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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KAI 상대로 ‘방산 수주 3전3승’ 이유 있었다

대한항공 컨소시엄이 블랙 호크(UH-60) 헬기 성능 개량·차세대 전자전기 개발·2차 항공 통제기 도입 등 3대 핵심 사업에서 연달아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 종합 업체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꺾는 이변이 발생했다. 총 사업비 4조 원에 육박하는 이번 3연전의 결과는 K-방산의 경쟁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대한민국 방위산업계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수십 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유지·보수·정비(MRO)와 연구·개발(R&D)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대한항공의 뚝심과 시장의 변화를 꿰뚫은 영리한 동맹 전략이 빚어낸 필연적 승리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 적자 규모는 약 776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기업들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R&D에 투입할 예산을 줄이지만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본부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갔다. 2020년 347억원에 이르던 R&D 투자 액수는 작년 말 기준 802억원 수준까지 뛰어올라 131.28%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기적 수익보다 미래 핵심 역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확고한 경영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재무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하이브리드 드론 개발 △저피탐 무인 편대기 △P-3C 해상 초계기 성능개량' 등 무인기(UAV)·스텔스 기술을 비롯한 복잡한 시스템 개조 역량 강화에 집중됐다. 이는 신규 플랫폼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성능 개량' 사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한 결과였다. 이 같은 R&D 투자의 근간에는 1975년 항공우주사업본부 설립 이래 반세기 가까이 축적해 온 MRO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항공은 KT-1·T-50·KF-21 등 새로운 항공기를 만드는 '플랫폼 창조자'를 지향한 KAI와 달리 기존 플랫폼의 전 생애주기를 책임지는 '플랫폼 관리자'의 길을 걸어왔다. 1970년대 500MD 헬기와 F-5 전투기, 1990년대 UH-60 블랙 호크 130여 대를 면허 생산하며 기체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확보했고, 1979년 10월 미군 F-4 전투기 창정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500대가 넘는 한·미 양국 군용기를 정비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군용기 MRO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실운용 데이터는 경쟁사가 결코 가질 수 없는 독점적 자산이 됐고, 이는 성능 개량 사업 제안 시 가장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결정적 무기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수주전에서 모든 것을 직접 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선택과 집중' 원칙에 입각해 자사의 핵심 역량인 기체 플랫폼 통합 능력에 집중하고, 각 분야 최고 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업들과 전략적 동맹을 맺어 '최고 기술의 집합체' 솔루션을 제시하는 '마스터 통합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블랙 호크 성능 개량 사업이 대표적이다. '개발 경험'을 압도한 '운용 경험' KAI는 국산 헬기 '수리온' 개발 경험을 내세웠지만 방위사업청의 선택은 대한항공이었다. 이는 신규 헬기를 '개발'하는 능력보다, 30년 넘게 해당 기종을 직접 면허 생산하고 창정비를 독점하며 축적한 대한항공의 압도적인 '운용 및 정비' 경험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30년 이상 축적된 UH-60 MRO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총괄하고 미군 헬리콥터 개량 경험이 풍부한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검증된 항전 장비를 적용한 최첨단 디지털 조종석을, 국내 방산 전자 분야의 강자인 LIG넥스원이 국산 생존 장비를 공급하는 '드림팀'을 구성했다. 이는 사업의 안정성과 기술적 신뢰도를 극대화한 조합이어서 사업 실패 리스크가 가장 낮은 제안이었다는 관측이다. 1조7775억원 규모의 전자전기(SOJ) 개발 사업에서는 이러한 동맹 전략의 정수를 보여줬다. KAI는 'E737 피스아이' 조기 경보 통제기 체계 통합 경험을 내세운 반면, 대한항공은 비즈니스 제트기인 봉바르디에(봄바디어, Bombardier) 글로벌 6500을 특수 임무기로 개조하고 감항 인증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통합을 책임졌다. 그리고 LIG넥스원에게는 전자전(EW) 시스템 분야를 맡겼다. 이 사업의 승패는 '누가 더 기체를 잘 만드는가'가 아니라 전자전 장비를 항공기에 얼마나 완벽하게 이식하느냐에 있었다. 때문에 전자전 장비 기술력이 KA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화시스템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LIG넥스원과의 파트너십은 기술 평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한 결정적인 한 수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항공 통제기 2차 사업에서도 대한항공의 전략은 빛을 발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L3해리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 사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봉바르디에의 고성능 비즈니스 제트기 '글로벌 6500'을 플랫폼으로 제안했다. KAI는 스웨덴 사브와 손잡고 기술 이전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결정적인 이유는 전자전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이 '백두' 정찰기 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제트기를 특수 임무기로 성공적으로 개조하고 감항 인증까지 획득한 직접적인 경험이 있었던 데에 있었다. 