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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로 고객 분석 8시간→10분…그룹사 AX 성과 한자리에

KT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 의견 분석 시간을 8시간에서 10분 이내로 줄이고,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을 30% 단축한 성과를 공개했다. 고객 서비스와 사내 업무뿐 아니라 제조·물류, 통신망 운영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KT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경기 성남시 KT 판교빌딩에서 '2026 AID-X Day'를 열고 그룹 차원의 AI 전환(AX) 성과를 공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KT와 그룹사들이 참여해 사업, 기술, 업무 등 4개 분야의 AI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기존에 별도로 진행하던 AI 혁신 사례 발표와 연구개발(R&D) 성과 전시를 하나로 통합했다. KT는 마이케이티와 KT멤버십 앱에 올라온 이용자 후기, 고객센터에 접수된 의견을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고객의 반복적인 개선 요구를 찾아내는 데 기존에는 약 8시간이 걸렸지만, AI를 도입하면서 10분 이내로 줄었다. 임직원이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하고 그래프와 대시보드까지 만들어주는 'MAGMA BI/DW'도 선보였다. 여러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내려받아 직접 가공하던 과정을 AI로 대체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AI를 적용했다. KT는 화면 기획부터 디자인, 코드 생성까지 AI로 연결하는 기술을 4개 프로젝트에 도입했다. 이 가운데 한 프로젝트에서는 개발 기간이 9개월에서 6개월로 약 30% 줄었다. 제조·물류 현장에 투입할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도 공개했다. 로봇이 작업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새로운 작업을 학습하는 '로봇 스킬 플라이휠' 기술이다. KT는 이를 자체 로봇 서비스 플랫폼과 연계해 산업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정비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와 도심항공교통(UAM)의 운항 상황을 분석해 관제사의 판단을 돕는 플랫폼도 소개했다.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는 마이케이티 앱의 '마이 AI'와 지니TV에 적용할 개인 맞춤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자체 AI 모델 '믿:음 K 3.0', 개인별 전문 업무를 지원하는 'KT-Claw', AI 모델 운영 효율을 높이는 '토큰팩토리' 기술도 공개했다. 보안 분야에서는 AI가 웹서비스의 취약점을 찾아 분석하고, 비정상적인 문자 발송과 소액결제 패턴을 탐지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6세대 이동통신(6G)과 양자보안 등 차세대 통신 기술도 전시했다. KT와 KT DS가 공동 개발한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체계 'kode'도 선보였다. AI가 코드 작성과 검증 등 반복적인 작업을 맡고, 사람은 설계 방향과 최종 품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행사에서는 임직원들이 업무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해커톤도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32개 팀이 참가했으며, KT는 우수 과제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다른 조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옥경화 KT IT부문장(부사장)은 “현장에서 검증된 AX 사례와 노하우를 조직 전체로 확산해 고객과 임직원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혁신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같은 바다인데 동해가 수십배 비싸”…대한상의, 규제개선 75건 건의

같은 바다에 해상풍력 발전시설을 설치해도 인근 토지가 어디냐에 따라 공유수면 사용료가 수십 배 차이 나는 등 기업 현장과 맞지 않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경제계의 요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역기업들이 제기한 규제합리화 건의과제 75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건의는 대한상의가 지난 6~9월 규제합리화위원회와 충남북부·화성·울산·여수·대전 등 5개 지역상의를 돌며 개최한 규제간담회에서 발굴했다. ◇ 섬 있느냐 없느냐에 해상풍력 사용료 수십배 차이 대표적인 건의는 해상풍력 발전시설의 공유수면 점·사용료 산정 방식 개선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자가 바다를 이용할 때 해당 공유수면과 가장 가까운 토지 가격을 기준으로 점·사용료를 산정한다. 이에 따라 섬이 많은 서해안과 남해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섬의 땅값이 적용될 수 있지만, 섬이 드문 동해안에서는 가격이 높은 육지 가격을 기준으로 사용료가 결정될 수 있다. 울산지역 기업들은 이 때문에 주변 섬의 유무에 따라 공유수면 사용료가 수십 배 이상 차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땅값 대신 해상풍력 사업의 특성과 실제 바다의 이용가치를 반영한 별도 산정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 “자격증 5~6개 있어도 겸직 못해"…인력 규제 개선 요구 지역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안전관리자 선임 규제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석유화학 공장은 위험물 탱크와 고압가스 설비, 보일러 등에 서로 다른 법률이 적용돼 시설별 안전관리자와 부재 시 업무를 대신할 대리자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 자격을 갖춘 직원도 다른 법령에 따른 안전관리자와 대리자를 겸직할 수 있는 근거가 불명확해 추가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 지역 공장장은 “자격증을 5~6개씩 가진 직원을 뽑아도 겸임을 못하고 있다"며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겸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외국인 