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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승계지도] 한진그룹 ‘불안한 균형’…조원태 체제 안착할까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관련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회사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된 뒤 총수일가 남매지간에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한동안 시끄러웠다. 특정인이 지배구조 정점인 한진칼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일들이다. 현재도 그룹 경영권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다양한 세력의 도움을 얻으며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개인자금을 활용해 지주사인 한진칼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힘든 상태다. 일단 통합 항공사 출범 같은 선결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며 내부적으로 '조원태 체제'를 확립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이후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시나리오는 수많은 변수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조원태 회장 취임 7년…한진칼 지분율은 5.78%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한진칼이 지주회사로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대한항공은 사업회사로 분리되는 방식이었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한진칼이 있다. 한진칼을 거느리면 한진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1분기 말 기준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원태 회장(5.78%)이다. 조 에밀리리(조현민 (주)한진 사장, 5.73%)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57%다. 작년말과 비교해 0.01% 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이 보통주 1413주를 추가 매집한 영향이다. 특수관계인 지분에는 앞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씨 몫 0.01%(4339주)도 포함됐다. 조원태 회장의 우군은 한국 정부와 미국 델타항공이다. 한진칼 지분을 한국산업은행이 10.58%, 델타항공이 14.90% 각각 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을 합산한 46.05%를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이라고 분류한다. 이밖에 호반그룹이 18.78%, 국민연금공단이 5.4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외에 대한항공(0.01%), 정석기업(3.83%), 토파스여행정보(0.14%), 한진정보통신(0.14%) 등 주식을 소유했다. 조현민 사장은 (주)한진(0.26%), 토파스여행정보(0.14%), 대한항공(1만343주, 0.00%) 등 지분을 지녔다. 한진칼 아래로는 주요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다. 대한항공(26.13%), 칼호텔네트워크(100%), 정석기업(60.49%), 토파스여행정보(94.35%), (주)한진(29.64%) 같은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은 대한항공 밑에 있다. 아시아나항공(63.88%)을 비롯해 진에어(54.91%), 한진정보통신(99.35%), 아이에이티(100%), 왕산레저개발(100%), 한국공항(59.54%) 같은 사업회사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1.89%),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아이디티(76.22%) 등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오는 12월17일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부채·고용 등 일체를 완전히 흡수해 하나의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한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하나로 묶이고 지상조업 자회사들 역시 효율화 작업을 거치게 된다. 큰 그림으로 봤을 때 한진칼→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도가 한진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문제는 한진칼에 대한 총수 일가 지배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원태 회장 지분율이 5.78%에 불과하고 혈연이나 자회사 등과 힘을 모은 특수관계인의 영향력도 약하다.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해온 한국산업은행과 델타항공의 경우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에서 '남매의 난'이 일어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노골적으로 조원태 회장 편을 들어준 이력이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돕는다는 명분으로 분쟁에 개입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이 아닌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던 한진칼에 출자를 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원태 회장을 살려주고, 조원태 회장은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을 책임지는 모종의 '딜'이 있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산업은행은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고 안정 궤도에 접어들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르면 내년부터 10%가 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셈이다. 델타항공은 한진그룹의 사실상 '혈맹'에 가깝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를 맺고 한 회사에 가까운 형태로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경위도 조원태 회장을 돕기 위해서였다. 행동주의 펀드 KCGI가 경영권 공격을 감행했을 때 델타항공은 구원투수로 등판해 한진칼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모았다. 정황상 갑작스럽게 지분을 처분하거나 조원태 회장을 배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호반그룹은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지난 2022년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통째로 넘겨받았다. 