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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 일부 빗물펌프장 극한호우 막기에는 ‘역부족’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는 2022년 8월 집중호우 때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당시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진 탓에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피해로 여겨졌다. 하지만 폭우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빗물펌프장 시설이 극한 호우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데다 재해 적응력과 회복력도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익대 건설환경공학과 이승오 교수팀은 최근 서울 시내 12개 빗물 펌프장을 대상으로 '도시 홍수 적응역량 지수(UFACI: Urban Flood Adaptive Capacity Index)'를 산출, 국제 저널인 '응용 과학( Applied Science)'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서울 시내 120개의 빗물펌프장 가운데 12곳을 골라 빗물펌프장 배수구역의 홍수 대응력을 종합 평가했는데, 그 중 방배동과 금호동이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드러났다. '도시 홍수역량 지수(UFACI)'는 빗물펌프장의 단순 배수(排水)능력이 아닌 홍수로부터의 '회복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기존의 홍수 취약성 평가는 주로 침수심, 배수능력 같은 물리적 지표에 집중한 데 비해 UFACI는 경제력, 사회적 대응망, 물리적 인프라, 주민 위험 인식을 통합해 평가하는 지표다. 연구팀은 경제적 자원(소득, 재정자립도), 사회적 자본(재난 관련 기관, 의료기관), 인프라(저류용량, 배수능력), 위험 인식(EQ-5D 건강지표, 보험가입률, 과거 피해이력) 등 14개 세부 지표를 기반으로 퍼지 로직(Fuzzy Logic)을 적용해 0~1 사이의 UFACI 점수를 산출했다. 점수가 1에 가까울수록 회복력이 높은 지역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12개 배수구역 중에서 상위권과 하위권 구역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용산구 문배(UFACI 점수 0.977), 구로구 고척-1(0.970), 용산구 심원(0.958) 빗물펌프장은 상위권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높은 재정자립도와 보험가입률, 주민 대상 훈련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회복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언론이나 사회네크워크시스템(SNS)에서 언급되는 빈도도 낮았는데, 이는 실제 피해 사례가 적다는 방증이다. 이에 비해 서초구 방배(0.748), 성동구 금호(0.782), 용산구 보광(0.867), 동대문구 제기-1(0.879) 빗물 펌프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UFACI 점수를 받았다. 과거 홍수를 경험한 지역이고, 적응 능력이 낮아 재난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방배동 빗물펌프장의 경우 펌프 용량이 분당 1000㎥이었고, 저류시설 용량은 2600㎥인데, 유역면적이 77만8000㎡이므로, 1시간 동안 100㎜의 비가 내리고 그 빗물 중 80%가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빗물펌프장이 감당하기는 어렵다. 금호동의 경우는 재정자립도가 30.2%로 낮았고, 제기-1 빗물펌프장은 펌프 용량 등 물리적 위험은 중간 수준이었지만 재정자립도는 21.6%로 낮았다. 연구팀은 “하위권 지역에서는 집중호우 후 언론 보도나 SNS 언급 빈도가 높았는데, 이는 낮은 UFACI 점수와 실제 피해 발생이 일치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여 년간 배수관 확장, 펌프장 증설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당장 지난 5월에도 서울시는 “홍수 관리에 대응하기 위해 2029년까지 빗물펌프장·배수터널·저류조 구축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침수 방지시설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빗물펌프장은 3개소를 신설하고, 6개소는 증설키로 했다. 금호빗물펌프장도 318억원을 들여 2027년까지 증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극한호우는 갈수록 늘어나고 홍수 피해도 줄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홍수 피해를 예방하는 데는 인프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는 관련 시설의 유지보수나 장기 투자가 어렵다. 큰 피해가 없으면 투자와 관리가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의료·재난대응기관이 잘 갖춰져야 하고, 지역사회 차원에서 대응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연구팀은 인프라와 사회적 요소를 결합한 통합적 홍수관리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 '배수능력'에서 '적응역량'으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재난대응기관, 의료 인프라 확충, 지역 자원봉사 네트워크 운영 등 사회적 대응망 강화 △주민 교육, 저소득층 홍수보험 지원, 반지하 주거 개선 등 위험 인식 제고 △UFACI와 같은 지수로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등 지속적 모니터링 △재정 취약지역에 대한 균형 지원 등 형평성 있는 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이도, 글로벌 투자자와 태양광 프로젝트 본격화

클린테크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이도(YIDO, 대표이사 최정훈)가 세계적인 금융회사가 설립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전문기업 써밋에너지얼라이언스(이하 SEAL, 대표이사 방희석)와 손잡고 차세대 태양광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이도는 25일 70MW 규모 충남 당진 염해농지 태양광 발전 개발 사업을 SEAL의 자회사인 ㈜해와람(대표이사 박평남)과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7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연간 약 9만MWh의 전력을 생산하며, 매년 약 4만3000톤의 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는 나무 약 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이도와 SEAL은 당진 인근 지역에 130MW, 그 외 국내외 지역에도 추가적인 태양광 발전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확장을 본격화하고 △고효율 태양광 신기술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디지털 트윈 기술 및 AI 기반 운영관리(O&M)를 결합해 단순 발전을 넘어선 미래형 신재생 에너지 모델을 제시하고, 수익률과 안정성이 확보되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도는 특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클린테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비핵심 우량 자산(골프장, 호텔 등) 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여 IPO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최정훈 이도 대표이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은 이제 단순한 발전 수익을 넘어 탄소 감축 효과와 안정적인 인프라 수익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며 “당사는 이러한 글로벌 투자 트렌드에 부합하며, 투자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성을 함께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희석 SEAL 대표이사는 “이도는 국내 환경 인프라 분야에서 탁월한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이번 공동 개발을 통해 실질적인 탄소 감축 성과를 내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안정성과 확장성을 겸비한 재생에너지 개발의 모범적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알래스카 LNG 의제는 왜 쏙 들어갔나

