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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동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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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샤오미’ 이제껏 보지 못한 ‘中 첨단’의 공세… 국내선 규제 족쇄

과거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했던 중국 기업이 올해는 첨단 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정면 승부에 나선다. 가격 이점에 기술력까지 확보해 한국 첨단산업을 본격적으로 추월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국내 산업권에 따르면 올해 중국 첨단산업 기업의 국내 진출이 눈에 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오는 16일 국내에서 승용차 브랜드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BYD는 중형 세단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등을 출시해 국내 현대자동차·기아와 정면으로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최근 한국법인을 설립한 샤오미도 올해 상반기 한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삼성·LG전자와 정면 승부에 나선다. 샤오미는 2016년부터 한국에서 총판을 운영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직접 법인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YD·샤오미 등의 한국 진출의 성공 여부를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 첨단기업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이제 이제 국내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추월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가성비 제품을 통해 한국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 달리 고급 제품을 출시해 국내 대기업의 제품과 정면 승부를 해볼 만한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췄다는 자가 진단에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산업권에서는 국내 기업이 낡은 규제에 위축돼 있는 동안 중국 업체가 무섭게 성장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첨단기업 433개사를 대상으로 '첨단전략산업 규제체감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인 53.7%가 국내 규제 수준이 중국 등 경쟁국보다 강도 높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58.2%), 바이오(56.4%), 반도체(54.9%), 디스플레이(45.5%) 순으로 규제가 과도하다고 답변했다. 특히 규제 이행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전체 중 72.9%에 달했다. 이행이 수월하다고 답한 비율은 2.7%에 불과해 규제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 업종에서 83.6%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규제가 과도하다고 지적한 이유로는 '규제가 너무 많다'(32.8%)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규제 기준이 높다'(23.1%), '자료 제출 부담이 크다'(21.8%) 이유 등이 뒤를 이었다. 규제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다. 전년 대비 규제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은 42.7%에 달했고, 향후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7.2%에 그쳤다. 기업들은 규제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기술(29.6%), 인력(17.8%), 금융(14.7%), 환경(12.6%) 등을 꼽았다. 특히 바이오 업종은 43.6%가 기술 규제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AI 기반 혈당 측정 기기를 개발했지만 중복 인증 절차로 인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기술 규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과 크게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제조 2025' 발표하면서 10대 핵심 산업 23개 분야를 미래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핵심기술 부품 및 기초소재의 국산화율을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대규모 산업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분야에서 중국이 국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의 3~9배에 달하는 막대한 산업보조금 지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가격 이점까지 차지한 상황에서 첨단산업의 기술 개발에서도 추월당한다면 국내 대기업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낡은 규제를 철폐해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S그룹 에식스솔루션즈, 2억 달러 규모 프리IPO 성공

지주사 LS의 미국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이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는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한 주식을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투자금액은 2억 달러(한화 2900억원)로 지난해 설립된 국내 단일 프로젝트 펀드로는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로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은 약 20%의 지분을 취득하게 됐으며, 이를 환산하면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전 시가총액은 약 10억 달러(한화 1조4500억원)에 달한다. ㈜LS가 직접 주관한 에식스솔루션즈의 프리IPO에 베인캐피탈, 골드만삭스, IMM 등 굴지의 투자사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전신인 에식스(Essex Wire Corporation)는 1930년에 설립된 미국 전선회사로 1954년에 통신선 사업을 인수해 슈페리어 에식스(SPSX)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8년 약 1조원 규모에 LS그룹으로 인수된 SPSX는 2016년 흑자 전환을 계기로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R&D 투자를 꾸준히 진행했다. 2020년에는 일본 후루카와전기와 글로벌 권선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사 '에식스 후루카와 마그넷 와이어(Essex Furukawa Magnet Wire)'를 설립해 세계적 기술력, 생산거점, 네트워크 및 브랜드 등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했다. 이후 SPSX는 2024년 4월 EFMW의 후루카와 전기 지분 전량을 인수한 후 그룹 내 권선 법인을 수직계열화 하여 에식스솔루션즈를 출범했다. 이로써 에식스솔루션즈는 북미, 유럽 및 아시아에서 권선 시장을 선도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권선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현재 에식스솔루션즈의 주력 제품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특수 권선'과 '대용량 변압기용 특수 권선'으로 구분된다. 특히 전기차용 특수 권선은 구동 모터의 핵심 소재로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는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에식스솔루션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적 우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에식스솔루션즈의 제품은 세계 1위 전기차 메이커부터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을 제외하고 전기차 생산이 가장 활발한 북미 지역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업장 또한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지역적인 보호무역 조치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앞으로 5년 내 북미 시장 전기차 권선 점유율을 70%, 유럽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LS그룹은 올해 초까지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친 뒤, 2025년 내 본격적인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코스피 상장을 계획했으나, 미국 현지 투자은행(IB)들의 높은 관심과 지원으로 나스닥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LS 관계자는 “전기차 및 전력 슈퍼사이클 시대에 필수적인 에식스솔루션즈가 대규모 프리IPO에 성공함으로써 시장으로부터 미래 사업 가치에 대해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에식스솔루션즈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R&D 개발과 초격차 기술적 우위를 통해 권선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에너지,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 유럽 수출 달성

