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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에 방산 ‘수직계열화’…현대위아는 미래 모빌리티 육성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로템이 같은 그룹 내 현대위아의 특수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방산사업을 일원화하는 등 계열사별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은 19일 현대위아와 동사의 특수사업부(방산사업) 영업 자산과 부채 등 사업 전체를 358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영업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현대위아 특수사업 부문은 그간 육상·해상 무기체계와 항공부품 등을 주력 사업으로 운영해왔다. 특히 K9 자주포 포신과 K2 전차 주포 등 대구경 화포를 생산해, 현대차그룹의 방산사업은 현대위아(무장 생산)-현대로템(개발·완성품 생산·수출) 구조로 이원화돼있었다. 이번 인수 결정으로 현대위아의 무장 생산역량이 양도됨으로써, 현대로템은 전차 개발부터 생산, 수출까지 가능한 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으로선 방산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일원화된 방산사업은 생산과 품질·원가 관리에서 기존 대비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산·가격 안정성은 특히 수출 역량에 있어 민감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회사의 수주 확대 기대감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현대로템은 이번 방산사업 인수를 계기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해외 현지화 품목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산사업을 떼어낸 현대위아는 남은 모빌리티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열관리시스템(TMS)과 로보틱스 등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미래사업을 육성해 오는 2035년 매출 14조8000억원을 달성하고, 이 가운데 신사업 비중을 27%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한편, 이번 현대로템의 현대위아 특수사업부 인수 계약 금액은 해당 사업부의 영업가치 4800억원에서 임대차 대상 토지·건물 1170억원과 순차입금 46억원을 제외한 금액으로 산정됐다. 현대로템은 내년 3월 말까지 해당 사업부를 양수하고 생산공장 이전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부 소속 인력도 전원 고용 승계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내달 27일께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번 영업양도에 대한 결의에 나선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모차 쉽게 실어요”…현대차·기아 ‘혁신 아이디어’ 한자리에

아이를 태우고 운전하다 잠깐 뒤를 돌아보는 순간에도 안전할 수 없을까. 시각장애인이 차에서 내린 뒤 목적지까지 혼자 걸어갈 수 있도록 안내할 수는 없을까. 트렁크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아이가 클 때마다 카시트를 새로 사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는 없을까. 차량에 탄 승객의 멀미를 줄이고, 상용차 운전자의 하루를 가족에게 보여줄 수는 없을까. 자동차를 개발하는 연구원들이 일상에서 마주한 불편과 질문이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의 출발점이 됐다. 현대자동차·기아는 19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2026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을 열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들을 직접 선보였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가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사내 경연대회다. 임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물로 제작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수상 아이디어가 실제 양산차에 적용되기도 한다. 2025년 최우수상 수상작인 트레일러 견인 성능 향상 소프트웨어는 5세대 투싼에 적용됐다. 이번 대회는 남양연구소 준공 30주년을 맞아 '혁신의 기원(Origin of the next)'을 주제로 진행됐다. 본선에 오른 6개 팀은 제작비와 작업 공간을 지원받아 4개월 동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차량 공간 활용부터 탑승객 편의, 교통약자 이동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실물로 구현해 발표했다. 대상은 SUV 트렁크 공간을 활용하는 '트라이폴드 러기지보드' 기술이었다. 이날 기술 시연에서는 유모차를 트렁크에 넣을 때 수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연출됐다. 러기지보드를 세 부분으로 접어 고정하자 바닥 아래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었다. 보드를 차량 뒤쪽으로 당겨 무거운 짐을 싣거나, 확장한 보드를 테이블처럼 사용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트라이폴드 러기지보드'를 개발한 M.S.V.2팀은 SUV 이용자가 늘었지만 트렁크 하부 공간은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드를 들어내거나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MSV내장설계2팀 조광래 파트장은 “고객들은 10%, 20% 불편하면 10%, 20% 덜 쓰는 게 아니라 완전히 덜 쓰게 된다"고 말했다. 설계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구조의 단순함이었다. 조 파트장은 “복잡하고 불필요한 메커니즘이나 전자장치를 넣는 것보다 심플한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했다"면서 “내구성과 재질을 추가로 검토한다면 투싼·스포티지급 차량 양산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육아 과정에서 겪는 불편과 어려움에서 출발한 기술들도 발표됐다. '늘봄'은 차량과 유모차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영유아 모니터링 허브다. 차량에서는 아이가 잠들었는지, 자세가 위험하지 않은지 살피고 유모차에서는 자전거와 킥보드 등 주변 위험 요소나 차도 진입 가능성을 감지한다. 