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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름, 가장 젊은 감각…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명차는 늙지 않는다. 특유의 안정감과 정숙함, 단단한 차체가 주는 믿음까지, 여전하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전면과 간결하게 다듬어진 면들이 화려함보다는 여유를 택했다. 넉넉한 실내 공간감과 안정적인 비율 역시 오랜 헤리티지를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중후함을 과시하지 않으니 의외로 담백하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의 산뜻한 주행감이 깔리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운전의 피곤함을 덜어준다. 차세대 AI 인포테인먼트가 주는 편리함은 덤이다. 40년을 달려온 국민 대형 세단이 '가장 젊은' 감각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진화해 나타났다. 지난 1일,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함께 서울에서 파주까지 왕복 95km를 달렸다. 차에 가까이 다가서자 얇은 일자형 램프가 먼저 켜졌다. 이어 빛이 좌우로 번져나가며 양쪽 헤드램프가 차례로 밝아졌다. 마치 환영인사를 건네는 듯 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니 어떤 소음과 진동도 없이 부드럽게 움직일 준비를 마친다. 출발은 순수 전기차를 떠올리게 할 만큼 조용하고 매끄럽다. 손에 쥔 D컷 스티어링 휠도 안정감 있게 착 감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느껴지는데 송풍구는 눈에 띄지 않는다. 덕분에 대시보드는 한층 단정해보인다. 기대 이상의 첫인상이다. 이날 서울은 해가 쨍쨍했다. 넓은 선루프로 밝은 하늘이 보고 싶어 머리 위 콘솔을 터치하니 불투명했던 유리가 순식간에 투명해졌다. 더 뉴 그랜저의 스마트 비전 선루프에는 기계식 블라인드가 아닌, 고분자 분산형 액정 필름이 적용됐다. 자연광이 실내를 가득 채우자 선루프를 활짝 연 것처럼 차 안이 환해졌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외부 온도는 33도. 유리를 직접 만져보니 폭염에도 뜨겁다기보다 미지근한 정도였다. 현대차는 뉴 그랜저 스마트 비전 루프의 열 차단 성능을 기존보다 30% 향상시켰다. 주행을 시작하니 전면의 슬림 디스플레이는 생각보다 작다는 인상을 준다. 처음에는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주행 정보를 대부분 대신 보여주면서 금세 적응하게 된다. 현재 속도와 내비게이션 안내, 차선 유지 보조 등 필수 정보는 HUD만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계기판이 시야를 크게 차지 하지 않으니 전면 개방감이 살아나고, 수평으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가 돋보인다. 올림픽대로에 오르기 전까지 도심을 달렸다. 막히는 구간이 많아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수시로 오갔지만, 울컥거리는 감속감 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다만 가속페달은 다소 묵직하다. 밟는 즉시 튀어나가기보다는 힘을 차분히 쌓아 올리며 속도를 높인다. 원하는 만큼 속도를 끌어올리려면 생각보다 발끝에 힘을 더 줘야한다. 운전자에 따라 둔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점은 플래그십 세단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진가는 자유로에서 드러났다. 시속 80km 안팎에서 추월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엔진 회전수가 급하게 치솟으며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모터가 먼저 이끌고 엔진이 힘을 보탤 때 특유의 미세한 머뭇거림은 있었지만, 전환 자체는 꽤 자연스러웠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엔진 재시동 충격을 줄이는 '엔진 정지각 제어' 기술과 모터가 엔진 진동을 상쇄하는 '모터 역위상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순식간에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힘을 꾸준히 이어가며 여유있는 가속감을 만들어냈다. 사소한 디테일도 있었다. 고속으로 한참 달리며 허리가 조금씩 굳는 느낌이 들 때쯤, 시트 등받이가 움직이며 허리를 부드럽게 밀어줬다. 운전석 자세 보조 시스템이다. 허리를 한 번 펴고 자세를 고쳐 앉으니 한결 피로감이 덜했다. 장거리 운전에서 은근히 체감되는 기능이다. 피로를 덜어주는 건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도 마찬가지였다. 차간거리를 3단계로 맞춰두니 간격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며 감속을 이어갔다. 브레이크를 급하게 움켜쥐거나 성급하게 속도를 끌어올리는 일은 없었다. 방향지시등을 켜자 차선 변경도 즉각 매끄럽게 이어졌다. 운전하는 내내 의외로 가장 많이 부른 이름은 '글레오'였다. 정차 구간이 없는 고속도로에서는 간단한 조작을 위해 중앙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돌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화면을 터치로 조작해야하니 한층 더 쉽지 않다. 대신 “글레오" 한 마디면 충분했다. “에어컨 온도 18도로 낮춰줘"라고 말하자마자 1초 만에 바람이 시원해졌다. 공조를 조절하거나 스마트 비전 루프를 제어하고, 차량 기능을 묻는 정도는 대화하듯 편하게 해결된다.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역시 연비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주행한 뒤 계기판에는 21.1㎞/L가 표시됐다. 서울로 돌아왔을 때 최종 연비는 20.4㎞/L였다. 공인 복합연비(18.4㎞/L)를 꽤나 웃도는 수치다. 이날 33도의 폭염 속에서 에어컨을 내내 최저 온도로 가동했고, 에코 모드 대신 컴포트 스포츠 모드만을 오가며 달렸으니 효율보다는 성능 체험에 무게를 둔 주행이었다. 이 정도 조건이면, '선방'을 넘어 최고의 연비라 할만하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시작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전 4864만원이다. 이날 시승한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풀옵션 모델은 6454만원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제네시스 일부 모델이나 수입 프리미엄 세단이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막상 운전대를 잡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오랜 시간 다듬어온 완성도, '역시 그랜저'라는 익숙한 믿음이다. 40년을 달려온 비결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명불허전. 명차는 이번에도 그 이름에 충실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엔씨·컴투스홀딩스, 亞 최대 박람회서 중화권 ‘노크’

