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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배터리 빅3, 전기차에서 ESS·로봇으로 ‘갈아타기’

전기차 중심이던 배터리 업계의 흐름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로봇 등 미래 핵심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빅3'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ESS용 배터리와 로봇·차세대 산업용 배터리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11일 개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참가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ESS, 로봇, 전력 인프라,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에 활용되는 배터리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배터리 산업의 다음 격전지는 전기차가 아니라 전력과 로봇"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 전시장 분위기 역시 전기차보다는 '전력 인프라'에 가까웠다. 특히 ESS 시스템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랙, 산업용 UPS 솔루션 등이 전시장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변화된 시장 흐름을 보여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력망용 ESS 솔루션 'JF2 DC LINK 5.0'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 제품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최초로 LFP ESS 배터리를 탑재해 화재 안전성을 강화했으며 설치 및 운용 효율성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AI 데이터센터용 비상전원 솔루션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인산철(LFP) 기반 차세대 JP6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랙 시스템과 BBU 솔루션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BBU는 정전 시 일정 시간 전력을 유지해 장비의 핵심 기능을 지속시키고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종료될 수 있도록 돕는 백업 솔루션이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정전 시 비상전원 솔루션의 작동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정전 체험관'을 마련해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로보틱스·드론 존을 마련해 휴머노이드,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터리 적용 사례를 선보였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LG전자의 홈 로봇 'LG 클로이'와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로봇 'Carti100'를 전시했다. 이를 통해 장시간 운용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가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개했다. 또 K-드론얼라이언스와 협력해 개발한 혈액 수송용 드론과 항공·큐브위성 등을 공개하며 미래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미래 기술 존에서는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여러 셀을 연결하지 않고도 고전압을 구현할 수 있는 바이폴라 배터리, 수급 용이성과 저온 성능이 뛰어난 소듐이온 배터리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이끌 차세대 기술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삼성SDI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ESS, 로봇, UAM 등을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며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혁신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피지컬 AI'용으로 개발된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전기차용 각형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온 삼성SDI는 폼팩터 다변화를 통해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각종 로봇, 항공 시스템, 차세대 웨어러블 등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전시 부스의 메인 공간에는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 'U8A1'을 탑재한 데이터센터용 UPS 모형이 구현됐다. U8A1은 고유의 각형 배터리 폼팩터에 리튬망간산화물(LMO) 소재를 적용해 고출력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제품이다. AI 데이터센터 전용 제품으로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해 기존 제품 대비 공간 효율을 33% 높였으며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BBU 존에서는 BBU용 고출력 배터리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에 설치되는 BBU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력을 빠르게 공급해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SDI는 최근 업계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ESS 통합 솔루션 '삼성배터리박스(SBB)'의 풀 라인업도 전시했다. 관람객들은 20피트(ft) 컨테이너 안에 수만 개의 하이니켈 NCA 각형 배터리 셀이 탑재된 'SBB 1.5'의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차별화된 ESS 안전 기술인 모듈 내장형 직분사(EDI) 시스템도 살펴볼 수 있다.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ESS용 고에너지 밀도 LFP 파우치 배터리를 소개한다. ESS 안전 기술도 전면에 배치했다. 업계 최초로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예방·진단 시스템을 적용한 컨테이너형 ESS DC 블록을 선보인다. EIS는 교류 신호를 활용해 배터리 내부 저항과 반응 특성을 분석하고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로봇 분야 적용 사례도 전시한다. SK온의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위아 물류 로봇(AMR)이 부스에 전시된다. 해당 로봇은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산업 현장에 적용돼 물류 자동화에 활용되고 있다. 셀투팩(CTP) 기술 성과도 공개한다. CTP는 모듈을 생략하고 셀을 팩에 직접 연결해 공정과 부품을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SK온은 파우치 CTP, 대면적 냉각(LSC) CTP, 파우치 통합 각형 팩, 액침 냉각 팩 등을 통합 개발 중이며 이번 전시에서 팩 솔루션 4종을 한자리에 선보였다. 한편, 인터배터리 2026은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배터리 빅3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LS일렉트릭, 엘엔에프, 고려아연 등 배터리 전 밸류체인에 걸친 667개 국내외 기업들이 총 출동한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LG전자, 작년 비용 지출 효율화로 체질 개선 ‘성과’

