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재직 당시 과도한 전세나 대출 부담 없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기본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3년 동안 다섯 차례 전셋집을 옮긴 뒤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홍 후보자의 주거 이력과 현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배치된다고 비판하며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2012년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기 직전 보유하고 있던 경기 수원시 성원아파트를 2억5000만원에 매도했다. 홍 후보자는 같은 해 8월 보증금 3억5000만원에 노원구 건영아파트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8월에는 같은 노원구에 있는 그린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전세보증금 3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2018년에는 보증금 4억1500만원인 수원 래미안노블클래스로 거처를 옮겼다가 같은 해 다시 서울 영등포구 소재 아파트로 이사했다. 당시 영등포구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은 5억7000만원이었다. 이어 2021년에는 전세보증금 9억2500만원에 영등포구 당산롯데캐슬에 입주했다. 2012년 수원 아파트를 처분한 뒤 노원과 수원, 영등포 등에서 다섯 차례 전셋집을 옮긴 셈이다. 홍 후보자는 이후 지난해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구로구 신도림태영타운아파트를 10억500만원에 매수해 현재 거주하고 있다. 주택 매수 과정에서는 매매가격의 절반 이상을 금융기관과 가족에게 빌려 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영끌 매수' 논란도 제기됐다. 홍 후보자는 주택담보대출로 3억6700만원을 조달했고, 배우자는 중도금 2억원을 지급하기 전날인 지난해 4월 15일 모친으로부터 1억7000만원을 빌렸다. 배우자는 연 4.6%의 이자를 지급하고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한 뒤 원리금을 균등 상환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올해 변경계약을 통해 원금 상환 유예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홍 후보자가 과거 기본주택을 설명하며 내놓은 발언과 실제 주거 이력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홍 후보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1년 11월 기본주택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과도하게 전세, 또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할 필요가 없이 적정한 금액에 안정적으로 본인이 원할 때까지는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수단을 보급하자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장관이 올라탄 주거 사다리를 이제 국민은 이용하기 어렵다"며 “정부 고위직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전세 갈아타기를 적극 활용하고 국민은 더 이상 쓰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 이재명 정권 부동산 정책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 측은 해당 아파트 매입이 투자나 시세차익을 노린 거래가 아니라 실거주 목적이었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자 측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아파트는 시세차익이 아닌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는 현재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다만 홍 후보자의 과거 발언은 전세나 대출을 이용한 내 집 마련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라기보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장기 거주가 가능한 공공주택을 공급하자는 기본주택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홍 후보자의 실제 주거 이력과 기본주택 관련 발언이 정책적 소신과 배치되는지는 향후 인사청문회의 주요 공방 소재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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