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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탄소감축 사업, 국가 전략으로 격상해야…정부-전문가 한목소리

국제 탄소시장 개막을 앞두고 이를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 아닌 국가 외교 및 경제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대규모 협력 체계 구축, 제도 정비, 국제기구와의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국회 탄소중립포럼과 (사)한국기후변화학회 주최, 김건 국민의힘 의원 주관으로 열린 '국제 탄소시장 개막에 따른 우리의 대응'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국제 감축사업은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개도국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위한 국가 외교 전략"이라며 “국가 간 협력을 통해 대규모로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전략적 접근과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약 3750만톤에 달하는 막대한 감축 실적이 필요한데, 현재 추진 중인 사업 대부분이 소규모 공장 단위에 머물러 있어 국제적 리더십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FTA급 협상이 요구되는 만큼 대규모 국가 협력 체계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우선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제도적 숙제를 마쳐야 하며, 그 이후 민간이 자발적 시장에서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법 및 제도 정비와 관련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정 교수는 “법령 없이 규정이 먼저 만들어지거나, 법령 제정 순서가 뒤바뀐 사례도 있다"며 “파리협정 규정 반영이 미흡한 점, 용어 혼동, 사업 목적의 불명확성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감축사업'이라는 용어에 대해 “실제 우리나라가 국외에서 수행하는 활동인 만큼 '국외 감축활동'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각 부처의 전담기관 체계가 정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ODA 기관인 코이카는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며 “외교부와 국회 차원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우리는 이미 잘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국제기구와의 연계, 제도 정비, 용어 정립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국회가 관심을 갖고 이 체계를 정비해준다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외교부와 산업부 관계자들이 정부의 역할과 과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경희 외교부 기후환경과장은 “국제 감축 사업은 외교적으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핵심"이라며 “9개국과 기후변화 협정 체결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 근거 마련 이후에는 세부 이행 가이드라인 협상이 관건이며, 이를 위해 고위급 외교, 양자 협의체, 해외 바이어국과의 협력 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예산 부족으로 인해 실제 협상을 이메일이나 화상 회의로 대체하고 있는 현실도 공개하며, 국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김영섭 산업통상자원부 온실가스국제감축사업팀장은 “국제 감축 목표인 3750만톤은 정부가 직접 책임져야 하는 영역으로, 기존의 소규모 민간사업으로는 달성이 어렵다"며 “정부 간 협력을 통해 대규모 사업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아시아 등 파트너 국가의 사회‧정치적 우선 과제를 반영한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며, 주리스딕셔널 어프로치(Jurisdictional Approach) 같은 포괄적 모델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집단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 절반 수준…“전력산업기반기금 지원 필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집단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열과 전기를 따로 생산할 때 배출량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에너지는 전기수요지 인근에 짓는 분산에너지로 활용하면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제기됐다. 이에 전기요금에서 일부 징수해서 모으는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집단에너지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2일 한국집단에너지협회 주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집단에너지 활성화와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집단에너지 지원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유 교수가 제안한 지원방안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지원 △개별소비세 면세 △지역지원시설세 면세 또는 감세 △ 탄소배출권 무상할당 또는 유상할당 비율 차등 적용 △ 한국전력 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 이행에 열병합발전 전기 포함 △제로에너지빌딩 의무 이행 수단으로 인정 등이다. 유 교수는 집단에너지 전력생산량에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으로 킬로와트시(kWh)당 5원을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해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유 교수는 “독일은 아예 전기요금에 열병합 발전소 부담금을 별도로 징수하고 열병합발전에 지급하고 있다. 지원 수준은 킬로와트시(kWh)당 4.3원 정도"라며 “최근 전기요금 상승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 징수액이 늘었다. 이를 통해 우리도 집단에너지에 지원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집단에너지에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기 때문이다. 