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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7차 에너지계획 ‘LNG’ 강조…“한국도 안정적 LNG 계약 필요”

일본이 최근 공개한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에서 2040~2041년 천연가스 공급량을 연간 5400만∼7400만톤으로 계획하고 장기적, 안정적인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연료인 LNG 안정적인 장기 도입계약 체결에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7차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에서 같은 시기에 발표 예정인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목표와 정합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NDC 목표시기에 대한 시간적 여유를 감안해 2040년의 에너지 계획을 수립·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에너지 계획에서는 탈탄소를 위해 2040년 △에너지 절약 △전기화 △신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키로 한 것이 특징이다.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에너지 절약 등의 요인을 감안해 원유 환산 단위로 2022년 3억1000만㎘에서 2040년 2억6000만~2억8000만㎘로 저감되는 것으로 설정했으나, 전체 전력수요는 증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 전력량은 2023년 1조kWh에서 2040년 1조1000억~1조2000억kWh 정도로 증가하는 것을 예상했다. 이같은 발전 전력량의 증가는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기존 보다 폭 넓은 전원 믹스를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재생에너지를 주요 전원화 해 약 40~50%로 정했으며, 이 중 태양광(22~29%) 및 부유식 해상을 포함한 풍력(4~8%)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20GW, 부유식을 포함한 해상풍력 30~45GW 규모의 도입 목표도 포함됐다. 원자력의 경우 현상 유지 차원에서 발전량 20% 비중을 유지했다. 특히 안정적 에너지원 공급 관점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장기계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온실가스 73% 감축 시나리오에 따른 2040~2041년 기준 주요 에너지원 가운데 천연가스 공급량은 약 8000만~9000만㎘로 2022~2023년 기준 1억㎘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 포집·저장(CCS)과 같은 탈탄소화 기술 도입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는 경우 천연가스 공급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일본은 천연가스의 1차 에너지 공급이 2040~2041년 최소 7400만㎘에서 최대 1억1000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안정적 공급관점에서 LNG 장기계약의 중요성을 했다. 이에 대해 한 일본 가스회사 관계자는 “다른 에너지원의 공급이 적어질 경우 이러한 격차를 메우는데 있어서 LNG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도 장기 천연가스 도입 계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변동성을 감안한 안정적인 LNG 도입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제기되고 있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열린 제4회 KOGAS 포럼에서 “2050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대전제 하에 에너지 전환기 천연가스의 역할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천연가스는 전체 전력 수요 예측 오차에 대응하고, 석탄·원자력·재생에너지등 기저 전원의 건설 및 가동 지연으로 인한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도시가스 부문에서는 겨울철 난방용 핵심 에너지원으로 국민을 혹한으로부터 지키고 있으며, 산업용 및 수송용에서도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실장은 “이러한 천연가스 역할의 중요성 이면에는 수요 불확실성이라는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며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국가 간 이해관계에 의한 협상 난제와 기저 전원의 기술적 한계는 천연가스 수급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어 천연가스 공급자 또는 수급 관리자로서 수요 불확실성에 대응, 수립할 수 있는 도입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태양광부터 전기차·원전·석탄까지…올해 글로벌 기후·에너지 트렌드는

세계적인 이상고온으로 기후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025년 글로벌 기후·에너지 트렌드가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3일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62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작년 지구 기온이 사상 처음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1.5도 상승'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인류가 설정한 일종의 마지노선인데 이것이 뚫린 셈이다. 이런 와중에 반(反) 기후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공식 취임한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운 환경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신종 녹색 사기'라고 표현하며 재집권시 이 법안을 폐지하고 파리협정도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또 취임 첫날 미국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겨냥한 행정명령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기술들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는 여러 면에서 지구온난화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지구의 앞날을 결정할 올해 주요 기후·에너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우선 태양광발전의 경우 성장률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35% 성장했지만 올해 성장률은 11%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럼에도 태양광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새로 추가되는 발전원이 될 것이라고 BNEF는 내다봤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경우 미국 공화당 중심으로 압박을 받고 있고 유럽에서도 외면받고 있지만 쉽게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2021년부터 3조 달러가 넘는 자금이 투자된만큼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조금씩 결실을 맺으리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투자원칙이 기업과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전기차 대중화로 석유 수요가 올해 정점을 찍고 앞으로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BNEF는 올해 전 세계에서 새로 판매되는 전기차 중 65%가 중국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원자력발전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게될 전망이다. 