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시중은행의 경우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자율 배상과 지방은행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등에 따라 순이익에 발목이 잡혔지만, 카카오뱅크는 거침없는 성장세를 지속했다. BNK부산은행과 DGB대구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 순이익은 따라잡은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8일 1분기 111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1% 성장한 규모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먼저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기준 이자수익은 5823억원으로 전년 동기(4515억원) 대비 29% 성장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18%로 전년 동기(2.62%) 대비 0.44%포인트(p) 줄었으나, 대환대출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꾸준히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41조3000억원으로, 1년 전(29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41%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11조8000억원)이 전년 동기(2조4000억원)와 비교해 4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대환대출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금리 경쟁력이 좋은 인터넷은행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에서 카카오뱅크의 시장점유율은 31%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50%가 대환 목적이었는데, 이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62%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전월세보증금대출 갈아타기에서 카카오뱅크 점유율은 46%에 이른다. 전월세보증금대출 잔액은 12조4000억원으로, 대환 비중은 45%다. 수수료(Fee)·플랫폼 부문도 성장했다. 기존 '연계대출 서비스'를 확장한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1분기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건수와 금액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는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제휴사 증권계좌 개설 실적이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체크카드와 펌뱅킹 수익, 광고 비즈니스 등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광고 수익은 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이에 따라 1분기 수수료 수익은 502억원으로 10.3%, 플랫폼 수익은 211억원으로 19.2% 각각 늘었다. 기타영업수익(643억원) 또한 40.4% 늘어나며 영업수익(7179억원)은 28.1% 확대됐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인터넷은행의 숙제인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1분기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2%p 줄어든 0.47%를 기록했다.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의 결과라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1분기 홍콩 ELS 배상 충격을 받은 시중은행과 부동산 PF 부담 등에 충당금을 확대한 지방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성장 제약이 없었다. 지방은행 순이익은 거의 따라잡은 상태다. 1분기 지방은행 순이익을 보면 BNK부산은행은 1252억원, DGB대구은행은 1195억원으로 카카오뱅크를 100억원 안팎 차이로 앞선다. 이밖에 BNK경남은행(1012억원), 광주은행(733억원), 전북은행(563억원) 순이익은 카카오뱅크가 앞지른 상태다. 올해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도 낮춰지며 인터넷은행의 부담도 줄었다. 정부는 인터넷은행 건전성 악화 우려를 고려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평잔 기준 30%로 완화했다. 인터넷은행이 성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은 30%, 잔액은 4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단 카카오뱅크는 올해 예상 여신 성장률을 10% 초반 수준으로, 앞서 예상한 20% 내외 수준에서 낮췄다. 김 COO는 “가계대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수용하고 잘 따르기 위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지금의 성장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신용카드,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해서는 “신용카드사와 제휴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을 협의 중이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제휴가 가능한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