유 교수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22년 기준 1774만3000톤이다. 집단에너지 대신 개별 보일러와 다른 화력발전기로 열과 전기를 각각 생산 시 배출량은 집단에너지 배출량보다 두 배 많은 총 3605만2000톤으로 추정된다.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이는 점도 지원을 늘려야하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집단에너지의 분산에너지 편익은 가중평균한 결과 kWh당 11~12원으로 분석됐다. 집단에너지편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집단에너지 총 발전설비 용량은 12기가와트(GW)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2기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유 교수는 지난 2023년 집단에너지의 연간 전력생산량이 5479만 메가와트시(MWh)인 점을 고려, kWh당 5원 지원시 약 274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유 교수는 각종 세금 감면 및 면세도 필요하다 봤고 집단에너지는 배출권 할당 기준을 화력발전소와 동일하게 적용하면 안된다고 봤다. 화력발전은 전체 배출량의 10% 정도 배출권을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 집단에너지는 지난 2023년까지 배출권 유상할당 면제를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다른 화력발전과 똑같이 배출량의 10%를 돈을 주고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유 교수는 집단에너지는 배출권 무상할당 기한을 10년 연장하거나 화력발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봤다. 이날 박종배 건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집단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이 집단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넓혀야 한다고 본 이유는 집단에너지가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해외서 “11차 전기본, 탈탄소 진전” 평가…현실서 글로벌 LNG 역할은 커져만 가

최근 확정된 11차 전력산업기본계획(전기본)에 대해 해외서 “탈탄소에 대한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다. 반면, 현실에서는 글로벌 메이저기업이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미국에서는 연일 사상최대 LNG 수출 및 소비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탈탄소와 함께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우리 수출산업 및 에너지 소비에 맞는 적절한 전력비중 구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너지 경제 및 재무 분석 연구소(IEEFA)는 1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최근 확정된 한국의 11차 전기본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전력 구성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림으로써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발전믹스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탄소중립 에너지 사용을 늘리자는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차 전기본 최종계획은 2030년에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1200기가와트시(GWh), 2038년에 1300GWh로 확대할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2038년 원자력 발전량은 1400GWh 감소, 석탄 발전량은 1100GWh, 천연가스 발전량은 3800GWh씩 각각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 같은 계획은 최근 통과된 국가 전력망확충법, 해상풍력발전법, 폐기물관리특별법 등 에너지 3대 법과 연계해 '한국의 녹색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길을 열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IEEFA는 “한국이 LNG 등 화석연료와 SMR(소형모듈원장) 중심으로 신흥 AI 및 반도체 분야 수요를 충족할 경우 산업 경쟁력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을 놓치는 비용을 인식하고 재생에너지 채택을 가속화해 산업 위험을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이에 반해 글로벌 에너지 산업 동향은 LNG 산업의 확대 및 수요 증가에 다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기업인 쉘은 최근 LNG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낮아진 매장량을 높이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연맹이 분석한 가스동향 정보 등에 따르면 쉘은 석유·가스 생산에 대한 투자 계속하고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선택적 투자'를 하기로 포트폴리오 변경을 선언했다. 쉘은 석유와 가스로 다시 사업 방향을 전환한 최초의 유럽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쉘은 2050 넷제로를 목표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방점을 찍은 사업 전략에서 화석연료로 다시 무게중심을 옮기는 일은 “세계는 여전히 탄화수소가 필요하며 석유, 가스 생산을 줄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LNG 소비 확대 전망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올해 초 쉘은 2040년까지 세계 LNG 수요가 60% 이상 급증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 놓은 바 있다. 쉘은 'LNG 전망 보고서(LNG Outlook) 2025'에서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 중공업 및 운송 부문의 탈탄소화 움직임, 인공지능(AI)의 영향으로 2040년까지 LNG 수요가 연간 6억 3000만~7억 18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예측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인 엑손모빌, 쉐브론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에 석유 매장량 많지 않은 것도 이번 방향 전환의 한가지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취약점을 석유, 가스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LNG 산업의 리더로 우뚝 섰다. 2023년, 2024년 연속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등극한 미국은 올해 자국 내 LNG 소비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 1월 LNG 소비량은 하루 126.5입방피트(Bcf)로, 전년 동월 기록한 하루 120.4Bcf 대비 5.1% 증가했다. 