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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주 투자자들 속 탄다”…배당 여력 갈수록 증발

보험사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배당 여력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급증한 데다 금리·손해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삼성화재는 배당 확대가 점쳐진다. 중기 배당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이 주주환원 재원에 더해지는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도 언급된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서 금융 계열사가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은 최대 10%다. 양사가 약 730만주(0.13%)를 매각한 까닭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2조원에 달한다는 평가다. 행동주의 펀드와 공방전을 벌였던 DB손해보험은 앞서 2025년도 현금배당을 전년 대비 11.8% 늘린 데 이어 8월 밸류업 재공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 인수가 마무리되는 것도 주주가치 향상에 일조하는 요소다. 그러나 KB손해보험·신한라이프·한화생명·현대해상을 필두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곳이 더 많은 상황이다. DB손보도 금융당국의 할인율 제도 변경 등으로 배당가능이익이 2년간 1조7000억원 감소했고, 2035년까지 악재가 있다고 밝혔다. 배당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항목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이병건 D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기준 손해보험사 빅5(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1조43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높은 킥스 비율에 힘입어 적립 비율이 80%였음에도 별도 순이익(1조750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삼성생명이 적립을 시작하는 등 생명보험 업권에서도 더욱 무거운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시장금리 변화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축소되면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해약환급금과 차이가 벌어졌고, 이 간극을 메울 준비금 적립액이 많아졌다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배당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2~3년이 지나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배당 가능성을 상당히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관기관과 기업들이 적립비율을 낮추는 기준선을 현행 170% 보다 더욱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중이지만, 좀처럼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자성도 나온다. 생명·장기손해보험 신계약비 지급액은 2022년 19조원에서 지난해 3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영업조직을 키우고 높은 수준의 시책을 제시했던 것이 해약환급금준비금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제한된 배당 여력은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릴 수 있는 고마진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대체투자 확대를 필두로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등 펀더멘탈 향상에 나섰음에도 증시 훈풍에 동승하지 못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지수는 전일 기준 3955.87로 지난해 5월23일(1917.67) 대비 10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502.09에서 7847.71로 200% 넘게 급증한 것의 절반에 그쳤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로, 코스피(2.40)의 3분의 1 수준이다. KRX 300 금융(0.93배)과 비교해도 낮았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치명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금도 부족한 배당가능이익을 더욱 옥죄는 탓이다. 금융지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면 기본자본이 줄어든다. 해당 수치가 50%를 밑도는 기업은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지만,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동원해서 끌어올릴 수도 없다. 중소형사 뿐 아니라 일부 대형사도 배당 재개가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예실차·자동차보험 적자를 줄여 영업실적을 개선하면 배당가능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으나, 고령화와 경상환자 과잉진료 때문에 손해율 안정화가 쉽지 않다"면서도 “보험 업황이 부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때에 보완자본의 뒷받침까지 사라지면서 배당 가능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40조 생산적 금융’ 나서는 보험업계...‘고수익’ 뒤 리스크 경계론 [창간기획]

보험업계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자금 운용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공채 중심의 안정적 자산 운용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인프라·벤처투자 등 장기 성장 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이 경쟁 심화와 손해율 상승 등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투자이익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최근 자본규제 완화로 운용 여력까지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의 움직임도 한층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생산적 금융 확대가 곧바로 보험사의 투자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아질 경우 자산 건전성과 지급여력(K-ICS·킥스)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벤처투자 등은 회수 기간이 길고 사업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 손실 발생 시 자본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 보험사의 안정성 유지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작업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향후 5년간 4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한다. 이는 기존 로드맵 보다 3조2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8조원은 국민성장펀드에 투자된다. 해당 펀드가 만드는 하위 펀드에 유동성 공급자로서 참여,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국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인수하거나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에 대해 대출 또는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전환(AX) 등에 힘입어 2024년 국내에서만 6조원을 돌파했다. 향후에도 상업용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가 꾸준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항공우주·바이오·재생에너지·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해 국가 전략산업으로 꼽히는 분야도 투자 대상이다. 