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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V 앞세운 현대차 ‘팰리세이드’, 연간 최다 판매…정의선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 적중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올해 완전변경 모델 출시와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흥행을 이끌며 내연기관과 친환경 모델을 병행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시장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팰리세이드의 글로벌 판매가 19만2285대를 기록해 이전 최다 판매량인 2023년의 16만6622대를 넘어섰다. 2018년 처음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사양을 갖춰 △2019년 10만7514대 △2020년 15만7133대 △2021년 15만7688대로 지속 증가해 현대차의 대표 SUV로 자리잡았다. 2022년에는 판매량이 15만1427대로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해 현대차가 첫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면서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16만6622대가 판매됐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에도 16만5745대로 2년 연속 16만대 이상을 판매돼 스테디 셀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는 현대차가 2018년 처음 출시 이후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출시해 국내외에서 두루 인기를 얻었다.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5만5291대, 해외에서는 13만6994대가 팔려 처음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팰리세이드는 해외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팰리세이드의 미국 판매량은 2019년 출시 이후 올해 11월까지 59만2425대를 기록해 팰리세이드의 누적 해외 판매량(76만1927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팰리세이드의 인기 요인으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신차 효과와 함께 친환경차 라인업의 대세로 자리잡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꼽고 있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넉넉한 실내 공간성에 3열 공간 기반의 7인승 및 9인승 모델로 구성되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 적용해 2.5 터보 가솔린과 2.5 터보 하이브리드 2개의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E-라이드', 'E-핸들링' 등 구동모터를 활용한 주행특화 기술을 적용해 주행성능을 향상시켰고 실내 V2L과 스테이 모드 등의 기능을 추가해 전기차에서 누릴 수 있었던 EV 특화 편의 기술을 하이브리드 모델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11월 팰리세이드의 국내 판매량 5만5291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3만3862대로 61% 이상을 차지하며 해외에서도 2만대 이상 팔려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성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을 유연하게 생산·판매하는 정의선 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팰리세이드를 비롯한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전동화 전환을 이어가는 동시에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수요 정체의 반사이익이 집중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라인업을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함해 18개로 확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여가 활동의 증가와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니즈 확대로 현대차의 대표 SUV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높은 연비와 우수한 성능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 팰리세이드의 판매량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눈·비 잦은 연말연시, 안전운전 ‘차량 관리’ 이렇게

연말연시 교통량 증가와 강추위로 도로 환경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한 차량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눈길과 결빙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겨울철에는 평소보다 꼼꼼한 차량 점검과 안전 운전 습관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연말연시를 맞아 겨울철 안전 운행 요령을 안내하고 다양한 캠페인과 홍보 활동을 펼치면서 사고 예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기업들은 겨울철 차량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타이어'를 꼽았다. 추운 날씨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타이어 내부 공기가 수축해 공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 2회 이상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고 적정 수준보다 약간 높게 주입하는 것이 좋다. 또 눈길과 빙판길을 대비해 접지력과 제동력이 뛰어난 겨울용 타이어로 미리 교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눈길과 빙판길은 일반 노면보다 4~8배 더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용 타이어는 겨울철 노면 환경에 최적화된 고무 성분과 트레드(타이어와 지면이 닿는 표면) 디자인 및 구조 설계가 적용돼 영하의 기온과 눈길, 빙판길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력과 제동 성능을 제공한다. 실제 한국타이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눈길에서 시속 40㎞로 주행하며 제동할 경우 겨울용 타이어의 제동거리는 18.49m였지만 사계절용 타이어는 37.84m에 달했다. 빙판길 테스트(시속 20㎞ 제동)에서도 겨울용 타이어는 사계절용 대비 약 14%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겨울용 타이어는 앞바퀴나 뒷바퀴만 두 개씩 교체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앞바퀴만 교체하면 뒷바퀴 접지력이 낮아져 급격한 코너링 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고 뒷바퀴만 교체하면 앞바퀴 접지력이 낮아져 언더스티어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안전을 위해 네 바퀴 모두를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동차 업계는 엔진 과열과 차량 동파를 막아주는 부동액도 겨울철 안전 운행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액은 2년 또는 주행거리 4만km를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권장된다. 