이 같은 천연가스 일일 소비량은 2001년 현재 방법론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인 것으로 기록됐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청정 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급진전을 이루고 있는 AI산업 및 데이터센터 가동 등으로 인한 전력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탄소감축 기술 개발과 함께 탄소배출이 적은 LNG 연료 확대가 필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이슈분석] 尹 최대 치적 ‘체코원전’ 본계약 지연…“탄핵 시 곧바로 점검회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윤 정부의 최대 중점 과제였던 체코 원전 건설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코에서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원전 건설의 현지화율을 6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어 한수원은 이를 두고 막판 세부 조율을 하느라 본계약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합의에 이어 체코의 현지화율 요구까지 받이들이면 한수원으로서는 남는 게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시 곧바로 이 사안에 대해 점검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본계약이 4월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체코 원전 계약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 측에서 체코에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요청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체코 측과의 현지화율 협상, 원전기술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는 웨스팅하우스와의 역할 분담과 관련해 세부적인 조율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체코와 미국 측에서도 국내 정치리스크를 당연히 주시하고 있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 이후 윤 대통령이 복귀한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협상에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 유력하나 반대의 경우 우리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체코 정부는 원전 프로젝트의 현지화율을 60%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반기 총선을 앞둔 집권당의 정치적 압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팀코리아 측은 현지화율은 보장된 비율이 없다는 입장이나, 체코 정부의 요구사항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정국 혼란이 겹쳐 계약 체결 과정이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에서도 민감국가 지정이 해제되지 않는 등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도 원만하게 마무리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정부의 두코바니 원전 2기(각 1000MW) 건설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정부는 예상 건설비로 1기당 2000억코루나(약 12조원)를 책정해 한수원의 수주액은 약 24조원으로 측정됐다. 이 수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됐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원인 중 하나로 야당의 체코원전 수주 관련 예산 삭감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식적으로 예산 삭감은 없다고 확인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이 이 사안에 얼마나 관심을 쏟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당초 체코원전 수주 본계약 체결은 올해 3월로 예정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협상 지도력이 흔들리는 가운데 올해 1월 한전·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원전기술 지재권 합의 댓가로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체코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일부를 넘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여기에 체코 정치권이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원전 건설의 현지화율 6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합의 사항에 체코 정치권 요구까지 모두 받아들이면 한수원 등 팀코리아에 돌아올 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우리보다 해외 원전 건설 경험이 훨씬 많은 프랑스보다 건설 단가가 절반 이상 낮고 중국보다도 단가가 낮다는 것은 돌아오는 이익이 적다는 걸로 보는 게 맞다"며 “현재 체코 정부가 60억유로(약 9조원)의 원전 사업비를 결정했을 뿐 남은 비용 조달 계획은 불확실한 상황이라서 이후 가격 협상 과정에서 애초 한수원이 예상한 계약 금액보다 줄어들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 탄핵 선고가 이루어질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챙기던 체코 원전 본계약에도 정치적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체코 원전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섰던 것은 탄핵정국 전까지이며 이후로는 정상외교를 비롯한 수주지원 활동에 나선 바가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체코를 방문해 체코 대통령, 총리를 포함한 정치인들과 양국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후 국무회의에서 체코원전 수주 논란에 대해 “정쟁은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 말이 있다. 