일반기능인력(E-7-3) 고용 허용 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 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근속과 지역 정착을 위해 배우자가 제조업 등에서도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 허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천막은 되고 강판은 안되고…지자체마다 다른 기준 공장 간이창고에 사용할 수 있는 자재 기준을 통일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상 간이창고는 천막이나 합성수지 등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강판 등 다른 재료는 지자체가 조례로 허용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용도의 창고라도 지역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자재가 달라진다. 충남지역의 한 기업은 “천막은 태풍이나 폭설에 무너질 위험이 있고 햇빛에 굳어 3~4년마다 바꿔야 한다"며 “500평 규모를 교체하는 데 1억원 이상 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내구성이 높은 강판을 지역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고속·시외버스 차령 연장, 과속방지턱 설치정보 현행화 및 관리체계 개선, 혁신금융서비스 실증과 제도권 전환 연계 절차 마련 등이 건의과제에 포함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지역은 달라도 인력난과 외국인노동자, 안전관리자 고용 문제는 곳곳에서 반복됐다"며 “여러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제도를 고치고 지역별로 현장에 맞게 풀어가는 규제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장] “더빙 한 언어에 60명”…K콘텐츠 세계로 보내는 넷플릭스의 힘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이 남성을 부르는 '오빠'는 영어로 어떻게 옮겨야 할까. 단순히 'Brother'로 번역하면 등장인물의 관계와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가 늘면서 이처럼 대사 한마디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전달하는 자막과 더빙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는 K콘텐츠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확산하는 과정이 소개됐다.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미국·캐나다(UCAN) 지역 현지화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은 제2의 제작"이라며 “훌륭한 이야기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흥행한 배경에는 각국의 언어와 문화에 맞춰 작품을 전달하는 현지화 작업이 있다는 설명이다. ◇ 더빙 한 언어에 60명…세계 122개 협력사 가동 넷플릭스는 현재 36개 언어로 더빙을, 33개 언어로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캐나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 4개 지역에서 총 122개 협력사와 더빙 및 자막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르타트 디렉터는 더빙 한 편을 한 언어로 제작하는 데 통상 50~60명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성우와 번역가뿐 아니라 대본 각색가, 연출가, 음향 엔지니어, 품질 검수 담당자 등이 투입된다. 이를 10개 언어로 확대하면 약 500명이 참여하는 셈이다. 그는 “더빙은 결코 부수적인 작업이 아니다"라며 “참여자들의 이름을 모두 엔딩 크레딧에 올린다면 영화 한 편의 엔딩 크레딧만큼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국가별 시청 방식도 달랐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전통적으로 더빙을 선호하는 시장이다. 르타트 디렉터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전체 시청 시간의 75% 이상이 더빙 콘텐츠에서 발생한다. 반면 스웨덴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는 원어 음성을 유지한 채 자막으로 감상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보편적이다. 산더르 반 데르 풀 넷플릭스 EMEA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는 최근 젊은 세대의 시청 습관 변화에도 주목했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영상을 보는 '멀티태스킹'이 늘면서 자막 선호 국가에서도 더빙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반 데르 풀 디렉터는 “시청자가 화면이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두더라도 소리를 들으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며 “기존에 더빙을 제공하지 않았던 언어로 서비스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오빠'를 '오빠'로 번역한 이유…문화까지 옮긴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현지화 사례로 소개됐다. 넷플릭스는 오는 11월 6일 공개 예정인 이 작품에 32개 언어의 자막과 18개 언어의 더빙을 제공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 음성도 10개 언어로 제작했다. 영화의 영어 자막 번역을 맡은 달시 파켓 고려대 교수는 등장인물이 남편을 부르는 호칭을 번역하면서 겪었던 고민을 소개했다. 극중 한 여성이 다른 부부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모습을 신기하게 여기는 장면이다. 파켓 교수는 해당 대사를 직역하면 해외 시청자들이 한국에서는 아내가 남편에게 반드시 공손하게 말해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창동 감독과 제작진의 논의를 거쳐 '남편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놀랍다. 나는 남편을 항상 오빠라고 부른다'는 취지로 번역하고, 이후에도 '오빠(Oppa)'라는 한국어 호칭을 그대로 사용했다. 