 실제 배우를 복제한 AI 프리젠터와 촬영 없이 만든 무협 액션이 등장했다. KT그룹이 금융과 미디어 현장에 적용한 AI 기술과 방송 전 콘텐츠를 처음 공개했다. KT는 21일 서울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KT그룹 커넥트 위크'를 열고 BC카드와 kt ENA, kt 스튜디오지니의 인공지능 전환(AX) 사례를 소개했다. BC카드는 금융 업무 자동화에 따른 시간 절감 효과를 공개했다. kt ENA와 kt 스튜디오지니는 방송을 앞둔 예능과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미공개 영상을 선보였다. BC카드는 금융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BCGPT'와 업무 자동화 솔루션 '모아이(MOAI)'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외부 AI 서비스로 보내지 않고 내부 폐쇄망에서 처리한다. 하나의 거대언어모델에 의존하는 대신 업무별로 최적화한 소형언어모델(SLM)을 묶어 사용한다. 복잡한 업무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모델이 처리한 결과를 취합하는 방식이다. 이태영 BC카드 AI데이터본부 AX팀장은 “AX는 사람을 줄이는 효율화가 아니라 업의 전환"이라며 “비싼 거대 모델보다 각 업무에 맞는 작은 모델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BC카드 AX 조직에서는 15∼20개의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된다. 연구개발부터 서비스 개발까지 직원과 함께 처리한다. 지난해 5명이던 관련 인력은 올해 2명이 늘었다. BC카드는 '모두의 AI' 사업과 결제 업무 자동화가 확대됨에 따라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AI를 도입한 뒤 업무에 걸리는 시간도 줄었다. 가맹점과 기업 심사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연간 10만시간을 절감했다. 이전에는 데이터 분석팀에 요청한 뒤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렸다. 지금은 직원이 엑셀에 자연어로 질문하면 약 5분 만에 필요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단순 업무를 맡던 직원은 매입 기획과 AI 기획 등 다른 업무로 재배치했다.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서비스도 내놨다. 할인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는 'AI 핫딜'은 월간활성이용자 20만명을 확보했다. 맛집 추천 서비스 '잇플(Eat.pl)'은 약 50만개 가맹점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다. 최근 결제가 발생했는지를 반영해 검색 후 찾아간 식당이 이미 문을 닫은 경우를 줄였다. BC카드는 잇플의 사업 대상을 기업 간 거래로 넓히고 있다. 라이너와 LG유플러스 등 외부 사업자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보유 중인 380만개 가맹점 데이터를 KT의 '모두의 AI'와 연계해 소상공인 지원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외부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공개했다. 한국어와 금융 업무에 맞게 학습하거나 최적화한 AI 모델 49종과 데이터셋 12종을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올렸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정받은 생성형 AI 기반 혁신금융서비스는 7건으로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다. 미디어 계열사들은 아직 방송되지 않은 AI 콘텐츠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kt ENA는 다큐멘터리 '하지 못한 말', 역사 토크쇼 '결이 다른 전쟁사', 예능 '맡겨만 주십숏'의 주요 장면과 예고 영상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생성형 AI를 예능 제작 과정에 본격 적용한 것은 국내 방송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 못한 말'에서는 소녀시대 멤버 유리의 얼굴과 목소리를 복제한 AI 프리젠터가 등장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AI로 구현된 유리는 부검 대상자와 수술실 의사, 사건 현장의 관찰자로 모습을 바꿨다. 실제 촬영이 어렵거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장면은 AI로 재현하되 인터뷰에는 실제 인물의 발언을 사용했다. '결이 다른 전쟁사'의 미공개 영상에는 베트남전 당시 구찌터널 내부에서 벌어진 전투 장면이 담겼다. 기존 역사 프로그램이 문헌과 사진으로 설명하던 장면을 시네마틱 AI로 재구성했다. 좁은 지하 통로를 이동하는 모습과 교전 장면이 영화처럼 이어졌다.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장은 “역사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자료 조사와 사실 검증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회차마다 전문가 두 명이 참여해 내용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예능 '맡겨만 주십숏'의 예고 영상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사람과 AI가 각각 2시간 안에 소상공인 홍보영상을 만들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람으로 구성된 팀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다. AI팀은 이미지와 명령어로 영상을 제작한다. 문구점과 빈대떡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AI 영상도 현장에서 선보였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연내 공개 예정인 무협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의 제작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실제 로케이션이나 세트에서 촬영한 부분은 없으며, 배우의 대사 장면을 제외한 액션 대부분을 AI로 만들었다. 배우의 움직임을 AI 캐릭터로 옮기는 '모션 트랜스퍼' 기술도 활용했다. 영상에서는 배우가 실제로 촬영하지 않은 각도에서도 동작을 이어갔다. 기존 촬영과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로 구현하기 어려운 대규모 액션도 등장했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AI로 만들 장면과 배우가 직접 연기할 부분을 나눠 설계했다. 이를 위해 작품별 AI 적용 방식을 정하는 'AI 슈퍼바이저', AI 후반 작업에 맞춰 촬영하는 '시네마 스테이지', 생성 작업과 제작 이력을 관리하는 '시네마 허브'를 구축했다. 