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4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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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수두룩’ 테슬라, 재고 증가에 美·中서 전기차 가격 인하

글로벌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핵심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모델3와 모델Y 판매가격을 각각 기존 24만 5900위안(약 4679만원), 26만 3900위안(약 5022만원)에서 23만 1900위안(약 4413만원), 24만 9900위안(약 4755만원)으로 낮췄다. 미국에서도 모델Y의 기본 모델 가격은 4만 2900달러(약 5915만원)로 역대 최저가로 인하됐고 모델Y의 다른 두 모델도 2000달러(약 275만원)씩 할인됐다. 모델S와 모델X의 기본 트림 가격 또한 각각 7만 2990달러(약 1억 65만원)와 7만 7990달러(약 1억 755만원)로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1분기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남에 따라 테슬라가 중국과 미국에서 가격을 깎았다고 전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와중에 테슬라는 이달들어 추가 악재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달 초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인도량(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8.5% 하락한 38만6810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시장 전망을 크게 하회한 수준으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또 지난 14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 사업장 인력의 10% 이상을 감원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고위급 임원 2명도 포함됐다. 지난 19일에는 테슬라가 2024년형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3878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이달 4일 사이에 제작된 차량들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가속 페달 패드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내부 트림에 끼인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유발해 충돌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려던 일정마저 연기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에서 매우 중대한 의무가 있어 인도 방문이 연기돼야 한다"며 “올해 나중에라도 인도를 방문하기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21일부터 22일까지 계획됐던 머스크의 이번 인도 방문은 테슬라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머스크 CEO는 모디 총리와 만나 거액의 투자 계획을 발표해 테슬라의 인도 시장 진출을 선언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인도 방문 계획은 그와 모디 모두에게 시기적으로 중요했다"고 꼬집었다. 이런 와중에 테슬라 주가는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19일 147.05달러에 거래를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가 150달러를 밑돌은 적은 2023년 1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주가 하락 폭은 40.81%에 달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하원, 우크라·이스라엘 등 130조원 지원안 처리…“결정적 지원”

미 연방 하원에서 13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지원 법안이 통과됐다. 하원의 문턱을 넘은 법안들은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도 통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와중에 이란과 무력 공방을 벌인 이스라엘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원은 20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또 260억 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안을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하원은 대만을 중심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의 안보 강화를 돕는 81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85표, 반대 34표로 가결했다. 모두 합해 130조원 규모다. 이와 함께 하원은 중국계 기업이 만든 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 법안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계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같은 취지의 틱톡 강제매각 법안을 처리했으나 상원에서 본격적인 논의는 되지 않았다. 당시 법안은 바이트댄스의 사업권 매각 기간을 6개월로 했는데 이번 법안은 최장 360일로 이를 완화했다. 이 법안은 미국이 동결 중인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들 4개 법안은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으로 송부되며, 내주 중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미국 매체들은 상원 통과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대규모 대외 안보지원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가 많자 백악관은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후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대우크라이나 지원, 대만에 대한 지원, 국경안보 강화 등을 묶은 1천50억 달러 규모의 추경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하원 다수당) 하원 의원들은 이스라엘 지원만 떼어낸 별도 법안을 추진하는 등 어깃장을 놓으면서 지원안 전체가 표류했다. 결국 지난 13일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습으로 대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지원 등을 총 4개의 개별 법안으로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 중대한 분기점에서 그들(하원의원들)은 역사의 부름에 함께 부응해 내가 수개월간 싸워온 시급한 국가안보 법안을 처리했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결정적인 지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나는 상원이 신속하게 이 패키지 법안을 내 책상으로 보내고, 내 서명을 거쳐 법제화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의 긴급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들을 빨리 (우크라이나로)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미국 하원과 양당(민주·공화당), 그리고 개인적으로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결정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 식품 인플레, 선진국 평균 웃돌아…OECD 3위

