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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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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제품’ 韓 안방 위협하는 중국산···재계 대책 마련 ‘분주’

중국에서 만들어진 소비재들이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수준을 넘어 최상위급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막강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은 당장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Roborock)은 최근 국내 시장에 2024년 플래그십 제품 '로보락 S8 MaxV Ultra'를 공식 출시했다. 로보락은 단순히 제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미디어를 초청해 향후 라인업 확대와 서비스센터 확충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시장이 주목하는 점은 로보락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기준 로보락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35.5%로 1위다. 이 중 150만원 이상 고가 제품군에서는 80%가 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291억원, 2022년 1000억원, 지난해 2000억원으로 매출액이 성장했다. 가전 업계 새 먹거리 중 하나인 로봇청소기 시장을 중국 기업이 점령하면서 삼성·LG 등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일체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스팀'을 지난달 선보였다. LG전자도 비슷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으며 고객들을 유혹한다. 신일전자, 쿠쿠홈시스 등은 가격이 저렴한 모델로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삼성·LG전자 등은 앞선 AI 기술과 강력한 서비스망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산 제품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도 중국산 열풍이 거세다. 전기버스 시장 등을 저가공세로 공략한 데 이어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군도 대거 들어오고 있다. 볼보의 최고급 세단 S90 등이 대표적이다. 이 차는 '안전의 볼보' 이미지를 입고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테슬라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Y'를 중국에서 들여오며 재미를 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만5263대로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했다. 이 중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BMW 6549대, 테슬라 6025대, 메르세데스-벤츠 4197대 순이었다.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BMW·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모델 Y 단일차종 판매가 늘며 지난달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 Y(5934대)가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모델 Y가 보급형 모델임에도 '테슬라' 브랜드 후광효과를 입어 프리미엄 전기차로 각인된 결과로 분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자사 차량의 상품성을 적극 홍보하며 내수에서 격전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내놓은 차량들은 글로벌 비교평가 및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1위를 석권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6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독일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 일렉트릭 드라이브 등 현지 매체가 실시한 비교 평가에서 경쟁사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2023 올해의 차' 등 공신력 있는 상도 휩쓸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프리미엄 제품에 관세가 붙어도 우리 기업이 만든 것과 내수에서 경쟁이 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돌아온 3高 공포] 韓 경제 위기감 고조···재계 수익성 악화 ‘초긴장’

중동에 감도는 전운(戰雲). 끝날 줄 모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적으로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박. 중국 경기 침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미국 대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투자 부담. 4·10 총선 야당 압승으로 더욱 커진 반(反)기업법 추진 우려. 우리 기업들을 둘러싼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지면서다.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의 '3고(高) 공포'가 돌아오며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45포인트(0.98%) 빠진 2584.14로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 행진이 계속되는 등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으며 급락세가 이어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7원 내린 138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1달러 가치가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앞선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이다. 국제유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8% 오른 배럴당 85.65달러에 거래됐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0.28% 올라 90.35달러를 찍었다. 영국 투자은행 리버럼캐피털은 16일(현지시간) 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 징후가 보이지만 금리를 내리기는 힘든 처지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에서 아직 경기 과열 조짐이 보이고 물가도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예상치(0.3%)를 뛰어넘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로부터 “(지금은) 금리를 인하할 긴급한 상황이 아니다"라는 발언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3고' 파도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재계에서는 한숨 소리가 나온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소비 시장에서 고객들이 지갑을 닫을 수 있다는 걱정이 우선 커지고 있다. 4·10 총선 야당 압승,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항공·여행, 철강 등 산업군에서는 환율에 대한 공포가 특히 심각하다. 