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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엔솔 지분 2.5조 처분…4000억 주주환원 나선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 매각을 통해 2조5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에 나선다.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8일 공시했다. PRS는 자회사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계약하는 파생상품이다. 이를 체결한 기업은 계약기간 동안 증권사를 비롯한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주가 변동분에 따른 차액을 정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 최대주주(지분 79.38%)인 LG화학은 이번 PRS 계약에서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653만5939주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했다. 계약에 따라 주식 매각이 완료되면 보유 지분은 76.6%로 기존 대비 2.8%포인트(p)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계약 기준금액은 전일인 지난 27일 종가(주당 38만2500원)로 적용됐으며 계약기간은 2년이다. 주식 처분에 따른 매각 대금은 내달 27일 수취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과 매래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주주환원 가능 재원으로도 활용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주환원 재원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이번에 확보하는 유동성(2조5000억원)의 세후 현금 유입액의 20% 규모에 달한다. 앞서 LG화학이 지난해 2조원 규모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매각할 당시에는 세후 현금 유입액의 10%가 주주환원에 활용됐었다. LG화학은 향후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 후 소각하고, 잔여분은 결산 배당(2026 회계연도)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자사주 취득의 경우, 신탁 계약을 통해 6개월 간 진행될 예정으로, 해당 기간에는 보통주 뿐만 아니라 우선주도 시가총액 비율대로 안분해 매입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화학이 자사주 취득·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향후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에도 재무 건전성과 미래투자 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환원 재원 규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주주환원 방식 측면에선 회사의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돼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배당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D현대, 3Q 전 계열사 성장했지만…영업이익률 ‘한 자릿수’ 돌아선 오일뱅크

HD현대가 올해 3분기 주요 사업부문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외형과 내실의 동반 성장을 이뤘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석유화학 부문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직전 분기의 '전쟁 특수' 효과는 대폭 축소된 모양새다. ◇ 전 계열사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 개선 HD현대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22조800억원과 영업이익 2조919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71.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조선과 건설기계, 정유, 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부문 전반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계열사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매출 8조2862억원과 영업이익 1조4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7.3% 성장했고,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매출 2조1756억원·영업이익 2002억원으로 같은 기간 6%·39.8% 신장했다. 정유·석유화학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매출 10조437억원과 영업이익 90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7.0%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71.3% 급증했다. 또한 전력인프라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매출 1조1799억원과 영업이익 2845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8.5%·15.1% 성장을 거뒀고, 선박 엔지니어링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도 같은 기간 26.7%·2.2% 신장한 매출 6501억원·영업이익 957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로봇 솔루션 계열사 HD현대로보틱스는 매출 904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37.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흑자 전환했다. ◇ 옅어진 '전쟁특수'…오일뱅크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 회귀 다만 HD현대의 이번 3분기 영업실적은 역대급 호실적을 보였던 직전 분기(매출 22조4094억원·영업이익 4조1246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이 1.5%, 영업이익은 29.2% 감소했고, 이 기간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18.4%에서 13.2%로 5.2%포인트(p) 축소됐다. 특히 직전분기 대비 수익성 감소는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석화 부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분기 초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중동전쟁 완화 조짐으로 상반기 대비 하락세를 보이며 정제마진이 축소된 데 더해, 원화 강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이에 직전 분기 19.2%에 달했던 HD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 들어 9%로 석 달만에 10.2%p 위축됐다. 회사가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건 지난해 4분기(7.0%) 이후 반 년만이다.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 4476억원과 영업이익 203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9.9%·12% 신장해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정유 부문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이 9조234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9.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82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6% 급감했다. 또한 직전 분기 매출 8469억원과 영업이익 3594억원을 거뒀던 석유화학부문은 3분기 매출 5727억원·영업손실 1238억원에 그쳤다. 