LG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가 압박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나름대로 성공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비용 지출 측면에서 '내실 경영' 성과가 뚜렷했다는 이유에서다.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재고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가 감지된다. 11일 이 회사 연결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비용 명목으로 총 86조7315억원을 지출했다. 전년(84조6507억원)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매출원가, 판매비, 관리비, 연구개발비 및 서비스비를 합한 금액이다. 비용이 늘어난 것은 '전략적 지출'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래 고정비 절감을 위한 희망퇴직 위로금과 신성장 동력인 '가전 구독' 확대에 따른 지급수수료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LG전자가 사용한 비용을 성격별로 분류해보면 종업원급여가 11조2998억원으로 2024년(10조5899억원)과 비교해 6.7% 많아졌다. 이는 하반기 실시한 대규모 희망퇴직 여파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관련 금액을 3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당장 영업이익은 깎아먹지만 향후 고정비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급수수료가 늘고 재고가 줄었다는 점도 눈길을 잡는다. LG전자 지난해 비용 항목 중 지급수수료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6조426억원을 기록했다. 가전 사업부가 기존 판매 중심에서 구독으로 사업 무게추를 옮기며 관련 비용이 뛴 것으로 보인다. 가전 구독 관련 케어 서비스 및 외부 인프라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제품 및 재공품 등의 변동'은 전년 1조3018억원에서 3556억원으로 급감했다. 2024년에는 미국 관세 리스크 등에 예상해 재고를 쌓아놨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소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LG전자가 공급망 관리에 성공한 것을 증명하는 지표로 해석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광고선전비는 2024년 1조5895억원에서 작년 1조3044억원으로 18%가량 절감했다. 같은 기간 판매촉진비도 5336억원에서 4672억원으로 12.3% 줄였다. 원재료 및 상품 사용액(55조5227억원)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도 전년 수준으로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운반비도 2024년 3조1110억원에서 작년 3조979억원으로 소폭 줄였다. 중단 영업에 따른 충격도 완화된 모습이다. 2024년에는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 등 여파로 관련 비용을 3422억원 지출했다고 표시했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90억원 수준까지 낮췄다. 앞으로 관건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후폭풍이다. 전쟁 여파로 갑작스럽게 물류비가 폭등하거나 주요 시장에서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89조2009억원, 영업이익 2조4784억원을 올렸다. 매출액이 2024년보다 1.7%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27.5% 급감했다. LG전자는 각 사업부별 다른 전략을 구사하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홈 로봇 등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라인업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단독] 대한항공, 日 정비 자회사 ‘KATJ’ 설립…도쿄·오사카 거점 글로벌 MRO 공략 박차

대한항공이 일본 현지 항공 정비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는 도쿄 본사를 기점으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까지 거점을 확보하며 일본 내 항공 정비·보수(MRO)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26일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시바 3초메 4번 13호에 '코리안 에어 테크닉스 재팬(KATJ, Korean Air Technics Japan)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이사는 대한항공 일본지역본부장인 이석우 상무다. KATJ는 기체 정비를 포함, 항공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항공 서비스 기업을 표방한다. 주요 사업은 항공기 기체·부품의 정비·수리·개조·내외장 도장을 영위하며, 무선 설비 정밀 점검과 항공 종사자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까지 관장한다. 특히 항공 부품의 수송과 재고 관리 외에도 창고업·통관업을 직접 수행함으로써 정비에 필요한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KATJ는 도쿄 본사에 이어 오사카부 이즈미사노시의 간사이 공항 인근에 정비 거점을 마련하고 현재 대규모 인력 확보에 나선 상태다. 이번 채용은 보조 정비사와 확인 정비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일본 현지에서의 한진그룹 항공 사업 계열사 기재 정비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수 기술 인력 선점 차원에서 KATJ는 하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파격적인 급여 조건을 내걸었다. 