한미 관세협상에 이어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의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한국과 일본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참여를 강요한 것과는 완전 다른 양상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동맹국 참여를 강요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협상 의제에서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알래스카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판매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어 이를 위해 기존 가스배관 건설이 아닌, 북극에 직접 LNG 수출터미널을 짓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알래스카 LNG는 주요 의제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방미단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LNG분야 인사들이 들어갔지만, 전반적인 미국산 LNG 수입 관련해서 참여한 것일 뿐, 알래스카 LNG 의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전 미일 관세협상에서는 일본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지분 참여 및 물량 수입에 합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사실 이 발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일본의 최대 에너지 공공기관인 일본에너지금속광물기구(JOGMEC)은 공개 자료를 통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자료에서는 결론적으로 프로젝트가 고비용, 높은 환경 리스크로 인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준공을 목표로 하는 2030년경에는 LNG 공급과잉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35년경에는 다시 글로벌 LNG 공급부족이 발생해 러시아와 알래스카의 LNG 공급이 긴요할 것이지만, 생산시기가 늦어지면 착공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 임기 내에 착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참여요구를 받은 국가들이 결국 사업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및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포함시키려 시도했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그룹은 이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 비용을 600억달러(약 83조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현재 추산되는 440억달러(약 61조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여기에는 1300km 가스관 건설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1300km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해 남부 니키스키지역에 수출터미널을 구축해 아시아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시행사인 글렌파렌그룹은 총사업비로 440억달러를 예상했다. 하지만 총사업비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 날 수 있고,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 사업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참여를 강요당하는 한국, 일본 등은 참여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을 반드시 실현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알래스카 지역을 발전시켜 북극항로 주요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방식으로 알래스카 LNG 사업 진행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부 가스전에 바로 수출터미널을 구축해 아시아와 유럽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기존 파이프라인 건설방식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 8월 중순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 사로프에서 열린 원자력산업 종사자 및 과학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북극권뿐 아니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도 LNG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북극권에서 야말 및 아크틱 프로젝트를 통해 LNG 생산 및 수출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북극 에너지 수출을 위해 확보한 원자력 쇄빙선과 중력기반구조물(GBS) 방식의 LNG터미널 기술이 사용됐다. 이 기술을 알래스카 LNG 사업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기온 1°C 상승하면 잠 설칠 위험 16% 상승

국내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기온이 1°C 오르면 수면의 질이 악화할 위험이 16%나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또, 소득이 낮을수록 수면의 질이 악화할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배상혁 교수팀은 최근 국제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전국 규모로 분석한 것은 이번 논문이 처음이다. 논문에서는 지역별로 1961년~1990년의 기온 평년값을 '기후기준(climate normal)'으로 삼고, 해당 지역의 2018년 연(年) 평균기온과 비교했다. 즉, 실제 연평균기온에서 평년기온을 뺀 값을 '온도 차이'라고 정의했다. 이 온도 차이가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본 것이다. 연구팀은 2018년 한국 지역사회 건강조사(KCHS-18)에 참여한 22만8343명 가운데 21만1134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에 대한 설문이 포함됐다. PSQI는 최근 한 달 동안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설문 참여자의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수면 시간과 수면 장애 등을 분석하게 된다. 