파켓 교수는 “한국어 단어를 자막에 그대로 남겨두면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며 “시청자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성급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 드미타 넷플릭스 UCAN 글로벌 영어 콘텐츠 프로덕션 시니어 매니저도 “이야기의 배경을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원작이 가진 문화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美서 K콘텐츠 더빙 수요 급증…“AI는 보조 수단"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 현지화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200편이 넘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톱10에 올랐다.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의 80%는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니 로스 넷플릭스 UCAN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는 “과거에는 일부 팬들이 한국 콘텐츠를 직접 찾아봤지만 이제는 일상적인 대화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꼽았다. 이 작품은 공개 후 첫 91일 동안 3억2510만회의 시청 수를 기록했다. 주제곡 '골든(Golden)'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8주 넘게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콘텐츠의 영어 더빙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로스 디렉터는 “미국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어 더빙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새로운 제작 방식과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협력 스튜디오 및 현지화 업체와의 네트워크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번역과 더빙에 AI를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 인력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넷플릭스 측은 “AI는 창작자와 전문가의 작업을 지원하는 도구가 될 것이며 이들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섬세한 감정과 표현을 담은 작품은 사람만이 제대로 재현할 수 있다"며 “자막과 더빙은 기술이면서 동시에 예술이다. 현재 AI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넷플릭스는 2024년부터 국내 방송·영상 제작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업계 실무자를 대상으로 현지화 워크숍도 마련했다. 구경본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현지화는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대사에 담긴 감정과 창작자의 의도를 전달하는 과정"이라며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전문 인력과 산업 기반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풍력터빈 오디세이’ 효성중공업, 연내 사업 재시동…시장복귀 원년 될까

효성중공업이 한동안 정체됐던 '해상풍력발전 터빈' 사업의 추진 속도를 연내 다시금 끌어올린다. 글로벌 상위 기업과의 합작법인(JV) 설립부터 정부사업 참여를 계기로 한 국내 생산체계 구축까지 올해를 기점으로 추진함으로써 회사의 시장 복귀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효성중공업은 연내 해상풍력 터빈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다수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상징적인 신호가 중국 상해전기와의 JV 설립 계약 타진이다. 본지 취재 결과, 효성중공업은 상해전기 측과 연내 JV설립 계약 체결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 상해전기그룹 자회사인 SE윈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대형 해상풍력 터빈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굴지의 해외기업과 JV를 세우고, 대형 해상풍력발전의 핵심 설비인 터빈을 국내에서 생산함으로써 관련 사업역량 고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었다. 효성중공업이 이 시기 해상풍력 터빈 분야에 처음 발을 들였던 것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 2006년 당시 국내 최초로 750킬로와트(kW)급 육상풍력 터빈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 2009년과 2015년에는 각각 2메가와트(MW)급 육상풍력 터빈·5.5MW급 해상풍력 터빈을 개발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다만 국내외 재생에너지 발전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효성중공업의 관련 시장 공략도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기업들의 8MW급 이상 대형 풍력발전 터빈 상용화가 속속 진행되면서 기술격차가 확대됐고, 효성중공업과 해상풍력발전 터빈 시장 간의 거리도 멀어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효성중공업은 2021년 상해전기 측과의 JV설립을 통해 글로벌 대형 풍력발전 터빈 시장 기술 추격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설립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시됐던 '2025년 6월' 설립 계획도 끝내 달성하지 못했다. 이처럼 한동안 정체됐던 효성중공업의 해상풍력 터빈 시장 복귀 시도가 올해 JV 설립 계약 추진을 계기로 다시금 속도를 내는 셈이다. 생산체계 구축 작업도 올해를 기점으로 속도가 붙게 될 가능성이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올 하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입찰에 나서는 파트너 발전사업자에 14MW급 풍력발전 터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상해전기 측의 터빈 제품 라이선스를 도입해 국내 생산시설에서 생산하는 구조로, 해당 제품의 생산거점은 기존 창원공장을 포함해 다방면에서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풍력 고정가격입찰은 정부가 경쟁입찰을 통해 해상풍력 발전사업자를 선정하고, 선정된 사업자에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 판매가격을 보장하는 제도다. 