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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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취소 상태 뺑소니범, 한라산 수풀 도망으로 음주 혐의 피했다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 침범 사고를 잇따라 내고 도주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1단독(여경은 부장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 구형량과 같다. 재판부는 “음주 무면허 사고는 엄벌이 불가피하며, 피고인은 교통사고를 잇따라 낸 뒤 도주해 음주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한라산에 있다가 나타나 붙잡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여러 명이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음주운전 관련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후 6시 39분께 한라산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 516도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지인 소유 쏘나타 승용차량을 몰았다. 이때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 3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도주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간선버스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첫 사고가 나자 잠시 멈췄던 A씨는 이내 파손된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한때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두 번째 사고를 내고 나서야 차에서 내린 A씨는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경찰 등이 출동하기 전 차량을 놔둔 채 인근 수풀 속으로 달아났다. 이후 이튿날 오전 8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양지공원 인근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씨는 2018년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 애초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사고 당일 점심때 식당에서 반주로 소주 4∼5잔을 마셨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해당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가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영상을 확보했으나 음주 수치가 검출되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는 끝내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이 사건 발생 약 13시간 40분 만에 A씨를 긴급체포해 진행한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나왔다. 곧장 채혈도 진행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지만, 음주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다.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기법도 있다. 다만 역추산할 최초 수치가 필요해 음주 수치가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반드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추석 의료대란 우려에…당정 “8000여곳 동네병원 운영 지원”

정부와 국민의힘은 12일 추석 연휴 기간 동네 병의원 8000여곳이 문을 열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대책 마련에 합의했다고 김상훈 당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당정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 의료 체계 유지를 위해 각종 건강보험 수가 조정 및 400여명의 응급의료센터 신규 채용이 가능하도록 인건비 등 지원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연휴 기간 8000여개 동네 병의원이 문을 열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중증·필수 의료 기피 요인이 되는 의료진의 사법 부담을 덜기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하고,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충분한 환자 권리의 구제를 위한 의료분쟁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연속 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근무 시간 단축 제도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 정책위의장은 “전공의 복귀 상황과 시범사업 상황을 고려하고 의료계와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야당에서 기대하는 바의 성과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와 함께 의료공백 사태 방지와 의료 인력 양성 필수 의료체계에서 뜻을 같이할 의료기관 단체가 준비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관과 단체의 협력을 계속 독려해 의료체계에 대한 국민 불안을 잠식시키고 하루빨리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도록 (당정이)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의 30~50%를 본인 부담 비용으로더 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토요일·야간·공휴일 진료비 가산제도'가 적용된다. 환자가 평일에 동네의원에서 진료받으면 초진 진찰료(올해 1만7610원) 중 본인부담금(30%) 5283원을 내면 된다. 그러나 연휴 기간에는 평일보다 30% 추가된 초진 진찰료(2만2893원) 중 본인부담금(30%)으로 6868원을 내야 한다. 응급상황으로 마취·처치·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진료비에 50%의 가산금이 붙는다. 