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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KT 전이용자 위약금 면제해야”…LGU+는 경찰 수사의뢰

정부가 29일 KT에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위약금 면제를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KT 침해 사고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KT 이용자들이 모두 위약금 면제 실시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민관합동조사단은 KT 서버 3만3000대를 6차례 점검한 결과 서버 94대에 BPF도어(BPFDoor), 루트킷, 디도스 공격형 코드 등 악성코드 103종이 감염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SKT는 악성코드 33종에 감염됐고 공급망 보안 관리 취약으로 악성코드 1종이 서버 88대에 유입됐었는데 KT의 감염 범위가 더 광범위했다. KT는 작년 3월 감염 서버를 발견하고도 정부에 알리지 않고 서버 41대에 대해 코드 삭제 등 자체 조치로 무마해 피해 파악이 늦어졌다. 서버 감염과 별개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 통신망에 무단 접속해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와 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 전화번호 탈취 피해를 본 이용자는 2만2227명이었다.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는 368명, 피해액 2억4300만원으로 중간 조사 결과와 같았다. 경찰이 무단 소액결제범들로부터 확보한 불법 펨토셀을 포렌식 분석한 결과 이들의 불법 펨토셀 기기에는 KT 망 접속에 필요한 KT 인증서와 인증 서버 IP 정보, 해당 기지국을 거쳐 가는 트래픽을 가로채 제3의 장소로 전송하는 기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단말기에서 코어망에 이르는 통신 과정에서 암호화가 풀려 ARS나 SMS 등 결제 인증 정보가 탈취됐고 이용자의 문자, 통화 내용이 유출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펨토셀이 동일한 제조사 인증서를 사용하고 있었고, 타사나 해외IP 등을 차단하지도 않았다. 조사단은 “KT의 펨토셀 관리 체계가 부실해 불법 펨토셀이 KT 내부망에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었다"면서 인증 서버 IP의 주기적 변경과 대외비 관리 등 보안 관리 개선책을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가 보안 조치를 함에 있어 총체적으로 미흡했다며 이는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KT 약관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이용자가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특히 평문의 문자, 음성 통화가 제삼자에게 새어나갈 위험성은 소액결제 피해를 본 일부 이용자에 국한된 것이 전체 이용자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앞서 조사단은 로펌 등 5개 기관에 법률 자문을 진행해 4곳에서 이번 침해 사고로 KT가 안전한 통신 서비스 제공이라는 계약의 주요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위약금 면제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는 법적 판단을 전달받은 바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위약금 면제 범위와 고객 보상안을 논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은 KT에 △서버 등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장치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을 감지 분석하는 도구(EDR) △백신 등 보안 설루션 도입 확대 △분기에 1회 이상 모든 자산에 대한 보안 취약점 정기 점검 및 운영 시스템 로그 기록의 최소 1년 이상 보관 △중앙 로그 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한 사이버 침해 감시 △전사의 자산을 담당하는 정보기술최고책임자(CIO) 지정 △정보기술 자산관리 솔루션을 도입 등을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는 KT에 재발 방지 이행 계획을 내년 1월까지 제출하도록 하고 6월까지 이행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KT는 “민관 합동 조사단의 결과 발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고객 보상과 정보보안 혁신 방안이 확정 되는 대로 조속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관 합동 조사단은 LGU+의 해킹 의혹과 관련해서는 익명의 화이트해커로부터 정보 유출이 지목된 통합 서버 접근제어 설루션(APPM)이 해킹당했고 서버 목록, 서버 계정정보 및 임직원 성명 등 관련 정보가 실제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LGU+는 당국에서 침해 사고 정황을 안내한 이후에 서버 운영체계(OS)를 다시 설치하거나 폐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LGU+의 행위가 조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LGU+는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기획] 무안 제주항공 참사 1년…‘과학의 눈’과 ‘법의 칼’ 사이에서 길을 묻다

2025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2216편의 활주로 이탈 사고가 발생한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탑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이 사고는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씻을 수 없는 비극으로 기록됐다. 참사 1주기를 맞아 사고 원인을 둘러싼 정부와 유가족 간의 엇갈린 시각을 객관적으로 재조명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안전조사 원칙을 통해 대한민국이 진정한 '항공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분석해 본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지난 1년 간 비행 기록(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CVR) 등 블랙박스 데이터 분석과 엔진 정밀 감식을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주력해 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기술적 사실은 사고의 1차적 트리거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 충돌)'와 그에 이은 '조종실 내의 절차적 오류'였음을 가리킨다. 