이에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32.4%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 정유 시황 회복 기대에도…석화 구조조정 효과는 미지수 HD현대오일뱅크는 올 4분기 정유사업의 시황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석유제품의 수급도 당분간 빠듯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휘발유는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공급 차질과 저재고로 인한 비축 수요 증가에 따라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등·경유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제시설 공격으로 인한 수출 금지 조치와 중동발 공급 차질에 따라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석유화학사업의 수익성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4분기 폴리머 시장에서 원료 가격 상승 부담과 연말 비수기, 저가 물량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에틸렌·프로필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글로벌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통해 출범한 통합법인을 중심으로 고수익 제품 위주의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이고 향후 (공급과잉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는 어느 시점에 정상적인 공급 수요 상황으로 돌아설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컨콜] 누적 영업익 4조 넘기고도 못 웃는 LG전자…“패널값 상승 압력 더 커진다”

메모리·패널 등 부품값과 해상 운임이 함께 오르는 가운데 LG전자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기며 선방했다. 다만 4분기부터 원가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냉각·로봇 등 신사업이 수익성 방어에 얼마나 힘을 보탤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241억원, 영업이익 78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3.5% 늘어난 수치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1조3778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4조347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년 새 55.9% 뛰었다. 생활가전과 전장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가운데 TV 사업이 살아나며 실적을 받쳤다. 생활가전(HS)본부가 매출 7조444억원, 영업이익 2592억원으로 가장 많이 벌었고 TV(MS)본부가 매출 5조215억원, 영업이익 146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TV는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전년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전장(VS)본부는 매출 2조8261억원, 영업이익 1903억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공조(ES)본부는 매출 2조1736억원, 영업이익 872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가운데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 건 AIDC 냉각솔루션이다. 3분기 누적 수주액이 3조원을 넘기면서 상반기 6000억원 수준에서 석 달 만에 다섯 배로 불었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수년간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 공급 계약이라는 측면에서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로부터 냉각수 분배장치(CDU) 600킬로와트(㎾)·1메가와트(㎿)·2.6㎿ 제품 승인도 받았다. 3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LG전자가 마주한 4분기 여건은 녹록지 못하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원가 관련 질문이 잇따르자 LG전자 측은 “LCD 패널 가격은 4분기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내년 1분기부터는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격 경쟁이 심한 중저가 제품군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부품값·운임 뛰고 환율 흔들리는데, 4분기 괜찮나 LG전자는 원가 부담이 4분기 실적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패널 등 주요 부품값이 오르는 데다 고유가·고금리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4분기 TV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줄고, 가전 수요 회복도 더딜 것이란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물류비 부담도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LG전자 측은 “중동 전쟁 심화와 선복 수급 불균형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어 물류비 안정화 시점이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11월 이후 성수기 수요가 꺾이면 운임 상승 압력도 누그러질 것으로 봤다. 환율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한때 달러당 15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해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LG전자 측은 “중국·베트남 등 생산지 원가에는 개선 요인이 되는 등 상당 부분 자연 헤지(위험 회피)가 되는 구조"라면서도 “전사 관점에서 보면 헤지 효과는 기존보다 다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 가전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해외 공략을 강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LG전자 측은 “상반기 해외 점유율은 중국 업체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됐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1조5791억원)보다 50.5%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크다고는 하지만, 단순 계산으로도 상반기 분기 평균(약 1조6264억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3분기 말 현금 역시 8조259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8102억원 줄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로 9869억원이 빠져나간 데다 환율 변동으로 9722억원이 깎인 결과다. 신사업에 돈을 더 써야 하는 LG전자로서는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이날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과 매출 비중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통합 냉각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면 기존 에어컨 사업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구체적인 중장기 매출 목표와 제품별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전자는 4분기 B2B·구독·온라인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어가는 한편 공급망을 다변화해 대외 변수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AIDC 사업에서는 내년 중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미국 버지니아주에 연면적 3만2000㎡(약 9700평) 규모의 생산거점을 세우고, 평택·창원에도 신규 라인을 까는 등 약 2200억원을 투입한다. 