배터리 역시 강추위에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내려가면 배터리 내부 화학 반응이 느려져 성능이 저하되고 히터나 열선 장치 사용으로 전력 소모가 늘어나 방전 위험이 커진다. 이를 대비해 겨울철에는 가급적 실내 주차장을 이용하고 장기간 운행하지 않을 때는 주 1회 30분 정도 차량을 운행해 방전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 교체 주기는 일반적으로 3년 또는 주행거리 5만km 이내지만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1만km마다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계는 주행 후 사후 관리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겨울철 도로 결빙을 예방하기 위해 뿌려진 염화칼슘은 차량 하부 부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겨울철 장거리 이동이나 눈길 주행 후에는 고압 세척기로 차량 하부를 꼼꼼히 씻고 세차 후 남은 물기가 얼지 않도록 잘 닦아내는 것이 효과적인 관리 방법으로 권장된다. 차량 관리뿐만 아니라 운전 습관도 평소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노면 결빙 구간이나 블랙아이스가 많아 주행 위험성이 높다. 빙판길에서는 제동 거리가 길어지므로 평소보다 속도를 20~50% 줄이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겨울철 교통사고는 미끄러짐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차량이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밟거나 기어 단수를 낮춰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감속하는 것이 좋다. 또 엔진을 예열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속하면 차량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시동 직후에는 저속으로 운행하며 엔진을 예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길 출발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눈이 쌓인 도로나 언덕길에서는 갑작스러운 힘으로 바퀴가 헛돌 수 있으므로 스노우 모드 기능을 활용하거나 변속기를 매뉴얼 모드로 변경해 2단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눈이 내리는 날에는 주간에도 전조등을 켜 시야를 확보하고 폭설 시에는 안개등도 함께 점등해 주변 차량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눈이 쌓인 도로에서는 앞차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 주행하면 미끄러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업계는 기본적인 차량 관리와 올바른 운전 습관만 지켜도 충분히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는 설명한다. 황규석 케이카 진단실장은 “올겨울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에 대비해 운행 전 차량 점검을 꼼꼼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겨울철 안전 수칙과 차량 관리법만 잘 지켜도 사고 위험을 줄이고 차량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글로벌 ‘퍼스트 무버’ 현대차그룹, 탄소중립 종착역 ‘수소 시대’ 앞당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탄소중립의 종착역인 '수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글로벌 '퍼스트 무버'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장 성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시각으로 기술·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수소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국내에서 개최된 글로벌 수소 행사인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를 통해 수소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포부를 공유했다. 수소위원회 CEO 서밋에는 글로벌 100개 기업 CEO 및 수소 산업 리더 200여명이 참가했다.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에는 26개국의 280여개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해 수소 관련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수소 리더십'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사로서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전략적 논의를 주도하며 세계 주요 수소기업 리더들과 긴밀한 결속을 다진 게 대표적이다. 또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에서는 그룹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를 중심으로 그룹사 공동 부스를 마련했다. 수소 생산, 수소 충전 및 저장, 수소 모빌리티, 산업 애플리케이션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기술과 역량을 다양한 실제 적용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와 관련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한 'CES 2024' 현장에서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수소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이라는 산업 전 주기에 걸친 밸류 체인 구축을 위해 지자체 및 정부 기관들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충청북도 등과 '충청북도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청주를 수소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스마트 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청주시에 건설 중인 바이오가스 활용 청정수소 생산시설의 규모를 확대해 하루 2000kg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지난달에는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 등과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평택항을 탄소중립 친환경 그린수소 항만으로 조성하기 위해 평택항 기아·현대글로비스 사업장 내 수소연료전지(FC) 발전기 도입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사업 진행, 평택항 일대 수소 생산·공급 인프라 구축 등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이미 2024년 11월부터 국내 최초의 수소 카트랜스포터 차량을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평택항에 이르는 왕복 약 40km 구간에 시범 운영 중이기도 하다. 