식료품·음료 등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 평균 수준을 다시 웃돌았다. 주요국의 식품 물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잦아들면서 정상 궤도에 들어선 반면 우리는 여전히 과일·채소 중심으로 고물가가 계속된 탓이다.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5.32%)을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 2월 기준 우리나라의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전 세계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밀과 천연가스의 세계 최대 수출국, 우크라이나는 세계 3∼5위권 밀 수출국이다.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 심각한 가뭄 피해도 먹거리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했다. 이런 영향으로 2021년까지 5% 수준을 밑돌던 OECD 회원국의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2년 11월 16.19%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 식품 물가도 같은 기간 5∼7%를 오르내리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OECD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9.52%) 10%를 하회한 데 이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준인 5%대로 떨어지는 등 빠르게 정상화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3.81%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해 10월 이후 다시 5∼7%대로 올라섰고 지난 2월에는 OECD를 추월했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이 주로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사과 물가는 88.2%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식품 물가 외에도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충돌 이후 불안한 국제유가도 소비자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강달러 기조에 따른 고환율은 수입 원재료 가격을 끌어올려 최근 줄줄이 오름세인 버거·초콜릿·과자 등 가공식품 물가를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의 하반기 물가 안정 전망에 회의론이 커지는 이유다. 커지는 불확실성에도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2.6%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안 요인이 많이 있고 여러 상황은 더 봐야 하겠지만 근원 물가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는 하향 안정화가 할 것"이라며 기 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의 고유가·강달러 현상은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라며 “국제유가 불안,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2022년에 이은 2차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반감기에도 힘 못쓰는 비트코인…“시세 상승 어렵다” 지적도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완료됐지만 시세 변동은 아직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8시 10분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완료됐다며 가격은 반간기 직후에도 6만 4000달러안팎에서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반감기는 새로운 비트코인의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비트코인은 채굴자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데, 반감기 이후 그 보상이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왔다. 실제 2012년과 2016년, 2020년 앞선 3차례의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은 이후 수개월에 걸쳐 상승해 왔다. 비트코인의 전체 공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이미 약 1950만개가 채굴됐고 약 150만개가 남아 있다. 이번 반감기가 완료되면서 비트코인 공급량은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게 됐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시세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20일 오후 3시 3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53% 오른 6만4170달러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감기는 이전과 달리 시세 상승에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등은 반감기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용 디지털자산 거래소 아시아넥스트의 콕키 총 최고경영자는 “예상대로 반감기는 이미 반영돼왔기에 시세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 앞으로 몇 주 안에 상승랠리가 펼쳐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반감기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함께 특히, 중동의 긴장 고조에 크게 출렁였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습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6만7000달러대에서 6만달러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회복하는 듯했던 비트코인은 지난 17일에는 불안한 중동 정세에 금리 인하 지연 전망까지 이어지며 약 50일 만에 6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이와 관련, 파라탁시스 캐피털의 에드워드 친 공동 창립자는 “거시경제적 환경이 명확해질때까지 다음 분기에 걸쳐 시세가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간엔 상장지수펀드(ETF) 유입이 가격 향방을 주도할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 이란에 ‘제한적 보복’에도…중동전쟁 공포 더 커졌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보복 주고받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는 일단 피하게 됐다.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그로부터 엿새만인 19일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섰지만 양측은 '제한된 군사옵션'을 통해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최근 공격은 언제든 급소를 정확히 노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란 역시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경우 즉각적이고 최고 수위 응징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특히 양측의 맞대응식 보복은 은밀하게 대립해온 오랜 관례를 깨고 상대 영토를 처음으로 직접 공격했다. 이에 앞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한단계 더 높아져 중동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9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스라엘이 우리나라에 결정적인 행동을 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입증된다면, 우리의 대응은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일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이 우리의 이익에 맞서 새로운 모험주의를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선 “어젯밤 일어난 것은 공격도 아니었다"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드론도 아니었다"고 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댜. 전문가들은 그러나 양측이 상대 영토를 처음으로 공격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던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무부 관료 출신 수전 멀로니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맞공격이 중동 지역의 판도를 뒤흔든 '게임 체인저'가 됐다며 양측간 갈등 단계가 더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전쟁'을 이어가기보다 직접 싸울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당장은 더 고조되지는 않더라도 추후 중동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더 커젔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았음에 따라 전면전으로 확대될 리스크가 커졌다"며 “점진적 갈등 고조든 판단 착오든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중동 전문가 노먼 룰은 “이것은 새로운 중동"이라며 “어떤 행동이 이란의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직접 유발하는지 이스라엘이 매일 의심해야 하는 그런 중동"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의 한 고위 관리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며칠 안에 다시 발생할 경우 과거처럼 공격 방식이 제한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격화에 우려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부총재는 “갈등이 심각하게 격화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본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적 갈등을 의미한다"며 “심각한 오일쇼크가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린 아직 거기에 있지 않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침묵을 이어가는 이스라엘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대응'이라는 기조에 따라 절제되고 제한된 공격을 감행한 뒤 공식적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군은 제한된 작전을 펴면서도 상대의 가장 귀중한 자산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ABC는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양국 보복전의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보복이) 약했다"는 한마디를 올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주가 폭락 일파만파…S&P지수 5000선 붕괴·나스닥 2%↓