정비 면장을 지닌 '확인 정비사(確認整備士, Licensed Engineer)'의 경우 월급 최대 61만 엔, 연봉 기준으로는 약 450만 엔에서 최대 1000만 엔(한화 약 9320만 원) 수준의 처우를 제시했다. 보조 정비사 또한 학력과 경력에 따라 월 최대 43만 엔(약 400만 원)까지 지급하며, 미경험 신입 사원도 적극 채용해 자체 인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회사는 설립 직후부터 인재 중심의 경영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KATJ는 정비사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술과 경험이 하늘의 안전을 지지하는 회사의 재산이자 기초라고 강조하며 △안전(Safety) △품질(Quality) △신뢰(Reliability)를 3대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이 보유한 국제 기준의 정비 노하우를 일본 현지에 이식하고 정비사의 기술적 성장과 회사의 도전을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에서는 KATJ의 출범이 일본 내 MRO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KATJ의 현지 기동성이 결합할 경우 기존 일본 국적사 위주의 정비 시장에서 강력한 '메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ATJ 측은 첨단 기술력과 엄격한 품질 관리 체제 하에서 항공기 수리부터 부품 관리, 인재 육성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향상을 추구하고 있고 국제 표준의 정비 노하우를 확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ATJ는 연간 120일의 휴무와 상여 연 2회 지급, 4대 사회 보험 완비·교통비 실비 지급 등 일본 현지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하며 본격적인 시장 안착에 주력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캐세이 퍼시픽, 여의도에 ‘하늘 위 요람’ 옮겨놨다…차세대 비즈니스석 ‘아리아 스위트’ 공개

“1946년 단 한 대의 항공기로 작게 시작한 캐세이 퍼시픽은 창립 80주년을 맞은 현재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로 운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한국 고객들을 홍콩으로, 그리고 홍콩을 거쳐 전 세계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1960년부터 시작된 한국 취항 55주년을 함께 기념해 이달 초부터 인천-홍콩 노선을 매일 5회로 증편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달 서울 노선에 24인치 초고화질 모니터를 갖춘 최신 비즈니스석 '아리아 스위트'를 도입했는데,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사생활 보호에 역점을 둔 실물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안드레 신 캐세이 퍼시픽 한국·대만 지역 총괄) 11일 캐세이 퍼시픽은 서울 여의도 IFC몰 L3 노스 아트리움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오는 15일까지 운영되는 이번 팝업 스토어는 캐세이가 지난 80년간 사람과 도시, 가능성을 연결해온 여정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 마련된 아리아 스위트 실물 좌석은 '하늘 위 개인 공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아늑함을 선사했다. 기자가 직접 터치 버튼을 눌러 좌석을 180도 풀 플랫(Full-flat) 상태로 만들어 누워보니 독립된 스위트룸에 있는 듯한 몰입감 있는 경험이 가능했다. 특히 개인 수납장은 헤드폰 전용 거치대와 거울, 은은한 무드등을 갖춰 실용성을 극대화했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까지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좌석 전면의 트레이 테이블을 펼쳐본 결과, 14인치 노트북과 마우스를 동시에 올려두고 업무를 보기에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또한 안전 벨트는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3점식 구조를 채택해 어깨와 양쪽 골반 등 세 지점을 견고하게 고정해줬다. 이러한 프리미엄 좌석 구성은 최근 대한항공이 보잉 787-10 여객기에 도입한 '프레스티지 스위트 2.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와 안락함을 제공했다. 함께 전시된 '프리미엄 일반석' 역시 기존 일반석보다 확실히 넓고 푹신한 착좌감을 선사해 중거리 노선 이용 시 높은 가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보였다. 15.6인치 AVOD와 발·머리 받침대가 설치돼 편안함을 더했다. 테이블의 경우 옆쪽에서 펼쳐지는 구조로 인해 한쪽으로 살짝 쏠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기내식 취식이나 노트북 사용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양석호 캐세이 퍼시픽 상무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캐세이 퍼시픽 최초의 한국인 지사장으로, 30년간 재직하며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두루 거친 항공 전문가다. 양 지사장은 “아리아 스위트가 장거리 노선에 우선 도입되고 있으나 한국 시장의 위상을 고려해 현재 인천-홍콩 노선에서 1개월 간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라며 “당사는 여객기 9대에 대한 개조 작업(레트로핏)를 마쳤고, 2027년까지 총 39대에 이와 같은 좌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세이 퍼시픽이 현장에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의 도약을 선언한 만큼 현장에서는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캐세이 숍(Cathay Shop)'도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자사 로고가 적용된 다양한 모형 항공기를 비롯, 여행 필수품인 △충전기 변환 잭(어댑터) △넥 필로우 △토트백 등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캐세이 퍼시픽 유니폼을 입은 곰 인형과 말 인형 등 캐릭터 상품과 세련된 디자인의 캐리어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당 제품들은 실제 캐세이 온라인 숍에서 판매되는 오피셜 굿즈로 현장에서 아시아 마일즈를 활용해 구매할 수 있고, QR 코드를 통해 접속하면 20% 할인 구매가 가능했다. 방문객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했다. 종이 비행기를 접어 목적지로 날리는 체험과 미니 캐리어 커스터마이징·포토 부스 촬영 등을 할 수 있었고 세 가지 이상의 현장 체험을 완료한 캐세이 퍼시픽 회원에게는 럭키 드로우를 통해 다양한 굿즈를 증정하고 있었다.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인천-홍콩 왕복 비즈니스석·일반석 항공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중동사태 불안…SK이노베이션, ‘전기화 전환’ 사활 건다

