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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회장님, AI 너무 믿지 마세요”…현대차그룹 AX, 시행착오 넘어 ‘혁신’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을 통한 업무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AI 기반 업무 도구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 업무 방식 변화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직원 개인의 자발적인 AI 활용을 장려하는 동시에 경영진이 주도하는 전사 과제를 발굴해 AX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본부장 겸 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는 21일 열린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의 AX 추진 과정과 전략, 시행착오를 소개했다. 성과만을 밝히기보다 디지털 전환(DX)부터 AI 활용 확산까지 겪은 어려움과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 본부장은 “AX는 하나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업무 전반을 변화시키며 끊임없이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며 “반짝반짝한 성과나 아이디어를 자랑하려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AI와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 영업사원 수첩을 회사 자산으로…AX 기반은 '데이터' “사실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술로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것이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이날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본부장 겸 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는 AI 기술 도입 자체보다 데이터를 활용해 실질적인 사업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H Chat'과 자체 구축형 AI 모델 'HD AI' 등 API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직원이 이를 실제 업무에 활용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DX 기반 구축부터 업무 프로세스 개선까지 여러 단계를 거쳤다. 진 본부장은 영업 현장의 고객 정보 관리 앱을 사례로 들었다. 고객의 관심 차종이나 방문 이력 등의 정보를 기록해 영업사원이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진 본부장은 “영업사원의 수첩에는 회사에 필요한 정보들이 있는데 그 정보를 회사의 자산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개인에게 흩어진 정보를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기록해 조직 차원의 자산으로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뿐 아니라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했다. 진 본부장은 “DX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한다는 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똑같다"며 “DX가 돼야 그 다음에 AX가 있고, DX의 처음 시작은 협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AI 활용을 본격화하기 전인 2022년부터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해 온 이유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커넥티드카 약 1200만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모으고, 영역별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 데이터 표준이 달라 국가 코드에 숫자와 국가명이 혼재하거나, 코드 항목에 '유럽'이나 '내수·수출'과 같은 값이 들어가는 사례도 있었다. 글로벌 공장이 300개 이상인 만큼 설비 기준과 관리 정책이 다른 점도 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데이터의 출처와 변경 이력을 추적하는 데이터 리니지, 데이터 카탈로그, 현업 직원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는 환경도 주요 과제다. 진 본부장은 2022년 기준 그룹 내 시스템이 약 6000~7000개에 달했다며 시스템 간 데이터 복제와 불일치, 연계 부족 등의 문제를 설명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게 하려면 데이터 이해를 기반으로 각 조직이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차량 데이터를 중앙에서 수집·처리한 뒤 품질·판매·생산·고객·차량 정보별 데이터마트를 구축해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진 본부장은 “이마저도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70~80점 수준으로, 아직 수집하지 못한 데이터가 많고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지난한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 직원 80%가 'H Chat'으로 바이브 코딩…'관성 벗어나기'가 과제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의 AI 활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비개발자도 AI를 활용해 업무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바이브 코딩'이다.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현업에서 AI를 활용해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직접 구현할 수 있어 AX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진 본부장은 현재 전 직원의 70%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을 일상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80% 이상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인 'H Chat'을 통해 바이브 코딩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 핵심 기술 등 보안상 이유로 외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체 구축형 AI 모델인 'HD AI'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도 300개 이상이다. 