평택항 인근 항만 탈탄소화와 대기오염 개선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와도 손잡았다. 그린수소 및 분산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제주도는 △그린수소 생산 확대를 위한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 및 인프라 확충 △수소트램 도입 △항만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 물류 운송 및 수소 인프라 구축 등 수소산업 전 과정에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협력 추진 사례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년 '현대차-울산시-광저우시 수소 생태계 공동협력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중 대표 산업도시이자 수소 선도 도시인 울산시, 광저우시와 수소 관련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로써 글로벌 수소사회 전환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공표했다. 이 밖에도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싱가포르경제개발청(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과 '수소 중심 저탄소 기술 개발 기회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 역할을 함께 수행 중인 프랑스 대표 산업용 가스 기업인 에어리퀴드와 수소 모빌리티 확대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 및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전략 실행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그린 수소의 생산 및 활용 상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수소 시장의 확대를 목표로 여러 기업들과 파격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버스 전문 운송그룹인 K1 모빌리티와 협력해 광역노선 차량 총 3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한국조선해양 등과 협력해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수소 어플리케이션 다변화 및 수소의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정부 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경주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최고 모터 출력 150kW 기반의 고효율 동력성능과 최대 720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갖춘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 이지 스타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최대 240만원의 수소 충전 요금을 지원함으로써 수소차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디 올 뉴 넥쏘는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판매 7000대를 돌파했다. 디 올 뉴 넥쏘는 최근 유명 유튜버들의 장거리 주행 챌린지에서 단일 충전으로 1400.9km를 주행하는데 성공하며 공인 1회 충전 주행거리의 두 배에 가까운 기록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전 주기에서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수소 생산 등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을 선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에서 PEM 수전해, W2H, 암모니아 크래킹 등 에너지 생산 효율을 높이고 분산 전력망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그룹사의 다양한 수소 생산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7년 준공 예정인 울산 수소 연료전지 신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PEM 수전해 시스템을 생산하는 것에 더해 △전북 부안과 충남 보령에도 1MW급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오는 2029년까지 제주도에 5MW급 PEM 수전해 설비를 개발하는 등 수소 생산 확대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5 재계 말말말] 정의선 “위기에 위축될 필요 없다” 현대차그룹 계속 달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구성원들에게 '도전 의식'과 '강한 리더십'의 필요성을 수차례 당부했다. 관세 전쟁 등 각종 불확실성 탓에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았지만 '미래차'나 '로봇' 같은 변화를 위해 계속 움직여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벽두부터 '이순신 장군'을 언급했다. 그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굉장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행동이다. 언제 어느 때보다 이같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순신 장군은) 자신의 일에 매우 몰두했고, 주변을 챙겼고, 공학적 정신이 있었고, 문과적 식견도 탁월했다"며 “또 작은 것과 큰 것을 모두 잘 챙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 리더이기 때문에 이러한 리더십이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대차그룹이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는 위기 의식에서 나왔다. 국내에서는 계엄 사태로 정국이 불안했고 미국 새 정부 수립 및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된 상태였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지난 1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방문해 “우리가 함께 이뤄가고 있는 혁신과 불가능한 도전들을 돌파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다"며 “우리의 여정은 지금까지도 훌륭했지만 진정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직면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올해 3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기업으로 처음으로 210억달러(당시 약 31조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국내 경제인으로는 처음으로 두 번째 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백악관으로 초청받아 주요 정계 인사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 “관세에 대비해 공장을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보다는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할 차량을 저탄소강으로 만들어 팔아야 하는 시기기 오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 로보틱스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기술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한국과 미국간 동맹을 강화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했다. 