사조위 중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 사고기는 착륙 접근 중 가창오리 떼와 충돌했다. 당시 우측 엔진(2번)은 다수의 조류 흡입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어 추력을 상실했으나 좌측 엔진(1번)은 상대적으로 손상이 경미해 비상 비행이 가능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조종석에서 치명적인 절차 수행 오류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종사들이 손상된 우측 엔진이 아니라 정상작동 중이던 좌측 엔진을 정지(Shut down)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항공기는 모든 동력을 상실했고, 전력 공급 중단으로 블랙박스 기록이 종료된 직후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게 됐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이를 급박한 비상상황에서 발생하는 '놀람 효과(Startle Effect)'에 의한 인지 오류와 '편도체 납치(Amygdala Hijack)'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뇌의 편도체가 공포에 반응해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억제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조위는 이러한 인적 오류(Human Error)가 사고의 주된 기술적 원인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반면에 유가족 협의회와 일부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조종사의 과실만으로는 '전원 사망'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사고의 피해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운 물리적 원인으로 활주로 끝단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지목한다. 사고 당시 항공기는 활주로를 벗어난 뒤 약 250m 지점에 위치한 계기 착륙시설(ILS)의 로컬라이저 안테나 지지대와 정면충돌했다. 해당 지지대는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와 흙더미로 축조돼 있었고, 충돌 직후 항공기는 산산조각 나며 대형 폭발 화재를 일으켰다. ICAO 부속서(Annex) 14는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RESA, Runway End Safety Area) 내에 설치되는 모든 시설물은 항공기 충돌 시 기체 파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서지기 쉬운(Frangible)' 소재나 구조로 제작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와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무안공항 개항 당시부터 한국공항공사는 해당 둔덕이 장애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ICAO 기준 미흡'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주무 부처인 건설교통부(현재 국토교통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사용을 승인한 정황이 드러났다. 유가족 측은 “정부가 국제 규정을 위반한 시설물을 18년 간 방치해 사고를 키웠음에도 그 책임을 사망한 조종사에게만 전가하려 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진상 규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배경에는 조사기구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사고 조사를 주도하는 사조위는 국토부 산하 조직이다. 문제는 사고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의 설치 승인·관리 감독 주체 역시 국토부라는 점이다. ICAO 부속서 13 제3.2조에는 '사고 조사 당국은 항공 당국 및 조사의 객관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당국으로부터 기능적으로 독립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행 체계는 피조사자(국토부)가 조사자(사조위)를 겸하는 구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이해상충 구조로 인해 사조위가 조종사 과실을 강조할수록 유가족과 여론은 이를 국토부의 행정적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불신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이는 과학적 조사 결과의 신뢰도까지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최근 국회가 사조위를 국무총리실 산하의 독립기구로 격상시키는 법안을 추진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사고 조사의 유일한 목적은 사고 예방이다. 비난이나 책임을 규명하는 것은 조사의 목적이 아니다." (The sole objective of the investigation of an accident or incident shall be the prevention of accidents and incidents. It is not the purpose of this activity to apportion blame or liability.) '국제 항공 안전의 헌법'이라 불리는 ICAO 부속서 13 제3.1조는 사고 조사의 목적을 위와 같이 천명한다. 또한 제5.12조는 CVR과 진술 등 안전 데이터를 형사 처벌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한다. 