엔씨와 컴투스홀딩스가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 2026'에서 중화권 시장을 노린 작품들을 각각 선보인다. 엔씨가 공개하는 타이틀은 '아이온2'과 '아이온 클래식'이다. 엔씨는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아이온2의 현지 퍼블리싱을 맡은 중국의 셩취게임즈 부스에서 '아이온2'의 시연을 진행한다. '아이온2'의 현지 서비스명은 '永恒之塔2(영원의탑2)'로, 서비스 일정 등은 추후 공개된다. '아이온 클래식'의 현지 서비스명은 '永恒之塔: 经典, 영원의탑: 경전'로, 8월 현지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엔씨는 아이온2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아이온2'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돼 큰 흥행을 기록한 PC 작품이다. '아이온2'의 지난해 영업매출은 941억원, 올해 1분기 영업매출은 1368억원이다. 현지 파트너사인 셩취게임즈는 앞서 지난 2009년 '아이온'의 중국 현지 서비스를 맡은 바 있다. 당시 아이온을 향한 현지 시장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이번 작품도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원작이 그리고자 했던 이상을 한층 높은 완성도로 구현해냈다"며 “중국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펑청 셩취게임즈 대표는 “아이온2는 엔씨가 오랜 기간 쌓아온 MMO 개발 철학과 노하우에 최신 기술이 결합된 혁신적인 신작"이라며 “엔씨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출시부터 운영까지 차근차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컴투스홀딩스가 선보이는 작품은 엔데브게임즈가 개발한 PC 및 콘솔 기반 신작 '페이탈 클로(Fatal Claw)'다. 별도의 부스를 꾸리지는 않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운영하는 한국공동관을 통해 전시에 참가했다. 페이탈 클로는 신비로운 고양이 '키샤'와 함께 미지의 지하 세계를 탐험하는 독창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횡스크롤 액션에 성장 요소를 결합했다. 지난해 11월 스팀을 통한 얼리액세스(미리해보기)에 돌입했으며, 대규모 업데이트로 신규 지역을 확장하며 탐험과 성장의 재미를 강화했다. 정식 출시일은 오는 26일이다. 컴투스홀딩스 측은 “관람객들이 게임의 핵심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보스 전투와 추격전 중심의 전용 시연 빌드를 선보인다"며 “현장 시연 참여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브라질 이어 튀르키예...정의선, 유럽 소형 EV 시장 출격 점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의 첫 유럽 전략형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 양산을 앞두고 튀르키예를 찾았다.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승부수인 아이오닉 3의 생산라인을 직접 살피며 현지 전략을 직접 살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즈미트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아이오닉 3 생산라인과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BSA) 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고 2일 밝혔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처음 내놓는 B세그먼트 전기차다. 인스터와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5·6·9에 이어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는 모델로, 수요층이 가장 두터운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 차종이다. 오는 8월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부터 유럽 시장에 순차적으로 판매된다. 아이오닉 3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와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이 적용됐다. 유럽 B세그먼트 전기차 시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며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 역시 아이오닉 3를 앞세워 B세그먼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유럽 전동화 판매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양산 초기부터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를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안전성에서 유럽 시장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모비스 BSA 공장을 찾아 아이오닉 3에 탑재될 배터리 시스템 생산 과정도 확인했다. 현대차는 튀르키예를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해 왔다. 튀르키예 공장은 1997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그동안 i10과 i20, 베이온 등 소형차를 생산해 왔다. 