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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연령 3세 장애인, 1500원 아이스크림에 ‘특수절도’ 적용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눠 먹은 30대 발달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두 사람 모두 정신연령 3세 수준의 중증 장애인이었고, 한 명은 정상적인 대화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14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후 7시45분쯤 부산진구 한 편의점에서 30대 발달장애인 A씨와 B씨는 냉동고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꺼내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특수학교 동창이자 사촌지간으로, 졸업 후 수년 만에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범행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은 함께 B씨 집으로 이동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모두 거동은 가능하지만 정신연령이 3세 수준의 중증 발달장애인이었다. 이들 중 한 명은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장애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이들을 특정했다. 사건을 뒤늦게 알게 된 가족은 곧바로 편의점 업주를 찾아 사과하고 피해 금액보다 훨씬 많은 10만원을 배상했다. 업주 역시 이들의 사정을 고려해 경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형법상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두 사람을 불구속 송치했다. 특수절도는 2명 이상이 함께 타인의 재물을 훔친 경우 성립하며,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징역형만 규정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과 피해자 진술, 법률 검토를 거쳐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범행 동기나 공모, 역할 분담 여부 등에 대해서는 “수사와 범행 과정에 관한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애계에서는 중증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법 적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정환 부산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회장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과도한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인식이 더욱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능력이 부족한 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일반적인 공범 개념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것이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들이 중증 발달장애인인 점과 피해 금액이 매우 경미한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의 장애 정도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했지만, 현행법상 특수절도 혐의 적용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특수절도는 벌금형이 없는 범죄여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 대상이 아니다"며 “수사기관이 혐의를 인정하고도 송치하지 않을 경우 법 집행을 왜곡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검찰에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송치 과정에서는 피의자들의 장애 정도와 피해 회복,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등 선처가 필요한 사정을 의견서에 담아 검찰에 전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범행을 인정한 점과 초범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최근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가족들은 경찰의 사건 처리에 반발하며 담당 수사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로베코운용 “AI 조정오면 다른 섹터에 기회”…소비재·헬스케어, 그리고 이 섹터

글로벌자산운용사 로베코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에 집중된 투자전략에서 눈을 돌려 분산투자를 꾀할 때가 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실적과 이익이 뒷받침하는 AI 성장 서사는 유효하지만, 과도한 쏠림을 덜어내고 업종과 지역을 넓혀 투자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4일 오전 로베코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산시장 분석과 투자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와 크리스 버쿠워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이외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크랩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는 요소 중 기술업계 편중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글로벌 증시에서 기술주로의 자금 쏠림이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리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AI가 시장을 주도한 상황"이라며 “만약 AI가 조정 압력에 노출되는 순간, 소비재와 헬스케어, 금융과 같은 섹터에서 투자 기회가 떠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해당 섹터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더욱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크랩 대표는 아태 지역 증시의 투자 매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평가 여지가 열려 있고, AI 외에도 성장 엔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은 강력한 수출 실적을 계속 보이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반도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AI 조정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로보틱스와 조선업을 비롯한 여타 영역의 성장세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로베코자산운용은 투자 포트폴리오 내 AI 비중을 줄이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기회를 포착해 투자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로베코자산운용은 업종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견고하고 밸류에이션이 낮게 평가된 섹터 투자를 제시하며 헬스케어와 금융을 예시로 꼽았다. 