지난 4월 정부가 내놓은 보험사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은 드라이브적인 성격이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험계수를 높이고 주식·신용위험계수는 낮춰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투자로 돌리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책프로그램 위험계수를 49%에서 20% 이하로 낮추고, 10년 이상 장기보유특혜 적용 대상에 비상장주식과 펀드도 포함시켰다. 블라인드펀드 미집행 약정 위험액 산출도 합리화한다. 이를 통해 보험사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24조2000억원 가까이 많아진다.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의 '분자'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이 줄어들면서 투자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100억원 투자시 49억원이 요구자본으로 책정되는 기존 방식 대신 20억원만 반영되면 추가 투자를 단행해도 킥스 비율을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장기 국채 수요가 기업·인프라 장기성 대출 또는 정책펀드로 유입되는 형태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채권 보다 주식·대출채권 중심으로 자산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이 '여명기' 단계인 까닭에 지난 1년간 생·손보사 채권잔고 감소에는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지만, 중장기 채권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채권의 경우 인프라 대출이 성장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 이어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국면인 것도 자금 이동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채권 비중을 낮추고, 다른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올릴 필요성이 커졌다는 논리다. 국채는 금리 변동성을 줄이는 등의 효과가 있지만, 저수익 자산으로 분류되는 문제가 있다. 국채 의존도가 높을수록 투자수익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말 기준 보험사 채권 듀레이션이 11.4년으로 축소된 원인으로 채권 평가손실 확대에 직면한 기업들이 초장기 국채를 덜어낸 것을 지목했다.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 보다 길어지면서 초장기 국채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금리 상승이 자산가치 하락을 야기, 킥스 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쉽사리 공격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우선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발목을 잡는다. 이는 보험사 자본의 질 향상이 목적으로, 기존 킥스와 달리 보완자본으로 높일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 보험사들이 전체 운용자산 1292조원 중 42.6%를 채권으로 구성한 이유도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으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투자했다가 회수에 차질이 생기면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 다수의 해상풍력 단지가 투자 철회·사업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서 손을 떼는 일이 벌어진 것도 고려사항이다. 경제성이 부족한 곳에 금융사의 자금이 투입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 50%를 밑도는 보험사가 다수인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자본 여력이 큰 대형사 위주로 진행되는 사업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적 금융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보험업계 양극화라는 '부메랑'을 맞게되는 셈이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국내 벤처기업의 생존율도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창업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미 3분의 1 이상이 문을 닫고, 5년 후에는 60% 이상이 사라지는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면 장기투자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폐업 혹은 인프라 자산의 가치 하락시 손상차손을 입고, 결국 이익잉여금 감소에 따른 가용자본 하락으로 귀결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각 작업에 돌입하면 '정상가'를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충분한' 지급여력 확보를 위해 감독역량을 쏟아붓고, 자본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늘어난 세금 부담도 실적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려면 종합적인 관점에서 '당근'과 '채찍'을 재점검해야할 것"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민주 우홍섭 완도군수 후보,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공약 발표

완도=에너지경제신문 백준기자 더불어민주당 우홍섭 완도군수 후보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공약을 발표했다. 우 후보는 “완도의 미래는 청년에 달려 있다"며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완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 후보가 제시한 청년·신혼부부 공약은 △청년 친화 도시 지정 △만원주택 200호 단계적 추진 △공공형 결혼 플랫폼 구축 △청년 창업 아카데미 개설 △만 18세 운전면허 첫 지원 △완도 주소지 대학생 월세 지원 △청년 정착 우대 금리 제도 △청년벤처 200명 양성 및 첨단 스마트 농수산업 육성 등이다. 특히 우 후보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청년이 완도에 살고 싶어도 집이 없고, 결혼을 하고 싶어도 주거비 부담이 크다"며 “만원주택 200호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형 결혼 플랫폼을 구축해 만남과 결혼, 정착을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행사성 사업이 아니라, 청년 교류와 결혼 지원, 주거·일자리 정책을 연계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청년 창업과 일자리 대책도 포함됐다. 우 후보는 청년 창업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청년벤처 200명을 양성해 완도의 농수산업을 첨단 스마트 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복, 해조류, 수산가공, 관광, 유통, 온라인 판매 등을 청년 창업과 연결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우 후보는 “청년 정책은 복지가 아니라 완도의 생존 전략으로 청년이 있어야 마을이 살고, 학교가 살고, 시장이 살고, 완도의 미래가 열린다"며 “우홍섭은 보여주기식 약속이 아닌 주거, 결혼, 창업, 교통, 금융, 교육을 하나로 묶어 청년이 실제로 완도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 후보는 “완도를 떠나는 청년의 도시가 아니라,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바꾸겠다"며 “청년과 신혼부부가 완도에서 꿈꾸고, 일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군정의 우선순위를 청년 정착에 두겠다"고 밝혔다. 백준 기자 junewhite@ekn.kr

동화약품, 非의약품으로 외형확장…“초저가 시장 집중공략”

