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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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동 기자 입니다.
  •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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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슬로바키아 정부와 전동화 신공장 구축 투자협약 체결···3500억원 투입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상 전동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시스템 공장을 신규로 구축한다. 체코와 스페인 공장에 이어 유럽 지역 세 번째 전동화 거점이자 유럽 첫 PE시스템 생산 거점이다. 유럽 내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속도조절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모비스는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노바키 지역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시스템 신공장 구축과 기존 질리나 공장 내 전기차용 제동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공장 신축을 위해 슬로바키아 정부와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위치한 수상 공관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과 슬로바키아 로베르트 피초(Robert Fico) 총리 등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체코에서 배터리시스템(BSA)을 생산 중이며, 스페인에는 폭스바겐 공급을 위해 배터리시스템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슬로바키아 노바키 공장은 전동화 분야 또다른 핵심 부품인 PE시스템을 생산하기 위한 유럽 첫 생산 거점이다. PE시스템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통합된 전동화 구동 장치다. 이번 슬로바키아 새 거점 구축에는 약 3500억원이 투입된다. 먼저 신규 전동화 생산 거점은 축구장 14개 크기인 약 10만5700㎡ 부지에 들어선다. 총 2500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유럽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PE시스템 생산 거점이 마련된다. 기존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부지 내에 신축되는 제동시스템과 에어백 생산 공장에도 약 950억원이 투입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4년 초 슬로바키아 법인(MSK)을 설립한 뒤 질리나 지역에 모듈 공장을 구축한 이래, 20년 넘게 슬로바키아 정부와 사업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에는 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포진해 있고, 볼보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유럽 뿐 아니라 국내외 전략적 요충지 마다 전동화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북미 전동화 시장 대응을 위해 올 하반기 가동 예정으로 현지에 배터리시스템과 PE시스템 생산 거점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시스템 공장은 올 7월부터 양산 가동에 들어갔다. 국내에는 울산, 대구, 충주, 평택 등을 중심으로 전동화 부품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원 아래 노바키 지역에 건설하는 PE시스템 신공장을 중심으로 중부 유럽 지역에서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차·기아, 세계 최초 프레스 금형 설계 자동화 시스템 개발

현대자동차·기아가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량용 프레스 금형 설계를 자동화하는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이하 자동설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프레스 금형은 자동차의 외판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차량의 트렁크, 후드, 휀더 등의 제작 시 활용된다. 구조에 따라 하나의 외판 부품에 총 3~5번의 프레스 공정을 필요로 하며, 각 공정에는 각기 다른 금형이 사용된다. 각각의 금형은 수많은 부품이 삽입된 복잡한 구조로 구성될 뿐만 아니라 차량 디자인 변경 범위나 생산 현장의 요구조건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될 필요가 있어 복잡한 설계 과정을 필요로 한다. 기존에는 금형 설계자가 수백가지 요구사항을 분석해가며 각 외판 부품의 금형을 개별 단위로 설계했다. 또 설계자별 해석이 상이할 경우 설계의 수정 및 확인을 반복하는 작업이 필요해 매번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형 설계를 위한 기술 문서와 설계 조건 등의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산별적으로 진행되던 금형 설계 프로세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데 성공했다. 금형 설계자는 자동설계 시스템이 안내하는 프로세스에 따라 단계별로 필요 수치만 입력하면 최적의 프레스 금형의 설계 도면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자동설계 시스템을 활용하면 프레스 금형 설계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약 75% 이상 단축되는 동시에 설계 오류 발생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일관된 고품질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부품 △제조사 △생산방식 △생산공장 등에 따른 옵션 설정도 제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생산 환경에도 적기에 대응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2020년부터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을 일부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모든 프레스 공정의 금형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앞으로 출시할 신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동설계 시스템의 강점을 다양한 제조 공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프레스 금형 자동설계 시스템은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의 데이터화를 통해 구현한 독보적인 시스템"이라며 “고품질의 차량 생산을 위해 보다 다양한 공정으로 확대하고 제조 생태계 전반의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싱가포르 HMGICS를 통해 다양한 혁신 제조 기술을 실증하고 있으며, 향후 완공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등에 최첨단 제조 기술들을 대거 적용할 계획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에너지솔루션, 13조원 배터리 공급 계약 ‘잭팟’···일주일 만에 또다시 수주 낭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빅3 완성차 업체인 포드로부터 13조원이 넘는 상용차용 배터리 물량을 수주했다. 지난 8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수조원 규모의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지 1주일 만에 다시 한 번 대규모 수주고를 올렸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총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이번 공급 계약은 지난해 양사가 추진했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 공급 물량과 신규 추가 수주 물량 등이 포함돼 있다. 