그렇지만 AI 섹터를 버리고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라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버쿠워 매니저는 “현재 소수의 선도적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IT 버블 당시와 달리 투기적 장세는 아니다"라며 “AI 섹터의 실적 기대감과 전망치는 여전히 강력하고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I라는 테마를 대신할 수 있는 섹터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충분한 투자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동성을 동반하겠지만, 시장은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설명이다. 버쿠워 매니저는 “시장의 상승 경로에 부침이 있을 수 있다"며 “지정학과 금리, AI라는 삼각 편대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베코자산운용은 1929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글로벌자산운용사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투자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운용자산과 자문 자산은 3960억 달러(한화 약 589조5252억원) 규모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피티엘, ‘세계 인정의 날’ 산업부 장관상 수상

피티엘이 국제 인정제도 확산과 국내 기업의 해외 인증 지원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14일 전했다. 피티엘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열린 '2026 세계 인정의 날(World Accreditation Day)' 기념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세계 인정의 날은 국제시험기관인정협력체(ILAC)와 국제인정기구포럼(IAF)이 국제 인정제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8년 제정한 기념일이다. 국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매년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 행사에는 국가기술표준원과 시험·인증기관, 산업계 및 기업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국제 인정제도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피티엘은 항공과 방위산업, 철도차량, 의료기기, 콜드체인 분야에서 KOLAS 공인시험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인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복 시험과 비용 부담을 줄이고 국제 인증 절차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으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표창을 수상했다. KOLAS 공인시험기관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험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를 인정받은 기관이다. 공인시험성적서는 국제 상호인정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과 수출 확대에 활용되고 있으며, 피티엘은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글로벌 인증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행사 당일 열린 포럼에서는 'KOLAS 공인성적서 상호인정을 통한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개척'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에서는 K-방산 사례를 중심으로 시험·인증의 신뢰성과 수출 경쟁력의 연관성을 소개했다. 피티엘은 앞으로도 주요 산업 분야의 신뢰성 시험 인프라를 확대하고 시험 기술과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고객사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심민섭 피티엘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은 회사가 축적해 온 품질관리 역량과 시험 서비스의 신뢰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수준의 시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인증과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멕시카나치킨, 14일 11번가서 라이브 커머스 진행

치킨 프랜차이즈 멕시카나가 초복을 앞두고 11번가 라이브(LIVE11)를 통해 인기 치킨 메뉴 모바일 교환권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라이브 방송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진행된다. 초복을 앞두고 치킨을 미리 준비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됐으며, 멕시카나는 대표 메뉴와 신메뉴를 콜라 세트로 구성해 최대 28% 할인된 가격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방송에서는 '치토스치킨+치토스 치즈볼+콜라 1.25L' 세트가 대표 상품으로 소개된다. 해당 구성은 정식 출시 전에 11번가 라이브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되는 특별 세트다. 이와 함께 최근 출시한 '고추화삭+콜라 1.25L', '양념치킨+콜라 1.25L', '후라이드+콜라 1.25L', '땡초치킨+콜라 1.25L' 등 총 5종의 메뉴를 마련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라이브 방송 구매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방송 중 제품을 구매한 뒤 인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멕시카나 모바일 금액권 3만 원권(10명)과 1만 원권(20명) 등 총 5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성훈 멕시카나 마케팅기획팀장은 “초복을 맞아 가족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멕시카나 치킨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번 라이브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베스트셀러와 신메뉴를 함께 구성한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앞으로도 다양한 혜택을 통해 고객 만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또 막힌 호르무즈 뱃길…정유·석화업계, 혼돈의 하반기

전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무력충돌 재격화 양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하반기 업황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부터 업계를 강타할 것으로 점쳐졌던 '역래깅 공포'는 일부 희석되는 모양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유·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에 대한 봉쇄를 재개하고 있다"며 지난달 해제했던 대(對) 이란 해상 봉쇄 재개를 공식화했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역시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은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잠정 폐쇄한다"고 발표했던터라 글로벌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중 봉쇄'는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한 달만에 사실상 부활했다.