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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첨단소재, 베트남에 1억달러 투자…카페트 신공장 건설

HS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해 자동차·상업용 카페트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내장재 수요가 늘어나는 데 대응해 베트남 생산거점을 확대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최근 베트남 다낭시 땀탕 산업단지에서 카페트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회사는 기존 광남법인의 타이어코드·에어백 공장 부지 39만㎡에 11만㎡를 추가 확보한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 인프라는 총 50만㎡ 규모로 확대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추가 부지에 2029년까지 BCF(Bulked Continuous Filament) 원사와 자동차용·상업용 카페트 생산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특히 신공장에서는 원사 생산부터 완제품 카페트까지 한 곳에서 생산하는 '원사-카페트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원료 수입부터 BCF 원사 생산과 가공, 방직(Tufting), 백킹(Backing), 라미네이팅(Laminating)까지 생산 전 과정을 연결해 생산 효율과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내장재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회사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활용해 바이오 성분 함량을 30%로 높인 'Bio-Based PET 카페트'를 비롯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Recycled PET 카페트', 폐어망을 활용한 'Recycled NYLON 카페트'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내장재에도 바이오·재활용 소재 적용을 늘리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임진달 HS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바이오 및 리사이클 소재 등 친환경 내장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땀탕 신공장의 원사-카페트 일관 생산체계를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충전기 안 사도 된다…현대차·채비, 3년 쓰면 ‘내 것’ 되는 ‘충전 구독’ 출시

현대자동차가 충전기를 구매하지 않고 일정 기간 이용한 뒤 소유권까지 넘겨받을 수 있는 가정용 충전 서비스를 내놨다. 현대차는 충전사업자 채비와 함께 가정용 전기차 충전 구독 서비스 '마이홈차저'를 30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제네시스 전기차를 보유하고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등 전용 주차 공간을 확보한 고객이 대상이다. 이용 고객에게는 7kW급 완속 충전기와 기본 설치 비용이 지원된다. 월 최소 약정 충전량은 300kWh이며, 충전 요금은 kWh당 245원이다. 최소 약정량을 기준으로 하면 월 이용료는 7만3500원이다. 계약 기간은 36개월이며, 약정 종료 후 충전기를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기간이 끝나면 별도 비용 없이 사용하던 충전기의 소유권이 고객에게 넘어간다. 채비는 약 140만원 상당의 7kW 충전기와 기본 설치비를 지원하고, 설치 후 2년간 무상 사후관리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충전 관련 정보는 채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충전 이력과 약정량, 잔여 충전량, 남은 이용 기간 등을 볼 수 있으며, 가입 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롱레인지의 전비와 연간 주행거리 2만km를 기준으로 3년간 최소 약정량을 이용하면 기존 현대차 홈충전기 상품보다 67만원, 외부 채비 급속충전기 이용보다 153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포르쉐·벤틀리, 고성능 럭셔리 ‘전기 SUV’ 맞대결

럭셔리카 브랜드의 전동화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포르쉐코리아는 포르쉐의 두 번째 순수 전기 SUV인 '카이엔 일렉트릭'을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국내에서 처음 공개한 뒤 전시 투어 등을 진행해 온 모델이다. 국내에는 카이엔 일렉트릭과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이 먼저 출시되며 카이엔 S 일렉트릭과 쿠페 모델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113kWh 배터리를 탑재해 상온 복합 기준 최대 512km를 주행할 수 있다. 800V 전기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 400kW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 이내 충전이 가능하다. 포르쉐 최초로 무선 충전 기능도 선택할 수 있다. 성능도 기존 내연기관 스포츠 SUV에 맞췄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고출력 1156마력, 최대토크 153.0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442마력, 최대토크 85kg·m, 0→100km/h 가속 4.8초의 성능을 낸다. 국내 판매 가격은 카이엔 일렉트릭이 1억4230만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이 1억8960만원부터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중심의 라인업을 이어온 벤틀리도 순수 전기차 시장에 합류했다. 벤틀리는 지난 24일 영국 런던에서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Torcal)'을 세계 최초 공개했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의 네 번째 모델이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도심형 럭셔리 SUV로 개발돼 기본형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 두 가지로 구성된다. 토르칼에는 800V 기반 113kWh 배터리가 탑재됐다.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km다. 