국익 앞에 오직 대한민국만 있을 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 체코 원전 사업 참여를 두고 '덤핑이다, 적자 수주다' 하며 근거 없는 낭설을 펴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의 수주와 사업 참여를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것뿐이다. 어느 기업이 손해나는 사업을 하겠나.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활을 걸고 뛰는 기업들과 협력업체들, 이를 지원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훼방하고 가로막아서야 되겠나"라며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부터 저가 수주 문제를 지적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탄핵될 시 이번 원전 수주 건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확언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이 제거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그렇고 체코원전 수주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적한 이유는 잘하고 있느냐는 점검 차원이었다"며 “미국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소송과 협상 과정에서 정부는 내용은 비공개를 하면서 안심하라고만 하는데, 그게 정말로 맞는지 여전히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전체 24조원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이익이 얼마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이번 주 (윤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그 사실도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그에 따른 점검 회의나 현안 질의를 할 것"이라며 “본 계약이 미뤄지고 있는데 수출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가스공사 해외사업, 탄탄한 수익 창출·탄소중립 실현 ‘일거양득’

전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 지정학적 분쟁과 높은 기후 변동성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는 각국의 에너지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가 됐다. 특히 대한민국은 94% 이상의 에너지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자원빈국으로, 에너지 가격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2개국 22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천연가스의 탐사·개발 등 상류사업에서부터 LNG 액화플랜트 건설·운영, 도시가스 배관 등 중·하류 인프라 사업에 이르기까지 천연가스 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했다. ◇LNG캐나다, 사업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 가스공사는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활용한 경쟁력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위해 지난 2012년 LNG캐나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사업은 가스공사가 최초로 직접 원료가스를 조달하고 생산된 LNG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상반기 캐나다 서부 해안에 액화플랜트 준공 후 2065년까지 연 70만 톤 규모의 LNG를 생산해 국내 도입 및 해외로 판매할 계획이다. 사업에 뛰어든 후 10년 만에 준공과 생산 개시라는 큰 결실을 맺었다. 원료 조달과정에서의 난항, 코로나 등으로 인한 배관 건설비가 증가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사업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인 협의와 맞춤형 적극 대응을 통해 사업 경제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가스공사는 해외사업에서 원료 가스를 조달한 경험이 없다는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캐나다의 원료 공급 시장 여건을 철저히 분석하고, 공사의 대량 구매 이점을 고려해 잠재공급자들과 개별 협상 및 경쟁을 유도했다. 그 결과, 최적의 가격으로 원료가스를 조달해 5년의 원료가스 조달 계약기간 동안 약 9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배관사용료가 약 2배 이상 인상된 상황에서 70여 차례에 걸친 운영위원회 협의를 통해 최적의 협상방안을 도출했고, 배관 사용료 인상 규모를 최소화해 40년 계약기간 동안 3360억 원의 비용 절감을 이끌어냈다.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한 셈이다. 가스공사는 캐나다에서 생산한 LNG를 국내에 도입해 수급대응력을 제고하고, 아시아 등으로 판매해 사업 수익을 지속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LNG캐나다 사업을 저탄소 사업으로 추진해 글로벌 탄소중립정책도 뒷받침해 나갈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LNG캐나다 사업에서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수력 발전 에너지를 활용, 2025년 4만 톤의 이산화탄소(CO2) 감축을 시작으로 향후 매년 최대 8만 톤의 CO2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감축 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26배 크기의 숲에서 CO2를 흡수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다. ◇대규모 천연가스전 모잠비크 Area4, 상업생산 본격화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 LNG캐나다 사업과 함께 대규모 모잠비크 천연가스 가스전 사업에서도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모잠비크 Area4 광구는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 기준 약 3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약 1.3억톤)을 가진 대규모 천연가스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해외자원개발 성공 사례로 꼽힌다. 가스공사는 2007년 Eni사로부터 지분 10%를 매입, 사업에 참여했했다. 2022년 11월 코랄 사우스 FLNG(해상부유식 액화플랜트)에서 LNG생산을 첫 개시해 상업운전을 본격화했다. 