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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서남권 인구 50만 ‘미래 신도시 혁신 벨트’로 대개조...국회 추가 증액 총력전

전남=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 기자 전남 서남권이 '인구 50만 에너지 혁신성장 벨트'로 대개조된다. 전남도는 인구 32만 명으로 인구 감소세에 있는 서남권을 인구 57만 명으로, 20만 명 이상을 늘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 국가 및 지역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전남 서남권에 △'AI 에너지 신도시' △'아시아태평양 해상풍력 허브' △국가 주도 'AI 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미래 첨단 에어로시티' △'첨단산업 및 RE100 융복합단지' 등을 집중 조성할 방침이다. 김영록 지사는 1일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을 잇따라 만나 '전남 서남권 인구 50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 조성 방안 등 미래 전남 성장을 견인하며, 심각한 국가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는 현안들을 중점 건의했다. 김용범 실장 등은 이날 김 지사가 제시한 사업들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서남권 인구 50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 조성 방안은 그동안 전남도가 서남권 발전을 위해 구상했던 계획을 보다 구체화해 집약한 것이다. 무안·영암·해남·목포 등 서남권 4개 시군을 첨단산업과 신도시 인프라로 대혁신해 인구 50만 규모의 신성장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우선 2035년까지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632만 평에 'AI 슈퍼클러스터 허브(데이터센터 3GW·민자 15조 원)'를 구축하고, 데이터센터 RE100 특화산단을 조성해 대규모 'AI 에너지신도시'로 조성한다. 목포 신항, 영암 대불산단, 해남 화원산단, 영암 기업도시 등에는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아시아 태평양 해상풍력 허브'로 만들 예정이다. 국립 해상풍력 연구소, 지원 부두, 배후 단지 등과 함께 기자재 특화단지까지 들어서 해상풍력지원선 국산화에 나선다.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된 'AI 첨단농산업 융복합 지구'를 서남권 신규 산단 100만 평에 조성하고, 무안공항 인근 160만 평에는 '첨단산업 및 RE100 융복합단지', '미래 첨단 에어로 시티' 등을 들어서게 하겠다는 것이 전남도의 복안이다. 이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모두 2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서남권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김 지사는 '광양 순천 일원 미래첨단소재 국가산단'(120만 평), 고흥 우주발사체 특구 내 '제2우주센터'(사업비 1조6200억 원), 나주 '인공태양 연구시설' 등 전남의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산업단지, 연구시설 등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을 건의했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을 만나 여수산단 등 지역산업 위기대응 지원, 전남 SOC 예산, 한국에너지공대 정부출연금 등을 이번 정부 추경에 반영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국정기획위원회를 찾아 이한주 위원장에게 '전남 미래 발전 건의 과제'를 전달하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전남이 국가 성장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면서 “대통령실에 전달한 전남의 미래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을 확신하며, 정부부처와 보조를 맞춰 법·제도의 개정부터 예산 배정까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역 여건과 미래 산업 흐름을 잘 결합한 의미 있는 구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충분히 공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등 만나 SOC·지역산업위기 대응 등 현안 건의 전남=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 기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1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과 면담,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정부 제2회 추경 지원을 건의했다. 김영록 지사는 지역 현안을 설명하며 “지역산업(석유화학) 위기대응 지구 지정 등 전남의 어려운 산업 여건 개선에 대한 제도는 마련했지만,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한 현실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산업위기대응 지원과 관련해선 “정부안에 37억 원이 반영됐지만 기업지원 부분에서 기업당 이차보전 2억 원 한도만 설정돼 실질적 자금수요에 부합하도록 기업당 이차보전 5억 원 한도가 적정하다"며 38억 원 추가 지원을 건의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출연금과 관련, “한전공대 출연금 부족분 200억 원에 대해 정부안에 100억 원이 반영됐지만, 한전공대 기본계획에 따라 100억 원의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며 “미래 신성장동력인 에너지산업 분야 핵심인재 양성과 함께 세계 수준의 공과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의 안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특히 전남 SOC 사업 국고지원에 대해선 “지역 경제발전과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SOC는 지역 형평성을 고려한 공정한 사업비 배분이 필요하나 2025년 국비예산은 약 8천억 원으로, 전년 예산 1조2000억 원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 수준"이라며 “지역 핵심사업을 계획기간에 완공하기 위해 추경 정부안 1300억 원에 이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최소 1천억 원 이상 추가 증액되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건의했다. SOC 증액 관련 주요 사업은 △여수 화태~백야 연결도로 800억 원(총사업비 6438억 원) △여수~남해 해저터널 사업비 400억 원(총사업비 8067억 원) △고흥 영남~포두 국도 77호선 시설개량 60억 원(총사업비 691억 원) 등 5개 사업이다. 전남도는 정부 제2회 추경에 이어 내년도 정부예산 심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임을 감안, 빠른 시일에 시군과 함께 국고 확보 전략을 재정비하고 김영록 지사를 중심으로 기재부와 중앙부처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과 긴밀히 협의하는 등 내년도 정부안 확보를 위해 전념할 계획이다. 