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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KAI, 국산 아음속 무인 표적기 개발 박차…“비용 절감·국방력 강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다목적 무인 아음속 표적 실험기(이하 무인 표적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요자인 군(軍)이 실사격 훈련용 무인 표적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크고, 훈련 효율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무인 표적기를 통해 비용 절감과 국방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과 KAI는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마덱스) 2025 현장에서 개발 중인 무인 표적기 실물을 최초 공개했다. 양사 모두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채도가 높은 주황색 내지는 적색을 적용한 시제품을 내놨다. 국산 무인 표적기 개발은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품질원 부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의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기연은 2024년도 산·학·연 주관 핵심 기술 R&D 과제로 유·무인 복합과 사이버·네트워크, 인공 지능(AI) 등 국방 전략 기술에 부합하는 과제를 선정했고, 해당 사업 예산의 50% 이상을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무인 표적기는 미사일·대공포·유도탄 등 각종 무기 체계의 실사격 훈련에서 실제 표적 역할을 한다. 유인기 대신 사용돼 훈련 비용과 위험을 줄이고, 반복적이고 다양한 조건에서 실전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무기의 명중률·추적 능력·유도 성능 등을 실제로 시험하며 신형 무기 개발 과정의 성능 검증에도 필수적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유도탄 개발 착수 단계에서부터 무인 표적기를 동시에 개발하거나 개발된 무인 표적기를 선정한다. 군은 지금까지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500km/h 이상의 속도로 운용 가능한 무인 표적기체와 주요 항전 시스템을 전량 수입해오고 있지만 1대당 2억~10억원에 달하는 고가인 탓에 실사격 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모성이 강한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무인 표적기 국산화의 가장 큰 강점은 대당 단가가 낮아져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KAI 관계자는 “무인 표적기는 레이더 테스트 등에서 회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훈련 목적상 쏴서 격추시키는 경우가 많아 일회용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비싸면 소모성으로 쓰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도 “대당 단가를 정해둔 상황은 아니지만 낮게 맞추려 노력 중"이라며 "고가의 무기 체계가 아니라 저렴한 가격대를 책정하는 방향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인 표적기 제원과 관련, 대한항공 측은 레이다 횡단면(RCS, Radar Cross Section) 증폭기·적외선(IR) 생성기·터보젯 엔진을 갖췄고, 번지 발사대에서 이륙해 낙하산 회수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또 시제기 기준 △전장 2.07m △전폭 2.10m △최대 이륙 중량(MTOW) 35kg △240N 터보젯 엔진 △최대 속도 400km/h △순항 속도 300km/h △작전 반경 50km △체공 시간 30분 등을 제시했다. KAI 역시 자사 무인 표적기에 RCS 증폭기·IR 생성기·터보젯 엔진·미사일 탐지기(MDI, Missile Detection Indicator)·시 스키밍 능력을 갖췄고, 발사 후 낙하산 회수 방식을 적용해 공해상에 떨어져도 회수가 용이하다고 전했다. 상세 제원의 경우 △전장 2.40m △전폭 2.20m △전고 0.60m △최대 속도 610km/h(330KTAS) 이상 △비행 고도 7m~7.62km(22ft~2만5000ft) △비행 시간 60분 이상 △중력 가속도 3배급(3G) 기동 성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KAI 관계자는 “무인 표적기과 발사대, 조종·통제 장비를 개발해 군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실전적 훈련을 수행토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자체 개발 중인 군집 비행 기술을 접목해 다용도 활용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현범 회장 법정구속…한국앤컴퍼니 성장 엔진 ‘비상’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에 그룹의 성장 엔진인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모두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업무상 배임 및 배임수재 등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2020년 11월 배임수재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받은 점을 고려해 형을 구분해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조현범 회장은 2017~2022년 약 75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법인카드·법인차량 등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에서 타이어 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도록 해 한국타이어에 131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법원은 담보 없이 계열사 자금 50억원을 사적으로 대여하는 등 추가 횡령·배임 정황도 인정했다. 조 회장은 공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나 최후 진술에서 “모든 게 제 불찰이고,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 직후에는 “판사님께서 정해주시는 벌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잘나가던 한국타이어의 성장에 정체가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7622억원, 매출 9조4119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2.7%, 순이익은 53.2% 증가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전기차 타이어 시장 선점 전략이 주효했다. 