위험 상황이 감지되면 차량 디스플레이나 부모의 휴대전화로 알림을 보낸다. '늘봄'을 개발한 자율주행판단개발1팀 최수영 책임연구원은 “아이를 태우고 운전하다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오히려 전방 미주시로 인한 안전 공백을 만들곤 한다"며 “아이의 안전을 살피는 일이 오롯이 부모의 몫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이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인지·판단 기술을 영유아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용했다. 차량 개발 기술 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개발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는 이어졌다. 시작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스마트글라스 '아이브리지(Eye-Bridge)'를 개발한 T4B팀은 “시각장애인이 차에서 내린 뒤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마지막 구간까지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할 수 없을까 하는 질문에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했다. 아이브리지는 안경에 장착된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장애물과 보행 경로를 파악해 음성으로 안내했다. “전방에 장애물이 있습니다", “왼쪽 턱을 주의하세요"와 같은 안내가 골전도 이어폰을 통해 전달된다. 센서로 수집한 정보는 스마트폰에서 연산하고, 거리 센서로 장애물의 깊이와 높이를 파악해 이를 종합하도록 설계됐다. 이 밖에도 차량이 회전하거나 속도를 줄일 때 실내 조명과 화면으로 움직임을 알려 탑승객의 멀미를 줄이는 '멀미 Zero'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상용차 운전자의 하루를 1분 영상으로 기록하는 AI 서비스 '히어로 레코더'와 아이의 성장에 맞춰 형태가 바뀌는 가변형 시트 '핀프린트시트' 기술이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심사를 맡은 차량개발1담당 이재규 전무는 “지난주 파리 모터쇼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보며 현대차그룹도 중국 업체들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오늘 여섯 가지 아이디어를 보고 하나씩 설명을 듣고 나니 우리에게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어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당당하게 소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다. 17회째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이어오는 것 자체가 우리 회사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언제나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었다. 앞으로도 연구개발 분야의 혁신을 더해가겠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네이버, 목포 이어 광주서 소상공인 AI 전환 지원

네이버가 지역 소상공인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을 목포에 이어 광주로 확대한다. 상권과 업종별 특성에 맞춰 예약, 결제, 고객 관리 등에 필요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지역 금융기관과 연계한 자금 지원도 검토한다. 네이버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로컬그로스(Local Growth)' 캠페인을 목포와 광주에서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로컬그로스는 네이버가 온라인 중소상공인(SME)을 대상으로 축적한 디지털 전환 지원 경험을 오프라인 상권에 적용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경주에서 시작해 올해 상반기 부산으로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는 목포와 광주에서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부터는 사업자의 업종과 운영 방식에 따라 지원 내용을 세분화한다. 식당에는 대기 고객과 예약 관리, 카페에는 현장 주문과 리뷰 관리, 일반 매장에는 신규 고객 유치에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의 매장 관리 서비스 '스마트플레이스',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 'Npay 커넥트', 네이버 광고 등을 활용한다. 기존 개별 서비스 교육에 그치지 않고 사업자별로 필요한 기능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도 추진한다. 네이버는 지난 7월 부산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 지역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보증료와 광고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후속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목포항구축제에서는 카페와 식당, 서점 등 50여개 상점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사흘간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프로모션에 5800여명이 참여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캠페인 참여 매장에서 플레이스 쿠폰 사용 건수는 행사 전 같은 기간보다 27배 늘었다. Npay 커넥트를 설치한 사업자 비율도 1.7배로 높아졌다. 광주에서는 오는 30일 지역 사업자 대상 간담회를 시작으로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동명동 일대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광주 커피문화축제 '동명커피산책'과 연계해 50여개 상점이 참여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목포 해관1897에서 지역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로컬그로스 밋업'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온라인 사업자 지원 경험과 지역 상권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공유했다. 