국립의대·AI 에너지 신도시·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등 요청 전남=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 기자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1일 국정기획위원회를 방문해 이한주 위원장을 만나 새 정부 국정과제에 전남 핵심현안을 반영해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 출범 3주째를 맞아 새 정부 국정과제 선정 및 정부조직개편 작업에 가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현 시점이 지역 현안과제가 국정과제에 반영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여겨 전격 방문한 것이다. 주요 건의과제는 △의대 없는 전남에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설립 △'솔라시도 AI 에너지 신도시' 조성 △'석유화학·철강산업'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 추진 △'AI 첨단 농·축산업 융복합 지구' 조성 △우주발사체 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미래 100년 '초광역 교통망' 확충 등이다. 전남도가 지역 미래발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국정과제에 반영해야 할 핵심사업이다. 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광주·전남 타운홀미팅'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된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을 위한 지원 방안도 건의했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은 새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AI 산업, 재생에너지 산업 등 최적지로 정부정책을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남의 미래 발전과제가 국정과제로 반영되도록 많은 협조와 관심을 요청했다. 전남도는 지난 4일부터 김영록 지사를 단장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 대응 TF'를 운영 중이며, 지역 현안사업의 국정과제 반영을 위해 실국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합심해 중앙부처, 국회, 국정기획위원회 등 전방위적인 건의활동에 나서고 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강남 집값, 주식으로 잡겠다?”…이재명式 해법 시험대에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부동산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주식시장을 활성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자산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투자처로의 자금 흐름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정부가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이후, 대통령이 관련 문제를 공개 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투자 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까 자꾸 주택이 투자 수단 또는 투기 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 왔다"면서 “최근 금융시장이 정상화하면서 대체 투자 수단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 가는 것 같다. 이 흐름을 잘 유지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부동산 억제'보다 '투자 구조 개편'에 무게를 둔 국정 기조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집값 문제 해결 방식은 기존 민주 정부들과 다를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직접적인 가격 규제 대신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대체 경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산 흐름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 핵심이 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다. 낮은 기업가치 평가와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해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배당 인센티브 확대, 세제 개편 등으로 매력을 더하고, 이를 통해 투자 대안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언급하며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배당 인센티브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취임 직후에는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고 관련 전문가를 정부 요직에 발탁하는 등 혁신 산업과 자본시장 육성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AI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특례 상장 혜택을 주는 방안도 직접 챙기고 있다. 한국 가계의 자산 구조가 환금성이 낮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묶이면서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고, 가계부채를 확대해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정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8.6%에 달했다. 예·적금, 주식 등 금융자산은 16.8%, 자동차 등 기타 실물자산은 4.6%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28.5%), 일본(37%), 영국(46.2%)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방향'은 공감한다면서도 일부 우려도 내놓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과 부동산은 투자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며, 대체 관계가 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시장을 아무리 키워도 아파트를 살 사람은 여전히 부동산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며 “배당 인센티브나 세제 혜택만으로 가계 자산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뀌긴 어렵다. 주식시장 육성을 통해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면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생산적 자산인 주식시장으로 돌리려는 취지는 산업 성장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동산의 불로소득 매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배당·세제 혜택만으로는 자금이 이동하지 않는다"면서 “주식이 부동산보다 높은 기대수익과 안정성을 제공하려면 기업 펀더멘털 개선, 정보 투명성, 투기 억제 규제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령안 18건과 일반 안건 1건이 심의·의결됐다. 