2023년에는 안정적인 생산단계에 진입해 총 266만 톤의 LNG를 판매했고, 이중 가스공사 지분 10% 기준 약 1억 2000만 달러의 매출 달성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333만톤의 LNG를 판매해 매출액 또한 약 1억 37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가스공사는 모잠비크 사업의 상업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2047년까지 25년간 연간 337만 톤 규모의 LNG를 생산·판매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Area4의 막대한 부존량을 토대로 후속 LNG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사 재무 여력과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견된 자원의 상업화를 가속화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코랄 노스 등 후속 가스전 개발을 통해 LNG 생산량 증산 시 이를 운반할 LNG운반선의 발주가 예상돼, 현재 글로벌 LNG운반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의 매출 증대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는 모잠비크 코랄1 FLNG에서 디젤발전기 사용 제한, 소각가스 최소화 등 설비 최적화를 통해 운영 안정화를 꾀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3년 대비 약 9만 톤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탄소 중립이 세계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스공사 역시 저탄소 해외사업 추진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활약해 나하고 있다. 이제 가스공사의 해외사업 성과는 본격 가시화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오는 2032년까지 투자비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에너지 안보를 실현하기 위해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든 후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시화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특히 다수의 사업이 본격 생산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투자 회수율이 점진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2032년 해외사업을 통한 투자비를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투자비 회수액의 일부는 전략적으로 신규 사업에 재투자할 방침"이라며 “가스공사는 2050년까지 해외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물산업 수출액 2조원 돌파…미지의 남미 시장 뚫는다

글로벌 물산업 규모가 2022년 1280조원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3.9%씩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물산업 수출액은 2023년 2조679억원으로 첫 2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물산업 수출액 확대를 위해 남아메리카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31일 환경부의 물산업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물산업 수출액은 지난 2019년 1조8180억원에서 4년 만인 2023년 2조679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수출액 중에는 상수도관 등 물산업 관련 제품의 제조업 규모가 1조8208억원으로 전체의 88.1%를 차지했다. 물산업 관련 건설업(1441억원), 물산업 관련 시설 운영, 청소 및 정화업(1015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물산업 수출 주요국을 보면 아시아가 전체 수출액의 39.2%, 유럽 17.3%, 미국 15.9%, 중동 19.2%, 오세아니아 2.0%, 기타 4.0%로 나타났다. 남아메리카 시장은 기타에 포함돼 있는데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해 수출액이 부진한 편이다. 남아메리카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만큼 시장 개척을 통해 물산업 수출액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이 물공급 시스템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물 기술을 전파할 여지가 많다고 전해진다. 전 세계 물산업 시장도 계속 성장 중이다. 물산업조사기관인 'Global Water Intelligence'(GW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물시장은 약 1280조원 규모로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3.9%로 전망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8일 현지에서 엘살바도르 수도공사(ANDA)와 수도 산살바도르의 굴루차파지역 물공급 시스템 현대화사업 참여와 기술협력에 관한 합의서(MOA)에 서명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수자원공사의 사업기획, 설계‧건설공사 감리, 상수도 운영관리사업 위수탁, 초격차 물관리 기술이전 및 협력 등이다. 엘살바도르는 상수도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수도권 지역(산살바도르)의 16만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하고 있는 굴루차파 시스템 현대화에 약 1800억원 규모의 정부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합의를 발판으로 기타 중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한 후속 사업 발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한성용 수자원공사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이번 엘살바도르 물관리 시장 참여는 중남미 물시장 진출에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와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지난 19일부터 3일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2025 국제물산업박람회'에서는 금호건설과 신우산업이 캄보디아 타크마우시 하수처리시설 구축사업에 약 3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633억원 규모의 수출 성과가 발생했다. 또한 약 603억원 규모의 계약 협약(MOU) 54건도 체결됐다. 우리나라 물산업 사업체 수는 지난 2023년 기준 1만8075개다. 2023년 물산업 매출액은 지난 2022년 49조6902억원에서 약 2.6% 증가한 50조997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2.1%를 차지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탄소 내뿜는 거대기업을 멈춰라”…기후소송 원고들의 목소리

