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이달 초부터 대규모 글로벌 공급 계약을 잇따라 성사하며 하반기 릴레이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 기조와 전력망 전환에 더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까지 맞물리며 형성된 이른바 '슈퍼 사이클'이 글로벌 수요를 증폭시키는 까닭이다. 이에 더해 업계는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창출될 대규모 내수 수요도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을 확대할 미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지난 2일 각각 1조1212억원·3100억원 규모 글로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올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수주 축포를 터트렸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체결한 배전기기 및 전력기기 장기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에서 촉발된 'AI 수요'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실제 이번 계약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은 오는 2028년까지 고객사인 빅테크가 북미권에서 건설중인 데이터 센터에 배전기기와 전력기기를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각 제품별 계약 규모는 배전기기 5539억원과 전력기기 5673억원에 이른다. 효성중공업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라 최근 송전망 투자를 확대하는 호주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번 계약을 통해 회사는 향후 5년간 초고압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기기를 독점 공급하게 된다. 이 같은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글로벌 수주 성과는 올 상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앞서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올 1분기에만 합산 8조3210억원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당기 수주 잔고를 전년동기 대비 평균 10% 이상 늘렸다. 이어 LS일렉트릭이 지난달 빅테크 대상 1064억원 규모 고압 배전 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업계는 2분기에도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글로벌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시장은 이러한 글로벌 배전·전력기기 수요가 당분간 계속되며 하반기 이후로도 우리 업계의 신규 수주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에 따라 지난 2024년 기준 415테라와트시(TWh) 수준이었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오는 2030년 945TWh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전력소비량이 약 549TWh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만 해도 국가단위급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더해 최근 민관합동으로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가 추진됨에 따라 업계는 해외 중심의 수주를 넘어 국내 수주까지 확대되는 중장기적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메가프로젝트가 실행될 경우, 국내에서 당장 AI 데이터센터에만 18.4기가와트(GW) 규모 전력이, 반도체 등 산업단지까지 포함하면 오는 2024년까지 27GW 이상의 추가 전력 수요가 발생하며 대규모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동반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가프로젝트가 아직 구상 단계에 있는 만큼 당장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 수혜가 발생할 것으로 확정짓기는 어렵다"면서도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가 실제 조성되는 단계에 이르면 대규모 전력 인프라 수요 창출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수주 기회 창출에 따른 내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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