최대 400kW 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 만에 충전할 수 있으며, 7분 충전으로 약 161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성능 역시 럭셔리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에 걸맞게 구성했다. 토르칼은 최고출력 821마력, 최대토크 121.7kg·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에는 3.4초가 걸린다. 토르칼 S는 최고출력 888마력, 최대토크 137.7kg·m를 내며 2.9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각각 시속 250km와 260km다. 영국 판매가는 17만3300파운드(3억 1000만원)부터로, 벤틀리 4개 차종 중 가장 저렴하다. 다만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SUV에도 고성능 전기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있다"며 “주행 성능과 대형 배터리 등 브랜드가 강조하는 전기차 기술을 보여주기에도 적합한 차급"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장] “지금껏 이런 벤츠는 없었다”…서킷에서 깨어난 ‘원 맨 원 엔진’의 진가

그야말로 질주다. 총길이 4.3km의 트랙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터질 듯한 배기음과 타이어 긁히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서킷 곳곳에는 타이어가 미끄러지며 남긴 검은 자국들이 선명하다. 피트레인 입구, 펄럭이는 AMG 깃발 아래 'AMG GT 55 4MATIC+' 8대가 양쪽 라인에 늘어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드라이버 시트에 앉아 팔을 뻗는다. 스티어링 휠에 손목이 자연스럽게 닿는다. 딱 맞는 간격이다. 정신없이 서킷을 돌다 계기판으로 시선을 옮기면 시속은 180㎞. 살아있다는 감각이 온몸을 깨운다. 지난 29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가 열린 경기도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와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찾았다. ◇ 서킷 옆 오프로드 코스…AMG부터 G-클래스까지 한자리 AMG 스피드웨이는 2018년 10월 문을 연 국내 AMG 브랜드 전용 서킷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고성능 AMG 차량의 주행과 교육을 위해 운영하는 곳으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AMG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입문 과정인 'AMG 디스커버'부터 심화 과정인 'AMG 퍼포먼스', 'AMG 어드밴스드', 야간 주행 프로그램인 'AMG 나이트 서킷' 등이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단순히 서킷을 한 바퀴 도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AMG 디스커버에는 슬라럼과 원선회, 브레이크·차선 변경 등 기본적인 차량 제어 훈련이 포함되고, 퍼포먼스 과정에서는 드래그 레이싱과 코너링, 드리프트, 브레이크·차선 변경 등을 다룬다. 올해 하반기에는 입문 과정에 인근 도로를 달리는 온로드 주행도 추가됐다. 서킷 인근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10월 문을 연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다. 실제 자연 지형을 활용한 상설 오프로드 코스로, 경사로와 바위·모래·자갈 노면, 나무 범피와 물웅덩이 등을 갖췄다. SUV 코스는 9개, G-클래스 전용 코스는 14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약 30도 경사로를 오르내리거나 바위 구간을 통과하고, 노면에 따라 바퀴별 접지력이 달라지는 상황도 경험하도록 만들어졌다. 운용하는 차량의 종류도 다양하다. 실제로 이날 주차장에는 AMG 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낮고 날렵한 AMG GT 55와 GT 43 뒤로 대형 SUV GLS 580, G-클래스 G 450 d와 G 580, G 63 등이 나란히 자리했다. 퍼포먼스 모델부터 묵직한 SUV까지, 서킷과 험로를 누빌 차들이 한 공간에 뒤섞여 있었다. ◇ 풀숲·돌밭·30도 경사…'오프로드 크롤'로 손 안 대고 편하게 가장 먼저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에 올라탔다. G-클래스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로, 네 개의 전기모터가 각 바퀴를 개별적으로 구동하는 구조다. 평평한 아스팔트가 아닌 바퀴마다 닿는 노면이 달라지는 험로에서 각 바퀴의 구동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G-클래스 전용 코스의 다양한 장애물을 넘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G-코스에서는 사이드미러를 바로 스칠 듯 우거진 풀숲이 이어졌다. 바닥에는 축구공만 한 돌들이 빈틈없이 깔려 있었다.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고 한쪽 바퀴가 들릴 정도의 요철, 온몸이 앞뒤로 쏠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졌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험로였지만 G 580의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을 켜니 수월했다. 로우 레인지가 작동한 상태에서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차를 움직이는 기능으로, 오프로드에서의 크루즈 컨트롤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G 580에는 2㎞/h의 '슬로우 크롤', 보행 속도 수준의 '가변 크롤', 8㎞/h의 '패스트 크롤' 등 3단계가 마련돼 있다. 실제로 오프로드 크롤을 켜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었다. 스티어링 휠을 꽉 붙잡고 바퀴가 향할 방향을 조절하는 데 집중하면 됐다. 거친 노면에서도 차는 설정된 속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처음에는 움직임이 낯설어 직접 페달을 밟기도 했지만, 몇 차례 장애물을 넘은 뒤에는 오히려 크롤 기능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이후에는 크롤 기능에 모든 걸 맡긴 채 조향에만 집중했다. 오프로드에 익숙해져 편안해질 때쯤 '사이드 슬로프' 구간에 다다르자 다시 아찔해졌다. 오프로드 콕핏에 표시된 경사도는 30도 안팎까지 올라갔다. 살면서 이런 경사로에 차를 올려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가파른, 평소 도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각도였다. 