이는 사업 리스크가 현저히 낮고 안정적인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신뢰를 줬고, KAI는 플랫폼 통합 능력 경쟁에서 대한항공의 실제 개조 사업 이력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 종합 업체로서 승승장구하던 KAI의 3연패는 전략적 초점의 불일치·파트너십 전략의 실패·리더십 공백 및 내부 위기 등 구조적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드러나 필연적이라는 지적이다. KAI는 KF-21 보라매·수리온 등 신규 플랫폼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이를 강조했지만 최근 시장의 주요 수요는 기존 플랫폼의 안정적 성능 개량·개조에 있었다. 이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이 압도적인 경험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블랙 호크 사업에서 KAI는 과거 KF-16 성능 개량 사업의 실패를 교훈 삼아 원제작사 시코르스키(Sikorsky Aircraft)와 손을 잡는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오히려 이를 해외 기술 의존도 심화와 기술 유출 가능성으로 평가하며 기술 점수를 낮게 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강구영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장기간 이어진 경영 공백은 중요한 사업 수주전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전략적 판단을 저해하고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강력한 패인이 됐다는 게 지배적이다. KAI 노동조합 역시 최근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새 사장을 조속히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KF-21 사업의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와 빠듯한 초도 양산 예산 등으로 인한 재정적 압박은 KAI가 처한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처럼 대한항공의 3연승과 KAI의 3연패는 대한민국 방산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신규 플랫폼 개발' 중심에서 '기존 플랫폼의 고도화'와 '핵심 임무 시스템 통합' 능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한정된 국방 예산으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일치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공군 F-16 전투기 수명 연장 사업 등 향후 예정된 다수의 성능 개량 사업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무인기 기술은 향후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MUM-T)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뼈아픈 패배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 KAI는 여전히 KF-21·소형 무장 헬리콥터(LAH) 등 신규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이번 패배를 교훈 삼아 리더십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시장의 변화에 맞는 유연한 전략을 수립하며, 개방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부족한 기술 역량을 보완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평이다. 때문에 최근 3연전의 결과는 대한민국 방위산업계 전반에 미래 전장 환경에서 단순히 새로운 비행기를 만드는 능력만큼이나 기존 자산을 첨단 기술과 융합해 그 가치를 극대화하고, 최고의 기술을 가진 파트너들과 개방적으로 협력하는 능력이 승리의 핵심 조건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사는 미래 성장 차원에서 신호 정보기와 P-3C 해상 초계기 등 사업 수행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공기 성능 개량 전문 업체로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이노베이션, 정유마진 상승에 실적·재무 ‘나비효과’

올해 3분기(7~9월) 후반에 원유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SK이노베이션이 영업적자를 털고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이익 20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분기 매출도 19조4452억원으로 10.1%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흑자전환 기대는 전체 매출의 절반 넘게 차지하는 석유 사업부문이 정제마진 개선으로 영업이익을 실현하면서 SK이노베이션 전체 실적까지 견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배터리 부문뿐 아니라 에너지화학 부문도 부진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올해 상반기와 좋은 대조를 이루는 실적 양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회사 사업 구조의 절반을 석유산업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정제마진 상승세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시장은 평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석유 사업 매출이 약 23조원으로 전체의 57% 차지한 가운데 영업적자 4300억원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전체 영업적자의 93%를 차지했다. 