성인은 7~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는 데 기반을 두고, 연구팀은 수면 시간이 하루 7시간 미만인 경우를 수면 부족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온도 차이'가 1°C 벌어지면, 즉 기후변화로 기온이 1°C 상승하면 수면의 질이 악화할 위험이 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본다면, 기온이 1°C 상승하면 한국 도시 거주자 가운데 약 249만 명이 수면 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수면장애는 자주 깨기도 하고, 기침 또는 코골이, 악몽, 통증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 주민 중에서 저소득층의 경우는 1°C 상승 시 수면의 질 악화 위험이 23%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중간소득층은 17%, 고소득층 중에서는 7%가 수면의 질이 악화해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전반적인 PSQI 점수로 나타나는 수면의 질 저하와 수면 시간 감소 같은 수면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었다"면서 “기후 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수면의 질에 영향을 받는 도시 거주자의 수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도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녹지·수변 공간과 녹색 인프라(가로수, 옥상녹화, 투수성 포장)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취약계층(저소득층)을 고려해 에어컨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공공 냉방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에어컨의 사용 여부나 소음 수준을 평가할 수는 없었고, 불면증이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기존 수면 관련 질환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연구의 한계를 설명했다. 더위 자체보다 더위로 인해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을 때 창밖 소음 때문에 수면의 질이 악화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EE칼럼] LNG 트레이딩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상호관세 15%, 미국 투자 펀드 3,500억 달러 조성, 미국산 에너지 4년간 1,000억 달러 구매를 골자로,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 재정수입 확보, 제조업 부활, 에너지 패권에 거의 부합하는 맞춤형 협상 타결로 보여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협상 결과 우리나라는 향후 4년 동안 매년 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해야 한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액이 이미 2024년 기준으로 약 232억 달러에 이르고 있어, 매년 20억 달러 내외의 추가 수입은 큰 부담이 아닐 수도 있다. 게다가 추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은 현재 12% 정도에 지나지 않고, 상당수의 가스공사 장기 도입 계약이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어, 미국산 LNG 수입 증가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LNG 수입을 최전방에서 책임지고 있는 가스공사의 속내는 매우 복잡해 보인다. 국내 LNG 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전망하고 있는 비현실적인 법정 수급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LNG 발전량은 2022년 157.7TWh에서 2038년 74.3TWHh로 약 53% 감소한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비중을 각각 29.2%, 35.2%까지 늘려 잡은 반작용이다. 계획이 실현될 경우, 발전용 LNG 수요량은 덩달아 약 1,200만 톤가량 줄어들게 된다. 가스공사의 장기계약 물량 중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만료되는 1,300만 톤에 거의 육박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장기계약 기간은 주로 20년이다. 가스공사가, 향후 15년 이내에 발전용 LNG 수요가 반 토막 나는 법정 수급계획을 무시하고, 20년 기간의 대규모 도입 계약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현재 가스공사는 카타르 및 BP와의 신규 계약을 통해 358만 톤 물량을 대체했을 뿐,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미국산 LNG로 대체하는 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계획의 수립과 실현은 다르다. 계획은 의지의 표현이라면, 실현은 의지와 현실적 제약 간 타협의 결과다. 정부는 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무탄소전원 중심의 에너지전환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가득 찬 세상이 정부의 의지대로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신규원전 완공 지연, 계속 운전 기간 단축, 재생에너지 확대 한계 등과 같은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면, 무탄소전원은 계획 대비 턱없이 부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LNG 도입 계약을 계획에만 입각해 체결할 경우,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국가적 에너지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에너지안보의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다. 가스공사는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법정계획의 수요 전망을 사뭇 초과하여 LNG 도입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 잉여 물량 해소보다 에너지부족이 초래하는 손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는 법정 에너지수급계획의 경직성을 완화해 법적 리스크를 줄여 주어야 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정부의 정책 의지와 별도로 다양한 현실적 가능성에 입각하여 발표하는 에너지아웃룩과 같은 형태면 충분해 보인다. 전체 물량의 과부족만 문제가 아니다. LNG 수요의 변동성 확대가 더 큰 문제다. 자연 조건에 따라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확대를 에너지저장장치(ESS)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LNG 발전의 병용이 필수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은 LNG 수요의 변동성으로 곧바로 이식되어, LNG 수급의 단기적 불일치가 수시로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이래저래 LNG 과부족의 빈번한 발생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이처럼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수급 안정화 방안은 트레이딩 역량 강화다. 가스공사는 단순한 수입공급사를 넘어 고도의 트레이딩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가스공사는 연간 약 3,600만 톤의 LNG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수입사일 뿐만 아니라, 1,216만㎘에 달하는 단일 기업 최대 저장시설과 전국 단일 천연가스 환상망을 보유하고 있다. 트레이딩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물류, 운송, 저장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조건을 이미 구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장 정보 분석, 금융 리스크 관리, 시장 참여자 간 네트워크 등 소프트웨어 능력은 한참 뒤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에너지 수급의 불확실성이 심화될수록, LNG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가스공사의 수급 조절 능력은 곧 국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다. 가스공사의 트레이딩 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박주헌