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자 국제 유가도 즉각 반응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배럴당 70달러 초반대에 근접하며 안정화 흐름에 있던 브렌트유는 83.3달러로 전일 대비 9.6% 치솟았고, 서부텍사스유(WTI)도 같은 기간 9.4% 오른 78.14달러를 기록하며 80달러 선을 두드리고 있다. 당초 시장은 국내 정유·석화업계가 올 3분기 본격적인 수익성 후퇴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국제 유가의 안정화로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이 각 기업들의 보유 원자재 가격보다 크게 하락하며 역래깅 효과에 따른 마진 위축과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극대화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중동 정세 재악화로 역래깅 효과의 최대 원인인 원유 가격이 상승 전환함에 따라 이 같은 수익성 후퇴 요인도 일부 완화되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의 경우, 최근 러우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정제시설 타격으로 러시아의 경유·휘발유 등 석유제품 생산 역량이 크게 위축되면서 정제마진 상승·수출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정제시설 드론 공격으로 경유 생산이 30% 이상 감소하자 지난 8일부터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 조치한 상태다. 러시아의 경유 생산 역량은 수출 기준 전세계 2위 수준에 이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로 원유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는데다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은 글로벌 정제능력을 훼손하면서 정제마진을 강세로 이끌고 있다"며 “당분간 정유사의 실적 기대감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양상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원재료 공급 불안 우려는 장기적 관점에서 업황을 위축할 근본적인 리스크로 남는다. 이날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7~8월 국내 도입 원유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9월 도입 물량도 전년 평균 대비 76% 수준으로 확보됐다. 나프타 등 석화제품 원료 역시 넉넉한 수준으로 확보돼 단기적인 공급 불안 영향은 제한적인 상태다. 그러나 9월 이후로도 공급망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경우 실제 원재료 수급 차질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우회항로를 통해 원유 등 원재료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원·달러 환율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도입비용이 높은 대체 공급망을 활용하며 원가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업계는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에 따라 래깅 효과와 역래깅 효과가 반복되며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점 역시 리스크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투입 시차에 따른 재무 변동은 이전부터 업계의 구조적 문제로써 지속돼왔으나, 최근 중동권 정세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면서 경영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르포] 목동7단지 오세훈發 재건축 패스트트랙 ‘질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가 최근 재건축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이후 에너지경제신문이 현장을 직접 찾았다. 목동 7단지는 여느 노후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외벽과 지상에 빼곡히 주차된 차량, 페이트가 벗겨진 외벽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단지 밖 공인중개업소에서 가장 많이 들린 이야기는 재건축으로 목동 최고가 아파트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시장 분위기는 호가에서도 확인된다. 네이버부동산 기준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74㎡(공급면적 약 23평) 매물은 3년 전 약 20억원 수준에서 현재 25억원 안팎까지 올랐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목동 주민들은 같은 신시가지라도 '앞단지'와 '뒷단지'를 구분한다. 목동신시가지 1~7단지는 '앞단지', 8~14단지는 '뒷단지'로 불린다. 앞단지는 행정구역상 목동에 속하고 목동역과 오목교역, 현대백화점, 학원가 접근성이 뛰어나다. 반면 8~14단지는 행정구역상 신정동에 속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해 왔다. 가령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단지 안에 신남초등학교가 위치한 이른바 '초품아' 단지임에도 전용 59㎡(20평대) 기준 시세가 12억 원대 중반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또 다른 신축 단지인 '어반클라쎄 목동' 역시 신목초와 목동중 등 목동에서도 손꼽히는 학군을 배정받지만, 분양 당시인 2023년 전용 59㎡(23평형) 기준 약 7억4000만원의 분양가에도 초기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했다. 한 부동산 전문 유튜버는 “목동에 오래 거주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흔히 말하는 목동은 앞단지(1~7단지)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단지 중심의 생활권과 커뮤니티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구역상 신정동에 위치한 단지들은 이름에 '목동'을 사용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앞단지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같은 지역 인식이 신정동 일대 아파트와 앞단지 간 가격 차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앞단지 안에서도 최고가는 늘 주상복합의 차지였다. 목1동에 위치한 '트라팰리스'와 '현대하이페리온'은 오랫동안 목동을 대표하는 고급 주거지로 꼽혔다. '트라팰리스'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연기한 천송이의 집 촬영지로 알려지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가장 작은 평형도 40평대부터 시작하는 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목동 부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하이페리온 역시 목동의 대표 랜드마크다. 단지 지하가 현대백화점과 직접 연결돼 쇼핑과 문화생활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으며, 장영란이 트라팰리스에서 이사해 현재 거주 중인 곳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현재도 목동 최고가 자리는 주상복합이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부동산 기준 현대하이페리온 1차의 가장 작은 평형인 53평형은 31억원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트라팰리스의 최소 평형인 42평형 역시 29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같은 목1동에 살더라도 “하이페리온이나 트라팰리스에 산다"는 말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재건축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목동신시가지 7단지가 목동 집값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재건축이 완료되면 하이페리온과 트라팰리스를 넘어 평균 호가 40억 대의 목동 최고가 단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단지는 목동신시가지 가운데 핵심 입지로 평가받는다. 