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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릴듯 말듯 ‘호르무즈 변수’…중고차, 중동 수출 ‘속탄다’

미국과 이란의 중동전쟁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중고자동차 업계가 중동 수출 재개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한시적 개방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선박 운항과 물류망도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업계는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2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 정상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동 전쟁 여파로 선박 운항 축소와 해상 운임 급등으로 사실상 멈춰 섰던 중동 수출도 점차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종전 MOU 이행 방안을 논의한 끝에 향후 60일 내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양측은 이 기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이란은 60일 동안 해협을 개방하고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60일 이후 해협 운영 방식과 안전 보장, 통행료 부과 여부 등은 후속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내 중고차가 중동 시장으로 향하는 핵심 해상물류의 관문이다. 중동행 선박 대부분이 이 항로를 이용하는 만큼 해협 운영 여부는 국내 중고차 수출 실적과 물류비를 좌우하는 핵심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중동지역은 국내 중고차 수출의 최대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차 수출은 총 88만2639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동 수출 물량이 30만 6433대로 전체의 34.7%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 23만8837대(27.1%) △유럽 23만5773대(26.7%) △아프리카 5만4159대(6.1%) △중남미 4만3649대(4.9%) 순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라크 등은 메이드인 코리아 중고차 수요가 꾸준한 충성시장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수출 흐름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올해 1~5월 국내 중고차 수출은 26만1548대로 이 가운데 중동 수출은 8만3321대(31.9%)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8만958대(31.0%), 유럽은 4만3850대(16.8%), 아프리카는 2만8673대(11.0%), 중남미는 2만3093대(8.8%)였다. 중동은 여전히 최대 시장을 유지했지만 비중은 지난해 34.7%에서 올해 1~5월 31.9%로 2.8%포인트(p) 낮아졌다. 선박 운항 축소와 해상 운임 급등으로 수출 일정이 잇따라 연기됐고 일부 계약은 취소되거나 출하 자체가 보류되면서 물류비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국내 렌터카 업체들도 중동 전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최근 중고차 수출 사업을 확대해온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은 중동 시장을 주요 수출처 가운데 하나로 육성해왔지만 전쟁 이후 출하 일정 조정과 물류 차질을 겪었다. SK렌터카는 종전 합의 이후 계약이 보류됐던 중동 거래처들과 다시 접촉하며 수출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중동 노선 해운사들과 선박 확보 및 출하 일정 조율에 나서는 등 그동안 미뤄졌던 물량을 순차적으로 출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렌탈 역시 중동 현지에 미리 확보해 둔 재고 물량을 판매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신규 수출 재개도 검토 중이다. 다만 해상 운임과 선박 배정이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물류 여건을 점검하며 출하 일정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중고차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됐더라도 실제 수출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쟁 기간 축소됐던 선박 운항을 정상화하고 급등한 해상 운임이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60일 이후 해협 운영 방식을 둘러싼 협상 결과 역시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 합의와 해협 개방은 중동 수출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실제 수출이 정상화되려면 선박 운항과 물류망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우선이며 운임도 아직 높은 수준이어서 당장 예전과 같은 출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국내 중고차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인 만큼 해협 개방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라며 “다만 선적 공간 확보와 해상 운임 안정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신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SK에너지, 주유소 석유 공급가격 ‘매주 사전고지’ 전환