동화약품이 자사 대표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군을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에 대거 입점시키며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후시딘'과 '활명수' 등 시장 신뢰도가 높은 제품군의 파생 브랜드를 5000원 이하 가격에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동화약품은 최근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후시덤'의 얼굴 피부케어 제품 6종과 입술케어 제품 2종을 다이소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시켰다. 후시덤은 동화제약 대표 상처치료제 후시딘의 유효성분 '푸시디움 코키네움'과 유래가 같은 자체 특허성분 '후시덤-P(푸시디움 코키네움 발효 추출 여과물+판테놀)'를 기반으로 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이번 다이소 입점은 △SOS크림 △크림 미스트 △수분 크림 △비비 크림 △선크림 △크림마스크 등 '베리어 리페어' 제품 6종과 립 크림·립 마스크 등 '큐어 립' 제품 2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달에도 자사 브랜드인 '부채표'의 까스활과 쌍화원을 활용한 '편안활', '배도라지쌍화', '부채표쌍화' 등 일반식품 3종과 의약외품 및 건강기능식품 6종을 다이소 매대에 올렸다. 이처럼 동화약품이 최근 두 달새 주요 파생 브랜드 제품을 다이소에 대거 입점시킨 배경에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듀프 소비(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자리한다. 합리적인 제품 가격과 기능을 동시에 부각함으로써 소비자 접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동화약품의 다이소 제품군 가격은 2000~5000원으로 책정됐다. 동화약품이 초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회사의 외형 성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활명수와 후시딘, 판콜, 잇치 등 기존 주력 제품군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생활건강 제품군 역시 최근 성장을 가속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동화약품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1257억원 대비 3.9% 수준 외형 성장을 이뤘다. 특히 동화약품은 1분기 매출 비중 4~16%에 이르는 기존 주력 일반의약품 제품군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고, 건기식 등 생활건강 제품을 포함한 '기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8.9% 증가한 193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생활건강 부문 매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이소를 중심으로 초저가 시장 공략에도 나섬에 따라 동화약품의 외형 성장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동화약품은 후시덤을 비롯해 소비자 생활건강과 밀접한 초저가 제품 라인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소비자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초반은 전재수, 막판은 박형준…부산 표심 다시 흔들린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시장 선거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선거 초반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부산 특유의 보수 결집 흐름이 살아나는 분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발표된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 접전을 형성했다. 지난 16일 17일 진행된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전재수 후보 44%, 박형준 후보 38%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조사 때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 10일~11일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전 후보 43%, 박 후보 41%로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지역 정가에서는 “초반 민주당 상승세가 다소 꺾이고, 보수층이 막판 결집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18개 지역구 중 17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고, 직전 지방선거에서는 16개 구·군 기초단체장을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지난해 조기 대선 역시 전국에서 부산만 떼어놓고 보면 강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보수 진영 득표세가 강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초반에는 정권 교체 효과와 민주당 바람이 거셌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결국 지역 정서가 움직이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박형준 후보 측 역시 최근 공개적으로 “골든크로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막판 역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박 후보는 최근 유세 현장에서 “부산의 미래를 지킬 세력은 결국 국민의힘"이라며 보수층 결집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결국 부산 선거는 조직력과 정당 투표 성향이 크게 작동한다"는 자신감이 흘러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조기 대선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정권 초반 동력이 부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재수 후보는 비교적 온건하고 안정적인 이미지, 정부·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초반 상승세를 만들었다. 특히 해양수산부 장관 경력과 '해양수도 부산'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도층 공략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 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도 선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직 보좌진이 SNS를 통해 “사노비처럼 부렸다", “모욕적인 말을 반복했다"고 주장하며 갑질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 후보는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황당하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전재수를 아는 사람들은 전혀 사실이 아닐 거라고 이야기한다"며 “태어나서 그렇게 상대방에게 험한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즉각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회의에서 전 후보를 겨냥해 “갑질 후보"라고 직격했고,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도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를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역시 역공에 나섰다. 전 후보 측은 박형준 후보의 '감동란 유튜브 인터뷰' 논란과 엘시티 관련 의혹 등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특히 박 후보가 장애인 비하 논란이 불거진 유튜버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두고 전 후보는 “선거가 아무리 급해도 잡아야 할 손과 잡지 말아야 할 손이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후보가 “극우 유튜버인지 몰랐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후보 공식 일정인데 몰랐다는 건 무책임하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최근 TV토론과 유세 현장에서 전 후보의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과 갑질 논란 등을 거론하며 “부산시정을 맡길 수 있는 인물인지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맞받고 있다. 