촬영장에서는 격자무늬 벽을 이용해 카메라 움직임과 초점, 공간의 깊이를 파악한다. 촬영한 장면이 AI 후반 작업을 거쳐 어떻게 바뀌는지도 5∼10분 안에 확인할 수 있다. '무신귀환록'의 제작 시간과 비용은 기존 방식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은재현 kt 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장은 “비용 절감보다 기존 숏폼 예산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무협 장르의 규모를 넓힌 데 의미가 있다"며 “같은 기술을 일반 드라마와 영화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부터 위성과 통신 인프라, 고객 서비스, 클라우드 등 그룹사의 AX 사례를 차례로 공개했다. 김동훈 KT 홍보실장은 “그룹사가 축적한 AX 역량과 성장 동력을 계속 발굴해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싸구려’ 꼬리표 뗀 CATL…전기차 10대 중 4대 ‘중국산 배터리’

한때 '싼 배터리'로 불리던 중국산 배터리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LFP(리튬인산철)를 넘어 NCM(니켈·코발트·망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차종별로 중국 CATL 배터리를 채택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만을 앞세운 보급형 제품을 넘어 국내 완성차의 주요 선택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전기차 1만5794대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6590대로 40.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 24.1%에서 1년 만에 16.3%포인트 상승했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541대 늘어나는 동안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3570대 증가했다. 전체 국산 전기차 판매 증가분을 웃도는 규모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공급망에서도 중국 업체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CATL 셀을 사용하는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으로, 롱레인지와 스탠다드 모두 CATL의 NCM 각형 셀을 탑재한다. 반면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에는 SK온, 아이오닉6에는 LG에너지솔루션,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IGP가 각각 배터리를 공급한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CATL 배터리 적용 차종이 더 많다. 기아가 공개한 최신 배터리 정보를 보면 국내 전기차 9개 차종 가운데 4개 차종에 CATL 셀이 적용된다. 레이 EV와 니로 EV에 이어 최근 출시한 EV5와 PV5까지 CATL 적용 차종이 확대됐다. 지난 8월 EV5는 3146대, PV5는 1744대가 판매되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국산 전기차로 자리 잡았다. 중국산 배터리가 일부 보급형 전기차에 한정되지 않고 SUV와 PBV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CATL이 적용된 차종의 배터리 구성 역시 다양하다. 레이 EV에는 LFP 각형 셀이, 니로 EV·EV5·PV5에는 NCM 각형 셀이 적용된다. 반면 EV3와 EV4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IGP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EV6·EV9·봉고 EV에는 SK온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중국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에만 머무르지 않고 삼원계인 NCM까지 국내 완성차 공급망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국내 공급망 침투 배경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배터리 공급 여건 변화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 이후 배터리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수요 증가세는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 공급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몇 년 전에는 배터리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제작사들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배터리 회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며 “전기차 보급이 늦어지면서 결국 배터리 생산량이 소모량보다 많게 되는 초과 생산 라인으로 접어들게 됐고, 자동차 제작사들이 배터리 회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BYD 같은 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은 가격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 요구되는 배터리 성능 수준이 달라진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 교수는 “하이니켈은 국내 업체가 앞서는 등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 간 고성능 배터리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최근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고 소비자들도 300㎞ 이상 주행거리가 보장되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차량 가격 두 가지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고성능 배터리의 기술 격차가 존재하더라도, 소비자가 그 차이를 크게 요구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316.