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원금회수기간(ROI)보단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기술을 내재화해 변화하는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에 대응하겠습니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회사의 AI 기술 방향성 및 사업 전략으로 '온 서비스(ON-SERVICE) AI'를 제시했다. 검색·지도·쇼핑 등 핵심 서비스에 자사 AI 원천기술을 접목해 활용도와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기술 적용 범위는 점진적으로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핵심은 AI 기술 내재화와 생태계 확장이다. AI를 통해 지금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최적의 타이밍에 제공한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사회에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AI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운영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네이버 서비스 고도화와 핵심 사업 수익 강화를 더 빠르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AI 기반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 △AI 기반 맞춤 쇼핑 추천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네이버 지도의 3차원 기능을 강화한 '거리뷰 3D' △AI 기반 광고 플랫폼 'AD부스트'를 출시해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오늘배송·내일배송·지금배송 등 사용자에게 다양한 시간 단위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배송'도 선보인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분모는 현재 제공 중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초개인화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와 중소상공인(SME), 창작자, 광고주를 연결해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하고, 상생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수익 목표는 출시 계획 단계인 만큼 지속 보완한다는 방침이나, 내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AI 기반 핵심 서비스를 고도화해 네이버 사용 경험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곧 AI를 통한 수익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의 감각 확장을 통해 새 서비스 기능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작업에도 나선다. 텍스트 분석을 넘어 이미지·음성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로 진화시켜 답변의 신뢰성과 퀄리티를 높이고, 리서치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매년 매출의 약 20%~2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됨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최소 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1조9926억원이다. 이와 함께 향후 6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하는 '임팩트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최 대표를 필두로 한 임팩트 위원회를 조직하고, '임팩트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펀드는 △첨단기술 접근성을 강화하는 '테크 임팩트' △고유한 아이디어로 사업의 지속성·성장성을 촉진하는 '비즈니스 임팩트'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커뮤니티 임팩트'로 구성된다. 네이버의 비영리 교육기관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5년 동안 약 600억원을 투자해 AI 인재 육성에 나선다. 이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경험, 인적자원 등을 보다 긴밀히 연결한다는 청사진이다. 성낙호 네이버 AI 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는 지식의 확장과 감각의 확장을 통해 실질적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AI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출시 후 1년간 꾸준히 생성형 AI 모델을 업데이트했고, 자사 핵심 서비스 및 비즈니스에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부담하는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술을 고도화하면 자연스럽게 사용자 반응과 광고주 효용이 늘게 되고,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설비투자(CAPEX)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의 효익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일부 생성형 AI가 적용된 서비스들에 대한 수익화와 비용, 투자 집행의 결과가 내년 실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주요 경쟁사가 빅테크들이고, 앞으로도 AI 기술 내재화를 지속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선제적인 투자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