황순배 네이버 임팩트시너지 그룹장은 “로컬의 고유함은 성장의 한계가 아닌 출발점"이라며 “스마트플레이스와 스마트스토어, 광고 솔루션 등이 고객과의 연결을 넓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AI 특수’에 K-전력기기 3Q 수익성 ‘청신호’…‘넥스트 변압기’ 성과 주목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가파른 영업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북미향(向) 대형 변압기 제품을 비롯해 고마진 수출 실적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3사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 컨센서스는 합산 4조7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매출 실적과 비교하면 약 24% 증가한 수치다. 수익성 개선 폭은 매출보다도 가파를 것으로 관측됐다. 합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3% 오른 8107억원으로 추정됐다. 외형 대비 내실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이익체력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컨센서스에 따른 3사의 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7%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수익 개선은 북미권을 중심으로 변압기 등 고마진 전력인프라 수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의 10메가볼트암페어(MVA) 이상 대형변압기 수출액은 총 4억6396만달러(6200억원)로, 전년 동기 3억145만달러(4000억원) 대비 53.9% 급증했다. 특히 대형 변압기의 미국향(向) 수출액은 올 3분기 2억8881만달러(3800억원)를 기록해 같은 기간 64.5% 확대됐다. AIDC 투자를 이어가는 빅테크의 전력인프라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들 전력기기 업계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주 기회가 지속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 핵심 수출품목인 변압기의 리드타임(발주→납품)이 3년 안팎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오는 2031~2032년 인도 물량까지 수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AI발(發) 공급병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오는 2030년을 전후해 완화될 것으로 점쳐졌던 전력인프라 쇼티지(공급부족)도 예상보다 해소가 지연되는 추세"라며 “AI발 병목이 지속적으로 심화하면서 쇼티지 국면이 오는 2035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다만 병목 장기화에 따른 빅테크의 AIDC 투자 전략 변동 가능성은 변수다. 개별 제품의 단가가 높고 매출 인식까지 상대적으로 긴 기간이 소요되는 변압기 특성 상, 빅테크 등 고객사의 투자 일정 변동으로 납품 지연이 발생할 경우 수주잔고의 매출 전환 속도 역시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단납기 구조인 배전반과 배전변압기 등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빅테크와의 공급체계를 고도화하고 수익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근 전력기기 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실제 LS일렉트릭의 경우, 지난 13일 블룸에너지와 1853억원 규모 배전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날 빅테크와의 1689억원 규모 배전 솔루션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는 등 데이터센터 프로젝트향 배전기기 수주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도 지난 7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전력·배전기기 장기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하며 파트너십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초고압변압기에 배전변압기 등을 더한 패키지 공급 방식으로,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 밖에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빅테크와 공급관계를 구축해온 효성중공업은 국내외 초고압차단기 생산능력도 지속 확대하며 송전 분야에서 공급망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초고압직류송전(HVDC)·스태콤(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안정화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DC 초기에는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전력기기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주목받았다면, 현재는 프로젝트 내 다양한 전력인프라로 국내 업체의 수주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폴더블폰에 “싸구려”라던 애플…삼성 패널 쓰고 가격은 100만원 더

삼성전자보다 7년 늦게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애플이 경쟁사 초기 제품을 “싸구려 같고 조잡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화면이 들어간다. 가격은 삼성전자 제품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고, 양산 수율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에 따르면,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다른 업체들이 선보인 초기 폴더블폰에 대해 “싸구려 같고 조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터너스 CEO가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화면 주름과 내구성 등을 개선하며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 왔다. 초기 제품에서는 화면 파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후 제품을 거듭 출시하며 기술을 보완했다. 반면 애플은 오는 23일 첫 폴더블폰을 정식 출시한다. 삼성보다 시장 진입이 7년 늦은 셈이다. 애플이 경쟁사 초기 제품의 완성도를 문제 삼았지만, 정작 자사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은 삼성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폰 듀오에 탑재되는 접이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에도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다. 