유럽에선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국에선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청정한 발전원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폐쇄된 원전이 재가동되고 차세대 원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것이란 소식을 기대해라"고 했다. 기후 측면에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후 예측이 어려워지자 홍수 시뮬레이션을 비롯한 기후 리스크와 지구공학 등 기후과학이 앞으로 유망한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규제 움직임도 거세질지 주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는 지난 1일부터 PFAS가 사용된 의류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PFAS는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을 막는 특성을 가져 의류, 생활용품, 식료품에서 화학, 자동차 반도체 산업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지만 암 유발 등 유해성이 확인됐으며 자연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는다. 기후변화 대응에 반하는 추세도 소개됐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과 인도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글로벌 석탄 소비가 정점을 찍게될 시기를 2027년으로 미뤘다. 미국에서도 가정, 공장, 전기차 충전시설, 난방, 데이터센터 등에서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해 일부 분야에서 에너지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금융사들의 연합체를 탈퇴하는 은행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넷제로은행연합'(NZBA)을 탈퇴한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도 NZBA 탈퇴를 선언했고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는 이전부터 NZBA를 나간 상태다. NZBA는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설립된 '글래스고 금융 연합'(GFANZ) 중 하나로, 2050년까지 금융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 모건스탠리의 탈퇴로 현재 NZBA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142개로 줄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기차 보조금 조기 집행한다더니 “1월에는 못줘요”, 왜?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 조기 집행 방침을 세웠음에도 1월에는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지침이 1월 중순경 마련되면 실 지급은 2월 초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올해는 지급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보조금 소급 적용 등 다양한 해결방법이 있음에도 공무원들이 행정편의주의만 앞세우고 있다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및 수소차 보조금 집행은 지난해보다 약 한달 앞당겨진 2월 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는 지침 확정과 지급 시기를 전년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겼다"며 “보조금 지침을 빠르면 1월 13일 확정할 예정이며, 이후 지자체가 3주 이내 공고를 권고받는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1월 말부터 집행이 가능한 지자체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2월 초에 지급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했다. 환경부는 올해 보조금을 조기에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집행 시기를 한 달 이상 앞당겼다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1월 내 지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매년 보조금 지침이 1월 중순에서 말쯤에 결정되고 이에 따른 지자체 권고 일정에 따라 실 지급은 2월 초에서 중하순이나 돼야 가능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공백기를 줄이기 위해 조기 집행을 목표로 했지만 지침 확정부터 공고, 집행까지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해마다 1,2월에는 전기차 판매 절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의 보조금 지침은 2월 6일에 확정된 후 같은 달 20일부터 지급이 시작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기차 판매량은 1653대에 그쳤으나 보조금 지급이 시작된 3월에는 2만225대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전기차 구매 의향을 가진 소비자는 “보조금 예산을 다음해 1,2월까지 포함해 책정하던지, 아니면 1,2월에 보조금 지침이 확정이 안됐더라도 선 판매 후 보조금을 소급 적용해 지급하는 방법 등 다양한 해결방법이 가능한데 공무원들이 너무 보수적으로 행정처리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동호회 커뮤니티의 한 소비자는 “지급 시기가 지금까지보다는 앞당겨진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 계약 시기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액수는 전년도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전기승용차의 국고 보조금 단가는 올해 평균 4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전기화물차는 평균 1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또한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는 차량 기준 가격은 기존 55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낮아져 구매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보조금 개편안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에 따른 차등 지급, 안전성 강화, 가격 인하 유도를 주요 내용으로 하며, 실수요자 지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시기를 앞당기려는 환경부의 노력에도 행정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2025년 전기차 보조금 총예산은 전기차 1조5000억원, 수소차 7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정부는 