현대차는 튀르키예 공장을 기반으로 아이오닉 3 생산을 본격화해 유럽 전기차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이오닉 3의 연간 판매 목표를 4만대 이상으로 잡고 유럽 전동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비행기 좌석 ‘찜’하면 추가금…美·EU “아이 옆자리는 예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어린 자녀와 보호자가 나란히 앉기 위한 좌석에는 추가금을 면제하는 제도와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달 7일 항공 여객 권리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개정안에는 14세 미만 어린이와 동반자가 나란히 앉을 경우 별도의 좌석 지정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04년 도입된 해당 규정을 20여 년 만에 손보면서 아동 동반 좌석을 새로운 승객 권리로 포함한 것이다. 미국 교통부(DOT)는 주요 항공사 10곳의 아동 동반 인접 좌석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항공·아메리칸항공·프론티어항공·하와이안항공·제트블루 등 5개 항공사가 일정 조건 아래 13세 이하 어린이와 동반 성인의 인접 좌석을 별도 비용 없이 보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외항사들은 가족 단위 승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트블루는 가장 저렴한 '블루 베이직(Blue Basic)' 운임에도 어린이와 동반 성인의 인접 좌석을 추가 비용 없이 배정하고 있다. 알래스카항공 역시 동일 예약의 13세 이하 어린이가 최소 한 명의 동반 성인과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현재 어린이와 동반 성인의 인접 좌석을 추가 비용 없이 보장하도록 하는 공통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대신 항공사들이 유·소아 동반 승객을 대상으로 좌석 배정과 우선 탑승 등의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만 2세 미만 유아 동반객에게 앞열 좌석과 우선 체크인·우선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성인 1명이 유아 또는 7세 미만 어린이 2명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 우선 좌석과 우선 체크인·우선 탑승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아동 동반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내 제도화에 따른 체계 변화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인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 주임 교수는 해외 사례에 대해 “미성년자와 보호자의 좌석 배치도 모든 항공 승객이 당연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도입에 대해서는 “항공 승객의 보편적 권리는 계약의 영역에서 규율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법률이나 행정 규제로 강제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 기자

[한화그룹 3세 승진-김동관] 수석부회장 체제 속 ‘방산·에너지’ 재편 의미는

재계 서열 5위 한화그룹의 '3세 경영' 청사진이 마침내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확고한 자신의 영토를 부여받은 오너 3세들의 '경영 능력 입증'이라는 본격적인 시험대도 막이 올랐다. 본지는 방산·에너지, 금융, 테크·라이프 부문으로 나뉜 한화그룹 신 삼분지계(新 三分之計)의 전략적 의미를 진단하고 김승연 회장 슬하의 세 아들이 각각 돌파해야 할 핵심 과제를 심층 조명한다. 지난 30일 한화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을 쇄신하고 지배 구조 새 판을 짜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안보 위기 속에서 이뤄진 이번 인사는 한화그룹 내 권력 지형과 사업 포트폴리오 무게 중심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김 수석부회장은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장악력과 후계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등장은 '포스트 김승연'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중대 이정표다. 2024년 5월 그룹 2인자로 불리던 금춘수 전 수석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약 2년 4개월 간 공석이던 자리가 채워짐으로써 '김동관 원톱 컨트롤 타워'를 통한 차기 왕위 승계 구도가 공식화됐다. 이와 함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부회장 승진, 삼남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동시에 이뤄지며 장남(방산·해양·에너지), 차남(금융), 삼남(유통·로봇·기계)으로 이어지는 삼형제 책임 경영 구도도 한층 더 선명해졌다. 삼분지계 독자 경영은 각 산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을 가능케 해 궁극적으로 그룹 전체의 기업 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복잡하게 얽힌 그룹 사업을 명확히 분리하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각 사업 부문별로 시장의 온전한 평가를 받아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 제고는 그룹의 해묵은 과제인 상속세 등 승계 문제를 둘러싼 잡음을 해결할 핵심 열쇠이기도 하다. 승계를 위한 막대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핵심 계열사의 실적 호전과 배당 확대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최근 공개 매수와 장외 매수 등을 통해 ㈜한화 지분율을 22.15%까지 끌어올리며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삼형제가 각자의 영역에서 책임 경영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배당 여력을 확대한다면 ㈜한화·한화에너지를 통한 배당 수익으로 상속세 재원을 자연스럽게 마련해 시장의 우려와 승계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배 구조 변화는 최근 단행된 ㈜한화 지배 구조 개편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화 인적 분할 안건이 원안 가결됨에 따라 존속 법인에는 김 수석부회장이 총괄하는 방산·우주항공·해양·에너지 관련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등이 남게 됐다. 