사이드미러 너머로는 옆쪽의 길바닥이 시야 대부분을 차지했다. 몸이 옆으로 쏠리자 안전벨트가 가슴 쪽을 강하게 조여왔다. 차가 얼마나 기울었는지 몸으로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기울어진 차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천천히 경사면을 통과했다. G 580은 최대 35도의 측면 경사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 “한 사람이 한 엔진"…AMG GT 55, 서킷에서 본색 AMG 스피드웨이로 돌아와 다시 AMG GT 55 4MATIC+를 마주했다. 바닥에 붙을 듯 낮게 깔린 차체와 양쪽으로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넓게 벌어진 그릴까지 마치 작은 맹수를 보는 듯했다. 보닛을 열자 엔진 한쪽에 작은 은색 명판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엔진을 조립한 장인의 서명이 새겨져 있었다. AMG의 '원 맨 원 엔진(One Man, One Engine)' 철학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숙련된 장인 한 명이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맡는 방식으로, 엔진에는 이를 담당한 장인의 이름과 서명이 남는다. 서킷 주행은 인스트럭터의 무전과 함께 시작됐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설정하고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트랙에 진입했다. 곳곳에 놓인 색색의 콘이 눈에 들어왔다. 초록색 콘을 기준으로 스티어링 휠을 꺾어 '턴인'하고, 노란색 콘을 향해 코너 안쪽으로 차를 붙이며 '에이펙스'를 노렸다. 인스트럭터의 무전에 따라 직선에서는 속도를 높이다가 코너 앞에서 감속한 뒤 차를 안쪽으로 붙이고, 코너 바깥으로 빠져나오면서 다시 가속페달을 밟는 동작을 반복했다. 시속 100㎞를 넘긴 상태에서 코너를 돌아도 GT 55는 매끄럽게 궤적을 그렸다. 스티어링 휠을 반바퀴 돌리는 만큼 차가 정확하게 따라왔고, 조향 타이밍을 조금 놓쳐 급하게 방향을 바꾸는 순간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총길이 4.346㎞에 16개 코너가 이어지는 서킷이었다.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면 곧바로 코너가 나타났고, 다시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여야 했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GT 55의 성격이 확실히 드러났다.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f·m를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도달한다. 가속이 붙는 순간 등이 시트에 강하게 밀착되고 뒷목이 당겨왔다. 속도계가 시속 180㎞를 넘어가자 가속감에 계기판을 볼 여유도 없었다. 시선은 앞을 향한 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현재 속도를 확인했다. 차체가 순간적으로 노면에서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에도 GT 55는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잡았다. ◇ 괴물 같은 성능 뒤에는 '트레이닝'…20년간 정비 인력 500명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차량의 주행 성능이 전문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차량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는 기본적인 차량 정비부터 파워트레인, 전기·전자 시스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차량 진단까지 단계별 교육을 진행한다. 지난 20년간 AMT·AET와 아우스빌둥을 통해 약 500명의 자동차 정비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특히 고전압 시스템을 다루는 인력은 별도의 전문 교육을 거친다. 공현상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 총괄 상무는 “평생 기계만 만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전기를 만져야 한다"며 “기계와 전기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교육도 굉장히 많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전압 전문가 과정은 굉장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라며 “차량의 안전뿐 아니라 정비하는 사람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테크니션 교육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공 상무는 “처음 들어오면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그다음 시스템 테크니션, 진단 테크니션으로 올라간다. 전국적으로 100명이 채 안 되는 진단 테크니션은 병원 의사와 같은 역할"이라며 숙련된 진단 인력을 양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배터리까지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 역시 장기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중국산 전기차, ‘트로이의 목마’ 될까…군 주요시설 출입 안보 논의 열려

군 주요시설에 출입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보안 문제를 놓고 관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기차가 카메라·센서·GPS·통신 기능 등을 갖춘 '이동형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군사시설 관련 정보가 수집·전송될 가능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현재 커넥티드 차량의 군 시설 출입을 직접 통제하는 규정이 없다며 군사기지와 차량을 등급화해 출입을 차등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군 주요시설 중국산 전기차 출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열고, 중국산 전기차의 정보·데이터 보안 위험과 군 주요시설 출입관리 기준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데이터 저장보다 누가 접근·통제하나가 중요" 발제를 맡은 김준영 서울대 에너지자원신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기차가 차량 위치와 주행정보, 카메라·레이더·마이크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클라우드·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원격진단 