발전사업자의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고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 하반기 사업의 입찰 공고는 이르면 이달 말께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효성중공업이 실제 사업을 본격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V 설립 계약 체결과 생산시설 확보, 터빈 인증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파트너 발전사업자의 입찰 선정 여부에 따라 초기 수주 성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대형 터빈의 국내 생산을 발판으로 핵심 부품 국산화와 더불어, 애프터마켓 사업 확대도 추진할 전망이다. 초기 터빈 공급에 그치지 않고 관련 사업의 수익 기반을 유지보수(O&M) 분야까지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 역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본지에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핵심 부품 국산화 및 유지보수(O&M) 사업 확대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단독] 軍, 무기체계서 ‘새는 전자파’ 보안 대책 추진…작전 민감도 따라 등급화

군이 무기·전력 지원체계에서 누설되는 전자파에 담긴 정보를 작전 민감도에 따라 등급화하고 이를 보안 적합성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비가 내보내는 신호로 종류와 위치 등이 노출될 가능성을 분석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연구다. 당국은 실제 운용 환경이 달라질 수 있는데도 전력화 이후 주기적 평가가 없다는 점을 연구 필요성으로 제시했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국방부는 '무기·전력 지원체계 누설 신호 정보 보안 대책 수립 방안 연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누설 신호의 분류·등급화 기준과 보호 대책, 무기·전력 지원체계 도입 시 전자파 보안 분야 시험 평가 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누설 신호의 정보 가치와 작전상 피해를 기준으로 평가체계를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중 핵심은 전자파 발생 여부를 넘어 신호가 담고 있는 정보의 가치와 유출에 따른 피해를 평가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전자파 보안의 핵심을 “신호가 담긴 정보의 성격과 유출 시 작전상 피해 수준을 식별·평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군 장비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정보성과 작전 민감도에 따라 등급화하고 이를 전자파 보안적합성 판정 지표와 연결하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했다. 주요 선진국의 신호 분류 기술이 인공 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연구 배경으로 들었다. 군은 “실제 운용 환경 변수가 있음에도 전력화 이후 주기적 평가가 전무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세부 과업으로는 주요 무기·전력 지원체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유형을 분석해 특정 장비를 식별하거나 위치 정보를 알아낼 가능성을 판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신 위치와 이격 거리 등에 따른 도청·수집 위협도 분석한다.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등 상용 장비에서 누설되는 전자파를 측정해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고, 신호 복원 가능성을 판단할 지표를 도출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축적된 신호 자료를 바탕으로 신호를 분류한 뒤 운용모드와 특성, 정보의 가치를 판별하는 단계별 기술 요건을 정리하고 등급별 보호 대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전자파를 통한 정보 유출은 정보 처리 장비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신호에 처리 중인 정보가 반영되면서 생긴다. 이를 조사·연구하고 통제하는 분야가 '템페스트(TEMPEST)'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의 TEMPEST·방사 보안(EMSEC) 기술 동향과 관련 제도·운용 기준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앞서 국내 학계에서는 전자파 보안을 독립적인 보안 영역으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 바 있다. 한상규 박사는 2021년 학술지 '국방과 보안'에 발표한 '전자파 보안의 필요성과 우리 군의 대응 방향'에서 5세대 이동 통신(5G)과 사물 인터넷(IoT) 등 전자파를 활용하는 장비 도입이 늘면서 군의 전자파 환경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용 장비와 군 장비 사이의 간섭뿐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전자파에 의한 정보 유출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논문은 관련 위협을 누설 전자파에 의한 정보 유출과 부채널 공격, 전자파를 이용한 시스템 공격으로 구분했다. 미국과 일본 사례를 검토해 정보의 비밀 유지·훼손 방지·정상적인 이용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전자파 보안을 발전시킬 필요성을 제시하고 제도화와 대응 기술 확보를 제안했다. 해외에서는 제품과 시험 기관의 인증뿐 아니라 생산 과정의 검증, 배치 이후 시험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TEMPEST' 인증 프로그램은 제조업체 인증과 시험 서비스 인증으로 구성된다. 국가 TEMPEST 기준에 맞는 제품의 개발·생산을 지원하고, 시험과 제품 구성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인력·장비·절차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구조다. 미 육군 전자 시험장(EPG)은 NSA 인증 TEMPEST 시험 시설을 통해 보안통신체계와 임무 장비의 누설 신호를 검증한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실험실 시험과 현장 시험을 수행하고 실제 환경에서 취약점을 확인해야 할 경우 야외 시험으로 이어진다. 