지난 8월 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을 긴급 체포·구금할 당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고 전해진다. 정 회장은 9월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도 한국인 근로자들이 풀려나 귀국하는 것과 관련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함께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만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또 지난 10월 미국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에서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당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국 방문에 대해 모두의 기대가 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하며 “(한국-사우디간) 신재생에너지,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다각적인 사업 협력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회사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도 내놨다. 정 회장은 이달 초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좀 늦은 편이고,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어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격차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이기 때문에 안전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앞으로 갈 길이 더 멀기에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며 “많은 도전이 있어서 과거에 저희가 잘했던 부분, 또 실수했던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년만에 반등 픽업車, 여세 몰아 ‘내년 판 키우기’

올해 국내 소형트럭(픽업) 시장은 기아와 KG모빌리티가 신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활기를 불어넣은 한 해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KG모빌리티와 GM한국사업장(한국GM)이 내년에 신규 모델 출시를 예고하면서 그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픽업시장이 활기를 넘어 경쟁 열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KG모빌리티의 신형 픽업 'Q300(프로젝트명)'과 한국GM이 수입·판매하는 GMC의 '하머EV'와 '캐니언'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픽업 시장은 신차 부재가 이어지며 시장 전반이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픽업 시장의 최근 5년간 판매량은 2020년 3만8117대에서 △2021년 2만9567대 △2022년 2만8753대 △2023년 1만7455대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 1만3475대로 5년새 3분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기아의 '타스만'과 KG모빌리티의 '무쏘EV'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침체 국면을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픽업 시장에 신차가 추가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기간 국내에 신규 등록된 픽업 대수는 2만349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 대수(1만3475대)보다 68.4%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전동화 모델과 수입 브랜드까지 가세할 경우 픽업 시장이 단순 상용차를 넘어 레저·라이프스타일 차량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게다가 내년 두 종의 신차 픽업 출시가 예고되면서 침체됐던 픽업 시장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KG모빌리티는 '무쏘 스포츠&칸'의 후속 모델인 Q300을 내년 1분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Q300의 파워트레인은 2.2리터(ℓ) 디젤 엔진과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 2종으로 운영된다. Q300은 정통 아웃도어 스타일을 강조한 디자인에 주행 성능도 강화했다. 외관 디자인에 따라 무쏘와 무쏘 그랜드, 적재함 크기에 따라 숏바디과 롱바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선보인 전기 픽업 무쏘EV에 이어 내연기관 모델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전기차부터 내연기관까지 아우르는 픽업 풀라인업 구성을 마치게 됐다. 이를 통해 상용 수요는 물론 레저·개인 소비자까지 폭넓게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Q300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KG모빌리티 임직원들이 최고 품질 결의대회를 열고 품질 경쟁력 확보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KG모빌리티는 Q300 출시에 앞서 선행 양산차를 활용해 출시 전까지 품질 및 연구개발(R&D)을 주축으로 실도로 주행 평가 진행 및 제조 품질에 대한 최종 완성도를 점검할 계획이다. 한국GM 역시 내년 프리미엄 브랜드 GMC의 하머EV와 캐니언 등 두 종의 픽업 모델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미 GMC는 허머EV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국내 수요를 진작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허머EV는 GMC가 야심 차게 선보인 순수 전기 슈퍼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브랜드 전통의 강인한 이미지와 최첨단 전기차 기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모델이다. 허머EV는 GM의 첨단 EV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이 집약됐으며, 특히 4륜 조향 기반의 크랩워크 기능을 통해 차량을 대각선으로 움직일 수 있어 좁은 공간과 험로 모두에서 뛰어난 기동성과 차별화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GMC의 중형 픽업트럭 캐니언은 기존 '시에라 드날리'에 이어 GMC 픽업트럭 제품군을 확장할 모델로, 정통 픽업트럭의 성능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차별화된 수요를 노린다. 또 한국GM은 GMC의 캐니언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캐니언은 글로벌시장에서 강력한 온·오프 로드 성능을 인정받았다. 