중동발(發) 석유 수급 불안으로 에너지원 다변화 전략이 절실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이 전기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부터 벌여온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으로 전력 부문의 사업을 강화하는 작업의 시급성이 최근 미-이란 충돌에 따른 석유 공급망 불안으로 크게 부각된 것이다. 인공지능(AI) 고도화로 급증한 에너지 수요를 겨냥한 사업 재편과 투자를 빠르게 실행해 예기치 못한 에너지 안보 불안을 헤쳐 나갈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정유·화학 사업의 시너지 제고와 함께 전력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부터 향후 4년에 걸쳐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에 캐피털 콜 방식으로 3억3800만달러(약 5600억 원)를 출자하고 보통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4년 동안 솔리다임의 자금 수요 요청에 맞춰 해당 금액을 나눠 투자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개편해 미국 현지에 AI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컴퍼니'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북미 AI 전력 인프라 사업을 비롯한 투자·사업 기회와 SK하이닉스와 AI 인프라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2026'에서 “SK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결정은 SK이노베이션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4년 11월 SK그룹의 발전 계열사 SK E&S와 합병하며 기존 석유 중심 자원 확보 능력과 배터리 사업에 LNG 밸류체인(가치 사슬)과 전력 발전 사업을 더했다. 배터리 사업은 재무 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계열사 합병 작업에 뒤이어 저장장치·데이터 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 기회를 강화하려고 SK엔무브 합병 결정을 내렸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추형욱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새로운 운영 개선(OI)을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자"며 전기화 사업을 미래 사업을 견인할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미래 전략은 AI 인프라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다양한 수급처와 발전 방법을 확보해야 한다는 최근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과 석유 탐사개발로 성장해온 만큼 지정학적 영향을 크게 받는 석유 중심 사업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매출 80조 2961억 원 가운데 정유사업이 58.8%(47조 1903억 원)를 차지했다.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화학 11.1% △윤활유 4.8% △석유탐사 1.7% △배터리 8.7% △E&S 14.8%이다. 석유 수급 불안이 나타나면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선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나서야 하고, 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국내 정유업계가 원유 수급의 70%가량을 중동에 의존해온 구조도 쉽사리 바꾸기 어렵다. 저탄소 전력 발전의 브릿지 연료로 불리는 LNG 밸류체인 확보는 당장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꼽힌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세계에 연간 600만톤 규모의 LNG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2012년 첫 투자한 이후 개발 성과로 올해부터 20년 동안 국내로 들여올 연 130만톤의 LNG를 확보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국영·민간기업과 꾸린 컨소시엄이 응에안성 뀐랍 LNG 발전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AI 인프라의 필수요소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의 참여 공간도 열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은 SK 주식회사와 함께 지난 2022년 나트륨 기반 차세대 SMR 기업인 미국 테라파워에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올해 원전 인프라 조성과 운영 역량을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을 합류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테라파워는 이달 4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 건설 승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갤럭시S26·아이폰17e 동시출격…애플, ‘삼성과 격차’ 좁힐까

삼성전자와 애플이 11일 같은 날에 스마트폰 신모델을 정식 출시하고 국내 스마트폰시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면승부를 벌인다. 삼성전자가 3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한 '갤럭시 S26'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기선잡기에 나서자 애플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보급형 모델 '아이폰 17e'으로 맞불을 놓았다. ◇ 갤럭시 S26 7일간 '사전판매 135만대'…전작 S25 11일간 130만대 기록 능가 11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세 번째 AI폰' 갤럭시 S26 시리즈는 전작과 비교해 한층 더 진화한 '갤럭시 AI'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AI 비서 '빅스비'뿐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탑재해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선택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제미나이가 여러 앱을 직접 제어해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오토메이티드 앱 액션', 상황과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해 행동을 제안하는 '나우 넛지' 등 새로운 형태의 AI 기능이 사용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갤럭시 S26의 최상위 모델 울트라에는 스마트폰 최초로 측면에서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제한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사생활 보호 기능이 강화됐다. 