이 중 '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공무원임용령' '연구직 및 지도직공무원의 임용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순직 공무원이 특별승진된 경우, 유족에게 해당 계급에 준하는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 한국경제의 재앙 같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은 중동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6월 13일)과 미국의 추가 공격(6월 21일, 포르도·나탄즈·에스파한 타격)으로 촉발된 전쟁은 이란의 미사일 반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이어졌다. 6월 22일 이란 의회는 봉쇄 안건을 승인했지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종 결정이 미뤄지며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 이에 최근 휴전 소식이 전해졌지만 긴장은 여전하다. 이 혼란의 중심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경제에 있어 단순한 지리적 통로가 아니라 생존의 동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폭 3396km의 좁은 수로로, 세계 원유의 25%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통과한다. 하루 2,100만 배럴의 원유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UAE 등에서 이곳을 거쳐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는 “세계 석유의 동맥"이다. 해협의 가장 좁은 구간(33km)은 수심이 얕아 대형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항로가 34km에 불과하며, 대부분 이란 영해에 속한다. 이란은 이러한 해협을 위협할 기뢰, 대함 미사일, 킬로급 잠수함, 고속 공격정으로 군사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조선 공격과 기뢰 설치로 통항이 위협받은 전례가 있지만, 전면 봉쇄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이번 갈등은 미국의 직접 개입과 이란 의회의 봉쇄 승인(6월 22일)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란은 봉쇄를 세계 석유의 동맥을 차단하는 보복으로 규정하며,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에스마일 코사리는 군사 훈련이나 선박 검문으로 통항을 제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봉쇄는 이란에도 리스크가 크다. 이란의 석유 수출(하루 150~200만 배럴, 주로 중국으로)은 해협에 의존하며, 중국 등 교역국의 반발과 바레인 주둔 미해군 5함대와의 충돌 가능성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완전 봉쇄를 사실상 “경제적 자살"로 보지만, 제한적 교란(기뢰 배치, 선박 검문)만으로도 에너지 시장의 흐름을 막음으로써 혼란을 초래하기 충분하다고 경고한다. 현재까지 봉쇄는 실행되지 않았지만, 휴전 번복과 이란의 강경 발언은 위협을 현실로 만들 가능성을 높인다. 우리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에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원유 수입의 70%, LNG 수입의 40% 이상이 중동에서 오며, 99%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산업연구원은 봉쇄 시 한국 산업 생산비가 3.02%, 제조업은 5.19%, 서비스업은 1.39%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정유·석유화학·운송업이 직격탄을 맞는다. 중동에서 수입하는 나프타 등 원료 가격이 오르면 플라스틱, 합성수지 생산비가 증가해 중국 저가제품에 이미 타격을 입을대로 입은 석유화학공업 수출 경쟁력은 더욱 약화된다. 한국의 원유 비축량(정부 160일, 민간 포함 약 200일)은 단기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장기 봉쇄는 에너지 수급 불안을 초래한다. 유가 급등은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며,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1.0%)을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석유 수출이 50% 이상 감소하며 유가가 70달러 선을 돌파했는데 봉쇄가 실현될 경우 배럴당 120~150달러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해상 운송도 큰 타격을 받는다. 봉쇄 시 선박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며, 운송 시간(12주 증가)과 비용(선박당 약 100만 달러)이 급등한다.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아시아-유럽 항로가 이미 혼란을 겪고 있는데, 호르무즈마저 차단되면 글로벌 공급망은 심각한 병목 현상에 직면한다. 한국의 중동 수출, 특히 건설 수주(2025년 15월 전체 수주의 48.5%)는 프로젝트 지연이나 취소될 위기에 봉착한다. KOTRA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 국가의 방위비 증가가 재정부담으로 이어지며 한국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및 진행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금융시장은 변동성에 휩싸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 달러, 국채로 이동하며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최근 3,000선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국내주식은 에너지·항공주 중심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현재 1,350 수준을 등락하는 원·달러 환율은 봉쇄 우려가 현실화되면 재차 급등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비상대응반을 통해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을 실시간 점검 중이라고 한다. 단기적으로 비축유 활용과 우회 노선 검토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북미·호주산 원유 확대, 재생에너지 투자로 중동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중국, 오만 등 중재국과의 외교 협력도 봉쇄를 막는 데 필수적이다. 이스라엘-이란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에 중대한 시험대다. 유가, 물가, 수출, 금융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신속한 대응과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가 절실하다. 휴전 협상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한국은 이 생존의 동맥을 지키기 위한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김수현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 첫 출근…의료개혁 시험대 선 ‘K-방역 아이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은경 후보자가 30일 첫 출근하며, 보건의료계의 중심 무대에 다시 섰다. 코로나19 위기를 통솔했던 'K-방역의 상징'이지만, 이번엔 정부와 의료계 간의 첨예한 갈등, 정치적 의혹, 복지 재정 과제라는 삼중 난제를 안고 돌아왔다. 첫 출근 현장에서 정 후보자는 “의정 갈등의 본질은 신뢰 부족"이라며 “협력적 구조를 다시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앞에 놓인 현실은 단순한 대화 복원 이상의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 간 대립은 2024년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이후 전공의 단체행동과 병원 기능 마비라는 극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당시 복지부는 '복귀 명령'과 '법적 조치'로 대응했고, 의료계는 '기득권 몰이'라 반발했다. 