개발 단계뿐 아니라 배치 이후 체계에 대한 시험도 지원한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제품에 대한 정식 TEMPEST 인증 제도(CFTCS)와 이동형 플랫폼의 TEMPEST 시험 제도(CPTAS)를 구분 운영한다. 제품·플랫폼의 전체 사용기간에 걸쳐 전자파 보안 성능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제도의 목표다. 영국의 제품 인증은 최초 시험으로 끝나지 않는다. NCSC가 인정한 시험 시설에서 적격 기술자가 제품을 검사하고, 생산 과정에서는 별도의 생산 보증 시험(TPAT)을 실시한다. 최초 시험을 통과한 제품과 실제 생산품 사이에서 전자파 보안 성능이 일관되게 유지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NATO 역시 회원국의 국가 TEMPEST 당국을 중심으로 인증 업체 제도를 운영한다. 공식 인증체계는 업체 자격뿐 아니라 제품 시험 보고서와 구성 관리 문서의 보관을 권고하며, 국가별 인증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적 감독 절차도 제시하고 있다. 누설 신호를 분석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2024년 공개된 '딥 TEMPEST' 연구는 HDMI 케이블과 연결부에서 발생하는 비의도적 전자파에 딥러닝을 적용해 화면 영상을 복원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기존 구현 방식보다 화면 속 문자를 판독하는 오류를 줄였다고 보고했다. 국내 군 장비의 취약성을 직접 검증한 연구는 아니지만 정보 복원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수원특례시, 택시 적정 총량보다 330대 초과…2028년까지 70대 단계적 감차 추진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수원특례시가 택시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택시업계의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부터 자율감차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수원시는 지난 14일 수원특례시의회 소통공간에서 '2026년 제1회 수원시 택시감차위원회'를 열고 연도별 감차 규모와 감차보상금, 감차보상 우선순위 등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회는 2027년 감차 대상으로 법인택시 30대를 의결하고, 감차보상금은 차량 한 대당 5천만 원으로 결정했다. 수원시에 따르면 제5차 택시 총량 고시에 따른 수원시의 적정 택시 총량은 4천370대다. 그러나 현재 택시 면허 대수는 4천700대로 적정 총량보다 33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원시는 택시 공급과잉을 단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2027년 30대를 시작으로 2028년 40대 등 모두 70대를 우선 감차할 계획이다. 이번 감차사업은 택시 공급과잉에 따른 업계의 경영 부담을 줄이고 적정한 택시 공급 규모를 유지해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이날 수원시 택시감차위원회에서 의결된 내용이 최종 확정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경기도 감차위원회의 심의·의결과 국토교통부의 승인 및 고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박선희 수원시 대중교통과장은 “택시 공급과잉을 단계적으로 해소해 택시업계의 경영 여건을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향후 관련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연도별 감차사업을 추진해 지역 택시산업의 안정적인 수급 구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SKT, AI로 일반 차량 무인주차 구현…국제 통신기술상 수상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지국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일반 차량도 무인으로 이동시키는 기술로 국제 통신기술상을 받았다. 차량에 탑재된 자율주행 시스템 대신 통신망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주행 경로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네트워크 엑스(Network X) 어워드'에서 '가장 혁신적인 5G 통신 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네트워크 엑스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리서치 기업 인포마가 주관하는 국제 행사다. 올해 행사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며 글로벌 통신사와 기업, 스타트업 등이 참여한다. 이번에 수상한 기술은 'AI-RAN 기반 완성차 무인 자율 이송(AVM)'이다. AI-RAN은 통신과 AI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이를 활용해 기지국이 차량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까지 제어하는 서비스를 구현했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주차장 등에 설치된 라이다(LiDAR) 센서가 차량과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하면 AI 기지국이 이를 바탕으로 가상공간에 실제 환경을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한다. 이후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이동 경로를 계산해 차량에 주행 명령을 전달한다. 차량 자체에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이 없어도 별도의 모듈과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무인 이동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실제 주차 시설에서 자율 발레파킹 실증도 마쳤다. 