보조금 확대와 조기 집행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과 판매량 변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러시아 가스관 잠기자 천연가스값↑...LNG 가격 상승 부추기나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 여파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새해 첫 거래일부터 상승하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에서 2월물 선물 가격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기준 오전 8시 10분께 메가와트시당 50.39유로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최대 51유로까지 급등, 2023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을 이용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유롭 공급이 중단된 영향이다. 1일(현지시간)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 가스 경유를 중단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일로 러시아는 시장을 잃고 재정적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도 “모스크바 시각으로 1일 오전 8시를 기해 러시아산 가스의 우크라이나를 통한 공급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맺어뒀던 계약에 따라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해왔으나,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공급해온 파이프라인 경로는 이것 말고도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까지 이어지는 '노르트스트림',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치는 '야말-유럽', 흑해를 북동-남서로 가로지른 후 튀르키예를 거쳐 불가리아까지 가는 '튀르크스트림' 등 3개가 더 있었다. 이 중 노르트스트림과 야말-유럽을 통한 러시아 가스 공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에 끊겼다.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거치는 가스 공급마저 중단되면서 튀르크스트림을 통해서만 러시아 가스 공급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 가스 재고가 얼마나 빠르게 소진되는지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에선 한파가 예보되고 있어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조치로 가스 공급에 직접 영향을 받는 슬로바키아의 경우 이달 중순 기온이 영하 7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유럽 대륙에서 가스 재고가 2021년 이후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소진된 가스를 다시 채우기 위한 비용이 갈수록 더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로만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비축량이 낮은 수준에서 이번 겨울 시즌을 마무리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가스를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역시 “유럽 전체가 냉방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에 아시아와 액화천연가스(LNG) 확보를 위해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계 곳곳에서 신규 LNG 시설이 건설 중이지만 공급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되기엔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석탄발전량 통계 누락 발견…온실가스 감축 성과 논란 확대

2016년부터 석탄 소비량 일부가 누락된채 통계가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누락된 석탄 소비량은 연간 최대 889만2000톤에 이른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최대 1960만톤까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에너지 및 배출량 통계 작성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환경부는 2022년도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를 발표하면서 기존에 누락된 석탄 소비량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429만톤으로 확정됐다. 이는 2021년 대비 1668만톤 감소(2.3%↓)한 수치로, 산림 등 흡수량을 포함한 순배출량은 6억8650만톤에 달한다. 2022년 배출량은 전년보다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폐기물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배출량이 감소했으나, 냉매가스 사용 증가로 인해 산업공정 분야 중 '오존층파괴물질(ODS)의 대체물질 사용' 부문이 전년보다 약 280만톤 증가했다. 또한 울진 산불과 같은 대형 산불로 인해 산림 흡수량이 전년보다 약 120만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2022년 배출량은 2018년 7억8390만톤에 비해 4년 사이 12.4%가 줄었으나,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동안의 에너지 통계 및 배출량 산정에서 일부 석탄 소비량이 누락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그동안 누락된 석탄 소비량을 반영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더욱 늘어난 것으로 재산정했다. 에너지 분야 통계를 작성하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밸런스 통계를 수정하면서 석탄제품에 아역청탄, 갈탄, 토탄, 고형연료, 코크스 및 콜타르, 코크스로 가스, 고로 가스, 기타 석탄 가스를 포함했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누락된 민간 석탄발전사의 석탄 소비량은 연간 49만4000톤에서 최대 889만2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매년 80만톤(2016년)에서 최대 1960만톤(2021년)까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9월 10일에 발표했던 2023년도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1996 IPCC 지침 기준)도 전환 부문에서 약 2475만톤 증가한 것으로 변경됐다. 이번 석탄소비량 누락으로 에너지 및 배출량 통계 신뢰성에 대한 환경단체의 비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통계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에너지 통계 작성 과정을 개선하고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통계 품질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요 데이터의 검증과 보완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번 수정 사항을 반영한 새로운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온실가스 통계 품질 향상을 위해 2025년 상반기 중 제3차 국가 온실가스 통계 총괄관리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계획에는 데이터베이스 표준화와 검증 시스템 개선, 교차 검증 알고리즘 개발 등이 포함된다.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신뢰성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가통계 간 교차검증 등을 통해 앞으로도 신뢰성 높은 통계 자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날씨가 곧 경제’…기상기후시장 1조원 돌파