현장 직원이 직접 업무 개선 도구를 만든 사례도 나왔다. “광명공장에서는 한 매니저가 H Chat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라인에서 차량을 식별하고 사양을 확인하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며 “기존에 약 8000만원이 들던 비전 카메라 대신 2만5800원짜리 웹캠을 활용했다"고 했다. 이어 “풀뿌리처럼 전문 개발 인력의 도움 없이 직원들이 스스로 혁신하는 사례가 늘고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I를 활용한 도구 개발이 실제 업무 혁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조직 내부의 관성을 넘어야 했다. 진 본부장은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현업 부서와 정보통신기술(ICT) 부서 간의 시각 차이를 꼽았다. 현업 부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효율화하는 것 자체를 성과로 여기지만, ICT 부서는 기존 시스템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진 본부장은 “현업 입장에서는 성과가 축소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항이 강하다"며 “개발 부서도 기존에 이런 방식으로 개발해 본 적이 없어 새로운 시도가 쉽지 않았고, 오래 쌓인 관성을 깨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단순히 AI 활용을 늘리는 것을 넘어 기존 시스템과 연계해 전사 차원의 성과로 연결하고 실제 업무 절차에 정착시키기 위해 부서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기존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까지 바꿔야했다는 의미다. AI 활용을 확대하려는 현업과 실효성 및 위험을 관리하려는 IT 부서 사이의 조율도 필요하다. 진 본부장은 “현업은 AI를 굉장히 많이 쓰고 싶어 하고 AI를 통해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반면 IT 부서는 보안과 운영 위험 등 실효성이나 리스크에 대해서 집중하다보니 불가피하게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지만 굉장히 건강한 줄다리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바텀업에서 탑다운으로…전사 AX 과제 구체화하고 임원진 교육 현대차그룹은 현장 직원이 자발적으로 AI 활용 사례를 만드는 상향식(Bottom-up) 접근과 함께 경영진이 해결 과제를 정하는 하향식(Top-down)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AI를 활용해 각종 도구를 만들고 개념검증(PoC)을 진행하도록 지원했지만, 개별 사례가 회사 전체의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사업상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기술과 실행 방안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AX 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부회장 산하의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관리(PMO), 법무 중심의 리스크 대응, IT 인프라·플랫폼, 비즈니스 프로젝트, AI 역량 강화 등 5개 분과로 구성된 TFT는 그룹 내 각 조직이 자체적으로 AX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TFT는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진 본부장은 “2년 후에도 TFT가 있다면 우리 그룹의 AX는 실패한 것이다. 무조건 2년 안에 끝내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며 각 조직이 자체적으로 AX를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법인이 500개가 넘는만큼 TFT가 AX를 계속 주도하는 조직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각 그룹사와 해외 권역에도 동일한 기준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조직과 인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AI 활용을 확대하려면 임직원이 기술의 가능성뿐 아니라 한계와 위험도 이해해야 한다. 진 본부장은 특히 회장과 부회장, 모든 그룹사 대표를 포함한 최고경영진의 AI 이해도를 중요하게 꼽았다. 그는 “최고 경영층 리더의 AI 역량과 제대로된 이해가 없다면 산으로 가게 될 게 분명하다는 생각으로 올해 경영진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바이브 코딩 실습과 세미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습에서는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현상을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동일한 자료로 만든 결과물의 세부사항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면서 AI가 항상 같은 답을 내놓는 규칙 기반 시스템과는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게 했다. 진 본부장은 “LLM은 태생적으로 창의성을 흉내 내기 위해 무작위성을 활용한다"며 “AI를 과도하게 신뢰하지 않아야한다는 걸 경영진이 몸소 깨닫게 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임원 대상 AI 세션을 총 4회 진행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AI 기술과 리스크 이해, 활용 사례와 방법론, 혁신 과제 제안에 이어 11월 마지막 세션에서는 AI 도입 이후 달라질 전사 차원의 일하는 방식을 논의한다. 진 본부장은 “직원들의 인사·승진 결정에 AI를 활용해도 되는지와 같은 윤리적 기준들에 대한 논의를 포함, 마지막 세션은 윤리위원회가 주관한다"며 “경영진들이 지속적으로 AI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LIG D&A-두산에너빌리티, 유도 무기·항공기 엔진 개발 협력…추진 기관 국산화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유도무기 체계와 엔진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무기 개발에 나선다. LIG D&A가 유도 무기 체계 개발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 기관을 개발하는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엔진 국산화와 무기 성능 고도화를 함께 추진한다. 