계약은 총 2건이며 각각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자재 가격 변동과 시장 상황에 따라 셀 납품 단가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수주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지난해 초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 기존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 바 있다. 전기 상용차는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거리가 길다. 라이프사이클(모델 교체주기) 또한 길고, 눈과 비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운행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고객사들은 배터리 공급사를 결정할 때 '고출력·장수명' 등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 및 기술력을 갖춘 '프리미엄 배터리'를 선호한다. 그만큼 평균 단가가 높고 장기 계약도 가능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부가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으나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도 섣불리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고객의 높은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과 품질 경쟁력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성장은 가파르다. 글로벌 자동차 전문 리서치 업체 LMC 오토모티브(LMC Automotive)에 따르면 유럽 전기 상용차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은 약 36%로, 2030년에는 유럽 상용차 시장 내 전기차 침투율을 5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포드와의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사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오던 포드 머스탱 마하-E용 배터리를 2025년 내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IRA Tax Credit 등 북미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해 사업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HD현대중·한화오션 사장 국감장에… 초호황에 일감 늘면서 사망사고도 급증한 탓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경영진이 국정감사 증언대에서 조선소 현장 근로자 사망 사고 관련 집중 질의를 받았다. 최근 국내 대형 조선소에서 연이어 사망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수주량 급증으로 인한 업무 과중이 안전사고 위험을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조선사에서 업무 과중을 방지하기 위해 스마트 조선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고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날 조선소 노동자 안전 대책과 산재 등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 않는 안전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장안전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앞서 올해 2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공장에서 원유생산설비 철제 구조물을 이동하는 작업 중에 철제구조물 추락으로 60대 노동자 A씨가 숨지고, 50대 노동자 B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다. 지난 2021년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6월13일 2심 재판에서 이 사장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판결을 유지했다. 현재 해당 소송의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 역시 안전사고가 많아 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됐다. 올해에만 조선소 내에서 5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숨졌기 때문이다. 조선소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조선업 호황으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작업량과 인력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선산업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일감이 쌓이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사업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 93.9%, 한화오션 100.7%, 삼성중공업 112%에 이른다. 지난해 말 각각 81.3%, 97.1%, 97%을 기록한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해부터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7년부터는 13만명에 달하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국내 대형 조선사는 당장 직원을 늘리는 동시에 소수의 직원만 있어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위한 'FO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는 프로젝트 3단계인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추진한다.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생산성은 30% 향상, 공기는 30% 단축될 전망이다. 한화오션도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야드로 변환하고 있다. 연결화·자동화·지능화를 목표로 생산 현장 곳곳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해 거제사업장 임직원 모두에게 연결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선박 건조 전 과정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 조선소 시스템 고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감이 너무 많아진 상황이라 스마트 조선소 고도화에만 매달려 있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선사에서 상당히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지만 어쩔수 없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분쟁 2R]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MBK·영풍 측이 주식 공개매수를 종료하면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에 아직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상대측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최 회장이 MBK·영풍 측의 이사회 진입 시도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또한 아직 공개매수도 진행하고 있기에 최 회장 측이 더욱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시장에서의 지분 확보라는 1라운드를 넘어 이사회 진입을 위한 주주총회 표 대결이라는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MBK영풍 