다만 아이폰 듀오에 들어가는 패널은 애플의 요구 사양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갤럭시 제품과 동일하지는 않다. 애플은 여기에 자체 설계한 힌지와 화면 표면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애플이 내세우는 강점은 화면 주름을 줄인 설계다. 타임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 개발 과정에서 기존 제품과 유사한 소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자체 폴리머 소재와 나노텍스처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화면을 접고 펴는 힌지에는 100개 이상의 초소형 정밀 부품을 사용했다. 애플의 폴더블폰 개발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터너스 CEO를 비롯한 엔지니어 6명이 당시 접이식 전자기기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관련 기술을 연구한 지 15년 만에 첫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에 들인 시간만큼 가격 부담도 커졌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기준 329만원으로, 같은 용량의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227만8100원)보다 101만1900원 비싸다. 최상위 2TB 모델은 509만원으로, 애플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었다. 무게에서도 차이가 난다. 아이폰 듀오는 254g으로 갤럭시 Z 폴드8(201g)보다 53g 무겁다. 폴더블폰의 단점으로 꼽혀 온 무게와 휴대성 측면에서 애플이 삼성보다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높은 가격에 수리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애플이 공개한 국내 보증 제외 예상 수리비는 내부 디스플레이 파손 시 164만9000원, 기타 손상 시 246만9000원이다. 수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애플케어플러스 가입비도 2년 기준 54만9000원이다.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내부 화면이 파손되면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삼성보다 1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을 소비자가 받아들일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가격적인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양산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매체 지에몐신문은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17일 기준 아이폰 듀오의 최종 조립 수율이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수율은 생산한 제품 가운데 품질 기준을 통과한 제품의 비율이다. 이 전문가는 “기술 자체는 우수하지만 생산 수율은 삼성보다 상당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설계 기술의 완성도와 이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능력은 별개라는 지적이다. 애플이 강조하는 화면 주름 개선 기술에도 한계가 있다. 나노텍스처는 빛의 반사를 조절해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덜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변형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이용자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소비자 조사기관 CIRP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레빈은 기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아이폰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운영체제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가 높아 폴더블폰 출시만으로 삼성 이용자를 대거 흡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가 논란에도 사전예약 수요는 몰리고 있다.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뒤 일부 국가에서 출시 당일 수령 물량이 동났다. 미국에서는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 말까지 밀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듀오 출하량을 약 500만대로 예상했다. 다만 애플이 예약 판매량과 초기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배송 지연이 주문 급증 때문인지,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2조 ‘실탄’ 푼 SK하이닉스, 소부장 ‘뿌리’ 키운다

SK하이닉스가 정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4대 시중은행과 함께 총 2조원 규모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금융 지원에 나섰다.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금난을 겪는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에 숨통을 틔워주려는 것이다. 동시에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양산 환경에서 검증할 '트리니티 팹'까지 연계해 K-반도체 생태계의 뿌리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19일 경기도 용인 일반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홍보관에서 '수출공급망 강화보증' 협약식과 1호 보증서 전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CEO)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무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소부장 협력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곽 사장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K-반도체'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소부장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범한 수출공급망 강화보증은 반도체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합동 금융 프로그램이다. SK하이닉스와 시중은행들이 재원을 출연하고 무보가 보증을 지원하는 구조로, 총 2조원 규모의 지원 환경을 만들었다. 