양사는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에서 유도무기 및 항공기용 엔진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박태식 LIG D&A 미사일시스템사업부문장과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력의 중심은 무기 체계 개발과 엔진 개발의 연계다. LIG D&A는 유도무기 개발과 체계 통합 분야의 전문성을 제공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가스터빈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당 체계에 적용할 엔진을 개발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해 온 차세대 항공 추진기관 기술 개발 역량을 유도무기 분야와 연결하는 구상이다. 협력 범위는 개발 단계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유도 무기에 적용할 엔진의 시험·평가와 인증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공동 연구·개발(R&D) 기반을 마련하고, 각사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양사는 장거리 정밀 타격 체계 수요가 늘어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고성능 엔진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유도 무기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엔진 기술을 국내에 확보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해외 기술 사용에 따른 수출 제약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태식 부문장은 “이번 협약은 유도 무기 체계 개발 분야의 전문성과 엔진 분야의 기술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유도 무기 체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양사의 기술 협력을 통해, 국내 방산 기술의 고도화와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손승우 BG장은 LIG D&A와 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한 데 의미를 부여하며 “양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K-방산 '기술 국산화'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리니티항공, 국제선 최대 22% 할인…3만 원 중복 쿠폰도 제공

트리니티항공이 가을·겨울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국제선 항공권 할인에 나선다. 일부 노선에 최대 22% 할인을 적용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최대 3만 원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트리니티항공은 항공의 날을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웹에서 국제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탑승 기간은 내년 1월 31일까지로, 연말·연초 여행 일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행사 대상은 일본·동남아시아·동북아시아·유럽·호주·캐나다 등 주요 국제선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 다낭·나트랑, 대만 가오슝·타이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은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매할 때 할인 코드 'OCT26'을 입력하면 최대 22% 즉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결제 금액에 따라 최대 3만 원을 추가로 할인하는 쿠폰도 제공한다. 쿠폰은 할인 코드와 중복 적용할 수 있어 두 혜택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항공권 외에 현지 이동과 관광에 활용할 수 있는 제휴 행사도 운영한다. eSIM 신규 출시 기념 할인과 유럽 기차 즉시 할인, 빅 버스 투어 20% 할인 등이 마련돼 있다. 싱가포르 센토사 제휴 혜택과 국립항공박물관 관련 혜택도 제공하며, 세부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항공의 날을 맞아 고객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모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노선과 실속 있는 혜택을 통해 고객들의 여행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문화재단-앤트로픽, AI 연구를 예술로…국내 작가 5팀 신작 공개

한화문화재단이 인공 지능(AI) 기업 앤트로픽과 함께 AI 연구의 질문을 예술 작품으로 풀어낸다. 기계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인간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기술에 누구의 의도와 가치를 반영할 것인지 등을 국내 작가 5팀의 신작을 통해 탐색한다. 한화문화재단은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여의도 퐁피두 센터 한화에서 'AS ___ AS POSSIBLE' 전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앤트로픽이 국내 문화 예술 재단과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신작 제작을 지원하는 아트 커미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한화문화재단과 앤트로픽은 AI 연구 주제를 작가 각자의 작업 세계와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앤트로픽은 제작을 후원하고 창작 과정에서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제목은 '가능한 한 ______하게'라는 뜻이다. 빈칸에 '정확하게', '이해하기 쉽게', '바람직하게' 등 어떤 말을 넣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기술이 달성하려는 목표와 그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를 돌아보게 하는 장치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AI 연구의 '해석 가능성'과 '정렬'이다. 해석 가능성이 AI 내부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시도라면 정렬은 AI가 인간의 의도와 가치에 부합하도록 하는 문제를 다룬다. 참여 작가들은 이를 △영상 △사운드 △설치 △확장 현실(XR) △관객 참여형 미디어 등으로 옮겼다. 추미림의 '새로운 경로를 탐색합니다'는 두 형태 사이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의 '셰이프 트윈' 기능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클로드와 함께 계산 과정을 해독하고 선의 연결 순서와 시간차, 축 등의 조건을 바꿨다. 