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삼전·하이닉스 장중 5% 넘게 급락…‘빅쇼트’ 공매도에 놀랐나 [머니+]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정면으로 겨냥한 공매도에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물론 대표적 AI 대형주들을 동시에 겨냥하면서 AI 랠리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한 것이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서브스택을 통해 AI 관련주에 대한 신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버리는 엔비디아를 198.09달러, 테슬라를 416.22달러, 캐터필러를 1060.98달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를 729.40달러에 각각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도 642.80달러에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공개했다. 다만 공매도 규모와 옵션 활용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버리의 공매도 베팅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버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65%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 정도 괴리율은 2000년 닷컴버블 당시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반도체주 랠리의 배경으로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 지출"을 언급하면서도 “나는 그것이 오히려 끝의 시작이라고 본다. 이제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OXX는 전장 대비 4.3% 오른 640.7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655.01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버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고점 부근까지 오른 시점에서 공매도에 나선 셈이다. 버리는 또 테슬라에 대해 “416.22달러에 공매도했다. 주가가 다시 이 수준으로 올라와 줘서 기쁘다"고 적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월 11일 445달러까지 치솟은 뒤 지난달 25일 375.12달러까지 밀렸다. 그러나 그 이후 3거래일 동안 약 12% 반등하며 이날 420.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를 두고 인베스팅닷컴은 “버리는 반등을 기회로 삼아 숏 포지션(공매도)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버리는 AI 인프라 구축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캐터필러의 밸류에이션도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터필러의 주가매출비율(PSR)이 최근 30여 년 사이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동시에 주가도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상승한 차트를 함께 공개했다. 이어 “캐터필러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며 “그동안 캐터필러를 공매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과거에는 매수 투자로 항상 좋은 성과를 거뒀던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캐터필러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86% 급등하며 S&P500 지수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 중 하나로 올라섰다. 버리는 이번 공매도의 배경으로 분기 말 기관투자자들의 '윈도 드레싱'(종목을 좋게 보이도록 꾸미는 행위)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펀드들은 분기 말이 되면 시장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종목을 핵심 보유 종목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최근 부진했던 비인기 종목은 비중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매년 6월 30일에 이뤄지는 윈도 드레싱은 다른 분기 말보다 훨씬 중요하게 느껴진다"며 “6월 말 기준 실적과 포트폴리오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자금 유치의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번 6월 30일은 다르다"며 “이번에는 윈도 드레싱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I 랠리가 지나치게 과열된 탓에 기관투자자들의 포장하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오늘 시장의 주요 추세와 반대로 거래하고 있다"며 AI 랠리에 역행하는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편, 코스피는 뉴욕증시 반도체 강세에도 불구하고 7월 첫 거래일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2.57% 내린 8258.78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6% 오른 8591.50으로 출발해 한때 8600선을 회복했으나 장중 상승폭을 모두 반납해 하락 전환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각각 4.94%, 3.72% 하락한 31만7500원, 255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6.74%, 5.58%씩 밀리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지구촌적 불안의 원인은?