대기업과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이 함께 판을 짠 셈이다. 소부장 기업들은 이를 통해 △대출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대출 과정의 보증료 부담 절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첫 지원 대상 협력사들에 1호 보증서가 전달됐다. 금융 지원과 함께 기술 검증 인프라도 공개됐다. 참석자들은 협약식에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호 팹(Fab) 부지 건설 현장과 '트리니티 팹(Trinity Fab)' 추진 현장을 둘러봤다. 그간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신기술과 신제품을 실제 반도체 생산 환경에서 테스트해 보기 어려웠고, 이 때문에 상업화에 큰 애로를 겪었다. 트리니티 팹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첨단 반도체 양산연계형 팹(소부장 기업의 기술·제품이 실제 생산에 문제없이 쓰일 수 있는지 미리 성능을 시험·검증하는 시설)이다. 정부와 지자체, SK하이닉스가 총 8700억원을 공동 투입해 용인 1호 팹 안에 구축하고 있다. 소부장 기업의 기술 자립도를 끌어올리고 첨단 기술·제품의 국산화 시기를 크게 앞당기는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협력사 대표들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자립화를 위한 현장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다지기로 뜻을 모았다. 곽 사장은 “이번 수출공급망 기금 지원과 트리니티 팹을 통한 원스톱 기술 검증 환경 조성을 바탕으로 협력사들과 힘을 모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네이버 파파고, 번역 넘어 여행 안내까지…외국인 인기 상품·맛집 추천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 파파고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장소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외국인들이 자주 검색한 한국 상품과 관광지를 소개하고, 쇼핑 정보 확인부터 길찾기와 예약까지 지원한다. 기존 번역 기능에 상품 추천과 관광지 탐색 기능을 더한 것이다. 네이버는 파파고 앱에 방한 외국인을 위한 '트렌드(Trend)'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트렌드는 외국인 이용자들의 이미지 번역 데이터를 분석해 관심도가 높은 국내 상품과 장소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한국 여행 중 외국인들이 자주 촬영해 번역한 상품과 장소를 토대로 인기 순위와 최근 관심도가 높아진 항목을 제공한다. 상품은 인기 순위 100위까지 보여주는 'TOP 100'과 인기 상승 상품을 소개하는 'Rising', 뷰티·식품·건강 등 5개 항목으로 나뉜다. 상품을 선택하면 AI 브리핑이 주요 정보를 요약해주고, 네이버 쇼핑과 블로그에 올라온 상세 정보와 이용 후기도 확인할 수 있다. 장소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명동과 홍대, 성수 등 서울 주요 상권을 비롯해 부산과 제주 등 관광지별 인기 장소를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와 연동해 영업시간, 위치, 메뉴, 방문객 리뷰 등을 확인하고 길찾기와 예약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트렌드는 스마트폰 언어가 외국어로 설정된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파파고 앱 홈 화면 오른쪽 위 'Trend' 버튼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간체·번체를 지원하며 다른 외국어 환경에서는 영어로 표시된다. 네이버는 올해 4월 파파고 이미지 번역 결과에 국내 식당과 매장 정보, AI 기반 상품 설명을 추가했다. 7월에는 일본 현지 식당 정보 플랫폼 '타베로그'와 연계해 해외에서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서비스는 이용자가 촬영한 상품이나 장소의 정보를 알려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인 상품과 장소를 먼저 추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어로 작성된 국내 이용자들의 블로그와 리뷰도 번역해 제공한다. 신중휘 네이버 AI 검색 리더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파파고는 번역을 넘어 쇼핑과 길찾기, 예약 등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전반을 편리하게 돕는 길잡이로 나아갈 것"이라며 “AI 검색 기술과 다양한 서비스,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이용 가치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항공안전기술원 통폐합 上] 안정성 검증에 조사 실무까지?…“합치는 근거부터 제시해야”

항공안전기술원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통합 논의가 안전성 인증과 사고 조사 기능의 독립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초경량 비행 장치의 안전성을 검증한 기관이 사고 이후 기존 인증의 적정성까지 조사할 수 있어 이해 충돌 방지책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가 항공 안전 평가 대응과 미래 항공 산업의 상용화를 지원할 인증 역량도 통합의 타당성을 가늠할 주요 변수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안전기술원 통폐합을 둘러싼 논쟁은 인증 업무와 사고 조사 실무를 같은 기관에 배치할 때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는 통합 이후에도 기존 업무를 유지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기술적 판단과 조사 권한, 책임 범위를 구체화할 것을 주문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초경량 비행 장치 사고와 관련해 현장 조사와 자료 수집, 시험·분석, 사고 조사 보고서 작성 등의 위탁 업무를 맡고 있다. 항공안전기술원의 안전성 인증 기능까지 편입되면 사고 이전의 안전성 검증과 사고 이후의 원인 조사 실무를 한 기관이 담당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이해 충돌 가능성은 사고 원인이 기체 설계나 과거 인증 과정의 적정성과 연결될 때 두드러진다. 