시스템 등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스마트 커넥티드카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데이터가 한국에 저장돼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스마트 커넥티드카의 데이터와 차량 시스템에 대해 실질적인 접근과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저장 위치뿐 아니라 해외 본사나 관계 기업의 접근 가능성, 관리자 계정과 암호키 권한, 원격관리 권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는 커넥티드카의 정보·데이터 주권을 사전에 통합적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대응 사례도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미국 의회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와 관련해 열렸던 공청회의 제목이 '트로이의 목마'였다"며 “미국은 이미 커넥티드카를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차량 연결 시스템, 소프트웨어 공급망, 소유 통제 구조가 결합된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안보에 있어서 전방에 있는 국가들도 중국산 커넥티드카의 국가 안보 시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면서 “폴란드 같은 경우는 중국산 전기차와 전기버스의 출입 자체를 제한하고 있고 군사시설 게이트에 중국산 전기차 출입 금지 표지판을 설치해서 원천 차단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산만 문제 아냐"…커넥티드카 전반 관리 나서야 논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일률적인 출입 제한을 넘어 커넥티드카 전반의 보안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차량 제조국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차량의 정보 수집·전송·통제 구조와 시설의 보안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결국은 단순히 중국 차만이 문제냐라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며 “미국산과 국내산을 포함한 커넥티드카 전반을 정책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의 제조국보다는 정보 수집·전송·통제 구조를 기준으로 보안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차량의 보안 위험뿐 아니라 시설의 중요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시설을 보안 수준에 따라 구분하고 차량 역시 위험도에 따라 등급화해, 보안이 높은 핵심 시설에는 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식의 단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시설의 보안 등급과 차량의 민감도 등급을 같이 놓고, 등급에 따라서 출입할 수 있는 차량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역시 전기차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각종 모듈 등을 통해 정보가 수집·전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의 경우 차량에 어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군사시설 등 보안이 중요한 장소에서는 아예 커넥티드카의 출입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 “연내 보안 기준 마련"…출입 제한 현실화하나 윤희범 국방부 보안암호담당관은 “현재 커넥티드 차량을 직접 통제하는 별도 규정은 없지만 커넥티드 차량이 이동형 데이터 플랫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국방부도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시설의 어떤 부분에 어떤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지, 차량의 등급과 군사시설의 등급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에 대해서는 “훈령 개정 절차를 최소화로 하면 연내까지는 조치가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군사시설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조속히 보안 기준을 마련해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군별, 부대별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판수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올해부터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에 산업·기후·화재 안전과 함께 사이버 보안 항목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사이버 보안 평가는 국제표준 준수 여부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차량의 정보 수집·전송 구조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을 주최한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군 주요시설에 대한 출입 제한을 우선 추진하는 한편, 커넥티드카의 정보·데이터 주권 문제까지 다루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일단은 군사시설에 대한 출입 제한 같은 부분은 법 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서 빠르게 추진하겠다"면서 “데이터 주권과 관련된 부분은 입법이 필요한 만큼 국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아틀라스·스팟·모베드 총출동…현대차그룹, 실리콘밸리서 미래기술 공개