21세기 세계를 설명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불안'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불안의 중심에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달러는 국제 금융의 중심이고, 실리콘밸리는 인공지능 혁명의 심장부다. 그럼에도 미국은 지금 어느 때보다 불안해 보인다. 그리고 그 불안은 세계 곳곳을 흔드는 외교와 군사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벌이는 AI 경쟁은 단순한 기술혁신 경쟁이 아니다. 반도체와 희토류, 데이터센터, 전력망, 해저케이블, 개발원조, 금융제재까지 모두 하나의 전략 아래 묶여 있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전략이 되었다. 왜 미국은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것일까. 답은 중국에 있다. 중국은 제조업 규모에서 이미 미국을 앞질렀고,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희토류 정제, 일부 AI 응용기술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며 미국 중심 질서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세계는 더 이상 단극 체제가 아니다. 문제는 미국은 경쟁자를 단순한 경쟁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상대의 성장을 자신의 쇠퇴로 해석한다. 그래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대신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군사동맹을 확대하고, 경제제재를 강화하며, 기술을 안보 문제로 바꾸고, 금융을 외교의 무기로 활용한다. 오늘날 국제정치의 상당수 갈등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직접적인 원인과 함께 유럽 안보 질서와 NATO 확대라는 더 숨가쁜 상황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중동에서는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원이 지역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란과의 긴장 역시 핵문제만이 아니라 중동의 세력균형과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에서도 제재와 외교적 압박은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력 행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들 사안은 각각의 원인이 달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하다. 세계 주요 분쟁마다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종종 자유와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점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인가. 그 국제질서는 누구를 위한 질서인가. 미국은 스스로를 보편적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은 패권이 흔들릴수록 예외를 만들기 시작한다. 동맹국에는 관대하고 적대국에는 원칙을 적용한다. 국제법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인권은 외교적 언어가 된다. 규범은 점차 보편적 기준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으로 변한다. AI 시대는 이러한 모순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요구하고, 데이터는 전력을 요구하며, 전력은 희토류와 반도체를 요구한다. 결국 AI 경쟁은 광물과 항만, 해저케이블과 전력망, 금융과 군사동맹까지 하나의 거대한 지정학으로 연결된다. AI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냉전의 기반이 되고 있다. 패권국이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절대적으로 강할 때가 아니라 상대적인 쇠퇴를 자각할 때다. 역사는 이를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는 점점 더 많은 자원을 군사와 제재에 투입하고, 경쟁자는 더욱 빠르게 대안을 구축한다.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진영으로 나뉘고, 중간국들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는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가운데 누가 승리하느냐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패권 경쟁 자체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빈곤, 난민, 전염병 같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할 여지를 점점 좁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인류를 위한 기술이 될 것인가, 아니면 패권을 위한 무기가 될 것인가는 기술이 아니라 정치의 문제다. 그리고 지금 세계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새로운 강대국의 등장이 아니라, 자신의 쇠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존 패권국의 착각 때문일지 모른다. 성일권

[김병헌의 체인지]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이 성공하려면

집은 삶의 공간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집은 사는 곳보다 사고파는 상품으로 인식됐다. 노동으로 얻는 소득보다 부동산 상승으로 얻는 이익이 더 커지는 사회에서는 청년의 희망도, 경제의 역동성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바라보는 방향도 여기에 있다.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혜택을 받는 구조보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필요 이상의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합당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하자는 것이다. 보유세 조정은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기대 심리를 낮추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양도세 개편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시장"이 아니라 “필요 없는 주택은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이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와 투자 목적 매입에 더 높은 부담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추가취득세(ABSD)와 대출 관리 정책을 함께 활용하면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 중심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캐나다 밴쿠버 역시 빈집세를 도입했다. 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투자 목적으로 방치하는 것을 막고 시장에 다시 공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는 것이 아니라 주택이 본래 기능인 거주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방향을 잡은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적의 정책도 시장이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세금을 높이면 반드시 집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단순한 공식은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 집을 가진 사람이 “팔아야겠다"고 판단하려면 명확한 출구가 있어야 한다. 