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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등으로 오인…‘빨간 방향지시등’ 수입차 막을 길 없어졌다

#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A씨는 차선을 바꿔 끼어드는 차를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날 뻔했다. 테슬라 차량이 정상적으로 진입했지만 방향지시등 색깔이 브레이크 제동등과 똑같은 빨간색이라 A씨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시내에서도 앞차의 빨간 방향지시등을 알아보지 못해 오해한 적이 몇 번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빨간색(적색) 방향지시등 적용 자동차의 국내 수입을 제한할 길이 사실상 사라졌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과 관세협상 과정에서 현지 안전기준을 충족한 차량 전부를 국내 기준도 지킨 것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해서다. 해당 차량의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은 후방 방향지시등 색상을 '호박색(노란색)'만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를 빨간색 또는 다른 색으로 바꿔 달 경우 원칙적으로 단속 대상이다.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운전자가 많은 이유는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다. 이 협정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현지 안전기준을 준수하면 연간 5만대까지 국내 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자동차 뒷면 방향지시등 색상을 호박색 또는 적색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는 수입차의 절반 가량은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에 팔린 한-미 FTA 예외기준 적용 차량은 20만2082대다. 이 가운데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차는 11만3840대(56.3%)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허용하는 것은 지리적 특징 탓이다. 도심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인구밀도가 낮고 땅·도로가 넓어 방향지시등 사용 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원가가 덜 든다는 이유로 같은 색의 방향지시등과 제동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한국에 돌아다니는 차 중에는 쉐보레·캐딜락 등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 모델들이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혼다, 토요타 등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일부 모델도 국내에 들어온다. 문제는 빨간색 방향지시등이 노란색 대비 사고 위험이 높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방향지시등 색상 탓에 아찔한 경험을 하거나 다른 운전자와 언쟁을 벌였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일부 의원이 “브레이크등과 비슷한 빨간색 방향지시등은 호박색(노란색) 방향지시등에 익숙한 국내 운전자들의 혼란을 야기해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일본, 중국 등 대부분 국가들도 안전상 이유로 후방 방향지시등 색상으로 빨간색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정부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2013년부터 매년 열리는 '한-미 FTA 자동차작업반 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올려 미국 측에 색상 변경을 요구해 왔다. 이번 한미 관세협상에서 '안전기준 5만대 상한' 규정마저 폐지되면서 앞으로는 이같은 주장을 펼치기 힘들어 보인다. 미국이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큼 우리 측 목소리를 받아들일 여지 자체가 사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안전기준 상한 폐지 후폭풍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 대수가 4만7000대 수준이라 기존 상한(5만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환경이 변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무역 지형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제조사 결정에 따라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한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브랜드 경쟁력이 워낙 떨어져 국내에서 테슬라를 제외한 '미국차'를 찾는 이는 많지 않지만, 향후 미국에서 만든 일본·독일 브랜드 차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경우 국내 판매 물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올해 1~10월 국내 누적 등록대수는 4만7962대에 이른다. 테슬라가 공급망 등에 문제가 생겨 미국산차를 들여오기로 결정한다면 빨간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차가 연간 5만대 이상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응책 마련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각 제조사 한국법인이 나서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노란색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목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나라가 빨간색 방향지시등 차량을 규제하거나 노란색으로 무조건 교체하게 만들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일부 젊은 운전자들이 (노란색 방향지시등을) 빨간색으로 불법 개조하는 사례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단속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도록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빨간색 대신 노란색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안다"며 “한국에 들어와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방향지시등 색상 교체 작업을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앤컴퍼니, 어린이 보호구역서 ‘안전한 통학로’ 만든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17일 대전시청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대전시, 대전경찰청, 한국생활안전엽합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역 어린이보호구역 환경개선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스쿨존 내 '옐로우카펫' 가벽 설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옐로우카펫은 어린이들이 횡단보도 진입 전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바닥 또는 벽면을 노란색으로 표시한 교통안전 시설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원이 지역 어린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안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그룹, 中 광저우시에 수소버스 공급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버스를 공급한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수소연료전지시스템법인 'HTWO 광저우'가 중국 상용차업체 카이워그룹과 공동 개발한 8.5m 수소연료전지버스가 지난 11일(현지시각) 광저우국영버스그룹 입찰에서 최종 낙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광저우국영버스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버스 총 5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중 절반에 해당되는 25대를 입찰 1위 선정 업체인 HTWO 광저우·카이워그룹이 연내 공급하고 실제 운행에 투입한다. 8.5m 수소버스에는 HTWO 광저우의 90킬로와트(kW)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됐다. 