열 점의 드로잉을 잇는 영상은 프로그램이 제시한 최적 경로에서 벗어날 때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를 보여준다. 정가희는 '103 Early Hints'에서 초소형 모니터 103대를 활용한다. 화면에는 인물과 사물을 재구성한 짧은 장면과 상태를 나타내는 코드가 반복된다. 관객은 화면 사이를 걸으며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만으로 그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염인화의 '찬드라 연대기: 인 뉴로버스'는 서로 다른 신경 유형과 지능이 만나는 가상 세계를 구현한 설치 작품이다. 관객은 증강 현실(AR)을 결합한 보행대와 AI 기반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작품에 참여한다. 서로 다른 존재를 하나의 '정상'이나 성능 기준에 맞추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각 존재에게 필요한 관계와 지원의 조건을 탐색한다. 우현주·박지윤으로 구성된 우박 스튜디오는 회전하는 여러 스크린으로 'Body, Still, Moving'을 구성했다. 디지털 지도 속 거리 사진에 우연히 등장한 사람들을 모아 서로 다른 시점의 장면을 하나의 풍경에 겹쳤다. 관객이 장치를 돌리고 주변을 걸으면 평면 사진에 담긴 시간과 공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남민오의 'Rocket Sequence #11 Orbit'는 모노폴리 게임 영상과 소리의 진동을 전달하는 바닥 구조물을 결합했다. 움직이는 말과 주사위, 게임이 끝난 뒤 홀로 남은 승리자를 통해 복잡한 현실을 제한된 규칙과 목표로 설명하려는 인간의 방식을 되짚는다. 한화문화재단은 이번 협업을 계기로 동시대 작가의 창작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성수 한화문화재단 이사장은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해외 미술관 소장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활동과 함께 작가들의 신작 제작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획 영역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퐁피두 센터 한화 G층과 1층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이고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롯데글로벌로지스-육군, 전시 군수 수송 협력…방산 물류 시범 사업 추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육군과 전시 군수 물자 수송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선다. 동원령이 선포되면 군수 물자와 긴급 구호품 등의 국내외 수송을 지원하고, 평시에는 민간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방위산업 물류 시범사업과 기술 교류를 추진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일 서울 본사에서 육군본부와 '전시 동원 체계 구축 및 방산 물류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와 하헌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소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민간의 수송·물류 역량을 군수 지원 체계와 연결하는 것이다. 양측은 전시 또는 국가 비상 사태에 동원령이 선포될 경우 육군의 군수 물자·장비, 긴급 ·구호 물자·생필품 등을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지원 범위에는 국내외 수송과 물류 업무가 포함된다. 평시 협력은 방산 물류의 효율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다. 민간 전문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민·군 협력 모델을 구축해 사업 협력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스마트 물류 체계에 관한 기술을 교류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업무 협조도 이어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사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와 첨단 물류 기술을 육군 군수 체계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평상시 군 물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 비상사태에 필요한 수송·물류 지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육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가 안보 역량 강화라는 중대한 사명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다"며 “당사의 선진 물류 인프라와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방위 산업 물류 체계의 혁신을 이끄는 모범적인 민·군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주항공 日 지방 노선 인기…히로시마·시즈오카 40%대↑·마쓰야마 11%↑

제주항공의 일본 지방 노선에서 탑승객이 공급 좌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히로시마와 시즈오카 노선 이용객이 각각 40% 이상 증가했고, 마쓰야마와 오이타 노선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좌석 확대와 함께 여객 수요가 늘면서 일본 중소도시 노선의 이용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이 제시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히로시마 노선 탑승객은 18만4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9000여 명보다 42% 늘었다. 같은 기간 공급 좌석 증가율은 21%로, 탑승객 증가율이 이를 21%포인트(p) 웃돌았다. 인천-시즈오카 노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탑승객은 지난해 1-9월 12만6000여 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17만8000여 명으로 41% 증가했다. 공급 좌석은 12% 늘어나는 데 그쳐 여객 증가 폭과 29%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마쓰야마와 오이타 노선은 상대적으로 적은 공급 확대 속에서도 이용객이 늘었다. 인천-마쓰야마 노선 탑승객은 18만80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16만9000여 명보다 11% 증가했다. 공급 좌석 증가율은 5%였다. 인천-오이타 노선은 공급 좌석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탑승객이 4만7000여 명에서 5만3000여 명으로 12% 늘었다. 네 노선 모두 탑승객 증가율이 공급 좌석 증가율을 웃돌면서 좌석 활용도가 높아졌다. 