환율 변동에 따라 이익 변동폭이 큰 항공 업계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까지 커진다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사들은 주요 원자재를 수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율 상승이 부담이다. 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식품·유통 업계도 경영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등 선진 시장에 수조원대 투자를 약속한 대기업들 역시 원화 약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등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곡소리가 나온다.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부담까지 높아져 영업적자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유사 입장에서도 당장은 재고평가 이익 등이 늘어나지만 고유가 기조가 계속되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고금리 시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우리 중소기업들이다.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투자유치도 힘들어져서다. 우리 경제 뇌관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 역시 고금리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리·유가·환율 등)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경영 불안감을 키우는 가장 큰 요소"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고금리 공포] 이자 부담에 기업 줄도산 우려···건설경기 불확실성 지속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낮아지며 국내 산업계에서도 곡소리가 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건설사들은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내기도 버거운 기업이 계속 늘며 우리 경제의 근간 자체를 흔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빚 규모는 작년 말 기준 278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6.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4.4%로 2022년(37%)과 비교해 7%p 이상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금액으로 1 미만이면 경영 활동을 통해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처지라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기업신용 연체율은 1.65%로 2022년(0.95%)보다 두 배 가까지 뛰었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연체율이 1.12%에서 1.93%로 높아졌다. 이로 인한 불똥이 국내 지방은행으로 튀며 금융당국도 잔뜩 긴장한 상태다. 건설사들의 경우 고금리 기조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우발채무를 고민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재무건전성은 물론 사업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내수 시장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기후이변 등 여파로 국내 밥상물가 등이 치솟은 가운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내수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물가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식품·유통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데도 눈치를 보고 있다. 중국산 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유통가 역시 해법을 마련하기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국은 주요국 중 유일하게 일찍부터 금리(대출우대금리, 지급준비율)를 낮추며 위안화 약세를 용인해왔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금리 인하와 관련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은행은 국내에서도 물가 부담이 큰 상황에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美 보조금 리스크’ 해소…다음 과제는 ‘인재 유치’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인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시설 건설 관련 미국 정부 '보조금 리스크'를 일단 해소한 상황에서 사업 고도화를 위한 첫 과제가 인력 확보기 때문이다. 현지 대학과 협업을 강화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TSMC, 인텔 등도 비슷한 처지라 고급인력을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와 연계해 '미국 텍사스대학교'(UT)에 370만달러(약 51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력 양성을 위한 기부금 명목으로 100만달러(약 14억원)를, 학교 연구개발 투자 차원에서 270만달러(약 37억원)를 쓴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미국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450억달러(약 63조원) 수준이다.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은 더 큰 규모로 생산라인을 조성하고 있다. 인텔은 1000억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TSMC는 650억달러(약 90조원) 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빅3'가 몸집을 키우는 데 인력은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2030년까지 반도체 관련 일자리가 미국에서만 11만5000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학위 수여율 등을 감안했을 때 인력 부족분은 6만7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찍부터 TSMC 출신 인재를 삼성과 인텔이 앞다퉈 데려오려 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각종 복리후생이나 연봉 등을 높게 제시하며 삼성 측 인사에도 입김을 넣고 있다고 전해진다. 