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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AI 지분 확대발 ‘안보 검증론’…민주 김병주, 국방부 주도 방산 M&A 심사 강화 추진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를 계기로 방산업체 경영권 변동에 대한 국가 안보 검증을 강화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국방부를 지배권 취득 승인 과정의 필수 협의 주체로 포함하고 국방부나 방위사업청이 중대한 안보상 우려를 제기하면 승인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방산업체의 경영권 변동을 산업·경쟁 정책뿐 아니라 군사·안보 관점에서도 검증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무기체계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의 지배 구조가 바뀌면 군이 요구하는 △성능 확보 △후속 군수 지원 △핵심 기술·군사 기밀 보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의원실은 한화의 KAI 지분 확대를 주요 사례로 들었다. 의원실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5월 KAI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 뒤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늘렸다. 지난 8월 기준 합산 지분율은 15.89%로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31일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주식 취득에 대한 기업 결합 신고를 승인했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그러나 KAI가 KF-21 등 국가 핵심 항공 무기체계를 담당하는 체계 종합 업체인 만큼 경쟁 제한 여부를 살피는 심사만으로는 경영권 변동에 따른 안보상 영향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개정안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방산업체의 경영상 지배권 취득 승인 절차를 두 단계로 강화했다. 우선 산업통상부 장관이 승인에 앞서 협의해야 할 대상에 기존 방위사업청장과 함께 국방부 장관을 명시했다. 방위력 개선 사업을 집행하는 방사청뿐 아니라 국가 안보 전략과 국방 정책을 총괄하는 국방부의 판단도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협의 결과에는 법적 구속력을 부여했다. 국방부 장관이나 방사청장이 국가 안보·군사 기밀 유지 및 국방 정책 수행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면 산업부 장관이 승인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두 기관 중 한 곳이라도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면 승인을 막을 수 있어 사실상 '안보 거부권'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김 의원실은 현행법의 경우 산업부 장관과 방사청장 간 협의만 규정하고 있어 안보 당국의 반대 의견이 승인 여부를 구속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협의 대상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대한 안보상 우려를 승인 불가 사유로 명문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발의는 지난 7일 국방부 국정감사 질의에 이은 후속 조치다. 당시 김 의원은 방산업체 지배 구조 변화에 대한 검토 과정에 국방부 장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공정위의 경쟁 제한 심사만으로는 방산 M&A가 안보와 군사 작전에 미칠 파급 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지배구조 변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보 공백과 기술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국가 안보와 국방 정책의 일관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부칙이 담겼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일렉트릭, ‘북미 빅테크 AIDC’ 배전기기 공급계약 체결

LS일렉트릭이 글로벌 주요 전력기업 중 한 곳인 블룸에너지와 2000억원 규모 배전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북미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시장 공략 속도를 높였다. LS일렉트릭은 블룸에너지와 총 1억3845만8284달러(1853억원) 규모 수배전반·배전용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번 수주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내에서 건립 중인 빅테크 데이터센터의 연료전지 기반 온사이트 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LS일렉트릭은 내년 4월부터 7월까지 이 곳에 38킬로볼트(kV)급 고압 수배전반과 배전 변압기를 공급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LS일렉트릭의 블룸에너지 수주 총액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5억달러(6700억원)를 넘어서게 됐다. 