이는 처벌의 두려움 때문에 당사자들이 진실을 은폐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현재 전남경찰청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관계자들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고 사조위까지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여론 일각에서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은 과도한 '사법적 처벌'이 오히려 항공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전남청의 사조위 압색에 대해 조사의 독립성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대로 관련자들을 사법 처리해 모두 감옥에 보낸다고 해서 항공 안전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히려 무리한 형사 처벌은 항공 종사자들이 자신의 실수를 숨기게 만드는 '냉각 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01년 1월 31일 일본 스루가만 상공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 907편-958편 간 공중 충돌 위기(Near Miss) 사건은 사법부의 판단이 안전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당시 도쿄 컨트롤의 수퍼바이저와 27세 수습 관제사의 실수로 두 항공기가 충돌 직전까지 갔으나 조종사의 급격한 회피 기동으로 충돌은 면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객실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중상을 입었다. 도쿄지방검찰청은 관제사들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2006년 도쿄지방법원은 “관제 지시는 부적절했지만 사고의 예견 가능성은 없고, 지시와 사고의 인과 관계도 없다"며 관제 업무의 특수성과 시스템적 요인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008년 2심은 이를 뒤집고 “편명을 틀린 초보적 실수로, 가장 기본적인 주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어 형사 책임이 무겁다"며 수습 관제사에게 금고 1년·집행유에 3년, 수퍼바이저에게는 금고 1년 6월·집행유예 3년으로 유죄 선고했다. 2010년 최고 재판소는 “두 피고에게 책임 모두가 있지는 않지만 죄는 성립한다"며 형을 확정했고, 두 관제사는 국가 공무원법에 따라 실직했다. 2심과 3심은 “관제사는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결과론적 논리를 적용했다. 이 판결 이후 일본 항공업계에서는 '보고하면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고착화됐고 자율보고 건수도 유의미하게 줄었다. 대한민국은 현재 ICAO 이사국 중 지역 대표인 파트 III 그룹에 속해있고, 최종적으로 주요 항공 운송국 모임인 파트 I 그룹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파트 I 국가는 물동량뿐만 아니라 '성숙한 안전문화(Safety Culture)'와 '독립적인 사고조사 역량'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한다. 사고만 나면 사법 처리를 앞세우는 후진적 관행으로는 ICAO 안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무안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마녀사냥이나 보여주기식 처벌이 아니다. 차가운 이성으로 과학적 원인을 규명하고,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을 뜯어고치는 것만이 179명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참사가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규명 작업 못지 않게 참사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물어보는 접근법이 필요한 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그룹, AI 기반 자율주행·로봇 ‘미래 승부수’ 새판 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SW)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미래차 전략'에 고출력을 뿜어내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핵심축으로 인력 재배치, 기술 현장 점검 및 공개 등을 추진하며 글로벌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현대차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SDV를 미래차 전략차종으로 낙점하고 소프트웨어 역량 고도화와 차량 개발체계 전반의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차량 개발 전문가인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연구개발(R&D)본부장으로 임명해 미래 전략 가속화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하러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으로 합류한 이후 제품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량 기본 성능 향상을 주도해 왔다.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으로서 하러 사장은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SDV 성공을 위한 R&D 차원의 기술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제조부문장 겸 제조솔루션본부장을 맡아온 정준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정 신임 사장은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소프트웨어 기반의 미래 생산체계와 로보틱스 등 그룹 차원의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진은숙 정보통신기술(ICT) 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이다. ICT 전문가 출신인 진 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현대차에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을 비롯해 차세대 전사적 자원 관리(ERP) 구축, 클라우드·데이터·플랫폼 기반의 정보기술(IT) 생태계 혁신을 주도해 왔다. 앞으로 그룹 차원의 SW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디지털 전환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며 'IT식 유연한 조직 문화'와 '자동차 제조 실행력'을 결합하는 조직 혁신을 이끌 계획이다. 이처럼 미래차 맞춤형 인사를 단행한 뒤 정의선 회장은 현장 행보를 통해 미래차 전략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 회장은 지난 24일 포티투닷(42dot) 판교 본사를 직접 방문해 자율주행 및 SDV 전략의 중간 점검에 나섰다. 장재훈 부회장과 첨단차플랫폼본부(AVP)본부 주요 임원이 동행한 이번 방문에서 정 회장은 아이오닉6 기반의 레벨2+엔드 투 엔드(E2E)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를 시승했다.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의 외부 입력을 딥러닝 신경망 처리 장치(NPU) 하나로 통합 처리해 인지부터 제어까지 전 과정을 통합하는 구조다. 