배터리 사업도 36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그나마 윤활유와 석유개발, 발전 부문에서 8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둬 전체 실적을 방어한 셈이었다. 하지만, 상반기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부진했던 석유사업에서 3분기 영업 실적을 흑자로 개선시키면 전체 실적도 덩달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정제마진의 상승세에서 비롯됐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구입비와 인력·운영비를 뺀 지표로, 정유 사업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느냐를 나타낸다. 올해 초 배럴당 5달러선까지 떨어졌던 정제 마진은 3분기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3분기 초반 내내 10달러선에 머물러 있던 정제 마진은 9월 셋째주에 10달러선을 넘어섰고, 이달 13~19일 기준 평균 복합정제 마진이 배럴당 13.7달러로 올라섰다. SK이노베이션과 정유업계는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의 OPEC+의 원유증산 결정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같은 지정학적 변수로 정제 마진의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무적인 대목은 석유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 흐름이 원유 공급증가 기조에 따라 올해 4분기(10~12월)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다. OPEC+는 2년여의 감산을 종료하고 지난 9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54마7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흐름이 강화하면 정유사들이 사들이는 원유 가격이 하락해 원가 부담을 덜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일간 400만배럴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 제재도 정제 마진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서 원유를 조달하는 중국·인도 같은 국가들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5% 관세를 부과하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에도 지난 9월 원유 수입의 17%가량을 여전히 러시아산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를 이용한 석유제품에 대한 구매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 정유사들에게 불리해진다. 이에 더해 유럽과 미국의 정유사들이 생산설비 축소에 나서면서 정유사들이 정유제품 가격을 더 받을 여건도 생겼다. 쉘·BP 등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들은 하루 생산 40만 배럴 규모의 정유 설비를 폐쇄하고, 발레로 등 미국 정유사들도 54만7000배럴 규모의 정유 설비를 정리할 예정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리포트를 통해 “3분기는 재고 관련 손실 제거와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제품 경험(PX) 개선으로 석유화학 또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정제마진 호조에 따라 석유 사업의 실적이 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제 마진 상승세로 전체 실적이 개선되면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추가자금 여력을 확보해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규모 대규모 설비투자에 더해 SK E&S 흡수합병으로 기존 차입금이 이관되면서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7%에 순차입금은 35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7월 SK온과 SK엔무브 합병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이어갔고,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 5조원을 확충했다. 9월에는 발전 자회사 2곳 지분을 이용해 자본 3조원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정제 마진 상승 기조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은 물론 전반적인 사업구조 리밸런싱 작업에 탄력 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보인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모빌리티 혁신 아이디어 ‘우리 손으로~’…현대차·기아 ‘아이디어 페스티벌’ 개최

현대자동차·기아는 22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남양연구소에서 '2025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 2010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발표회다.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물까지 제작하는 게 특징이다. 올해는 '글로벌 챌린저'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혁신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전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6개 팀에게 제작비와 실물 제작 공간 등을 지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팀은 약 7개월 동안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해 낼 수 있었다. 이날 본선에서는 6개 팀이 각각 발표와 시연을 진행하며 고객의 모빌리티 경험을 한층 확장할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차량 수납 공간 잠금 시스템 '디지 로그 락 시스템'(Digi-log Lock System) △트레일러 견인 성능 향상 시스템 '트레일러 토잉 프리 컨디셔닝('Trailer Towing Pre-Conditioning) △안전벨트를 활용한 차량 제어 시스템 '디벨트'(dBelt) △조향 없이 전 방향 주행이 가능한 모빌리티 '액티브 옴니 내비게이션 트랜스포터'(Active omni Navigation Transporter) △발달 장애인의 불안증세 해소를 위한 탈부착 패드 'S.B.S'(Seat&Belt with Stability) △차량 번호판 기반 차주 연락 서비스 '스냅플레이트' 등이다. 