북미 AIDC 전력인프라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전력기업과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배전기기를 패키지 형태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LS일렉트릭은 강조했다. AIDC의 막대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현장 발전설비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배전 솔루션 경쟁력이 재차 증명됐다는 평가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배전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신속한 납기 대응 역량을 앞세워 북미 AIDC 전력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미 유타주의 'LS일렉트릭 유타'와 텍사스주 '배스트럽 캠퍼스' 등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영업부터 생산, 서비스까지 전 사업과정을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해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수주액 5억달러 돌파를 계기로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 하고, 연료전지 기반 데이터센터 전략인프라 등 북미 시장의 추가적인 사업 기회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글로벌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배전반과 변압기를 패키지로 공급하며 LS일렉트릭의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성과"라며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현지 생산·서비스 인프라와 차별화된 배선 솔루션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북미 AIDC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특별 기고] 전문성 갖춘 항공보안감독관 확보가 시급하다

국토교통부는 항공 안전과 보안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항공안전감독관과 항공보안감독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두 제도 모두 항공 교통의 안전을 책임지지만 인력 확보 방식과 업무 수행 체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공안전감독관 정원은 기존 30명에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 43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항공사의 운항·정비 등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법규 위반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시정과 개선 조치를 요구한다. 항공안전감독관은 조종·정비·객실 등 직무 분야별로 전문 임기제 공무원 경력 경쟁 채용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관련 자격과 실무 경력을 갖춘 인력을 별도 정원으로 채용해 감독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면 항공보안감독관은 별도 채용 없이 항공보안법 제33조에 따라 국토부 소속 공무원 약 30명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감독 대상은 △인천국제공항 등 공항(15개소) △공항 상주 업체(134개) △지상 조업사(78개) △항공사(187개) △기타(23개) 등 437개에 달한다. 그럼에도 항공보안감독관은 소속 부서의 고유 업무와 감독 업무를 병행한다. 자격 요건 역시 항공보안 실무 경력 3년 이상이거나 경력이 없어도 관련 교육을 이수하면 충족할 수 있고 공항·항공사·화물 보안 등 전문 분야별 구분도 없다. 폭넓은 감독 대상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분야별 전문성을 축적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구조다. 이러한 문제는 정부 계획에서도 이미 지적됐다. 국토부는 제2차 항공보안기본계획(2017~2021년)에 감독 업무만 수행하는 전임제와 분야별 전담 제도 활성화를 담았다. 제3차 항공보안기본계획(2022~2026년)에서도 감독관 전문성 강화를 실행 과제로 정했지만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10년째 과제로 남아 있다. 항공 보안 조직 개편을 앞둔 지금은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 9월 발표한 '공공 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안'을 통해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 보안 업무를 떼어내고 전문 기관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토부는 양 공항공사의 보안 업무와 보안 자회사들을 합친 '항공보안공단' 설립을 위한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보안 업무를 수행할 전문기관 설립과 함께 이를 관리·감독할 정부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감독관이 다른 행정 업무를 병행하는 현행 체계를 유지한다면 조직 개편에 걸맞은 전문적인 감독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 17도 항공 보안 수준 관리(Quality Control)를 주요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 보안은 조직을 통합하는 것만으로 강화되지 않는다. 현장의 이행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감독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국토부는 항공보안 분야 전문임기제 공무원 정원을 별도로 확보하고,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이들이 감독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고 분야별 전담 체계와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마련하는 것이 항공 보안 수준을 높이는 출발점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방사청, 발칸에 AI 접목…소형 드론 대응 실증 추진