총 15㎞ 구간을 약 30분간 시승 이후 정 회장은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 회장의 포티투닷 방문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휘해온 송창현 전 포티투닷 대표의 퇴임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 추진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사와 현장 점검이 국내 성격이라면 내년 1월 5~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은 현대차그룹에게 미래차 전략의 글로벌 버전을 과시하는 성격을 띤다. 1월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SDV와 자율주행,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통합 기술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SDV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차량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차세대 모빌리티 생태계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데이터·AI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자동차의 미래상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내년 CES에서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주제로 미디어데이를 열고 공개할 AI 로보틱스 핵심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장에서는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를 현장에서 직접 선보이며 AI 로보틱스 전략의 주요 사례를 공개한다. 아울러 SDF을 활용해 로봇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조성하는 AI 로보틱스 생태계와 제조 환경에서의 활용과 검증을 통한 사업 확장 전략도 소개된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SDV 중심의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2026~2030년 미래 산업 분야에 50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고도화된 완전 자율주행 개발에 전략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관세·건설침체·고환율 ‘압박’ 속 해외투자·K스틸법 ‘숨통’

철강업계가 올해 내내 관세전쟁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철강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법안인 일명 'K-스틸법'과 해외 생산 거점 확보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철강사들은 보호무역주의 영향에 부진한 수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역협회 통계에서 올해 1~11월 한국 철강제품(MTI 61)의 수출 실적은 27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8% 감소했다.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위 5개국만 놓고 보면 14.8% 줄어든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보호무역주의가 뉴 노멀로 자리잡아온 데 더해 세계 각지에서 철강품목 관세를 노골적으로 부과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월부터 철강 관세 25%를 매겼고, 6월 들어 관세율을 50%로 높였다. 유럽연합과 캐나다도 국가별 저율 관세 할당량(TRQ) 감축과 고율 관세 부과를 선언하면서 철강 무역장벽을 더 높였다. 국내 시장도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침체 일로였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철근 생산량이 537만톤으로 9.2% 줄며 지난해에 이어 감소폭을 유지했다. 국내 판매도 9.9% 감소한 519만톤을 기록했다. 국내 건축착공 면적이 5794만㎡로 13% 감소한 점이 철근 수요 부진 이유를 보여준다. 이 같은 철강산업의 부진은 고용 같은 지역경제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철소와 제강소 등 다양한 철강 관련 기업들이 모여 있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은 각각 올해 8월과 11월 산업통상부가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충남 당진시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 철강업계는 저가 제품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할 대책을 내세웠다. 반덤핑 제소가 대표 사례다. 한국무역위원회는 지난 8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최대 34.1%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확정했고, 9월부터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한 탄소 또는 합금강 열연 제품에 30% 내외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산 후판의 경우 반덤핑 조치 대상인 중국 철강사 9곳이 한국 시장에 원래 가격대로 수출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국내외 수요 부진에 더해 올 하반기 들어 나타난 원화 가치 하락도 철강업계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수입에 의존해 조달하기 때문이다. 7월 들어 환율은 1400원선에 가까워진 뒤 9월 말경 1400원선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는 1480원을 돌파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다가 지난 24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1450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될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원가 부담은 철강업계에 여전히 남아 있다. 철강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결정도 잇달았다. 관세 장벽을 넘을 유일한 돌파구로 거론된 해외 현지 제철소 투자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철강사들은 한국에서 쇳물을 틀에 붓고 반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거친 뒤 북미, 유럽, 동남아 등에 마련한 주요 거점으로 옮겨 제품을 최종 완성하는 식으로 해외 시장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최근 철광석 환원과 쇳물 주조 단계부터 해외 현지에 공정을 두는 전략으로 철강사들이 방향을 틀고 있다. 