양측이 서로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를 정면으로 겨누면서 선거전은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부산 정치권에서는 “각종 논란에도 결국 막판에는 정당 투표 성향이 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 최근 여론 흐름에서도 박형준 후보가 빠르게 추격하며 보수층 결집 조짐이 확인된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와 함께 전국적 관심을 끄는 곳은 북구갑 보궐선거다. 전재수 후보 지역구였던 북구갑에는 대통령실 AI 수석 출신인 하정우 후보가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했다. 정치 신인이지만 친이재명계 상징성과 정부 프리미엄을 앞세워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일부 조사에서는 접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다소 박스권에 갇힌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실제 투표장에서는 결국 정당 지지 성향이 강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여야 관계자는 “초반에는 민주당 분위기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면서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보수층 결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부산시장 선거는 막판 투표율과 중도층 이동, 그리고 숨어 있던 보수표가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부산시장 선거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의 3파전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양강 구도의 후보들 사이 비교적 지지세는 약하지만 정치 신인인 정 후보는 기존 부산 정치권 인물들과 비교해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부산을 떠나는 청년 문제"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며 청년층 표심 공략에 집중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사에서 인용된 조사는 중앙선관위에서 확인하면 된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부동산→AI·재생에너지로…은행 돈줄, 방향 틀었다 [창간기획]

은행권의 자금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부동산과 담보대출 중심의 자금 공급에 집중했지만, 정부의 '생산적 금융' 강화 기조를 기점으로 미래·전략 산업 투자로 방향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산업은 새로운 핵심 투자처로 부상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투자금융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중심의 영업 행태를 비판하고 첨단·미래 산업 투자를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금 공급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변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총 150조원을 지원하며,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산업은행이 앵커를 맡고 시중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구조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연간 10조원, 5년간 50조원의 공급 목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과 중소·기술기업 전반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로봇 등 국가 전략 산업 육성이 목표다. AI와 재생에너지는 대표적인 투자 분야다. AI는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로 부상했으며, AI 발전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며 재생에너지를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1차 메가 프로젝트에는 K-엔비디아 육성, 국가 AI컴퓨팅 센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발표된 2차 메가프로젝트에도 소버린 AI, 지방 태양광·풍력 발전사업 등이 담기며 AI와 에너지 분야의 투자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은행권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승인된 국민성장펀드 1호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이 대표 주간사를 맡고, 5대 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 BNK부산은행 등 18개 금융기관이 선순위 대출과 간접투자에 참여한다. 이중 농협은행은 구체적인 공급 규모를 공개했다. 선순위 대출 1200억원, 미래에너지펀드 간접투자 870억원 등 총 2070억원을 투자한다. 장기·저리의 대출 자금을 공급해 자금 확보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전남 신안군 일대에 총 3조4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개발되며, 산은이 조성한 첨단전략산업기금이 7500억원을 투입한다. 390MW의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해 향후 전남 지역에 구축할 예정인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청정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PF 중 최대 규모로, 오는 2029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투자 프로젝트도 가동됐다. 지난 2월 삼성전자 평택 5라인 AI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성장펀드 참여가 승인됐다. 총 2조5000억원의 대출 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은행별로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연 3%대 저리로 공급한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8조80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생산 설비 구축을 지원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개별 금융그룹 차원의 투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금융그룹들의 대규모 인프라펀드 조성에 나섰는데, AI와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골자다. KB금융그룹은 1조원 규모의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했다. KB자산운용이 설립과 운용을 맡고, 은행과 보험 계열사 등이 참여한다. 국민은행은 전체 1조원 중 5000억원을 출자한다. 이 펀드는 디지털·에너지 인프라, 재생에너지 대전환, 지역균형성장 사회기반시설(SOC) 등을 대상으로 하며, 먼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 투자를 검토한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4000억원, 하나증권 500억원, 기타 관계사 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조성했다. 