방위사업청이 군에서 운용 중인 20㎜ 견인 발칸에 인공 지능(AI) 영상 인식 기술을 접목해 소형 드론 대응 능력을 검증한다. 기존 화기와 영상 장비를 활용해 표적을 자동으로 탐지·추적하는 시제를 제작하고, 실제 드론을 대상으로 사격 기능까지 실증하는 연구다. 저가·소모성 드론의 대량 운용에 대응할 수단을 확보하면서 국방 중소·벤처 기업의 기술을 군 전력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는 구상이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방사청은 3억 원을 투입해 '기존 무기체계의 대드론 체계 전환을 위한 소요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은 방사청 방위산업진흥국 방산중소기업지원과가 주관하고,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 첨단기술전력과가 지원한다. 기존 무기체계에 민간 기술을 결합한 실물 시제를 제작한 뒤 성능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후속 군 소요와 연결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 기간은 계약 체결일부터 1년이고 일반 경쟁 입찰을 거쳐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수행 기관을 선정한다. 방사청은 드론·대드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데 비해 기존 무기체계 획득 방식으로는 첨단 기술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전쟁에서 저가·소모성 드론을 대량 운용하는 비대칭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고가의 방공 무기를 보완할 저비용·고효율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방사청은 군이 이미 운용하는 기관포·기관총 등에 민간의 성숙한 AI 영상 인식 기술을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자산을 활용하면서도 빠르게 발전하는 민간 기술을 군에 반영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기본 대상은 20㎜ 견인 발칸이다.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주관 기관의 승인을 받아 유사 직사화기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수행 기관은 합참과 협조해 대상 장비를 선정하고 해당 화기에 탑재된 영상 장비와 사격 통제 장치의 활용 가능성을 분석하게 된다. 방사청은 기존 영상 장비의 예로 열 영상 야간 조준기를 제시했다. 수행 기관은 영상 신호와 규격을 분석하고 드론 등 공중 표적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소형 드론을 실시간으로 자동 탐지·추적하는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를 구현한다. AI는 중앙 서버나 인터넷 연결 없이 현장에 설치된 장치에서 작동하는 '엣지 AI' 방식으로 개발한다. 연구 범위에는 영상에서 표적을 찾아내는 기능뿐 아니라 인식 결과를 기존 화기의 원격 사격 통제 장치와 연동하는 과업도 포함됐다. AI가 표적을 탐지하면 화기의 구동부가 해당 표적을 자동으로 추적하도록 하되, 최종 발사는 운용자의 승인에 따라 이뤄지도록 했다. 방사청은 이를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방식으로 명시했다. 탐지·추적을 자동화하면서 실제 발사 결정에는 사람이 개입하는 구조다. 개조 과정에서 기존 장비를 보존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군이 제공한 화기의 구조적 외형과 내부 구동계에 손상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연구가 끝난 뒤 원상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탈부착 가능한 연동 키트 등의 형태로 제작하도록 요구했다. 성능 검증은 실제 드론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수행 기관은 군 관계 기관과 협의해 장소·시나리오·안전 통제 대책을 포함한 실증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후 군이 지원하는 지정 장소에서 시제의 실시간 표적 탐지·자동 추적·사격 기능을 확인한다. 주요 평가 항목은 표적 탐지율·자동 추적 유지성·사격 통제 장치 반응 속도다. 표적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탐지한 표적을 계속 추적할 수 있는지, 표적 정보에 장치가 얼마나 신속하게 반응하는지 등을 검증하는 것이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방 중소·벤처 기업의 기술이 군에 적용되는 경로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방위산업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입각해 기업이 보유한 첨단 기술의 군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우수 기술의 국방 진입 장벽을 완화한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다. 실증 결과를 후속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과업에 담겼다. 수행 기관은 '경미한 성능 개량', '현존 전력 성능 극대화' 등 기존 사업 절차와의 연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방 중소·벤처 기업의 우수 기술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도 제출한다. 해외에서도 기존 무장 장치를 개량하거나 보유 무기의 임무를 전환해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사례가 확인된다. 미국은 이미 부대에서 운용하는 원격 무장 장치의 대드론 능력을 보강하는 연구와 실사격 시험을 진행했다. 미 육군의 'BLADE(Ballistic Low Altitude Drone Engagement)'는 공용 원격 무장 장치 'CROWS(Common Remotely Operated Weapon Station)'의 대드론 대응 능력을 강화한 체계다. 미 육군 전투능력개발사령부 무장 센터는 지난해 9월 발표에서 제2기병연대가 같은 해 8월 1일 폴란드 베모보 피스키에 훈련장에서 열린 '프로젝트 플라이트랩 4.0' 실사격 행사에서 여러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당시 부대는 스트라이커 차량에서 BLADE를 운용해 500∼800m 거리의 표적과 교전했다. 