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K-239)'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나토) 일원인 노르웨이에 1조3000억 원어치를 수출한다. 수주전에 뛰어든 미국과 유럽 등 나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북유럽에 K-방산 깃발을 꽂은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다연장 로켓(MLRS)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종합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총 9억22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천무 풀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그로 야레 노르웨이 국방물자청장을 비롯해 수주전에서 정부의 지원 외교력을 보여준 '방산 원코리아팀'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대통령 특사)·김현종 안보1차장·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K-방산' 북유럽 신화, K-9 자주포 이어 천무로 완성 이번 계약은 K-방산의 북유럽 시장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무기 체계의 북유럽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7년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K-9 자주포를 도입하며 물문을 열었고, 에스토니아 역시 K-9을 주력 화력으로 운용 중이다. 이번 천무 수출은 K9으로 쌓은 신뢰 자산 위에 '정밀 유도무기'라는 고부가가치 체계를 얹으며 북유럽 수출의 정점을 찍은 셈이다. ◇'강철 비' 뿌리는 천무, 중동·유럽 휩쓸며 '글로벌 스탠더드' 우뚝 천무(K-239)는 '하늘을 뒤덮는다'는 이름처럼 적의 장사정포 및 주요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최첨단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다. 80km 사거리의 239mm 유도탄은 물론, 사거리 290km에 달하는 전술 지대지 유도 무기(KTSSM-II)까지 발사할 수 있어 전략적 활용도가 높다. 특히 경쟁 기종인 미제 하이마스(HIMARS)보다 2배 많은 화력(12발)을 동시에 투사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노르웨이 군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 요인이었다. 천무의 수출 영토는 이미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 수출됐으며, 2022년에는 폴란드와 대규모 기본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 노르웨이 수출은 폴란드에 이은 유럽 지역 두 번째 대규모 수주이자, 나토 핵심 회원국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공인받게 됐다. ◇美·유럽 경쟁사 제쳤다…'방산 외교'의 승리 이번 수주는 전통적인 나토 무기체계와 경쟁을 벌여 승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노르웨이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체계 사업에는 미국 록히드 마틴의 '하이마스(HIMARS)'와 유럽 KNDS의 '유로-풀스(EURO-PULS)'가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될 정도로 우리측의 수주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반전의 계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외교'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노르웨이를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천무의 우수성을 설파했다. 이어 11월에는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는 등 고위급 소통을 이어갔다. 여기에 주 노르웨이 대사관이 현지 기업 초청 행사를 지원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기 군수 지원·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며 현지 정부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6·25 전쟁 당시 의료 지원으로 시작된 양국의 연대가 방산 협력이라는 최고 수준의 신뢰로 발전했다"며 “이번 계약은 북유럽 시장 전체로 진출하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저온' 맞춤형 기술로 북유럽 공략 가속 기술적으로는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의 혹독한 추위와 설원 환경에서도 장비가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를 개량해 공급한다. 빠른 납기 능력과 가격 경쟁력에 더해 현지 운용 환경까지 고려한 기술력이 K-방산의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을 발판 삼아 에스토니아·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을 잇는 '천무 운용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강 비서실장 역시 “노르웨이의 선택이 인근 스웨덴, 덴마크 등에도 영향을 미쳐 수출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 자주포로 쌓은 신뢰와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 결합해 계약이 성사됐다"며 “정부와의 '원팀' 체계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안보 기여는 물론 글로벌 방산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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