APCC “9~11월 전 지구 대부분 지역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 커”

기상청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기후센터(APCC)가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전 지구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크다고 예측했다. 23일 APCC 기후전망 아카이브에 따르면 오는 9~11월 전 지구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1.9%, 비슷할 확률 25.5%, 낮을 확률은 12.6%다. 남아시아 지역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76.3%이며 북유라시아 69.7%, 유럽 68.5%로 예측됐다. APCC는 △북극해 △북동 대서양 △아프리카 북서부 △중앙아프리카 △동인도양 △벵갈만 △중국 남동부와 히말라야 지역 △동아시아 △북태평양 △열대 서태평양 △미국 서부 △카리브해 △남미 남부 △아열대 대서양 서부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됐다. APCC는 남아프리카 서쪽 해역, 서인도양, 인도 일부, 적도 동태평양 남극 해역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의 기온은 평년보다 낮을 수 있다고 봤다. 적도와 아열대 중앙 및 동태평양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다소 클 수 있다. 강수량의 경우 북극, 사헬,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북부, 남서태평양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다소 크다. 중앙아시아 적도 태평양, 적도 아프리카 해안 지역은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크다. APCC는 전 세계 11개국 16개 기관으로부터 수집된 모델 결과를 종합해서 기후를 예측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산업부 알박기 인사, 왜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에 처음으로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사가 임명됐다. 이번 인사는 대선 전에 이뤄졌고, 취임 이후에도 외부에 거의 알리지 않아 인사가 났는지 조차 모르는 이가 많았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산업부가 이재명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담당할 핵심 기관에 인사를 미리 알박기함으로써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재생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에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김범식 전 산업부 팀장이 지난 5월 9일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에너지공단은 상임이사급인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인사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인사자료를 배포하지 않아, 업계와 언론이 최근에야 소식을 접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6월 3일 치러진 21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인사를 단행해 '알박기'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김범식 전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서비스투자지원팀장은 에너지공단 이사장 제청, 산업부 장관 임명으로 지난 5월 9일부터 소장으로 2년 임기를 시작했다. 김 소장은 지난 2005년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출범한 이후 첫 산업부 공무원 출신이다. 최근까지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에는 시민단체 출신이 자리를 맡아 왔다. 전임 유휘종 소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환경정의 등 단체에서 활동했다. 전전임인 이상훈 소장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출신으로 그는 현재 에너지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시민단체 출신들이 차지했던 자리에 산업부 인사가 온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산업부가 재생에너지 정책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및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정책을 수립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공공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주장이 나오면서 신재생에너지센터를 재생에너지청으로 격상시켜 이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대선 전부터 제기됐다. 이러한 곳에 갑자기 산업부 출신이 자리하게 되면서 재생에너지 주도권을 잡으려는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김 소장 임명 이후 두 달후에 인사 소식을 알게 됐다. 당시 상황이 워낙 분주해 관심을 두지 못했다"며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대선 직전에 소장을 임명한 것은 알박기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사소식을 알리지 않은 건 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산하 공기업·준정부기관(공공기관)장 및 감사를 바꿀 수 있는 '알박기 방지법'(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올해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알박기 방지법 통과 시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도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재명 대통령, 한·미 원전 협력 한 단계 더 도약시킬까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원전 협력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AI발 에너지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원전 300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의 원전 시공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양국이 협력하면 윈-윈을 할 수 있다. 이번 양국 협상을 통해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WEC) 간의 지적재산권 계약을 둘러싼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것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과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협력 등 현안이 워낙 많아 업계는 구체적인 투자·수출 협력 방향이 제시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조선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듯 원전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경우 산업 전반의 활력 제고와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체코 원전 계약 해프닝에서 보듯 신뢰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다. 