일본제철이 미국 제조업 부흥의 상징과도 같은 US스틸 지분을 사들이는 파격적 결정을 내린 점도 이 같은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제철은 3월 미국 현지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직접환원철 전기로 제철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이달 초 청사진을 첫 공개했다. 포스코는 이 제철소에 지분 20%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현지 철강사와 손을 잡는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완성차 공장을 겨냥해 자동차용 강판의 시장 입지를 유지 또는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고도의 경제 성장세를 타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인 인도에서도 합작 일관제철소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 제정으로 철강산업이 미래 성장 청사진을 그릴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K-스틸법에는 △5년 단위 철강산업 기본계 수립 △국무총리 산하 특별위원회 설치 △저탄소 철강 연구개발 △저탄소 철강 인증제 마련 등을 담았다. K-스틸법은 8월 여야 국회의원 106명이 공동 발의한 뒤 약 3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철강업계는 K-스틸법 제정을 환영하며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C, 모건스탠리 ESG평가 ‘AA’ 획득

SKC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최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종합등급 'AA'를 획득했다고 29일 밝혔다. MSCI는 글로벌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SKC는 지난 2023년 A 등급을 받은 이후 2년 만에 한 단계 높은 등급을 얻었다. 특히 AA 등급은 동종 업계 상위권 기업에 부여된다. SKC는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전사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 영역에서는 취수와 폐기물 관리 역량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SKC는 전 사업장에 취수 절감 시스템을 도입·운영하며 수자원 사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율은 2022년 89% 수준에서 지난해 95.8%로 개선했다. 사회 영역은 국내외에 걸친 지역 맞춤형 화학물질 관리 체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 영역에서는 경영 성과와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연계한 보상 체계가 높게 평가됐다. SKC 관계자는 “이번 MSCI 'AA' 등급 획득은 핵심 ESG 이슈 전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축적해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사업 경쟁력 강화와 ESG 경영을 병행하며 투명한 공시와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넥슨, 누적 기부 800억…10년 공들인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 구축 결실

넥슨이 올 한 해 11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을 실천하며 어린이 의료 지원과 코딩 교육 격차 해소 등에서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특히 10여 년간 공들여온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 구축' 사업이 올해 전남권 센터 개원을 끝으로 전국 주요 권역 거점을 완성하며 결실을 맺었다. 넥슨과 넥슨재단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110억원을 사회에 기부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0여 년간 넥슨이 사회에 환원한 누적 기부액은 약 800억원에 이른다. 올해 넥슨 사회공헌의 가장 큰 성과는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의 전국망 완성'이다. 넥슨은 지난 11월 '전남권 넥슨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를 개원했다. 이로써 수도권을 포함해 충청, 영남, 호남을 아우르는 전국 5대 권역별 재활의료 체계가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고, 장애 아동과 가족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넥슨과 넥슨재단은 어린이 의료지원을 위해 지난 10년간 총 625억원을 후원했다. 병원 건립 기금으로 550억원을 약정했으며, 개원 후 안정적 운영을 돕기 위해 약 75억원의 운영 기금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넥슨이 후원한 어린이 병원의 누적 이용자 수는 올해 8월 기준 약 71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0세~18세의 국내 장애 등록 아동 약 9만6000여 명이 1인당 평균 7회 이상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치다.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말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외래환자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9%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치료 환경 및 서비스 항목에서 평균 95점 이상을 기록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코딩 교육 지원 사업도 체계화됐다. 컴퓨팅교사협회(ATC)와 협력한 융합형 코딩 교육 '하이파이브 챌린지'는 누적 참여 학생 2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블록코딩 플랫폼 '헬로메이플'을 정식 론칭해 공교육 현장과 연계하며 코딩 교육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넥슨은 게임 IP와 연계한 다채로운 복지 사업도 전개했다. '메이플스토리'의 '단풍잎 놀이터' 프로젝트로 노후 놀이 공간을 리모델링했고, '마비노기'의 '나누는맘 함께하고팜'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의 자립을 지원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위드영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가족돌봄아동(영케어러)에게 돌봄과 교육, 생활 전반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도 나섰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에너지경제신문사, 데이터센트릭과 AX·DX 실증산단 협력체계 구축