인공지능(AI) 붐을 주도해온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했다. 그 영향으로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5000선을 내주고 나스닥 지수가 2% 넘게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88% 내린 4967.2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가 5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21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05% 하락한 1만5282.01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6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6% 오른 3만7986.40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다우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인 데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6.23%) 등 일부 구성 종목이 호실적으로 선방하면서 지수 하락을 막았다. 지난해부터 뉴욕증시 강세를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 7'(M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종목이 약세를 보인 게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AI 칩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이날 10.0% 급락해 시가총액이 하루 새 2150억 달러 감소했다. AMD(-5.44%), 브로드컴(-4.31%), 마이크론(-4.61%) 등 다른 반도체 종목도 낙폭이 컸다. 넷플릭스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유료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폭풍으로 9.1%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7월 20일(8.4%)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다. 전날까지만 해도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 25% 상승한 상태였다. 월가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AI 칩 관련 주식의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6일 연설에서 견조한 미국의 성장세와 물가 둔화세 정체를 이유로 금리 인하 시기의 지연을 시사하면서 미 채권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즈호 증권의 조던 클라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 전반에서 (주가의)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주 이번부터 이런 상황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의 경고…이스라엘 추가 공격에 “즉각적·최대치 대응”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추가 공세가 있을 경우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at maximum level)의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19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이스라엘이 또다른 모험주의를 원하면서 이란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우리의 다음 대응은 즉각적이 될 것이며, 최대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앞서 이날 새벽 이란 본토를 겨냥해 이스라엘의 재보복 공격이 이어진 이후 나온 것이다. 이날 새벽 4시께 이란군은 중부 이스파한에서 대공 미사일로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 이스라엘은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나 미국 당국자들과 내부 소식통들은 외신에 이스라엘군의 공격이라고 확인했다. 이달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지난 13일 이란이 보복 공습한 지 엿새 만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면전 ‘급한 불’은 꺼졌지만…중동발 유가불안에 세계 경제 ‘시계제로’