신재생에너지와 AI·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핵심 축으로 삼고, '완도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 '부천 삼정동 AI허브센터', '인천 구월동 AI허브센터'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도 5000억원 규모의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조성하고,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지역균형성장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 대상은 '해남 태양광·고창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력 사업에 자금을 투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지방금융그룹 중 BNK금융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부울경 지역에 추진하는 주요 에너지사업을 지원한다. BNK금융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자금 조달과 금융 구조화, 운용 자금 등 금융서비스를 뒷받침한다. BNK금융이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지원 프로그램의 첫 번째 협약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통해 지역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은행권의 이 같은 자금 흐름 변화는 기존의 이자이익 중심 성장 구조를 바꾸고 투자금융 영역을 강화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부동산 금융 확대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명확한 기조 속에 투자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도 이자 중심의 성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안정성이 보장된 부동산과 담보 중심의 영업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자금 흐름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이 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 ‘전환 엔진’ 가동...150兆 성장펀드로 산업 돈길 만든다 [창간기획]

정부가 '돈의 방향이 바뀌는 시대'로의 대전환을 시작하면서 금융권의 자금 흐름이 기존 부동산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첨단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150조원 규모의 성장자금을 풀어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 육성에 나서자 금융의 역할도 다시 짜이는 모양새다. 정책금융기관부터 은행·보험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산업자금 공급망에 편입되며 한국형 '산업금융 체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이 과거 자산시장을 팽창시키는 엔진이었다면 이제는 산업 부스터이자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과 부동산·가계대출 중심 성장의 둔화 및 PF 부실 부작용, AI·반도체 패권 경쟁 본격화 등 여러 환경 변화에 따라 정부는 금융권의 국가성장 동원 의지를 피력해왔다. 특히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출범 직후부터 민간 금융의 산업정책 동원 필요성이 확대됐음을 시사하며 '금융 대전환'을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전환금융과 혁신금융이라는 두개의 축으로 철강·석유화학·발전 산업의 '저탄소 전환'과 AI·첨단 제조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 체질 전환'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50조원 규모 성장펀드를 통해 전환금융과 혁신금융의 그림에 시동을 걸었다. 첨단산업, 벤처·혁신기업, 지역경제, 재생에너지 등 생산성이 높은 영역으로 자금을 전환하고 혁신하기 위해 밸류체인 전반에 민간 금융사들이 투자하고 공급에 참여하는 민관 합작 펀드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 벤처캐피탈(CVC) 투자 규제 완화 등에 나서는 등 작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투자 전환에 대비하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앞두고 메가프로젝트 발굴과 범부처 토털솔루션 제공을 추진하는 등 자본규제 개선을 통해 은행·보험업권의 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508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으로 즉각 화답했다. 정부는 금융권 자본에 더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의 626조원 지원까지 총 1240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첨단 산업에 투입하는 체계를 올해 초 확립했다. 핵심 전략 사업을 키우기 위해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부펀드 투자를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금융 동원 의지를 실현하는 단계에도 이르렀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모태펀드의 자금이 민간인 은행·보험사와 연기금, VC, PE로 연결되는 초대형 밸류체인을 구축한 것이다. 150조 성장금융 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리면서 금융의 역할은 급변하고 있다. 정책금융이 공급 기반을 마련해 민간자금을 끌어당기는 구조를 기획함에 따라 정책금융기관은 대규모 마중물로, 은행은 산업자금 공급 창구로, 보험사는 장기 모험자본 투자자 역할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한국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은 초기 대규모 자금 공급처이자 민간으로 향하는 리스크를 완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고위험 산업이나 보증.후순위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민간이 들어오기 어려운 초기 위험을 흡수하고 투자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은행권은 산업자금 공급 채널이자 자금이 산업에 전달되는 통로 역할에 나섰다. △대출 공급 △프로젝트 파이낸싱 △산업 생태계 금융 △협력사·벤더 금융을 맡는 것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집중된 자금은 산업과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의 기업대출 중심 재편 움직임이 커지면서 성장산업 생태계 전반에 유동성을 투입하는 모습이 확대되고 있다. 보험과 연기금은 장기 투자자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장기 인프라 투자나 사모펀드·인프라펀드 출자, 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 투자 등 은행 자본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AI·전력망·에너지 전환 투자 등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권이 초장기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현금 흐름을 선호하기에 인프라 투자에 적합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흘러 온 자본은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산업 모험자본으로 최종 수혈되고 있다. 모험자본은 성장 잠재력은 높으나 위험도가 높은 창업·벤처·중소기업에 투자되는 자금이다. 정부는 리스크는 줄이고 규모는 키워 위험이 높지만 성공 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과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완성하는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자금 흐름의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가계대출 중심이던 국내 금융이 산업으로 돈길을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단순한 정책펀드 확대를 넘어 한국 금융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대형 실험과도 같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에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위주 자금이 AI·에너지·첨단산업으로의 이동을 완수하고 민간 자본까지 끌어들이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자리 잡을지 성패에 이목이 모인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부산항, 금융 없인 싱가포르 못 넘는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부산항이 세계 1위 환적항으로 도약하려면 '물류항' 수준을 넘어 금융과 산업이 결합된 해양 비즈니스 중심지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 물동량 경쟁만으로는 중국·동남아 항만의 추격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24일 해운·물류 업계에 따르면 부산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2488만TEU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환적 물동량도 1410만TEU로 늘며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말레이시아 탄중팔레파스(TP)항과 중국 주요 항만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부산항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역시 변수로 꼽힌다. 