정 후보자는 이 구도에서 '불신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의료계는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닌 정책 결정 방식의 구조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 수급 및 지역의료 격차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 제시 없이는 신뢰 복원도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사협회는 정 후보자에 대해 “위기관리 경험은 있으나, 정치적 중립성과 정책 결정권자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의 이번 입각은 정책 역량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일부 논란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배우자의 주식 보유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는 정책의 공정성과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보도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청문회에서 충실히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공직자 윤리와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향후 청문회 과정에서의 설명과 해명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시기의 '과학 기반 행정관' 이미지가 장관직 수행에 있어 정치적 방패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복지부 수장으로서의 정무 감각과 리더십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복지부는 현재 보건의료 정책뿐 아니라 기초생활보장, 장기요양, 아동돌봄 등 사회안전망 전반을 총괄하는 부처다.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정 후보자 앞에는 △의료인력 확충, △요양 인프라 확대,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라는 중장기 과제도 놓여 있다. 특히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복지 수요는 폭증하고 있어, 정 후보자가 강조한 “사회안전망 강화"는 추상적 비전이 아닌 재정 배분의 치밀한 전략과 이해관계 조정 능력을 요구받는다. 이를 위해선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사회,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정책 조정 체계가 필수적이다. 정은경 후보자의 복귀는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윤석열 정부 시기의 갈등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사회연대·공공성 가치와 실무형 리더십을 어떤 방식으로 접목시킬지 주목된다. 그는 첫 출근길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는 소통을 넘어 그것이 실질적인 정책 설계와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중요해 보인다. 의료개혁과 복지재정 조정, 사회적 합의 형성과 같은 복합적인 과제를 조율해 나가는 데 따라, 그가 말한 '신뢰 회복'이라는 목표도 더욱 구체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정은경 후보자는 방역의 중심에서 활약한 보건 전문가로서, 이제 복지국가를 설계하는 새로운 책임을 맡게 됐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의료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과학과 정치, 정책과 정무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다.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판단력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설득해 나가는 역량이 함께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는 이러한 기대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김태흠號 3년… 충남의 변화와 과제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민선8기 3주년을 맞아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의 도정 성과와 향후 과제를 밝혔다. 김 지사는 국가예산 확보, 기업유치 실적을 주요 성과로 꼽으며, 공공기관 이전 지연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도정을 역동적으로 만들고 도민들과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고 자평한 김 지사는, 무엇보다 3조 원 가까이 늘어난 국가예산 확보를 가장 큰 성과로 제시했다. 8조 3000억 원이던 예산은 11조 원대로 확대됐으며, 김 지사는 “타 시도에서 유례없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기업 유치 실적은 35조 원을 넘어섰다. 민선7기 때의 14조 5000억 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김 지사는 “앞으로 1년 동안 45조 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협의 중인 사업도 많아 달성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모사업 선정률도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가끔 탈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며 국가 미래산업 프로젝트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 다만 공공기관 이전은 답보 상태다. 그는 “윤석열 (전)대통령 공약이자 제 공약이기도 한 공공기관 이전이 경제학자들의 반대 등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다음 정부로 넘어갔다"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과 면담 때마다 이 사안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지사는 문화체육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환경 및 기후 관련 연구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충남 유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유치할 기관들을 리스트업해 놓았고, 해당 기관들과 접촉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정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지사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R&D 분야 등에서는 유연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상법과 노동법 개정 역시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29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민주노총 출신 인사가 임명된 데 대해선 “기업에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도지사 재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계약직 도지사로서 3년을 보냈고, 앞으로 1년 남았다"며 “주어진 책무에 충실하겠다"고만 밝혔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 때문에 잘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충남의 이익을 위해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가겠다"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與 “상법 개정안 경제 살려” vs 경제단체 “부작용 심각, 재고해야”