초경량 비행 장치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려면 운용자의 과실뿐 아니라 최초 인증 단계에서 구조적 위험을 충분히 검토했는지까지 살펴야 할 경우가 생긴다. 조사 대상에 동일 기관의 기존 기술적 판단이 포함되면서 사실상 스스로 수행한 검증을 다시 평가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가 경계하는 대목은 실제 조사 결과의 왜곡 여부에 앞서 잠재적인 이해 충돌을 차단할 제도의 유무다. 기존 인증 판단의 문제점도 외부 영향 없이 검토할 수 있도록 조사 부문의 권한과 책임을 설계하자는 취지다. 다만 인증과 조사 기능이 동일한 법인에 속한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법이나 국제 기준 위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논의의 전제에 포함된다. 독립성 확보 수단으로는 별도의 조사 권한 부여와 조직 분리, 이해관계자의 제척·회피, 외부 전문가 검증 등이 제시된다. 검증의 범위 역시 기관의 형식적인 결합 여부를 넘어 실제 조사 권한과 보고 체계, 최종 판단 절차까지 포괄한다. 기존 인증의 적정성이 쟁점인 사고에서 누가 독립적인 검토를 맡고, 그 결과를 어떤 절차로 반영할지 명확히 정하라는 요구다. 국제 평가를 앞둔 조직 개편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합에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는 측은 오는 12월 ICAO의 국가 항공 안전 평가를 앞두고 담당 인력과 자료 관리, 평가 준비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평가 대응 도중 조직과 권한이 달라지면 국가 항공 안전 감독 체계의 책임 소재와 업무 절차를 새롭게 설명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이에 업계는 기관 개편이 평가 준비와 기술 지원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전환기의 업무 공백을 막을 계획부터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ICAO가 항공안전기술원이라는 별도 기관의 존립 자체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의 핵심은 조직 형태가 바뀐 뒤에도 국가가 항공 인증과 안전 감독에 필요한 전문 조직과 기술 인력, 절차를 확보해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기관 통합 여부보다 감독 역량과 업무 연속성의 입증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인증 역량에 관한 논의는 항공 산업 경쟁력으로도 확장된다. 항공 기술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설계의 안전성과 기술 기준 적합성을 입증하고 필요한 인증을 취득해야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해외 진출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 외국 항공 당국의 인증 요건과 승인·검증 절차에 대한 대응이 수반된다. 국내 인증 역량은 해외 검증을 준비하고 외국 항공 당국과 기술적으로 협력하는 기반을 이룬다. 업계가 인증 관련 시험·분석과 기술 지원의 약화를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기능이 위축되면 제품 개발을 마친 기업의 사업화 과정에까지 부담이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소 항공기와 전기 항공기, 드론, 도심 항공 교통(UAM), 인공 지능(AI) 기반 항공 시스템 등 새로운 분야에서는 인증 체계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다. 기존 항공기와 다른 추진 방식과 운용 개념에 맞춰 새로운 위험을 식별하고, 안전성을 입증할 기준과 시험 방법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해서다. 업계는 미래 항공 산업 육성과 인증 체계 강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면서 상용화에 필요한 인증 전문 역량이 약화돼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통합이 연구·개발(R&D), 인증 기준 마련, 해외 인증 대응에 미치는 영향도 산업 정책 차원에서 따져야 할 항목으로 묶인다. 통폐합 논의의 절차적 타당성 역시 검증 대상에 오른다. 항공안전기술원은 법률에 설립 근거와 역할이 규정된 기관이다. 업계는 관련 법률 정비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통합 필요성은 물론 국가 안전 역량에 미칠 영향까지 충분히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국회가 살펴야 할 사안으로는 기존 설립 목적의 유효성과 새로운 조직 체계의 적합성이 꼽힌다. 현장 전문가와 노동조합, 항공 학계,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를 확인하는 절차도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에 공개를 요청하는 자료에는 국제 기준 이행과 항공 안전 평가 대응에 관한 영향 분석, 인증 업무의 법적 권한과 책임 이관 방안, 사고 조사와의 이해 충돌 방지 대책 등이 담긴다. 전문 인력과 예산의 유지 계획에 더해 조직 전환 과정에서 인증·조사 업무를 끊김 없이 이어 갈 구체적인 방안도 검증 목록에 포함된다. 논의를 통합안에만 한정하지 말자는 제언도 뒤따른다. 기존 전문 기관을 유지하면서 항공 인증 인력을 확충하고, 미래 항공 기술의 인증 기준 연구와 국제 인증 협력, ICAO 평가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보다 넓은 범위에서 항공 안전 전담 조직의 기능과 체계를 재설계하자는 구상도 검토 범위에 들어간다. 항공업계가 제시하는 조직 개편의 판단 기준은 인증과 사고 조사의 독립성, 국제 평가 대응의 연속성, 미래 항공 기술의 상용화 지원 능력으로 모인다. 국회 심의와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이들 역량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통합의 추진 여부와 방식을 결정하라는 것이 요구의 골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최태원 “20대로 돌아가면 무조건 창업…AI가 못하는 일 찾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창업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인류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정해진 답을 잘 찾는 능력보다 AI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풀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6에서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 회장은 세 차례 강연에 이어 두 편에 걸쳐 청년들과 취업과 창업, AI 시대 일자리, 교육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은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AI 시대에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일단 저는 무조건 창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처럼 반도체를 하는 창업은 아닐 것"이라며 “대한민국이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혹은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 부족과 탄소 배출, 식량 부족 등을 해결하고 싶은 문제의 사례로 들었다.