SK에너지가 정유업계 처음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의 주유소 공급가격을 일주일 단위로 사전 고지하는 새 가격정책을 도입한다. 기존 사후정산제도를 폐지하고 사전고지 방식으로 전환해 주유소 기름값의 변동 예측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SK에너지는 22일 석유제품의 주유소 공급가격 새 가격정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새 가격정책은 관련 절차를 거쳐 현재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종료되는 시점 이후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주유소·대리점 등 유통망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급가격 결정·고지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명확한 가격 결정 기준을 마련하고, 주유소별 거래 조건도 표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에서 석유제품 공급 후 일정기간 뒤 시장가격을 반영해 공급가격을 확정·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이 활용돼 왔다.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변동성이 큰 시장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 국내 공급가격 사후정산 구조가 주유소 판매가격 상승에 후속대응 성격이라는 점, 그동안 주유소들의 불리한 계약구조 개선 요구가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통한 '강제 가격정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민간 자율 성격의 사전고지제도로 전환해 공급가격 결정 과정에 대한 고객과 시장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SK에너지는 앞으로 시행될 공급가격 체계에선 명확한 기준과 표준화된 거래 조건을 바탕으로 주유소별 주 단위 공급가격을 사전 확정하고 고지한 뒤 이를 기준으로 주 단위로 정산을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SK에너지는 생계형 운수사업자를 대상으로 23일부터 한시적으로 SK주유소의 차량용 경유 판매가격을 리터(ℓ)당 50원 할인하는 지원책도 병행한다. 직영주유소 73개소는 판매가를 50원 인하할 예정이며, 자영주유소도 동일한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인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할인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종료되는 때까지 한시적으로 최장 한 달 간 운영된다. 앞서 SK에너지는 고유가 상황에서 경영난을 겪는 전국 SK주유소 유통망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최대 200억원 규모의 고유가·위기극복 지원금 지급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SK에너지는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에서 원유 수입처 확대와 다변화 설비 투자 등으로 중동산 도입 비중을 현재 약 70% 수준에서 50%까지 낮추는 동시에 중동외 지역에서 대체원유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SK에너지의 조치들은 시장질서 확립과 민생 안정, 에너지 안보 강화 등 정부 정책 기조와 사회적 요구에 적극 호응하고, 지난 4월 SK에너지를 비롯한 정유4사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산업통상부 등이 마련한 민관합동 정유사·주유소 상생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SK에너지는 '책임 있는 에너지기업'으로서 공급가격 결정 구조 개선 및 국민 생활안정 지원,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카카오게임즈 김태환·이시우 공동대표 체제로…‘투트랙 시너지’

카카오게임즈가 김태환·이시우 신임 공동 대표이사를 22일 선임하며 '투톱 체제'를 공식화했다. 라인게임즈 출신인 김태환 대표가 회사의 글로벌 사업 및 투자 전략을 총괄하고, 카카오게임즈 창립 초기부터 몸담았던 이시우 대표가 내부 살림을 도맡는 구상이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김태환 신임 공동대표는 넥슨과 라인게임즈를 거치며 국내외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넥슨코리아 전략기획실장·기획조정이사·부사장, 넥슨재팬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넥슨아메리카 부사장, 라인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개발과 전략 실행을 두루 경험했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인수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라인야후와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시우 신임 대표는 2015년 카카오게임즈 창립 초기 모바일 사업본부장으로 합류해 최고사업책임자(CBO) 등을 역임하며 모바일·PC 게임 사업을 총괄해 왔다. 향후 김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중장기 비즈니스 전략 수립과 글로벌 사업 확장, M&A 및 전략적 투자 전반을, 이 대표는 게임 라이브 서비스 운영과 신작 퍼블리싱,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 관리 등 게임사업 전반을 각각 총괄할 예정이다. 두 신임대표는 “성장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그 성과가 기업가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투명한 시장 소통을 통해 주주들과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로보락, 넾다세일 참가…청소가전 최대 45% 할인 판매

로보락이 네이버 쇼핑의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넾다세일'에 참가해 주요 청소가전 제품을 특별가에 선보인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6월 22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된다. 로보락은 여름철 실내 생활 증가로 높아지는 청소 수요에 맞춰 플래그십 로봇청소기부터 무선청소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행사 대상 제품에는 로보락의 2026년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10 MaxV 시리즈'를 비롯해 'Qrevo 시리즈', 진공 물걸레 청소기 'F25 시리즈', 무선 진공 청소기 'H60 Hub 시리즈'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로보락은 프로모션 기간 동안 네이버 쇼핑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이번 방송은 최근 소비자들이 실시간 소통을 통해 제품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됐다. 방송에서는 제품별 핵심 기능과 맞춤형 청소 솔루션을 소개하고, 시청자를 위한 특별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인도 초호화 단지에 냉난방공조 공급