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했다. CATL은 107.5GWh를 기록하며 3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7.2%로 전년 동기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공급망과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면서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교수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가 중요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을 압도적으로 이길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전고체·나트륨이온 등 새로운 소재 기반 배터리를 개발하고 상용화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최태원 “AI, 사회문제 해결•성장 도구로 활용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사회문제 해결과 새로운 성장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 속에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만큼 기업과 정부, 금융권이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데 경제 성장은 더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해 사회적 비용 자체를 낮추는 것이 건강한 사회,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AI와 사회적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 사회적 성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가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구체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의 발언은 AI를 기업의 생산성 향상 수단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돌봄과 장애인 고용, 청년 일자리, 지역소멸 등 정부와 시장이 쉽게 풀지 못한 문제에 AI를 적용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문제를 넘어 해결로'다. 전시장은 협력, 혁신·환경, 지역, 사회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으며 기업과 공공기관, 사회적기업 등이 300여개 부스를 운영한다. 주최 측은 22일까지 약 1만5000명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은 AI를 활용한 돌봄과 인재 육성, 지역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했다. SK텔레콤은 보이스피싱 예방과 금융사고 탐지, 취약계층 돌봄 등 AI 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과 정부, 금융기관, 재단, 사회적경제 조직 관계자 약 150명이 참여한 '리더스 서밋'에서는 '자본은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가'를 주제로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투자 구조와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의는 일회성 캠페인이나 기부를 넘어 기업의 기술·사업 역량과 민간 자본이 사회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협업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행사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이오션중공업, 탱커선 6척 건조의향서 체결…올해 누적 10척

군산조선소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제이오션중공업이 총 6척 규모로 유조선(탱커) 신조 물량을 확보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15만7000톤(t)급 원유운반선 2척과 11만4000t급 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LOI 체결로 제이오션중공업이 확보한 건조 예정 탱커 물량은 총 10척까지 확대됐다. 앞서 회사는 지난 6월 11만4000톤급 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 규모 LOI를 체결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6월께 HD현대중공업과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제이오션중공업은 절차가 끝나기 전부터 선제적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군산조선소 인수에 중추적 역할을 한 차정훈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지면서 운영 정상화는 물론, 해외 선주사들의 추가 발주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제이오션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이번 수주 배경을 두고 군산조선소의 초대형 선박 건조 능력에 더해, '빠른 납기'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고 지목했다. 선박을 조기 인도해 운항에 투입하는 것이 해운업체에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회사의 생산 여력과 효율적인 공정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납기를 제시한 것이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제이오션중공업은 지난 3월 모기업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HD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합의각서를 맺은 이후부터 군산조선소의 인프라와 경쟁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군산조선소에 완성선 수주잔량이 없어 신속한 납기가 가능한 만큼, 선주사가 원하는 시점에 선박을 적기 인도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번에 체결한 두 선형 모두 HJ중공업 자체 개발한 차세대 선형으로, 특히 11만4000t급 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경우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동시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선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해운사가 시장 수요에 따라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제이오션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의 부활을 기다려 온 군산과 전북 지역 시민들의 성원과 대주주 지원에 힘입어 올해만 건조 예정 물량 10척을 확보했다"며 “RG 발급과 야드·설비 재정비, 인력 확충 등 할 일이 많지만,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파업 중단했지만 협상도 멈춰…포스코·HD현대중 추석 전 타결 ‘불투명’