보유 부담은 높이면서 동시에 일정 기간 합리적으로 처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문을 모두 닫아놓고 나가라고 하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특히 과거 정부 정책을 믿고 등록임대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예측 가능한 변화가 필요하다. 제도를 조정하더라도 충분한 유예기간과 단계적 적용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가장 큰 자산은 세금이 아니라 신뢰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급이다. 세금 정책만으로 집값을 완전히 안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투기 수요는 줄이되 실제 살 집은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필요한 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세금 정책도 결국 가격 압력을 막기 어렵다.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은 결국 하나다. 시장에 건강한 매물이 나오느냐에 달려있다. 다주택자가 필요 이상의 주택을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세 부담 때문에 팔지도 않고 버티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하면 거래는 얼어붙고 시장 불안은 반복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의 세제 개편은 내우 정교해야 한다. 투기 목적의 반복적인 주택 매입,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실거주 없는 장기 보유에는 분명한 부담을 줘야 한다. 반면 평생 노력해 마련한 1주택자, 은퇴 고령층, 실제 거주자는 보호해야 한다. 진짜 정교한 세제란 많이 걷는 세제가 아니다. 시장에 정확한 신호를 보내는 세제다. “살 집은 보호한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쌓아두는 집에는 책임을 묻는다." 는 메시지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가 풀렸다 강화됐다 반복하면 시장 참여자는 정책보다 다음 선거를 기다린다.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최소한의 사회적 원칙은 정권을 넘어 유지돼야 한다. 정부는 데이터에 기반한 세제 설계, 충분한 공급 계획, 투명한 정책 운영으로 시장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 역시 부동산을 빠른 부의 증식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이 돈을 버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갈 때,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도 건강한 방향으로 다시 설 수 있다. 정부의 세금을 통한 부동산 억제책 성공 가능성은 결국 '강도'가 아니라 '균형'에서 결정될 것이다. 투기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면서도 실수요 보호와 공급 확대가 함께 작동한다면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팔 수 있는 길은 좁히고 보유 부담만 높이는 정책은 매물이 나오는 시장이 아니라 매물이 숨어버리는 시장을 만들 수 있으며, 그 순간 부동산 안정 정책은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급한 쪽은 MBK...‘제재 안개’ 갇힌 롯데카드 매각 [이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이뤄진 롯데카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제재가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매각 성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사태로 전방위적인 압박이 커진 상황까지 맞물려 협상력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더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안건검토소위원회에서 롯데카드의 해킹 사고 관련 제재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초 상반기 안에 제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인해 최종 의결을 오는 7월로 넘긴 상태다. 가장 이른 안건소위 일정은 내달 9일로, 이후 금융위 정례회의까지 거친 뒤 제재 수위가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조좌진 전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 등을 담은 중징계안을 통보받은 바 있다. 금감원의 결정에 대해 금융위가 논의 후 최종 의결을 내리게 된다. 당국의 최종 제재 통보가 미뤄지면서 매각을 준비 중인 롯데카드의 입장에선 매각 시계가 미뤄지는 등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가 영업정지 기간과 과징금 등을 확정해야 인수 후보자들이 그에 따른 리스크를 인수가에 반영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여부나 기간 등이 확정되지 않음으로써 불확실한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로 금융위가 금감원 의결안을 그대로 확정한다면 인수자는 영업정지 기간에 따른 신규 회원 모집·카드 발급 등이 제한되는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회원 기반이 약화되면 카드 이용실적 및 카드론 신규 영업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수익 기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개인정보 유출 당시에도 회원 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이 나타난 바 있어, 기업가치 산정 시 향후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롯데카드는 향후 예정된 자금 투입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격 협상에 있어서도 불리한 상황이다. 조좌진 롯데카드 전 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향후 5년간 총 11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 비용과 보상도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 가뜩이나 금융그룹들의 자본 규제 비율 관리 부담 및 카드업 성장성 한계로 적극적인 인수전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 미확정까지 더해져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한편 현재 MBK가 홈플러스 사태로 검찰 수사·금융감독원 제재 등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MBK 디스카운트'가 커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검찰은 MBK가 사기적 행위를 했는지와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등을 위주로 수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또한 MBK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내부통제 의무 위반 여부를 검토해 중징계 수위를 결정할 제재심의위원회를 내달 초로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MBK와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지주간 협상에서 자금 투입 한계가 거론되며 회생 난항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투자금 회수 능력을 시장에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MBK 입장에서는 롯데카드라도 성공적인 매각으로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문제 장기화에 겹쳐 롯데카드 매각 실패까지 지속될 경우 국내외 출자자들 사이에서 MBK의 평판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원매자들이 'MBK가 시간적으로 촉박한 상황'으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롯데카드 매각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경우 가격 협상력 약화나 거래 장기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은 이번 금융당국의 제재 연기가 롯데카드의 기업가치 산정 불확실성을 키우는 한편 홈플러스 사태 수습에 나선 MBK의 협상력 저하와 맞물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 입장에선 홈플러스 사태와 검찰 수사 및 당국의 압박, 평판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롯데카드 매각의 전략적 중요성이 이전보다 커졌지만 롯데카드 제재 불확실성이 협상력에 악영향을 주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1兆보다 큰 베팅”...김동원, 한화생명 ‘금융지형’ 넓힌다