반면 신설 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에는 삼남인 김동선 사장이 이끄는 테크·라이프 사업 부문이 안착하며 계열 분리의 뼈대가 세워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원 인사와 주총 결과를 기점으로 그룹 전반의 추가적인 인적 분할·계열 분리 작업이 재점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형제의 독립 경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한화의 사업 부문별 추가 인적 분할이나 한화에너지와의 합병 등 지배 구조 최상단에서의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거시적 계열 분리 시나리오의 전개를 시사하는 것인 만큼 향후 각 형제가 지배하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거시적 지배 구조 개편 연장선상에서 단행된 이번 5개 주요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한화자산운용·한화세미텍 대표이사 교체 인사는 전략적 포석을 내포하고 있다. 김 수석부회장의 양대 핵심 사업 축이라 할 수 있는 방산 부문과 에너지·석유화학 부문 수장을 전면 교체한 것은 과거 양적 성장을 이룬 안정화·통합 단계에서 탈피해 고수익 창출과 글로벌 거점 확보를 향한 확장 단계로 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진용 구축을 통해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겨냥하는 최종 지향점은 화력·해양 플랫폼·첨단 레이다 등 각 그룹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기술력을 융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미국·유럽·중동 등 글로벌 주요 거점 시장에 한화만의 안보 표준을 제시하는 육·해·공 우주 통합 글로벌 솔루션 공급자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금번 임원 인사가 산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다. ◇ '방산 컨트롤 타워' 손재일 대표 2선 후퇴 이번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시장과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대목은 지난 2년여간 그룹 방산 부문 양대 산맥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를 겸직해온 손재일 전 대표의 2선 후퇴다. 통합과 외형 확장을 이끌어온 그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상근 고문으로 발령 나고 양사에 각각 새로운 전문 경영인이 선임된 것을 두고 그룹 측은 사업 전문성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중대 재해 리스크에 대한 문책성 인사와 두 방산 계열사 외형 성장에 따른 물리적 경영 한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손 대표 겸임 체제 종료와 퇴진을 촉발한 원인은 올해 6월 1일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다. 대형 추진 기관과 전술 지대지 체계를 연구·생산하는 대전 유성구 외삼동 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로켓 추진제 제조 공정 중 화약 잔여물을 제거하던 작업 도중 발생한 이 사고로 인해 근로자 5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2명이 중화상을 입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과거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은 그룹에 다각적 위기로 다가왔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2018년 5월과 2019년 2월에도 유사한 폭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8년 간 동일 사업장에서 13명이 사망해 반복된 인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사태를 인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대전경찰청은 합동 감식과 압수수색 등 수사에 착수했고 최고 경영자인 손재일 당시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가재웅 대전 사업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며 각각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룹 차원에서 경영진 구속보다 더 큰 리스크로 다가온 것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공 입찰 참가 자격 제한 가능성이었다.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에 발맞춰 강화된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계약 이행 중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동시에 2명 이상 근로자가 사망하는 위해를 가한 업체는 1년 이내 범위에서 정부 발주 신규 계약 입찰 참가가 제한된다. 전체 매출 중 내수 비중이 약 30퍼센트에 달하며 방위사업청 등 정부와의 방위력 개선 사업이 근간이 되는 방산 기업에게 1년간 공공 입찰 배제는 존립을 심대하게 위협할 수 있는 타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명약관화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국 사업장 내 추진제 생산·취급 공정에 무인 자동화 설비 도입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또한 김동관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은 사고에 대한 대내외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전사적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장례식을 거행함으로써 여론을 수습하며 수사 당국 조사를 대비하기 위해 통합 방산 부문을 이끌던 손재일 대표를 2선으로 물러나게 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책성 인사라는 단기적 요인 이면에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전략적 당위성도 존재한다. 