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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노삼석·조현민, 동서울 허브 점검…추석 특수 물량 대응

일평균 약 1930만 박스 물량이 쏟아지는 추석 특수기를 앞두고 한진택배가 현장 점검에 나섰다. 17일 ㈜한진은 노삼석·조현민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동서울 허브 터미널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동서울허브 통제실에서 특수기 작업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화물 출입고 및 수송 동선 전반을 살펴봤다. 이어 상·하차 작업장으로 이동해 분류 설비의 안전 가동 상태와 작업 현장 위험 요소를 점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노삼석·조현민 사장은 현장 종사자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와 충분한 휴식을 당부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에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추석 특수기 중 택배 물량이 평시 대비 약 4.9% 증가해 일평균 약 1930만 박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9월 7일부터 10월 2일까지 4주간을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주요 택배사가 인력 5500명을 추가 투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요 택배사에 택배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물량 분산과 집화 제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진은 이번 추석 특수기 동안 전국 100여 개 주요 터미널과 가용 수송 차량을 최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분류 작업원 충원·임시 차량 추가 투입을 통해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과 차질 없는 배송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 측은 구체적인 분류 작업원 충원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원 인원은 내부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 대략적 수치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폰 하나로 업무·개인망 따로…KT, ‘앱 슬라이싱’ 연내 출시

KT가 스마트폰 한 대에서 업무용 앱과 개인용 앱의 통신망을 따로 쓰는 '앱 슬라이싱'을 연내 선보인다. 업무용 스마트폰을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한 대로 회사 내부망과 일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KT는 17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기업전용5G와 5G 업무망 등 기업·공공 특화 5G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앱 슬라이싱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 따라 접속하는 통신망을 나눈다. 업무용 앱은 기업전용5G를 거쳐 회사 내부망으로 연결하고, 개인용 앱은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한다. 개인용과 업무용 트래픽을 한 단말 안에서 분리하는 방식이다. KT는 삼성전자, 구글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한다. 아이폰은 iOS에 맞춘 추가 개발과 단말 제조사, 운영체제 사업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KT는 설명했다. 앱 슬라이싱을 적용하면 개인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BYOD 환경에서도 별도 업무용 단말 없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다. 개인이 사용한 데이터와 회사가 업무용으로 제공한 데이터의 요금을 각각 부담하도록 과금 체계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KT는 기업전용5G를 제조, 물류, 금융, 공공 등 보안성과 안정성이 필요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을 대표 고객으로 소개했다. 명유재 KT Enterprise서비스본부 기업무선/IoT서비스담당 상무는 “포스코라든지 현대중공업 같은 제조업, 야드형 고객사 쪽에서 반응이 뜨겁고 회선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5G SA(단독모드)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대규모 행사와 재난 현장에도 적용됐다. KT는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사용하는 일반 통신망과 별도로 안전관리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무선 CCTV 25대의 영상을 종합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하고 안전요원용 긴급 연락 단말 10대의 통신을 별도로 지원했다. 소방청과는 재난 현장에서 통신량이 급증해도 소방관 통신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증했다. 공공기관용 5G 업무망도 확대한다. 5G 업무망은 KT 무선망과 기관 내부망을 전용회선 기반 폐쇄망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인터넷망을 거쳐 접속하는 기존 VPN 방식과 달리 단말부터 기관 내부망까지 별도의 보안 채널로 연결한다. KT는 전용 단말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5G 업무망 임대에그'와 광역기관과 산하 기관이 하나의 업무망 인프라를 함께 쓰는 '5G 업무망 거점형' 서비스도 내놨다. 경기도청과 산하 7개 지방자치단체에는 하나의 5G 업무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에는 AI와 양자보안 기술을 접목한다. KT는 양자내성암호(PQC), AI-RAN, AI 자율보안, AI Edge 등을 개발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에 대비해 기존 암호체계와 PQC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과 주요 키 생성 정보를 유심에 보관하는 'USIM PQC'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AI 자율보안은 네트워크와 단말에서 발생하는 이상행위를 AI가 탐지하고 대응하는 기술이다. 