기후위기가 점점 심화되면서 경제·산업에도 직접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자연재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날씨를 미리 예측하는 기상기후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돌파하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2일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 리(Swiss Re)에 따르면, 2022년 자연재해 피해보상을 위해 각국의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액수는 1080억달러로, 직전 10년 평균치인 890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기후위기로 인해 자연재해가 빈발해진 탓이다. 지난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금융컨설팅기업 올리버와이만과 세계경제포럼(WEF)은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누적 기준 세계 인구 중 1450만명이 사망하고 12조5000억달러(약 1경6818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격해지는 자연재해로 경제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2022년 9월 6일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사고이다. 당시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공장 대부분 구역에 정전·침수가 발생하면서 1고로(용광로)를 제외한 2·3·4고로 3기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포항제철소 고로가 모두 멈추는 사고는 1973년 쇳물 생산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었다. 포스코는 이 사고로 총 4355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자연재해로 경제적 피해가 커짐에 따라 날씨를 미리 예측하는 기상기후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발표한 '2024년 기상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기상산업 시장 규모는 1조1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 증가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393개의 기상 관련 사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190개 증가한 수치다. 조사 결과, 매출 성장이 두드러진 분야는 '기상기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734억원 증가)과 '기후변화 대응 지원 서비스업'(404억원 증가)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분석의 발전이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산업은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화 및 서비스업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상 관련 정보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업'은 전년 대비 68.5%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고, '기후변화 대응 서비스업'은 161.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기상 데이터 활용이 재난 대응, 도시 계획, 에너지 효율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기상 관측용 기기 및 장치 제조업'은 정밀한 기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장비를 통해 농업, 물류,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이 분야는 약 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고도화된 기상 관측 장비는 재난 예방과 산업 효율성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상산업은 고용 창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상산업 종사자는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5884명으로 집계됐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분석 관련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고급 기술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 이러한 변화는 기상산업이 데이터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수출 분야에서도 손꼽힐 만한 성과가 나타났다. 2023년 기상산업 수출액은 23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했다. '기상기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상 데이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은 해외 기업들에게도 유용한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기상산업은 단순한 산업적 역할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컨대, '기후변화 대응 서비스업'은 기후 리스크를 사전에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제시해 재난 대비와 경제적 손실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기상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기술은 농업 생산량 최적화, 에너지 관리 효율화, 교통 혼잡 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기상산업기술원은 “기상기후 정보의 활용 필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기상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며 “앞으로 실태조사를 통해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이대로 中에 밀릴 수 없다…국산 재생에너지 밸류체인 리빌딩 나서야