지난 수년 간 글로벌 방산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폭풍과도 같은 성장을 거듭했고, 단 한 명의 경영자가 겸임하기에는 두 회사 규모와 사업 복잡성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와 ㈜한화 방산 부문을 흡수 합병한 이후 K-9 자주포·레드백 장갑차·천무 등 지상 무기 체계부터 정밀 타격 무기·항공 엔진·우주 발사체까지 아우르는 복합 하드웨어 방산 기업으로 진화했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대공 레이다·함정 전투 체계·군사 위성 통신·정보통신 시스템 구축과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한 해양·유지 및 보수 등 방산·전자·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직 DNA와 연구·개발(R&D) 수행 주기, 해외 고객 접근 방식이 다른 두 회사를 단일 구심점으로 묶어두는 것은 합병 초기 융합 시너지 창출을 표방하던 시기에 유효했다. 수십 조 원 단위 수주 잔고를 관리하고 글로벌 거점을 각각 구축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는 각 사업 성격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개별 컨트롤 타워가 필수적이다. 김 수석부회장은 겸임 체제를 해소함으로써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고 두 계열사가 독자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배 구조를 개편한 것이다. 김 수석부회장의 의중은 새로이 내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이부환 대표이사·한화시스템 양기원·한화임팩트 사업부문 강정훈 등 핵심 대표이사 3인의 면면을 통해 드러난다. 이들은 각 계열사가 처한 환경과 달성해야 할 전략적 목표에 맞춰 발탁된 맞춤형 경영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인사가 사업 통폐합과 내부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올해 하반기 인사는 글로벌 현지화 이종 비즈니스 간 밸류 체인·융합, 업황 부진을 맞은 현장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수석부회장직에 오른 김동관 체제의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슈퍼사이클 K전력기기, 수주잔고도 ‘역대급’…수주·성장전략 ‘3社 3色’

글로벌 전력인프라 사업 호황을 맞은 국내 전력기기 3사가 올해 상반기 역대급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록하며 성장 가시성을 높였다. 각 기업별 미래 수주·성장 전략 방향성 차이는 명확히 드러나면서 초고압변압기 중심의 기존 경쟁 구도도 한층 다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3사의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37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난 1분기말 수주잔고 32억원 대비 15%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LS일렉트릭은 2분기말 기준 수주잔고 6조9998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24.1% 늘렸고, 당기 신규 수주는 2조1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당기 14억4000만달러(2조1000억원) 규모 신규 수주를 추가해 수주 잔고는 같은 기간 7.6% 오른 84억9000만달러(12조 3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력기기 3사 가운데 수주잔고가 가장 큰 효성중공업의 경우 2분기말 수주잔고는 직전 분기 대비 15.9% 오른 17조5070억원으로, 당기 신규 수주는 3조3242억원 규모다. 이번 2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한 수주현황과 전망을 통해 이들 3사는 영업실적 성장 가시성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전략도 한층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LS일렉트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 2분기말 기준 LS일렉트렉의 수주잔고 현황을 살펴보면, 초고압변압기가 총 수주잔고의 47.8%(3조3453억원) 비중을 차지했고 배전반은 28.6%(2조9억원), 중저압변압기와 초고압 가스절연개폐장치(GIS)는 각각 4.7%(3279억원)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건 배전반 수주의 성장률이다. 직전분기말 기준 1조1697억원 규모였던 배전반 수주잔고는 한 분기만에 8321억원(71.1%) 증가했다. 이는 당기 신규 수주(2조100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LS일렉트릭이 최근 주력 제품인 배전반을 앞세워 데이터센터향(向) 배전솔루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주잔고 변동은 회사의 데이터센터 배전 인프라 시장 선점 전략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실제 LS일렉트릭은 지난 6월 1064억원 규모의 북미 빅테크 초대형 데이터센터향 38킬로볼트(kV)급 고압 배전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관련 수주액을 1조2000억원까지 늘려둔 상태다. 반면 초고압변압기·차단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효성중공업은 노후전력망 교체 수요와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지속 확대되는 미국을 중심으로 일감을 늘리며 전력 인프라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올 2분기 수주잔고(17조5070억원)의 국가별 비중은 각각 미국 57%·내수13%·기타(중동·유럽 등) 30%로 집계됐다. 미국 비중이 직전 분기 대비 3%포인트(p) 확대된 구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미국 비중은 13%p 확대됐다. 