국내에서 인재를 육성해 현지로 보내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특성화 대학을 추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내 수요를 따라가기도 벅차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030년 이후에는 한국에서만 반도체 인력이 13만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반도체 관련 고급인력 확보는 계속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올 경우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철회를 포함한 예상 밖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투자하는 삼성전자에 반도체법에 의거해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조금은 인텔(85억달러)과 TSMC(66억달러)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지원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 이후 현지 지역 일간지 텍사스 트리뷴은 “현재 계획된 (삼성전자) 제조·연구시설 클러스터는 최소 1만7000개의 건설 일자리와 4500개 이상의 생산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고] 중고차 시장 선진화 위해 민·관 협력 강화해야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240만대다. 신차 시장(약 170만대)의 1.4배 수준이다. 기업끼리 오고간 횟수까지 포함한 총 거래대수는 380만대 정도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시장 대비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고차 수출 역시 작년 약 55만대 이상을 달성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앞으로 선진 시스템과 최적의 구조를 갖춘다면 100만대 이상도 가능한 영역이다. 중고차 시장 변화의 분기점은 작년 현대차그룹 등 제작사가 진출한 것이다. 사실 작년 1월부터 시작할 수 있었으나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이 약 30% 줄어들었고 준비도 철저히 하느라 10월부터 시작됐다. 현대차·기아가 사업을 진행 중이긴 하나 수면 위로 올릴 정도로 효과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향후 상황 진전에 따라 다른 국내 제작사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중고차 거래문화는 아직은 후진적이고 개선돼야 할 과제가 많다. 아직 허위 미끼매물은 물론 위장 당사자 거래문제, 성능점검 미고지와 침수차 문제 등 아직은 투명 선진문화와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소비자 피해 사례 중 가장 심각하고 피해가 많은 영역이 바로 중고차 거래 환경이다. 매매사원의 선진화는 물론 품질 문제 발생 시 보상 체계 등은 물론 신차와 같은 투명 거래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아직은 정보의 비대칭 현상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많은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은 물론 중고차 관련 단체의 노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진 중고차 시장과 확대를 위한 해결과제는 아직은 많다고 하겠다. 우선 주무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주관기관인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서 투명성 제고와 문제점 개선에 신경써야 한다. 한국중고차협회도 중고차 발전 세미나 등 기초를 다져야 한다. 중고차 관련 연합회의 경우도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방법을 지양하고 국내 중고차 시장 선진화에 앞장서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직접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산하에 연합회, 제작사, 관련 전문가 등 모든 단체가 융합된 협회를 조성해야 한다. 현대차·기아 등 제작사의 역할도 필요하다. 생계업 지정 관련해 주무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난 2022년 자동차 제작사의 연차별 진입을 허가한 후 내년까지 일정 비율로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규제 없이 완전한 진입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제작사가 초기단계이고 준비가 덜 돼 판매비율이 워낙 적다고 하겠으나 머지않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좌장으로 관련 협상을 진행하던 필자의 경우도 제작사 진입은 당연한 결정이나 향후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진정한 상생관계를 강조했다. 진입을 허용한 이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제작사의 중고차 거래 진입을 불허한 국가가 전혀 없고 아직은 허위 미끼매물 등 국내의 부정적인 중고차 거래 문화를 선진형으로 개선하는데 제작사의 인증 중고차 거래가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연이 효과는 앞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지만 국내의 경우 신차의 약 80% 이상이 현대차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독과점에 따른 후유증을 주변에서도 우려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상생 시스템이 중요하고 상황을 국토교통부가 유심히 들여다보는 자세도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역시 국토교통부 산하의 한국중고차협회가 역할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차 내수와 수출 시장은 완전히 다르면서도 연계성 측면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관련 영역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중고차 수출 시장은 내수 대비 더욱 열악하고 후진적인 만큼 개선의 여지가 극히 크다. 수출 영역은 산업통산자원부가 담당인 만큼 두 기관과 관련 단체에서 연계성 측면을 강조해 시너지 개선을 생각할 수 있다. 오는 7월4일 인천항만공사가 주관하는 국제해양포럼에서 특별 세션으로 수출중고차 선진화 세미나가 있어서 좋은 방향이 제시됐으면 한다. 협회를 통한 전문가 양성도 중요하다. 중고차 관련 전문가는 영역의 특성상 전문가 양성이 극히 어려운 영역이다. 자동차 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알아야 하고 남이 사용하던 물건을 새롭게 포장해 시장에 내놓는 중고차 거래 문화도 알아야 한다. 각종 관련 세금 서류 업무는 물론 중고차 진단평가 지식과 중고차 할부 등 다양한 중간과정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중고차 영역의 투명성이 제기되고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딜러문화가 형성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 판단된다. 국내 전문 직종 중 자랑스러운 직종으로 재탄생해 중고차 관련 전문가 양성과 풍부한 수입원을 자랑하는 직종으로 키워야 한다. 이 영역은 당연히 수출중고차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중고차 영역은 앞으로 더욱 성장해 중고차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당연히 수출 산업도 더불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역시 각종 단점을 해결하면서 조속히 선진형 투명문화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기대하면서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제작사를 대표하는 만큼 비즈니스 활성화에 못지않게 사회 기여도 측면에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결국 사회 기여도가 시장 활성화와 확대로 선 순환되면서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서비스 차별화 경쟁 본격화