에너지경제신문사가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데이터센트릭과 손잡고 AI 전환(AX) 및 디지털 전환(DX) 실증산단 협력사업에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사는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데이터센트릭과 '인공지능/빅데이터(AX·DX) 실증산단 협력체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체결식에는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사 사장과 장동훈 데이터센트릭 대표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각각 보유한 솔루션과 기술, 영업 장점을 결합해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확산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했다.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은 국내 산업 현장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산업통상부가 최근 본격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성공적 추진 및 확산을 위해 데이터센트릭은 기획 및 기업 맞춤형 지원방안 마련에 필요한 독보적인 AI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2020년 설립된 데이터센트릭은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자체 솔루션 브랜드 '고래상어(WhaleShark)'를 통해 5G 초고속 IoT 환경에서 AI 및 빅데이터 분석까지 지원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사는 미디어 파워를 기반으로 사업의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축적된 광역지자체 및 산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확산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사업의 전문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이 사업의 성공적인 롤모델 및 추가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사 사장은 “이번 데이터센트릭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AI 전환 실증산단 구축사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하고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선도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LG유플러스, 연말연시 네트워크 특별 소통 대책 마련

LG유플러스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이동통신 통화량 및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네트워크 특별 소통 대책을 마련하고 비상운영체계에 돌입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사옥에 종합상황실을 열고 네트워크 상황에 대해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해넘이·해돋이 명소, 타종식 행사 지역에는 이동기지국을 배치했다. 아울러,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KTX/SRT 역사, 버스터미널, 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5G 및 LTE 기지국은 사전 점검을 통해 품질을 측정했으며, 통신량 급증에 대비해 AI 기반 자동 네트워크 최적화 체계를 구축했다. 중요 거점지역에는 현장요원을 배치하고, 상시 출동 준비태세를 갖추는 등 이동통신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U+tv와 OTT 동영상 시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캐시서버 용량 증설 등을 통해 트래픽 증가에 대비할 계획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대한항공, 연말 전방위 온정 나눔…봉사·친환경·스포츠 아우른 ‘광폭 ESG 행보’

대한항공이 연말연시를 맞아 국내외 봉사활동, 친환경 업사이클링 기부, 스포츠 재능기부 등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잇달아 전개하며 따뜻한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29일 대한항공은 현재 25개 사내 봉사단을 주축으로 국내외 곳곳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낙후된 해외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사내 봉사단체 '연합신우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약 100km 떨어진 농업 도시 엘피티야(Elpitiya)를 방문했다. 이곳은 아동 학습 환경이 열악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혜택이 부족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봉사단은 현지 커뮤니티 센터의 노후 시설 교체 공사를 지원하고,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성탄절 행사를 열어 선물을 전달하는 등 현지에 온정을 전했다. 국내에서도 지역사회를 향한 나눔이 이어졌다. 대한항공 사내 합창단 'KE 콰이어(Choir)'는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등촌1종합사회복지관 경로당을 찾아 자선공연을 펼쳤다. 합창단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어르신들에게 울림을 선사했으며,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후원 물품도 함께 전달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객실승무원 봉사단 '다솜나눔'이 경기도 고양시 홀트일산요양원을 방문해 장애인 거주자들을 위한 송년회를 열었다. 