이후에도 호반건설,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 등 계열사 자금력을 동원해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 벌써 총수 일가와 지분율 차이가 2% 포인트 안팎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한진칼 지분 매집 이유를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산업은행 보유 물량이 새 주인을 찾는 시기가 오면 호반그룹의 진짜 속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관건은 '통합 대한항공' 안착…보수·배당 늘리며 장기전 준비할 듯 '예고된 경영권 분쟁' 앞에서 조원태 회장이 택한 카드는 '내실 다지기'다. 일단 아시아나항공을 확실하게 흡수하면서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9년부터 새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소유자였던 금호산업이 2019년 7월 매각 공고를 냈다. 같은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변수는 극복하지 못했다. 2020년 9월 양측 계약은 깨졌다. 대한항공은 곧바로 움직였다. 2개월여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맺었다. KCGI 등 '삼자연합'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새로운 자금을 수혈받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주요 14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최종 승인을 얻어내기까지는 3년 정도가 걸렸다. 2024년 12월에 이르러서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했다. 지난달 각사 이사회에서 최종 합병을 승인했다. 경영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작업은 이제 막 시작되는 셈이다. 조원태 회장은 그간 '메가캐리어'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양사 결합을 주장해왔다. 노선이 다양화되고 각 허브 공항의 환승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국적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업계 의견도 일치한다. 항공업은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중동 항공사들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환승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강력한 저가 공세를 바탕으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동북아 권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항공사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다. 이런 상황에 인천공항을 '동북아 환승 허브'로 키우기 위해서는 몸집이 큰 국적사 출범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양사 합병 결정 이후 대한항공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사업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며 “대외변수 불확실성에도 외부환경 대응력, 합병 시너지 등을 기반으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축된 재무여력과 제고된 현금창출력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대한항공의 순항을 위한 첫 번째 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하늘길이 제한되면서 연료비 부담이 늘고 수요에 타격을 입었다. 중동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긴 했지만 아직 유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안심하기는 이른 단계다. 중국과 일본은 정치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동남아시아 권에서는 경쟁 LCC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부 요인에 대한 대응책을 찾고 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학적으로' 완전히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양사 합병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돼 있는 상태다. 경영진이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상생에 대한 의지를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원태 회장은 '메가캐리어'가 안착하고 난 뒤 그룹 지배력 강화를 고민할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그간 주주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손바뀜도 잦았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수천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과 2024년 400억원대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45억원 적자를 봤다. 배당성향도 10% 선을 잘 넘지 못하고 있다. 시가 배당률은 0.3~0.4% 수준에 불과하다. 그룹 캐시카우인 대한항공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대한항공은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꾸준히 3%대 배당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은 지분을 0.01%만 들고 있다. 결국 조원태 회장은 보수를 다른 경영인들 대비 많이 받으며 실탄을 모으고 있다. 그가 지난해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받은 보수는 145억원 규모다.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57억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14억4700만원)이나 유종석 부사장(7억1500만원) 등 전문경영인들을 압도하는 숫자다. 일각에서는 그룹 규모와 실적을 고려할 때 조원태 회장 보수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주주총회 현장에서도 논란이 됐다. 올해 3월 열린 한진칼 제13기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공단(5.44%)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이 반대한 안건은 조원태 회장 연임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이다. 대한항공, 한진칼 등 실적이 곤두박질쳤는데 조원태 회장 보수가 급등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문제 삼았다. 이 국면에서 다시 등장하는 게 '통합 항공사'의 성공이다.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결정을 내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끌고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다면 수당을 더 많이 받을 명분이 생긴다. 16일 종가 기준 한진칼의 시가총액은 약 8조5500억원이다. 