철강과 조선업계의 부분파업이 일단 멈췄지만 임금협상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이날 오전 7시 닷새간의 부분파업을 끝냈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18일 예정된 파업을 마쳤다. 두 회사 모두 파업 기간 대규모 생산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노사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등을 대상으로 120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8일부터는 포항 1열연공장과 광양 3열연공장 등으로 대상을 넓혔다. 회사는 가용 인력을 투입해 제철소 가동에 차질이 없었다고 밝혔다. 파업 참가 규모를 놓고는 노조가 대상 조합원의 평균 참여율을 92%로 추산한 반면, 회사는 확대 이후 포항과 광양에서 각각 100명대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파업은 끝났지만 교섭 재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15일 협상을 중단한 뒤 파업 기간 추가 교섭을 하지 않았다. 노조는 22일 오전 7시까지 회사 제안을 기다릴 방침이다. 진전이 없으면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지침에 따라 새 집행부가 선출되는 10월 2일까지 파업과 교섭을 모두 중지한다. 그 경우 추석 전 타결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양측의 제시안도 벌어져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등을 요구한다. 회사가 제시한 안은 기본급 2%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교섭 중단이 더 분명해졌다. 노조는 집중 교섭에도 진전이 없자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16∼18일 하루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회사가 임금 인상 규모를 높인 추가안을 내놓아야 교섭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업 참가로 인한 중대한 생산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쟁점은 조선업 호황의 성과를 임금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최근 제시안은 월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지급이다. 노조는 일시적인 격려금보다 기본급 등 고정급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고정급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실적에 따른 변동급 보상을 강조하고 있다. 노조가 추석 이후 투쟁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두 사업장의 다음 분기점은 다르다. 포스코는 22일 오전까지 교섭 제안이 나오는지, HD현대중공업은 회사가 노조를 다시 협상장으로 불러들일 추가안을 내놓는지가 관건이다. 파업으로 공장이 멈추지는 않았지만, 협상 공백이 길어지면 추석 이후 갈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파업이 끝났어도 임금과 성과배분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그대로다. 포스코는 새 집행부 선출로 교섭 공백이 길어질 수 있고, HD현대중공업은 회사의 추가 제시안이 나와야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이 광주에 2400억 베팅한 이유…AI가 키운 ‘냉각시장’

삼성전자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커지는 냉각·공조 시장을 잡기 위해 광주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한다. 신규 생산라인은 삼성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필요한 생산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사업장에서 플랙트그룹 HVAC 생산라인 착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노태문 DX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토비아스 케텔레 플랙트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도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 제3캠퍼스에 연면적 2만1800㎡(6600평) 규모의 생산라인을 짓는다. 투자 규모는 2400억원이다. 2028년 초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전담한다. 투자의 배경에는 AI 서버의 발열 급증이 있다. 최신 AI 칩의 열설계전력(TDP)은 1kW를 넘어섰고, 서버 랙 하나가 쓰는 전력은 수백kW에 이른다. 데이터센터 전문 인증기관 업타임인스티튜트는 랙 전력이 150kW에 근접하거나 넘으면 액체냉각이 필수라고 설명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서버의 액체냉각 적용 비중은 2023년 33%에서 2024년 53%로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은 글로벌 액체냉각 장비 시장이 2029년 70억 달러(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 진입을 위해 인수합병(M&A)을 택했다. 2025년 11월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에 인수했으며, 이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최대 규모 M&A다. 경쟁사인 LG전자가 HVAC 사업을 단계적으로 넓히며 2030년까지 HVAC 매출 20조원을 목표로 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인수를 통해 진입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신규 생산라인은 플랙트그룹의 1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이다.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시설, 대형 상업시설의 공조 수요까지 폭넓게 겨냥한다. 삼성전자가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냉각수 분배장치(CDU) △팬 월 유닛(FWU) △컴퓨터룸 공기 처리 장치(CRAH) △대형 건축물용 공기조화기(AHU) 등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냉각·중앙공조 장비를 만든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높은 품질과 신뢰도가 요구되는 산업용 HVAC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설치, 유지보수가 긴밀하게 연계되는 사업 체계를 구축해 고객사 요구에 신속하고 정교하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착공부터 완공, 양산 안정화 단계까지 안전 관리에 나서는 한편, 지역 인재 채용·육성과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노태문 사장은 “이번 플랙트그룹 신규 생산라인 착공은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인 HVAC 사업의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광주사업장을 AI 가전과 차세대 HVAC 솔루션을 함께 생산하는 첨단 제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중고차값 뚝뚝 떨어지는데…테슬라, 나홀로 ‘시세 역주행’