2.7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구성으로 최고출력 350마력을 발휘한다. 아울러 오프로드에 특화해 서스펜션 등을 개량한 '캐니언 AT4X'도 내놓는다. GMC의 허머EV와 캐니언의 잇단 출시로 한국GM은 기존 '시에라 드날리'와 쉐보레 '콜로라도'를 포함해 한국시장에서 총 4종의 픽업 제품군을 거느리게 됐다. 이를 통해 GM한국사업장은 프리미엄 수입 픽업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작된 픽업 신차 출시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의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라인업이 형성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첫 女 사장 발탁·자율주행 점검…‘혁신’ 속도 내는 정의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창립 이래 첫 여성 사장 전면 배치와 자율주행 기술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등 조직과 기술을 동시에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조직문화 혁신과 미래 기술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그룹의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정 회장은 2025년 정기 인사를 통해 진은숙 ICT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는 현대차 창립 이래 최초의 여성 사장 탄생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 구조 속에서 여성 리더십이 발현되기 어려운 조직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진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이른바 '유리천장'을 정면 돌파했다. 진 사장은 지난 3월 현대차 첫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승진으로 그룹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ICT 전문가 출신의 진 사장은 2021년 12월 현대차에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전사적 자원 관리(ERP) 구축, 클라우드·데이터·플랫폼 기반의 IT 생태계 혁신을 주도해 왔다. 특히 NHN 최고기술책임자(CTO)와 NHN 소프트·NHN EDU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며 클라우드, 보안, 협업 플랫폼 등 신사업과 기술 조직을 이끈 경험은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전환(SDV) 전략에 실질적 추진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진 사장은 앞으로 그룹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실행을 총괄하며 'IT식 유연 문화'와 '자동차 제조 실행력'을 결합하는 조직 혁신을 이끌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정 회장은 포티투닷(42dot) 판교 본사를 직접 방문해 자율주행 및 SDV 전략의 중간 점검에 나섰다. 장재훈 부회장과 첨단차플랫폼본부(AVP)본부 주요 임원이 동행한 이번 방문에서 정 회장은 아이오닉6 기반의 레벨2+ 엔드 투 엔드(E2E)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를 시승했다.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의 외부 입력을 딥러닝 신경망 처리 장치(NPU) 하나로 통합 처리해 인지부터 제어까지 전 과정을 통합하는 구조다. 총 15km 구간을 약 30분간 시승 이후 정 회장은 주요 임원 회의에서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송창현 전 대표 사임 이후 첫 최고경영층의 현장 점검으로 외부 우려 해소와 내부 기술 신뢰 재정비 행보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 미래 산업 분야에 50조5000억원, 자율주행 상용화는 2027년 말, 고도화된 완전 자율주행 개발에도 전략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현대차·기아, 英서 전기차 보조금 받는다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탄소중립 연합기구 SBTi로부터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승인받았다. 지난 9월 현대모비스가 처음으로 SBTi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SBTi는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로,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세계자연기금(WWF) 등 주요 환경 국제기구가 공동 설립한 기구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기반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검증하는 게 업무를 맡고 있다. 25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달 초 SBTi로부터 오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 계획 관련 승인을 받아냈다. 지난 8월 SBTi에 가입해 기업 단위의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제출한 현대차와 기아는 신청 4개월 만에 심사에 통과한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사업장의스코프 1), 스코프 2),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스코프 3) 감축 목표를 모두 제출해 승인받았다. 감축 계획 내용은 현대차가 오는 2030년까지 스코프1(온실가스 직접배출량)과 스코프2(전력 사용 등 간접배출량) 규모를 2024년과 비교해 42% 줄이고, 스코프3(공급망 전체 발생 간접배출량)에서 63% 감축한다는 목표이다. 기아도 오는 2035년까지 스코프 1∼3 모두 2024년 대비 63% 줄인다는 목표이다. 이번 SBTi 승인 획득으로 현대차·기아는 영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에 영국 정부의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기아 영국법인을 통해 판매되는 준중형 전기세단 'EV4 에어'와 중형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 패신저'가 대당 1500파운드(약 293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 한국 차량으로는 영국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는 첫 사례라고 기아는 전했다. 연합뉴스