규모는 14단지가 더 크지만 행정구역이 신정동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사실상 7단지를 목동을 대표하는 단지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목운초, 목운중 학군과 목동역, 현대백화점, 학원가를 모두 가까이 누릴 수 있는 입지에 현재 용적률도 약 125%로 낮고 대지지분이 넓어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기대감은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네이버부동산 기준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74㎡(공급면적 약 23평) 호가는 3년 전 약 21억원에서 현재 28억원 안팎으로 올라 약 7억원 상승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재 가격은 낡은 구축이 아니라 앞으로 들어설 신축의 가치를 미리 반영한 것"이라며 “시장은 이미 7단지를 목동의 미래 랜드마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조합은 지난 8일 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오는 10월 시공사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치뤄진 지방선거에서 극적으로 당선되면서 시장 연임에 성공한 이후 이달부터 대치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 등 서울 내 주요 재건축 기대주들이 일제히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훈풍을 탄 가운데, 목동 7단지도 '오세훈발' 재건축 패스트트랙에 편승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좋은 커뮤니티를 갖추면서도 공사비와 분담금을 낮추는 것이 가장 큰 목표지만, 최근 6단지처럼 단독 입찰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재건축이 완료되면 평균 호가가 40억원 안팎까지 형성될 가능성도 내다봤다. 현재 호가를 감안하면 최소 15억원 이상의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는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시장 여건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나온 전망으로, 실제 입주 시점의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때 목동의 부동산 자산가치는 주상복합 듀오인 하이페리온과 트라팰리스가 상징했다. 그러나 재건축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목동 아파트 시장은 이미 다음 주인공인 신시가지 7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길나현 인턴기자 khilnayheon@gmail.com

법원, ‘쿠팡 김범석 동일인 지정’ 공정위 처분 효력 정지

법원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처분의 효력을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지시켰다. 14일 서울고법 행정7부는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지정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공정위가 김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으로 변경 지정한 처분과, 앞서 4월 김 의장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던 처분 효력에 대해서도 효력을 정지했다. 효력 정지 기간은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이다. 재판부는 “신청인(쿠팡)에게 발생할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고,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4월 29일 공정위는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 개인으로 변경해 지정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씨가 사실상 쿠팡 경영에 참여한 정황을 확인한 만큼, 동일인을 자연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할 예외 요건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쿠팡은 이 같은 공정위 결정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김범석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며, 불복 소송에 나섰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이쯤되면 고의?… 李 민생 드라이브마다 재 뿌리는 정청래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추가 세수를 활용한 미래 투자 구상을 내놓는 등 민생·경제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요 정책 일정과 맞물려 독자 행보를 이어가면서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가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며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침을 밝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추가 세수를 국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범정부 국가재정전략회의로, 내년도 예산안과 중장기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대통령은 “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대호황에 힘입어 전례 없는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번 추가 세수는 전 세계 AI 패권이 결정되는 골든타임에 쓰일 소중한 재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미래·청년·지방·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이를 통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여 그 과실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한 '3대 메가프로젝트'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기업의 시간표에 맞춰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교통·물류 인프라와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까지 갖춰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경제·민생 비전을 제시한 이날 정치권의 관심은 청와대보다 국회에 쏠렸다. 정 전 대표가 같은 날 8·17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언론과 정치권의 시선이 당권 경쟁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민생과 경제를 중심으로 한 대통령의 정책 메시지보다 차기 당권 구도가 더 큰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당청 메시지 관리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처럼 대통령의 주요 정책·정무 일정과 맞물려 정 전 대표의 독자 행보가 정치권의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당청 갈등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당시에도 정상외교 성과보다 정 전 대표의 환송 행사 불참을 둘러싼 이른바 '명·청 갈등설'이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지난달 9일부터 8박 10일간 벨기에·이탈리아·바티칸을 방문한 데 이어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다자외교를 이어갔다.