지분율 1%를 늘리는 데 855억원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통합 대한항공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 대한항공의 배당 여력도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결국 한진칼 가치 상승과 조원태 회장의 지배력 강화 기반으로 연결된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영향력 강화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현재 조원태 회장과 동생인 조현민 사장의 한진칼 지분율 차이는 0.05% 포인트에 불과하다. 조현민 사장이 '남매의 난' 당시에는 조원태 회장 손을 잡았지만 앞으로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외부에서 예측하기 힘들다. 조현민 사장은 (주)한진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향후 독자적인 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한진그룹 지배구조에서 가장 큰 변수는 호반그룹의 행보다. 작년 말 기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호반건설 11.50%, 호반호텔앤리조트 6.81%, 호반 0.15% 등이다. 조원태 회장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56%인데 호반그룹이 18.46%를 가지고 있다. 한진그룹에서 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다면 산업은행 물량 10.58%가 블록딜로 풀리는 시점이 분수령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그룹이 자금력을 앞세워 이를 확보하고 소액주주들과 연대할 경우 조원태 회장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주총에서도 조원태 회장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소액주주들의 뇌리 속에는 아직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총수 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다. 재계에서는 호반그룹이 항공·물류업 진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과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당시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내부적으로도 건설업을 넘어 종합 그룹사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는 마무리했지만, 이를 방어해야 한다는 또 다른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조원태 회장이 통합 대한항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한진칼 지배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한진그룹의 미래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스코 국내최대 전기로 준공…‘탄소저감 강재’ 年 250만톤 생산

포스코가 단일 설비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로 가동을 시작하며 탄소저감 강재 생산 확대에 나선다. 포스코는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준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정계와 포스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기로는 고철(스크랩)을 재활용해 강재를 생산하는 설비다. 철광석과 석탄(코크스)를 고로에 투입해 쇳물을 생산하고 전로에서 정련하는 기존 방식보다 최대 약 75% 탄소 감축이 가능하다. 장인화 회장은 이날 준공식 축사에서 “오늘 준공한 전기로는 단순히 하나의 설비를 추가한 것이 아닌 탈탄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포스코는 글로벌 고객사의 저탄소 강재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국내외 탈탄소 정책에 부응하고 고객사의 탄소저감 제품 공급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4년 2월부터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전기로를 건립했다. 신설 전기로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전까지 포스코가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고 탄소저감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4기 배출권거래제 등 국내 탄소 감축 요구가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로 준공에 따라 포스코는 전기로 고급강을 8대 전략 제품 중 하나로로 선정하고, 연구·생산·판매를 아우르는 통합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특화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로의 주원료인 스크랩을 선별·분류하고 정련하는 과정에서 적용할 성분 정밀제어 등 핵심 기술을 추가로 확보해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 강판과 전기강판을 양산한다는 목표이다. 아울러 고로 함수소가스 취입, 상저취전로, 탄소감축 원료 기술 등 기존 생산체제에서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중간 단계(브릿지) 기술 개발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포스코는 전기로 생산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한 '합탕(合湯)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합탕 기술은 전기로와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혼합해 정련하는 기술이다. 고로 방식은 탄소 배출량이 많지만 고품질 철강을 대량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다. 합탕 기술을 도입하면 자사 고로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고급강을 생산할 수 있다. 이밖에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를 통해 탈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의 포항 국가산업단지 계획 변경 승인으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인근 약 135만㎡ 규모의 공유수면을 활용한 부지 조성을 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이 부지에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 설비를 조성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단계적으로 탈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자회사 포스코에어솔루션이 연산 13만 노멀입방미터(Nm³) 규모의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공장 준공식도 열렸다. 희귀가스는 반도체 노광·식각 공정을 비롯해 우주항공, 의료 등 첨단 산업 전반에 쓰이는 소재로, 제논(Xe)과 크립톤(Kr), 네온(Ne) 등이 해당한다. 포스코에어솔루션은 포스코의 산소공장에서 희귀가스를 추출한 뒤 고순도화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광주 톺아보기] 박관열 경기광주시장 당선인, 삼성전자 앞 1인 시위…“반도체 용수사업 상생대책 마련해야”