국회에서 오는 4일 상법 개정안 처리가 유력한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재계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자본 시장, 주식 시장을 활성화해야 결국 경제도 살아나고 기업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반면 과도한 소송과 경영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신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6단체(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와 간담회를 갖고 상법 개정안 통과의 당위성을 설명햇다. 진 의장은 “(소액 주주 권리를 강화한 상법 개정안 입법을 통해)시중 자금부동산, 아파트 같은 비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기보다는 자본시장, 주식시장 같은 생산적인 분야로 더 많이 흘러가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우리 경제의 구조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 의장은 예상되는 부작용은 곧바로 시정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상 부담이 다소 있다고 하더라도, 상법이 개정되면 우리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뛰어오르는 계기가 될 거라고 기대한다"며 “(경제계에서) 우려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얼마든지 제도를 보완하고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법 개정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오랜 과제인 만큼 이제는 이를 실현하면서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 신속 처리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김남근 민주당 원내민생부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에 대한 재계의 우려는 향후 보완 논의를 통해 반영하겠다"면서도 “이미 시장에 기대가 반영된 사안인 만큼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송 남발과 배임죄 확대 등 부작용 우려에 대해선 “법원이 경영 판단의 재량을 인정해 이사의 책임을 무한정 확대하지 않고 있다"며 “상법에 경영판단 원칙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 지수가 3100선을 돌파하는 등 주가 반등과 자본시장 활성화 흐름 속에서 민주당이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열렸다. 민주당은 다음달 4일까지 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상법 개정안이 폐기된 이후, 더 강화된 형태의 개정안을 이달 다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 규정과 함께, 집중투표제 활성화,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전환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경제계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실제 기업 경영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시했다. 특히 배임죄가 남용될 경우 과도한 소송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그간 사법 판례를 통해 정립돼 온 '경영판단의 원칙'을 주주충실의무 조항과 함께 법률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조했다. 이사회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다한 경우라면, 설령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경영상 판단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이 상법에 명확히 반영돼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안 중 일부는 이미 국회에서 논의돼 처리된 바 있지만, 이제는 집권 여당으로서 결과를 미리 단정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충분한 논의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도 현재 한국 경제가 구조적 산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상법 개정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진 의장을 비롯해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 오기형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 김남근 원내민생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주요 6개 경제단체가 함께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대책 강력했지만...효과는 글쎄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이 예상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나왔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이른바 6.27 부동산 대책이다. 한마디로 가계대출 총량관리 강화이다. 가계대출 총량목표를 하반기부터 당초 계획 대비 50%, 정책대출은 연간 공급계획 대비 25% 감축한다는게 핵심이다, 갑자기 대출 문이 막히자 계약을 했거나 계약을 앞둔 많은 수요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은행창구와 현장은 우왕좌왕 난리도 아니다. 6월 4주차 한국부동산원 주간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서울 주간 상승률 평균이 0.43%로 2018년 9월 0.45% 이후 6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성동구 0.99%, 마포구 0.98%는 신기록이다.0.43%, 0.99%가 뭐가 대수라고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주간 상승률이 0.99%는 연간으로 환산하면 52% 상승이다. 10억원 아파트가 1년만에 15억2천만원 올라가는 속도로 올랐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친 집값이다. 이걸 그대로 방치하는 정부는 없다.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예정되어 있고 아직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이 되지 않아 7월 상황보고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서울 한강벨트 아파트값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더 이상 기다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최근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대책이 불가피했지만 기존 민주당과는 다르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기에 요억제보다 뭔가 다른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했건만 역시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처음으로 집을 사는 생애최초 대출한도까지 줄이고 1주택자가 필요해서 갈아탔는데 보유하던 내 집을 무조건 6개월 이내 팔아야 한다는 것은 지나치다.