삼성전자가 인도 초프리미엄 주거단지에 고효율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대거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인도의 주요 부동산개발 기업인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 손잡고 현지 IT산업의 중심지 구루그람(Gurugram) 지역에 조성 중인 디오차드(The Orchard) 단지에 HVAC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구루그람은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위성도시로, 인도의 주요 스타트업과 글로벌 IT기업들까지 대거 진출한 대표 산업 중심지다. 고소득 인구가 밀집해 있으며, 여름철 최고 기온이 45℃를 웃돌아 고성능·고효율 공조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300세대 3000여대의 삼성전자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공조 솔루션을 적용하는 대형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실외기 1대에 여러 대의 실내기를 연결하는 대형 시스템에어컨 실외기 'DVM S2'와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무풍 1웨이 천장형 카세트'를 결합한 고효율 제품을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급을 계기로 대형 오피스, 쇼핑몰, 호텔 등 상업용 건물 중심의 HVAC 사업을 프리미엄 주거 시장으로 확대하고,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AI 홈 솔루션 공급자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배터리 소재, 캐즘 극복 전략 ‘냉·온탕’ 뚜렷

글로벌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배터리 후방산업인 핵심소재의 공급망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비(非)중국시장의 폭발적인 소재 수요 성장 속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계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공급망 패권의 역설'도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국내 배터리 핵심소재 기업들이 차세대 폼팩터 선점과 비(非)전기차 어플리케이션 다변화, 탈중국 공급망 재편, 대규모 자산 매각 및 손상 처리를 동반한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 미래상승 사이클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22일 SNE리서치의 2026년 1~4월 동향에 따르면,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4대 핵심소재 시장 전반에서 비중국 지역 수요 성장률이 24~38%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14~17%)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장악력은 여전히 중국계 기업들이 87~94%의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양극재 부문을 살펴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핵심 원자재법(CRMA) 등 규제 효과로 비중국 시장 적재량이 32만 9000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2%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실상은 탈중국 기조와 궤를 달리한다. 글로벌 완성차(OEM) 업계가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해 '반값 전기차' 출시에 사활을 걸면서 원가 경쟁력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비중국 시장의 수요 성장세 이면에는 중국 후난유능 등 중국계 기업들이 LFP 양극재 시장 1위를 독식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오히려 더 강하게 장악해 나가는 '공급망 패권의 뼈아픈 역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음극재 시장 역시 중국계 점유율이 94.4%에 이르며, 분리막(89.6%)과 전해액(87.4%) 시장도 중국 지배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다. ◇ 양·음극재, 극한의 성능 한계 돌파로 승부수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국내 양극재 3사인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은 올해 1분기 뚜렷한 '전략 차별화'를 보여줬다. 엘앤에프는 1분기 11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국내 양극재 3사 중 가장 극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뤄냈다. 광물 가격 반등에 따른 926억 원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환입 효과가 컸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본업에서의 확실한 체질 개선을 증명했다. 비결은 '초격차 기술력'과 '미래 먹거리 선점'에 있다. 엘앤에프는 주행거리를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제조 난이도 최상위 제품, 즉 니켈 비중 90% 이상의 '울트라 하이니켈(Ultra Hi-Ni)'로 전체 하이니켈 출하량의 88%를 채우며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했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차세대 핵심 폼팩터로 꼽히는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용' 양극재 출하까지 선제적으로 본격화하며 양적 팽창을 넘어선 압도적인 질적 성장으로 캐즘의 파고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하이엔드 단결정 양극재를 통해 에너지 소재 부문 손익 분기점을 회복했고, 에코프로비엠은 전동 공구·AI 데이터 센터향 ESS 등 비 전기차 부문 매출을 전분기 대비 20% 성장시키며 방어에 성공했다. 음극재 시장에서는 '충전 속도' 혁신을 앞세운 실리콘의 매서운 추격이 눈에 띈다. 중견기업 대주전자재료의 1분기 실리콘 음극재 매출(약 120억 원)이 포스코퓨처엠의 범용 흑연 음극재 전체 매출(149억 원) 턱밑까지 쫓아왔다. 업계는 하이엔드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실리콘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 동박의 턴어라운드…“EV 쏠림 벗고 AI 가속기·ESS 정조준"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동박업계는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규 캐시카우를 발굴하며 가장 먼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매출 1598억원을 기록했다. 