측은 그들이 원하는 이사들이 고려아연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도록 선임 안건을 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최 회장이 1라운드에서 자사주 공개매수 카드를 꺼냈던 것처럼 새로운 방어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 회장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 최대 인원수'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정관 28조에는 '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한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경영권 분쟁의 영향을 받았던 영풍정밀이 정관 24조에 '이사는 3인 이상 12인 이내로 한다'고 최대 인원을 제한해 놓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 인원수를 13명으로 제한했다면 임기 만료까지 기간을 활용해 2026년 3월까지 대략 18개월 가량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존 고려아연 이사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에 5명, 2026년 3월에 8명으로 2년 동안 분산돼 MBK·영풍 입장에서 이사회 과반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을 단축하려면 MBK·영풍은 기존 이사를 중도 해임해야 한다. 그런데 이사의 중도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의결사항에 해당한다. 이는 출석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해야하기에 MBK·영풍이 이를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 인원수에 제한이 없으므로 MBK·영풍이 출석주주 과반 이상인 보통결의 통과 지분만 확보하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기존 이사 13명보다 많은 14명 이상의 이사를 추가로 신규 선임하면 과반수를 넘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 동안 고려아연 주주총회 출석주주 예상 참여율은 약 8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조건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MBK·영풍 측이 출석주주의 과반 이상 찬성표를 얻어 보통결의를 통과 시키려면 80%의 과반수인 40%가 넘는 지분만 확보하면 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지난 14일까지 진행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추가해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나게 됐다.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성공해 남은 유통 주식(약 15%)을 대부분 매입해 소각하게 된다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가 줄어든다. 이 경우 MBK·영풍 측의 지분율이 38.47%에서 48%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MBK·영풍 측이 확보한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나쁘지 않다. 최 회장에게 우호적인 국민연금(종전 7.83%)이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표 대결이 마냥 불리하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인 최 회장 본인의 임기가 2026년 3월까지로 아직 상당한 기간이 남았다는 점도 긍적적이다. MBK·영풍 측의 이사회 장악을 방어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 실행하기에 시간이 충분하다는 측면에서다. 이를 감안하면 최 회장은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 진행 상황을 확인해가면서 반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라운드에서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MBK·영풍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 등을 이끌어냈던 만큼 2라운드에서도 효과적인 방어책을 찾아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결과 영풍정밀을 MBK·영풍 측에 내주지 않은 것도 긍정적"이라며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가지고 방어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차, 파주에 자원순환형 미니 수소도시 조성 맞손

현대자동차가 파주시·고등기술연구원과 함께 파주시 미니 수소도시 조성을 위한 자원순환 수소 사업 추진에 나선다. 현대차는 15일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켄 라미레즈(Ken Ramirez) 현대차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김경일 파주시장, 김진균 고등기술연구원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주시, 고등기술연구원과 '경기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경기도가 주관한 '2024년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 공모에서 현대차·파주시·고등기술연구원 컨소시엄(이하 현대차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최종 사업자로 선발되었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한다. 경기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은 경기도가 수소 산업 활성화와 탄소중립 달성을 추진하기 위해 도내 친환경 수소에너지 자족 도시 조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용인시에 이어 올해 파주시가 두 번째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이번 협업에 따라 2026년까지 파주 환경순환센터 옆 부지에 유기성 폐기물로부터 추출한 바이오가스로 하루 500kg 이상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청정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같은 기간 파주시는 환경순환센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일일 160t(가축분뇨 90t, 음식물 70t)의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청정수소의 원료가 되는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한다.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생산기지 운영 경험을 갖춘 고등기술연구원은 통합공정 실시설계, 운영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파주시 자원순환 수소 생산시설의 성공적인 구축 및 운영에 협력할 예정이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과 연계해 생산한 수소를 인근 수소충전소와 산업단지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향후 파주시 공익 목적 수소차량(버스·청소차 등)의 추가 수소 수요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파주시는 환경순환센터 현대화사업 2단계와 관내 공익 목적 수소차량 확대 보급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청정수소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등 파주시의 수소 수요 증가에 계속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협력을 통해 지자체 환경기초시설과 연계한 지역 거점형 수소 공급기지를 구축함으로써, 수소 생산시설이 전무해 충남 서산, 당진 등에서 수소를 조달해온 경기 북부지역에 자원순환형 청정수소 생산 모델 도입하고 수소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수소 사업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파주시와 바이오가스 활용 청정수소 사업화 실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고등기술연구원과 함께 수소 생태계 활성화와 탄소중립 전환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충주에 자원순환 수소 생산시설을 운영해 온 현대차는 지난해 청주시와 청정수소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파주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수소 인프라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해외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 수소 생산(Waste-to-Hydrogen, W2H) 사업 추진을 통해 수소 생산과 폐기물 처리에 기여하고, 글로벌 수소 생태계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두산모트롤, 두산밥캣 자회사로 새출범···“5년 뒤 매출 2배로”

