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사 와이엠이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그런데 회사의 성장을 위한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리포트 발간도 거의 없으면서 배당도 없고, 거래량도 거의 없는 소외주다 보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주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자금 수혈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와이엠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약 1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시가총액 대비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금 대부분은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3자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유증인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거다. 와이엠은 매년 10%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자동차 그룹의 실적 호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이엠의 전체 매출 중 60% 정도가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발생된다. 하지만 재무상태는 열악하다. 올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43%, 부채비율이 225%다. 차입금 의존도는 30%, 부채비율은 20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절대적인 수치 자체가 높은 편이다. 표준산업분류 상 동일 업종의 부채비율인 68.64%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다. 그러다 보니 한계기업의 분류될 위험도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이후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겨우 상회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지표로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이상 1배를 하회할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와이엠은 연결 기준으로 △2021년 0.51배 △2022년 1.53배 △지난해 1.06배, 올해 상반기 말 1.1배 등 한계기업을 우려해야 하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 이자보상배율 차이가 크다. 별도 기준은 1.94배이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1.1배에 불과하다. 이는 태국 법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이엠은 매출처 다변화라는 기치 아래 2013년 태국법인을 설립했으나 2021년 이후 만성 적자(당기순손실)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물론 실적이 전부는 아니다.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런데 태국 법인은 매출처 다변화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태국법인 매출의 70%는 와이엠 본사로 공급된다. 이는 곧 결국 제조된 부품이 현기차로 공급될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와이엠은 회사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주주들에게 자금을 수혈하려 한다"면서 “유증을 할 명분이 선명하지 않다 보니 주주들 입장에서는 비전 없는 유상증자로 인해 기존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어야 하고, 원치 않게 자금을 넣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주주들과의 소통도 미흡하다. 증권사 리포트는 전무하다. 2020년 이후 발간된 보고서는 한국IR협의회의 2건 뿐이다. 이마저도 와이엠이 아닌 영신금속 당시의 보고서다. 회사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거래량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4월 이후 최대 거래량이 6만3000건에 불과할 정도다. 주가가 2700원 전후임을 고려한다면 정기 주주총회 이후 하루 거래액이 2억원을 넘는 날이 없다는 의미다. 주주들은 매도도 쉽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호가창이 얇다 보니 매각을 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배당을 지급하는 것도 아니다. 3년간 배당도 없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와이엠의 유상증자는 소액주주들에게 불을 지핀 모양새다. 주주들은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집결 중이다. 주주대표가 선출되지 않고, 조직화되지 않았으나 이미 30% 이상 집결했다. 이는 단일 종목 기준 2위에 해당하며 상반기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 28.09%를 상회하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은 자본시장에 늘 잠재돼 있고 회사행위를 통해 구체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면서 “적어도 회사의 갑작스러운 가치이전으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는 현상은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