일본 중소도시 노선 전체 이용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해당 노선 탑승객은 2024년 61만여 명에서 지난해 76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70만여 명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실적에 근접했다. 제주항공은 도쿄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삿포로·오키나와 등 주요 목적지와 함께 일본 지방 도시로 취항지를 넓혀 왔다. 히로시마·시즈오카·마쓰야마·오이타 외에도 고베와 가고시마 등을 연결하며 여행지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회사는 여행 비용 부담과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관심이 일본 중소도시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유가·고환율로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는 중단거리 노선의 선호가 높아지고, 새로운 여행지인 일본 중소 도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델타항공, 비즈니스석 서비스 30년 만에 전면 개편

델타항공이 비즈니스 클래스 '델타 원'의 식사와 휴식,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전면 재설계한다. 기내식 사전 주문 시간을 늘리고 수면을 원하는 승객에게 간편한 식사를 제공하는 등 승객이 취향과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델타항공은 약 30년 만에 최대 규모로 기내 경험을 개편한다고 21일 밝혔다. 10억 달러 이상의 기단 투자와 함께 기내식·식기·편의용품·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전반을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올가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 출발하는 대양 횡단 델타 원 노선에 우선 적용한 뒤 내년 초 글로벌 네트워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을 위해 임직원 200여 명이 14개월 동안 검증에 참여했다. 네 단계에 걸친 테스트와 36차례의 시험 비행을 통해 실제 기내에서의 서비스 운영과 이용 경험을 점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사 선택권 확대다. 메인 메뉴 사전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출발 24시간 전에서 18시간 전으로 늦춰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6시간 늘렸다. 글루텐을 제외한 식단과 단백질을 보강한 샐러드 등도 마련한다. 장거리 비행에서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는 승객은 착륙 전 아침 식사 대신 커피와 크루아상을 선택할 수 있다. 메뉴 개발에는 미쉐린 스타 셰프 사이먼 헐스톤과 마스터 소믈리에 안드레아 로빈슨이 참여했다. 와규 버거와 홍콩식 농어 요리 등을 선보이고, 디저트에는 초콜릿 소스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선데와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소르베를 포함했다. 주류와 음료 구성도 바꾼다. 로빈슨과 델타항공 스카이마일스 회원들이 선정에 참여한 와인 13종을 이달부터 내년 9월까지 제공한다. 미국 나파 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와이너리 11곳에서 고른 제품들이다. 블랑톤 싱글 배럴 버번 위스키를 기내 메뉴에 추가하고, 떼땅져 샴페인 제공 범위도 넓힌다. 도쿄 하네다공항 출발·도착 델타 원 항공편에는 닷사이 45 사케를 도입한다. 휴고 스프리츠와 팔로마는 알코올·무알코올 버전으로 각각 마련해 음료 선택의 폭을 확대한다. 식사 서비스에는 델타항공의 상징인 '위젯' 디자인을 적용한 새 식기를 사용한다. 식사에 앞서 따뜻한 타월과 견과류, 음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과정도 정비한다. 휴식용품은 다음 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새 구성을 선보인다. 미소니 브랜드 편의용품과 마비스 구강 관리 용품을 담은 델타 원 미소니 키트를 제공하고, 델타 원을 운영하는 국내선과 국제선에는 미소니 베개를 추가한다. 미국에서 출발하는 일부 국내선·국제선 델타 원 항공편에서는 봄바스와 협업한 양말 제공도 재개한다. 기내 디지털 환경도 개선한다. 차세대 좌석 등받이 화면과 디지털 기능을 도입해 콘텐츠를 탐색하고 이용하는 편의성을 높인다. 델타항공은 전체 기단의 95% 이상에 해당하는 약 1300대에 '델타 싱크' 초고속 와이파이를 도입해 연결성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공항 내 이동 서비스 역시 확대 대상이다. 'VIP 셀렉트'를 예약한 델타 원 고객에게 제공하는 포르쉐 차량 서비스는 2028년까지 주요 공항과 허브 15곳으로 넓힌다.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40대에서 70대로 늘릴 예정이다. 크리스틴 매니언 테일러 델타항공 브랜드 경험 부문 수석 부사장은 “초기 기획부터 테스트와 서비스 도입까지 임직원들이 참여해 고객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란잔 고스와미 마케팅·제품 책임자는 “여행 과정의 세부 요소까지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도록 이번 개편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축구장에 뜬 에어로케이…충북 청주 FC 홈경기서 ‘기내 체험’

청주 종합경기장이 에어로케이항공의 기내 체험 공간으로 변신한다. 현직 객실 승무원이 기내 방송 형식으로 선수들을 소개하고, 관중들은 항공사 취항지를 소재로 한 게임과 퀴즈에 참여하며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오는 25일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충북청주FC와 용인FC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경기를 '에어로케이 브랜드데이'로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와 지역 연고 축구 구단이 손잡고 항공 여행과 축구 관람을 결합한 행사를 마련했다. 기내 체험은 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에어로케이는 입장객들에게 탑승권을 본뜬 기념품을 나눠주며 여행의 출발을 연출한다. 오후 2시부터 문을 여는 이벤트 부스에서는 유니폼 차림의 객실 승무원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부스의 주요 프로그램은 취항지를 배경으로 꾸민 보드게임 '에어로케이 부루마블'이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팔로우한 뒤 주사위를 던지면 도착한 칸에 따라 경품을 받는다. 참가자 전원에게 상품이 제공되며, 경품에는 추첨으로 24명에게 국제선 항공권을 증정하는 행사 응모권도 포함된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공식 행사에서는 현직 객실 승무원이 마이크를 잡는다. 