로봇 사업에서는 부분 가동에 들어간 서울 우면동 'LG 데이터 팩토리'를 4분기 중 본격 가동해 내년까지 누적 50만 시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학계·공공·제조 시장에 먼저 집중한 뒤 휴머노이드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2030년께 가정용으로 사업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올해 사들인 자사주 73만주는 4분기 안에 전량 소각하고, 내년에는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엔비디아도 투자하는 ‘네이버 AI 팩토리’…GPU 임대와 뭐가 다르길래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에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운영 서비스를 함께 판매한다. 브룩필드가 자금을 대고 엔비디아가 반도체와 기술을 제공하면 네이버가 GPU 자원 배분과 인프라 운영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여기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더해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와 최대 9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도 1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의 AI 팩토리를 가동하고,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브룩필드가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보하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컴퓨팅 자원을 공급받아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구조다. 네이버는 GPU 임대 서비스인 GPUaaS(서비스형 GPU)에 운영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수익을 낼 방침이다. GPUaaS는 기업이 고가의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서비스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은 GPU를 이용해 대규모 학습을 진행하거나 개발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GPU를 많이 확보한다고 곧바로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GPU를 연결해 작업을 나누고, 고객별로 연산 자원을 배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복구하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팩토리는 GPU와 자본만 있다고 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GPU를 어떻게 배열하고 자원을 논리적으로 나눠 배분할지, 분산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등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러한 인프라 운영을 총괄한다는 설명이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도 GPU 사용 시간만은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은 GPU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노하우와 안정적인 대응 체계, 재난 대응까지 포함한 서비스를 구독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GPU 인프라를 활용한 자체 소프트웨어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기업이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서비스에 적용할 때 필요한 기능을 고객별 요구에 맞춰 제공한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GPU를 기반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하는 새로운 상품들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품명과 기능,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강점은 자체 데이터센터와 AI 모델을 운영한 경험이다. 네이버는 2013년 강원 춘천에 첫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세웠고, 2023년 세종시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열었다.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면서 대규모 GPU를 연결하고 관리하는 경험도 쌓았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와 AI 모델을 운영하면서 GPU 클러스터 구축과 관리,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번에는 이러한 경험을 글로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GPU 임대에 운영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사업이 네이버만의 독자적인 방식은 아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도 GPU와 AI 개발 플랫폼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기존에 GPUaaS 사업을 운영해 왔다. 네이버는 고객 수요에 따라 GPU 공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계약상 최대 물량을 한꺼번에 들여오는 대신 고객을 확보한 만큼 단계적으로 공급받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AI 팩토리 규모를 1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대규모 인프라 확보에 따른 재무 부담도 변수다. 네이버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인프라 사용료 지급 의무를 최대 8년간 보증하기로 했다. 공시된 지급보증 규모는 최대 18조7400억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고객 수요와 매출에 맞춰 GPU를 공급받고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지급보증 금액은 명목상 금액으로, 전액 지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사용료 부담과 지급보증에 따른 위험은 향후 고객 확보 규모와 계약 이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최상위 유저 초청행사 연다

위메이드의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NORPG) '나이트 크로우'(개발사 매드엔진)가 오는 12월 최상위 이용자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크루세이드 : 영웅들의 만찬'은 '나이트 크로우'가 여는 첫 번째 이용자 초청 행사다. '크루세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최상위 이용자들의 경쟁 콘텐츠로, 지난 2024년 4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아홉 번째 시즌을 맞았다. 행사 참가를 희망하는 연합의 연합장은 다음 달 1일까지 '나이트 크로우' 고객센터 1대1 문의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위메이드는 신청 연합 가운데 다음 달 14일 열리는 시즌 9 세 번째 교황령 전투 참가 연합 2개를 행사에 초대한다. 초대 인원은 연합별 최대 50명씩 총 100명이다. 행사는 각 연합이 희망하는 일정(12월 12~30일 사이)과 지역에서 진행한다. 현장 참석자 전원에게는 특별 제작한 기념 굿즈를 제공한다. 위메이드 측은 “'나이트 크로우'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단원님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며 “소중한 의견을 직접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HD한국조선해양, 3분기도 이익성장 지속…영업익 1조4472억원

