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직전까지 정유사의 원유 수급 구조가 비중동산 다변화로 향하다 멈칫했다. 중동 불안으로 수급처 다변화가 필요해졌지만 중동산이 주는 경제적 이점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산 원유 제재 해제가 가시화됐는데도 전쟁 전 수준으로 물동량이 회복되기 어려운 데다 사실상의 통행세 부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19일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입된 원유 가운데 중동산이 549만1100톤으로 전체의 약 57%를 차지했다. 4월에도 중동산 원유의 비중은 51%(434만1366톤)이었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4월 214만6366톤으로 국가 기준 가장 많은 25.4%를 차지했지만, 5월에는 193만404톤을 수입해 19.9%로 줄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나서 중동 국가들로부터 원유를 확보하고, 홍해 같은 대체 경로를 통해 수입하는 노력의 결과로 해석된다. 중동산 원유는 70%, 미국산 원유는 16.3%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중동산 비중이 줄어든 모습이다. 중동 전쟁의 교훈으로 원유 수급 다변화가 필요하다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원유 생산지에서 수입하는 비중을 막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급처 비중 변화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종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과정이 더딜 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통행세 부과까지 거론되면서다. 양국 간 공식적인 양해각서(MOU) 교환이 오는 19일 이뤄지면 호르무즈 해협은 일단 재개방되지만, 전쟁 기간 묶여있던 선박들이 빠져나가야 해서 선박 적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선박의 경우 묶여있는 선박 수가 24척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가시화되는 동시에 MOU 60일 후 사실상의 통행료 부과 가능성이 커진 점도 변수다. MOU에는 상업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안전하게 통항하도록 한다고 명시됐다. 서명 이후 60일만 통행료가 없다는 대목 때문에 이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화하기 위해 이란에 비용을 내게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우디와 UAE, 카타르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교훈 삼아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홍해 같은 곳으로 원유 운반 경로를 바꾸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다만 파이프라인 확장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이 마저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에 중동산과 비중동산 비중을 어떻게 맞춰나갈지가 정유사들의 과제가 됐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에 크게 의존했지만, 2020년 이후 미국산 도입도 늘렸다. 지난해 기준 중동산과 미국산 비중이 대략 70%, 20% 수준에 가까웠다. 미국-이란 전쟁이 초래했던 원유 수급 차질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교훈을 고려하면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산 비중을 크게 둬왔던 이유는 원유 가격과 운송비용 등 가격 경쟁력과 경유·중유 같은 산업용 석유제품의 필요성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산 원유는 한국까지 운송하는 거리와 시간이 중동산의 2배가량 되는데, 원유 생산지와 연결되는 항구가 대서양 연안에 있어 태평양 항로를 이용할 수 없다. 게다가 규모가 큰 원유 운반선은 운하를 통과하기 어려워 대서양에서 아프리카 대륙 희망봉을 거치게 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정유사들이 원유 수급 다변화에 나서긴 하겠지만,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산에 크게 의존해온 것은 낮은 도입 비용과 국내 원유 수요 특성 때문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산 원유를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운송하는 거리가 중동산의 2배가량이고, 가격도 좀 더 높다는 점에서 미국산을 무작정 늘린다는 것이 수급처 다변화의 답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종 특성 면에서는 주로 중질유(中質油) 특성을 띠는 중동산과 달리 미국산이 경질유(輕質油)의 특성을 띤다. 정제 설비에 원유를 투입했을 때 생산하는 석유 제품별 비율이 달라지거나 생산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종전 합의로 수출 재개가 유력해진 이란산 원유를 들여오는 방안도 정유업계에서 거론된다. 국내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를 정제설비에 투입한 경험이 있는 데다 비교적 가격이 낮고 운송 거리가 짧다는 중동산의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대(對)이란 금융제재로 달러 결제가 막히면서 이란산 원유는 중국 등 일부 국가로만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공급됐다. 한국도 마지막으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때가 2019년이다. 다만 대이란 제재가 완화되면 이란산 원유가 일부 국가로만 향하는 '그림자 시장'에서 벗어나 국제 석유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점이 변수다. 제재 전 수준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회복된다 해도 증가 폭이 크지 않고, 국제 시장에 공급될 중동산 원유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가격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란산 원유는 '그림자 물량'이라 불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제재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하지 못하면서 낮은 가격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란산이 국제 석유시장에 풀리면 낮은 가격 프리미엄이 사라지게 되겠지만, 전체 중동산 석유 공급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며 "그간 한국과 일본 등에 기준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했던 사우디아라비아산의 프리미엄을 전보다 덜 붙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주간 신차] ‘더 뉴 BMW iX3’ 韓 출격…토요타 ‘올 뉴 라브4’ 출시](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9.98f71af79d4748df933471fb9d71de81_T1.jpg)

![[종합] 대한항공 우기홍·아시아나 송보영, 100분 주주 간담회 개최…시장 소통에 진심 보였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9.4970ca2531f741d79de0ab29b9ba39c5_T1.png)




![[단독] 한화비전 CCTV 기반 ‘무선충전 빔’, 스마트폰·전기차·로봇 ‘전원 끊김’ 없앤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8.c4438d3d17a34971bbe21febe0e142ac_T1.png)



![53GW 초대형 발전사 탄생 초읽기…해상풍력 시장 ‘공공 주도’ 커지나[이슈분석]](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9.71dcdccba8c641fe85b011170a43334a_T1.png)


![[EE칼럼] 에너지 시장에서 고착된 선입관](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409.2085f7584f5843f6bd4585a665a8aeec_T1.jpg)
![[EE칼럼] 한・미 원자력 협상, 선장이 필요하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314.f6bc593d4e0842c5b583151fd712dab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민주당, 지방선거 이후가 위험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 누가 판단을 설계하는가](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319.f805779380a7469eba1ebf86cf9045e9_T1.jpeg)
![[데스크 칼럼] 부동산 시장 해법, ‘자만’은 금물이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4.f40d0bed7afb47ab87716302a3faf80d_T1.jpg)
![[기자의 눈] 찬란한 K-방산의 이면, 그리고 참사의 기억법](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8.e7b8be0cf84a4ed69017c371266352f7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