새해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의 전체적인 밸류체인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는 점점 늘어나는데 국내산이 중국산에 더는 밀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2일 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중국산 부품 진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산 육성을 위한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지금 업계가 그로기 상태다. 현재 정부에 국내산 보호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강력하진 않더라도 통상에서 조금의 방어벽이 필요하다 본다"며 “우리가 태양광의 기술적 측면에서 강점이 있으니 연구개발(R&D) 등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셀·모듈 제조업체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12월 19일 차세대 태양광 모듈에 적용하는 '탠덤 셀'을 상용화 가능한 면적으로 세계 최초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탠덤 셀은 기존 태양광 셀보다 효율이 50% 이상 높다. 아직 국내 태양광 제조업에 희망이 있지만, 최근 흐름은 태양광 발전설비 중에서 중국산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국내산 태양광 모듈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중국산에 밀리는 모습이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 당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동안 중국산 태양광 모듈 신규 설치용량은 964메가와트(MW)로 국내산 671MW를 앞질렀다. 풍력발전도 사정이 좋지 않다. 아직 국내에 운영 중인 풍력발전 사업은 많지 않지만, 중국산 풍력터빈을 사용한 풍력발전사업들이 국내 전력입찰시장의 진입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23년 12월 풍력 고정가격계약에 입찰된 364.8MW 규모의 영광낙월해상풍력은 중국계 기업인 벤시스의 풍력 터빈 등을 사용하기로 했다.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 중국산이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 업계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내산 풍력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2023년 풍력 고정가격계약에서 가격 지표 배점은 60점, 비가격 지표 배점은 40점이었다. 하지만 2024년에는 가격 지표 배점을 50점으로 낮추고 비가격지표 배점을 50점으로 확대했다. 1차 평가는 비가격 지표만 적용해 진행한 뒤 2차 평가에서 가격 지표 점수(50점)를 합산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에너지 안보와 국내 산업 기여도 등을 먼저 평가하고 얼마나 싸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를 함께 보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국내산 풍력터빈을 사용하기로 한 사업이 낙찰되는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낙찰된 풍력고정가격계약에서 가장 큰 사업은 750㎿ 규모의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공장에서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에 공급될 15MW급 대형 풍력터빈을 조립·생산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올해 입찰에서 공공주도형 별도 입찰시장을 신설하고, 안보 지표를 확대하는 등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송전탑 갈등 없애고 新먹거리…‘분산에너지시장’ 본격 열린다

현대사회와 현대인에게 전기는 필수다. 하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에 거대한 발전, 송전 시설이 생기는 걸 반기는 지역사회와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아이러니는 과거 밀양송전탑, 최근 동서울변전소 문제와 같은 사회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꾸준히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고, 곧 본격적인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 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곧 관련 세부조항을 마련하고 상반기 내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 특구)을 지정할 예정이다. 분산에너지법은 장거리 송전망에 기반한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가 가능한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분산 특구에서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상대적으로 설비용량 규모가 작은 분산에너지 사업자가 전력 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 사용자에게 직접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직접거래 특례가 적용된다. 이는 분산에너지 정책 취지인 지산지소형 전력시스템 구현과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제도로 평가된다. 분산에너지법은 설비용량이 40메가와트(㎿) 이하인 모든 중소형 발전설비와 500㎿ 이하인 집단에너지 발전설비를 분산에너지 발전원으로 규정한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열과 전기를 함께 생산해 지역에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할 경우 분산에너지 발전원으로 규정될 수 있다. 분산 전원이 확대되면 우리 주변의 풍경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분산에너지법과 분산특구가 자리 잡게되면 그동안 해안가에서만 볼 수 있었던 거대한 발전소가 아니라, 작은 발전소들이 도시 근처 곳곳에 지어지고 산허리마다 철심을 박아 놓은 듯 줄지어 서 있던 거대한 송전탑도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이 아닌 필요한 곳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다양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화력 등 대규모 발전시설을 해안가 등에 설치해 도시로 보내는 중앙집중식 발전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17개 광역시·도의 전력자립도는 최소 2.6%에서 최대 221.3%로 무려 85배 차이를 보였다. 전력자립도는 해당 지역 내 전력 소비량과 생산량을 비교한 수치다. 전력자립도 100%는 해당 지역의 모든 전력 소비량을 지역 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22년 기준 전력자립도는 서울이 2.6%, 경기도가 59.8%인 반면 강원도는 199%다. 비수도권 생산, 수도권 소비라는 전력 불균형은 지속되고, 발전소 건설의 위험 부담은 비수도권 지역주민들에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지역 간 전력자립도 차이가 큰 건 국내 발전소가 동·서해안에 밀집돼 '중앙집중식' 전력공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해안엔 영흥화력, 인천복합화력(인천), 당진화력(충남), 태안화력(충남), 보령화력(충남), 서천화력(충남) 등 석탄발전소, 동해안에는 고리(부산 기장), 월성(경북 경주), 한울(경북 울진) 등 원자력발전소가 몰려 있다. 이러한 수도권의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전기를 먼 거리로 이동시켜야 하고, 여기에는 당연히 비용이 발생한다. 매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투자한 시설 비용만 연평균 약 2500억원이 넘는다. 또한 전국의 손실 전력량은 연평균 18만5510GWh로, 이를 금액으로 계산하면 매년 약 1조6990억원을 허공에 날린 셈이 된다. 이런 중앙집중식 발전의 대안으로 제시된 방식이 바로 '분산 전원'이다. 분산 전원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기를 사용하는 지역 근처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방법이다. 