미 육군은 일부 드론이 동시에 비행하는 상황에서 한 표적을 격추한 뒤 수초 내 다른 표적과 교전하는 능력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무장 장치의 기능을 보강해 드론 대응에 활용한 사례로 성과는 훈련장 실사격에서 확인됐다. 미 육군은 올해 6월에도 CROWS를 활용한 대드론 사격통제 연구 'SWAT-FC(Simultaneous Weapon Autonomy Technology for Fire Control)'의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4월 애버딘 시험장에서 차량이 이동하는 동안 드론과 교전하는 능력을 검증한 것이다. 이 연구는 기존 항공 사업에서 개발한 사격 통제 기술을 지대공 임무에 적용했다. 미 육군은 모듈형 개방체계 접근법을 활용해 소프트웨어와 향후 개선 기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고 추가 시험을 통해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기능을 보강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국내 연구와 비교할 수 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게파르트 자주 대공포는 퇴역 장비를 실전 방공에 활용한 사례다. 라인메탈은 지난해 1월 6일 발표에서 독일군에서 퇴역한 게파르트 55대가 당시 우크라이나에 인도됐고 2년 넘게 방공 임무에 활용됐다고 했다. 라인메탈은 같은 발표에서 드론 등 공중 표적 대응에 사용할 35㎜ 탄약 18만 발의 추가 공급 계약도 공개했다. 앞서 2023년 2월에도 30만 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대공 화기의 재활용과 탄약 보급을 병행한 사례지만, AI 영상 인식 기능을 추가하는 이번 국내 연구와 기술적 구성은 다르다. 영국은 항공기용 미사일을 지상 방공 임무로 전환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MBDA 공동팀은 2022년 여름 ASRAAM 공대공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하는 방공체계를 개발했다. 사업 착수 후 4개월 안에 개발·제작·시험과 우크라이나 운용 요원 교육을 수행한 뒤 우크라이나에 인계했다. 기관포를 개량하는 국내 연구와는 방식이 다르지만 기존 무기와 기술을 활용해 긴급 방공 수요에 대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화학, 日서 차세대 단일소재 기술력 선보인다

LG화학이 지속가능한 패키징 소재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화학은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일본에서 열리는 산업 박람회 '도쿄팩 2026'에 참가한다고 13일 밝혔다. 도쿄팩은 소비재 패키징부터 가공설비, 물류·재활용 솔루션까지 포장 분야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아시아권 최대규모 패키징 산업 전문 전시회다. 올해 행사는 730여개 기업과 7만명 이상 관람객이 참가·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이번 행사에서 '소재의 혁신, 일상의 가치'를 주제로 내세웠다. 단일소재 필름으로썬 글로벌 최고 수준인 12마이크로미터(μm) 두께를 구현한 초박막 포장필름 소재 '유니커블'의 기술력과 고객사 협업 기반 실제 적용 사례 등 패키징 솔루션을 집중 조명한다는 구상이다. 유니커블은 기존 복합재질 포장 필름과 동등한 수준의 물성을 유지하면서도 단일 폴리에틸렌(PE) 소재로 재활용률을 높였다. 지속가능성과 고기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혁신 소재로 식품과 펫푸드, 생활용품 포장재 등 다방면에서 패키징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전시부스를 'LG화학 패키징 하우스'라는 콘셉트로 구성해 일상 속 소비자가 경험하는 다양한 패키징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시 부스는 △리빙 △키친 △케어 등 3개 공간으로 마련된다. 특히 국내 대표 제과 전문기업인 크라운제과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유니커블 포장재를 주요 간식 제품에 적용한 사례를 공개함으로써 고객 맞춤형 패키징 솔루션 역량을 선보일 계획이라는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회사는 전시부스 내 별도 '기술 상담 존'도 운영해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신속히 대응하는 한편, 신규 소재의 적용 기회도 발굴해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신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NCC/PO 사업부장 이충훈 상무는 “이번 도쿄팩 전시회는 단일소재 패키징의 실제 상용화가 고객가치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소재 공급을 넘어 고객의 지속가능한 패키징 전환을 이끄는 파트너로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최태원 “‘새로운 자본주의’ 필요…이타심만으론 사회문제 해결 한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문제 해결을 개인이나 기업의 선의에 맡기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 경제적으로 보상받는 '새로운 자본주의(New Capitalism)'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그동안 사회적 가치 측정의 걸림돌이었던 높은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구상이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의 첫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에서 "이타심에만 의존해서는 팽창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규모를 확보할 수 없다“며 "자발적 동기를 자극하는 정교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SEWF는 2008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사회적 기업 분야 글로벌 네트워크다. 