김동원 사장의 리더십을 토대로 해외에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던 한화생명이 국내에서도 세력 확장에 나섰다. 수신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금융 역량을 높이는 등 종합금융사 도약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춘 모양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29일 애큐온캐피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진행한 본입찰은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UBS 매각을 주관하고 있으며, 메리츠금융그룹이 참여했다.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의 최대주주로 보유 지분 전량(96.06%)을 매각한다.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만큼 '1+1' 형태로 이뤄지는 계약으로, 거래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통매각을 원하는 EQT파트너스와 합의점을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인수금액·계약조건·인수구조 등은 확정되지 않았고, 실사를 비롯한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조건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는 두 업권의 '날씨'가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충격을 덜어내면서 대손 부담이 줄어든 덕분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더해지는 자산은 약 9조3461억원이다. 이는 한화생명 연결기준 자산총계의 5.3% 수준이다. 특히 그간 부재했던 부분을 채우고 약한 고리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 한화생명은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팔색조' 라인업을 갖춰왔으나, 캐피탈과는 연이 없었다. 애큐온캐피탈은 자산 기준 업계 17위로, 올 1분기 당기순이익(12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다. 총자산이익률(ROA, 1.2%)은 0.3%포인트(p) 개선됐고, 요주의이하여신비율(5.9%)은 0.7%p 낮아졌다. 1개월 이상 연체율(2.8%)은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0.5%p 상승했지만, 고위험자산을 정리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산운용계열사 및 보험사의 자산운용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애큐온캐피탈이 기업대출과 기업금융(IB)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업계 5위권의 '몸집'을 갖고 있다. 대출채권이 4조6781억원에서 4조3650억원으로 줄면서 당기순이익이 47억원에서 20억원으로 축소됐으나, 체질 개선 노력에 힘입어 연체율은 5.7%에서 4.9%로 나아졌다. 한화저축은행과 합병이 불가능하지만 자산규모만 놓고 보면 총 6조5000억원을 넘어가면서 4위로 한계단 올라선다. 인천·경기 지역을 넘어 서울 고객과의 접점이 넓어지고, 교차 판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지속적으로 M&A 노선을 견지한 것은 포화 상태로 접어든 국내 보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행보다. 투자를 통해 현금흐름을 확대하고 이를 다시 재투자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는 것도 목적으로 볼 수 있다. 형제들이 한화오션, 미국 필리조선소, 아워홈 등을 인수하며 한화그룹의 'DNA'를 계승하는 국면에서 김 사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계기도 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한 국내 첫번째 보험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북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한화생명이 이번 인수에 동원 가능한 '실탄'은 충분하다. 3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17조8000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3500억원이 넘는다. 신용평가사들이 이번 인수로 한화생명의 신용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낮다고 본 이유다. 단, 단기적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로 볼 때 위험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과조치를 활용하지 않았음에도 킥스 비율은 157.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상회하고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59%)은 적기시정조치 기준(50%)을 크게 웃돌고 있지 않으나, 2035년까지 연착륙이 가능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경영권 변동은 대주주 적격심사 등에서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고, 지분매각 계약 체결 이후 자회사 편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화생명의 견조한 이익창출력과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규제 수준을 상회하는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강원, 400억 국가 R&D 거점 확보…해외 의존 반도체 핵심 세라믹 국산화 시동

강원=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는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용 첨단 세라믹 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연구개발에 머물지 않고 실증과 생산까지 연결하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강원이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원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반도체 첨단 세라믹 소재·부품·공정 혁신기술 개발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첨단 세라믹 소재와 부품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기업이 장악해 온 핵심 부품의 기술 자립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다. 사업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6년간 추진된다. 국비 284억 원과 지방비 116억 원 등 모두 400억 원이 투입된다. 