이 같은 성능 개선은 국내외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으며 사전예약 흥행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 진행된 글로벌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S26이 전작보다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7일간 진행된 사전 판매에서 135만대를 팔아 역대 갤럭시 S시리즈 가운데 최다판매 기록을 세웠다. 전작 '갤럭시 S25' 시리즈가 11일에 걸쳐 세운 130만대 기록을 단 일주일만에 넘어선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갤럭시 S26의 흥행 지속 여부를 가를 변수로 다소 높은 제품 가격을 꼽는다. 갤럭시 S26 기본형의 가격은 저장공간 256GB 기준 125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전작(115만5000원)보다 9만9000원(8.6%) 오른 수준이다. 갤럭시 S26 울트라도 전작(169만8400원)보다 9만9000원(5.8%) 인상됐다. 가장 큰 가격 인상 폭을 보인 모델은 갤럭시 S26 울트라 1TB 버전이다. 가격은 전작(212만7400원)보다 41만8000원(19.6%) 오른 254만5400원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칩플레이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AI 기능이 실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 애플의 역습… '99만원' 아이폰 17e로 실속 수요 공략 삼성전자가 AI 혁신 기술을 집약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면 애플은 가성비를 앞세운 보급형 모델 '아이폰 17e'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며 갤럭시 S26 견제에 들어갔다. 지난 3일 첫 공개 이후 11일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아이폰 17e를 정식 출시했다. 아이폰 17e의 최대 무기는 '역대급 가성비'다. 전작(아이폰 16e)과 비교해 기본 저장공간이 256GB로 두 배 늘었고, 플래그십 시리즈와 동일한 최신 칩셋 A19를 적용했다. 여기에 전작에 없던 자석 기반 무선충전 기능인 '맥세이프'까지 추가했음에도 가격은 전작과 동일한 99만원으로 동결했다. 글로벌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스마트폰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가격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마진(이윤)을 일부 줄이더라도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81%를 차지하며 애플(18%)에 크게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뒤지고 있는 애플의 최근 스마트폰 공세가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 삼성 '철벽 수성' vs 애플 '점유율 확대'…한국 소비자, 누구 손 들어줄까 애플이 상반기 보급형, 하반기 플래그십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삼성의 '안방'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가을에 플래그십 제품만 선보이던 애플은 지난해부터 상·하반기 두 차례 제품 출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2년 연속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지난해 애플 기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나의 찾기' 기능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폰 17e를 향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보급형이지만 좋은 스펙", “플래그십과 동일한 칩셋을 보급형에 넣었다면 많이 찾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스마트폰 가격 상승 흐름 속에서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아이폰 17e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 '삼성 방어 vs. 애플 공격' 양상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대모비스, R&D 투자 확대 ‘총력전’…미래 기술 특허 확보 박차

현대모비스가 미래 신기술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하게 늘리고 있다. 2년만에 R&D 투자액을 20% 이상 늘리고 특허권 획득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11일 이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R&D 비용으로 1조8774억원을 사용했다. 앞서 2023년에는 1조5491억원, 2024년에는 1조7499억원을 R&D에 썼다. 2년 사이 관련 지출액이 21.1% 늘어난 셈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 지출 비중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2023년 2.69%, 2024년 3.06%에서 작년에는 3.07%로 올라섰다. 특허권 역시 꾸준히 취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3년 자동 차선 변경 방법, 모터용 버스바 유닛 등 총 48건의 중요 특허를 신규로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2024년에는 차량용 루프 에어백 장치, 레이더 신호 처리 시스템을 포함 총 49개가 중요 특허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요 특허권 취득 건수는 48건이다. 대부분 선행기술을 확보해 상용화까지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냉각성 향상 모터, 에어백 폴딩 장치 등 기존 기술을 고도화한 특허부터 충돌 거리 추정 장치, 차량 속도 제어 시스템 등 미래 자율주행에 관련한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전체 특허 출원 건수를 보면 2023년 5월부터 작년 5월까지 7500여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40% 가량은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분야 특허다. 현대모비스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자율주행, 차량내인포테인먼트(IVI), 전동화 분야를 포함한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세부 실행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경우 운전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능동형 주행 보조 시스템'(ADAS)을 기반으로 인지·측위·판단·제어를 아우르는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IVI 분야는 중심 역할을 하는 제어기부터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클러스터,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통합형 시스템까지 연구하고 있다. 