광주=에너지경제신문 송기우 기자 박관열 경기 광주시장 당선인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통합용수공급 사업과 관련해 광주시에 대한 실질적인 상생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박 당선인은 17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인근에서 출근 시간대 피켓 시위를 벌이며 정부와 경기도, 삼성전자에 광주시의 입장을 반영한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통합용수공급 사업'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해당 사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입주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인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국가 기반시설 사업이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5월 16일부터 사업 1단계 구간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사업은 2034년까지 총사업비 약 2조2000억원을 투입해 하루 107만2000톤 규모의 용수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된다. 1단계는 2031년까지 하루 31만톤, 2단계는 2035년까지 하루 76만2000톤의 용수를 공급하는 계획이다. 용수는 팔당권 수원을 활용해 광주시를 통과하는 관로를 통해 용인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와 일반산업단지(SK하이닉스 등)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관로 설치 과정에서 각종 부담을 떠안게 되지만 지역 발전과 연계된 지원책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광주시는 팔당상수원 보호구역과 자연보전권역 지정으로 수십 년 동안 각종 규제를 감내해 왔다"며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이라면 지역의 희생에 상응하는 발전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논의되는 대책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교통 불편 해소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기업 유치와 산업기반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와 지역 정치권은 그동안 정부와 경기도, 한국수자원공사, 용인시, 산업계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구성을 요구해 왔다. 지역사회에서는 용수관로 설치를 계기로 자연보전권역 규제 개선과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될 경우 다수의 협력업체와 관련 기업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가 단순한 관로 통과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배후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박 당선인은 “국가사업의 성공은 지역과의 상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광주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발전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코오롱인더스트리, 서울시립대와 AI·소재 ‘산학협력’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16일 서울시립대학교와 인공지능(AI)·소재 분야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양 기관은 △AI·소재 분야 공동 연구 체계 구축 △최신 기술·첨단 산업 정보 공유 △대학 연구 인프라·기업 기술 자원 공동 활용 △인공지능 융합 기반 전문인력 양성 등의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협약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체 고기능성 소재 기술과 개발 역량에 서울시립대의 최첨단 AI 연구 역량을 접목할 계획이다. 그동안 추진해온 신소재 개발 프로세스의 인공지능 전환(AX)도 가속화한다.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는 “서울시립대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긴밀히 협력해 신소재 개발을 가속화하고 시장을 선도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전자, 佛서 삼성 헬스 기반 ‘커넥티드 케어’ 선봬

삼성전자가 17~2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테크 박람회 '비바테크(VivaTech) 2026'에 참가해 '커넥티드 케어'를 통한 건강관리 비전을 선보인다. '커넥티드 케어' 비전은 삼성전자 통합 건강 플랫폼 '삼성 헬스'를 중심으로 구현된다. 삼성 헬스는 △수면 △활동 △식이 △마음 건강 △생체 징후 등 5대 건강 영역에 걸쳐 맞춤형 건강관리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번 전시에서 삼성 헬스 7.0 업데이트를 통해 한층 정교해진 심장 건강관리 기능과 유산소 운동 측정 지표 등 최신 기능을 소개할 방침이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젤스(Xealth)와 협력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를 연결하는 차세대 디지털 건강관리 청사진도 제시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E칼럼] 한・미 원자력 협상, 선장이 필요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옛말이 있다. 뱃길을 잘 아는 사람이 여럿이어도 방향을 정하고 책임지는 이가 없으면 배는 결국 목적지를 잃는다는 뜻이다. 정부 간 협상도 다르지 않다. 여러 부처가 저마다 목소리를 내더라도 방향을 잡고 끝까지 밀고 나갈 선장이 없다면 표류할 수밖에 없다. 6월 첫 주 한·미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농축과 재처리를 포함한 핵연료주기 전반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미 협상은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기회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의 93.4%를 수입했다. 원전 연료인 농축우라늄은 전량 수입한다. 2025년 기준 약 37%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여기에 고리와 한빛 등 주요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핵연료주기의 앞단인 연료 공급과 뒷단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모두 국내외 제약에 묶여 있는 셈이다. 