대상은 액티브 옴니 내비게이션 트랜스포터를 선보인 'ANT 랩'팀이 차지했다. 대상 수상팀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CES 2026' 견학 기회가 주어졌다. 최우수상은 디지 로그 락 시스템과 트레일러 토잉 프리 컨디셔닝을 선보인 'FMV'팀과 '수퍼트레일러토잉'팀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들 팀은 각각 상금 500만원과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견학 기회를 얻었다. 백정욱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인사실장(상무)은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임직원들이 혁신의 씨앗을 싹 틔우는 장"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원들이 창의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제미나이와 XR의 만남…‘갤럭시 헤드셋’ 극강의 가상현실 구현

미국 뉴욕을 직접 여행하지 않더라도 맨해튼 중심가로 이동해 주변 피자 핫플레이스를 검색하고, 내 취향에 맞는 매장 분위기를 살핀 뒤 메뉴 추천까지 받는 가상체험을 만끽한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삼성전자의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이 착용자에게 제공하는 극강의 가상현실 세계 한 장면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XR'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퀄컴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기반의 헤드셋을 공식 공개했다. 그동안 '프로젝트 무한'으로 알려졌던 갤럭시 XR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최첨단 헤드셋이다. '안드로이드 XR'은 안드로이드 앱과 구글의 기본 서비스(지도·포토·유튜브 XR 등)를 지원한다. 기존 스마트폰에서 활용하던 주요 기능들이 XR 환경에서도 구현되며, 구글 생태계 전반과의 연동이 강화됐다. 칩셋은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XR2+ Gen 2' 플랫폼이 탑재됐으며, 무게는 545g이다. 디스플레이는 3552×3840 해상도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적용됐고, 고해상도 패스스루 카메라 2개, 공간·동작 인식 카메라 6개, 안구 추적 카메라 4개 등 정밀한 화면·동작 인식 기술이 들어갔다. 이마와 머리 뒤쪽의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탈부착 시 외부 빛을 차단하는 패드가 적용되는 등 인체공학적 설계도 눈길을 끈다. '갤럭시 XR'은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된 XR 기기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로, 사용자와 기기 간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헤드셋에는 구글의 AI '제미나이(Gemini)'와 대화형 기능인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가 탑재돼 사용자가 보는 것과 듣는 것을 함께 인식한다. 현장 시연에서는 AI가 모든 사용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 확인됐다. 한 착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다 막힐 때 “제미나이, 먼저 뭘 하면 좋을까?"라고 묻자, AI가 다음 수행할 작업을 추천했고, 추가 설명을 요청하자 별도의 인터넷 브라우저 창을 띄워주는 기능도 선보였다. 또 다른 사용자는 3D로 구현된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며 제미나이에게 피자집을 추천받는 등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경험을 체험했다. XR 기기의 약점으로 꼽히던 콘텐츠 경쟁력도 한층 강화됐다. '갤럭시 XR'은 어도비(Adobe), MLB, NBA, 명상 앱 캄(Calm), 어메이즈 VR(Amaze VR) 등 글로벌 주요 서비스와 연계한 XR 전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저스틴 페인 구글 XR 제품관리 총괄은 “메이저리그 야구와 NBA 농구를 몰입형 XR 콘텐츠로 즐길 수 있으며, 한국 스포츠 콘텐츠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며 “갤럭시 XR은 마치 경기장 안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XR 시장에서 메타와 애플에 비해 후발주자다. 메타는 10여 년 전 오큘러스 인수를 통해 가상현실(VR) 시장을 선도해왔고, 애플은 지난해 '비전 프로(Vision Pro)'를 먼저 출시했다. 그러나 삼성은 스마트폰·워치 등 안드로이드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빠른 속도로 시장을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갤럭시 XR의 가격대를 269만원으로 책정해 경쟁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499만원의 절반 수준, 메타 퀘스트(369만원)의 약 70% 수준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 우위로 XR 기기의 대중화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획 단계부터 구글과 퀄컴 등 소프트웨어·칩셋 강자들과 협업한 만큼 제품 경쟁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김정현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XR의 가장 큰 강점이자 저희의 접근법은 'AI와 XR의 만남'"이라며 “삼성과 구글이 함께 만들어낼 차별화된 경험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삼성은 산업 현장에서도 XR 생태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과 협업해 '갤럭시 XR'을 활용한 가상 조선 훈련 플랫폼을 구축, 신입 엔지니어가 가상공간에서 선박 엔진 검사를 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은 이날 젠틀몬스터·와비 파커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세대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은 “갤럭시 XR은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로서 계속 진화할 것"이라며 “패션과 다양성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스마트 글래스 폼팩터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사용자 피드백과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콘텐츠와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스코그룹, 혁신 플랫폼 ‘체인지업’ 발족…“벤처 발굴·일자리 창출”