SK에너지가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유럽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수출했다. SAF 대량생산 체계를 선도적으로 갖춘 SK에너지가 유럽연합(EU)이 올해 1월 SAF 사용 의무화에 돌입하자마자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SK에너지는 5일 코프로세싱(Co-Processing) 생산방식으로 폐식용유 및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만든 SAF를 유럽으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올해 1월부터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배합해야 한다는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SAF 사용이 의무화된 글로벌 시장은 유럽이 유일하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코프로세싱 방식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SAF 상업생산에 착수한 바 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 라인에 별도의 바이오 원료 공급 배관을 연결해 SAF와 바이오납사 등 저탄소 제품까지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SK에너지는 연산 10만t(톤) 수준의 SAF 등 저탄소 제품 대량 생산체계를 갖춰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환경과학기술원 연구개발(R&D) 및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울산CLX) 엔지니어링 역량을 토대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상업생산 라인을 가동한 것이 수출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 폐자원 기반 원료기업에 투자했고, SK에너지가 이번에 SAF 생산 및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원료 수급부터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이를 토대로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국내 공급을 비롯해 글로벌 SAF 시장을 지속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SAF 수요는 지난 2021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IATA는 오는 2050년까지 항공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발맞춰 유럽연합(EU)는 올해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최소 2%의 SAF를 혼합해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고,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70%까지 의무화 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사용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춘길 SK에너지 울산CLX 총괄은 “앞으로 국내외 SAF 정책 변화와 수요 변동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SAF 생산 및 수출 확대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최태원 회장, 3년 연속 CES 참석…재계 총수·CEO들 올해도 라스베이거스 찾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찾는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동시에 글로벌 고객사와 미팅 등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CES를 찾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CEO)과 김주선 AI 인프라 사장(CMO), 안현 개발총괄 사장(CDO) 등 SK하이닉스 'C레벨' 경영진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CEO) 등이 최 회장과 동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AI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는 최 회장은 CES 기간 글로벌 신기술 동향을 살피고, AI 관련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8년 만에 CES 기조연설 무대에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할 가능성도 높다. SK그룹은 이번 CES에서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약 1950㎡(590평) 규모의 부스에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C, SK엔무브 등이 공동 전시관을 꾸린다. SK하이닉스는 전시에서 5세대 HBM인 HBM3E 16단 제품 샘플과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작년 11월 개발한 D5-P5336 122TB(테라바이트) 제품 등을 선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등이 참석한다. 한 부회장은 개막 전에 열리는 프레스 콘퍼런스의 대표 연사로 나서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삼성전자의 AI 홈 전략을 제시한다. 용 사장은 AI 기술 기반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이 사장은 프레스 콘퍼런스와 전시 등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등 전자 계열사 경영진도 CES 현장을 찾아 고객사 미팅 등을 한다. LG전자는 'LG 월드 프리미어' 대표 연사로 나서는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지난해에 이어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도 참석한다. LG이노텍은 이번에도 별도 부스를 마련, 센싱과 통신, 조명, 제어 기술력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 41종을 실물로 공개한다. 롯데그룹에서는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가 메타버스 플랫폼 자회사인 칼리버스의 김동규 대표와 대담을 한다. LS그룹은 전시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으나 구자은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최고전략책임자(CSO)들이 현장을 찾아 업계의 최신 동향을 살펴볼 예정이다. 사내 행사 'LS 퓨처 데이'에서 우수 성과를 인정받은 'LS 퓨처리스트'들도 함께 한다. 통신업계 CEO들도 글로벌 AI 기술·서비스 트렌드와 시장 현황 등을 점검한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가 개인비서 서비스(PAA) 등이 공개되는 SK전시관을 둘러보고 자사와 AI 분야에서 협력하는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 협의 자리를 갖는다. AI 검색 부문에서 구글 대항마로 꼽히는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기업 람다,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등 SK텔레콤과 협력 관계인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들과의 미팅이 예정돼 있다. 