트래픽과 단말 보안 이벤트, 무선 환경, 인증 패턴 등을 분석해 비정상 단말을 찾아내고 접속 차단과 관리자 통보까지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김우태 KT 미래네트워크Lab 통신AX연구담당 상무는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공격 코드를 만들어 공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AI 보안 에이전트를 만들어 대응하려고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전국 약 3500개 통신국사를 AI 연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AI Edge도 추진한다. 중앙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 인근의 컴퓨팅 자원을 연결해 데이터를 현장 가까이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빠른 판단이 필요한 피지컬 AI의 통신 지연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김 상무는 “앞으로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프라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키는 지능형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포스코, 포스코센터에 로봇 기반 ‘스마트 시설관리’ 구축… 안전·편의 대폭 강화

포스코(대표이사 이희근)가 포스코와이드와 손잡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로봇 기술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 시설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 업무와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 중심으로 전환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시설관리의 효율을 크게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스마트 시설관리 도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포스코센터 외벽과 로비, 지하 주차장에서 청소로봇 실증 테스트를 거쳤다. 이어 4월에는 중국 상하이 청소박람회를 참관해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한 뒤 최적의 로봇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특히 작업자가 로프나 곤돌라에 의존해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컸던 고층 건물 외벽 청소 업무에는 로봇을 전격 투입했다. 포스코는 저층부 로비 구간 테스트를 거쳐 기종을 확정했으며, 지난 9월 5일부터 국내 최초로 포스코센터 외벽 커튼월(Curtain Wall) 유리 청소에 로봇을 도입해 고소 작업에 따른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건물 내부 및 주차장 관리도 자동화됐다. 1회 충전으로 약 3~4시간 동안 300평을 청소할 수 있는 로비용 청소로봇과 최대 8시간 동안 600평을 청소하는 주차장용 청소로봇을 도입해 미화 작업자의 노동 강도를 줄이고 야간 반복 작업을 대폭 개선했다. 입주 임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서비스 로봇도 함께 운영된다. 비즈니스 라운지에는 하루 평균 100여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서빙로봇 3대(음료 배달 2대, 빈 컵 회수 1대)를 배치해 회의 공간 이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서관 1층 스틸갤러리 휴게공간에는 바리스타로봇을 도입해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위험·반복 업무를 지속해서 개선할 것"이라며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시설 관리의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장] IBM·OSC Korea “AI 에이전트 시대, 보안도 다시 짜야”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면서 AI 에이전트의 데이터 접근과 업무 수행 과정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만큼, 기존 보안체계만으로는 데이터 이동과 권한 사용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에서 VTI KOREA가 개최한 '기업 AI 에이전트 도입·운영 전략: 보안부터 비즈니스 성과까지' 세미나에서는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보안 위험과 관리 방안이 논의됐다. 기업의 AI 도입도 확산하는 추세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 11일 발표한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 2026'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58%로, 1년 전 48%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1년간 AI를 새로 도입한 기업은 약 62만4000곳으로 추산됐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주어진 목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됐다면, AI 에이전트는 외부 시스템이나 다른 에이전트와 연결돼 데이터를 조회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문제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부 곳곳에서 활용될수록 데이터가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권한이 사용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남궁성환 OSC Korea 상무는 AI 에이전트 확산 과정에서 데이터 가시성 저하와 기업이 승인하지 않은 IT 서비스 사용을 뜻하는 '섀도우 IT' 증가를 보안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AI 