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부각돼야 할 시점에 당시 당대표였던 정 전 대표를 둘러싼 당청 관계 해석이 이어지면서 국정 메시지가 희석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 초 이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인 '코스피 5000 시대'가 현실화되며 정부가 이를 대표적인 경제 성과로 부각하던 시점에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졌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스피 5000 시대의 꿈은 이루어진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 국민 행복 시대를 위해 함께 가자"고 적은 뒤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경제 성과보다 합당 제안이 더 큰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관심이 분산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잇따른 설화 역시 정무적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5월 6·3 지방선거를 앞둔 공개 유세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름을 혼동해 “부정부패로 감옥 갔다 온 이재명"이라고 말하는 실수를 범하면서 정책 이슈 대신 말실수가 정치권의 화제가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내에서는 주요 국면마다 정책보다 '정청래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당권 경쟁 과정에서도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정 전 대표를 겨냥해 “지난 1년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 “과욕으로 일을 그르쳤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의 독자 행보를 당권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 전 대표는 당대표 연임 가능성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은 당권 경쟁에서 반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그런 측면에서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이슈몰이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권여당 대표는 당원들의 지지를 얻는 정치적 역할과 함께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책임도 함께 지는 자리다. 이 때문에 주요 정책 일정과 당권 경쟁이 반복적으로 맞물릴 경우 정책보다 정치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후보 간 선명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당원들도 후보의 선명성뿐 아니라 국정 운영과의 호흡, 당정 협력 능력, 정무적 판단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사라진 차문 손잡이…현대차는 확대, 안전기준은 부재

전기차를 중심으로 매립형(플러시형) 문 손잡이 적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규율하는 별도의 국내 안전기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관련 규정 부재 속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에 매립형 문 손잡이를 잇달아 적용하고 있다. 매립형 문 손잡이는 평상시에는 차체와 수평을 이루거나, 차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의 손잡이다. 얼핏 보기엔 손잡이가 없는 것처럼 차량 문이 평평해 보인다. 공기 저항을 줄여서 주행 효율을 높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어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매립형 문 손잡이는 일반적인 돌출형 문 손잡이와는 달리 차량마다 작동 방식이 다르고, 일부 차량은 전자식 전개 구조까지 사용한다. 직관적이지 않은 구조 때문에 사고나 화재, 침수 등 비상상황에서 탑승자가 탈출하거나 외부에서 탑승자를 구조 해야 할 때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사고가 발생해 극도의 공포에 놓이면 무의식적으로 손잡이를 잡아 당겨야 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며 “매립형 손잡이 같은 복잡한 개방 구조는 위급 상황에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 한 채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면 탈출 과정이 지체된다는 것이다. 일부 제조사는 차량 내부에 별도의 비상 개방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외부 손잡이만 매립형으로 설계된 경우에도 위험성은 존재한다. 외부 구조 과정에서 구조대는 차량 문을 강제로 개방해 탑승자를 구조해야 하는데, 최근 제조되는 차량은 차체 패널 간 간격이 좁아 그 틈새로 문을 개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문 손잡이가 개방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문 손잡이마저 차량 안으로 들어가게 설계되어 있다면 구조 작업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 김 교수는 “구조대 입장에서는 외부 손잡이가 차량 문을 개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위급상황에서는 1~2초가 생사를 좌우하는 만큼 비상탈출과 구조 관점에서 차량 설계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국내에 이러한 매립형 손잡이 설계를 규율할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령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차문 잠금 장치와 충돌 안전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매립형 문 손잡이의 구조, 작동 방식, 비상 개방 성능 등 대한 별도 규율 기준은 확인되지 않는다.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판매 승인을 받을 때 매립형 도어핸들에 대한 별도 안전성 평가나 규제 없이, 각 제조사의 설계 기준에 따라 판매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 역시 '모델 Y' 등 대부분 차종에 매립형 문 손잡이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규제 논의와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매립형 도어핸들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면서 2027년부터는 사실상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 차량에 대해서도 2029년까지 돌출형 손잡이로 교체하도록 하는 리콜 개선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 유로 NCAP(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 New Car Assessment Program) 역시 2026년부터 도입한 새 안전도 평가 체계에서 충돌 이후 차량 문 개방 가능 여부와 구조대의 접근성 등을 포함한 '사고 후 안전(Post-Crash Safety)' 항목을 신설·강화했다. 