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 2.2% 성장을 이루고 내년에는 2.1%로 성장세가 소폭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내년의 경우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겠으나, 수출이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소비와 설비투자가 완만히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산업연구원은 25일 '2025년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와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글로벌 정보통신(IT) 경기 회복 속도 등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들이 상당 부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내다봤다. 내년부터 짚어 보자면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와 실질소득 증대, 물가 안정 등의 소비 여건 개선으로 2024년 1.3%보다 높은 1.9% 증가하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설비투자의 경우 2.9%로 올해 대비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금리 인하 등의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투자는 올해와 함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하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건설경기 관련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의 영향으로 올해 -1.8%에 이어 0.9% 감소하면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수출은 2.2% 성장할 것으로 보면서 무역흑자 규모도 소폭 확대될 것으로 봤다. 수출(통관 기준)은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되겠으나, IT 전방산업의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등 IT 부문의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흑자는 올해보다 소폭 늘어난 487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산업연은 13대 주력 산업으로 세분화한 전망도 내놨다. 먼저 수출에 있어 13대 산업은 2023년 대비 10.3%의 픈 폭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철강 등 소재산업과 일반기계 및 이차전지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조선 및 바이오헬스의 호조세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계산업군과 소재산업군, IT신산업군으로 나눠 볼 때 조선(4.1%)의 성장은 지속되나 부진한 중국 수요와 해외 생산 확대의 영향으로 자동차(-2.7%) 및 일반기계(-0.2%)의 부진을 점쳤다. 소재산업군에서는 철강(5.0%)과 석유화학(0.1%)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정유(-7.5%)가 큰 폭으로 부진할 것으로 우려했다. IT에서는 반도체(8.5%), 정보통신기기(8.4%), 바이오헬스(4.9%)에 있어 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2025년에도 전체적으로 6.9%의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에서는 소비심리 개선 및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대부분 산업에서 올해보다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기계산업군에서는 기계(1.1%), 자동차(3.6%)가 선전하고 소재산업군에서는 석유화학(4.2%)의 선전을 예상했다. IT신산업군은 전반적으로 내수 회복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통신기기(4.3%)와 반도체(17.3%), 바이오헬스(13.3%)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차전지(-21.8%)는 국내 전기차 생산 및 판매 위축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점쳤다. 산업연 관계자는 “13대 주력산업에 있어서는 글로벌 교역 및 정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선도 부문에서의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며 “전통 부문에서의 수요 정체 및 경쟁 심화 대응과 친환경·디지털화 전환 관련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외에 내년도 유가는 배럴당 74달러로 올해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 성장세 약화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국 등의 비OPEC의 증산과 OPEC+의 높은 생산 여력 등 공급요인이 더해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환율은 달러당 1345원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점쳤다. 상반기에는 강달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 미국 금리 인하 등 달러 약세 요인과 무역수지 흑자 지속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망의 이유다. 앞서 산업연은 현재 경기 판단과 관련해 수출의 양호한 성장세에도 내수의 더딘 회복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