에이전트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A2A(Agent to Agent) 통신이 늘면서 기존 보안체계가 관리해야 할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 상무는 “시스템 정보의 주요 소비자가 사람에서 AI 에이전트로 확장되면서 보안 사각지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러 AI 모델과 사내 시스템을 한곳에서 관리하는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업이 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만큼 각각의 작동 상황과 데이터 접근 권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미 IBM 실장은 “기업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하고 AI 역시 기업 내 여러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화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 관리의 핵심으로는 가시성과 통제력, 명확한 책임 소재가 꼽혔다.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각 단계의 관리 책임자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시스템 각 구간의 담당자를 명확히 해 모든 과정에서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쳐 AI 에이전트를 검증한 뒤 배포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 상무도 AI 에이전트의 활동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용자가 권한을 위임했고 AI 에이전트가 이를 이용해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사용자에게 위임받아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관련된 모든 로그가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정하 VTI KOREA 전무는 이메일과 문서, 재고, 공급망 관리 등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까지 AI가 판단하도록 맡기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입력을 받아 저장하고 산출하는 것까지가 AI 에이전트의 역할"이라며 “이를 사람이 판단한 뒤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AI 에이전트 사용 과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활용하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접근 권한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전무는 “각 AI 에이전트의 권한 체계가 다를 경우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한 번에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실제 업무에서는 예외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신간] 바다 밑 핵위협과 반쪽짜리 원전 강국…대한민국 안보 주권의 길을 묻다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위협이 지상과 공중을 넘어 바다 밑으로 은밀하게 이동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갖추고도 핵심 연료는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안보·에너지 딜레마'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치밀한 핵안보 전략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 두 권의 묵직한 신간이 나란히 출간됐다.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이 엮어낸 총서 시리즈 제5권 '핵잠수함 개발과 운용 전략'과 제6권 '에너지 안보와 핵잠재력'(블루앤노트 펴냄)이다. 두 책은 자체 핵무장이나 핵잠수함 도입을 둘러싼 감정적인 찬반 논쟁을 넘어 대한민국이 직면한 안보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외교·기술·제도를 아우르는 국가적 청사진을 제시한다. ◇ 요격보다 '추적'이 먼저다…핵잠수함 개발과 운용 전략(5권) 북한이 전략 핵잠수함(SSBN)과 핵탄두 탑재 잠수함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미사일이 발사된 후 쏘아 맞추는 '요격' 중심의 방어 체계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5권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수중으로 사라진 적 잠수함을 끝까지 쫓아갈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흔히 오해하는 '핵무장(핵탄두 탑재)'과 '핵추진(원자로 동력)'을 명확히 분리한다. 한국에 당장 필요한 전력은 전략적 핵보복을 위한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니라 원자로를 동력으로 하되 재래식 무장을 갖추고 적 잠수함을 장기간 은밀하게 추적·억제할 비핵무장 공격 핵추진 잠수함(SSN)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핵잠수함 도입을 '배 한 척을 건조하는 일'이 아닌 △인력 양성 △정비 △지휘·통제 △외교적 조율까지 아우르는 '수십 년짜리 국가 시스템 구축'으로 바라본다. 미국·러시아·프랑스 등 7개국의 개발 사례를 분석한 연구진은 “미국이 저농축 우라늄(LEU) 연료 공급과 제도적 문을 열고 프랑스가 건조 시간과 운용 위험을 줄이는 파트너로 참여하는" 현실적인 한미·한불 투트랙(Two-track) 협력 모델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 에너지 주권 없는 안보 주권은 없다…에너지 안보와 핵잠재력(6권) 원전 독자 설계·수출 강국인 대한민국은 왜 핵연료 공급망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6권은 이른바 '원전 강국의 역설'을 뼈아프게 파고든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핵잠재력(Nuclear Latency)'이다. 