그러나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2025년에도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률 10%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5%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대외 변수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조 회장의 구속으로 대규모 투자나 글로벌 전략 실행에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인수한 한온시스템 경영 정상화도 문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매출 10조129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지만 구조조정 비용과 EV(전기차) 시장 둔화, 이자비용 급증 등으로 33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조617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했다.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80%를 넘는 등 부채 부담도 심각하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의 경영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3년 내 혁신을 강조해왔으나, 법정구속으로 중장기 전략 실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당분간 전문 경영인 주도로 방어적인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인천경제청, AI·데이터 기반 스마트도시 구축 ‘박차’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일 송도 G타워에서 'IFEZ 스마트도시서비스 2단계 구축사업'의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를 지난달 29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회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적용될 AI·데이터 기반 스마트도시서비스 구축 전략을 공유하고, 시민의 안전과 편의 증진을 위한 핵심 서비스 설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스마트 교통 안내 및 최적화 △재난·기상 맞춤형 알림 서비스 △관광객 이동 패턴 분석 △스마트 상권 분석 △도시 안전 관리 분석 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플랫폼 서비스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번 사업은 자가통신망과 V2X(Vehicle to Everything)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AI 기반 교통 안전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반 맨홀 관리, 군중 밀집도 분석, 현장형 엣지(edge) AI 기기(로봇, 드론 등) 등을 통해 지능형 스마트도시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역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데이터 기반 POOM(품) 플랫폼고도화 방안, AI 학습용 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략도 함께 논의됐다. 이를 통해 인천경제청은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과 데이터 기반 기업 성장 지원 체계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POOM(품)'은 영어로 Platform, Open Data, Open Living Lab, Make Value의 이니셜을 따서 만들었으며 플랫폼 기반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재창조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이번 스마트도시서비스 2단계 구축사업 용역은 올해 하반기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이후 단계별 구축과 실증을 거쳐 2040년까지 AI 기반 스마트도시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은 “이번 중간보고회를 통해 스마트도시 인프라와 서비스 전략을 점검하고 민간·공공·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반 도시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중심의 도시 운영체계를 구축해 시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LS-호반 갈등, 사업 충돌 넘어 지배구조 전쟁으로

LS그룹과 호반그룹의 갈등이 단순한 사업 경쟁을 넘어, 지배구조와 경영권을 둘러싼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서 비롯된 법적 다툼은 이제 지주사 지분을 둘러싼 구조적 충돌로 번졌고, LS는 대응 차원에서 한진그룹과 전략적 동맹을 맺으며 방어에 나섰다. 최근 호반그룹이 ㈜LS 지분 3% 이상을 확보하며 회계장부 열람 등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 양측의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갈등의 출발점은 LS전선과 대한전선 간의 해저케이블 특허 및 기술 유출 소송이다. 2019년 시작된 부스덕트 관련 특허 분쟁에서 LS전선은 최근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추가로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도면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유출 의혹도 있다. 대한전선이 관련 기술을 부정 취득했다는 주장에 따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반그룹은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전선 산업에 본격 진입했고, LS전선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사업 영역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법적, 전략적 갈등으로 이어졌다. 기술 분쟁과 별개로, 갈등은 지주사인 ㈜LS의 지분을 둘러싼 문제로 확장되는 중이다.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호반 측이 ㈜LS의 지분을 3%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상법상 상장회사 지분 3%는 회계장부 및 기록 열람 청구권, 주총 소집 청구권, 이사·감사 해임 청구권 등 강력한 소수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준선이다. ㈜LS는 구자은 회장이 3.63%를 보유하고 있고, 총수 일가 45인의 합산 지분이 32.11%에 이르는 구조다. 1인 중심의 절대 지분이 존재하지 않아 외부 지분 압력에 취약한 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호반의 '3% 돌파'는 이러한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정조준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LS그룹도 방어적 전략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LS는 한진그룹과 미래사업 협력을 골자로 한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이후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섰다. 