두산밥캣이 자회사로 인수해 수직 계열화한 유압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이 두산모트롤로 재출범한다. 두산밥캣은 스캇 박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모트롤 본사를 방문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4일 인수 절차를 완료한 이후 첫 방문이다. 두산밥캣 경영진은 지난 14일 창원의 생산 공장을 점검한 이후 200여 명의 사무직·생산직 임직원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두산모트롤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말했다. 스캇 박 부회장은 “다년간의 파트너십으로 세계적 수준의 품질이 이미 검증된 두산모트롤의 임직원 여러분과 한 가족이 되어 진심으로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서로 '윈윈'하면서 추가적 시너지를 더해 5년 뒤 두산모트롤의 매출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이 두산모트롤을 인수한 주요 목적은 수직 계열화를 통한 핵심 부품의 안정적 수급과 제품 경쟁력 강화다. 두산모트롤 입장에선 타깃 시장을 대형 건설장비에서 중소형 건설장비와 농업·물류 등 산업용 장비로 확장할 수 있어 제품과 지역 다각화로 인한 성장이 기대된다. 권영민 두산모트롤 사장은 “두산밥캣과 함께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게 돼 기쁘다"며 “품질 기준을 더욱 높이고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모트롤은 별도 법인으로 독자 경영을 이어간다. 또 두산밥캣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외형 확장 등 시너지 효과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본격 금리 인하 스타트···‘빚쟁이’ 항공·해운·조선사 숨통 틔인다

올해 연말까지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고금리와 그로 인한 시장 위축에 대기업들도 금융비용(이자) 지출이 심각했으나 차츰 부담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권 가운데서는 구조적으로 부채 규모가 컸던 항공과 해운, 조선 산업의 수익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산업권에 따르면 올해 진행되는 금리 인하 흐름은 부채 규모가 큰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빚이 많은 기업이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하향 조정을 단행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올해 연말까지 한은이 추가로 0.25%p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3.5% 수준을 유지해왔던 기준금리가 내년에는 3%로 50bp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구조적으로 부채를 쌓아놓고 사업을 영위했던 특수한 산업권의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산업권에서는 부채가 많은 일부 기업들이 한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특히 그 중 첫 번째로 꼽히는 부문이 바로 항공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금리가 50bp 인하되면 대한항공은 236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05억원의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부채 규모가 작은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각각 10억원 안팎의 이자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와 함께 해운사에게도 호재로 분석된다. 실제 금리가 50bp 인하되면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각각 99억원과 78억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HMM도 52억원 가량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들 기업은 자본 대비 대규모 기체·선대를 확보하기 위해 특유의 운용·금융리스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기에 금리 변동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도 자가 항공기 자산(1조146억원)보다 리스 항공기 자산(2조2463억원)이 두 배 넘게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 산업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해운 산업도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해운사 역시 수억원이 넘는 선박을 구매할 때 금융리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때문에 금리 인상된다면 오히려 타격을 받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는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최근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조선 산업도 이자 부담이 줄어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50bp 인하 시 한화오션은 67억원, HD현대중공업은 43억원, 삼성중공업은 13억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발생하는 덕이다. 조선 산업은 계약을 수주하고서 2~3년 이후 선박을 인도한 다음에야 제대로 수익이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전에 계약금 등을 지급받기는 하나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충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미래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조선사는 대규모 부채를 짊어지고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구조다. 산업권에서는 이들 이외에도 호텔·유통 산업 등도 이자 부담이 줄어 수익성을 다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자 부담 경감 효과도 중요하지만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회복 시기에 각 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확보·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승재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기업의 재무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된다면 이는 경기 침체 요인에 의한 결정일 가능성이 높아 금융비용 부담보다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기아, 다문화 사회공헌사업 ‘하모니움’ 전개