이는 당장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다가오는 심각한 안보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국가가 방어와 억제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과 기술·산업적 기반을 책임 있게 축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농축과 재처리 역량 확보가 단순한 산업 문제가 아니라 2030년대 사용후 핵연료 저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자 곧 '에너지 주권'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한미 원자력 협정의 명암을 분석하는 한편, 다국적 농축기업 유렌코(URENCO) 및 프랑스와의 실질적인 협력 등 동맹국 미국과의 조율 속에서 실리를 챙길 현실적 로드맵을 모색한다. 나아가 과거 박정희 정부와 대만의 핵개발 실패 사례를 통해 내부 정보 보안과 미국의 압박 등 '지도자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한 국가 전략의 엄중함을 일깨운다. 또한 미국 확장억제의 대안으로 한국·일본·프랑스·영국·독일이 참여하는 '전략적 중강국 5개국 안보협력체(SMP5)' 구상을 새롭게 제안하며 안보 아키텍처의 수동적 수혜자에서 능동적 설계자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의 '선택 능력'을 묻다" 정성장 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세종연구소 부소장)를 비롯해 외교·안보·군사·원자력 등 각계 최고 전문가 18명이 대거 집필에 참여한 이번 신간은 안보 위협은 눈앞에 다가왔고, 방패를 준비할 시간은 부족하다는 하나의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 두 권의 책은 “무엇을 가질 것인가"라는 일차원적 질문을 뛰어넘어 '어떤 법적·외교적 틀 속에서 누구와 협력해 안전하게 능력을 축적하고 운용할 것인가'를 묻고 답한다.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정책 입안자와 오피니언 리더, 안보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훌륭한 전략적 나침반이 돼줄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 ‘원 UI 9’ 뭐가 달라지나…폰이 약속·위치까지 먼저 챙긴다

삼성전자가 최신 소프트웨어 원 UI(One UI) 9 업데이트를 16일 국내부터 시작해 글로벌 시장으로 순차 확대한다. 새로운 폼팩터와 한층 강화된 갤럭시 AI 기능을 다양한 기기에 이식해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개인화된 정보 구성부터 촘촘해진 보안 기능까지, 갤럭시 이용자들의 일상이 한층 편리하고 스마트해질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는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적용되며, 지원 기기 범위를 차례로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 7월 공개한 신규 갤럭시 Z 시리즈 3종과 함께 선보인 원 UI 9은 다양한 폼팩터에서 더 쉬운 모바일 경험과 강화된 갤럭시 AI 기능을 앞세운다. 원 UI는 갤럭시 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핵심 경험을 지탱하는 삼성전자의 자체 소프트웨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폴더블, 웨어러블 등 여러 폼팩터에 동일한 사용성을 이식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버전은 사용자가 일상의 소중한 순간에 집중하고, 매일 확인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구성해 기기 관리를 더 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신규 기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마이 팬캠(My FanCam)'이다. 동영상에서 선택한 인물을 자동으로 따라가며 화면 중앙에 맞춰주는 기능으로, 아이의 공연이나 경기 장면처럼 움직임이 많은 영상도 편집 없이 원하는 인물이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 '보증 및 케어(Warranty and Care)' 메뉴는 모바일 기기의 보증 기간 확인부터 자가 진단, 예상 수리비 조회, 삼성케어플러스(Samsung Care+) 관리, 서비스 센터 예약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기존 기능의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나우 브리프(Now Brief)'에는 사용자가 직접 카드를 만들고 편집하는 '나만의 카드' 기능이 추가돼 건강·날씨·영상 등 다양한 주제로 맞춤형 브리핑을 구성할 수 있다. '나우 넛지(Now Nudge)'는 메시지로 약속을 잡을 때 예약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오거나 대화 중 공유된 위치를 저장해주는 등 사용 맥락을 분석해 필요한 순간 제안을 건넨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Creative Studio)'는 지인의 생일 같은 주요 일정에 맞춰 이미지 생성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통역(Interpreter)' 기능은 대화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스레드 뷰(Thread View)'를 새로 지원하며 갤럭시 버즈 이용 시 번역 음성 속도도 개선했다. 이 밖에 '스캔(Document Scan)'은 굴곡지거나 모서리가 접힌 문서도 손쉽게 스캔하고 함께 찍힌 손가락까지 지워주며, '음성 녹음(Voice Recorder)'은 요약 내용을 제목과 표 형태로 구조화해 정리해준다. 보안 강화에도 무게를 실었다. 나우 브리프 내 '시큐리티 브리프(Security Brief)'는 악성 앱, 출처 불명 앱, 불필요한 권한 사용 등 보안·개인정보 이슈를 주기적으로 요약하고 필요한 조치까지 곧바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개인정보 보호 알림(Privacy Alerts)'은 불필요한 권한 접근 시도 등 잠재적 침해 위협을 사전에 알려준다. 보이스피싱 및 사기 전화를 미리 탐지하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알림(Scam Detection)' 기능은 지원 국가를 일본, 캐나다, 인도 등으로 확대했고, 상대방 목소리의 AI 변조 여부까지 분석해 신종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한다. 