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학생들을 구출할 전설의 슈퍼히어로가 학교에 등장했다." '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는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는 청소년의 고민을 다시금 수면 위로 건져 올려 여전히 위태로운 학교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 문제들과 맞서 싸우는 신화 속 주인공의 등장이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신화 속 인물이 학교에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서 그려 나간 네 편의 소설에는 학교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을 청소년의 마음에 공감하며 이들에게 슈퍼히어로를 보내 주고 싶은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열다섯, 열여섯. 다른 무엇보다 친구가 제일 좋을 나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친구와 있으면 별다른 이유 없이 까르르 웃게 되는 때가 바로 이 시기다. 그런데 여기 외로움과 싸우는 두 주인공이 있다. 왕따를 당하는 '999번을 죽어야 귀신이 된다'의 신미유, 따돌림을 자처하는 일명 자따(자발적 왕따) '신화 관리청-도채비 요원의 대모험' 조신왕이 그렇다. 신화여중에 입학하고 SNS 스타인 조빈과 짝꿍이 됐을 때만 해도 미유에게 학교생활은 설렘 그 자체였다. 빈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미유가 반려견 산책을 제안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빈은 자기 마음대로 라이브방송을 켠 것도 모자라 방송 중에 미유의 반려견 점보가 시골 잡종이라는 게 밝혀지자 반 아이들을 동원해 미유를 따돌렸다. 자신을 쪽팔리게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렇게 미유는 1학년 2반 공식 왕따가 됐다. 신화 관리청에서 관리하는 신수 중 하나인 조왕신(부엌의 불을 관장하는 신)은 조신왕으로 환생해 월령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중2병이라도 걸린 걸까. 조신왕은 운동이나 동아리 활동도 안 하고, 말도 안 하며 혼자만의 세상에서 산다. 어느 날부터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 환생 취소 위기에 처했으나 정작 조신왕 자신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채지 못한다. 학교에 가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울해 있던 신미유, 건드리면 폭발할 듯 조용히 분을 삭이고 있는 조신왕. 자신이 아무리 노력한들 상황이 변화되지 않을 것 같아서 묵묵히 견디고 있는 두 주인공을 보면 요즘 청소년들의 상황을 보는 것만 같다. 오늘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꿈같은 일이 두 주인공에게는 일어난다. 비형랑 신화 속 길달이 나타나 미유 대신 빈에게 복수해 주고, 도채비가 신왕이 몰래 스트레스 원인을 해치워 준 것이다. 신화에나 나올 법한 일일지 모르지만, 매일 무력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두 작가는 희망을 선사해 주고 싶었던 듯하다. 제목 : 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 - 신화 속 주인공이 저자 : 조영주, 정명섭, 이현서, 윤자영 발행처 : 책이라는신화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