대기업의 중고차 업계 진출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이 고객 대상 혜택을 대폭 확대하며 수요 확대에 나서자 기존 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 현대차·기아 '트레이드 인' 혜택 강화···롯데 등도 진출 막바지 담금질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트레이드 인'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쓰던 제품을 제조사에 중고로 반납하고 새 제품을 구입하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게 골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이오닉 5·6 등 전기차에만 50만원 할인 혜택을 줬지만 이달부터는 9개 차종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기존 차량을 매각하는 소비자를 위한 보상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차량 상태에 따라 매각대금의 최대 4%까지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타 브랜드 차량도 매각할 수 있다. 기아 역시 지난 1일부터 최대 30만원을 할인해주는 트레이드 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밖에 인증중고차 웹 사이트에서 상세 견적을 받은 당일에 최종 매각을 완료하는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0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신차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한 현대차·기아가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전 포인트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기존 차량 매각부터 신차 구입까지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며 신차의 제조공장(factory)에 해당되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다. 향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주요 권역에 이를 추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올해 중고차 판매 목표를 1만5000대로 제시한 상태다. 대기업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업체들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고객 소통을 강화하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다수 전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케이카는 최근 중고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숏폼테마관'을 선보였다. 이 곳에서 케이카 주요 차량은 물론 직영중고차 서비스 특장점, 중고차를 사고 팔 때 팁, 차량 관리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젊은 세대의 이목을 잡기 위해 MBTI 유형별로 각자 어울리는 차량 모델을 추천하는 '카BTI'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 롯데·KGM·르노 등도 눈독···세단 거래 활성화 등 새 트렌드도 앞으로 더 많은 대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점도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렌탈을 앞세운 롯데그룹은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작년 말 기준 중고차 렌탈 차량을 약 1만대를 운용 중이다. 중고차 경매 브랜드 롯데오토옥션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중고차 직접 수출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작년 말 출시한 중고차 장기렌탈 서비스 '마이카 세이브' 역시 고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장기렌터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중고차로 이 서비스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중고차 매매 사업을 시작할지 결정하기 위해 막판 조율에 한창이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후 매물을 확보하고 서비스 제공 내역을 확인하며 담금질에 나섰다. HL그룹 지주사인 HL홀딩스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중고차 매매업 등을 추가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장 분위기도 바뀌는 조짐이 보인다. 신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세단이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비 감가 상각 정도가 큰 만큼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 등록된 SUV(RV 포함)는 총 24만271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등록량의 69.5%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신차 10대 중 7대는 SUV였다. 세단 등록 대수는 9만1985대로 26.3%였다. 반면 지난 1~3월 중고차 시장에서는 세단 거래 대수(23만5817대)가 SUV(18만1044대)를 크게 웃돌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가슴을 뛰게 하는 차, 아우디 RS3

“콤팩트 스포츠 세단, 퍼포먼스로 완성되다." 아우디의 고성능 세단 'RS3'는 매력이 많은 차다. 모든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얼굴부터 가속페달을 밟으면 폭발적으로 뛰어나가는 가속 성능까지 '드림카' 면모를 다양하게 갖췄다. 여기에 더해 가격까지 합리적이다. 일상에서 매일 질주본능을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아우디 RS3를 시승했다. 아우디 초고성능 라인업인 RS의 엔트리 모델이다. 업체 측은 이 차가 폭발적인 퍼포먼스와 세단의 실용성이 결합된 차라고 소개하고 있다. 차를 보는 순간 마음이 흔들린다. RS 시그니처 디자인을 지녀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 것 같은 모습이다. 차량 전면 그릴 및 차량 후면에 부착된 RS 3 뱃지가 매력적이다. 19인치 휠, 윈도우 몰 블랙 패키지, 큼직한 공기 유입구가 달린 새로운 디자인의 전후방 범퍼 등이 외관의 포인트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540mm, 전폭 1850mm, 전고 1420mm, 축거 2631mm다. 아반떼보다 전장과 축간 거리가 각각 170mm, 91mm 짧은 정도다.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다. 키 180cm 성인남성이 앉았을 때 1·2열 모두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 머리 위 공간도 여유롭게 느껴졌다. 실내 디자인 역시 질주본능을 자극한다. 알칸타라 소재의 스티어링 휠을 포함한 RS 디자인 패키지가 기본으로 들어갔다. 벌집 패턴에 RS로고가 새겨진 나파 가죽 RS 스포츠 시트도 눈길을 잡는다. 