사회적 기업가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투자자, 지원기관 등이 참여해 각국의 사회적 기업 정책과 금융·시장 발전 경험을 공유한다. SEWF가 올해 처음 마련한 ELE의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됐다. 15개국 19개 기관 관계자들이 12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의 사회적 경제 정책과 금융·시장 구조 등을 살펴본다. ◇ 최태원 “AI로 사회적 가치 측정 비용 낮춘다" 최 회장은 이날 기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이 예산 투입과 홍보에 집중돼 실제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사회문제를 얼마나 해결했는지 측정하고 이에 비례해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기업과 자본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구상이다. 특히 AI 발전을 사회적 가치 확산의 새로운 계기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정밀한 가치 측정에 드는 높은 거래 비용은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SK가 추진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도 이 같은 구상의 실험이었다.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자는 SPC 개념을 제안했다. SK는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해 성과에 비례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최 회장은 SPC를 "국가와 사회의 비용을 줄여주는 새로운 방법“으로 규정하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굴러가듯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이 보상받는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WEF도 '임팩트 경제' 제시…“측정 넘어 시장 만들어야"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구상은 사회적 기업 지원을 넘어 시장과 금융 시스템을 바꾸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WEF 슈왑재단과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지난 8일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보고서는 사회적·환경적 성과가 시장과 금융 시스템을 통해 측정되고 인정받으며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임팩트 경제(Impact Economy)'로 정의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과 공시가 확대됐음에도 실제 자금 유입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이유로는 사회적 성과의 혜택과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다른 점, 사회적 성과가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 장기적인 사회성과와 기업의 단기 의사결정 사이의 차이 등을 꼽았다. 최 회장도 보고서 공동서문에서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규칙과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며 "시장 실패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규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의 투자와 조달, 금융 등 실제 경제적 의사결정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SEWF 역시 이번 서울 행사를 계기로 한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분석한 공동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완성된 성공 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과 시장 메커니즘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는 '살아있는 실험실(living laboratory)'로 평가했다. 게리 히긴스 SEWF 대표는 "한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는 정부에서 시작했지만 정부와 민간, 비영리조직이 각자의 정책과 기술, 방법론을 투입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선진국에도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장] “지난주 아내가 뭐랬지?”…카카오, 대화 기억하고 일하는 AI 공개

“스페이스, 지난주에 아내가 말한 게 뭐였지?" 1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if(kakao)26'. 김대년 카카오 디자인 총괄 성과리더가 묻자 인공지능(AI)은 딸의 여섯 번째 생일이라며 “퇴근길에 잊지 말고 케이크를 꼭 사 오라고 했어요"라고 답했다. 지난 대화에서 필요한 내용을 찾아 알려준 것이다. 앞선 시연에서는 읽지 않은 업무 메시지를 정리하고, 특정 채팅방에 답장을 보내는 모습도 보여줬다.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톡 어디서나 불러 쓰는 AI 비서 '카나나 스페이스(Kanana Space)'와 PC에서 나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칸바스(Kanvas)'를 공개했다. 