만약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고, 원전주 급등락처럼 업계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이번 회담은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고, 글로벌 원전 공급망 재편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순방을 앞둔 21일 제8회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재 국제 정세와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중에 풀어야 할 현안들이 너무 많다"며 “외교에 있어서는 현재 일시적인 정권의 입지보다는 영속적인 국가,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씩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원전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최근의 'WEC 호구계약' 논란 등 여권 일각의 '반(反)원전' 정서를 넘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협력 강화를 위한 양국 간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합의하고 올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원전업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 내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양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자국 내 원전 설비 용량을 400GW로 늘리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원전 300기에 해당한다. 미국은 원전 설계능력은 세계 최고지만, 시공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46년 동안 미국에서 준공된 원전은 단 2기(보글 3·4호기)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1970년대부터 이후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총 30기가 넘는 원전을 건설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생태계와 가격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정해진 기간과 예산에 맞춰 건설한다는 '온 타임 온 버짓' 강점으로 유명해 올해 5월에는 체코원전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번 양국의 원전 협력으로 한국의 건설 생태계와 미국의 인허가·금융을 묶는 양자형 패키지가 검토될 수 있다. 정상 차원의 규제·금융 파이프라인(수출금융, 공급망 다변화)을 명시하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가시성이 커진다. 아울러 해외 원전 추가 수주에서도 양국의 장기적 협력 모델 구축도 기대된다. 체코 사례에서 보듯 정치·규제 신뢰를 동반한 컨소시엄 모델이 유효했다. 이번 회담에서 역할분담(설계·기술/건설·제작), 수출금융, 연료공급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합의하면, 폴란드·사우디 등 후속 시장에서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다. 특히 향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서 기술개발과 제작 분야 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원자력 주기기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라이선스 레퍼런스가 글로벌 표준으로 통용된다. 상호검증·데이터 공유·부품 상호인증에 대한 정상 차원의 문구가 담기면, 한국형 SMR의 해외 상업화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앞선 정상 합의의 연장선에서 제3국 공동 배치 모델도 현실화가 가능하다. 이미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등 미국 SMR 원자로 주기기 제작을 위한 기자재 제작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원전이 제2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우리의 주효 전략으로 쓰인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해 한국의 민간 조선사들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조선소를 건설하고, 미국에 기술 이전 및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과 미국은 정상회담 때마다 원전 협력을 주요 의제로 채택해 수출시장에서 공조를 약속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참여와 고도 안전·비확산 기준 준수를 명문화하며 원전 협력을 공식 어젠다로 끌어올렸다. 윤석열 정부도 2022년 정상회담을 통해 SMR 등 첨단원전 협력 및 제3국 공동진출을 재확인했다. '수출 플랫폼으로서의 한·미 공조'가 연속적으로 축적돼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원전 수출 공조는 물론 미국내 원전 건설에 양국 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전 정부에서 체결한 협력관계보다 훨씬 더 공고한 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의 첫 대형 원전 수출인 UAE 바라카 프로젝트에서는 한국 컨소시엄이 EPC를 주도하고, 미국은 미 에너지부의 설계·원천기술 사용 허가와 기자재·서비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 이 경험은 미국의 규제·금융·기술 생태계와 한국의 건설·운영 역량을 접목한 성공 사례로 남아 있다. 이어 한수원은 2024년 7월 체코 정부로부터 두코바니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올해 1월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문제에 합의하면서 2025년 6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손잡고 유럽에 진출한 첫번째 사례다.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의 지적재산권 합의 내용을 둘러싼 '호구 계약'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부 언론이 보도한 '한전·한수원과 WEC 간의 지적재산권 협정서'에 따르면 한전·한수원은 원전 수출 시마다 웨스팅하우스에 한 기당 1억7500만달러(약 2405억원) 정도의 기술료를 지급하고,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물품 및 용역 구매 계약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소형모듈원전(SMR)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의 승인 필요 △연료 공급권은 웨스팅하우스에 귀속 △체코를 제외한 유럽 전역과 영국·일본·우크라이나 및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시장에 신규 원전 수주 활동이 제한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매국 협상이라는 비판에 제기됐고,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원전업계에서는 한국의 원전 기술이 미국의 수출 통제를 받는 것은 원자력 분야의 특성상 불가피하며, 특히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는 기술료 2400억원은 체코원전 1기당 수주액 13조원에 비하면 1.8% 수준이기 때문에 결코 퍼주기 계약이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의 과제는 '정치 논쟁'이 아니라 거래비용을 낮추는 제도화다. 