작은 차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아우디만의 고품격 감성 품질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분석이다. 2.5L 5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품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407마력, 최대토크 50.99kg·m의 힘을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635kg이다. 숫자만 봐도 이 차의 강력함을 상상할 수 있다.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는 아우디 RS3를 최고의 달리기 선수로 만들어준다. 가속페달을 강력하게 밟으면 곧바로 몸이 뒤로 튕겨져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자세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네가 원하는대로 충분히 달릴 수 있어"라고 차가 속삭이는 듯하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3.8초다. 주행모드에 따라 배기음도 달라진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짐승같은 소리를 낸다. 오른발을 움직일 때마다 강렬한 엔진음이 나와 더 빠르게 달리고 싶게 만든다.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엔진 회전수를 더욱 높이면 무서운 속도감과 매력적인 배기음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총알에 올라탄 기분이다. RS3의 폭발적인 가속 성능은 직접 운전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쉽게 설명하기 힘든 수준이다. 아우디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와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의 각 드라이브 모드 별 차이를 극대화 해주는 'RS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해 이 차의 승차감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최고 속도는 280km/h, 연비는 복합 기준 9.2km/L다. 다양한 최첨단 안전 및 편의 시스템도 기본으로 갖췄다.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파크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홀드 어시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장착됐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차다. 일반 도로에서 레이싱카를 타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주행의 완성도가 높아 일상적인 차로도 이용할 수 있다. 아우디 RS3의 가격은 777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상품성 입소문 탔다” 매력만점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GV70은 2020년 데뷔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시 이후 하루만에 1만대가 계약됐을 정도로 기대감이 컸다. 제네시스 최초의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이 포인트였다. 상품성 교체 시기가 다가온 현재 GV70은 '기본기가 튼튼한 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럭셔리 감성과 달리기 성능을 모두 갖췄다는 입소문을 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국내 시장에서만 5280대가 팔려나갔을 정도다. 제네시스 GV70을 시승했다. GV80과 패밀리룩을 이루는 얼굴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날렵하다. 위아래가 분리된 헤드램프가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룬다. 범퍼 하단에는 엔진 하부 보호용 덮개를 적용해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측면 라인은 일자로 쭉 뻗었다. 쿠페형으로 완성된 후면부 디자인과 함께 질리지 않는 인상을 완성한다. 차량 제원상 크기는 전장 4715mm, 전폭 1910mm, 전고 1630mm, 축거 2875mm다. 투싼과 싼타페 중간 정도를 떠올리면 된다. 대부 마감재 등이 워낙 고급스러운데다 위아래 공간도 넉넉하게 구성돼 안에 탔을 때는 싼타페급 SUV를 탄 느낌이 난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SUV와 비교하면 더 비싼 소재를 적용하고도 가격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하다. 공간보다는 디자인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대시보드가 일자형으로 디자인됐는데 센터페시아에 버튼을 최소화해 상당히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제네시스 특유의 기어노브와 스티어링 휠 디자인까지 더해져 확실히 고급차에 탔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은 비행기 날개의 유선형(에어로다이나믹) 조형에서 영감을 받아 타원형 요소로 풍부한 볼륨감을 살렸다. 슬림한 형태의 송풍구와 이를 가로지르는 얇은 크롬 라인이 양측 문까지 이어져 탑승객을 감싸는 느낌의 넓고 깔끔한 공간감을 구현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3.5 가솔린 터보 모델에는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올라간다. 엔진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의 힘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이미 제네시스 여러 차종에 적용되며 안정성을 입증 받은 파워트레인이다. 달리기는 역동적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가 힘이 넘친다고 말을 건네는 듯하다. 초반 가속감이 워낙 뛰어나 SUV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정속 주행을 하다 추월 가속을 할 때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공차중량은 1995kg이다. 차체 균형이 잘 잡혀있다. 큰 엔진을 품으면서 적당히 단단한 하체를 지녀 고속에서도 불안한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코너를 탈출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속도를 내더라도 시끄러운 소리가 안으로 거의 들어오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앞유리와 창문에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엔진룸 격벽 구조를 갖춘 덕분으로 풀이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5.1초다. 19인치 기준 8.6km/L의 공인복합연비를 인증 받았다. 흐름이 원활한 고속도로를 100km 이상 달릴 때 실연비는 10~11km/L 정도가 찍혔다. 50km 가량 국도 구간에서 최적화된 주행을 하자 연비가 13km/L 이상까지 치솟았다. 연비 향상을 위해 제네시스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력이 상당히 많은 차다. 외모 뿐 아니라 실력까지 겸비한 팔방미인이라는 총평이다. 전동화 모델을 비롯해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제공한다는 것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요소다. 제네시스 GV70의 가격은 5040만~5989만원에서 시작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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