더구나 이런 가산금은 기본진찰료에 덧붙는 가산금액일 뿐이어서, 진료받을 때 별도로 추가 검사나 처치를 받게 되면 환자 부담금은 더 불어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의사협회 “추석연휴에도 한의원 진료합니다”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추석연휴 기간에 한의원을 포함한 전국 한의 의료기관 총 831곳(10일 정오 집계 기준)이 휴일 진료에 참여한다. 12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에 따르면, 추석연휴 기간에 휴일진료에 나서는 전국 한의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총 831곳(한의원 616곳, 한방병원 215곳)이 참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의사협회는 “진료공백이 우려되는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 한의원과 한방병원이 휴일진료에 적극 참여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경증 응급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최대한 줄여 추석연휴 기간 응급실 부담을 줄이는데 적극 동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휴일진료 참여 한의의료기관 중 183곳(한의원 106곳, 한방병원 77곳)은 15일 일요일부터 18일 수요일까지 추석 연휴 4일간 매일 진료를 함으로써 응급실의 부담을 줄이는 데 적극 동참한다. 한의사협회는 “명절 연휴 기간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증응급질환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연휴 기간 동안 문을 연 의료기관이 적기 때문"이라며 “감기, 급체, 장염, 염좌, 복통, 열 등의 경우 한의원, 한방병원을 찾는다면 국민들도 응급실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보다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추석 연휴 응급실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진료를 시행하는 한의의료기관 명단은 대한한의사협회 홈페이지(www.ako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더워도, 추워도 교복 재킷만 입어야 사회성? 인권위 “인권침해”

과도한 교복 착용 규정이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권위는 제주 한 사립 국제학교에 교복 착용 시 학생 개성 발현권과 자기 결정권이 제한되지 않게 복장 규정을 교원·학생·학부모 간 협의로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이 학교 학생 A씨가 제기한 진정에 따른 권고다. A씨는 지난해 2월 날씨가 추워서 교복 재킷 위에 외투를 입었는데, 규정상 재킷 착용만 가능하다며 교사로부터 외투를 압수당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식당과 교실에서 날씨가 더워 재킷을 벗었는데 규정상 재킷 착용이 필수라며 교사가 강제로 재킷을 착용케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조처가 인권 침해라는 게 A씨 주장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사립 국제학교라는 특수성과 학칙에 근거해 학생 복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실 내 모든 학생이 똑같은 온도를 원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인권위는 “학생 개개인의 체감 온도를 고려하지 않고 생활 양식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제한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학생 구성원 전체가 획일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사회성을 기르거나 교육 질서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일본에서 ‘급증’ 성병 매독, 한국도?

성 매개 감염병인 매독 환자 수가 방역 당국에 신고된 사례를 기준으로 2000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인해 공개했다. 자료에서 올해 1~8월 매독 감염 환자 수는 1881명으로 집계됐다. 조기 잠복 838명, 1기 환자 679명, 2기 환자 316명이었고, 3기 환자도 39명이나 됐다. 선천성 환자는 9명이었다. 올해 8월까지 환자 수는 작년 전체 환자 수인 416명 4.52배에 달한다. 매독 환자 수는 2020년 330명, 2021년 339명, 2022년 401명으로 증가해왔다. 다만 올해 환자 수는 매독이 전수감시 대상으로 전환된 영향을 받았다. 매독은 2020년 이후 전수감시에서 표본감시 대상으로 바뀌었다가 올해 1월부터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돼 다시 전수감시 대상이 됐다. 올해 매독 환자수는 같은 전수감시 대상이던 2019년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당시와 올해 공통 신고 대상인 1기와 2기, 선천성 환자 수 합계를 따져보면 2019년 8월까지가 1222명으로, 올해 8월까지 1039건보다 오히려 많다. 2019년에는 조기 잠복 환자와 3기 환자는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 매독이 올해부터 다시 전수감시 대상이 된 배경은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고 장기간 전파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매독 유행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고려됐다. 일본 매독 감염자 수는 2013년 1000명을 넘은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16년 4000명대, 2017년 5000명대에 접어들었고, 2022년에는 1만 3228명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도 매독 유행은 심각한 상황이다. 2022년 미국 매독 감염자 수는 20만 7255명으로, 최근 70년 이래 최악 수준이었다. 서 의원은 “매독의 추가 전파 차단을 위해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짚었다. 