이용자의 대화와 선호를 이해하고 메시지 전송부터 주문과 예약까지 이어가는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만든 AI뿐 아니라 이용자와 외부 개발자가 만든 에이전트도 카카오톡에 연결할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그동안 카카오가 만들어온 '연결'을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람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카카오톡을 AI에 일을 맡기고 결과를 받는 '통합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에이전틱 AI는 이용자의 목표를 이해해 작업 순서를 짜고, 필요한 도구를 사용해 일을 수행하는 AI를 뜻한다. ◇ 말로 간편하게 요청…최종 승인은 이용자가 카나나 스페이스는 카카오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어 불러낸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이 나타나면 음성이나 글로 필요한 일을 요청할 수 있다. 메시지 보내기, 일정 관리, 웹 검색, 카카오톡 설정 변경 등을 지원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하루 일정에 가족 채팅방에서 부탁받은 딸의 하원까지 반영했다. AI는 오후 6시쯤 도착하려면 5시 25분에 출발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업무 메시지를 정리할 때는 단순히 대화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최종 파일을 확인한 뒤 오전 11시까지 회신해야 한다는 할 일을 알려줬다. 주문과 선물, 예약, 송금으로 기능을 넓히는 계획도 제시했다. 집에 생수가 떨어졌다는 대화 중 “생수 주문해줘"라고 요청하면 이전에 주문한 상품을 찾고 사용 가능한 쿠폰을 적용해 결제까지 준비하는 방식이다. 다만 메시지 전송과 결제처럼 중요한 행동은 이용자가 직접 확인하고 최종 승인하도록 설계한다. 카카오는 13일부터 사전 신청을 받고, 12월부터 일부 신청자를 선정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라이언을 시작으로 이용자의 선호에 맞는 다양한 캐릭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 내 PC에 'AI 팀' 만든다…외부 에이전트도 연결 칸바스는 이용자가 필요한 역할을 설명하면 도구와 작업 기능을 연결해 에이전트를 구성하는 PC용 서비스다. 이용자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반복 업무나 예약된 작업을 수행하고, 카카오톡으로 일을 맡기거나 결과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정 대표는 세금 신고와 연말정산을 예로 들었다. 에이전트가 흩어진 자료를 모아 관련 사이트에 입력하고, 이용자의 확인을 거쳐 신고와 납부까지 진행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용자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작업 환경은 에이전트별로 분리한다. 평소 이용하는 웹 서비스와 에이전트의 접근 정보가 섞이지 않도록 별도 브라우저를 두고, 허용된 영역에서만 작업하는 샌드박스 환경으로 PC의 다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한다.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카카오톡에 나를 위한 에이전트 팀을 연결하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칸바스뿐 아니라 다른 개발 도구로 만든 에이전트도 연결 대상으로 삼는다. 파트너 서비스와 직접 연동하거나, 분리된 클라우드 브라우저에서 작업하는 등 실행 방식도 다양화한다. ◇ 쉬운 일은 폰에서…기억 활용도 동의 하에 이를 뒷받침할 자체 AI 모델 '카나나'의 개발 방향도 공개했다. 간단한 요청은 스마트폰 안의 온디바이스 모델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추론이나 외부 서비스 연결이 필요한 작업은 서버의 대형 모델에 맡긴다. 'AI 컨덕터'가 요청에 맞는 모델과 도구, 실행 순서를 조율하는 구조다. 노병석 카카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총괄 성과리더는 “모든 요청에 최고의 결과를 제공하되 모든 요청에 가장 큰 모델을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규모 이용자에게 빠르게 응답하면서 연산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을 함께 이해하고 음성으로 답하는 'Kanana-o'도 소개했다. 카카오는 이를 구성하는 인코더와 디코더를 자체 개발했으며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상대의 말을 듣는 동시에 말하는 'Kanana Live'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통역 시연도 진행했다. 이용자의 기억과 경험을 필요한 맥락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 모자이크'도 추진한다. 각 에이전트에 필요한 정보만 이용자가 동의한 범위 안에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송재하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억은 판단의 근거가 될 수도 있지만 행동의 권한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지와 주문 등 행동을 실행해도 되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AI의 답변뿐 아니라 행동 계획과 도구 호출, 실행 과정까지 검증하는 안전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올해 8회를 맞은 이프 카카오는 14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AI 모델과 에이전트, 신뢰와 안전, 인프라 등을 다루는 55개 세션과 발표자에게 질문하는 애프터 세션, 참가자 간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글로벌 철강수요 확대에도 中 ‘발목’…“韓, 당분간 침체 회복 어려워”