이번 협상에서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에 실패하면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려되는 것은 협상 자체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통합 지원체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교부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만, 핵심 의제인 농축과 재처리 관련 업무는 다수 부처에 걸쳐 있다. 이렇게 분절된 방식으로는 미국을 설득할 촘촘하고 강력한 논리를 짜기 어렵다. 핵연료주기는 우라늄 확보와 농축, 핵연료 제작과 사용, 사용후핵연료 저장·재처리·처분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된 체계다. 어느 한 부분만 떼어놓고 접근해서는 국가 전략이 될 수 없다. 이 전체를 한눈에 꿰는 범부처적 밑그림이 있어야만 비로소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부처마다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나라와 범부처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의 이름으로 단일한 전략을 제시하는 나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큰 신뢰를 얻겠는가. 협상 테이블에서 신뢰는 말이 아니라 준비된 국가 체계로 증명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준비다. 한·미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우리나라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미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국가 차원의 핵연료주기 전략이 있는지를 확인하려 할 것이다. 일본이 1988년 포괄적 사전동의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도 수십 년간 유지된 장기계획이 미국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970년대 재처리 추진 중단, 2004년 미신고 핵물질 실험 파동 등을 거치며 비확산 분야에서 적지 않은 불신을 자초해 왔다. 이번에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협상에 임한다면 결과는 선언적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기껏해야 구색 맞추기용 성과에 그칠 뿐, 실질적 에너지 자립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한·미 원자력협정의 유효 기간은 수십 년에 이른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나라의 농축우라늄 공급망 취약성은 장기간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발 공급 부족이나 지정학적 위기 가운데 어느 하나만 발생해도 원전 운영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유용한 물질을 회수하고 처분 부담을 줄이는 선택지 역시 상당 기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대책은 분명하다. 범부처를 아우르는 '핵연료주기 자립 통합 태스크포스'를 조속히 구성하고 총괄 부처를 지정해야 한다. 대외협상 창구는 외교부가 맡더라도, 기술·산업·안전 논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정리할 총괄 부처가 꼭 있어야 한다. 아울러 올해 수립될 「제7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 농축·재처리 통합 로드맵을 반영하고, 이를 원자력진흥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국가 정책으로 확정해야 한다. 이러한 법정 계획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미국도 우리 정부의 정책적 지속성과 이행 의지를 신뢰할 것이다. 핵연료주기 자립은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의 마지막 퍼즐이다. 그 퍼즐을 완성할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항로가 열렸다고 해서 목적지에 자동으로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사공이 아니라 선장이다. 국가 명운이 걸린 협상을 앞두고 선장 없이 배가 망망대해를 표류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 bienns@ekn.kr

LG AI연구원-디앤디파마텍, 차세대 펩타이드 신약 개발한다

LG AI연구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앤디파마텍과 차세대 펩타이드 신약 공동 개발 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이 짧게 연결된 생체 활성 물질이다. 우리 몸의 회복과 성장을 정밀하게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양사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안전성과 흡수율을 개선해 알약 형태 경구형 치료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위장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는 이유 때문에 주로 주사제 위주로 개발돼 왔다. LG AI연구원은 질병 원인 물질 구조를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기존 방식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최적의 펩타이드 서열을 설계하고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 디앤디파마텍은 AI가 도출한 후보물질의 구조 설계·합성·평가를 담당한다. 분자 모양을 최적화하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경구 제형 개발부터 전임상·임상 시험, 글로벌 인허가 절차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유럽서 고효율 히트펌프 공급 확대

LG전자가 유럽 히트펌프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깔레 푸에르자스 아르마다스 지역의 1000여세대 규모 주거단지의 냉난방 설루션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를 통해 고효율 대용량 히트펌프인 'LG 멀티브이 아이' 설치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앞서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주거용 레지던스인 '킹스 서클'과 '더 원' 500여세대에도 맞춤형 히트펌프 설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사장)은 “유럽의 주거용 히트펌프 고객들은 제품의 효율성은 물론 친환경성과 설치 편의성까지 고려한다"며 “다양한 냉난방 솔루션 포트폴리오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하이닉스, 이달 신입 채용부터 ‘학력 제한’ 폐지