앞서 4.5t 물류트럭, 냉장차, 청소차 등 다양한 차량에 적용돼 주행 성능이 검증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다. 발전 효율이 64%로 기존 내연기관을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5분 간의 수소 충전으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복합 주행거리는 현지 기준 최대 576km다. HTWO 광저우 관계자는 “광저우 수소버스 프로젝트 1위 낙찰은 HTWO 광저우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중국 시장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중국 내 수소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더 많은 현지 파트너와 손잡아 수소산업 생태계를 공동 구축하며 중국의 녹색 발전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日 ‘대만 개입’ 대립에 국내 산업계 ‘표정 관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위기에 일본 개입' 발언을 놓고 일본과 중국 간 정치 대립이 격화하자 국내 산업계가 사태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10년 양국 영토 분쟁 당시처럼 우리 대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국내 관광객 증가 등으로 내수 경기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1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명령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5일(현지시각)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알린다"며 “이미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경우에는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게 양국 관계 경색의 화근이다. 해당 발언 이후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자신의 SNS에 “멋대로 들어온 그 더러운 목은 주저 없이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남기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여행 금지령'을 내린만큼 향후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중국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등은 무료로 일본행 항공편 취소나 변경 수속을 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2010년 겪었던 영토 분쟁 수준의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충돌을 계기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일본 경제는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중국 내에서 반일감정이 불타오르면서 우리 기업들도 일부 수혜를 봤다. 중국 현지에서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친 대신 현대자동차·기아는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한 것이다. 당시 월간 판매만 놓고 보면 토요타·혼다 출고량이 반토막나며 7만여대 줄어들 동안 현대차 판매는 8만대 늘어나는 현상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정치적 대립으로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한국 제품의 중국 현지 점유율이 너무 낮은데다 주요 경쟁상대 역시 과거 일본에서 현재 중국 브랜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2010년 당시에도 일본과 중국 간 경제 교류가 위축되며 우리나라가 잠깐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이 중국 대신 한국과 분쟁·경쟁 구도를 만들려 독도·7광구 문제 등을 부가하는 등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내수 분위기는 일단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 우리나라로 들어올 여지는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여행·항공업계는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카지노 등 업종도 중국인 유입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광패턴이 달라진 탓에 면세점 등 업종은 과거처럼 수익성을 올리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 반도체·전자·조선도 5년 뒤 中에 밀린다

전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우리나라 주력 업종 산업 경쟁력이 '중국의 급부상'이라는 거대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저가의 대량생산 품목을 넘어 반도체·조선 등 첨단 분야에서도 5년 내 중국이 한국 기업들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기업 경쟁력이 오는 2030년에 모두 중국에 뒤질 것으로 예상됐다. 10대 수출 주력업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이차전지 △선박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바이오헬스 △철강 등이다. 조사는 이들 수출 주력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응답한 곳은 200개다. 응답 기업들은 현재 수출 최대 경쟁국으로 중국(62.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미국(22.5%), 일본(9.5%) 등을 들었다. 2030년 최대 수출 경쟁국을 묻는 질문에는 중국(68.5%)이라고 답한 비중이 6.0%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의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하고 다른나라 기업경쟁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업들은 현재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라고 응답했다.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 일본 95.0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 전망도 어두웠다. 한국의 기업경쟁력을 100으로 보고 경쟁력을 비교해보면 현재 중국은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5개 업종에서 한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석유제품(96.5), 바이오헬스(89.2) 등은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030년에는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주력 산업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은 최근 들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발간한 '글로벌 2000대 기업 변화로 본 한·미·중 기업 삼국지'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한국에 비해 6배 이상 빠르다고 진단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포브스 선정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속한 미국 기업은 2015년 575개에서 올해 612개로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은 180개에서 275개로 52.7% 급증했다. 한국이 66개에서 62개로 6.1%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매출액 추이도 비슷하다.