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과업계 라이벌인 빙그레와 롯데웰푸드가 올해 국내외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연초부터 담금질에 들어갔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두 기업 나란히 신제품을 출시하며 '빙과대전 몸풀기'에 나선 한편, 내수 부진에 따른 실적 둔화에 대응해 해외 판매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아이스크림 대전 키워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저당'으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달 초 빙그레는 저당 아이스크림 신규 브랜드 '딥앤로우'를 출시했고, 롯데웰푸드는 한 발 앞서 지난달 '월드콘' 바닐라·티코 밀크초코 등 기존 제품의 저당 버전 2종을 새로 선보였다. 통상 1~3월은 전통적인 빙과업계 비수기로 꼽힌다. 여름 성수기인 6~8월을 노려 4월께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 일반적이지만, 갈수록 신제품 출시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여름 수준의 더위가 4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매출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빙그레와 롯데웰푸드가 저당 신제품 경쟁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4월 '스크류바', '죠스바', '씨없는 수박바' 등 기존 제품의 열량·당류 제로(0) 버전을 선보였다. 같은 해 빙그레도 '더위사냥'의 제로·생귤탱귤 제로·파워캡블루아이스로 맞불을 놓은데 이어 자회사 해태아이스까지 동원해 '폴라포' 커피 제로슈거를 내놓으며 물량 맞대응에 나섰다. 업계는 두 회사 간 점유율 싸움이 한 자릿수 격차로 초박빙 상태인 만큼 시장 승기를 잡기 위해 주목도가 높은 카테고리 선점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 1위는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포함, 42.69%)로 롯데웰푸드(39.8%)를 2.89%p의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당 저감이 단순 트렌드를 넘어 일상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는 만큼 카테고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면서 “고물가 국면에다 소비인구 감소 추세까지 맞물리면서 흥행성 있는 핵심 카테고리의 장악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빙과업계 빅2는 저출생 현상 등에 따른 내수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인 해외사업에서도 경쟁 불씨를 옮겨 놓은 모양새다. 다만, 빙그레는 현지 맞춤형 식물성(비건) 제품 위주로 수출을 강화하는 반면, 롯데웰푸드는 기존 대표 제품의 시장 안착에 방점을 찍고 있다. 빙그레는 기존 대표 제품인 메로나의 식물성 버전을 수출용으로 제작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유성분이 포함된 아이스크림 제품 수출 시 통관 장벽의 제약을 받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현재 북미·유럽 등 30개 이상 국가에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만 전년 전체 매출 대비 3배를 넘는 성과를 거뒀다. 기세에 힘입어 올해는 중동·인도·서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국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인도 빙과법인 하브모어의 신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현지 공략을 본격화한다. 신공장 가동으로 기존 월드콘에 이어 연내 돼지바·죠스바·수박바 등을 순차 생산하면서, 올해 인도 빙과매출만 지난해 대비 15%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가동 중인 9개 생산라인을 오는 2028년까지 16개로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국내에서 나뚜루 비건 등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판매 중이지만 현재까지 수출 계획은 없다"면서 “향후 인도에서 비건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면 현지 법인이 있으니 신규 브랜드 출시 후 현지 생산·판매하는 구조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