현대차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로봇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마트 제조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글로벌 테크 인재를 대상으로 현장 면접을 진행하며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미국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현대차 미국법인, 기아 미국법인, 현대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HATCI),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보스턴다이나믹스, 모셔널, 포티투닷 등 9개사가 참여했다. 북미 지역 기술 인재와 초청 인사, 그룹 임직원 등 약 38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참가자들은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소프트웨어·IT ▲수소·에너지·배터리 등 6개 분야의 기술 개발 방향과 프로젝트를 살펴봤다. 전시 공간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현대차그룹의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 SDV 아키텍처 'CODA',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 현대차 '크레이터' 콘셉트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이 전시됐다.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해 열폭주 방지 기술(TRP), 자율 트레일러 체결 기술(ATH), 아트리아 AI, 글레오 AI, 비전 AI 및 AI 플랫폼, 스마트 제조 솔루션 등 16개 핵심 기술과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스팟과 모베드, CODA는 현장에서 라이브 시연을 진행했다. 경영진은 각 기술을 실제 사업과 개발 현장에 적용하는 방향을 공유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에너지 등을 실제 제품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기술 전략을 소개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차, 이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은 차량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엔지니어링 역량에 AI와 가상 개발 기술을 접목해 개발 시스템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차량과 공장, 로봇 등 실제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피지컬 AI 비전을 소개했다. 이어진 리더스 패널 토크에서는 AI와 로보틱스, 자율주행, 전동화, 스마트 제조 기술의 실제 적용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박민우 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사장을 비롯해 김창환 현대차그룹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CPTO), 필 미셸 모셔널 자율주행·AI 부문 총괄 등이 참여했다. 기술 인재를 대상으로 한 채용 프로그램도 현장에서 진행됐다. 현업 채용 담당자와 참가자가 일대일로 상담하는 'HR 커피챗'을 운영했고, 지난 4월부터 진행한 'HMG 글로벌 테크 탤런트 채용' 후보자를 초청해 현장 면접을 실시했다. 현대차그룹은 포럼을 기술 분야별 세션으로 나눠 운영했다. 첫날에는 그룹 리더와 참여사 전문가들이 핵심 기술의 개발 방향과 주요 과제를 공유했고, 둘째 날에는 참여사별 프로젝트 사례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전시 공간은 '모빌리티를 넘어 미래를 변화시키다'를 주제로 ▲차량을 넘어 ▲도로를 넘어 ▲산업을 넘어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차량을 넘어 로보틱스와 산업 현장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그룹의 개발 사례를 한 공간에서 소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현대차그룹의 기술 비전과 실행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테크 인재들과 깊이 있게 소통하고 교류한 자리"라며 “글로벌 핵심 테크 인재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를 이끌 기술 경쟁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벤틀리 첫 전기차가 이 정도?”…888마력 3억대 SUV ‘토르칼’ 공개

벤틀리모터스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자 도심형 럭셔리 SUV인 '토르칼(Torcal)'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벤틀리모터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토르칼을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 제품군에 합류하는 네 번째 모델이다. 라인업은 기본형 토르칼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로 나뉜다. 기본형은 최고출력 821마력(PS), 최대토크 121.7kg·m를 내며 0→100km/h 가속에 3.4초가 걸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작동 시 최고출력 888마력, 최대토크 137.7kg·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 시간은 2.9초,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토르칼의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km다. 최대 400kW급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7분 충전으로는 약 161km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는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순용량은 113kWh다.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좌우하는 섀시에도 벤틀리 최초 기술이 적용됐다. 풀 액티브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2밸브 댐퍼를 탑재했으며, 올 휠 스티어링은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한다. 회전반경은 11.1m다. 전장은 5m, 460ℓ의 트렁크와 90ℓ의 전방 수납공간을 갖췄다. 25개의 레이더·센서·카메라를 활용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적용했다. 실내에는 16방향 전동 조절 시트와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이 적용된다. 뒷좌석에는 벤틀리 최초로 전동 폴딩 기능을 갖춘 3인승 시트를 마련했다. 토르칼은 지난해 공개된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을 처음 적용한 양산 모델이기도 하다.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 과정은 영국 크루에서 이뤄진다. 