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농사법이나 인공식품 개발 같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에게는 거대한 목표보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보라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환경, 돌봄, 저출산, 금융 약자 등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며 "처음부터 거대한 문제를 풀려고 할 필요는 없다. 내 손에 잡히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 경험들이 쌓이면 점점 더 큰 해결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 “8시간 일이 1~2시간으로"…AI가 직업 개념 바꾼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의 '직업' 개념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한 회사, 한 직종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는 것을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AI가 이러한 개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해 기존에 8시간 걸리던 업무를 1~2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면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방식으로 노동의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학교가 하나의 정형화된 방식으로 인재를 길러내던 시대는 달라져야 한다“며 학교가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직접 도전하고 실험하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졸업장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이라며 문제를 정의하고 질문하는 능력과 사고력, 공감 능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AI 시대 리더는 AI가 할 수 없는 일 해야" 최 회장은 AI 시대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도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과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사람을 움직여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지능을 높여주는 도구이지만 지능이 곧 지혜는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갖춰야 할 역량으로 생각하는 힘과 공감 능력, 변화에 적응하는 힘, 신체적 역량 등을 제시했다. 실패를 감수한 도전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전장치를 모두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오히려 AI가 진화하는 속도에 뒤처질 수 있다“며 실패 이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5차례 강연에서 사회적 가치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AI 경쟁력의 '속도·규모·안전(3S)', 약 6조달러 규모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일 경제연대 구상 등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강연을 마치며 "젊은 여러분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함께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우리가 밝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한상의, 임직원 윤리경영 캠페인 ‘컴플 투게더’ 개최

대한상공회의소가 임직원의 준법의식을 높이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윤리경영 캠페인을 진행한다. 대한상의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상의회관에서 임직원 참여형 윤리경영 캠페인 '컴플 투게더'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사례 중심 준법교육과 컴플라이언스 퀴즈, 관행타파게임, 모의신고 체험, 자가점검 등으로 구성됐다. 임직원들이 실제 업무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익히고 기존 업무 관행을 점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한상의는 올해 업무상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도 정비했다. 사업 추진 과정의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사전 검토 절차를 도입하고 사내 변호사를 채용해 상시 법률자문 체계를 구축했다. 내부신고 시스템도 강화했다. 캠페인 기간 진행되는 관행타파게임과 자가점검 프로그램에서는 기존 업무방식을 점검하고, 모의신고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신고 절차를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김정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컴플라이언스는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방하고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가드레일"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올바른 업무 기준을 공유하고 익숙한 업무관행을 건강하게 다듬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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