변조나 조작 징후가 감지되면 통화 화면 팝업과 알림음, 진동으로 실시간 경고해 사용자가 금융 범죄 위협을 즉각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AI 변조 목소리 감지 기능도 국내(한국) 지역에서만 지원돼, 해외에서 구입한 제품에서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호남보다 일본? 이재용·최태원 연이어 일본과 AI·반도체 협력 광폭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잇따라 일본과의 AI 반도체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 최 회장이 일본 내 반도체 투자 가능성과 한일경제공동체 구상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이어,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요코하마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 개소 직후 방한한 일본 정치권 인사들을 만났다. 두 그룹이 최근 한국전력의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인프라 구축을 위한 25조원 전기요금 선납을 거절한 것과 맞물려 향후 투자의 중심이 국내보단 일본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일본 참의원 대표단과 오찬을 갖고 AI 시대 반도체 산업 전망과 삼성전자의 전략, 한일 협력 분야 등을 논의했다. 회동 사실은 참석자인 히라키 다이사쿠 참의원의 공개 글을 통해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8일 일본 요코하마에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열었다. 현지 소재·부품·장비 기업 및 연구기관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일본 공장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전력과 용수를 입지 조건으로 꼽았다. 앞서 6월에는 차기 공장을 두고 “전력도 땅도, 사람도 물도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도 협의 중이다. 다만 반도체 공장 부지와 투자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두 그룹의 일본 행보는 국내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조건을 다시 보게 한다. 정부와 기업이 호남권 반도체 생산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공장을 실제로 짓고 가동하려면 계획한 시점에 전력·용수·부지·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최 회장이 입지 조건을 반복해 강조한 것도 투자 규모의 발표와 생산 기반의 확보가 별개라는 뜻으로 읽힌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전의 5년 치 전기요금 약 25조원 선납 제안을 거절한 일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한전은 선납금을 국가 기간 전력망 투자에 활용하려 했으나, 양사는 거액을 미리 집행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납 거절을 호남 투자 재검토나 일본 투자 확대 결정과 연결할 근거는 없다. 앞서 한전 측은 기후부·한전·광주통합시·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맺은 전력공급 협약은 예정대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든 해외든 인력 확보에는 채용 규모뿐 아니라 배치와 보상에 관한 노사 협의도 변수다. 삼성전자 노조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따른 전환 배치와 근로조건 문제를 교섭 의제로 제기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재협상을 거쳤다. 해외 투자를 검토할 때도 기업은 현지 인력 수급과 임금, 노사관계를 함께 따져볼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과 SK가 국내 노사 갈등을 이유로 일본 투자를 추진한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일본에서 패키징 연구거점을 이미 가동하고 있고, SK는 현지 생산시설과 데이터센터를 검토하고 있다. 물론 현재 공개된 계획만으로 앞으로 일본이 국내 생산거점보다 전력이나 용수, 인력 확보에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향후 양국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인력을 언제, 어떤 비용으로 마련할 수 있는지가 각 투자안의 실행 속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3~4년 걸리는데 23개월 만에”…효성重, 美 변압기 ‘납기전쟁’ 승부수

효성중공업이 북미 초고압변압기 시장을 흔들었다.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선별수주 전략을 통해 발주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리드타임)을 크게 단축하면서다. 고도화에 성공한 빅테크향(向) 수주 레퍼런스를 토대로 북미 고부가 시장 공략을 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지난 14일 글로벌 빅테크가 미국 남·북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신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건립 프로젝트 두 건을 대상으로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따냈다. 345킬로볼트(kV)급과 765kV급 초고압변압기 공급 건으로, 계약 규모는 각각 1665억원·2200억원 수준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계약들 모두 리드타임이 3년 안쪽으로 맞춰졌다는 점이다. 효성중공업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345kV급은 총 계약기간이 2년 미만(23개월)으로 설정됐다. 765kV급의 경우 계약기간은 2년 반 수준(29개월)으로 나타났다.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계약에서 리드타임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추가 수주 가시성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초고압변압기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특성상 장납기 구조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여기에 글로벌 AIDC 확보 경쟁이 겹치며 시장에선 수급 불균형에 따른 리드타임 장기화 현상이 지속되는 추세다. 