HD현대의 조선·해양사업 계열사들이 올해 3분기에도 가파른 이익 성장세를 유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8조2862억원과 영업이익 1조447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37.3% 증가한 수치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조업일수 감소·환율 변동 등이 부감으로 작용했으나, 향상된 생산성과 고선가 기반 매출 증가, 엔진기계·해양플랜트 부문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매출 5조7536억원, 영업이익 89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2%, 61.3% 성장했다. 선가 상승, 엔진기계와 해양플랜트 부문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진 결과다. HD현대삼호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56.3% 증가한 매출 2조3704억원 영업이익 4790억원을 올렸다. 또한 HD현대마린엔진은 엔진 인도 대수가 증가한 데 더해 이중연료(DF) 엔진 매출 비중도 확대돼 외형과 내실이 동반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8%, 197% 증가한 2114억원과 603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38.8% 증가한 매출 1508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보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조선 부문이 고부가 선박의 매출 반영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3분기 호실적을 주도했다. 해당 부문은 당기 매출 6조8393억원과 영업이익 1조 1453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0.3%, 32.3% 성장했다. 엔진기계 부문도 제품 믹스 개선과 HD현대마린엔진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2012억원과 영업이익 2901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아울러 해양플랜트 부문은 프로젝트 공정률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와 계약 변경으로 인한 추가 수익 등이 반영된 결과 매출 3798억원과 영업이익 126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 전환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와 지속적인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를 통해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컨콜] AI칩당 필요한 MLCC 용량 매년 2배…삼성전기 “증설해도 부족”

AI 데이터센터발 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기가 6조8000억원 규모의 기판 증설로도 고객사 수요를 모두 채우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패키지 기판 모두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만큼, 추가 증설의 시점과 규모를 어떻게 정할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삼성전기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7633억원, 영업이익 69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165%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4296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사업부별 매출은 컴포넌트 1조8830억원, 광학솔루션 9413억원, 패키지솔루션 9390억원 순이다. 특히 패키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8% 성장했다. 서버 CPU·AI 가속기·네트워크용 등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이 늘어나면서다. MLCC가 주력인 컴포넌트도 서버·네트워크·파워 등 AI 데이터센터용을 중심으로 전 응용처 매출이 늘며 36% 성장했다.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환율이 우호적이지 않았는데도 실적이 좋았던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삼성전기는 “AI 데이터센터 부품 수요의 고성장세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수요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MLCC·FCBGA 고부가 제품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삼성전기가 마주한 현실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9월 세종·베트남 등에 6조8000억원 규모의 패키지 기판 증설 투자를 공시했다. 이날 증설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삼성전기는 “이번 대규모 증설로도 고객사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워 추가 물량 확대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과 수급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 시점과 규모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만들수록 모자란 AI 부품, 품귀 언제까지 가나 삼성전기는 AI 부품 공급 부족이 4분기에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용 GPU가 고성능화하면서 MLCC의 고용량화·초소형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GPU·ASIC 한 개에 필요한 MLCC 정전용량이 매년 2배씩 늘어나는 현상을 'AI MLCC 법칙'이라고 부른다. 수요가 몰리면서 3분기 MLCC 출하량은 늘고 전체 재고는 줄었다. 평균판매가격(ASP)도 초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제품 구성이 개선되며 전 분기보다 올랐다. 고객사들은 물량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현재까지 약 50곳의 고객사와 고용량·고압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내년 MLCC 매출의 과반이 장기공급계약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패키지 기판 역시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비를 지원받고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상태다. 삼성전기는 “고객 관점에서도 패키지 기판을 단순 부품이 아니라 반드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전략 부품으로 간주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최첨단 제품은 높은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이 요구돼 공급 가능 업체가 제한적이고, 캐파(생산능력) 증설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타이트한 수급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동 부품을 기판 안에 내장하는 임베딩 기판에 대해서는 “수동 부품과 이를 임베딩한 FCBGA 기판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유일 업체"라고 강조했다. 실적 구조도 AI 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매출 8743억원 가운데 약 97%(8476억원)가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에서 나왔다. 1년 전 3214억원이던 패키지솔루션과 광학솔루션의 매출 격차는 이번 분기 23억원까지 좁혀졌다. 광학솔루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기는 3분기부터 북미 거래선에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 공급을 시작하고 북미 거점의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등 새 수요처 발굴에 나섰다. 투자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국내외 부지·인프라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까지 감안하면 올해 투자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4분기에도 MLCC와 FCBGA의 제품 구성 강화와 판가 상승 효과에 힘입어 통상적인 수준을 훌쩍 넘어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예상했다. 필리핀에 건설 중인 신공장은 내년부터 최첨단 고부가 MLCC 양산을 시작한다. 지난 9월 공시한 기판 증설분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양산에 들어가 2028년부터 매출에 본격 기여할 예정이다. 임베딩 기판 공급량도 2027년 이후 본격 확대된다. 삼성전기는 내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S마린솔루션·SKB ‘맞손’…해저통신 유지보수 경쟁력 고도화