미국시장 중심의 고스펙·고마진 수주 물량을 지속 확보하며 중장기 이익률 개선 가시성을 확대했다는 게 효성중공업 측 설명이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최대 전력·에너지 인프라 EPC(설계·조달·시공) 기업 콴타서비스와 현지에서 합작 설립한 법인이 오는 10월 72.5~800kV급 초고압차단기 생산에 본격 돌입하는 만큼, 이 같은 사업 전략은 올 하반기 들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초고압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 집중 구조를 탈피하고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달 회사가 글로벌 빅테크와 체결한 1조원대 규모 전력·배전기기 패키지 수주 모델이 주축이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달 2일 글로벌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총 1조1212억원 규모의 전력·배전기기를 5:5 규모로 오는 2029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실제 납기는 오는 2028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해당 계약의 고객사와 같은 규모의 2029~2030년분 물량을 납품하는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다른 빅테크기업 세 곳과도 패키지 형태의 1조원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의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기준 1.8%, 올해 6.3%에 그쳤던 전력사업의 신규 수주 내 데이터센터향 비중을 내년 16.0%까지 1년 새 3배 가까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통상 전력기기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저조한 배전기기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전사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시장에선 데이터센터향 제품의 경우 일반 제품 대비 높은 가격이 형성돼있어 실제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데이터센터향으로 중저압 차단기 등 배전기기 스코프의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데이터센터향 제품은 일반 산업용 대비 높은 판가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존 이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휘발유·경유 1800원대···전국 주유소 기름값 11주 연속 내림세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11주째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 국내 판매가격에도 점진적으로 반영되면서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주보다 소폭 낮아졌다. 평균 가격은 L당 1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다섯째 주(7월 26~3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9.1원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3.3원 하락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L당 1910.1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울산은 1843.8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대를 보였다. 서울은 전주 대비 1.2원, 울산은 1.6원 각각 내린 것이다. 경유 가격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52.8원으로 전주보다 4.1원 떨어졌다. 국제 원유시장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홍해 항로 안전 확보를 위한 국제 공조 논의가 이어지면서 공급 불안 우려가 다소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0.7달러로 전주보다 7.2달러 빠졌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내림세를 보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15.9달러로 2.9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158.0달러로 2.0달러 각각 떨어졌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해진공, “공급과잉 우려…운임·선가 하락 불가피”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비롯된 글로벌 해운 시장의 시황 강세가 내년을 기점으로 점진적인 하락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규모 신규 선박 인도가 본격화하면서 발생하는 글로벌 선복 공급과잉이 중장기적 운임·선가 하방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영국의 해운·조선 분석기관(MSI)의 데이터를 토대로 발간한 '2026년 2분기 시황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건화물선·유조선·컨테이너선 등 3대 주력 선종의 용선료는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일제히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됐다. ◇ 유조선 운임 '역사적 고점'...VLCC 공급과잉 온다 유조선은 3대 선종 가운데 가장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부터 지속되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항로 봉쇄의 영향으로 용선료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고점 대비 30~60%대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실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기준 연간 평균 용선료(전망치)는 올해 하루당 9만7400달러로, 지난해 5만1300달러 대비 89.9% 증가한 것으로 추측됐다. 수에즈막스급을 비롯해 LR2급, MR급 등에서도 최대 69.2% 수준 증가율을 보이며 선형을 아우르는 운임 급등세가 나타나는 흐름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과 운항 제약으로 올해 운임은 역사적 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VLCC 중심의 구조적 선복 공급과잉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VLCC의 올해 연간 발주량은 약 4820만재화중량톤(DWT)으로, 역대 고점이었던 지난 2006년 3260만DWT를 47.9% 규모로 상회한다. 