업계는 이제 항만 경쟁이 단순 하역 능력이 아니라 '물류·금융·산업'을 함께 묶는 구조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세계 1위 환적항인 싱가포르도 항만과 금융 허브를 동시에 키우며 경쟁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KDB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부산 이전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해운·조선·물류 산업에 자금을 공급할 대형 해양금융 체계를 부산에 집적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환적항은 결국 금융 허브와 함께 간다"며 “산업은행 이전은 부산 해양금융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 추진하는 '동남권투자공사' 같은 지역 단위 투자기구는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와 자본 규모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물류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항만 확대와 부산신항 확장, 가덕도신공항을 연계한 '트라이포트' 구축까지 함께 추진해야 부산항이 세계 1위 환적항에 다가설 수 있다고 전했다. 부산항의 미래 경쟁력이 '해양금융'과 '통합 물류 생태계' 구축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6·3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도 해양 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 해양금융 허브 조성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북극항로와 친환경 스마트항만 육성에 무게를 두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오르면 2배, 떨어지면 더 위험”...삼성·하이닉스 ‘레버리지’ 주의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각각 두 배로 따라가는 초고위험 투자상품이 국내 증시에 상장을 앞두면서,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는 것과 관련해, 투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간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변동성이 큰 반도체 대형주 흐름에 투자 성과가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당국은 이 상품이 장기 보유형 투자수단이 아니라 단기 거래를 전제로 설계된 고위험 파생 성격의 상품이라고 규정했다. 개별 기업의 실적 변화나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동시에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손실 감내력이 낮은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상품 구성은 ETF와 ETN으로 나뉜다. 총 8개 운용사가 발행하는 상장지수펀드 16종이 포함되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상승 방향을 추종하고 일부는 하락 방향에 베팅하는 구조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하는 정방향 상장지수증권 2종도 함께 편입된다. 명칭 혼선을 막기 위한 규제도 적용된다. 일반 ETF와 동일한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상품명에서 'ETF' 표기를 금지하고, 대신 '단일종목'이라는 표현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구조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일별 수익률을 기준으로 배수가 적용되는 만큼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경우 실제 수익률은 단순 계산과 달라지며, 이 과정에서 자산 가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음의 복리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일정 기간 동안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해도 원금이 회복되지 않고 손실이 남는 구조이며,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이 손실 폭이 더욱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특정 종목에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호재나 악재, 실적 발표 시점에 따라 자금이 급격히 유입·유출되는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시장 가격과 실제 가치 간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투자자 진입 요건도 강화된다. 해당 상품에 참여하려는 신규 투자자는 최소 1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맡겨야 하며, 일반 교육과 심화 교육 각 1시간씩 총 2시간의 사전 교육을 이수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K-반도체, 메모리가 AI 지배하는 ‘HBM 시대’ 열다 [창간기획]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 과거 반도체산업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 성능 경쟁 중심이었다면 생성형 AI시대에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고, 공급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모델이 초거대화되면서 연산칩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AI 서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AI시대의 핵심 병목이 연산 성능이 아닌 메모리 대역폭으로 이동하면서, 메모리 기술이 곧 AI 인프라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AI시대 반도체 패권은 GPU 단독경쟁이 아니라 GPU·HBM·첨단 패키징이 결합된 시스템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확장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AI 가속기와 '한 몸' 된 HBM…반도체 패러다임 바꾼다 생성형 AI 확산 이전까지 반도체산업의 중심은 미세공정 경쟁이었다. 얼마나 더 작은 공정으로 더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하느냐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챗GPT를 비롯한 초거대 AI모델 등장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AI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GPU가 아무리 높은 성능을 갖추더라도 데이터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AI 서버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메모리 속도와 전력 효율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HBM은 이러한 AI 시대 요구에 최적화된 메모리로 평가받는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기존 D램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대역폭을 구현할 수 있어 AI 가속기와 사실상 '한 몸'처럼 작동한다. 특히 엔비디아의 최신 AI GPU에는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경쟁력이 사실상 HBM 수급 능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HBM의 의미는 단순한 고성능 메모리를 넘어선다. 