이어 “질병청은 (매독과 관련해) 현재까지 성 매개 감염병 예산 내 역학조사를 위한 여비 일부만 지원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새로 시행되는 전수감시 체계를 통해 매독 감염의 정확한 규모와 역학관계를 파악하고, 매독 확산 시 신속한 예산 마련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파워 블로거처럼 성매매 리뷰…잡고 보니 박사학위 30대 렌즈 연구원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전문가용 촬영 장비 수십 대로 성매매 장면을 촬영해 후기를 단 30대가 붙잡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등 혐의로 30대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은 부엉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A씨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강남과 경기도 성남 등 수도권 업소 수백여곳에서 성매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해당 장면을 촬영해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후기 형식으로 올리는 대가로 업주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의뢰받고 광고 사이트에 전문적인 이용 후기를 올리는 이들을 업계에선 '작가'라고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은 부엉이'는 지식 정보 사이트 '나무위키' 세부 항목에 별도 등재가 돼 있을 정도로 성매매 업주들 사이 가장 이름 있는 작가로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들은 마치 인플루언서에게 제품 리뷰를 부탁하는 것처럼 A씨에게 건당 10만∼40만원을 주고 업소와 성매매 여성 후기를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이 소유한 수천만원 상당 렌즈 27개와 전문가용 카메라 및 조명을 이용해 성매매 영상을 직접 촬영한 뒤 얼굴을 모자이크했다. 이후에는 성매매 사이트에 후기 글과 함께 '움짤(GIF·움직이는 이미지)' 형태로 게재했다. 성매매 여성들 역시 이런 내용을 사전에 전달받고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후기가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서 건당 십수만회 조회수를 올리는 등 인기를 얻자 다른 업주들도 A씨를 소개받아 의뢰했다. 이에 A씨는 최근 5년여간 수백건에 달하는 후기 영상 촬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A씨로부터 압수한 성매매 영상은 총 5TB 분량으로, 1929개에 달했다. 일부 영상은 성매매 여성 예명과 나이 및 업소 위치가 노출된 채 A씨 지인 및 다른 '작가'들에게 유포된 정황도 파악됐다. 그는 카메라 관련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현재 렌즈 개발업체 광학렌즈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올해 초 성매매 업소 단속 과정에서 A씨를 비롯한 성매매 후기 작가들 범행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뿐 아니라 성매매 여성의 사진 등 프로필을 제작·편집한 전문 광고 대행업자 7명과 성매매 업주 8명, 이들 업체에서 성매매를 한 여성 4명을 추가 입건했다. 이들 중 5명은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또 이들이 거둬들인 범죄이익 12억 5000여만원에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조치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 활동 무대가 된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차단 조치를 계속하는 한편, 사이트 운영진 수사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아들 여친 회사인데...“돈 많다” 얘기 듣자 금고 턴 아버지

아들 여자친구가 다니는 회사 사장 금고를 턴 50대 아버지 A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6단독 서진원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범행한 60대 B씨도 특수절도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받았다. A, B씨는 지난 6월 경남 창원시 한 회사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이곳에 있던 금고를 부수고 5100만원 상당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30대 아들 C씨 여자친구가 다니는 회사에서 사장이 회사 금고에 돈을 보관한다는 소식을 아들로부터 전해듣고 범행을 기획했다. 이후 40년지기인 B씨에게 연락해 “좋은 소스가 있다"며 공모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절도 범죄로 기소돼 장기간 실형을 살았다. 특히 지난해 2월 출소한 A씨는 누범기간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아들 C씨도 A씨에게 금고 위치 등을 알려준 혐의(절도 방조)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C씨는 범행에 앞서 A씨를 여자친구가 다니는 회사로 데려가 사장실 위치와 폐쇄회로(CC)TV 위치 등을 알려주며 이들 범행을 방조했다. 또 A씨로부터 절도 피해금인 것을 알면서도 현금 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재판부는 “A씨는 C씨에게 준 돈을 제외한 모든 돈을 도박에 썼으며 누범기간 중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가 실제 취한 이익은 170만원이며 C씨는 계속된 A씨 요청에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서울시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5년간 8876억 투입

서울시는 충분한 돌봄서비스 제공과 안전한 돌봄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돌봄 전담 지원기구 설치, 쉽고 편리한 서비스 제공, 사각지대 해소, 종사자 행복일터 조성이 핵심이며 5년간 8786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 해산에 따른 돌봄 공백을 막고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시, 시의회, 보건복지부, 학계, 현장 종사자 1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공공돌봄강화위원회'를 운영해 이번 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먼저 다음 달부터 서울시복지재단 내 돌봄 전담 지원기구인 사회서비스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한다. 센터에서는 민간 지원 외에도 돌봄 수요공급 분석을 통해 서비스 공백을 파악, 서비스 간 조정·연계안을 제시하고 미래 돌봄환경 변화에 따른 신규 돌봄서비스를 발굴하는 등 시 돌봄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기능도 맡을 예정이다. 시민이 필요할 때 쉽고 편리하게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은 개선하고 지원방식은 맞춤형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돌봄전문 상담콜센터 '안심돌봄120'을 10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안심돌봄 120'은 120다산콜로 전화 후 특정번호(10월 신설)를 누르면 전담 상담원에게 연결된다. 