또,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성 향상과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레깅 효과로 영업손실을 50억원까지 대폭 축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9억원 올려 전분기(364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동박업계의 핵심전략은 'EV 의존도 축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체 매출 중 67%에 달하던 EV 비중을 올들어 38%까지 낮추는 대신 북미 ESS(BBU 포함) 비중을 22%, 하이엔드 모바일 및 전동공구 비중을 23%로 각각 크게 늘렸다. 특히, AI 가속기에 사용되는 초저조도 회로박(HVLP)의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북 익산공장의 생산능력을 올해 6700톤, 내년 1만6000톤 수준으로 올려 회로박 매출 비중을 16%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용 음극 집전체인 '니켈도금동박'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상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AI 가속기용 초극저조도 동박 수요가 전년 대비 53.5% 폭증하며 올해 하반기 강력한 실적 턴 어라운드를 예고했다. ◇부진 소재사 '빅배스'와 구조조정 반면에 수요 둔화와 막대한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일부 소재사들은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충북 증평공장의 가동 중단, 중국 자회사 매각을 선언했다. 동박 제조사 SK넥실리스도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단행했다. SK넥실리스의 2025년 매출은 5060억원에 달했으나 고정비 증가와 시황 악화로 영업손실 1918억원을 감수했다. 이에 SK넥실리스는 부실 자산을 일시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실행했다. 가동률이 저하된 유휴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에 대해 1289억원 , 영업권 등 무형자산에 대해 1147억원 등 총 24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상차손을 장부에 반영하며 2025년 544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확정지었다. 더불어 2025년 4월 말 비핵심 자산인 박막 사업부를 플렉시온(구 어펄마캐피탈)에 매각 완료하며 현금 확보와 주력 사업 재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이오(JEIO)의 경우, 전지소재 부문 가동률이 10%대로 하락하자 반도체 EUV 펠리클·방탄용 신소재를 대안으로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초대형·초고화질 ‘LG 매그니트’, 북미서 최고제품상

LG전자가 북미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인포컴 2026'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 17일부터 사흘간 열린 '인포컴 2026'에 참가해 '디스플레이 너머의 솔루션(Solutions Beyond Displays)'을 주제로 다채로운 상업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LG전자의 초대형·초고화질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다. LG 매그니트는 설치 및 디지털 사이니지 부문에서 '인포컴 최고 제품상(Best of Show)' 위너(Winner)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북미 권위 있는 AV 전문 매체인 SCN이 꼽은 '가장 혁신적인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에도 이름을 올리며 높은 시장 가치를 증명했다. 회사 측은 LG 매그니트가 전시장, 대형 강당, 회의실, 프리미엄 매장, 방송국, 상황실 등 다양한 비즈니스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LG전자는 미팅룸, 리테일 매장, 야외 환경 등 각 비즈니스 환경에 맞춘 맞춤형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미국 정부 기관 등의 수요를 고려해 미국의 무역협정법(TAA) 규격을 충족한 맞춤형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선보여 현지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도 돋보였다. LG전자는 자체 상업용 디스플레이 운영·관리 통합 플랫폼인 'LG 비즈니스클라우드(LG Business Cloud)'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소개하며 스마트한 비즈니스 환경 구축의 비전을 제시했다. 민동선 LG전자 ID사업부장은 “하드웨어 기술력에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을 융합하여,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스코·현대제철, 쟁의권 확보 이어질까…노란봉투법 겹쳐 ‘철강 하투(夏鬪)’ 걱정

국내 철강 빅2가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하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쟁의권을 확보했고, 포스코는 노사가 집중교섭 여부부터 접점을 못 찾으면서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철강산업이 실적 반등 움직임과 구조 재편의 물꼬를 트는 와중에 노사 협상 변수가 끼칠 영향에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상 쟁의행위 행사 여부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 조합원의 86.83%이 찬성해 가결됐다.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노사 간 추가 협상이 진전을 못 보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현대제철 노조는 임단협 7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낸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집중 교섭 여부부터 노사가 갈등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직전 임단협을 진행한 2024년 협상 결렬 이후 기습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설 정도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극적 합의는 이듬해 4월에서야 이뤄졌다. 같은 시기 포스코도 쟁의권 확보하고 파업 예고를 했지만 극적인 합의로 갈등 심화를 피했다. 