실제 기내 방송을 하듯 개식을 알리고 선수들을 소개하며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경기 전 전광판에 상영하는 안전 수칙 영상에도 항공사의 특색을 담았다. 에어로케이 승무원이 기내 안내 방송 형식으로 관람 수칙을 설명하면 충북청주FC 선수들이 해당 상황을 연기한다. 관중들이 영상을 즐기면서 안전 수칙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축에는 에어로케이 취항지인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의 공식 캐릭터가 나선다. 지역 축구 경기를 매개로 청주와 해외 취항지의 교류를 알리는 자리도 마련한 셈이다. 하프타임에는 가수 진소리의 축하 공연과 항공권을 건 전광판 퀴즈가 이어진다. 나고야·타이베이·나트랑 등 주요 취항지의 대표 명소를 소개하고 3지선다형 문제를 출제한다. 문제별 정답자에게는 청주와 해당 취항지를 오가는 왕복 항공권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경기장 N3구역의 600석은 '에어로케이 브랜드 존'으로 지정한다. 해당 구역 좌석 구매자 전원에게는 에어로케이 생수와 기념품을 증정한다. 에어로케이항공 관계자는 “축구 팬들이 경기장에서 짧은 여행을 떠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스포츠 구단과 협력해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ACROSS’로 섬 잇는 하늘길 관제…인천 UAM 실증 성공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도심 항공 교통(UAM) 통합 관제 시스템 '어크로스(ACROSS)'를 인천 도서 지역 실증 비행에 투입하며 운용 범위를 넓혔다. 정부 실증 사업에서 확보한 운항 통제·교통 관리 기술을 섬을 연결하는 노선에 적용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관제 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UAM 운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21일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KT·현대자동차·현대건설과 구성한 'K-UAM 원팀'은 전날 영종도 거잠포에서 덕적도를 거쳐 왕산마리나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실증 비행을 마쳤다고 밝혔다. UAM 기체를 대신하는 대역기가 비행에 나섰고 대한항공은 ACROSS를 활용해 운항 통제와 교통 관리를 수행했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광역시가 주관한 이번 사업에는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참여했다. 대한항공 측은 정부와 지자체, 민간 기업이 공공서비스 발굴부터 노선 설계와 현장 비행 검증까지 함께 수행한 국내 최초의 지자체 연계 UAM 실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행에서 통합 운용을 뒷받침한 ACROSS는 'Air Control and Routing Orchestrated Skyway System'의 약자다. 우리말로는 '통합 항공 관제 및 경로 조정 시스템'을 뜻한다. 다수의 UAM 기체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개발해 왔다. 대한항공은 개발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브랜드 확보에도 나선 바 있다. 2024년에는 '플랜 컨트롤', '센티넬', '허브', '플래너', '밴티지', '루트 컨트롤' 등 ACROSS 관련 상표 8종을 출원했다. 당시 회사는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했다. 이후 실증을 통해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실제 운항 환경에 적용할 기반을 다져 왔다. UAM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상 변화와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병행했다. 지난해 공개된 대한항공의 특허 출원 기술에는 바람의 방향에 맞춰 버티포트의 접근·출발 경로를 조정하는 교통 관리 방법이 담겼다. 버티포트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체들이 서로 다른 고도로 선회하며 대기하도록 하는 착륙 관리 방법도 포함됐다. ACROSS의 운용 경험은 정부의 '한국형 도심 항공 교통 그랜드 챌린지(K-UAM GC)'를 거치며 축적됐다. 대한항공은 2024년 4월 전남 고흥에서 진행된 1단계 실증에서 원팀 참여 기업들과 UAM 기체·운용 시스템·5G 항공 통신망 사이의 통합 운용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청라-계양 구간에서 진행된 2단계 실증에서는 여러 운항사가 참여하는 환경에 필요한 관제권 이양과 비정상 상황 대응 절차 등을 검증했다. 개별 시스템의 연동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복수 사업자가 함께 운항할 때 필요한 통합 운용 경험을 쌓은 것이다. 이번 도서 지역 실증은 그동안 확보한 기술과 절차를 섬 연결 노선으로 확장한 사례다. 대한항공은 인천 도서 지역의 운항 환경에 ACROSS를 적용해 UAM의 활용 범위를 지역 교통과 공공 서비스로 넓힐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역기를 활용한 이번 비행의 핵심은 실제 노선 환경에서 운항 통제와 교통 관리 체계가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다. 관제 시스템 공급도 추진되고 있다. ACROSS는 올해 인천시 도심 항공 교통 체계 구축 사업의 UAM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 선정됐고 대한항공은 이를 위한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2월 1단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지자체의 UAM 운용 기반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사업화의 접점을 넓힌 셈이다. 대한항공은 원팀 참여 기업들과 국내 UAM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운용 기반 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토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ACROSS의 시스템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운항 통제·교통 관리 기능을 고도화해 다양한 운항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한국으로 몰리는 빅테크 투자…SKT “지금 놓치면 다른 아시아로 간다”