벤틀리는 토르칼을 통해 순수 전기차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토르칼의 영국 판매가는 17만3300파운드(3억 1000만원)부터로, 벤틀리 4개 차종 중 가장 저렴하다. 다만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U ‘메이드 인 유럽’ 본격화…현대차 유럽전략도 시험대 오르나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자동차·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메이드 인 유럽'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강화되는 현지조달 기준을 유럽 내 업체들조차 따라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유럽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에 생산·판매 거점을 둔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향후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EU가 지난 3월 공개한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 제안에 공공조달뿐 아니라 공공 경매와 보조금이 투입되는 구매에도 현지 생산·조달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전기차의 경우 EU 내 최종 조립과 함께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의 70%를 EU산으로 하는 기준이 제시됐다. 다만 현재 입법 과정에 있는 제안 단계로, 최종 적용 범위와 세부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 법안을 둘러싼 유럽 내부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은 EU 역내 생산만 인정하는 '메이드 인 유럽'보다 유럽의 무역 파트너까지 포함하는 '메이드 위드 유럽'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EU 역내 생산에 초점을 맞춘 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현지조달 요건의 적용 범위를 두고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국가와 부품까지 '유럽산'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이견이 이어지면서, 최종 법안에서 역내 생산과 부품 조달 요건이 어느 수준으로 확정될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유럽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는 지난 16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행사에서 유럽 내 두 번째 생산거점 부지를 연내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YD는 지난 1월 헝가리에서 첫 유럽 승용차 공장 생산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유럽에 조립공장 3곳과 배터리 공장 1곳을 운영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GAC 프랑스 역시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서 유럽 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AC는 현재 유럽 판매 차량을 마그나가 생산하고 있으며, 마그나와의 협력을 확대하거나 다른 투자자와 협력해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반면 유럽 완성차업계에서는 강화되는 현지화 기준에 대한 부담이 제기된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는 지난 17일 EU·영국 간 전기차 원산지 규정이 내년부터 강화될 경우 유럽에서 영국으로 수출되는 전기 승용차·밴 52만대 가운데 82%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10%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업계 부담은 2027년 한 해에만 약 14억70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ACEA는 배터리 공급망의 현지화 속도를 고려해 배터리팩 조립을 기준으로 한 유연한 규정을 2029년까지 유지한 뒤 2030년부터 배터리 셀, 2032년부터 양극재에 대한 현지화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처럼 유럽 현지조달 기준이 강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둔 국내 완성차 업체의 공급망 전략에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유럽에 상당한 생산 기반을 구축한 상태다.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은 연간 약 3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지난해 27만6175대를 생산했다. 투싼과 코나 일렉트릭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공장 내에는 현대모비스의 배터리시스템(BSA) 생산시설도 운영되고 있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지난해 30만대를 생산하고, 올해 3월부터 소형 전기차 EV2 생산도 시작했다. 두 공장을 합치면 현대차그룹은 중부 유럽에 연간 약 7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현지 생산거점 확보만으로는 현지조달 기준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터리와 핵심 부품·소재까지 현지화 수준을 높여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공장을 유럽에 두고 생산하는 것과 부품·소재까지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셀이나 양극재처럼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품목의 조달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업체들의 대응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국산 타이어, SUV 타고 북미로…넥센·한국타이어 OE 겨냥 나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SUV를 앞세워 북미 완성차 시장에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공급 규격을 추가하며 북미 공급을 이어가고,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의 북미 판매 모델에 제품을 공급한다. 