LS마린솔루션이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손잡고 글로벌 해저통신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S마린솔루션은 SKB와 국제 해저통신케이블 긴급복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통신사업자 협력 기반을 다변화하고, 해저통신망 유지보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을 연결하는 국제 해저통신망 'SJC2'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마련됐다. SJC2는 총연장 1만500킬로미터(km) 규모로, LS마린솔루션은 지난 2022년 해당 사업의 해저케이블 포설·매설 공사에 참여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부산 연안 저수심 구간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복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구간은 선박 통행이 활발하면서도 수심이 낮아 대형 케이블 선박의 접근은 어렵다는 특징이다. 협약에 따라 LS마린솔루션은 전문 선박과 시공 기술을 토대로 케이블 인양·접속·매설 등 해상 복구작업을 수행한다. SKB는 통신망 관제와 장애 위치 분석, 복구 자재 지원 등 역할을 맡는다. 이번 협약을 통해 LS마린솔루션의 해저통신 케이블 전문 선박 세계로호 활용도도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해당 선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요코하마존' 유지보수 사업에 연간 6개월 투입하고 있다. 협약을 계기로 남는 기간에도 선박 운용을 확대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30여년간 국제 해저통신 케이블 시공과 유지보수 역량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LS전선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가 참여하는 한일 해저통신망 'JAKO'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해저통신 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해저통신망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는 통신 서비스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아시아 대표 해저케이블 기업으로서 해저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이재용 ②] 한국 넘어 ‘세계의 삼성’으로…인맥·현장·타협의 리더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반열에서 평가할 만한 경영인이다. 그가 이끄는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동시에 반도체·스마트폰·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공급망을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투자와 경영 판단은 한 기업의 실적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수출과 고용, 협력업체 생태계는 물론 국가 경제와 기술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본지가 국내 오너 경영인 가운데 이 회장을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다. 1편에서는 취임 4년간 삼성전자의 실적과 투자 성과를 재무자료로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장 중심의 업무 방식, 조직문화 변화를 통해 국제적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짚었다. ◇ 글로벌 기업인을 연결하는 삼성의 얼굴 이 회장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세계 주요 기업 경영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를 비롯해 아마존·퀄컴 등 글로벌 기술기업 경영진과 지속해서 교류해 왔다. 2022년에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안정적인 공급과 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UV 장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급업체가 제한돼 있어 최고경영진 간 협력이 중요하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뒤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삼성전자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메타와 아마존은 AI·클라우드 고객이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의 협력 상대다. 퀄컴 역시 모바일 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삼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반도체 장비와 AI 가속기, 파운드리 수주는 실무진의 가격 협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공급망이 흔들리거나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는 최고경영진 사이의 신뢰와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중요해진다. 이 회장이 각국 정상과 기업인이 모이는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파리 올림픽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를 활용해 주요 기업 경영진과 교류하고 삼성의 사업 기회를 넓혀 왔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국제적 인맥을 삼성의 무형자산으로 평가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처럼 고객과 공급망이 세계에 분산된 사업에서는 총수의 대외 네트워크 자체가 위기 대응과 사업 협력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취임식 대신 협력사…명절마다 해외 현장으로 이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강한 메시지를 반복하기보다 사업 현장과 파트너를 직접 챙기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했을 때도 별도의 취임식이나 취임사를 두지 않았다.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는 광주의 중소 협력업체를 찾았다. 삼성만의 기술과 생산능력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한 제조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담겼다. 