다른 빅테크 관계자들과 만남도 주목된다. KT는 김영섭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이 CES에 참가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AI·클라우드 분야의 국내 사업 확대를 선언한 김 대표는 구글 등 CES에 참여하는 다른 빅테크가 제시하는 AI 미래 전략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내 기업 총수들과 CEO들의 참석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ES에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은 올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만 유일하게 부스를 마련해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을 선보인다. 이규석 사장과 악셀 마슈카 영업부문장(부사장) 등이 CES 현장을 찾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대규모 참관단을 꾸려 기술 트렌드를 두루 살펴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비즈니스 미팅이 잡힌 경영진만 출장을 가는 등 비용 절감과 실리를 추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올해 CES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은 1031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미국(1509곳), 중국(1399곳)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MBK ‘주주친화’ 명분 앞세우는데…“실상은 주주이익 외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 중인 대형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재무 효율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MBK의 과거 행적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장이 '공허한 메아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주주로서 MBK의 이익을 극대화한 결과 소액주주를 비롯해 다른 주주들을 위한 주주친화정책은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MBK는 최근 고려아연에 대한 집중투표제 도입 대해 “본연의 취지와 목적이 존중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의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며 조건부 동의라는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계에서는 MBK가 소수주주 보호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MBK는 자신들이 인수한 상장사에서 소수주주 보호를 염두에 두고 정관을 개정한 사례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상장폐지를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하는 등 소액주주 권익을 외면하거나 침해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MBK가 밝히고 있는 역대 50여개사 M&A 포트폴리오 가운데 과거 국내 증시에서 거래됐거나 현재 상장돼 있는 기업은 △오스템임플란트 △커넥트웨이브 △오렌지라이프 △코웨이 △HK저축은행 △한미캐피탈 등 6곳이다. 이 가운데 MBK가 투자한 시점 이후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회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MBK가 집중투표제에 대해 밝힌 입장과 달리 애초 MBK가 집중투표제 도입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MBK의 이 같은 애매한 입장과 관련해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헤이홀더' 측은 “MBK 입장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하자니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게 되고, 반대하자니 자신들이 주장했던 지배구조 개선이 허구라는 사실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MBK가 소수주주 권리 보호를 명문화하거나 추진했던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MBK가 투자하거나 인수했던 상장사 중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수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MBK 행태가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상장폐지이다. 과거 MBK가 인수한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폐지됐다. MBK가 2006년에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는 2009년 공개매수를 거쳐 자진 상장폐지됐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업체 역시 MBK가 인수한지 5개월 만인 지난 2023년 8월 상장폐지됐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A사 역시 MBK가 지분을 모두 확보한 뒤 지난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의 가치가 헐값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TF 주최로 열린 '자발적 상장폐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제도적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해당 기업 A사의 주주연대 대표는 “MBK가 인수한 뒤 주가 누르기에 나서 주가가 1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1만8000원에 공개매수를 실시했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다"며 “소액주주들이 소송에 나서 겨우 공개매수를 막았더니 (MBK는)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결국 회사를 삼켰다"고 주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MBK가 고려아연을 타깃으로 적대적 M&A를 추진하며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과거 투자기업에 대한 행보는 정반대였다"며 “소액주주 권익을 외면하고 투자금 회수에만 급급한 MBK의 행태를 돌아보면 소수주주 보호 등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외환위기 이후 최악 연말, 환차손에 철강·항공 1조2000억원 손실

지난해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위에서 마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지난 1997년 이후 최악의 환율로 한 해를 마감한 것이다. 이에 원료를 달러화로 결제해 수입하는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수천억원 규모의 환차손이 확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업황이 어려운 철강·항공사 등이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환율 급등으로 환차익을 본 해운·조선 등이 산업권도 있지만 올해 환율이 안정되면 다시 대규모의 손실이 우려돼 마냥 즐겁지는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율 급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도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 외환시장 마지막 거래일(30일)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전일 보다 5월 오른 14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97년 말 163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마지막 거래일에도 1259.5원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연달아 가결된 뒤 시작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체제에서도 해소되지 않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연말 종가가 국내 기업의 각종 환율 위험과 건전성 비율 등을 산출하는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말 종가는 지난 2023년 말 1299원에 비해서 13.36%(173.5원)나 급등한 수준이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환차손을 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며 달러화로 결제하는 철강·항공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23년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환율이 10% 급등하면 6167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143억원 이상의 환차손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도 환율 10% 급등으로 4604억원과 1794억원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혀왔다. 