유조선 전체 신규 인도 역시 1940만DWT 수준에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2026년 4230만DWT △2027년 4630만DWT △2028년 5300만DWT △2029년 4890만DWT 등 연평균 4000만DWT 이상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전 세계 유조선 선대 규모는 지난해 7억1400만DWT에서 오는 2029년 8억300만DWT까지 12.5%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통항 차질로 원유·석유제품 수출이 급감해 유조선 운임과 시장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호르무즈 통항과 중동 원유 생산이 회복돼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완화되면서 운임은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대규모 VLCC 발주와 신조선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공급 증가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중동 정세와 무관하게 운임과 선가가 점진적인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 관세 피해 상쇄했지만…컨테이너선, 내년 운임하락 본격화 컨테이너선도 상황이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당장 올해는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 중동 전쟁 여파로 극동발 중동·인도아대륙 물동량은 같은 기간 2.3%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중국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아시아-유럽 항로와 아시아 역내 항로의 올해 물동량이 전년 대비 각각 4.6%·3.1% 성장하면서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의 역성장도 일부 상쇄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홍해 우회 수요가 선복을 흡수하고, 원유가격 강세에 따른 '긴급 벙커유 할증료'가 부과되면서 4200~44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기준 올해 용선료를 하루당 5만4400달러로 전년 대비 5.3%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단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운임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총 1414만TEU 규모 신규 선박이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총 선대 성장 규모는 지난해 3310만TEU에서 오는 2029년 4400TEU로 증가율은 이 기간 32.9%에 이른다. 이러한 결과로, MSI는 4200~4400TEU급 선박 기준 내년 용선료가 지난해 대비 38.6% 감소한 일일 3만3400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대비 2029년 용선료(1만6300달러) 감소율은 64.2%에 이른다. ◇ 건화물선, 케이프사이즈 호조…“2028년 하락사이클 진입" 건화물선(벌크선)은 세 선종 가운데 시황 전망이 그나마 양호하다. 선박 수요가 선대 공급을 당분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올해 건화물선 물동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55억6100만톤(t)으로 전망되지만, 중동 전쟁과 홍해 우회, 저속 운항 등의 영향으로 장거리 수송과 선대 비효율성이 반영되며 실질 선박 수요는 같은 기간 4.5% 증가할 전망이다. 이 기간 선대 공급 증가율은 2.9%에 그칠 것으로 추측됐다. 특히 아프리카 기니산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석) 수출 증가와 중국의 철광석 수입 확대에 힘입어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를 중심으로 운임 상승 압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보크사이트의 경우 올해 물동량(2억4280만t)이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광석 물동량 전망치는 같은 기간 2.2% 오른 16억5930만t이다. 다만 오는 2028년을 전후해 이 같은 건화물선 시황도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케이프사이즈 비중이 높은 지난해~올해 대규모 수주 물량이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 인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조 발주량 역시 2028년 기준 3320만DWT로 전년 대비 24.7% 감소율을 보이며 둔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오는 2027년까지는 운임이 비교적 견조하나 다음해부터 신조선 인도가 수요 증가를 앞지르며 시장 하락 사이클에 진입할 하고, 이 시기 신규 선박 인도량 증가와 수주잔고 감소가 맞물리며 신조선가 조정이 시작돼 2029년 들어 사이클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흔들리는 1030 ‘아이폰 사랑’…갤럭시 Z 폴드8 ‘완판 행진’ 뜨겁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부터 진행 중인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사전 판매가 오는 3일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주말 승부수를 던진다. 1030세대를 겨냥한 25만 원 상당의 저장 용량 혜택이 예약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전 판매 기간 동안 삼성닷컴 예약자 중 1030세대 비중이 이미 50%를 넘어섰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마지막 예약 수요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선 초반부터 1030세대가 빠르게 반응한 흐름이 주말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 사전 판매 초기 접었을 때 여권 크기의 휴대성과 펼쳤을 때 태블릿급 화면을 갖춘 '갤럭시 