연구는 5개 세부 과제로 진행되며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원테크노파크, 보부하이테크, 미코세라믹스 등 산·학·연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이번 선정은 연구과제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강원도는 춘천 강원과학산업단지의 반도체·세라믹 연구 기반과 원주에 조성 중인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를 연계해 연구개발부터 성능 검증, 양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과 기업 지원 기능을 한 축으로 묶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반도체용 첨단 세라믹은 고온과 플라즈마 환경에서도 높은 내구성과 정밀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기술 장벽이 높아 상당 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 반도체·세라믹 소재·부품 분야 기업 45곳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원천기술 확보와 실증 기반이 동시에 구축되면 지역 기업의 제품 경쟁력 향상은 물론 관련 후방산업과 기업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연구개발 성과가 지역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강원도 산업국장은 “이번 공모 선정은 차세대 반도체용 첨단 세라믹 소재·부품 제조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연구 성과가 도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 생태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익산시,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조성 ‘날개’ 달아...정헌율 익산시장 이임식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익산시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며 동물헬스케어 산업도시 도약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시는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한국동물용의약품평가연구원, 17개 기업·기관과 함께 실증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규제자유특구는 비수도권 지역의 신기술 기반 산업 육성을 위해 일정 기간 규제를 완화하고 실증을 지원하는 제도다. 특구는 익산·정읍 일원 3.03㎢ 부지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총사업비 264억 원이 투입된다. 이 가운데 익산시는 2㎢ 규모 특구 구역을 중심으로 △동물용 첨단바이오의약품 및 신약 안전성·유효성 심사 규정 실증 △자가백신 품목 확대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정읍에서는 동물용의약품 독성시험 제출 항목 면제 실증 사업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특구 지정은 익산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동물헬스케어 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시는 2020년부터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산업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왔다. 2024년 동물용의약품 효능·안전성 평가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시제품 생산시설과 동물용의약품 임상시험센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북도 농생명산업지구로 지정돼 2029년까지 '익산 동물용의약품 산업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시제품 생산, 효능·안전성 평가, 자원관리까지 산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지원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특구 지정으로 익산시는 기존 연구개발·생산 기반에 실증 기능까지 더하게 됐다. 시는 실증사업을 통해 동물용 신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일부 질병에만 적용되던 자가백신의 활용 범위를 넓혀 신·변종 가축 질병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부터 실증, 생산, 사업화로 이어지는 전주기 산업생태계 구축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려동물용 의약품과 백신의 국산화를 촉진하고 관련 기업의 기술개발과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헌율 익산시장 이임식…“시민·공직자 덕분에 행복했다" 30일 다목적홀서 500여 명 참석 속 10년 여정 마무리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3선 시장을 역임한 정헌율 익산시장이 10년 여정을 마무리하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갔다. 익산시는 30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공직자와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대 정헌율 익산시장 이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임식은 지난 10년 동안 익산시의 지형 변화와 질적 성장을 위해 밤낮없이 헌신해 온 정헌율 시장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정 시장의 주요 활동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재임 기념 감사패 전달, 이임사,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2016년 재선거로 처음 익산시 지휘봉을 잡은 정 시장은 민선 6기부터 7기, 8기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하며 익산 행정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사상 첫 국가예산 1조 원 시대를 개막하며 익산의 자부심을 한 단계 끌어올렸으며,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평가 결과 우수한 등급을 연달아 달성하며 강력한 행정 추진력을 증명해 왔다. 정 시장은 긴 재임기간 만큼 도시 전반에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54년 만의 신청사 건립과 도로망 확충, 도심 속 대형 공원으로 도시의 지도를 바꿨으며, 국가식품클러스터 1단계 분양 신화를 쓰고 2단계 유치까지 식품도시로서의 확고한 기틀을 다졌다. 나아가 미래를 이끌 산업에 행정력을 집중하며 전국 1호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와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를 안착시켰고, 장점마을 암 발병 사태와 왕궁 현업축사 매입 100% 완료 등 해묵은 환경 난제들을 정면 돌파해 녹색 정원 도시로의 기틀을 다졌다. 최근에는 미래 모빌리티인 자율주행 '마룡e버스' 시승식과 시민들이 갈망하던 호남권 첫 코스트코 익산점 유치의 행정 절차를 끝까지 마무리 지으며 아름다운 퇴장의 길을 열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 10년은 익산의 새로운 도약과 대전환을 위해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기적 같은 시간이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준 2,000여 공직자 여러분의 밤낮없는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품격 있는 도시 완성이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시민 여러분과 공직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과 두터운 신뢰 덕분에 시장으로서 매 순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었다"며 “비록 무거운 직책은 내려놓고 몸은 떠나지만, 앞으로도 영원한 익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 낮은 자세로 동네 골목과 들녘을 누비며 익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늘 응원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홍문수 기자 gkje725@ekn.kr