이 교환사채는 향후 LS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해, 사실상 전략적 백기사 역할을 맡길 수 있는 구조다. 한진그룹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의 개인 지분이 5.78%에 불과하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20.8%에 그친다. 반면 호반그룹은 18.46%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한진 측은 자사주 0.66%를 복지기금에 출연해 의결권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LS와 한진의 연대는 '반호반 동맹'으로 불린다. 공통적으로 지배구조가 분산되어 있는 상황에서, 외부 자본의 위협을 인지하고 공동 방어전선을 구축한 사례로 해석된다. 호반그룹은 ㈜LS 및 한진칼 지분 확보가 모두 “단순 재무적 투자"라는 공식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과 기업들은 이 해명에 회의적이다. LS 지분 매입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주가는 하루 만에 18% 급등했으며, 한진칼 역시 호반의 지분 확대가 공시된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투자 이상의 '지배권 변수'로 시장이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분 확보 시점과 기술 소송의 전개가 맞물린다는 점, 상법상 주주권 행사 기준선을 정교하게 넘겼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견 건설사인 호반그룹이 지배구조가 취약한 전통 대기업의 틈을 노려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흐름은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중견 그룹의 공세에 대기업들이 자사주 활용, 교환사채 발행,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방어 전선을 형성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것도 생경하다. 결국 이러한 방어 전략이 “경영권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자사주를 복지기금 등에 이전해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방식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호반의 행보가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이미 지배구조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자본시장과 규제당국이 바라보는 '투자의 선'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써보니] ‘韓 상륙 임박’ 닌텐도 스위치2, 한층 높아진 몰입감…휴대성은 한계

일본 게임사 닌텐도가 다음달 5일 차세대 컨트롤러 '닌텐도 스위치2'를 정식 발매한다. 전작보다 화면과 컨트롤러는 커졌지만, 기기가 무겁다는 인상은 적었다. 화면 해상도도 전반적으로 좋아져 게임 몰입감 또한 높였다는 평가다.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 '닌텐도 스위치2 체험회'에서 제품을 시연해 봤다. 이는 닌텐도가 2017년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차세대 컨트롤러다. 제품을 처음 접하자 마자 큰 화면이 눈에 띄었다. 게임을 시연했을 때 전작에 비해 확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다소 무게감이 있을 것이란 생각과 달리, 손에 쥐었을 때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실제로 화면 크기는 6.2인치에서 7.9인치로 약 2인치 가량 늘었지만, 기기 두께는 13.9mm로 전작과 동일하다. 컨트롤러인 조이콘(Joy-Con) 결합·분리 방식의 경우, 기존 슬라이드에서 마그네틱형으로 변화를 줬다. 전작의 경우, 슬라이딩 레일을 사용해 위·아래로 기기를 탈부착하는 방식이었지만, 닌텐도 스위치 2는 뒤에 ZL·ZR 버튼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조이콘 스틱과 본체의 영점을 맞췄을 때 '탁' 하는 소리를 내며 연결됐고, 조이콘을 잡아당기거나 세게 붙들고 게임을 시연했을 때 쉽게 떨어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스틱 빠짐·인식 불량 현상을 줄여 내구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시연회 메인작은 스위치2 론칭 타이틀인 레이싱 게임 '마리오 카트 월드'였다. 1인 대전을 '본체 모드'와 '독 모드'로 각각 시연한 후, 프로 컨트롤러로 최대 24명이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모드를 플레이해봤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높은 해상도였다. 전반적으로 선명도는 한층 높아지면서 캐릭터의 움직임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차량이 바다를 가를 때 나타나는 물살이나, 숲을 지날 때 풀잎 한 두 장까지 또렷하게 구현됐다. 시각 요소를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자연스러운 연출을 유도했다. 이는 해상도와 프레임 레이트가 향상된 덕분이다. 스위치2에는 엔비디아 커스텀 프로세서가 탑재돼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과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 슈퍼 샘플링(DLSS)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이를 토대로 △TV 2160p(3840x2160), △휴대용 1080p(1920x1080) 해상도를 각각 초당 60프레임(FPS)으로 구동한다. 조이콘 스틱을 바닥에 놓고 마우스처럼 조작할 수 있는 '마우스 모드' 또한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마우스 센서 기능을 활용한 기술로, 1인칭 슈팅(FPS) 게임이나 전략 게임을 플레이하기에 유용하다. 시연회에선 △솜 인형 타워 △미니 하키 게임 △쿠파가 보내는 편지 등 총 6종의 미니게임류를 체험할 수 있었다. R 버튼과 ZR 버튼을 각각 마우스 왼쪽·오른쪽 클릭 버튼으로 활용하고, 아날로그 스틱은 스크롤 기능을 수행했다. 기존 마우스에 비해선 조작이 다소 불편한 감은 있었으나, 기존 플레이 방식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카메라 기능의 경우 슈퍼 마리오 파티 시리즈 최신작 '잼버리'의 스위치2 에디션 '잼버리 TV'에서 빛을 발했다. 광각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한 후, 동작의 강도에 따라 미니게임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이용자를 최대한 많이 잡을 수 있고, 인식률도 높아 가족 혹은 친구들과 분위기를 띄울 때 활용하기 적합해 보였다. 다만,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장시간 본체 모드로 플레이했을 때 신체적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첫 30분~1시간 가량은 무겁다는 느낌이 적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무게감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전작은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닌텐도 스위치 유기발광다이몬드(OLED) 등 크기별로 세분화됐지만, 스위치2는 단일 모드로 출시된다. 