교섭단위 분리 문제도 변수로 떠올랐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와 협상할 때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과 민주노총 금속노조·플랜트건설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에 대해 각각 교섭단위를 분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지난 4월 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이달 17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유지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도 교섭단위 분리 문제에 대해 중노위 재심 신청이 들어갔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 시행으로 원청 교섭에 대한 하청 노동자의 권리가 명문화되면서 협력사 각각 교섭 단위를 구성하는 물리적 한계가 지적됐다. 이 같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하청 노동자 교섭단위를 마련하는 것이 떠올랐는데, 교섭단위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에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초래할 부작용으로 교섭단위 증가를 꼽았는데, 이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올해는 임단협 과정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논의가 복잡해지는 양상이라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초까지 내수 침체와 저가 수입재 과잉 등으로 위기감이 컸던 철강산업이 지난해 후반부터 반등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반등 기세를 유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포스코그룹 철강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이 9조34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928억원으로 31.2% 늘었다. 같은 분기 현대제철도 매출이 3.2% 증가한 5조739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이 15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철강업계는 올해 임단협 뿐만 아니라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분리교섭 변수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노사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산업이 자동차, 조선업처럼 공정에 투입하는 노동자 수가 많고 원-하청 구조가 복잡하다는 노동 집약적인 특성을 띠는 만큼 향후 노동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제철소·제강소는 생산 공정 내 조업 뿐만 아니라 제품 운반이나 크레인 운영, 설비 정비 같은 조업 지원까지 다양하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협력사 체제가 굳어진 것이다. 원-하청 구조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스코의 직고용 카드도 주목받고 있다.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직접 조업에 참여하는 하청 노동자 7000여명을 직고용 전환하는 과정에서 임금 테이블 같은 처우 문제부터 기존 정규직과의 갈등 완화책 같은 내용을 논의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도 지난 2023년 직고용 체제 전환을 이루기까지 1년여라는 긴 기간에 걸쳐 노사 협의를 이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철강사들 입장에서는 철강산업 구조 재편보다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사 관계 변화가 큰 화두가 될 정도"라며 “노사 간 원만한 타협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더 가볍고, 자리 덜 차지하게…무선청소기 ‘무게와 공간과의 싸움’

가전기업들이 무선청소기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초여름 성수기를 맞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공간 효율성을 높인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로봇청소기보다 가격 부담이 덜하다는 점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컴팩트타워' 2종을 지난 16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를 통해 총 5종의 무선청소기 라인업을 운용하게 됐다. 청소 성능은 유지하면서 거치대 부피를 줄여 공간 활용도를 키운 게 신제품의 특징이다. 청소기 본체 충전과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을 수행하는 타워 부피가 기존 대비 약 40% 줄었다. LG전자는 컴팩트타워 물걸레 겸용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물걸레 흡입구로 교체해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형태다. 물통 용량은 450mL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무선 스틱 청소기 '제트 핏'을 선보였다. 역대 가장 가벼운 모델을 출시해 이미 판매 중인 '비스포크 AI 제트 400W'와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제트 핏 스틱 청소기의 손잡이와 브러시, 모터, 먼지통, 배터리 등 전체 구조를 효율적으로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무게를 1.96kg까지 줄였다. 브러시와 파이프를 분리한 핸디 형태로 사용 시에는 무게가 1.18kg까지 내려간다. 디지털 인버터 모터의 흡입력은 최대 180W다. 쿠쿠의 '파워클론' 라인업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쿠쿠는 휴대성을 극대화한 '파워클론 미니', 흡입력을 향상시킨 '파워클론 포스', 물걸레와 자동 먼지 비움을 결합한 '파워클론 올 클린', 경량 설계의 '파워클론 하이퍼' 등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파워클론 제트슬림'을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나섰다. 이 제품은 체감 무게 700g의 초경량 설계에 200W 흡입력을 갖춰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 피로가 덜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판촉 행사에도 적극적이다. 쿠쿠는 온라인몰에서 '무선청소기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파워클론 제트슬림, 파워클론 올 클린, 파워클론 미니 등 주요 무선청소기 라인업을 대상으로 최대 52%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일전자는 1.7kg 초경량 '스테이션 무선 청소기'를 지난 3월 출격시켰다. 