포스코의 광양 제2고로 개수, 한국가스공사의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용인 국가산단 개발까지. 이 세 건의 대규모 사업을 두고 시민들은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며 잇따라 소송에 나섰다. 원고로 나선 이들은 청소년, 소액주주, 지역 주민들. 다른 배경, 다른 위치에 있지만 이들이 입을 모아 외치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 목소리가 결정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포스코는 노후 고로(용광로)를 교체해 사용 연장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청소년 6명이 원고가 되어 고로 개수 중단과 석탄 기반 설비 폐쇄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인 중 한 명인 이주원(14세, 포항 중학생) 학생은 “저희가 살아갈 지구인데, 그 지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을 막고 싶었다"며 “또 기후위기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소송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송을 발판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세상에 더 널리 알려지고, 모든 사람들이 미래의 지구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소송에 참여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도 부담이 되지만, 특히 포항이라는 지역에서 포스코를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주변 시선이 걱정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아동들과 우리의 미래, 우리가 살아갈 집을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금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이런 기회를 잡는 아동들이 많아져야 지구에도 더 나은 발전이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광양 제2고로 개수로 인해 향후 15년간 약 1억3700만 톤의 탄소가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약 980만 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모잠비크 해상 가스전 사업에 7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는 '코랄 노스 FLNG' 프로젝트로, 향후 4억89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 기후 활동가들과 소액주주들은 “이 사업은 기후위기에 역행하고, 경제적 리스크도 크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 이세윤 씨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서 LNG 발전용 수요가 감소한다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며, 각국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이미 2021년부터 탄소중립을 위해 신규 가스전 개발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했고, 2024년 보고서에서는 각국의 정책을 반영한 시나리오(STEPS)에서도 2035년 이후 천연가스 발전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정부 역시 LNG 발전 비중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LNG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백업'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정부 방침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LNG는 채굴, 정제, 수송, 저장, 연소까지 전 주기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소의 78%에 이르는 수준이라는 연구도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 채굴 방식만 근거로 '탄소가 적다'고 주장하는 건 전체 배출량의 빙산 일각만을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자의 불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가스공사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쳤다고 밝혔지만, 정작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모건스탠리, RBC 등 글로벌 기관들은 LNG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를 경고하고 있는데,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깜깜이로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세윤 씨는 “만약 가스공사가 떳떳하다면 예비타당성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LNG 수요 전망과 공급 과잉 우려가 어떻게 반영됐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용인에 조성되는 국가산단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설 대규모 프로젝트다. 10GW의 전력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만큼 LNG 발전소 3GW가 우선 추진되고, 나머지는 동해안과 호남에서 장거리 송전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시민 16명은 “기후영향평가가 부실했고, LNG 발전이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개발 승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참여한 김건영 기후솔루션 리걸팀 변호사는 “국가산업단지 계획에서도 기후변화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것이 용인된다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다른 사업들에도 배출량 감축 의지를 떨어뜨리는 부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우려해 이번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은 자신의 사업활동이 초래하는 기후변화가 국민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기후위기가 심화될수록 기업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경제적 비용도 커지게 된다.