SK하이닉스가 이달 17일 시작하는 신입사원 수시채용부터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 기존에 채용 공고에 명시했던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지원 가능' 등 학력 자격 요건을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모든 지원자에 학력 장벽을 허물고, 직무수행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미래 인재들의 경쟁력은 특정 학위나 정형화된 스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채용 기준을 혁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3일까지 접수하는 이번 SK하이닉스 신입사원 수시채용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이끌어 갈 설계 등 주요 직무를 대상으로 세 자릿수 단위의 대규모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세부 전형 일정은 SK하이닉스 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들을 적극 채용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동 하늘길도 정상화…항공업계, ‘유가 급락·항로 단축’ 겹호재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결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확전 우려로 꽉 막혀 있던 중동 영공이 전면 개방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요동치던 국제 유가마저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는 비행 시간 단축과 유류비 절감이라는 '초대형 겹호재'를 맞아 화려한 비상 채비를 하고 있다. ◇뚝 떨어진 항공유 가격…7월 유류 할증료 두 달 새 최대 22만 원 인하 17일 에너지 정보 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2일 마감 기준) 전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전주 대비 5.1% 하락한 배럴당 138.86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부터 4월 사이 배럴당 200달러를 훌쩍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진정세다. 유가 급락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 운임 하락으로 직결됐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해 유가가 폭등했던 시기가 반영된 지난 5월(적용 유가 평균 배럴당 214.71달러)에는 최고 수준인 '33단계'가 적용돼 편도 기준 최대 할증료 56만4000원이 부과됐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반영되기 시작한 6월에는 27단계(최대 45만1500원)로 꺾였고, 온전한 진정세가 반영된 오는 7월(적용 유가 평균 배럴당 142.09달러)에는 19단계로 대폭 낮아진다. 부과 금액은 최소 4만6400원에서 최대 34만4000원으로 불과 두 달 만에 승객 1인당 최대 22만 원의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운임 저항선이 크게 낮아지면서 폭발적인 여객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공 개방'에 노선 확장 랠리…LCC 업계, 유럽 등 장거리 공략에 '숨통' 종전 합의로 중동 영공 통과 제한이 전면 해제되면서 항공사들은 포성을 피해 1~2시간씩 먼 길을 돌아가야 했던 우회항로 대신 최단 거리 직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비용 압박에서 벗어난 글로벌 항공사들은 공격적인 노선 확장 랠리에 돌입했다. 전쟁으로 억눌렸던 여객과 화물 운송 수요의 거대한 '펜트업(Pent-up)'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후 재건 인프라 사업 및 비즈니스 여객 증가와 연계된 중동 노선 선점을 위한 전 세계 항공사들의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호재는 수익성 한계에 직면했던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에게 극적인 반전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국내 LCC들이 주력 노선인 동남아시아의 치안 문제와 무안공항 참사 이후 불거진 운항 안정성 논란 등으로 탑승객 증가율이 1%(대형사는 5% 증가)에 그치는 정체를 겪었다. 이에 주요 LCC들은 포화 상태인 단거리 노선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광동체기를 잇달아 도입하며 장거리 노선으로 영토를 확장해 왔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노선을 이관받은 티웨이항공 등은 유럽 중장거리 하늘길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장거리 비행일수록 유류비 부담이 막대하지만 이번 유가 급락과 영공 개방에 따른 직항로 복원으로 LCC들의 장거리 운항 원가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됐다. 대형사 대비 강력한 운임 경쟁력을 무기로 억눌린 여행 수요를 빨아들이며 장거리 노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전쟁 과정에서 피해를 본 중동 산유국 생산시설이 다시 정상 가동되고, 물류망이 정상화 되는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이 바로 적용되지는 않겠으나, 점진적으로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운영비 감소, 여행 심리 회복 등 실적 개선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품은 '메가 캐리어' 대한항공, 재무 리스크 털고 시너지 '폭발' 거시적 호재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는 단연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이뤄낸 국적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꼽힌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편입을 완료하며 국제 여객 점유율 50% 내외를 확보하고 여객·화물기 290여 대를 운영하는 '메가 캐리어'로 거듭났다. 그러나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뼈아픈 성장통도 따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공격적인 신형기 리스 도입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작년 3분기 기준 약 15조 원으로 치솟았고, 기재 감가상각비 증가와 LCC 자회사 부진 등으로 연결 영업이익률이 일시 하락(5.1%)한 상태였다. 한신평은 “유류비 비중이 높고 차입금 규모가 커 유가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내재해 있다"고 짚은 바 있다. 그러나 전체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30% 내외)을 차지하는 '연료 유류비'가 이번 호재로 대폭 삭감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유가 폭락과 영공 개방이 대한항공의 가장 큰 리스크인 '원가 및 재무 부담'을 단숨에 털어낼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가 내리긴 했지만 비상경영 체제가 곧바로 해제되진 않을 것이어서 아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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