전기사업법에서는 “전력 수요 지역 인근에 설치해 송전선로의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하의 발전 설비"로 정의하고 있다. 즉, 소비자의 근처에서 전기를 만들고, 보내고, 사용하고, 저장하는 이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분산 전원이라 할 수 있다. 분산 전원은 주로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중앙 시스템이나 설비에 문제가 생겨도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기에 대한 제어가 제한적인 중앙집중식과 달리,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전기 제어에 관여하는 '양방향 네트워크'가 가능하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분산 전원의 가장 큰 기대 효과 중 하나는 온실가스 감축이다. 발전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 데다, 수요처 바로 근처에서 전력을 생산해 송배전으로 인한 전력손실을 최소화해 에너지 생산량 자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분산전원과 연결된 지능형 전력망 전환 시 2030년 우리나라가 절감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량은 5538만톤으로, 이는 당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3억1500만 톤)의 17.5%에 달하는 양이다. 또한 분산 전원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도 크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이를 현실화할 시 온실가스 감축 편익 16조8000억원, 전력생산 251조5000억원, 부가가치 74조5000억원, 고용 창출 16만7000명 등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장점들로 최근 분산 전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04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30%를 분산 전원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부는 총 3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분산형 전원 비중을 18.6%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면 장거리 송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비용 등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분산에너지법을 근거로 향후 추진될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는 데이터센터 등 전기요금이 영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 시설의 지방 이전을 유인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지역 균형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역 단위 에너지 생산·소비와 전력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분산에너지 사업자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자원안보 힘’ 갈수록 약화…가행광산 10년간 1313개 문 닫아

우리나라의 자원안보의 힘을 높이는 자원 수급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행광산 수가 10년전보다 22%나 감소했다. 다만 높은 가치가 인정받고 있는 텅스텐, 몰리브덴 광산의 종업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2024 광업요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등록광구 수는 2013년 5269개에서 2023년 3956개로 1313개(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운영 중인 가행광산 수는 414개에서 322개로 92개(22.2%) 감소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체적인 자원 수급력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광업계 종업원 수도 급격히 줄고 있다. 종업원 수는 2021년 5589명에서 2023년 5088명으로 501명(약 9%)이 줄었다. 같은 기간 금속광산 종업원 수는 394명에서 352명으로 42명(10.7%)줄었고, 비금속광산 종업원 수는 3569명에서 3484명으로 85명(2.4%) 줄었다. 다만 텅스텐광산 종업원 수는 2021년 3명에서 2023년 22명으로 늘었고, 몰리브덴광산 종업원 수도 2021년 62명에서 2023년 72명으로 늘었다. 텅스텐은 공구강이나 군 무기로 사용되는 초경합금의 원료로, 매장량과 생산량이 중국에 쏠려 있어 매우 중요한 핵심광물로 분류된다. 텅스텐의 국가별 매장량을 보면 중국 230만톤(비중 52.2%), 호주 57만톤(12.9%), 러시아 40만톤(9.1%), 베트남 7만4000톤(1.7%) 등이다. 텅스텐 생산량은 2023년 기준 총 7만8000톤 가운데 중국이 6만3000톤으로 80.8%를 차지했고 이어 베트남 3500톤, 러시아 2000톤, 북한 1700톤, 볼리비아 1500톤 등이다. 몰리브덴도 철계 합금용으로 많이 쓰이며, 반도체나 윤활제, 의학용으로도 사용된다. 석탄광산 종업원 수는 석탄공사 소속이 2003년 3255명에서 2023년 892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민영탄광 소속원이 3347명에서 728명으로 줄었다. 국내 금속자원 생산량도 갈수록 줄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 생산량은 3864톤에서 481톤으로 감소 △아연 생산량은 8213톤에서 1615톤으로 감소 △티타늄 생산량은 29만5987톤에서 20만213톤으로 감소 △금 생산량은 181kg에서 42kg으로 감소 △은 생산량도 5242kg에서 2322kg으로 감소했다. 인상흑연 생산량은 2019년 302톤에서 2021년 1만485톤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2023년에는 전혀 생산되지 않았다. 반면 △철은 34만2345톤에서 50만3647톤으로 증가 △몰리브덴 생산량도 494톤에서 628톤으로 증가 △황철석 생산량 역시 36톤에서 53톤으로 증가했다. 광산업체는 규모가 작을수록 근로일수가 많고 임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5~9인 규모는 근로일수 21.5일, 임금 약 387만원 △10~29인 규모는 근로일수 20.5일, 임금 약 420만원 △30~99인 규모는 근로일수 20.4일, 임금 482만원으로 조사됐다. 2023년 4분기 기준 광업 종사자들의 월평균 임금액은 석탄·원유·천연가스광업 약 537만원, 금속광업 약 472만원, 비금속광업 약 432만원, 광업지원서비스업 578만원으로 전체 평균은 454만원으로 나타났다. 금속광산 수는 총 233개로, △금 95개로 가장 많고 이어 △철(티탄철) 31개 △연·아연 30개 △동 27개 △텅스텐 17개 △은 13개 △사금 9개 △몰리브덴 5개 △망간 2개 △주석 2개 △안티몬 1개 △희토류 1개로 나타났다. 매장량은 △철 5468만톤(가채매장량 4416만톤)으로 가장 많고 이어 △희토류 2597만톤(2018만톤) △연·아연 1698만톤(1345만톤) △텅스텐 1537만톤(1190만톤) △은 790만톤(617만톤) △몰리브덴 615만톤(491만톤) △금 592만톤(452만톤) △동 228만톤(165만톤) △주석 44만톤(31만톤) △망간 36만톤(25만톤) △안티몬 2만톤(2만톤) △사금 2857kg(2000kg)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이 매장량은 순수 금속자원이 아닌 광석 기준임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텅스텐 매장량은 1537만톤인데, 품위 0.54%를 감안하면 매장량은 8만2998톤이 된다. 