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 합산 매출액은 10년간 1조5000억달러에서 1조7000억달러로 15% 증가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11조9000억달러에서 19조5000억달러로 63% 증가했고, 중국은 4조달러에서 7조8000억달러로 95% 급등했다. 한국 기업과 비교한 성장 속도는 미국이 4.2배였고, 중국은 6.3배가 넘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2월 내놓은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을 보면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유럽연합(EU)은 94.7, 일본은 86.4, 중국은 82.6, 한국은 81.5로 나타났다. 기술 수준 평가는 △건설·교통 △재난 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등 11대 분야 중점과학기술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평가는 11개 분야 136개 국가적 핵심기술에 대해 주요 5개국의 논문과 특허를 분석한 정량평가와 전문가 1360명의 조사를 거친 정성평가를 종합해 실시됐다. 지난 2020년 기술 수준 평가에서 미국 대비 한국은 80.1%, 중국은 80%를 기록했었다. 기술격차도 한국과 중국은 2020년 미국보다 3.3년 뒤처진 것으로 분석돼 같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중국(3년)이 한국(3.2년)보다 격차를 더 줄였다. 경제계는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규제완화 등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상의는 앞선 보고서에서 “경제성장을 위한 기업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기업이 성장할수록 지원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업 지원 시 균등한 배분보다 '될 만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규제가 필요하다면 '사전규제보다 사후처벌', '규모별보다 산업별 제한' 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협은 조사를 통해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의 주요 걸림돌로 '국내 제품경쟁력 약화'(21.9%)와 '대외리스크 증가'(20.4%) 등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 지원과제로는 △'대외 리스크 최소화'(28.7%) △'핵심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18.0%) △'세제·규제완화 및 노동시장유연화 등 경제효율성 제고'(17.2%) △'미래기술 투자 지원 확대'(15.9%) 등을 들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전·현직 카마스터와 소아암 환아 후원금 5780만원 기부

현대자동차가 전·현직 카마스터(판매사원)와 함께 소아암 환아 돕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대로 사옥에 위치한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현대 호프 온 휠스 매칭그랜트 기부금 전달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북미에서 소아암 퇴치 캠페인 '현대 호프 온 휠스'를 전개하며 미국 딜러와 함께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소아암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와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 호프 온 휠스 매칭그랜트'는 국내 후원금 조성 사업 '판매왕 매칭그랜트'를 연계해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번 후원에는 전·현직 카마스터 총 63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이 적립한 2890만원에 현대차가 동일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후원금을 조성해 총 5780만원을 초록우산에 전달했다. 후원금은 소아암 환아 질병 치료를 위한 수술비, 진료비, 약제비 등 의료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아암 근절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지속 지원하며 더 많은 환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테슬라 “美 생산 전기차, 중국 부품 전면 배제 추진”…‘차이나 엑소더스’ 속도↑

일론 머스크의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중국산 부품 사용을 전면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와 미·중 지정학적 긴장에 대응해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미국 공장의 주요 부품 공급사들에 중국산을 완전히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일부 부품은 다른 지역 생산품으로 교체됐으며 향후 1~2년 내 나머지 모든 부품을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후 의존도를 줄여왔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는 '탈중국' 전략을 가속화했다.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부품은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공급해 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였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중국산 LFP 배터리 장착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했으나 이로 인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율 관세까지 부과되자 올해부터 미국 내 사용을 중단했다. 대신 테슬라는 미국 내에서 LFP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네바다주에 건설 중인 이 배터리 생산 시설이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 재무 책임자(CFO) 역시 지난 4월 “자체 LFP 셀 생산과 중국 외부에 기반을 둔 공급망 확보를 함께 추진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기업 3분기 영업익 22%↑…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 하드 캐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국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기업이 전체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9개사의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73조204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59조7992억원보다 13조4055억 원(22.4%) 증가한 수치다. 합산 매출액 역시 831조16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785조8194억원 대비 5.8% 늘었다. 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였다. 삼성전자가 12조1661억원, SK하이닉스가 11조3834억원으로 나란히 영업이익 1,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액은 SK하이닉스가 4조3534억원(61.9%↑), 삼성전자가 2조9827억원(32.5%↑)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증가분 합계(7조3361억원)는 조사 대상 기업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13조 4,055억 원)의 54.7%에 달했다. 