봉사단은 레크리에이션과 공연을 진행하고 평소 접하기 힘든 특식과 선물을 제공하며 입소자들에게 특별한 연말 추억을 선물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자원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기부하며 친환경 경영과 양사 간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양사는 29일 서울 강서소방서와 지온보육원에서 '업사이클링 안전 인형 키링 및 파우치' 350개를 기부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 기부 물품은 대한항공 기내 테이블보와 양사 객실승무원들이 반납한 폐유니폼을 활용해 제작됐다. 특히 '안전 인형 키링'은 위급 상황 시 인형의 고리를 당기면 강력한 경고음이 울리도록 고안되어, 강서소방서 소방안전교육 참여자와 지온보육원 어린이들의 사고 예방용품으로 쓰일 예정이다. 함께 전달된 파우치 역시 겉면에 비행기 패치를 부착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살렸다. 이번 활동에는 양사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돋보였다. 지난 23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근무 중인 양사 임직원 150여 명은 점심시간을 쪼개 직접 선물 박스를 접고 메시지 카드를 작성하며 포장 작업에 동참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에도 양사 폐유니폼과 소방관 폐방화복을 활용한 파우치를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순직 소방관 유가족에게 기부하는 등 업사이클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나눔의 손길은 스포츠 분야로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29일 오후 인천 서구 대한항공 탁구단 훈련장에서 장애인 탁구선수들을 초청해 '합동훈련 및 교류 행사'를 개최했다. '함께 날고, 함께 성장하자(Flying Together, Growing 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대한항공 여자탁구단 선수 및 지도자, 장애인 탁구선수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랠리와 스윙 연습 등 훈련을 함께 소화하고,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장애의 벽을 넘어 땀방울로 하나 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한 이겨라 선수는 “탁구를 통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점은 장애·비장애 선수 모두 같다"며 “이번 훈련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동질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1973년 창단한 국내 최장수 여자 실업탁구단을 운영 중이며, 사내에 스포츠 직능을 신설해 장애인 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체육계 저변 확대와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서 지역사회의 연대감을 높이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봉사와 업사이클링, 스포츠 교류 등을 통해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신년사] 허태수 GS 회장 “변화 대응한 실행 필요…AI 비즈니스 원년 될 것”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내년을 인공지능(AI)으로 에너지·화학 등 그룹 주력 사업 경쟁력을 다지는 'AI 비즈니스 임팩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9일 GS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은 이날 2026년 새해 경영 메시지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허 회장은 “저유가 기조와 수요 둔화 가능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너지·화학 산업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재를 진단하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켜내지 못하면 어떤 미래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주도적으로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리스크에 대비한 치밀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그룹의 사업 방향에 관해 허 회장은 “변화를 지켜만 보지 말고 한발 앞서 실행해 성과로 완성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본업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며, 인공지능(AI) 발전 같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회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짚었다. 허 회장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의 구조적 증가와 에너지 전환,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구 구조 변화는 새로운 사업 지형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에너지와 인프라, 운영 역량을 두루 갖춘 GS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다양한 연관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집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GS그룹의 각 사업 현장에서 AI를 활용해온 시도를 구체적인 사업 혁신과 수익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문도 냈다. 허 회장은 “GS그룹 구성원들은 지난 시간 동안 AI를 도구 삼아 수많은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고, 그 시도들은 점차 현장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축적해 온 현장 중심의 도메인 지식과 피지컬 AI를 결합하고, 외부 기술 기업과의 과감한 파트너십을 통해 비즈니스 임팩트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허 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방향은 더욱 명확해야 한다"며 “GS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실행과 성과로 변화를 증명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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