상담원은 돌봄이 필요한 시민들의 상황에 맞는 가장 적합한 정보와 기관 등을 신속하게 안내해준다. 통화로는 이해가 어려운 복잡한 상황에선 '돌봄통합지원센터'를 찾으면 된다. 시는 어르신·장애인이 동네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받도록 내년에 센터를 설치하며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순차 개관해 3년 안에 자치구당 1곳 이상씩 운영할 계획이다. 소득이 적은 고난도, 중증 노인과 장애인 등에게 발생하기 쉬운 돌봄 사각지대도 최소화한다. 시의 방문요양, 장애인 활동지원, 돌봄SOS 서비스를 확대 연계해 공백을 최대한 막는 것이 목표다. 요양보호사 혼자 관리하기 어려운 어르신에게 2인 1조로 돌봄을 제공하고 추가인력의 인건비를 일 4시간까지 시가 지원한다. 휴일·심야(오후10~오전6시)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도 월 최대 40시간까지 추가 돌봄서비스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혼자 생활이 불가능한 와상·사지마비, 도전적 행동이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심한 '고난도' 중증장애인을 전담하는 '전문활동지원기관'을 권역별로 1곳씩 총 4곳을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고난도 중증장애인의 활동지원사 연계는 평균 15~30일가량 소요되는데 신속한 돌봄이 필요한 만큼 최대 1주일 안에 매칭하는 것이 목표다. 고강도 중증장애인이 명절·연휴에도 서비스를 받도록 서울형 수급자를 대상으로 48~144시간(평일대비 할증 비용 50%)의 '명절·연휴 특별급여'도 신설해 부담을 덜어준다. 활동지원사에게도 1일 5만원, 최대 6일까지 특별수당을 지급한다. 업무강도 완화를 위해 배설 케어·웨어러블 로봇과 치매 어르신의 스마트 인지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아울러 감정노동과 신체적 위험에 대응해 법률·성희롱·심리·업무 고충 등 전문 상담을 지원하고 부당대우·안전사고에 대처할 '돌봄 종사자 권리찾기 매뉴얼'을 제작·배포한다. 정상훈 시 복지실장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원하는 시기에 양질의 돌봄을 제공받고, 돌봄서비스 제공기관과 종사자를 포함한 모두에게 안전하고 보증할만한 돌봄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서 “오늘 발표한 정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좋은 돌봄을 책임지고 제공하기 위해 현장과 소통하며 정책을 실행,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역대급 폭염’에 8월 전기요금 얼마나 더 낼까…누진제 영향은

역대급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 8월 주택 전기요금이 평균 13% 오를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8월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363kWh(킬로와트시)로 작년 같은 달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른 8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작년보다 13%(7520원) 오른다. 이는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최종적인 8월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은 9월 말에 확정된다. 한전의 이 같은 잠정 집계는 지난달 총 전력 사용량을 2500만가구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1∼4인 등 가구원수별 평균 전력 사용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4인 가구의 지난달 평균 전력 사용량은 전체 가구 평균인 363kWh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기요금 증가분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주택 전기요금 인상 폭이 사용량 증가 폭보다 큰 것은 주택용 전기에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전기요금을 무겁게 매기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름(7∼8월)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용의 경우 '300kWh 이하', '300∼450kWh', '450kWh 초과'의 3단계로 구간을 나눠 위로 갈수록 요금을 무겁게 매기고 기본요금도 달리 적용하는 누진제를 적용한다. 작년 8월보다 올해 8월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76%로 파악됐다. 요금이 증가한 가구의 평균 증가액은 약 1만7000원이었다. 요금 인상 폭으로는 1만원 미만(약 39%)과 1만∼3만원(약 28%) 구간이 많았다. 가족 수가 많아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고객이라면 단계별 누진 구간을 지나 체감하는 전기요금 상승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2020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수행한 에너지총조사에 따르면 4인 가구의 7∼8월 평균 월 전기 사용량은 427kWh이다. 작년 8월 427kWh의 전기를 쓴 4인 가구가 올해 8월 이보다 9% 증가한 465kWh의 전기를 사용했다면 약 1만8000원 오른 9만8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인상 폭은 22.3%에 달한다.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데에는 한 달 내내 이어진 찜통더위로 냉방용 전기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폭염일수는 16일로, 2016년 16.6일에 이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또 지난달 열대야 일수는 11.3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평균 최대 전력수요도 작년 동기(82.7GW)보다 6.1% 증가한 87.8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대 전력수요는 하루 중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시간대의 전력수요다. 