Z 폴드8'이 숏폼·웹툰·게임을 즐기는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예약을 견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감을 앞둔 이번 주말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선점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것은 스마트폰 사전 판매의 공통적인 패턴"이라며 “특히 1030세대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한 정보 확산 속도가 빨라 마지막 주말 예약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사전 혜택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동영상 촬영이 잦은 1030세대에게 저장 용량은 핵심 구매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데, 삼성전자는 사전 판매 기간 256GB 모델 구매 시 512GB로 25만 3천 원 상당의 무상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512GB 사전 구매자는 1TB 모델과의 가격 차액의 절반 수준인 31만 700원만 추가 결제하면 되는데, 30만 원 이상의 금액 부담을 덜 수 있어 고용량을 선호할수록 체감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모델별로는 '갤럭시 Z 폴드8'이 1030 예약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팔리며 크림 색상이 1위를 차지했고, 삼성닷컴 전용 컬러인 피스타치오와 라벤더도 인기를 끌었다. 대화면·멀티태스킹에 특화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그라파이트와 그린 쉐도우, 콤팩트한 디자인이 강점인 '갤럭시 Z 플립8'은 민트·크림·핑크 색상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타사 기기 사용자와의 호환성을 강화한 점도 1030세대의 사전 예약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iOS 사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QR 코드로 기존 데이터를 무선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 스위치'와, 갤럭시·iOS 간 파일 공유를 간편하게 해주는 '퀵 셰어'가 대표적이다. 최근 업데이트로 아멕스 카드 해외 결제, 밀리패스, 여행 서비스까지 탑재한 통합 디지털 지갑 '삼성 월렛'도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구글 AI 프로 6개월 구독권, 윌라 3개월 구독권, 갤럭시 스토어 스페셜 게임 테마 11종, 갤럭시 워치 울트라2·워치9 10% 할인 쿠폰, 액세서리 30% 할인 쿠폰 등이 마지막 주말 예약을 재촉하는 유인으로 꼽힌다. 신제품 구매자 대상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은 반납 시 최대 50% 잔존가 보상과 삼성케어플러스, 액세서리 패키지 할인을 제공하며, 1020 공략을 위한 '플립 유스 구독'도 새로 추가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사전 판매는 초반부터 1030 젊은층이 빠르게 반응하며 새로운 폼팩터의 높은 몰입감과 모바일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했다"며 “더블 스토리지를 포함한 다양한 혜택이 다음 달 3일 종료되는 만큼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은 사전 판매 기간 내 구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포스코청암재단, 광양·포항서 등대장학 증서수여식 개최

포스코청암재단은 전날과 오늘, 각각 광양 백운교육관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2026년도 포스코등대장학생 증서수여식을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수여식에는 신규 선발된 장학생과 학부모, 지역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이 참석해 학생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미래를 함께 축하했다. 재단은 포항·광양지역 고등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업환경 조성과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올해 새롭게 83명의 등대장학생을 선발했다. 기존에 선발돼 지원을 받고 있는 2·3학년 장학생 141명을 포함하면 올해 지원대상은 총 224명에 이른다. 사업은 올해 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 대상 선발체계로 개편됐다. 재단은 올해 포항·광양지역 37개 고등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1학년 모범 학생 83명을 새롭게 선발했다. 선발된 장학생들은 연례 재심사를 거쳐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최대 3년간 안정적으로 지원을 받는다. 특히 재단은 장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100만원과 학습·진로 설계를 지원하는 6주간 관리형 멘토링 프로그램과 대학입학 컨설팅을 제공해 보다 실질적인 학업·진학 성장을 돕는다. 지난 2020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7년째를 맞은 등대장학사업은 누적 1422명의 학생에게 장학금과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며 포항·광양 지역 대표 장학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청암재단 관계자는 “선발 체계 개편을 통해 고등학교 입학 시점부터 졸업까지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며 “한층 강화된 멘토링과 진학 컨설팅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71년 제철장학회로 출범한 포스코청암재단은 반세기 넘게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포스코등대장학사업 외에도 포항·광양 지역 출신 대학 신입생을 선발해 졸업 시까지 매년 5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포스코비전장학 등 다양한 장학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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