[현장] “여긴 한숨, 저긴 기대”…8호선 건너 토허제 희비 갈린 구리·별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6월 30일 오후 경기 구리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이날 오전 정부가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개업소 안은 한산했다. 공인중개사는 “규제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집주인들도 당장 팔기보다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 거래가 쉽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 시행 직전에는 이른바 '막차 수요'도 있었다. 구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5일부터 적용되지만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1일부터 바로 시행되기 때문에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계약을 마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생애최초 매수자들도 서둘러 문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구리를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여기에 오는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적용되면서 대출과 세제, 토지거래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이른바 '삼중 규제' 지역이 됐다. 현장에서는 가격 하락보다 거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구리의 한 공인중개사는 “8호선 개통 효과는 이미 집값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가격을 떨어뜨리기보다 거래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큰 만큼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구리도 8호선 개통 효과로 구리역 역세권과 장자호수공원 일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며 “특히 구리역 인근 신축·준신축과 장자호수공원 주변 주요 단지는 실거주 수요가 받쳐주는 곳이라 규제 이후에도 관심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불과 몇 정거장 떨어진 지하철 8호선 별내역 주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역사 주변 신축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에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 발길이 이어졌고, 중개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풍선효과' 가능성에 쏠려 있었다. 별내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오늘도 구리 규제 이야기를 하며 상담하는 손님들이 있었다"며 “당장 거래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문의 자체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구리가 규제로 묶이면서 일부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별내나 다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같은 8호선 생활권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양주 다산·별내 일대 부동산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과 송파 접근성이 좋은 데다 준신축 단지가 많아 비교 문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구리 규제가 오히려 인근 비규제 지역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별내역에서 만난 한 40대 직장인은 “8호선 개통 이후 서울 접근성이 좋아졌는데 구리까지 규제를 받으면서 별내를 찾는 사람이 더 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구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규제 이후 집값 흐름을 놓고 전망이 갈렸다. 한 주민은 “상투를 잡은 것 같아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반면 다른 주민은 “구리도 오르겠지만 풍선효과로 별내와 다산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리역 인근 주민은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오른 것은 맞지만 규제를 한꺼번에 적용하면 거래만 얼어붙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가격 급락보다는 거래 감소와 수요 이동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규제는 급격한 가격 상승과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거래량 감소와 투자 수요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구리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동탄과 기흥 역시 반도체 산업과 교통 호재를 기반으로 실수요가 유지되는 지역인 만큼 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동시에 적용되면 대출과 세금 부담이 커져 매수세는 당분간 위축될 수 있다"며 “반면 규제를 받지 않는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이 같은 풍선효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리 규제 이후 같은 8호선 생활권인 별내와 다산뿐 아니라 화성 병점, 안양 만안 등 아직 규제를 받지 않는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부동산업계에서는 규제지역과 맞닿은 비규제 지역의 거래량과 호가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 지정은 해당 지역의 단기 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며 “별내·다산 등에서 거래량이나 호가 상승세가 뚜렷해질 경우 하반기 추가 규제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중국산 견제 수혜…한화솔루션, 美 대체 불가능한 ‘소수 업체’로 우뚝

한화솔루션이 올 하반기부터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 모듈 기초 소재부터 완성품까지 생산하는 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현지 공급망 밀착을 강화한다. 태양광 산업 점유율이 90%를 넘는 중국에 대응해 공급망 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정책에 한국 기업으로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지 생산을 넘어 우주 태양광 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에도 참여해 미국 태양광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이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물질 폴리실리콘을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잉곳부터 웨이퍼(얇은 판), 셀(전지), 모듈(태양광 패널)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현지에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나서는 이유는 미래 시장성 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 우대 정책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출범한 이후 화석연료 산업에 무게를 싣는 기조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원이 축소·폐지되면서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인 태양광도 보급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급증으로 자체 전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태양광 발전도 도입해볼 만한 발전원으로 거론된다. 