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시민, 주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2023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자리한다. 헌재는 지난 8월 “정부가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지 않은 것은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기후소송은 정부를 넘어서 기업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제는 각 기업과 공공기관이 탈탄소 전환의 책임을 스스로 지는 시대"라며 “기후위기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결정의 중심에 두는 것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가스공사, 미국산 LNG 활성화 ‘최대 수혜’ 전망

한국가스공사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함께 물량 퍼스트 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단일기업으로는 글로벌 최대 LNG 물량 구매력을 보유한데다, 글로벌 LNG 개발에 대한 우선적인 투자 요청, 주요 LNG 구매고객으로서의 확고한 위치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31일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이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탐사·개발 등 업스트림 사업부터 LNG 액화플랜트 건설과 운영, LNG기지 및 도시가스 배관 등 미드/다운스트림 및 인프라 사업에 이르기까지 천연가스 전 밸류체인에 걸쳐 총 12개국에서 22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스공사의 LNG 사업은 트럼프 2.0 시대,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 관세 관련 협상 뿐만 아니라 방위비 협상 등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LNG 수입을 증가시켜 그만큼 대미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줄이려는 계획에 의해서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가스 국가별 도입비중은 호주 1042만톤(24%), 카타르 860만톤(20%), 말레이시아 611만톤(14%), 미국 512만톤(12%), 오만 497만톤(11%), 인도네시아 291만톤(7%), 러시아 165만톤(4%) 순이다. 현재 가스공사는 1990년대부터 이어온 카타르 및 오만 등과 장기 계약을 끝내고 도입선을 조정 중에 있다. 이에 따라 900만톤 이상을 미국산 LNG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산 LNG의 경우 통상 천연가스 배관망이 모여 있는 루이지애나주 헨리허브 지역의 현물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수입하는데 반해, 중동산 LNG는 유가 연동 방식으로 수입가격이 정해진다. 이상헌 연구원은 “최근 미국산 LNG의 물류 등 도입 비용을 포함해도 유가연동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미국산 LNG 도입 등이 가속화되면 원가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미수금을 감소시킬 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LNG 수출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이 목적지제한조항을 포함하지 않아 계약 체결 시 가스공사가 수급 조절 능력을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LNG 트레이딩 등도 가능해 수익 창출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스공사는 일본 전체보다는 용량이 적지만, 단일 업체 규모로는 글로벌 최대 용량의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어서 매우 많은 용량을 트레이딩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 장기계약을 국내 사용량 이상으로 체결한 뒤 여분 물량을 해외에 재판매하는 트레이딩 등으로 2023년 한해 최소 140억 달러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의 경우도 향후 미국산 LNG 도입 증가가 가속화되면서 LNG 트레이딩이 확대됨에 따라 수익성 가시화되면서 성장성 등이 부각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LNG 산업 최강국은 미국…2년 연속 세계 최대 LNG 수출국

글로벌 천연가스 산업 패권이 미국 중심으로 완전히 넘어간 형국이다. 미국이 2023년에 이어 작년에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알래스카 LNG 개발이 본격화 할 경우 미국이 천연가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미국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에 하루 119억 입방피트(Bcf)의 LNG를 수출,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으로 남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LNG 수출국인 호주와 카타르의 LNG 수출은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세계 4위와 5위의 LNG 수출국 지위를 차지했던 러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작년 LNG 수출량은 각각 하루 평균 4.4Bcf, 3.7Bcf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LNG 수출은 2023년과 비교해 큰 물량 차이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았다. 기존 LNG 수출 시설에서 계획되지 않은 몇 차례의 △정전 △유럽의 천연가스 소비 감소 △2022년 이후 제한적인 신규 LNG 수출 용량 추가 등의 이유로 2023년과 비교해 본질적으로 변동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LNG는 2016년 본토에서 사빈패스 LNG 수출을 개시한 이래 7년 만에 카타르,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지난 2023년 기준 미국산 LNG 수출량은 총 8570만톤으로 최대를 기록했으며 호주 8150만톤, 카타르 7920만톤을 기록했다. EIA에 따르면 미국 LNG 수출에서 아시아로의 비중은 2023년 26%(3.1 Bcf/d)에서 2024년 33%(4.0 Bcf/d)로 증가했다. 