한국이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를 위한 적기를 맞았지만, 세제와 전력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K텔레콤은 규제 개선이 늦어지면 일본 등 경쟁국에 투자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시행을 앞둔 AI 데이터센터 특별법도 기업들이 요구하는 지원책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빌딩에서 열린 '제12차 AI 미래가치 포럼'에서 이영탁 SK텔레콤 AIDC 통합추진단 부사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으로 향하던 글로벌 빅테크의 수요가 한국으로 오기 시작했다"며 “지금 이 수요를 잡지 못하면 일본으로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한국이 반도체와 전력 설비, 냉각 기술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일본은 지진과 전력 공급 문제를 안고 있고, 호주와 말레이시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지와 전력 비용을 갖췄지만 주요 AI 수요처와의 접근성에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SK텔레콤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들었다. 이 부사장은 울산 사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한국 투자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구글과 오픈AI, 엔비디아 등도 한국의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SK그룹은 2029년 말까지 AI 데이터센터 5기가와트(GW) 규모의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한꺼번에 짓기는 어려운 만큼 실제 수요와 건설 여건에 맞춰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 “세금 15% 깎아준다더니"…혜택받은 기업 없어 이날 포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 실제 사업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로 지정해 대기업에 최대 15%의 투자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제도 도입 이후 실제 공제 혜택을 받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없다고 밝혔다. 세액공제 대상에서 임대용 시설이 빠져 있는 탓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사업자가 시설을 지은 뒤 외부 기업에 서버 공간과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코로케이션(임대)'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행 세법에서는 임대용 자산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해 상당수 사업자가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SK텔레콤이 수십조원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지어 자체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코로케이션 방식에도 일정 수준의 세액공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력망 접속 기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마련 중인 '그리드코드'는 대규모 전력 사용 시설이 전력망에 연결될 때 지켜야 하는 기술 기준이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지만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면 사업자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부사장은 “그리드코드가 과도하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추가로 설치해야 해 비용뿐 아니라 부지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긴다"며 “전력망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투자 유치에 장애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내년 시행 특별법에도 “실제 문제 해결 못 해"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을 두고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송도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이날 발제에서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길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를 일반 데이터센터와 구분하기 위해 AI 장비의 전력 사용 비중과 전력 밀도 등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AI 장비가 차지하는 전력 비중을 지나치게 높게 정하면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려는 사업자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송 변호사는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에서는 특별법이 실제 투자에 필요한 전력 확보 문제보다 인허가 절차 개선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인허가 문제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력망 연계나 발전 설비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문제를 특별법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진기 한국항공대 교수도 세제 지원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놓고도 실제 혜택을 받는 기업이 없다는 것은 정책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는 것"이라며 코로케이션을 단순 임대업으로 보는 현행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KT클라우드도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이운문 KT클라우드 상무는 AI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학습 시설뿐 아니라 소규모 추론 시설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간 연결망 투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KTOA가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관련 법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KTOA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 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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