포스코그룹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종합 플랫폼 브랜드인 '체인지업'을 선보이며 지역 창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펀드에 출자했다. 포스코그룹은 경상북도 포항에 위치한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개방형 혁신 플랫폼 통합 브랜드 선포식을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체인지업' 브랜드를 내세워 그간 운영해온 벤처 육성 플랫폼을 △유망 창업팀을 발굴하는 '스타트' △단계별 투자 펀드로 성장을 지원하는 '부스트' △사업화·실증 거점 공간 '그라운드'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날 브랜드 선포식에 앞서 포스코그룹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경북도 등 지자체, 금융기관이 함께 결성하는 1011억원 규모의 '경북-포스코 혁신성장 벤처펀드'에 출자했다. 경북-포스코 혁신성장 벤처펀드는 경북 지역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펀드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지역발전과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997년부터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투자해오며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을 넘어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취·창업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로 대표되는 유망 벤처 발굴 프로그램은 2011년 시작 이래 누적 1만여 건 이상의 공모를 접수해 회사 175곳에 340억원을 투자했다. 벤처 전문 투자펀드에 현재까지 4130억 원을 출자해 총 2조7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사업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체인지업그라운드'를 통해 총 185개 벤처기업을 육성해 기업가치 2조1000억 원, 근무인원 1,900명이 넘는 성과를 거뒀다. 체인지업그라운드는 2020년 서울, 2021년 포항에 문을 열었고 올해 광양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이날 오후 대표적 벤처 발굴 및 창업 프로그램인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IMP)'를 개최했다. 올해로 29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IMP에는 총 22개 벤처기업이 참가해 투자유치 설명회(IR)를 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선보인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철강처럼 석화도 中제품 반덤핑 신청…한국도 ‘보호무역 합류’ 촉각

부틸 아크릴레이트 제품을 시작으로 중국산 저가 물량에 무역 제소로 대응하려는 국내 석유화학(석화)업계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초소재의 경우 가격 경쟁력에 밀려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무역 제소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라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석화업계의 숨통을 트고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선 중국산 저가 물량의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철강업계의 사례처럼 해당 업계와 당국이 무역 제소와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와 석화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부틸 아크릴레이트 제품에 대한 무역위의 반덤핑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LG화학이 지난 7월 무역위에 반덤핑 제소를 낸데 따른 것이다. 무역위는 지난달 29일 이에 대해 반덤핑 조사 필요성을 검토해 신청을 받아들였다. LG화학이 무역위원회에 낸 반덤핑 조사 신청서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4년 부틸 아크릴레이트의 내수 물량은 약 7.5% 줄고, 판매 물량은 30%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 물량은 25% 가까이 늘고, 수입 금액은 17.5% 줄었다. LG화학이 계산한 중국산 제품의 덤핑률은 19.17%다. 부틸 아크릴레이트는 아크릴산과 부탄올을 원재료로 만든 고분자 유기화합물로, 점착제나 접착제, ASA 수지, 도료, 아크릴 수지 등의 원료로 쓰인다. 물질이 유리 같은 상태에서 고무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상태로 변화하는 온도인 유리전이온도가 낮아 내구성을 강화해준다. 부틸 아크릴레이트는 국내 석화기업 가운데 LG화학이 유일하게 생산 중이다. LG화학 측은 신청서를 통해 “저가 수입의 지속적인 확대는 국내 유일의 생산자인 LG화학에게 심각한 수준의 출혈 경쟁을 강요했다"며 “현재와 같은 시장 구조가 유지될 경우 국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다른 제품도 무역위에 반덤핑 조사를 신청할지 검토 중이다. 이번 제소로 석화업계가 반덤핑 조사 신청이 확대될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중국에서 경기 침체로 석화제품 공급이 과잉 상태에 다다르면서 한국산의 중국 수출은 줄고 저가 석화제품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 따른 것이다. 