정상이 깔고 기업이 뛰는 한·미 원전 동맹 2.0의 설계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대차·기아, K-배터리 3사와 ‘전기차 안전기술’ 개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자동차∙배터리 기업들이 손잡고 보다 안전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자동차·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하 배터리 3사)은 22일(금)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경기 화성시 남양읍 소재)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지난 1년 간의 협업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협력을 더 고도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국가의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회사가 모두 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김동명 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최주선 사장, SK온 대표이사 이석희 사장 및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전기차 기술을 선도 중인 한국 기업들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안전기술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각 사 경영층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현대차·기아가 연구개발, 생산공정, 품질, 특허 등 전 부문에 소속된 인력을 모아 '배터리 안전확보 TFT'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배터리 3사가 화답해 1년 동안 긴밀하게 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협업의 일환으로 배터리 품질 및 안전을 강건화하기 위한 5대 협업 과제를 선정했다. 협업 과제는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배터리 3사와 공동 협업하는 분야와 각 사별 특화 기술을 활용해 협력하는 분야 등으로 나뉜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 간의 5대 과제 기반 협업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안전 특허 과제는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가 각자 개발한 안전 특허기술 공유를 목표로 한다. 각 사별로 배터리 셀이 비정상적으로 열화 할 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재, 설계, 부품구조 등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TFT는 지난 1년 간 단락 방지 기술 등의 공유 특허를 도출했으며, 앞으로도 신규 특허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은 유럽연합이 주도해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 및 재활용까지 모든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 하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국제 표준을 만족하고, 나아가 안전 특화 항목을 추가한 신규 배터리 품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설계 품질 과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 배터리 셀에 강건화 설계를 적용하고, 궁극적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인자의 설계 방식에서부터 개선점을 도출하고, 표준 검증 기준과 관리방안을 고도화해 셀을 설계하는 과정에 반영한다. 제조 품질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 신기술을 도입해 양산셀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셀 제조 공정을 점검해 생산 안정화 및 불량률을 감소하는데 협력한다. 향후에는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분석 품질을 높인 지능형 제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방 기술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셀의 데이터를 국립소방연구원에 제공해 소방청에서 기초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실제 화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TFT를 통해 배터리 셀 화재 감지 시스템과 화재 진압 기술을 공동 연구한 특허를 출원하고,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전기차 화재 발생 대응 가이드를 개정했다. 향후에는 소방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 간 운영해온 TFT 종료 후에도 5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현대차·기아-배터리 3사, 배터리 안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각 사는 안전 신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특허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열전이 방지 기술, 소방 기술 등을 고도화해 전기차 배터리 안전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 사장은 “이번 협력은 현대차·기아 및 배터리 기업 경영층의 의지, 연구진들의 헌신과 전문성, 그리고 정부 부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배터리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가 대항전'으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을 이루고, LG에너지솔루션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는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닌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로, 생태계 전반의 책임 있는 변화“라며 "삼성SDI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는 “K-배터리 3사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 안전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SK온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배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말날씨] 대구 36도·강릉 35도 푹푹 찌는 날씨

주말 대구의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에 덥고 찌는 듯한 날씨가 이어진다. 22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3일,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각각 22∼28도·22~27도 낮 최고기온은 31∼36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으로 오르겠고, 도심과 해안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나겠다. 전국에 구름이 많고 수도권 북부는 오전과 저녁 사이 소나기가 내리겠다. 23일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북부, 서해5도, 강원 중·북부 내륙·산지 5∼40㎜, 제주도 5∼20㎜다. 24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동부·강원내륙산지·충북·대구 경북·부산 울산 경남 5~40mm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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