집을 한번이라도 팔아본 사람들은 안다. 아마 시간에 쫓겨 급매로 던져야 할 수도 있다. 집 하나 산 것이 뭐가 그렇게 큰 죄라고 급하게 팔도록 압박을 하고, 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데 1억원밖에 못 빌리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무엇보다 소득과 집값 상관없이 대출한도가 6억원이고 6개월 내 강제로 입주를 해야 한다는 규제가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돈이 부족한 실 수요자가 대출을 받아서 집 하나 사는 것이 이렇게까지 잘못한 일인가? 집값이 오를 수 있는 것이라 수요억제보다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은 이번 대책 한번으로 공염불로 끝났다. 실 수요자가 집을 사서 집값이 올랐다면 개인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공급을 하지 못하고 수요를 분산하지 못한 국가의 잘못이고 책임이다. 몇 달 정도는 거래량과 상승률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는 있다. 이걸 집값 안정이라 생각한다면 단기 목표달성은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거래량이 줄고 상승률이 둔화된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올해 상승 분 정도 반납하는 수준의 하락을 안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대출규제를 한다고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집 한 채를 급매로 파는 집주인들은 많지 않다.최근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상황을 보면 더욱 더 그렇다. 당장 하반기부터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은 줄어들어 내년부터 몇 년 간 입주물량 절벽이 된다.기준금리 인하 추세흐름은 변함이 없으며 추경으로 유동성은 더 늘어난다.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한다고 입주물량이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입주물량 부족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억제하면서 393개 정비사업 구역을 해제한 부작용임을 알아야 한다. 대출규제의 효과는 길어야 6개월이다. 사람들은 규제에 적응을 한다. 6개월 내 입주하라면 입주를 하면 되고, 다주택자를 막으면 1주택으로 하면 되고, 6개월 내 처분하라면 팔면 되고, 처분을 못하면 대출을 받지 않고 전세를 끼고 갭 투자를 하면 된다. 사업자대출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집 안 사고 전세로 가면 된다. 집 안 사서 죽은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안 사도 된다. 다주택자 대출을 원천봉쇄하고 입주를 강제하면 똘똘한 한 채는 더 강해지고 전세가격은 더 올라간다.전세가격 올라간다고 전세대출까지 막으면 월세가격이 올라간다.시장은 누르면 누를수록 반응을 하고 왜곡이 된다. 문제는 심리다. 지금 아니면 서울 아파트를 사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기다려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핵심인데 문재인 정부처럼 또 시장을 억누르는 강공책을 선택했다. 문재인 시즌2가 되는 순간 더 이상 시장은 정부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한번은 실수이지만 두 번은 실력이다. 김인만

‘두산 원전맨’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업체 사장인 김정관(56)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총괄 사장을 지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친원전이나 탈원전이냐라는 흑백 논리가 아닌 원전+신재생에너지간 적절한 배분을 추구하는 실용주의적 정책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경제 관료와 실물경제 경험을 모두 갖춘 인물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한국은행 자본시장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전 수출 마케팅을 이끌며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수주 활동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김 후보자는 열정 있는 관료로 평가받으며, 경제 전반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산업 현장 경험을 겸비했다"며 “지금은 성장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1968년 전남 장성 출신인 김 후보자는 광주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재무부, 대통령비서실, 세계은행,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서 다양한 정책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두산경영연구소 대표, DLI 전략지원실 부사장을 거쳐,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다. 그의 지명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는 문재인 정부 때의 탈원전 정책이나 윤석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배제 기조보다는 원전+신재생간 적절한 조합을 추구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전환할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1%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기업경기 지표도 ‘암울’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경기 지표 역시 밝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요 기관들의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각각 0.8%, 현대경제연구원은 0.7%, JP모건은 0.5%의 성장률을 제시하며 1%를 밑도는 수준을 예상했다.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경제 충격이 컸던 시기들과 맞먹는 저성장 전망이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한국 경제 생태계의 침하, 성장력과 역동성의 퇴조' 포럼에서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10년 평균 장기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씩 하락하면서 올해 0%대에 진입할 것“이라며 "'제로성장' 시대가 오면 연간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역성장이 2년에 한 번꼴로 나올 수 있고, 외환위기 이상의 매머드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성장률 하향의 배경으로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을 시사하는 선행지표에서도 뚜렷한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 점을 꼽고 있다. 