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부터 시공 이후까지 공급 전 주기를 아우르는 '턴키' 프로젝트 수행 역량이 국내 전선업계의 수주 경쟁력을 설명하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이 도래함에 따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순 기자재 공급역량을 넘어 고객사 사업 안정성 기여 역량이 핵심 수주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 HVDC 해저케이블 '포설선' 확보 경쟁…시공 역량 확대 총력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선업계는 최근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턴키 수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5월 노르웨이 DOF그룹 자회사로부터 1만1000톤(t)급 해저케이블 포설선 '스칸디커넥토'호(선적 용량 7000t)를 1154억원 규모로 인수해 이달 초 최종 확보했다. 지난 2023년 도입된 '팔로스'호까지 더하면 대한전선이 보유한 포설선 2대의 선적용량은 총 1만1400t에 이른다. 고중량인 HVDC 해저케이블은 수십~수백 킬로미터(km)에 이르는 장거리 해상 구간에서 조류와 기상 변화에 대응하며 정밀하게 포설해야하는만큼, 포설선은 해저케이블 운송과 포설 등 시공 전반에서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특히 고객사가 별도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부담을 줄이고 제조~시공 전 과정에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설선 확보는 HVDC 해저케이블 턴키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이에 국내 HVDC 해저케이블 사업 선두주자인 LS전선 역시 기존 포설선 'GL2030(선적용량 7000t)'에 더해 선적용량 1만3000t 규모 신규 포설선을 건조 중이다. 오는 2028년 상반기 인도를 목표로 건조 중인 해당 포설선은 최근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에서 선체 제작 단계에 본격 진입한 상태다. ◇ 지중케이블 '턴키' 공략도 현재진행형…레퍼런스 고도화 해상케이블과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지중 초고압 케이블 시장을 겨냥한 국내 전선업계의 턴키 수주 공략도 현재진행형이다.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만 △미국(230킬로볼프·kV) △전남 해남(154kV) △동해안~동서울(500kV) △호주(330kV) 등 국내외에서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턴키 방식으로 수주하며 사업 레퍼런스를 확대했다. 특히 호주 프로젝트의 경우 AIDC향(向) 전력망 구축 사업을 턴키 방식으로, 미국에선 신규 송전선로 구축 사업을 설계부터 생산, 포설, 접속, 시험,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풀 턴키'로 수주하면서 사업 레퍼런스를 한층 고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 LS전선은 지난해 싱가포르 전력청으로부터 230kV급 지중 초고압 케이블을 제조·시공·설치하는 송전망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턴키 수행 역량을 입증했으며, 일진전기는 지난 2월 전남 영광에서 154kV급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풀 턴키로 수주하며 생산을 넘어 포설 등 시공 경쟁력까지 인정받았다. ◇ '메가프로젝트'에 '전력망 3법'까지…“턴키 역량이 경쟁력" 이처럼 해상·지중 전력망을 아우르는 국내 전선업계의 턴키 수행 역량과 경험이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국내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로 이 같은 사업 경쟁력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한국전력공사 독점 구조의 국가기간 전력망 구축 사업에 민간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공동접속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전원개발촉진법' 개정안 등 이른바 '전력망 3법'이 지난 5월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턴키 수행 역량을 구축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정책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이 민간에 개방되고 건설 속도가 향상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수주 기회가 턴키 수행 역량을 확보한 업체에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다.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8년까지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을 위해 투입될 총 재원 규모는 72조8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의 전력망 참여가 확대되면 사업 수행 경험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춘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증된 실적과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기술 검토부터 설계, 공급, 시공까지 수행하며 사업의 안정성과 적기 준공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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