업계는 통상 미국향 초고압변압기 리드타임이 3~4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DOE) 역시 지난 3월 변전소와 발전기용 대형변압기의 리드타임이 3년에서 최대 4년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급 불균형은 효성중공업의 기존 수주에서도 확인된다. 회사는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미국향 765kV급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7871억원 규모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의 종료시점은 2031년으로, 5년 뒤 인도 물량까지 계약이 체결돼 현지 업체의 변압기 공급처 확보 열기를 드러낸 사례로 꼽혔다. 이처럼 미국 내 구조적 변압기 공급부족 현상이 굳어지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은 선별수주 전략을 본격화함으로써 리드타임 단축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고부가 프로젝트를 겨냥해 생산 슬롯을 미리 빼두고, 변압기 핵심 자재를 선제 확보해 리드타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본지에 “이번 공급계약이 실제로 체결되기에 앞서, 해당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과 중요도가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전에 생산 슬롯을 배정해두고 장납기 핵심 자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덕에 리드타임을 기존 대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이 이번 빅테크 대상 계약에서 자사의 납기 경쟁력을 입증하며 미국 빅테크향 추가 수주 가시성을 끌어올린 가운데, 이 같은 고부가 선별수주 전략은 한동안 효성중공업의 핵심 사업전략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의 2차 증설이 연내 마무리되며 사실상 풀가동 중인 효성중공업의 변압기 생산시설 캐파에 숨통이 트일 예정인 상황에서 수급 불균형 구조가 지속되는 만큼, 2차 증설분 캐파 활용도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 개선 폭도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 효성중공업 역시 전략적 판단 아래 고부가 선별수주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수주 건에 선별수주 전략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프로젝트 중요도에 따라 생산 슬롯과 자재 확보를 전략적으로 운영해 경쟁력 있는 리드타임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렌터카 시장 ‘빅플레이어’ 전쟁에…중소업체 설 자리 “위태”

렌터카 시장에 '큰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롯데렌탈 등 대형 렌터카 업체의 자본 재편에 이어 캐피탈사의 렌탈사업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소 렌터카 업체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14일 중소 렌터카업체를 대상으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소 렌터카 업계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현재 현대캐피탈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소 렌터카업체 700곳이 대상이다. 관련 금융 규모는 7400억원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들 업체의 자동차 할부 원금 상환을 6개월 유예하고, 유예기간 발생하는 이자의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금융지원뿐 아니라 중소업체의 영업 기반을 넓히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리스·렌터카 차량이 사고나 고장으로 대차가 필요한 경우 중소 렌터카업체의 차량을 우선 배정하고, 장기 렌터카 계약 종료 후 반납된 차량을 중소업체에 우선 양도하는 방식이다. 중소 렌터카업계가 별도 지원책이 나올 만큼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차량 확보·운영에 따른 금융 부담과 대형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최근 업계에서는 자금력을 갖춘 캐피탈사의 렌탈사업 확대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캐피탈사의 렌탈 취급한도 완화 등 업무범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상 캐피탈사의 렌탈 자산은 본업인 리스 자산 규모를 넘을 수 없다. 중소 렌터카 업계는 규제가 완화될 경우 자금력을 갖춘 금융사가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와 경쟁하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14일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올해 7월 말 기준 여전사 등록 차량의 시장 점유율이 45.32%로 전업 렌터카업체의 43.08%를 이미 넘어섰다며 반발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월 26일부터 8월 25일까지 조달청 나라장터의 자동차렌트서비스 계약을 분석한 결과 전체 746건, 약 554억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 3곳이 309건·215억원, 중소기업 24곳이 53건·21억원을 수주했고, 여전사 4곳은 40건·26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8곳의 수주는 384건·318억원으로 여전사 수주 규모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캐피탈 업계에서는 여전사와 중소 렌터카 업체는 주력 상품과 영업 영역이 달라 직접적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사는 제도상 1년 미만 단기렌터카를 취급할 수 없는 만큼 중소 렌터카업체보다는 오히려 롯데렌탈 등 대형 렌터카업체와 사업 영역이 더 많이 겹친다는 것이다. 