글로벌 철강시장이 내년 수요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 등 분야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수요가 잇따라 창출되면서다. 다만 세계 최대 수요처 중 한 곳인 중국의 내수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까닭으로, 글로벌 수요 성장세를 제한하는 양상이다. 업계는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에 따른 국내 업계의 생존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선제적인 수입규제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12일(현지시간) 세계철강협회가 발표한 '2026~2027년 단기수요전망(SRO)'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수요는 올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17억2200만톤(t)을 기록한 뒤, 내년 17억5200만t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산업활동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들 선진국이 AI 투자 확대와 국방·에너지 전환 분야의 지출 증가, 소득 개선, 우호적인 정책 환경 등에 힘입어 철강 수요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각각 올해와 내년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2.0%·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연합(EU)은 올해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0.3% 감소하는 반면, 내년에는 3.1% 증가하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 역시 철강 수요 회복이 예상되지만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던 국내 철강 수요는 올해와 내년 각각 전년 대비 1.8%·1.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내수 건설경기가 올 하반기 저점을 형성한 뒤 부분적인 회복에 나서고, 자동차 생산과 조선업 활동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게 협회 측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반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 수요가 침체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한국의 철강 수요 회복세가 실질적이지만 그 강도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내년까지도 침체 이전의 수요 수준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핵심 수요처 중 한 곳인 중국의 내수 부진이다. 중국의 경우엔 주요 선진국과 반대로, 내수 철강수요가 올해와 내년 각각 전년 대비 2.0%·1.0% 순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직전 전망치인 지난 4월 발표(올해 -1.5%, 내년 0%)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 같은 중국의 내수 부진은 글로벌 수요 전망치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당초 협회의 4월 발표에선 글로벌 철강 수요가 올해와 내년 17억2400만t·17억6200만t에 이를 것으로 점쳐졌으나, 중국 내수 부진이 이 시기 전망보다 심화함에 따라 글로벌 철강 수요 전망치도 같은 기간 200만t·1000만t 하향 조정됐다. 알폰소 이달고 데 칼세라다 세계철강협회 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전망치 하향 조정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에서 비롯됐다"며 “중국의 대규모 구조적 수요 감소가 글로벌 철강시장의 회복세를 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지역의 지속적인 불안정과 이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의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장 중국 내수환경에서 소화되지 못한 저가 철강 물량이 동아시아권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업계의 수출시장을 뒤흔드는데다, 이 같은 물량의 국내 규제를 우회한 내수 침투도 가속될 수 있어서다. 예컨대 신흥 시장인 인도의 경우, 올해 현지 철강수요가 전년 대비 7.9% 증가한 1억7240만t 규모에 이르는 가운데, 내년 역시 8%대 증가세(1억8620만t)를 보이며 동아시아권 철강재의 수입 확대가 기대되는 시장 중 한 곳이다. 그러나 인도 시장의 중국 점유율이 상당 수준을 차지해 우리 업체의 현지 진출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확대되면 국내 업체의 현지 공략 난이도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현상이 비단 인도 뿐 아니라 동아시아권 시장 전반에 걸쳐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철강시장의 수입재 경쟁도 문제다. 정부가 중국산 후판과 열연강판 등에 반덤핑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철강 반제품의 수입이나 제3국 가공 등을 통해 기존 조치의 실효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열연강판과 후판 등에 반덤핑 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중간재를 수입하거나 제3국을 거쳐 들여오는 방식 등으로 기존 반덤핑 제도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국내 업체들도 고부가가치 제품과 저탄소 철강 개발 등을 통해 살아남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며 “정부 역시 무역규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물류·로케트배터리 신화’ 이의순 세방그룹 창업주 별세