석화기업들이 중국을 주요 수출시장의 하나로 삼았지만, 중국이 러시아 등에서 정유제품을 저렴하게 들여오는데다 석화 생산설비를 늘리면서 공급이 과잉 수준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기초 제품인 에틸렌의 경우, 중국 내 자급률이 지난해 기준 95%에 달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국내 주요 석화기업들은 2023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다. 게다가 지난 8월 정부와 산업계 간 자율협약을 맺어 연말까지 나프타분해설비(NCC) 생산 능력을 18~25% 감축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반덤핑 제소가 중국발 저가물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철강업계 사례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철강사들도 중국발 저가 밀어넣기 공세를 겪으며 중국산 열연후판을 시작으로 봉강, 도금강판 등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냈다. 정부는 무역위 조사를 거쳐 중국산 열연후판에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린 올해 초부터 30% 내외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 8월 덤핑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가 있었다고 최종 판정했다. 반덤핑 대상이 된 중국 수출기업들은 가격을 올려 수출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국내 석화기업들이 일정 부분 중국산 소재에 의존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령, 한화토탈과 여천NCC는 지난해 중국산 스티렌모노머에 대해 무역위에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지만, 국내 석화업계의 반발 여론을 의식해 철회한 적이 있다. 스티렌모노머는 합성수지와 합성고무의 필수 원료로, 국내에서는 한화토탈과 여천NCC가 생산해 왔다. 스티렌모노머를 사들이는 다른 석화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산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크게 반발한 결과였다. 업계는 최근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하는 기조로 여건이 달라졌다는 점을 주목한다. 세계 각국이 경제 안보를 내세워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맞춰 한국도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석화산업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달 초 자국 석화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그간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정부가 관세 부과 같은 무역 조치에 소극적이었지만, 통상질서가 바뀌면서 산업계가 받는 현실적 피해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이었던 석유화학이 저가 수출물량으로 최근 4~5년 사이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정부가 기업의 반덤핑 조사를 비롯한 무역구제 신청에 적극 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화, ‘맑은학교 만들기’ 참가 학교 모집

한화그룹은 오는 11월 12일까지 초등학교 실내공기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공헌사업 '맑은학교 만들기'에 참가할 학교를 모집한다. 21일 한화에 따르면, 맑은학교 만들기는 공기질 개선을 위한 맞춤형 미세먼지 저감 시설을 설치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해 올해 5년차를 맞아 한화를 사업 지원을 강화한다. 실내 벽면 녹화작업을 통해 학교별 특성에 맞춘 놀이·학습 공간을 조성하고,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패널 및 인버터 교체·청소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맑은학교 만들기 사업 참가는 해당 홈페이지(https://sunnyschool.co.kr)로 신청하면 된다. 교사, 교직원 및 학부모도 신청할 수 있고 최종 선정은 전문 자문위원단의 심사와 현장 방문 결과를 거쳐 이뤄진다. 한화는 맑은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전국 21개교, 약 1만5000명의 학생들에게 친환경 교육 환경을 제공했다. 지난해 선정된 대전 진잠초등학교의 경우, 캠페인 진행으로 교실 내 미세먼지 최대 85.3%, 초미세먼지 41.3%, 이산화탄소 19.1%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한화는 소개했다. 연합뉴스

포스코인터내셔널, 블록체인 결제 도입…“실시간 무역송금”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국내 기업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무역 송금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에서 JP모간 키넥시스와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JP모간 키넥시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키넥시스 디지털 페이먼츠(키넥시스)'는 다국적 기업 간 무역대금 결제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MOU 체결에 앞서 지난 15일, 싱가포르 법인과 미국 법인 간 무역대금 송금을 키넥시스 결제망을 통해 실제로 실행하며 시스템의 안정성과 적용 가능성을 사전 검증했다. 이번 사례는 국내 기업이 무역대금 송금에 블록체인 결제를 적용한 첫 사례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JP모간 키넥시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기술 도입 △무역금융 효율화 △디지털 전환(DX) 추진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51개국 128개 해외 거점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종합사업회사로 연간 약 4만 건의 해외송금을 처리하고 있다. 기존 국제송금은 여러 중계은행을 거쳐 1~2일이 소요됐지만, 키넥시스 결제망을 이용하면 송금인과 수취인을 직접 연결해 수분 내 결제가 가능하다. 회사는 실시간 결제 시스템을 통해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무역금융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JP모간 키넥시스와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도입한 것은 무역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여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최근에는 일본계 글로벌 은행과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대금 결제와 자금조달 다변화 방안을 협의하는 등 글로벌 금융혁신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5 국감] SKT·KT·LGU+ 수장 다 불려나왔는데…KT에 ‘집중포화’