전동화 분야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에 필요한 고출력 구동 시스템 및 고용량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 전동화 부품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밖에 자동차의 핵심인 제동, 조향, 램프, 안전, 현가 부품과 모듈·신소재 같은 기초 기술 역량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로보틱스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당초 연구개발 업무를 전담하는 연구소를 연구개발본부, 생산개발센터, 품질연구소로 구분해 운영했다. 2020년에는 사업부 체계를 전사적으로 확대하면서 조직명칭을 BU(Business Unit)로 변경했다. 2021년에는 반도체 설계 섹터를 신설하고 2022년 시스템반도체와 전력반도체를 분리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작년에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며 자동차 부품과 기술적 유사성이 높은 로보틱스 부품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로봇 부품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만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총 91억7000만달러(약 13조2000억원)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당초 목표액(74억5000만달러) 대비 23% 이상 높은 수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통화녹음앱 에이닷·익시오·클로바·삼성, ‘요약 서비스’ 승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통화 녹음 및 텍스트 변환(STT), 핵심내용 요약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필수 비즈니스 툴(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AI 통화녹음 앱 시장은 SK텔레콤의 '에이닷'을 필두로 LG유플러스 '익시오', 네이버 '클로바노트'와 온디바이스 AI를 앞세운 '삼성통화녹음'까지 가세하며 주도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일상적인 대화 환경에서 이들 서비스 모두 무난한 성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문용어가 포함된 전문적인 영역에서도 AI가 기대만큼의 정확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반도체산업의 기술 용어와 시황 전망이 담긴 삼성전자의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의 일부 내용을 직접 휴대전화 마이크에 재생해 STT 정확도와 요약 능력을 비교했다. 아울러 실제 업무 환경에서의 활용성을 크게 좌우하는 앱별 접근성과 사용 제약 사항도 함께 분석했다. 음성 인식(STT) 정확도 측면에서는 네이버 '클로바노트'가 단연 돋보였다. 'GAA 공정', '넌(Non) AI', '3D 하이브리드 코퍼 본딩' 등 난해한 기술 용어를 본래 발음에 가장 가깝게 인식해 냈다. 반면에 요약 기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1분기 향후 전망'에 대한 스크립트의 핵심 언급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고, 원문에 없는 '대응 방안 모색' 등을 지어내는 AI 특유의 환각 현상이 관찰됐다. 앱의 접근성 면에서는 통신사 제약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화자 분리에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통화 직후 자동 연동이 불가하고 최대 600분의 제한이 있다. AI 요약 기능도 월 15회로 제한되어 있어 통화량이 많은 실무자에게는 다소 제약이 될 수 있다. 삼성통화녹음은 클로바노트와 대비되는 양상을 보였다.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어벤져스 패키징'으로 인식하는 등 텍스트 변환 과정에서는 기술적 고도화가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이면에 작동하는 요약 AI의 문해력은 4개 앱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시장 전체는 성장하지만, 당사는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상반된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리해 요약본에 명확히 담아냈다. 삼성통화녹음의 또 다른 강력한 무기는 보안이다. '온디바이스 AI'를 선택할 수 있어 통화 내용이 외부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되지 않고 디바이스 안에서만 처리되도록 할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은 기본 옵션이 아니라 직접 활성화해야 한다. 해당 녹취록과 요약은 서버에서 처리한 결과다. 또한 AI 기능이 지원되는 삼성 갤럭시 휴대전화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다는 태생적인 기기 제약도 한계다. 통신사 기반의 AI 서비스인 SKT '에이닷'과 LG유플러스 '익시오'는 아이폰에서도 통화 녹음을 지원한다는 점과 보이스피싱 탐지 등 부가적인 통화 보안 기능을 앞세워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번 스크립트 요약 테스트에서는 텍스트 변환 시 일부 오인식이 발생했고, 요약의 분량이 다소 함축적이거나 화자가 불필요하게 분리되어 문맥 파악에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구조적인 사용 제약이 뚜렷하다. 두 앱 모두 기기에 내장된 전화 앱이 아닌, '자체 제공하는 기본 전화 앱'으로 통화한 녹음에 대해서만 녹취록 및 요약 생성이 가능하다. 익시오의 경우 LG유플러스 및 특정 알뜰폰(KB리브모바일·1년 무료 한정)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 가능 스마트폰 기종에도 일부 허들이 존재한다. 또한, 에이닷은 통화 요약 월 30회, 익시오는 월 10회로 횟수가 제한되어 있어 업무상 헤비 유저를 온전히 수용하기에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시장에 출시된 주요 통화 녹음 AI 앱 중 STT의 완벽한 정확도, 복잡한 문맥을 짚어내는 문해력, 무제한적인 범용성을 모두 충족하는 진정한 '육각형 앱'은 아직 부재한 상황이다. 