미국의 관세 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경기마저 본격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일부 대내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은이 6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서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90.2로 집계됐다. 지수는 3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하다가, 이달 하락세로 돌아섰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2024년) 평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4.6으로 집계됐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과 비교한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그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매달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역대 최장 부진 기록을 경신 중이다. 새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단순한 경기 부양에 그치지 않고 1%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3%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산업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을 통해 시급한 내수 부진을 완화한 뒤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경기를 회복시킬 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기업이 추경 30조로 경기가 살아 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것으로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려는 친노동 정책을 미루는 등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李 정부 첫 한미 고위급 관세협상…“상호관세 유예 연장 장담 못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첫 고위급 통상 협상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려 양측이 미국 측이 부과한 관세를 최소화하기 위한 '호혜적 딜'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한국이 유예 대상에 포함될지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2일~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정부 인사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미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관세를 포함한 한미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번 방미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방미로 여 본부장이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 간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전략을 소개하고, 양국에 '상호 호혜적 딜'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선의와 의지를 전방위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협상이 아니라 향후 한미 간 협력의 틀을 새롭게 구축할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미국의 관세조치로 인해 그간 한미 양국이 쌓아온 협력 모멘텀이 약화되지 않도록 미측과 치열하게 협의해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의 방미 기간 중인 24∼26일 워싱턴 DC에서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등 주요 의제와 관련한 세부 현안들에 관한 상호 입장을 좁혀나가기 위한 제3차 한미 기술협의(technical discussions)도 함께 진행됐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실무 대표로 나선 한국 대표단에는 산업부 외에 유관 부처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7월 8일까지인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다시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관세가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 본부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새 정부는 한미 협상을 최우선 순위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한미 협상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지금부터는 우리가 협상을 가속할 준비가 됐다는 의지를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조선, 군수, 원자력 등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한미가 상호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굉장히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통상 환경이 매우 불확실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국내적 상황으로 한미 간 협상이 지체됐지만 지금부터는 실용주의적,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상호호혜적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해 미국 측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한국과 무역 협상을 하는 동안 상호관세를 더 유예할 가능성에 대해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아직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긴박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정치적인 환경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사실 진도가 많이 나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유예 시한까지) 2주가 채 안 되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아마도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해서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워낙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어떤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미국과 선의로 협상을 해왔다고 인정되는 국가에는 좀 더 유예하면서 계속 협상을 진행하자고 할 수도 있고, 선의가 별로 없고 미국으로서 협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국가들이라면 어떤 형태로 페널티가 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나라에 보내겠다고 한 '관세 서한'과 관련해 아직 한국 정부는 그런 서한을 받은 적은 없다고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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