넥센타이어는 28일 기아의 연식변경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에 SUV용 사계절 타이어 '로디안 GTX'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기존 17인치에 이어 이번에는 20인치 규격이 새롭게 적용된다. 17인치는 국내와 북미 시장 판매 차량에, 20인치는 국내 판매 차량에 각각 장착된다. 로디안 GTX는 SUV 특성에 맞춰 개발한 사계절용 타이어다. 제동 성능과 눈길 주행 성능, 마모 보증 성능을 비롯해 정숙성과 승차감을 고려했다. 온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특수 컴파운드와 지그재그 패턴을 적용했으며, 하이브리드 SUV에 맞춰 마일리지 성능도 강화했다. 한국타이어도 북미 시장에서 SUV OE 공급을 확대한다. 한국타이어는 28일 폭스바겐의 대형 SUV '아틀라스' 북미 판매 모델에 SUV 전용 프리미엄 컴포트 타이어 '다이나프로 HPX'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급 규격은 18·20·21인치다. 다이나프로 HPX는 사계절 주행을 고려한 SUV 전용 타이어다. M+S(Mud+Snow) 표기를 적용해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눈길 등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3D 그립컨트롤 사이프와 올시즌 컴파운드, 넓어진 접지면 등을 적용해 핸들링과 제동력, 마일리지 성능을 높이고 주행 소음도 줄였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그룹과의 OE 공급 차종도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 아틀라스를 비롯해 타이론과 티구안, 고성능 브랜드 쿠프라의 타바스칸·테라마르·본·라발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자체 글로벌 브랜드인 라우펜을 통해 폭스바겐 폴로와 골프8, 스코다 뉴 옥타비아, 세아트 이비자·아로나·레온 등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신차에 장착되는 OE 타이어는 차량 개발 단계부터 성능과 품질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 실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UV를 중심으로 북미 완성차 시장과의 공급 접점을 넓혀가는 것은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슈&인사이트] 테슬라가 간과한 생명의 무게

자동차로 이동하는 건 현대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 이 이동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로 이동하려면, 마차를 이용해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야 한다.너무 당연한 얘기를 정색하며 말하는 게 우습지만, 오늘날 도로 위를 질주하는 첨단의 전동화 차량 중 일부는 때로 이 단순한 전제를 충족하지 못하기에 정색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을 열어야 할 때 열지 못하면 치명적 상황이 열릴 수 있다.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총 400만 대가 넘는 차량을 리콜한 사태는, 매끄러운 디자인과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무엇인가 매우 중요한 것이 망각되고 있음을 일깨운다. 이 사태의 중심에 선 테슬라의 리콜 규모는 약 300만 대이다. 리콜이라는 익숙한 말로 퉁치기엔 현대 기술주의의 폐해가 너무 심각해 보인다. 논란의 핵심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대중화한 이른바 '매립식 도어 핸들(Flush Door Handle)'이다. 차체와 완벽하게 밀착되어 공기저항을 줄이고 미래지향적인 미니멀리즘을 완성한다는 이 손잡이는, 차량 전원이 차단되는 비상 상황에서 차를 운전자나 탑승자를 가두는 철창으로 바꿔버린다. 사고로 전기가 끊겼을 때 내부의 기계식 비상 개방 장치를 직관적으로 찾지 못해 화마 속에서 생명을 잃거나 구조의 손길이 차단되는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전통적인 기계식 손잡이와 달리, 전자식 매립 핸들은 비상용 레버가 도어 포켓 안쪽이나 보이지 않는 패널 아래 숨겨져 있어 절체절명의 순간에 탑승자를 패닉으로 몰아넣는다. 기술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감각적 디자인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생존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을 둘러싼 과장 광고와 끊이지 않는 소송 속에서, 줄곳 안전 검증보다 시장 선점과 주가 부양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라는 현대적 기술을 내세워 물리적 리콜 비용과 사회적 책임을 교묘하게 축소하려는 모습은, 테슬라의 혁신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근본적 의문을 품게 한다. 인류문명의 발전보다는 특정인을 세계 최고 부자를 만드는 게 유일한 목적 같다. 지금도 FSD는 홍보되고 있고, 교묘한 방어장치로 눈가림하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자율주행이 실제로 가능할 것처럼 과장한다. '매립식 도어 핸들'을 리콜하게 한 중국은 FSD란 용어도 금지했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보조주행' 정도의 용어를 쓴다. 타당한 조치다. 테슬라가 FSD라는 말을 쓴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한 번도 FSD가 구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FSD가 아닌 차량을 FSD로 착각하며 몰다가 실제로 사고가 나고 소송이 이어지고 사법당국이 나서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소프트웨어 오류와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실험 대상이자 위험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이상한 존재로 전락했다. 오늘날 빅테크와 결합한 모빌리티 자본은 인간을 존엄한 주체가 아니라, 실험실의 데이터이자 이윤 창출을 위한 도구로 보는 듯하다. 종종 잊히지만, 인간의 생명은 최상위 가치다. 머스크의 행보는 그가 말하는 혁신이 CEO 개인의 과시욕과 거대한 자본의 탐욕이 결부된 자본주의의 추한 괴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디자인의 미려함이나 자율주행의 환상 속에서, 비상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인간의 목소리는 소음처럼 지워진다. 이제 쟁점은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한국인의 생명이 중국인보다 덜 소중하지는 않지 않을까.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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