기아가 새로운 사회공헌사업인 '하모니움(Harmonium)'을 통해 다문화 미래세대 성장 및 사회적 인식 개선에 나선다. '하모니움'은 조화를 의미하는 하모니(Harmony)와 새싹이 돋다를 의미하는 움트다의 합성어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미래세대가 조화롭게 하나 되어 다 같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회를 이루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고령화, 저출생 등에 따른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체류 외국인 및 다문화 가정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반해 현재 대다수의 국민들은 다문화 가정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는 정도가 낮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적·민간적 지원도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사회적 차별을 겪거나 제대로 된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없어 교육 사각지대에 놓이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아는 다문화 미래세대의 성장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하모니움'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하모니움'은 크게 △다문화 청소년 자립 지원 △다문화 가정 사회적 인식 개선 두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기아는 '하모니움'을 통해 다문화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도 함께 개선해 나가는 활동들을 중장기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존 관련 사업의 경우 단순히 언어, 문화 교육 및 적성 검사 등 비경험적 지원에 그쳤으나, 기아 '하모니움'은 다문화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진로 계획을 수립하고 달성해낼 수 있도록 돕고 직무 경험을 통해 실질적인 취업 및 창업 역량 강화의 기회를 직접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사회, 경제 교육에서부터 코딩, 영상기획 등의 특화 교육까지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전문 강사진들과 함께 하는 진로 탐색 및 계획 수립 과정을 지원한다. 또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실제 근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별도의 거점 교육 공간도 마련해 진로·심리 상담, 동기부여 특강 등도 진행한다. 해당 사업은 내년 1월부터 연 50명의 다문화 청소년을 대상으로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제작을 통해 다문화 청소년에게 필요한 맞춤형 취업 정보, 일반 생활 정보 등의 다양한 정보를 보다 편리하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하모니움'을 통해 국민들의 다문화 수용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인다. 첫 단계로 오는 26일 서울 노들섬에서 다문화 인식 개선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인 '하모니움 페스티벌(Harmonium Festival)'을 개최한다. 또 기아는 페스티벌 기간 중 다문화 청소년 지원 유관 단체와 자립 지원 사업에 관해 논의하는 간담회도 개최해 향후 관련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다양성, 포용성의 가치를 주제로 한 영상 캠페인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기아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기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안 올린 MBK·영풍, 사법 리스크 자신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가격을 83만원에서 추가 인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분쟁 상대방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과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책임을 최 회장 측에 떠넘기고 그간 다소 불리했던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상대측의 법적 리스크를 부각시켜 지분 확보 싸움에서도 승리하겠다는 속내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3일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대해 “지난 9일 밝힌 입장에서 변화는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MBK는 “우리가 제시한 고려아연 주당 83만원은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최 회장 측은 11일 기존 83만원이었던 자사주 공개 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MBK·영풍 측이 최 회장과 동일한 가격으로 맞춰가기 위해 추가 인상을 고려했음에도 기존 가격을 고수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MBK·영풍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장 안팎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최 회장 측에 넘기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책임이 최 회장 측에 있다는 점을 지적해 그동안 다소 불리했던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이날 이 원장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MBK·영풍 측은 기존의 가격을 고수하면서 법정 다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보다는 사법 영역에서의 승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MBK·영풍은 2일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심문기일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이기 때문에 중지돼야 한다는 게 이번 가처분의 골자다. MBK-영풍은 지난달 13일에도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된 바 있는데, 이번 2차 가처분과는 별개의 건이다. 1차 가처분의 쟁점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자인 영풍과의 특별관계를 해소하고 별도의 주식 매수를 할 자격이 있느냐'였다면, 2차 가처분에서는 '고려아연이 시세보다 높은 주당 83만·89만원에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는 것이 배임인지' 여부를 따진다. 마지막으로 업계에서는 MBK·영풍이 14일 공개매수 종료일 상대방인 최 회장 측의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부각시켜 지분도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가처분 결과가 MBK·영풍의 손을 들어준다면 기존 주주들은 고려아연에 주식을 매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14일 종료되는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려 한다는 시각이다. MBK·영풍 측은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되는데, 그 대가로 회사가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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