두 반도체 기업의 뒤를 이어 한국전력공사(5조6519억원), 현대자동차(2조5373억원), 기아(1조4623억원), 한화(1조3442억원) 등이 영업이익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3분기 가장 큰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삼성SDI(-5913억원)였으며, 아시아나항공(-1977억원), 포스코이앤씨(-1947억원), 롯데케미칼(-1326억원), 하이브(-422억원) 등도 적자를 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이 흑자로 전환했으며, 조선·기계·설비(72.3%↑), 제약(63.6%↑), 에너지(61.1%↑)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후부 “내년 내연차 17.7만대 전기차 전환” 전망…국회 “제조사 설문 기반, 과도한 추산”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내년도 전기차 보급 예산을 대폭 늘리고 '전기차 전환 지원금'을 신설했으나, 정작 그 근거가 되는 수요 예측이 과도하게 산출됐다는 국회의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신항진 수석전문위원의 '내년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전기차 전환지원금 물량과 산정 근거를 재검토하고 계획의 현실성을 고려해 예산을 조정하라는 권고가 담겼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무공해차 보급 예산은 2조2825억원이며, 이 중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은 1조6113억7천만 원이다. 이는 올해 본예산보다 896억원, 추가 경정 예산보다는 3686억 원 증액된 수치다. 예산 증액의 주된 요인은 1775억원 규모의 '전기차 전환 지원금' 신설이다. 이는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교체 시 1대당 100만 원 안팎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총 17만7500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 기후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신 수석전문위원은 이 목표치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기후부는 내년 보조금이 지급될 전기차(승용 20만8000대, 화물 2만1500대)의 75%가 내연차에서 전환될 것으로 봤는데, 이 75%라는 비율이 과거 실적이 아닌 '자동차 제조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출돼 엄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린 2022년의 연간 총판매량(16만4486대)조차 내년 '전환 물량'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다.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비판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 실적은 2022년 목표 대비 5만5000여대, 2023년 10만5000여대, 2024년 9만8000대가 미달했다. 전기차 충전기 예산 집행은 더욱 부진했다. 2023년 6만 3,355기 설치 예산이 편성됐으나 실제 집행은 737대에 그쳤다. 작년에는 14만7000대 목표에 8월까지 실집행은 375대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또한 내연차를 폐차하지 않고 중고차로 팔거나 양도하는 '형식적인 전환'에도 지원금이 지급될 불합리성이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다른 허점들도 언급됐다. 정부는 3시간 내외로 완충 가능한 '중속 충전기'(30∼50kW) 2천 기를 마트·영화관 등에 설치하겠다며 300억 원을 편성했으나, 별도 수요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기차 화재 시 최대 100억 원을 보장하는 '무공해차 안심 보험' 예산 20억 원을 반영했으나, 이미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조물 책임 보험에 가입해 있어 '중복 지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정부는 2030년 전기차 누적 보급 42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 올해 9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는 85만여 대에 불과해 목표 달성을 위해선 내년부터 연평균 67만 대가 보급돼야 하는 실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벤츠, 삼성·LG 만나 한국과 車 파트너십 보폭 넓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LG그룹 전자·배터리 계열사 경영진 등 삼성, LG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전장 분야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한국과 완성차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십과 주요 아시아 시장 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은 13~14일 이틀간 방한 일정을 소화했다. 13일 오후에는 삼성과 LG, HS효성 주요 경영진과 회동하며 전장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LG그룹 전장 분야 주요 경영진을 만났다. 양측은 전장 분야 '원(One) LG' 설루션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설루션, 차량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배터리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벤츠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차량용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배터리, 자율주행 센싱 등으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LG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특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찾는 파트너 중 하나"라며 “LG처럼 광범위하면서도 깊이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등 삼성의 주요 경영진과는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저녁 만찬을 했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전장 부품 공급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SDI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벤츠와 차세대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BMW, 아우디 등 독일의 다른 고급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키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디오·전장 자회사 하만은 벤츠 고급형 전기차 EQS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비롯한 HS효성 경영진과도 서울 압구정동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만났다. 조 부회장은 칼레니우스 회장과 배터리 소재, 탄소섬유, 자동차 내장재, 에어백, 타이어코드 등 자동차 소재 분야의 밸류체인 협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HS효성의 주요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차량용 첨단소재를 생산하며 HS효성더클래스는 국내 벤츠 공식 딜러사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벤츠 미래전략 간담회에서 “13일에는 주로 '왓츠 넥스트'(What's next), 즉 다음의 혁신과 기술이 무엇이고 어떻게 함께 미래로 도약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있었다"며 “삼성, LG와 같은 글로벌 챔피언과의 협력을 강화해 고객에게 월드클래스 수준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한국이 가진 혁신 생태계가 벤츠에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실제로 한국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벤츠 차량을 보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2027년까지 40종이 넘는 신차를 한국에 출시하고, 내년 1월 아시아 지역 자동차 전장부품 구매와 공급사 품질, 사업 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거점을 서울에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순수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첨단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하는 등 벤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신차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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