대면회의 연동과 정교한 텍스트 기록이 중요하다면 클로바노트가, 민감한 비즈니스 통화의 정보 보안과 핵심 맥락 파악이 우선이라면 삼성통화녹음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통신사 앱들의 경우 요약 횟수 제한 완화와 단말기 생태계 확장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향후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근무환경 변화…‘원격근무’ 자취 감추고 男 육아휴직↑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의 근무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행했던 '원격근무'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근로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선택근무제'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은 모두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근무제 이용자 수는 전반적으로 줄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제도 활용 인원은 2023년 3080명, 2024년 2064명, 지난해 830명으로 감소했다. 2년 사이 사용자가 4분의 1토막난 셈이다. 재택 근무·교육 등 연간 원격근무제도 활용 건수를 총 평일 수로 나눠 산출한 숫자다. IT 기반 기업인 삼성SDS 상황도 비슷하다. 1년 사이 원격근무제를 1번이라도 이용한 직원 수가 2023년 1만174명, 2024년 8755명, 지난해 7848명으로 줄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경우 해당 내용을 처음 공시한 2022년부터 공식적인 원격근무제 이용자가 없었다. 선택근무제 사용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근무의 시작·종료 시각 및 1일 근무 시간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게 배려한 제도다. 삼성전자 선택근무제 사용 직원은 2023년 10만958명, 2024년 10만5419명, 지난해 10만5038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삼성전기도 같은 시기 이용자 수가 7762명, 7779명, 7694명으로 비슷했다. 삼성SDS 역시 1만1270명, 1만1193명, 1만999명이었다. 삼성SDI는 7420명, 8457명, 9081명 등으로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했다.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은 1개월 이내 정산기간을 평균해 1주 간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선택근무제 사용을 허용한다.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 횟수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삼성전자를 보면 2023년 1303명, 2024년 1510명, 지난해 2022명으로 순증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12.2%, 13.6%, 14.4%로 상승했다. 여성 직원들의 육아휴직률 사용률은 95%를 웃돌고 있다. 같은 시기 삼성SDI에서는 141명, 131명, 192명의 남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작년 기준 사용률은 14%다. 삼성전기는 140명, 175명, 187명으로, 삼성SDS는 74명, 118명, 125명으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 건수가 계속 많아졌다. 일과 육아에 대한 인식 변화는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자 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에서 당해 연도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이력이 있는 직원 수는 2023년 2841명에서 지난해 3809명으로 34%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203명에서 281명으로, 삼성전기는 276명에서 338명으로 해당 휴가 이용 건수가 상승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첨단무기 두뇌 99%가 수입산…K-방산, ‘국방 반도체 자립’ 박차

현대 전장의 패러다임이 과거의 물리적 타격력 중심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지능형 전장'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무기체계의 두뇌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국방 반도체가 자리 잡고 있고, 이는 국가의 자주 국방 역량을 결정짓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 21세기 대한민국 자주 국방의 완성은 기계적 성능이 아닌 반도체 회로 위에서 실현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정작 국방 반도체 자급률은 취약한 수준이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시 K-방산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원 반도체·메모리 등 주요 품목의 극심한 해외 의존 실태 국방 반도체는 일반적인 상용 반도체와 달리 전장의 극한 환경에서도 신뢰성을 보장해야 하는 특수부품이다. 고온과 저온의 극심한 온도 변화, 강력한 충격과 진동, 그리고 우주·고고도 환경에서의 방사선 노출 등 가혹한 조건 속에서도 무기체계의 정밀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전은 육·해·공뿐만 아니라 우주와 사이버 공간을 포함하는 다영역 작전(MDO, Multi Domain Operation)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방 반도체는 방대한 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지휘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무기체계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인프라가 된다. 가트너의 전망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약 343억 달러 규모에서 내년에는 1194억 달러 수준으로 3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방 분야에서도 AI 반도체가 유도 무기·무인 플랫폼·전자전 장비 등에 필수적으로 통합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 국내 국방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첨단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반도체의 98.9%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높은 의존도는 경제적 비용을 넘어 수출 규제나 단종 위험과 같은 공급망 위기 시 무기 생산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 안보 위협으로 직결된다. 