이스라엘이 엿새 만에 이란에 맞보복 공습을 단행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됐던 '중동 전면전' 측면에선 급한 불이 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나라의 갈등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원유시장은 안도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언제든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해 재확인됐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앙은행들의 긴축 완화를 바라던 세계 경제 전망이 또다시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이스파한주에 보복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은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핵시설 등 주요 지점은 완전히 안전하다"며 대규모 타격이나 폭발이 없었다고 보도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의 핵 시설에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사건이 외국의 소행이라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배후도 불분명하다"며 즉각적인 보복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는 등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을 지낸 미 예비역 해군 제독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이스라엘 공격은 매우 신중했다"며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이번 사태를 축소해 갈등을 낮추는 분위기"라고 CNBC에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이날 장중 4% 넘게 폭등했던 국제유가는 상승폭이 크게 제한됐다. 5월물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50% 상승한 배럴당 8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단숨에 90달러선을 돌파했던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21% 상승한 배럴당 87.29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양국이 본토 공격을 주고 받은 상태인 만큼 지정학적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유가 흐름과 관련해 “원유시장은 단기적 공급차질에 낙관적으로 변했지만 이러한 관측은 시시각각 뒤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유가 급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로,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실패하면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웰스파고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투자 전략 총괄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는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으로 국제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전망이 안갯속으로 더욱 빠져들게 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늦어지면 각국 중앙은행들도 섣불리 금리를 내릴 수 없는데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침체 우려로 6월 금리인하가 유력한 유럽중앙은행(ECB)마저도 신중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와 연준의 금리차 장기화는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물론 우리는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지만 그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의 금리차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수입비용이 증가해 물가가 오르는 가능성이 ECB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수석 신흥시장 전략가는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만약 중동에서 갈등 확산이 일어난다면 그 영향은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전쟁 감수?…‘선 조절’ 의미는

이란 본토에 대한 이스라엘 '제한적' 공격과 관련해 미국 언론들이 긴장 격화를 원치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는 데 주목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이란 내부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에서 공격했다는 익명 이스라엘 당국자 발언을 전했다. 아울러 전문가들 견해를 인용해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피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공격을 둘러싼 이란과 이스라엘 첫 반응이 대체로 절제돼 있었다면서 “그들이 긴장 완화를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썼다. NYT는 이번 공격이 지난 13일 이뤄진 이란 공습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스라엘 첫 대응만 놓고 보면 제한적인 것이었다고 평했다. NYT는 “양국 언론도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을 작게 취급하려는 듯 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세계 지도자들이 확전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두 라이벌(이스라엘과 이란)이 긴장 완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공격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스라엘과 이란을 전쟁으로 더 가까이 밀어 넣을 수 있는 긴장 고조의 사이클을 피하려 한, 제한된 공격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쏟아지는 중국 ‘헐값 철강 수출’…친중 국가까지 반발

중국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철강을 헐값에 수출하자 세계 각국이 관세를 인상하거나 반덤핑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중국의 철강 수출 규모가 950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절대 물량이 지난 2022년 미국 전체의 철강 소비량보다 많다. 중국은 위축된 소비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경제성장이 부진해지자 제조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철강 소비가 많은 건설경기가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 철강생산이 늘자 물량이 남아돌기 시작했고, 결국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적극 수출에 나선 것이다. 중국 철강이 각국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세계는 새로운 '차이나 쇼크'가 글로벌 무역을 휩쓸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중국산 값싼 상품이 각국에 밀려들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즐겼지만 새로운 경쟁에 노출된 해당국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 이런 우려가 심해지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3배 이상으로 올려 25%로 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현재 관세율은 7.5%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에도 중국산 철강에 대해 이처럼 높은 관세가 부과됐고 그 영향으로 중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에 120만t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작년 물량은 81만5000t에 그친다. 대신에 중국산 철강은 브라질, 베트남, 인도, 영국, 필리핀, 터키 등으로 수출됐다. 중국의 최근 1년간 인도에 대한 철강 수출은 약 300만t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베트남에 대한 수출도 78% 증가해 1000만t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에 대한 수출은 55%, 튀르키예는 58%, 멕시코에 대한 수출은 14% 각각 늘었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브라질은 대표 친중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를 받은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체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세계 시장에 물량을 과도하게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경쟁력 없는 서방 기업들의 연막작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중국 당국은 18일 미국에 대해서도 무역 장벽을 높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인상은 보호주의의 전형이라면서 “미국이 자신의 문제를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9년 전에도 철강 수출을 급격히 늘린 바 있다. 2015년 철강 수출량은 1억1200만t으로, 2005년 수출량의 5.5 배에 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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