명절 연휴에는 해외 사업장을 찾는 현장경영을 이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멕시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건설·전자·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서는 기술 개발과 투자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고객 협력, 장기적인 사업 방향에는 직접 관여하는 형태다. 재계와 경영학계에서는 이를 '조용한 현장형 리더십'으로 평가한다. 화려한 선언보다 현장에서 기술과 고객, 공급망을 확인하고 관계를 쌓는 데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기업·정책 결정자들과 소통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협력사와 임직원 현장을 찾는 행보가 함께 나타난다. ◇ 무노조 경영 폐기…대립에서 교섭으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서도 이 회장 체제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 회장은 2020년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하고 노동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전자에서는 노조와의 임금교섭이 제도화됐고 임금과 성과급, 복리후생을 둘러싼 협상도 정례화됐다. 노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과거에서 벗어나 대화와 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는 임금 인상과 함께 주식 보상 방안까지 마련하며 임직원과 회사의 성과를 공유하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강한 노조와도 협상하고 보상 방식을 유연하게 바꾼 점을 이 회장 체제의 변화로 본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에서는 2024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 발생했고 성과급 산정과 임금 인상, 보상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일부 노조가 이 회장 자택 인근까지 찾아가 직접 해결을 요구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 선언에 비해 노사갈등을 조기에 조정하고 투명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화를 제도화한 것은 변화지만 이를 신뢰받는 노사관계로 정착시키는 일은 아직 진행 중이다. ◇ HBM 대응 지연…네트워크를 성과로 바꿔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곧바로 사업 성과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과 고객 인증에서 경쟁사보다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생산능력, 세계적인 고객망을 갖췄지만 시장 변화에 대한 초기 판단과 투자 시점이 충분히 빨랐는지는 논란이 남는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과의 관계도 최종적으로는 제품의 성능과 공급 안정성, 가격 경쟁력을 통해 평가받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HBM4와 차세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인증과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잃어버린 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해야 글로벌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연결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세계 주요 기업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대규모 장기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오너십을 갖췄다. 현장을 중시하고 대립보다 대화와 타협을 택하는 업무 방식도 이전 삼성 경영진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한국의 삼성'을 넘어 '세계의 삼성'을 대표하는 국제적 경영인의 반열에 올라설 기반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글로벌 인맥과 대규모 투자를 HBM·파운드리 등 핵심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고, 노사 간 대화를 임직원이 체감하는 조직문화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애플, AI 성능 25% 높인 맥북 프로 공개…가격은 329만원부터

애플이 인공지능(AI) 처리 성능을 최대 25% 높인 신형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차세대 반도체인 'M6' 칩을 탑재해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성능을 강화했다. 함께 선보인 일체형 데스크톱 아이맥은 전작보다 AI 처리 속도가 최대 5배 빨라졌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M6 칩을 탑재한 14인치 맥북 프로와 24인치 아이맥을 공개했다. 두 제품은 28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다음 달 6일 정식 출시된다. 국내 출고가는 맥북 프로 329만원, 아이맥 249만원부터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2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한 M6 칩이다. 맥북 프로에 탑재된 M6는 12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12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췄다. 전작인 M5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은 최대 30%, AI 작업 처리 속도는 최대 25% 향상됐다. 특히 GPU에 AI 연산을 돕는 뉴럴 가속기를 적용하고, 16코어 뉴럴 엔진 2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기에서 직접 실행하거나 이미지 생성, 사진 편집 등 AI 작업을 처리하는 속도를 높였다. 애플에 따르면 뉴럴 엔진 성능은 M5 대비 최대 1.9배 빨라졌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렸다. 신형 맥북 프로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역대 맥 가운데 가장 긴 사용 시간이다. 화면 반사를 줄이는 나노 텍스처 디스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7과 블루투스6도 지원한다. 색상은 스페이스 블랙과 실버 두 가지다. 함께 공개된 신형 아이맥에도 M6 칩이 적용됐다. 2024년 출시된 M4 탑재 모델과 비교하면 온디바이스 AI 처리 성능은 최대 5배, 그래픽 성능은 최대 2배 향상됐다. 화면 크기는 24인치로 유지했으며 파란색, 녹색, 분홍색, 노란색, 보라색, 주황색, 은색 등 7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본체 색상에 맞춘 키보드와 마우스도 제공한다. 두 제품 모두 외관보다는 내부 반도체와 연결 기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형 아이맥은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무선 연결 성능을 높였고, 맥북 프로 역시 기존 형태를 유지한 채 AI 처리 능력과 배터리 효율을 개선했다. 가격은 기존 모델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미국 기준 맥북 프로는 1999달러, 아이맥은 1499달러부터 시작한다. 국내 가격은 각각 329만원과 249만원이다. 애플은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추가 신제품 공개 행사도 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행사에서 애플 최초의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제품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과 터치 조작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개될 경우 애플이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도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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