중동,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다른 지역으로의 미국 LNG 수출도 작년에 증가해 총 수출의 14%(1.6 Bcf/d)를 차지했고, 2023년에는 8%(0.9 Bcf/d)에 그쳤다. 2024년 미국의 유럽 천연가스 수출은 19%(1.5Bcf/d)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산 LNG는 주로 EU와 영국으로 수출됐으며, 2024년의 경우 터키와 그리스로의 수출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는 주로 이집트와 러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전년 대비 미국 LNG를 더 많이 수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EU 국가와 영국으로의 미국산 LNG 수출은 2023년 대비 24%(1.7Bcf/d)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2023~2024년 겨울 이후 온환한 날씨로 인한 천연가스 소비 감소와 높은 저장 재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 이와 동시에 EU와 영국의 LNG 수입 용량은 2021~2024년 사이에 40% 이상 확대됐다. 향후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이탈리아에서 새롭고 확장된 재기화 시설이 가동되면 2025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작년에 미국 총 LNG 수출량의 33%(4.0 Bcf/d)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전통적인 LNG 소비 대국인 일본, 한국, 인도, 중국이 가장 많은 미국 LNG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총 76%(3.0 Bcf/d)에 달한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착공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알래스카 LNG 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경우 LNG 강국 미국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북부 가스전에서부터 1300km에 달하는 파이프관을 연결해 남부에서 액화,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관련 사업비만 440억달러(약 6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LNG 수출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이 목적지 제한조항을 포함하지 않아 계약 체결 시 수급 조절, LNG 트레이딩 등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우 LNG 구매와 더불어 수출용 LNG 터미널 및 가스관 건설로 구성되는데, 개발 단계 지분 투자를 통해 목적지 제한조항이 없는 물량을 확보하게 될 경우 리스크는 제한적인 반면에 향후 수익성 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한전 패싱’ 본격 시작...전기위원회, 전력직접거래 승인

기업들이 한국전력공사를 거치지 않고 전력시장에서 직접 전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3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지난 28일 제310차 회의를 개최하고 전력직접거래와 관련한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지난 1월에 처음 상정됐으나 보류됐고, 2월에는 상정이 되지 않았다. 기존 전기사업법상 전력직접거래를 신청한 기업의 계약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려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으로 절차가 마무리되면 직접거래를 신청한 기업들은 3년의 계약기간 동안 한전을 통하지 않고 직접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이후에는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시 한전으로부터 구매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전력직접구매 제도는 소비자가 전력시장에서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전기사업법 제32조 '전기사용자는 전력시장에서 전력을 직접 구매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전기사용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조항을 근거로 하고 있다. 대통령령의 기준은 수전설비용량이 3만킬로볼트암페어(kVA) 이상이어야 한다. 이 제도는 2003년 신설 이래 참여 실적이 전무했다. 그동안 직접구매 단가가 한전의 소매요금보다 비싸다 보니 신청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계통한계비용(SMP) 급등으로 산업용 소매요금이 잇따라 인상됐고, 석유화학 업황이 어렵게 되자 SK어드밴스드가 경영 개선을 위해 첫 직접구매를 신청했다. SK어드밴스드의 지분 절반 이상이 해외자본이라서 대부분 경영진이 외국인이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위는 전력직접구매의 참가 기업 의무 조항이나 계약 기간, 한국전력의 망 사용료, 각종 정산금 가격 책정 등 세부 사항들이 오래 전에 만들어져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 제도 전반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전력당국의 보완을 거쳐 다시 상정하자 이번 심의에서 최종 의결했다. 소비자가 전력직접구매를 통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구매할 경우 적용되는 판매 단가는 전력량요금(SMP 연동), 용량가격, 부가정산금, 송배전요금 등이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용량가격을 계산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는데 전혀 반영이 안 돼 있고, 전력시장의 여러 정산금들도 반영이 안 돼 있어 규정들을 현행화 했다"며 “지금까지 전력시장 제도는 여러 차례 개선이 있었지만 전력직접구매 조항들은 거의 수정된 적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규칙 개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서 이제 기업들은 전력거래소에 직접거래를 신청하면 한전의 산업용 전기를 구매하지 않고도 전력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SK어드밴스드의 전력직접구매 첫 신청이 경영개선 효과를 보일 경우 산업계에서 우후죽순으로 신청이 이뤄져 전력시장 구조개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전의 산업용 고객들이 그동안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지 않은 저렴한 요금을 사용하다 요금이 오르자 바로 이탈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과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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