중소 렌터카 업체 지원책을 내놓은 현대캐피탈 측 역시 “여전사의 렌탈사업 확대를 중소 렌터카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는 데에는 업계 내에서도 시각차가 있다"며 “현재 관련 업계와 시장 경쟁 및 상생 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렌터카 업체를 둘러싼 자본 재편도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국내 1위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은 지난달 11일 미국계 사모펀드(PEF) TPG와 경영권 지분 61.2%를 1조310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기업결합을 승인해 거래는 오는 10월 종결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렌탈 인수를 추진했던 어피니티는 올해 1월 공정위의 기업결합 금지로 인수가 무산됐다. SK렌터카를 보유한 어피니티가 롯데렌탈까지 인수하면 국내 렌터카 1·2위 사업자가 결합한다. 당시 공정위는 나머지 경쟁사업자 대부분이 영세 중소업체인 점 등을 고려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두 회사의 단기 렌터카 시장 합산 점유율은 내륙 29.3%, 제주 21.3%다. 렌터카 시장의 경쟁은 차량과 자본을 넘어 플랫폼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렌탈의 카셰어링 브랜드 G카는 이달 초 대화형 AI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 차량 등의 조건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차량을 추천하고 예약을 돕는 방식이다. 차량을 찾고 예약하는 과정에 AI를 접목해 이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렌터카 시장의 경쟁 요소가 차량 보유 규모뿐 아니라 자금 조달과 차량 운영, 고객 접점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형 사업자와 중소 사업자 간 자본력 차이가 큰 상황에서 금융사의 렌탈시장 확대와 대형 업체의 자본 재편, 플랫폼 경쟁까지 맞물리면서 중소업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렌터카업계 관계자는“렌터카는 차량을 많이 보유하는 것만으로 경쟁하는 시장에서 조달금리, 차량 운영 효율, 고객 확보 능력까지 경쟁해야 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자금력이 큰 사업자와 중소업체 간 격차가 커질 가능성은 있지만, 지역이나 특정 법인 고객군 등 중소업체가 틈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특별 기고] ‘국방 드론 기술전’서 마주한 대한민국 미래 안보, 기술 혁신 넘어 정책적 실효성으로

16일 경기 포천 승진 훈련장에서 개최된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은 대한민국 국방이 직면한 안보적 현실과 미래 전장의 향방을 동시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중대한 시험장이었다. 병력 감소라는 거대한 인구 절벽의 위기 앞에서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해답은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축으로 하는 국방 혁신이다. 이날 현장에서 목격한 첨단 드론과 대드론 체계 발전을 위한 시범에서 비록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연구자의 시선은 그 이면에 놓인 전략적·정책적 과제로 향했다. ​첫째, '실증 전담 부대' 창설과 신속한 전력화의 중요성이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실증 전담 부대 지정식과 육군 드론·로봇 사단의 군집 드론 비행 시연이었다. 과거의 무기체계 도입이 오랜 획득 기간과 절차에 묶여 있었다면 급변하는 기술 주기에 대응하는 현재의 국방 정책은 '먼저 검증하고 신속히 도입하는(Fail fast, Learn faster)'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한다. 실증 전담 부대의 출범은 일선 야전 부대가 주도적으로 최신 기술의 운용 개념을 가다듬고 민간의 혁신 기술을 군에 안착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정책적 진전이다. 둘째, 드론의 전장 보편화'에 따른 입체적 대드론(Counter-Drone) 방어망 구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대 분쟁이 증명하듯 저비용·고효율의 소형 드론은 전통적인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비대칭 위협의 핵심이다. 이번 기술전에서 선보인 27개 분야의 대드론 장비와 하드·소프트 킬 통합 운용 개념은 국가 중요 시설과 전방 기지 방호를 위해 우리가 시급히 완성해야 할 과제다. 기술 개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국가 방위 시스템 전체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법적·제도적 통합 안보전략이 뒷받침돼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관·산·학·연의 유기적인 방산 생태계 구축이다. 행사장을 채운 수많은 방산 기업과 연구소들의 면면은 K-방산의 저력을 보여줬다. 첨단 과학 기술 강군 육성은 국방부와 군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실패라는 소중한 경험과 민간의 혁신적인 기술 역량이 국방 연구·개발(R&D)로 신속하게 유입되는 '스핀온(Spin-on)' 체계가 필수적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규제 혁신이 맞물릴 때 튼튼한 안보가 곧 국가 경제와 방산 수출의 강력한 동력으로 선순환할 수 있다.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은 대한민국이 기술 집약적 미래형 강군으로 도약키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발맞춰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한 국방 획득 정책과 빈틈없는 안보전략이 지속될 때 비로소 우리의 하늘과 땅은 가장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김명진 한국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 전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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