바닥 청소는 물론 소파, 침구, 가구 틈새, 차량 내부 등 생활 공간 전반을 폭넓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일체형 제품이다. 완제품 기준 1.7kg의 무게를 구현했다. 손목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게를 손 전체에 고르게 분산하는 바(Bar) 타입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로봇청소기 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로보락은 지난 15일 올인원 무선청소기 'H60 허브 플러스'를 한국에 출시했다. 기존 무선 진공 청소기 'H60 Hub 시리즈'의 새로운 라인업이다. 신제품은 청소기 본체와 843mm 높이의 도크를 통해 먼지 비움, 충전, 보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본체를 도크에 거치하면 10초 만에 2L 대용량의 완전 밀폐형 더스트백에 먼지를 자동으로 모아준다. 청소기 헤드에는 140도 초광각 그린 라이트를 탑재해 가구 아래나 어두운 공간의 먼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리미도 참전했다. 드리미는 최근 물걸레 청소기 'T16 폼워시'를 내놨다. 9.85cm 바디를 적용해 물걸레 청소기 제품 라인업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180도 눕힘 구조와 양측 밀착 설계를 더해 집안 구석과 사각지대까지 청소 범위를 한층 넓혔다. 업계는 전통적으로 5~6월을 청소기 판매 성수기로 본다. 환기가 잦아지면서 외부 꽃가루와 미세먼지의 실내 유입이 늘고, 봄·여름 털 교체기를 맞은 반려동물의 털 빠짐도 증가하는 시기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E칼럼] 트럼프의 화석연료 제재, 중국엔 ‘사랑의 매’

고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가 온갖 비난을 들어가며 이란·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하고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제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미군을 해외 분쟁에서 빼내겠다던 MAGA 정권이 굳이 호르무즈와 카리브해에 힘을 쏟는 모순을 설명하는 길은 단 하나다. 중국이 그동안 누려온 값싼 원유 공급선의 차단이 주 목적이었다는 것뿐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2025년 중국은 이란 해상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였다. 하루 평균 약 138만 배럴, 해상 원유 수입의 13.4%에 달하는 물량이다. 베네수엘라산도 2025년 12월 기준 하루 60만 배럴을 넘어 중국 원유 수입의 약 4%를 차지했다. 이렇게 국제 제재를 받은 원유는 그 위험을 반영해 국제 시세보다 배럴당 수 달러에서 많게는 십수 달러까지 할인되어 거래되어 왔으니, 중국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누리던 보조금이나 다름없었다. 이 공급선이 막히면서 중국은 이제 같은 기름을 시장가격에 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 외교정책 문서에서도 '중국의 할인 원유시장 접근 제한'을 명시적 우선순위로 적시하고 있으니, 우발적 부수효과가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된 압박인 셈이다. 미·중 충돌이 반영하고 있는 진실은 분명하다. 에너지 자립, 곧 에너지 주권이 산업패권의 축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거도 그랬고 사실 중국도 미국의 이란 공격이 결국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은 에너지 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AGI 인공지능 로보틱스가 향후 제조업의 패권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AGI가 만드는 스마트팩토리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자율공장으로, 주 생산요소는 단 하나 전력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값싼 전력, 국가 전체적으론 한계생산비용이 0인 발전원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는 석탄을 추월해 2025년 초 14.8억kW에 도달했다. 2025년 첫 3분기에만 약 310GW가 새로 깔렸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발전설비를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새로 지어버린 셈이다. 신장과 내몽골의 시간대 전기요금은 kWh당 0.243위안까지 떨어졌다.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만도 2024년 중국 GDP의 10%를 차지했다. 인구에 비해 빈약한 부존자원이라는 한계가 오히려 이들로 하여금 세계 최초의 '전기국가(electrostate)'를 향해 박차를 가하게 만든 것이다. 수요 측면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히트펌프가 보일러를 대체하면서, 중국의 석유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틀어쥐려는 수입연료 목줄 자체가 해마다 가늘어지고 있다는얘기다. 잡은 손에 힘을 줄수록 중국은 그 목줄이 필요 없는 몸으로 체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기존 미국의 에너지 전략 자체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러시아나 이란 같은 우호국의 원유 도입을 차단한들, 중국 내 국산 에너지 확보 속도가 이 정도라면 미국의 차단벽은 장기적으로 보아 단기 효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그러니 미국의 제재는 한계생산비용이 0이고 에너지 안보까지 챙기는 미래형 에너지 공급체계를 중국이 선점하도록 등을 떠밀어주는, 말 그대로 '사랑의 매' 수준이 될 뿐이다. 이 충돌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이제 제조업의 경쟁력은 과거와 같은 값싼 인건비가 아니다. 공정의 사람 손은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로봇에 공급할 전기료 자체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든 자동화 공장이든, 결국 전기를 먹고 크는 산업들이다. 임금이 경쟁력이던 시대에는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되었지만, 전기료가 경쟁력인 시대에는 싼 전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된다. 중국과 수많은 제조업 부문에서 경합하는 한국이, 막대한 수입산 원료를 계속 사면서 과연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을까?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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