중고차 시세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의 시세는 2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모델Y는 9월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에 따르면 9월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 주요 모델의 평균 시세는 전월보다 0.82% 하락했다. 국산차는 0.95%, 수입차는 0.65% 떨어졌다. 다만 지난 8월 국산차와 수입차 시세가 각각 1.77%, 0.99%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은 줄었다. 이번 조사는 엔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2023년식 인기 차종의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주행거리 6만㎞, 무사고 차량을 기준으로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국산 브랜드와 벤츠·BMW·아우디 등 수입 브랜드의 주요 모델을 조사했다. 테슬라 모델Y 롱 레인지 AWD는 전월 대비 4.31% 올라 조사 대상 모델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8월 3.05% 상승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모델3 롱 레인지 AWD도 2.24% 올라 두 달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앞서 모델Y는 지난 8월 국내 전체 내수 판매에서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1위에 오르며 신차 시장에도 강세를 보였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기아 더 뉴 쏘렌토 4세대 HEV 1.6 2WD 그래비티는 전월보다 0.30% 올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현대 싼타페 HEV 1.6 2WD 캘리그래피는 1.50% 상승하며 지난달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렉서스 ES300h 7세대 이그제큐티브도 0.25% 올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국산 SUV·RV 일부 모델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1.2 LT 플러스가 3.44% 떨어져 국산차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기아 카니발 4세대 9인승 프레스티지는 1.78%, KG모빌리티 토레스 1.5 2WD T7은 1.38% 하락했다. 세단은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작았다. 제네시스 G80 2.5 터보 AWD는 0.11% 상승했고, 기아 K5 3세대 2.0 노블레스는 0.03% 하락했다. 수입 세단에서는 BMW 520i M 스포츠가 0.29% 상승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350 4MATIC 익스클루시브는 3.33% 하락했다. 수입 SUV는 모델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은 3.85% 상승한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GLE450 4MATIC은 3.53%, BMW X5 xDrive 30d xLine은 2.98%, 볼보 XC60 B5 얼티메이트 브라이트는 2.93% 하락했다. 엔카 관계자는 “9월은 여름철 비수기를 지나 중고차 구매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시기로, 전월보다 시세 하락폭이 줄고 일부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가을철 성수기 수요가 이어지면서 향후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차 어때] “세단인가 SUV인가”…볼보 ES90, ‘경계’에서 찾은 플래그십의 정답

“이 차의 가치는 종이에 적혀 있는 숫자와 스펙이 아니라,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 경험하게 될 것들에 있습니다." 지난 16일 열린 볼보자동차코리아 'ES90 시승 행사'에서 정승원 프로덕트 매니저는 ES90의 진가를 자신했다.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포천까지 120km를 직접 달려보니 과언은 아니었다. 450마력의 넉넉한 출력과 5.4초의 가속 성능, 3단계 조절 에어서스펜션, 제원표에 적힌 숫자들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드러운 주행감각과 정숙성, 라운지에 있는 듯한 편안한 실내 환경까지, 볼보가 강조한 '세단의 편안함과 SUV의 실용성'을 한 차에 담아낸 플래그십 세단이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투톤으로 구성된 스티어링 휠이다. 그 뒤로 화이트톤의 우드 인레이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며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낸다. 운전석을 향해 부드럽게 휘어진 대시보드는 짧게 올라간 형태여서 답답한 느낌이 없고, 중앙에는 세로형 디스플레이 하나만 자리해 깔끔하다. 음량 등을 조절하는 손가락 세 마디 정도 크기의 작은 바 형태 버튼을 제외하면 그 어떤 물리 버튼도 없이 매끈하게 정돈돼있다. 