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는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에도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LCC의 맏형 제주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승객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경쟁 강도가 심화되며 이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나투어와 제주항공의 실적 부진으로 여행업과 항공업 관련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3분기 매출액은 1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 낮아졌다. 제주항공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3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하락했다. KB증권 전망치 기준 46.7% 하회하는 수준이다. 여행사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 3분기 송객 수는 49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그럼에도 티메프 사태와 일본 대지진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티메프 사태 및 일본 난카이 대지진 우려로 인한 취소 물량 예상보다 컸으며, 전세기 미판매분 증가로 인해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4601억원 매출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하지만 이익은 기대에 크게 밑돌았다. 우선, 항공기 부족이 뼈아팠다. 지난 3분기 한국인 해외여행자수는 전년동기대비 14.5% 늘었다. 특히 인천공항 중단거리 항공기 운항횟수는 20.9% 늘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운항횟수는 3.8% 증가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중단거리 노선의 운항횟수 증가는 항공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하기에 항공료를 인상하면서 영업이익을 늘리는 전략은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항공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정비비 및 유류비와 같은 운임비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공급이 수요보다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제여객단가가 전년동기대비 2.8% 하락했고, 기재 부족으로 인해 제주항공의 시장점유율도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일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오후 누리집을 통해 “8일부터 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일방적인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국적자는 2025년 말까지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및 경유를 목적으로 할 경우 비자 없이 중국에 입국해 최장 15일간 체류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여행주는 급등했다. 4일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전일 대비 6.04%, 16.8% 상승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목표가를 6만7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간 다양한 외부 변수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는데, 내년에는 상각비 절감 효과, 중국 무비자 입국에 따른 중국향 패키지 송객 수 증가, 그리고 티메프 관련 1회성 비용의 기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약 2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사에도 중국의 한국인 무비자 정책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나증권의 경우, 무비자 정책이 제주항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여행수요를 신규 창출하면서,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 일본 노선 공급을 중국 노선으로 전환하며 국제선 운임의 하방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KB증권은 목표주가를 1만1000원에서 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KB증권의 경우, 관리하는 종목의 90.8%가 매수의견임을 고려할 때 중립을 부여했다는 것은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시사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17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40.5% 하회하고, KB증권의 기존 전망을 2.3% 밑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