와트(W)당 7센트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가 유효하다는 점도 있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저가 범용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공급망의 90% 이상 차지해온 중국산 태양광 산업을 견제하는 장치다. 태양광 산업을 에너지 안보 측면의 기간 산업으로 보고, 미국 내 공급망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시행 중이다. 한화큐셀의 지난해 AMPC는 3억7370만달러(한화 약 5800억원)였고, 올해는 카터스빌 공장 양산 등을 감안해 6억7500만달러(약 1조원)을 AMPC로 수령할 것으로 한화큐셀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과 연계된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도 기회 요인이다. FEOC로 분류된 기업은 미국 정부 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빠지는데, 태양광도 전력 인프라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에너지 안보 측면의 중요도가 높아 FEOC 규제 범위에 든다. FEOC로 중국 태양광 산업을 견제하면 비(非) FEOC 기업들에게 반사 이익이 돌아오고, 한화처럼 기술력을 갖춘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수혜를 입는 구조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태양광 생산 확대 필요성은 매출 구조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50.1% (6억6859억원)가 미국에서 나왔고, 올해 1분기에도 미국 매출 비중이 51.7%(2조7억원)를 차지했다. 지난달 확정된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조달할 자금 가운데 9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 생산 투자에 쓰기로 한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미국 주도 공급망 강화 움직임은 생산 뿐만 아니라 기술 연구·개발 측면에서도 시동이 걸렸다.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을 달에 보내는 우주 태양광 실증 프로젝트 'SSTEF-1' 에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참여하기로 했다. SSTEF 프로젝트는 미국 이지스 에어로스페이스(Aegis Aerospace) 사가 총괄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가 자금을 지원한다. 한화큐셀이 생산한 탠덤 셀을 달 탐사선 표면에 설치해 우주 환경에서 탠덤 기술을 평가할 예정이다. 탠덤 셀은 반투명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를 실리콘 태양광 패널 위에 겹쳐놓은 것으로,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이 각각 짧은 파장과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해 발전 효율이 일반 패널보다 높다. 우주 태양광이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는 에너지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AI와 통신, 방위산업 같은 분야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프로젝트 참여가 미국 중심의 태양광 기술 생태계에 더 강하게 결속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에너지 안보 중요성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온사이트 BTM'(자체 발전) 수단으로 태양광 역할은 구조적인 확대가 전망된다"며 “특히 하반기 카터스빌 공장의 상업가동을 계기로 미국 내 완연한 수직통합 체제를 갖추면서 FEOC 제재 적용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동시에, DCA(미국 내 추가생산) 조건도 충족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소수업체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잠실주공5단지, 30년 재건축 ‘8부 능선’ 넘는다…사업시행인가 결재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30년 가까이 이어진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사업시행인가는 재건축 절차에서 이른바 '8부 능선'으로 불리는 핵심 단계로, 향후 관리처분과 이주, 철거, 일반분양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송파구는 1일 서강석 구청장이 민선 9기 첫 업무 결재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민선 9기 제1호 결재 안건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35만8077㎡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65층 규모, 총 6411가구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주택용지에는 최고 49층 4942가구, 복합용지에는 최고 65층 1469가구가 들어서며 판매·업무·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 랜드마크도 함께 조성된다. 사업은 1996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주민 간 이견과 제도 변화 등을 거치며 장기간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특히 2000년 조합 설립 이전 삼성물산·GS건설·IPARK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이후에도 사업이 수십 년간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한 뒤 주민공람과 관계기관 협의 등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인가를 계기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 감정평가와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한 뒤 202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이주와 철거, 일반분양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재건축 기대감은 이미 집값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올해 3월 45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조합원 지위 승계 가능 매물의 호가는 46억원 안팎까지 형성돼 있다. 이는 인근 잠실장미아파트와 엘스·리센츠 등 기존 신축 단지보다 높은 수준으로, 재건축 프리미엄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잠실주공5단지는 이미 잠실권 재건축의 상징성이 가격에 반영된 단지"라며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는 매물 희소성이 커지고 관리처분 단계로 갈수록 새 아파트 입주권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 강화 기조로 단기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희소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조합원들도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는 이미 선정된 만큼 이제 관심사는 관리처분과 분담금"이라며 “사업시행인가를 계기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돼 이주와 일반분양까지 차질 없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잠실주공5단지 사업시행계획인가는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행정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