해당 기준에는 전원 상실 후 매립형 문 손잡이 작동 여부 등이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실질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으나 관련 연구는 진행 중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최근 '매립형 문 손잡이 전개 성능이 탑승객 탈출 및 구조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매립형 문 손잡이의 전개 방식이 비상 상황에서 탑승자 탈출과 구조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럼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매립형 문 손잡이 적용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14일 공개한 신차 '2027 넥쏘'에도 매립형 문 손잡이인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을 적용했다. 현대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수소전기차(MPV, 상용차 제외)와 승용차 15대 중 매립식 문 손잡이를 적용하고 있는 모델은 절반에 가까운 7개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5·6'은 물론 내연차인 '디 올 뉴 그랜저'도 포함된다. 현대차의 고급화 라인인 제네시스 역시 'G90'과 'GV60' 등 상당수 모델에 매립형 손잡이를 적용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정부 기관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도 몇년 전부터 계속해서 매립형 문 손잡이 반대에 대한 자문을 해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한 뒤 기준을 만드는 것보다 위험 요소를 미리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상 탈출 안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트러스톤 “배당은 외면, 부동산엔 3000억”…태광산업에 임시주총·소송 경고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회사가 배당 확대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최근 2년간 부동산 투자에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집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독립이사회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경영진과 독립이사회 앞으로 공개주주서한을 보내 지난달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를 해소할 정량적 목표와 실행 의지가 전혀 담기지 않은 부실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트러스톤은 경영진과 독립이사회에 각각 30일 이내 공개 회신을 요구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서한의 핵심은 태광산업이 기업가치 저평가의 원인을 잘못 진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태광산업은 보고서에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원인을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낮은 기대에서 찾았다. 그러나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로 동종업계 평균(1.8%)보다 오히려 높고, 과거 수익성이 가장 좋았던 2021년에도 PBR이 0.5배를 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트러스톤은 시장이 태광산업을 저평가하는 이유는 실적이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지난 32년간 배당을 사실상 동결했고, 상장회사에서는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반면 동일 그룹 내 비상장사에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가 시장으로 하여금 상장회사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ROE 8%를 목표로 제시한 만큼 배당정책도 이에 맞춰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해 배당성향 10%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코스피 평균 수준인 4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서한에서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은 자금 운용 방식에 집중됐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배당 확대에는 난색을 보이면서도 최근 2년간 부동산 투자에는 3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서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도산공원 빌딩 매입에 약 200억원, 흥국생명 사옥 매입 지원에 512억원,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매입에 500억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계열사를 통해 대주주 특수관계인이 출자한 부동산 시행사 두 곳에 약 1800억원을 대여하는 등 최근 2년간 부동산 관련 자금 집행 규모가 3012억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는 낮은 주가에도 약 2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트러스톤은 PBR 0.22배 수준에서 자기주식을 활용하는 것은 기업의 실질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사실상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굳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는 방식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동성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유통주식 수가 약 23만주에 불과해 코스피 평균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평균 거래회전율도 코스피 평균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번 서한은 독립이사회를 향한 공개 질의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당정책·액면분할·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해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 사실이 있는지 ▲경영진이 유지하고 있는 무차입 경영 원칙과 적정 재무레버리지 수준에 대해 실제 논의가 있었는지를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최근 개정 상법 취지에 따라 독립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가 경영진의 결정을 단순히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다면 주주와 이사 간 신뢰 관계 역시 유지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후속 대응도 예고했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의 답변과 회사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비롯해 주주권 행사와 각종 법적 대응 등 주주와의 동업 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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