최근 잇따른 해킹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가 통신업계의 보안 실태를 정조준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해킹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대표가 모두 증인으로 출석했다. 통신 3사 대표들은 통신망 보안 관리 부실과 사고 대응 미흡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 KT를 향한 비판이 집중됐다. 해킹 피해 규모가 발표 때마다 확대되고, 사전·사후 대응이 모두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일부 의원들은 KT가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도 늦게 대응했다며 '은폐 의혹'까지 제기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년 전부터 피해 정황이 있었는데 언제 정확히 인지했느냐"며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말고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라"고 추궁했다. KT의 위약금 면제 및 금전보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전체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시점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지만, 김영섭 KT 대표는 “조사 결과와 피해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가입자 피해 구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KT를 향한 질의는 사퇴 압박으로까지 번졌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무한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로서 조속히 사퇴하는 것이 사안을 더 이상 확산시키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민께 큰 걱정을 끼쳐드리고 고객께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일정 수준의 수습이 이뤄진 뒤 총체적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는 해킹 피해를 인정하지 않다가 입장을 바꿔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밝혀 질타를 당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 이 제기한 해킹 의혹과 관련, “KISA에 신고하겠다"고 뒤늦게 신고 입장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사이버 침해 사실을 확인한 이후 신고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해명하면서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다른 두 대표에 비해 질의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일부 의원들의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분쟁조정위원회가 전체 가입자 대상 위약금 면제 조치 기간을 연말까지 확대하라고 권고했는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행정소송을 검토 중인 점도 문제로 꼽았다.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훈기 의원은 “무수히 많은 해킹 사고가 일어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국민이 보기에는 개인정보 보호 관리체계가 거의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SK텔레콤과 KT가 해킹을 인지하고도 늦게 신고했다"며 “24시간 내 신고 의무를 어겨도 과태료가 몇백만원에 불과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과태료를 상향하는 법안이 제안돼 있고, 기업이 신고하지 않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 취임 첫날 GRC 구내 식당서 ‘소통 행보’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소통 강화에 나섰다. 21일 HD현대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경기 성남 소재 HD현대글로벌R&D센터(GRC) 구내 식당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점심 메뉴로 나온 국수를 직접 받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다. 또한 직원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셀카를 촬영하는 등 격식 없는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앞서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일을 통해 소통을 강조했던 것과 일치한다. 당시 정 회장은 “언제 어디서든 여러분과 만나 경청하고 소통하겠다"며 “새로운 생각을 주저없이 말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HD현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 회장은 지난 17일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회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포럼을 통해 회장 승진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설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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