센서 정보 수집부터 AI의 경로 판단, 주행 명령 전달까지 전 과정이 무인 차량 제어에 필요한 시간 안에 이뤄졌으며, 차량은 운전자 개입 없이 주차를 완료했다. AI 연산과 통신을 동시에 수행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유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완성차 공장이나 대규모 물류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이동시키던 작업을 자동화하고, 여러 차량의 이동 경로를 통합 관리해 좁은 통로에서 발생하는 정체와 충돌을 줄이는 방식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기존 5G 인프라를 활용해 다수 차량을 관제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차량 수와 서비스 규모에 따라 구독형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하이퍼 AI 네트워크 기반 조성' 국책과제를 통해 2027년 국내 완성차 공장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실제 산업 환경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이후 항만과 공항 등 대규모 물류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6G 시대에 대비한 피지컬 AI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류탁기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담당은 “이번 수상은 AI를 5G 서비스에 적용한 SK텔레콤의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은 성과"라며 “AI-RAN 기반 피지컬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자율 네트워크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자동차 오스카’ 美 워즈오토 ‘최고 10대’ 선정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의 엔진·동력 시스템 평가에서 우수 파워트레인으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워즈오토의 '2026 최고 10대 엔진 및 동력 시스템'에 이름을 올렸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해당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2008년 이후 이번이 20번째다. 워즈오토는 올해 미국 판매 신차에 탑재된 파워트레인 26개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출력과 토크뿐 아니라 소음·진동 특성, 연료 효율, 기술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0개 시스템을 선정했다. 이 상은 1995년부터 매년 이어져 왔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최고출력은 334마력이다. 2WD·18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는 14.1㎞/ℓ다. 대형 SUV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동력 성능과 연료 효율을 함께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두 개의 모터를 내장한 변속기를 기반으로 한다. 구동모터를 활용한 주행 기술을 적용해 차량의 움직임과 승차감을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실내에서 외부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과 정차 중 차량의 전력·공조 기능을 활용하는 스테이 모드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2008년 제네시스의 4.6ℓ 타우 엔진으로 처음 해당 상을 받은 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동력 시스템으로 수상 이력을 쌓았다. 이번에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선정됐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수입차 살 때 ‘유튜브’ 먼저 본다…AI 활용은 5명 중 1명

수입차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처음 구매 후보로 골랐던 차량 안에서 최종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탐색 과정에서는 유튜브 리뷰와 시승기가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됐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최근 3년 내 수입차를 구매했거나 구매를 고려한 만 25~59세 소비자 2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수입차 소비자들은 구매 과정에서 인지와 구매를 제외한 4개 단계 중 평균 2.06개 단계를 거쳤다. 처음부터 알고 있던 브랜드와 모델 중 예산, 차급, 차종, 사양 등을 고려해 2~3개 후보를 선정한 뒤 온라인 정보와 시승 등을 통해 차량을 검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최종 구매·고려 차량의 80.9%는 초기 후보군에 포함됐다. 수입차를 선택한 이유로는 '안전성·품질·신뢰'가 37.2%로 가장 많았다. 디자인·외관(33.9%), 가격 대비 가치(29.0%), 주행성능·승차감(28.2%)이 뒤를 이었다. 수입차 구매 여정 전반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80.6%였다. 정보 탐색 과정에서는 유튜브의 활용도가 가장 높았다. 유튜브 이용률은 63.1%로 포털 검색(46.5%)과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40.5%)를 웃돌았다. 적극 활용도 역시 79.8%로 가장 높았다. 유튜브에서 참고하는 콘텐츠는 리뷰·시승기가 78.7%로 가장 많았고, 실제 차주의 후기·장기 사용기가 53.1%로 뒤를 이었다. 차량 구매 전 전시장 방문·시승을 경험한 비율은 78.1%였다. 온라인·소셜·지인 등을 통한 탐색은 63.0%, 금융·견적 비교는 45.1%로 집계됐다. AI를 활용해 차량 정보를 탐색한 소비자는 19.5%였다. AI 활용 목적은 구매 단계에 따라 달랐다. 구매 초기에는 성능·제원 확인이 46.9%로 가장 많았고, 구매 후반에는 경쟁 모델 비교가 4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격·프로모션 확인은 37.2%였다. 구매 과정에서 계획보다 예산이나 차량 등급을 높이는 경향도 나타났다. 계획보다 높은 금액을 지출했다는 응답은 26.0%였으며, 계획보다 상위 차급·트림을 선택하거나 다른 브랜드·모델로 변경한 비율은 44.0%였다. 상향 조정 이유로는 '오래 탈 차라서 더 좋은 사양으로 구매'가 46.0%로 가장 많았고, '더 마음에 드는 디자인·사양'(44.3%), '시승·실물 확인 후 상위 옵션 필요'(35.5%)가 뒤를 이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정의선 ②] 차 넘어 로봇·AI에 베팅…‘빠른 결단’의 성적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체제에서 현대자동차는 판매량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1편에서 확인한 변화가 자동차 본업의 성적표라면, 두 번째 평가 대상은 본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어디에 투자했는지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과 로봇, 소프트웨어를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 축으로 보고 외부 기술기업을 잇달아 확보했다. 2020년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출범시켰고, 2021년에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2022년에는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을 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세 건의 투자는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가 자체 연구개발만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외부 기술을 사들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각 회사의 역할도 구분돼 있다. 