이들과 비슷한 사업구조를 영위하는 저비용 항공사도(LCC)도 각각 10억~수백억원 수준의 환차손이 예상된다.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대규모 환차손까지 발생할 경우 철강·항공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반면 환율 급등으로 대규모 환차익을 경험한 대기업도 없지 않다. 운임 대부분을 달러 등 외화로 받는 해운업과 역시 고객에게 배를 넘기고 대규모 달러를 챙기는 조선업에서 특히 큰 이익이 예상된다. 실제 국내 해운업계 1위이자 주요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지난해 환율 10% 급등할 경우 1조3321억원의 대규모 환차익이 예상된다고 밝혀왔다. 국내 대형 조선사로 꼽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서도 각각 2889억원과 1360억원 이상의 환차익이 관측된다. 다만 이들 기업에서도 대규모 환차익에 당장 기뻐하기보다는 올해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지난해 연말 종가가 정치적 특수성 때문에 급등한 만큼 올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운·조선 산업의 달러화 결제 구조를 갑작스레 바꾸기가 어렵다는 환경을 감안하면 올해 환율이 이전 수준으로 급락한다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 환차익을 본 만큼 환차손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산업권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중 다수가 역대급 환차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국내 정치 등 불안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CC 업계 1위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에 M&A 동력 상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과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경쟁 구도가 큰 폭으로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인 진헤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추가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3사 통합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여객기 사고 뒷수습에 시달려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2년 내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마침과 동시에 산하 LCC 역시 통합하는 과정을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 3사가 통합된다면 LCC 업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LCC 1위는 제주항공이며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2~3위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에어 등 3사가 통합하면 매출과 규모 면에서 제주항공을 크게 추월하게 된다. 실제 통합 3사의 2023년 연간 매출액 합계는 2조4785억원으로 1조7240억원인 제주항공을 크게 뛰어넘게 된다. 2023년 말 보유한 항공기 합계도 58대로 42대에 불과한 제주항공을 앞지르게 된다. 이에 제주항공은 새로운 경쟁자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LCC를 대상으로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의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은 지난해 7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사모 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는 언젠가 매각 대상이 될 것이고, 향후 M&A 기회에서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고 M&A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제주항공이 올해 M&A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체 결함 등에 대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와 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 등을 대응하느라 다른 중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 등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다른 LCC에서 제주항공으로의 피인수를 기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러모로 M&A를 활용해 통합 3사에 대응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다른 국내 LCC를 인수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피인수 대상 LCC 임직원들이 제주항공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고로 LCC 업계 전체가 고객들의 신뢰 상실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LCC 업계의 전체적인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까지 거부감 없이 LCC를 선택한 많은 고객들이 한동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을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부분 LCC가 매출과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김광옥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기 전소 사고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 제주항공의 과실 여부를 떠나 LCC 업계 내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통합 진에어가 규모 측면에서 1위로 떠오르고 있어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했던 LCC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동·박규빈 기자 dong01@ekn.kr

[신년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강한 실행력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선도하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25년 새해를 맞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자는 당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2일 김 회장은 신년하례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불가능한 도전과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지만 진정한 위기는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며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업들을 키워가고 있지만, 일부 사업은 여전히 목표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신속한 실행과 끊임 없는 혁신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에게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상황이라도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어떠한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을 한화만의 실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때"라며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실행력으로 한화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 의지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우리의 주요 사업들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의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우리는 보다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도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윤리 의식과 준법 문화는 우리가 가장 앞서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하는 지금의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들 뿐"이라며 “이제는 말이 아닌 실행, 준비가 아닌 성과로 증명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K-배터리 ‘기술 초격차 확보’에 올인…캐즘 이후 승부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2025년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이 쫓아오기 어려운 기술 초격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이 줄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포인트(p)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과 BYD(비야디)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했다. 