정의선 ‘고객 중심’ 경영 철학 통했다…현대차그룹, 글로벌 수상·호평 쏟아져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 연말 글로벌 주요 기관으로부터 안전성과 상품성을 잇따라 인정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 스포티지는 중남미 신차 안전성 평가 '라틴 NCAP'에서 별 다섯(☆☆☆☆☆) 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평가에서 스포티지는 성인 및 어린이 탑승자 보호, 첨단 안전 기술 등 핵심 평가 영역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특히 라틴 NCAP의 엄격한 평가 프로토콜에서 강조하는 구조적 강성과 능동형 안전 시스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아는 K3, K4, EV4에 이어 스포티지까지 라틴 NCAP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중남미 지역에서 인정받았다. 현대차도 디 올 뉴 넥쏘가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획득했다. 유로 NCAP 테스트는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유럽의 신차 평가 프로그램으로 유럽에서 판매 중인 자동차에 대한 안전성 검증 테스트를 실시해 매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평가 항목은 △성인 탑승자 보호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 △안전 보조 시스템 등 총 4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종합 평가 결과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넥쏘는 충돌 시에도 승객 공간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탑승자를 잘 보호하고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이 탑재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최고 등급을 달성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2021년 아이오닉 5, 2022년 아이오닉 6, 올해 9월 아이오닉 9 등 전용 전기차 모델에 이어 이번 수소전기차 넥쏘까지 유로 NCAP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달성하며 전동화 라인업의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 2018년 1세대 넥쏘가 수소전기차 중 세계 최초로 유로 NCAP 평가에서 별 다섯을 받은 데 이어 2세대 모델도 최고 등급 달성의 쾌거를 거두며 수소 모빌리티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강화했다. 기아는 지난달 상용차 업계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기아는 지난 달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인 '솔루트랜스'에서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했다. 이 상은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상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수상은 세계 올해의 밴 34년 역사상 한국 브랜드 최초이자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로도 최초 수상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을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단 26명 전원 일치로 수상이 결정돼 PV5의 독보적인 완성도와 전동화 기술 혁신성을 완벽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또 기아 PV5가 유럽 브랜드 중심의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기아는 2023년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 부문 EV6 GT 수상을 시작으로 2024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세계 올해의 전기차'에 EV9, 올해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EV3가 수상한 데 이어 PV5가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함으로써 4년 연속 세계적인 무대에서 전동화 모빌리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세계 올해의 밴은 유럽 각국의 글로벌 경상용차 전문 기자단으로 구성된 비영리 기관 IVOTY가 주관해 선정하는 경상용차 업계의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1992년부터 34년째 이어져오고 있으며 해당 연도에 출시된 경상용 차량을 대상으로 가장 혁신적인 가치를 지닌 차를 선정해 시상한다. 2026 세계 올해의 밴은 올해 12개국 이상에서 판매를 개시한 경상용 차량 중 최종 후보에 오른 7개 차량을 평가단이 직접 시승을 통해 △기술 혁신성 △효율성 △안전성 △환경성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다. 이 같은 쾌거는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고객이 차량 안에서 더 편안하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기관으로부터 현대차그룹 차량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상품성과 안전성을 갖춘 차량을 제공해 고객 신뢰를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현대차 ‘여성사장 1호’ 탄생…진은숙 ICT 부사장 승진

현대차자동그룹이 소프트웨어(SW)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그룹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IT 역량 강화를 위해 SW·IT 부문의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차그룹은 SW 및 IT 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진은숙 ICT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 첫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진은숙 사장은 2022년 ICT본부장으로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 등 그룹의 IT 혁신 전략을 주도해 왔다. 특히 진은숙 사장은 NHN CTO 등 ICT 산업에서의 다양한 경력을 통해 클라우드·데이터·플랫폼 등 핵심 분야에서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을 갖췄으며 현대차그룹의 IT 생태계 혁신을 주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 정착에도 앞장서 왔다. 향후 진은숙 사장은 그룹 IT 시스템과 인프라 전반의 개발·운영 역량을 고도화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 그룹 IT 전략 수립 및 실행에서도 중추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은숙 사장은 올해 3월 현대차 최초로 여성 사내이사이자 IT 전문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인사로 현대차 첫 여성 사장에 오르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SW 전문기업 현대오토에버는 기술과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발자 출신인 류석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 내정했다. 류석문 신임 대표는 2024년 현대오토에버에 합류한 이후 SW플랫폼사업부를 이끌며 IT 시스템 및 플랫폼 구축,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등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해 왔다. 류석문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발 문화 혁신 및 우수 개발자 양성에도 힘써 왔으며 앞으로 기술·품질 중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 차원의 소프트웨어 혁신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류석문 대표는 쏘카 CTO,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등 주요 경력을 거치며 IT·모빌리티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SW 및 IT 부문에서 기술과 개발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가성비’ BYD 안착…中전기차, 한국에 ‘프리미엄 승부수’ 던진다

