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중견 3사가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내걸고 경쟁에 나서 올해 판매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르노코리아와 KGM이 합리적인 가격대와 실용성을 앞세운 대중화 전략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지엠은 수입차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무게를 두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내수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중형 모델을 앞세워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지엠은 수출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고급 수입차 브랜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024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신차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최근에는 준대형 SUV '필랑트'를 선보이며 SUV 중심의 대중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는 모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함께 운영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가격 역시 그랑 콜레오스가 3497만~4535만원, 필랑트가 4331만~5218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동급 수입차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의 실적 반등을 이끈 대표 모델이다. 출시 이전 르노코리아는 신차 부재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됐지만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시장에서 누적 6만대 이상 판매되며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의 핵심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지난해 르노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총 5만2271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그랑 콜레오스가 4만877대 판매돼 전체의 약 78.2%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출시된 필랑트 역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필랑트는 3월 4920대, 4월 2139대가 출고되며 두 달간 누적 판매량 7099대를 기록했다. 현재 출고 추세를 감안하면 이달 중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KGM도 가성비와 실용성을 앞세운 SUV·픽업트럭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인 '무쏘EV'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초 내연기관 모델인 '무쏘'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무쏘는 출시 이후 국내 픽업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KGM의 판매 확대를 이끌고 있다. KGM에 따르면 무쏘는 올해 1~4월 내수 시장에서 5505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86.9% 증가했다. 특히 무쏘 EV는 4800만~5300만원, 무쏘는 2990만~4600만원의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와 가솔린, 디젤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구성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KGM은 최근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중형 SUV '토레스'를 출시하며 내수 시장 반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토레스는 KGM의 대표 볼륨 모델로 지난해 내수 판매 4만249대 가운데 8659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토레스 역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판매 가격은 가솔린 모델 기준 2905만~3241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3205만~3651만원으로 책정됐다. 동급 SUV 대비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실속형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생산 모델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수입차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실제 한국지엠의 지난해 내수 판매는 1만5094대로 전년 대비 39.2%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시장 영향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올해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지엠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41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6% 감소했다. 이에 한국지엠은 미국 정통 SUV·픽업트럭 브랜드 GMC와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을 국내에 도입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GMC 3개 차종과 뷰익 1개 차종 등 총 4종의 신규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GMC, 뷰익까지 운영하면서 국내 시장 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쉐보레, 캐딜락, GMC, 뷰익이 동시에 진출한 첫 해외 시장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지엠은 GMC 브랜드를 통해 대형 SUV '아카디아'와 픽업트럭 '캐니언', 전기 SUV '허머EV'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가격은 아카디아 8990만원, 캐니언 7685만원, 허머EV 2억4657만원으로 대부분 7000만원 이상의 고가 차량이다.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와 KGM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대중화 전략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반면 한국지엠은 수입차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로 수익성 확보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 확산과 소비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며 “르노코리아와 KGM은 대중 시장 확대에, 한국지엠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며 각자의 생존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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