구체적인 품목별 자율성 현황을 분석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방 반도체의 핵심 품목인 △디지털 집적 회로(IC) △전원 반도체 △센서 △트랜지스터 등은 대부분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국방용 전원 반도체의 수입 의존도는 99.5%에 달하며, 메모리 반도체 역시 98.8%를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대 무기체계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들이 사실상 외국산 '두뇌'에 의존하고 있어 독자적인 전력 운용에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확보 기간, 6개월서 최대 2년으로↑…생산 차질·수출 경쟁력 저하 우려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은 국방 반도체 확보를 위한 리드 타임을 과거 6개월에서 현재 1~2년으로 대폭 늘려 놨다. 이는 K-방산의 독보적 강점인 '신속한 납기' 능력을 훼손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한 납기 지연은 수출 시장에서의 대외 신뢰도 하락과 직결되며,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와 방위산업 전반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무기체계별 탑재 규모를 보면 K-21 보병 전투 차량에는 1047의 반도체가 필요하며, 대포병 탐지 레이더(628개)·방어 유도탄(275개) 등 주요 무기마다 대량의 반도체가 투입된다. KF-21 보라매의 핵심인 AESA 레이더에는 수만 개의 송수신 모듈 반도체가 장착돼 표적 탐지·추적 능력을 좌우하므로 반도체 확보 실패는 곧 전투력 공백으로 이어진다. ◇AESA 레이더 핵심 'GaN 반도체' 제조 100% 해외 의존, 기술 종속 심화 실리콘(Si) 기반 반도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질화갈륨(GaN) 반도체는 고출력과 고효율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AESA 레이더 고주파 전력 증폭기 등에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방 혁신을 이끌고 있다.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 방산 강국들은 이미 GaN 기반 군사용 무선주파수(RF) 반도체를 전략 물자로 지정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GaN 반도체 제조 공정의 100%를 외국 파운드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 종속을 타파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민간 파운드리에 국방 전용 라인을 확보하는 '국방형 리쇼어링' 전략을 제안한다. 아울러 국내 방산 대기업들은 국방 반도체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협력해 AESA 레이더·무인 항공기 합성 개구 레이다(SAR)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초소형·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해 독자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향후 유·무인 전투기 사업 등에서 안정적인 부품 수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위성용 우주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다.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안정적인 통신을 지원하는 트랜시버 우주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 미국이나 유럽에 의존해온 저궤도 통신 위성 부품의 국산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 반도체는 디지털 방식의 빔포밍 기술을 통해 정밀한 신호 제어와 대용량 통신 환경을 제공한다. ◇정부·국회 차원 독자 설계·제조 및 공급망 자립화 추진 정부는 국방 반도체 자립을 국가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2024년 국방반도체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한국 무기체계가 미국의 국제 무기 거래 규정(ITAR) 통제 품목에 종속돼 수출·운용 시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삼성전자는 항공우주·방위산업용 AI·RF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파운드리 공정 역량과 KAI의 항공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설계-공정-양산 전 단계에 걸친 통합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양사는 방산 특유의 신뢰성과 보안성을 고려한 연구·개발을 추진하며 민수 분야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국방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로드맵을 수립해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주국방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ITAR-프리'와 같은 원천 기술 국산화 R&D를 지원하고, '인·허가 타임 아웃제' 등을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속도를 높이는 등 인프라 조성과 같은 제도적 지원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방반도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국방반도체육성법) 제정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성 의원은 국방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인 국방 반도체 자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작년 2월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상우 방위사업청 국방반도체인공지능과장은 “국방 반도체 설계·제조·양산 등 국내 산업 생태계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산업-안보가 서로 연계되는 전략 기술이기에 민·학·군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AI·무인 전장 시대 대비 국방 전용 파운드리 확보·전문 인력 양성 과제 미래 전장은 유·무인 복합 체계(MUM-T)과 자율화 기술이 지배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뒷받침할 고성능·저전력 국방 반도체 확보가 필수적이다. KAI는 개발된 국방 AI 반도체를 온 디바이스 형태의 자율 제어 시스템(ACS)에 적용하여 무인기 플랫폼 등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파일럿 구동을 실현하고 MUM-T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은 서울대학교·성균관대학교와 협력해 캠퍼스 내에 국방우주반도체 공동 연구 센터를 설립했다. 서울대와는 통신용 고주파수 반도체를, 성균관대와는 레이더용 고출력·고효율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며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10개로 확대하고 국방 반도체 분야 계약학과를 신설해 첨단 방산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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