올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한국 진출 1년 만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안착에 성공하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가 내년 국내 입성을 서두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리홀딩그룹의 프리미엄 전동화 모빌리티 브랜드 지커(Zeekr)가 한국법인 지커코리아 설립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중 첫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커는 이미 에이치모빌리티ZK, 아이언EV, KCC모빌리티, ZK모빌리티 등 4개 파트너사와 한국 판매 딜러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초 서울 서초·대치·송파 등 핵심 거점 지역에 4~5개 전시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커가 한국 시장에 선보일 첫 모델로 '7X'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지커가 국내에서 7X 관련 상표를 출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초기 라인업을 사실상 확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7X는 지커의 최신 SEA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프리미엄 세그먼트 모델이다. 장거리 주행 성능과 고성능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특징이다. 현재 환경부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인증이 완료되는 대로 국내 공식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사양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천 위 지커 부사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내년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 지커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향후 한국에 지커가 성공적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커는 가성비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운 BYD와 달리 프리미엄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커 7X의 가격은 5만2990유로(약 9263만원)에서 6만2990유로(1억1012만원)로 형성돼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일부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높은 가격대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지커는 당장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벽을 넘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대로 출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지커가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 이미 국내 전기차 시장에는 제네시스 등 국내 업체들과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은 지커가 가격 부담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커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만큼 가격 책정이 시장 안착의 최대 변수"라며 “올해 출범한 BYD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선택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초 한국 시장에 발을 들인 BYD는 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중국산 이미지를 극복하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올해 11월 누적 판매량 4955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판매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연말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연간 판매량 5000대 돌파는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BYD의 한국 시장 안착의 주요 배경우로는 출범 첫해 3종의 전기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특히 경쟁 차종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해 '가성비 강점'을 부각시키면서 중국 전기차의 존재감을 빠르게 키웠다. BYD는 올해 소형 SUV '아토3'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7' 등 총 3종의 신차를 출시했다. 아토3의 경우 상위 트림 기준 3300만원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낮아진다. 인기 차종으로 부상한 씨라이언7 또한 판매 가격은 449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등을 감안할 때 실구매가는 3000만~4000만원 초반대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BYD는 올해 초 한국 법인 출범 당시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에는 '돌핀'과 '한' 등 최소 두 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모델 역시 경쟁 브랜드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여 판매량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지커 역시 한국 시장에서 BYD와 같은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이미지 못지않게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전기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조차 고전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은 국내 소비자 특성을 고려하면 지커의 구매층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아직 완전히 개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역시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환경에서 지커가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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