국내 물류·축전지 산업을 개척한 이의순 세방그룹 창업주 겸 명예회장이 지난 11일 별세했다. 향년 103세. 192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방 이후 외자청에서 원조물자 수송 업무를 담당하며 물류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쌓은 구매·조달 및 운송 경험을 바탕으로 1960년 한국해운을 설립하며 기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인은 1965년 부산항을 기반으로 세방기업을 세우고 항만하역과 육상운송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세방과 세방익스프레스, 세방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세방그룹을 종합 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78년에는 진해전지(현 세방전지)를 인수하며 자동차 축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세방전지는 '로케트배터리'를 앞세워 국내 자동차용 납축전지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세계 1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BMW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방그룹은 물류와 납축전지를 양대 축으로 성장한 뒤 리튬배터리와 해외 물류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5년 설립된 세방리튬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과 배터리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인은 '신용·성실·근면'을 뜻하는 '삼위훈(三爲訓)'을 경영철학으로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민간외교에도 힘써 1979년 동탑산업훈장과 2011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독일 정부 십자공로훈장과 이탈리아 정부 국가공로훈장도 수훈했다. 200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세방이의순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지역아동센터 환경 개선과 인재 육성, 노인·장애인 및 취약계층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인은 90세에 아들 이상웅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긴 뒤 97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은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과 딸 이려몽·이상희 씨 등 1남 2녀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에 마련됐다. 세방전지 광주공장 명예회장 기념관에도 별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유플러스, AI에 요금 납부 맡긴다…로밍 가입률도 2배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요금 납부와 로밍 상품 가입까지 처리하는 방식으로 확대한다. AI가 고객의 이용 정보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고, 고객 확인을 거쳐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통합 고객 플랫폼 'U+one'의 AI 검색 기능을 업무 처리까지 지원하는 '액셔너블 AI 에이전트(Actionable AI Agent)'로 전환한다고 13일 밝혔다. U+one은 요금제 조회와 요금 납부, 로밍 및 부가서비스 가입 등을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 AI 검색은 고객의 질문에 답한 뒤 관련 메뉴로 연결하는 방식이었지만, 새 AI 에이전트는 정보 확인부터 분석, 추천, 결제까지 대화창 안에서 처리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요금납부 에이전트'를 도입한 데 이어 9월에는 '로밍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요금납부 에이전트는 고객의 청구금액과 미납 여부, 할인 내역 등을 안내한다. 전월보다 요금이 올랐다면 로밍 이용료와 부가서비스, 소액결제, 단말기 할부금 등을 분석해 변동 원인을 설명한다. 미납 요금도 별도 메뉴로 이동하지 않고 대화창에서 납부할 수 있다. 다만 결제 등 고객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업무는 AI가 임의로 처리하지 않는다. 결제 전 고객에게 내용을 다시 보여주고 최종 동의를 받으며, 이중납부 가능성도 안내한다. 처리 과정은 기록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로밍 에이전트는 여행 국가와 일정, 데이터 사용량 등을 토대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이 여행지와 체류 기간, 영상 시청 여부 등을 입력하면 예상 데이터 이용량에 맞는 로밍 상품을 안내하고 가입까지 지원한다. 여행 정보와 현지 결제 관련 안내, 로밍 이용요금 조회 기능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로밍 에이전트로 상품을 추천받은 고객의 가입 전환율은 기존 AI 검색을 통해 관련 앱 화면으로 이동한 경우보다 약 2배 높았다. LG유플러스는 올해 4분기 '매장안내 에이전트'도 도입할 예정이다. 고객 위치를 기반으로 가까운 매장을 추천하고 길찾기와 전화 연결 등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내년에는 주요 통신 서비스로 AI 에이전트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이용 이력과 이전 대화를 활용한 개인화 기능을 강화하고, 외국인과 고령층 고객을 위한 다국어 및 음성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고객이 개별 메뉴를 찾지 않고 하나의 입력창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AI 퍼스트 앱'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김원기 LG유플러스 디지털CX트라이브장은 “고객이 복잡한 메뉴를 찾아다니지 않고 AI와의 대화만으로 필요한 업무를 끝내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며 “요금 납부와 로밍을 시작으로 AI 서비스를 통신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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