한전은 전반적으로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늘었지만 오히려 전기요금이 준 가구도 23%를 차지했다면서 냉방 수요 증가에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전기 절약으로 전기요금 증가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제한적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한전은 전기 사용량 증가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지만, 아직 국내 전기요금 수준은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8월 한국의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인 363kWh의 전기를 썼을 때 요금이 일본과 프랑스는 한국의 2배 이상, 미국은 한국의 2.5배, 독일은 한국의 3배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민연금 수령액 깎을건데 기초연금은 UP…대안은 ‘하후상박’?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월 40만원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와 관련한 의견이 분분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확정한 '연금개혁 추진계획'에서 기초연금을 월 4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6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등 저소득 노인부터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한 후 2027년에는 지원 대상을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소득 보장제도의 하나다. 연령과 소득 자격요건만 충족하면 받을 수 있어 저소득 노인 만족도가 높다. 기초연금은 당초 월 10만원이던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 사각지대 완화 등 목적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도입됐다. 2014년 7월 도입 당시에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8년 9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오르고 2021년부터는 월 최대 30만원을 주고 있다. 기초연금액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금씩 오르는데, 올해는 1인당 최대 월 33만 4814원(단독가구 기준 최고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그간 윤 대통령은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공약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은 물론, 지난 8월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도 해당 공약 실현을 거듭 언급했다. 다만 정부가 국민연금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기초연금 인상에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 붙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는 중하위 소득계층 국민연금 가입 동기를 떨어뜨리고 젊은 층 근로의욕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국민연금연구원도 2020년 4월 1~16일 국민연금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기초연금 수준에 따른 국민연금 가입 의향을 설문 조사하고 '기초연금 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유인의 관계' 연구보고서에 담았다. 조사에 따르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이 40만원까지 인상될 경우 국민연금 장기가입 의향을 물어보니, 전체 응답자 33.4%가 국민연금 가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이 50만원까지 오르면 전체 응답자 46.3%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더는 내지 않고 가입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현행 기초연금 제도에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감액하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감액 장치'도 있다. 삭감 기준은 올해 노인 단독 기초연금액(33만 4814원) 1.5배 이상을 국민연금으로 받는 사람부터다. 일부 국민연금 수령자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국민연금 혜택이 줄어들 예정인데, 자신이 받지 못하거나 감액당하는 기초연금을 세금으로 올리는 데 대한 불만을 느낄 수 있다. 올해 기초연금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더한 24조 4000억원으로, 한국 복지사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한다. 세계 최고 수준 고령화 속도상 기초연금 대상자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 2030년 914만명, 2050년 1330만명으로 불어난다. 저출산과 맞물리면서 2050년에는 전체 국민 3명 중 1명이 기초연금 수급자가 될 수 있고, 총 기초연금 재정소요액이 125조 4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인 소득 하위 70% 기준을 낮춰 더 소수 저소득층에 지원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선정기준액은 기초연금이 처음 시행될 때인 2014년 월 87만원에서 매년 올라 2024년에는 월 213만원으로 급등했다. 결국 약 2.4배로 뛴 선정기준을 다시 내려 '하후상박'(소득하위에 후하고 소득상위에 박한 방식) 취지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자문위원회인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위원회도 '2023년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위원회 보고서'에서 이런 내용의 기초연금 개혁안을 제안했다. 평가위는 장기적으로 수급 대상을 기준 중위소득 50% 안팎으로 더 낮추고, 최저소득을 보장하는 수준까지 수급액을 높이는 안을 제시했다. 이 경우 국민연금 가입자 절대 다수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올해 1인 가구 중위소득은 222만 8000원으로, 절반인 50%는 111만 4000원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2000만명에 가까운 전체 가입자에서 월 110만원 미만 소득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년마다 발간하는 '2022 한국경제 보고서' 사회안전망 부문에서 평가위와 유사한 지적을 내놨다. 수급 대상이 너무 많다 보니 수급액이 작다며, 국민연금 개혁을 전제로 기초연금 수급자 규모를 축소하고 수급액을 높일 것을 제안한 것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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