과거 D램 산업이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었다면, HBM은 구조적으로 다른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HBM은 고객 맞춤형 성격이 강하다. GPU 설계 단계부터 메모리 업체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고, 발열·전력·적층 구조·신호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인증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공급망 진입 장벽도 높다.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간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기존 범용 메모리 시장과 차이가 있다. 시장에선 AI 서버 확대와 함께 HBM 시장이 향후 수년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대형 금융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546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346억달러(약 51조원)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AI 모델 고도화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요구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를 넘어 차세대 HBM4(6세대)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 삼성전자 HBM4 양산 공급에 SK하이닉스 커스텀메모리로 대응 AI시대 최대 수혜산업으로 메모리가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시장 주도권은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쥐고 있지만, 차세대 HBM4를 기점으로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BM4부터는 최하단 '로직 다이(베이스 다이)'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이 도입되는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술적 변곡점에 진입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 '턴키(Turn-key)' 경쟁력을 내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실제 삼성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하며 차세대 HBM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삼성은 경쟁사보다 한 단계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하고, 베이스 다이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4나노 공정을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전략적 동맹을 공고히 하며 고객사별 최적화된 '커스텀 메모리' 솔루션으로 HBM 1위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와의 강한 파트너십도 강점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인 'GTC 2026'에 참가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찾아 AI 메모리 사업의 최신 성과를 살폈다. ◇ AI 인프라 움직이는 메모리…'K-반도체 전략 가치' 커진다 AI 확산은 한국 반도체산업의 전략적 가치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메모리가 스마트폰·PC·서버 산업의 핵심 부품이었다면, 이제는 AI 인프라를 움직이는 핵심 자원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AI 시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 반도체산업이 차지하는 전략적 위상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한국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11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중심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AI발 메모리 수요 급증은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500조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각각 57조2000억원, 37조6103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일각에선 향후 3년 내 두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가 1000조원에 육박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HBM 경쟁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모델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미래 반도체 경쟁은 단순 용량 확대가 아니라 '메모리 아키텍처 경쟁'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AI 시대 메모리 경쟁은 단순 저장장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연결·처리하느냐를 결정하는 '데이터 흐름 설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가 단순 부품을 넘어 AI 시스템 효율과 전력 소비, 운영 비용까지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 포스트 HBM은 '메모리 아키텍처 시대'…한국 반도체의 새로운 시험대 차세대 HBM4E(7세대)와 초고성능 AI 메모리 경쟁은 물론,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연산 기능을 메모리에 결합한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2(SOCAMM2) 등 새로운 기술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CXL은 서버 내 메모리를 공유자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용량을 유연하게 확장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PIM은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메모리 병목'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는다. 소캠2는 전력 효율을 높이고 발열 관리가 가능한 차세대 메모리 모듈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HBM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AI시대 반도체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미국·대만·일본 등이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워 반도체산업 육성 경쟁에 나서고 있고, 첨단 공정과 패키징 분야 인재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력·용수·인허가 문제와 반도체 인재 부족 등이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AI시대 핵심산업으로 부상한 만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AI시대가 한국 반도체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메모리가 AI 인프라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면서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기술력이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 과정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반도체산업이 '메모리 강국'으로 성장했다면, AI시대에는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를 움직이는 핵심 '설계자'로 도약하고 있다. AI시대의 승부는 단순 연산 성능이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데이터 흐름의 중심에 K-반도체가 서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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