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2일 2025 프로야구(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부터 게임사, 통신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야구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강화하며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프로야구의 열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기업들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는 720경기 동안 총 1088만7705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기존 최다 기록이었던 2017시즌(840만688명)보다 20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역시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이 감지된다. 15일 개막전 예매가 시작되자 동시 접속자 수가 약 20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9만여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개막전 티켓 구매를 향한 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난 9일 열린 시범 경기에서는 하루 만에 7만1288명의 관중이 몰리며 역대 시범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롭게 썼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면 올해도 1000만 관중 돌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ICT 업계의 시선이 프로야구에 모이고 있다. ICT 업계가 프로야구에 주목하는 이유는 탄탄한 팬층 덕분이다. 정규시즌은 월요일을 제외한 6일 동안 꾸준히 경기가 열리며,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지속된다.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OTT와 게임사 등은 시즌에 맞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OTT 플랫폼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 중계를 제공하는 티빙은 지난해 야구 시즌 동안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꾸준히 증가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691만 명이던 티빙의 MAU는 10월 810만명으로 늘었다. 이에 티빙은 올해 한층 강화된 중계 서비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티빙은 이용자들이 추천 키워드와 최근 검색어 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경기 클립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개선했다. 또한 'KBO 리그 스페셜 관'을 신설하고 숏폼 콘텐츠 강화를 통해 팬들이 보다 간편하게 프로야구 관련 영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문자 중계에는 투수-타자 승률 예측 데이터를 추가 적용해 경기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야구 게임 명가인 컴투스도 개막에 맞춰 모바일 야구 게임 업데이트를 단행한다. '컴투스프로야구2025(컴프야2025)'와 '컴투스프로야구V25(컴프야V25)'의 사전 예약을 진행하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컴투스는 지난해 스포츠 게임 부문에서 20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1611억원) 대비 27.4% 성장했다. 특히 프로야구 시즌 동안 스포츠 게임의 인기가 크게 상승하면서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컴투스는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과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 유입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컴투스는 컴프야2025 사전 등록 이용자에게 원하는 구단의 시그니처 선수를 제공하는 '구단선택 시그니처 선수팩'을 비롯해 '고급 고유능력 변경권', '3천 스타' 등의 아이템을 지급한다. 또 컴프야V25는 야구 게임 최초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해 경기의 사실감을 높였다. 가입자 감소를 겪고 있는 LG유플러스는 프로야구 흥행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 접점을 마련한다. 회사는 최근 LG트윈스와 협업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스포츠 굿즈 판매에 나섰다. 서울 잠실야구장 인근에 문을 연 '일상의틈 잠실새내 직영점'은 LG트윈스의 유니폼과 굿즈를 판매하는 '숍인숍'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통신 상품 상담 및 판매와 함께 굿즈를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해 팬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다양한 지역으로 스포츠 굿즈 특화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거대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OTT, 게임, 통신사 등 다양한 ICT 기업들이 야구팬들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는 시즌이 길고 충성 고객층이 확고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야구팬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