중국 기업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이 쫓아오기 어려운 기술 우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캐즘 시기에는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다가온다면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이 중요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선진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성이 낮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이에 전고체 배터리를 선제적으로 상용화한 기업은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 하반기까지 전고체 배터리 라인을 준공해 2029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LG엔솔도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중국 업체의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N리서치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열안전성의 LFP가 NCM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했다"며 “중국 OEM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OEM이 LFP를 도입하면서 3사 역시 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최근 마무리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승진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도 '기술통'을 전진 배치했다. 배터리 3사의 임원 승진자 수는 총 28명으로 전년의 48명 대비 42%가 줄었다. 눈에 띄는 점은 3사 모두 기술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고 연구개발(R&D)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는 점이다. SK온은 임원 인사에서 단 2명을 승진시켰는데,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연구개발) 실장 등을 맡으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인사를 통해 엔지니어 출신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기존에 '전략통'으로 꼽힌 최윤호 대표이사 자리를 교체한 것이다. 또 부사장 3명 중 2명을 엔지니어 출신으로 채우면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뚜렷하게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김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기술 전문가들이 약진했다"며 “배터리 시장이 주춤하면서 투자 확장보다 기술력 확보를 통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해외 자금조달 우려 커졌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발생시킨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기관이 고려아연과 그 자회사에 대한 대출 심사를 장기간 고민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 고려아연의 해외 사업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30일 고려아연은 자회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Ark Energy Macintyre)에 대여한 4억1410만 호주달러(한화 3751억원)의 자금 상환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지난달 상환하기로 했으나 최근에는 내년 3월 말까지 돌려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맥킨타이어는 6700억원을 투입해 호주 퀸즐랜드주에 건설 중인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확보했다. 글로벌 환경 규제 흐름에 발맞춰 고려아연의 자회사가 친환경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맥킨타이어에 풍력발전소 투자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대여했다. 이후 고려아연은 지난 10월 자사주 공개매수를 거치면서 이 대여금을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공개매수의 재원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마련했기에, 대여금을 받아 금융기관 차입금을 먼저 갚아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됐다. 고려아연에 대여금을 반환해야하는 자회사 맥킨타이어는 대신 호주 현지 은행으로부터 유사한 규모의 대출을 받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맥킨타이어의 대출 심사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내년 3월까지 길게는 3개월이나 더 필요하게 됐다. 대출이 지연되면서 고려아연도 대여금을 상환받는 시점이 미뤄지게 됐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이 발생시킨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돼 호주 현지 은행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이 맥킨타이어의 채무보증을 서는 구조인데, 보증을 맡은 고려아연에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돼 장기간 심사가 필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서서히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영권 분쟁 상황을 즉시 파악하기 어려운 해외 금융기관이 고려아연을 다소 기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고려아연 및 그 자회사가 진행하는 해외사업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경영권 분쟁의 여파가 아직 크지는 않지만 확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44.6%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기 이전이었던 지난해 9월 말 25% 대비 19.6%포인트(p) 악화됐다. 고려아연의 총차입금도 지난해 9월 말 9816억원에서 올해 9월 말 2조4646억원으로 1년 만에 2.5배 이상 늘었다. 경영권 분쟁이 극에 달했던 올해 4분기에는 부채비율 등이 더욱 크게 악화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도 이를 우려해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서도 재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 7.25%(543만6380주)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해 1520억원을 확보한 것도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급박하게 진행되는 경영권 분쟁 탓에 이전만큼 재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로 호주 현지 은행의 심사가 길어지면서 재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열사에 대여한 자금을 돌려받는 일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회사의 재무 리스크가 그동안 매우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기에,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다소 악화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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