그러면서도 비상등처럼 주행 중 즉각적인 조작이 필요한 기능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천장에 물리 버튼으로 배치했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정숙성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시동을 걸고 출발했지만 전기차에서 흔히 들리는 모터의 '위잉' 하는 구동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지하 4층에서 경사진 코너를 돌아 지상으로 올라오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주차장 바닥에 물이 살짝 고여있어 타이어가 미끄러지며 젖은 노면을 긁는 소리가 날 법했지만, 실내에서는 이마저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이날 여러 대의 차량이 지하주차장에서 함께 움직였는데도 모터와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리, 주변 차량의 소음까지 한 번 걸러낸 듯 지상으로 올라가는 내내 실내가 차분했다. 밖으로 나와 주행을 시작하자 확실히 플래그쉽 세단이라는 게 와닿았다. A필러가 비교적 낮게 누워 있어 처음에는 전방 시야가 살짝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시트 높이를 조금 올리자 시야가 금세 편해졌다. ES90은 전장 5000㎜, 휠베이스 3102㎜의 대형 차체에 트윈모터 울트라 기준 공차중량이 2545㎏에 달한다. 그럼에도 큰 차를 모는 듯한 둔중함보다는 차체 중심이 낮게 잡힌 듯한 안정감이 먼저 느껴졌다. 특히 코너에서는 그 묵직함이 오히려 장점이었다. 가장 부드러운 서스펜션 설정에서도 차체가 노면에 단단히 붙어있는 듯 바깥쪽으로 쏠리는 롤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볼보는 ES90의 액티브 에어서스펜션이 차량과 노면, 운전자 상태를 초당 500회 모니터링해 피치와 롤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정숙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속도를 110키로까지 올렸는데도 풍절음이 크게 들리지 않았고, 옆 차로에서 울린 클락션 소리도 한 겹의 막을 거친 듯 작게 들렸다. 바로 옆으로 화물차가 지나갈 때도 대형 차량에서 흔히 느껴지는 '덜컥' 하는 진동이나 타이어가 노면을 타고 지나가는 마찰음이 크게 유입되지 않았다. 볼보는 ES90의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어쿠스틱 글라스와 모터 소음 흡수 기술 등을 적용했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런 차음 설계가 체감됐다. 시속 65㎞에서 실내 소음이 55.6dB 수준이라는 설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가속감은 퍼포먼스 모드에서 확실히 살아났다. 가속페달을 밟자 2.5t이 넘는 차체가 조용하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전기차 특유의 '휙' 하고 튀어나가는 느낌이나 거친 모터음은 전혀 없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도 없었다. 시속 80㎞에서 150㎞까지도 체감상 5초 안팎에 도달할 만큼 가속이 빠르게 이어졌다. 시속 150㎞를 살짝 넘어선 상황에서도 차체가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속도를 이어갔다. 속도계가 빠르게 올라갈 뿐 주행 자체는 놀랄만큼 차분했다. 주행모드를 바꿔가며 왕복 120㎞를 달린 뒤 최종 전비는 14.7㎾h/100㎞, 꽤나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음성인식 기능인 '아리아'도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빨랐다. 운전석에서 “아리아, 에어컨 제일 시원하게 틀어줘"라고 말하자 “운전석 온도를 조절할게요"라고 답하며 곧바로 최저 온도로 설정했다. 운전석에서 명령하면 운전석을, 조수석에서는 조수석을, 뒷좌석에서는 뒷좌석을 조작했다. 열 번 정도 아리아를 불러보는 동안 한 번도 엉뚱한 좌석을 조작하지 않았다. 음성이 나온 위치에 따라 어느 좌석의 기능을 조작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구분해냈다. 아리아로 오디오 성능도 확인했다. “아리아, 노래 틀어줘"라고 하자, 차량에 탑재된 'FLO'가 바로 실행되며 음악이 재생됐다. ES90 울트라 트림에는 25개 스피커와 1610W 출력을 내는 Bowers & Wilkins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다. 음악을 틀자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저음이었다. 베이스가 뭉개지지 않고 또렷하게 잡히면서도 과하게 울리지 않았다. 소리가 실내 전체로 넓게 퍼지면서도, 작은 음량에서도 악기나 보컬 등 세부적인 소리가 비교적 또렷하게 들렸다. 주차 후에는 적재공간도 확인했다. 앞 보닛 아래에 마련된 프렁크의 적재 용량은 27ℓ로 다소 작은 편이지만, 트렁크가 이를 만회한다. 실제로 26인치, 24인치, 23인치, 20인치 캐리어 다섯 개와 보스턴백 2개를 함께 실을 수 있었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409ℓ이다. 세단이지만 SUV 못지않게 트렁크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ES90은 세단 형태의 차체에 리프트백 구조를 적용해 넓은 개구부를 확보했다. 2열을 접으면 적재량이 최대 1445ℓ까지 늘어나 부피가 큰 짐을 싣는 데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뒷좌석의 승차감을 확인했다. 조수석과 운전석을 편하게 조정한 상태에서도 성인 여성이 다리를 180도 뻗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넉넉했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조수석의 레그룸은 899㎜에 달한다. 등받이도 리클라이너 기능을 이용해 뒤로 젖힐 수 있어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 있었다. 서스펜션 역시 운전석이나 조수석보다 오히려 뒷좌석에서 더 만족스러웠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앞열보다 덜했고,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충격을 한 번 부드럽게 다듬어낸 듯 '달칵'하고 넘어갔다. 앞좌석보다 뒷좌석이 더 말랑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가격은 7294만원부터다. 싱글모터 ER 플러스가 7294만원, 싱글모터 ER 울트라 8055만원, 트윈모터 플러스 7960만원, 트윈모터 울트라 8741만원, 트윈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9541만원이다. 시승한 트윈모터 울트라 모델에 에어서스펜션을 선택하면 9041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결코 가벼운 가격은 아니지만, 동급이라 할 수 있는 아우디 A6 e-tron과 메르세데스-벤츠 EQE 등의 시작가가 9000만원대~1억원대부터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편이다. 여기에 싱글모터 ER과 트윈모터 플러스 등 일부 트림은 서울시 기준 최대 22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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