모셔널은 자율주행 운행 기술, 포티투닷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차량 운영체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산업용·휴머노이드 로봇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제조 현장과 자동차에 적용해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 생태계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 3년간 미래기술 3축 확보…결정 속도는 빨랐다 정 회장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부분은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다. 자동차회사의 경쟁 상대가 다른 완성차업체를 넘어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업체, AI·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존 내연기관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로봇사업은 그룹 제조전략과 구체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생산 현장에 투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에는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로봇을 외부에 판매하기 전에 현대차 생산공장을 시험대이자 초기 수요처로 활용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와는 AI 연산 및 로봇 학습 인프라를, 웨이모와는 자율주행차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AI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했다. 기술기업을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 생산과 이동서비스에 적용하려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전 숙명여대 교수)은 “일부 오너 경영인은 자신이 맡은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 회장은 자동차산업과 회사의 핵심 사업을 상당히 깊이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경영자"라며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은 분명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 기술은 확보했지만 수익화는 아직 2025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영업손실은 약 5284억원이었다. 모셔널은 약 5023억원, 포티투닷은 약 34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세 회사의 손실을 합하면 1조3800억원에 이른다. 세 회사의 기술이 현대차의 생산비용을 줄이거나 외부 매출로 이어졌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도 충분하지 않다. 로봇을 공장에 투입해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자율주행 기술이 유료 서비스로 연결됐는지, 차량 소프트웨어가 반복적인 수익을 만들고 있는지가 앞으로의 평가 기준이다. 아틀라스의 2028년 미국 공장 투입은 첫 번째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계획대로 현장에 배치되더라도 실제 작업 속도와 안전성, 사람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절감하는 비용까지 확인해야 투자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 역시 생산능력 확보보다 외부 고객과 판매가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수소는 시장 작아도 장기 선택지로 유지 정 회장이 장기간 직접 챙긴 또 다른 미래사업은 수소다. 현대차는 승용 수소전기차 넥쏘를 비롯해 수소트럭과 버스,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그룹의 수소사업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전기차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차량 가격, 수소 생산비용도 해결되지 않았다. 승용차 판매만 놓고 보면 현대차가 수소사업에서 투자비를 회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수소를 장기 선택지로 유지하는 전략 자체를 실패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상용차와 물류, 발전·산업용 연료전지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유 원장은 “내연기관 시장은 장기적으로 줄어들고 전기차는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아직 시장 규모가 작더라도 현대차가 기술적 주도권을 가진 수소 분야를 계속 개척하는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 체제의 미래사업 투자는 방향성과 실행 속도에서는 분명한 특징을 보인다. 자율주행과 로봇, SDV를 각각 확보하고 이를 피지컬 AI라는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세 회사가 기록한 1조원대 영업손실은 기술 확보와 투자 회수가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현재까지의 평가는 '전략 실행은 빠르지만 투자효율은 검증 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2028년 아틀라스 투입과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 SDV 적용 차량 출시 이후에도 손실이 줄지 않는다면 빠른 결단은 비용 부담으로 다시 평가받을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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