캐나다 자본이 지배하는 알몬티대한중석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상동광산에서 텅스텐 생산에 착수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체코원전은 시작일 뿐…K-원전 세일즈 다시 나선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라는 국정 목표를 내세웠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와 무관하게 체코 신규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은 우리 원전업계의 경쟁력을 확인한 분명한 성과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전 업계는 정국과 무관하게 국가의 대표적 먹거리인 원전 수출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도 국내에서는 탈(脫)원전을 선언했지만 해외 원전수출은 적극 추진했다. 체코 우선협상자 선정도 전, 현 정부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등 여러 국가들의 문을 꾸준히 두드린 결과라는 쾌거이다. 1일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60여기의 원전 건설이 계획돼 있다.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사례에서 보듯 건설역량, 원자로 기술, 가격 경쟁력 등을 종합할 때 이 중 약 70기를 수주할 실력과 경험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수출 역량이 있는 국가는 사실상 러시아, 일본, 프랑스, 미국, 중국, 한국 이외에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체코에 이어 다음 수주로 유력한 국가는 마찬가지로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다. 국영 폴란드전력공사(PGE)는 민영 발전사인 제팍(ZE PAK)과 함께 한수원과 협력해 퐁트누프 지역에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 2∼4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PGE와 제팍은 2022년 10월 한수원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당시 원전 1기당 건설비 5조∼7조원대로, 전체 수주액이 10조∼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폴란드 측이 원전을 완전히 사는 방식이 아니라 한수원의 지분 참여율을 49% 가까이 희망하는 상황이어서 한수원은 투자 여력, 경제성 등을 따져보며 폴란드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원전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한 루마니아로의 원전 수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023년 루마니아 원자력공사 측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해 한수원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5년까지 원전 12기를 건설할 예정인 튀르키예 역시 한국의 적극 수출 공략 대상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월 튀르키예 정부에 원전 건설 프로젝트 예비 제안서를 냈다. 한전과 튀르키예 정부는 튀르키예 북부 지역에 1400MW 규모의 APR1400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논의 중으로, 올해 공동 타당성 조사를 거쳐 합의가 이뤄지면 양해각서(MOU) 체결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 UAE, 영국 등지에서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영국과 사우디 수출사업은 한국전력이 추진하고 있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2030년까지 3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21조원 규모의 사업이다. 한전이 2017년 12월 우선협상자 지위를 획득했지만 6개월 만에 상실했다. 이후 아직까지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해 여전히 일본 도시바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탈석유 에너지 계획 기조 아래 2030년까지 200억~300억달러(약 22조~34조원)를 투입해 1.4GW급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예비사업자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전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은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동은 최근 고유가로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월드컵 개최, 신규원전 수주, 네옴시티 신도시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 사우디원전지원센터 관계자는 “예비사업자 발표 지연에 대해 사우디 측에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일단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측은 내심 우리나라가 이웃 국가인 UAE에 수출한 'APR1400' 원자로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웨스팅하우스는 자국에서도 원전 건설 기한을 맞추지 못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UAE에서 건설기한 내에 완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UAE도 바라카 1·2·3·4호기에 이어 5·6호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사우디 측은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물론 우리나라가 이웃 국가인 UAE에 수출한 'APR1400' 원자로 도입을 원한다"며 “무엇보다 웨스팅하우스는 자국에서도 원전 건설 기한을 맞추지 못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UAE에서 건설기한 내에 완공한 경험이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탄핵 정국으로 우리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최종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 리스크는 큰 악재"라며 “자칫 불리한 조건에 계약하지 않도록 한덕수 대행과 관계부처 장관들은 물론 여야가 협심해 협상 주관과 금융지원, 포괄적 경제협력, 외교협력, 원자력 인력양성, 인허가 지원 등을 총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한울 3·4호기의 차질없는 건설 완료를 통해 탈원전으로 인한 우리나라 원전 산업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도입국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안한 정국과 함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도 불안요소다. 다만 산업부는 별도 채널로 갈등 해소와 전략적 협력을 타진하는 노력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으며 원만한 문제해결을 자신하고 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는 자체 시공 능력이 부족해 독자적으로는 해외에 원자로를 건설해 수출할 능력이 없다"며 “한수원이 해외 사업의 최고의 협력 파트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해결책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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