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2시간 전에만 여객터미널에 와도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은 3시간 전 도착이 '국룰(국민 룰)'이라고 해서 집에서 빨리 나서는 편이에요."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유학생 장모 씨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갈수록 불편함이 더해지는 문제는 토로했다. 인천국제공항이 만성적인 출국장 혼잡 문제와 더불어 최근 잇따른 운영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통용되던 '출발 2시간 전 도착' 공식이 깨지고, '최소 3시간 전 도착'이 권장될 만큼 수속 시간이 길어진데다 내년부터는 주차대행(발렛 파킹) 서비스마저 외곽으로 밀려날 예정이라 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항공사들은 안내 메시지를 통해 국제선 탑승 시 공항 도착 권장 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앞당겨 안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회복됐지만 공항의 보안 검색 인력과 운영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병목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안 검색 단계의 지체'를 꼽는다. 승객은 몰리는데 검색대를 모두 가동할 인력이 부족하거나 운영 효율이 떨어지다 보니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공항 출국현장을 살펴보면 이용객들은 밀려드는 반면, 운휴 중인 보안 검색대가 상당수 있어 이용객들이 짜증을 내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는게 공항 이용객이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여행객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비싼 돈 들여 보안 검색 기계를 놀리는 건 비효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공항 접근 편의성마저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공고한 내용에 따르면 내년부터 제1여객 터미널의 공식 주차 대행(발렛 파킹) 접수 및 인도 장소가 기존 터미널 단기주차장(지하)에서 터미널과 약 15분 거리인 외곽 부지(운서동)로 이전된다. 이렇게 되면 이용객들은 차를 맡기고 다시 셔틀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사실상 '문 앞 주차(Door-to-Door)'라는 발렛 파킹의 본질적 기능이 사라지고 불편한 '셔틀 주차'로 전락하는 셈이다. 항공·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비싼 돈 주고 발렛 맡기는데 셔틀을 타라니 말이 되느냐", “짐도 많은데 셔틀 타고 이동하면 시간만 더 걸릴 것", “사설 발렛을 쓰라는 말과 같다"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항 도착 후 수속 시간도 부족한 마당에 주차 단계에서부터 시간이 지체되면 '3시간 전 도착'으로도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공항 이용의 모든 단계(주차-보안검색-출국)에서 지체가 발생하자, 현실적인 대안으로 '패스트 트랙(Fast Track, 신속 출국 서비스)'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영국 히드로·싱가포르 창이 등 세계 주요 공항들은 이미 유료 패스트 트랙을 필수적으로 운영 중이다. 급한 승객을 분산시켜 일반 대기 줄을 줄이고, 수익금으로 보안 인력과 시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10여년째 '국민 정서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돈 내면 먼저 가는 것이 특혜'라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도입 논의는 번번이 좌초됐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항 전문가는 “패스트 트랙 도입은 마비 직전인 인천공항 운영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필수 생존전략"이라며 당위성을 설파했다. 아울러 이 전문가는 “발렛 파킹 외곽 이전으로 인한 접근성 저하와 보안 검색 혼잡이 겹치면 인천공항의 서비스 품질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이라며 “특히 발렛 파킹을 멀리서 하도록 하면 제도 운영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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