마우스 혹은 독 모드로 전환하며 사용했을 때 큰 이질감은 없어 상황에 따라 조작법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크기가 작지 않은 만큼 휴대성보다는 거치 모드의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였다. 3차원(3D)이나 광과민성 요소 등에 민감한 이용자라면 게임 도중 멀미 현상을 느낄 수도 있다. 기자의 경우 '마리오 카트 월드 서바이벌'을 플레이하던 중 어지럼증을 느껴 게임을 중단하고 싶어졌다. 직전에 1인 대전을 '독 모드'와 '본체 모드'로 플레이한 직후였다. 시간이 지날 수록 메스꺼움의 강도가 심해져 막판 몰입도가 떨어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플레이 중간에 다른 이용자의 차량과 부딪치며 후순위로 밀렸고, 14위로 마무리했다. 이같은 일부 단점을 제외한다면, 스위치 1을 이용해 왔던 이들은 새로운 기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닌텐도는 '스위치2' 출시와 함께 '마리오 카트 월드'를 비롯, 다양한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가는 64만8000원이다. 닌텐도는 내년 3월까지 스위치2 최소 1500만대, 전용 소프트웨어 4500만장이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LG전자 ‘年 15조원’ 러시아 가전 시장 재진출 카드 ‘만지작’

삼성·LG전자가 전쟁 여파로 철수했던 러시아에 재진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장 재가동을 추진하고 마케팅 활동 재개 방안을 고민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일 준비를 마쳤다. 한국 기업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운 상황이라 연간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가전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러시아 시장 재진입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고민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성향을 지닌데다 후보 시절 “전쟁을 당장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한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종전 또는 휴전에 대한 언급이 나온 올해 들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재진출 시기·방법을 두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다.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광고·마케팅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초 게재된 광고 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모스크바주 루자에 있는 가전 공장 생산을 일부 재개했다. 생산설비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 일부 물량을 만들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보유 재고를 활용해 세탁기, 냉장고 등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서) 당장 공격적으로 뭔가 하는 것은 아니고 규제가 해제되거나 하면 다시 (공장 가동 및 영업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러시아 칼루가주에 47만㎡ 규모 공장을 준공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만들어오다 2022년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 역시 2006년 모스크바주 루자 지역에 가전·TV 공장을 지었다. 연간 100만대 생산 목표로 1억달러를 투자했지만 2022년 생산을 멈췄다. 전쟁 이전인 2021년 양사 현지 법인의 매출액은 각각 4조4000억원, 1조원 수준이다. 삼성·LG전자가 제품 생산을 멈춘 사이 가전 시장 지배력은 중국 업체들이 가져간 상황이다. 코메르산트는 2022년 25%가 넘던 삼성전자의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이 2023년 5% 가량으로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LG전자 역시 2021년 세탁기·냉장고 등 분야 점유율이 2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스마트폰 역시 1위 삼성전자 지배력이 30%대에서 한 자릿수로 내려간 상태다. 중국 영향력이 커졌다고 인구 1억4000만명의 러시아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현지에서 전쟁 이후에도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부는 만큼 소비재 판매 기업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작년 러시아의 한국산 음반 수입액은 약 139만달러(약 19억원)다. 국가별로는 독일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K-POP 그룹 러시아 공연도 작년부터 재개됐다. 'W24' 등 5개 팀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7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작년 11월 열린 'X:IN'은 총 6000장 이상 티켓을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한류를 매개로 형성된 콘텐츠 소비가 브랜드 가치로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한류와 함께 러시아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종전이 언제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 협상 내용·방식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상보다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트럼프식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신경 쓸 여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일각에서 나온다. 시장조시기관 Mordor Intelligence는 러시아 가전 시장 규모가 올해 115억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크기는 연평균 3.4% 커져 2030년 135억9000만달러(약 18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 인력 등은 그대로 유지 중"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위믹스 2차 상폐 확정…法,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 기각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WEMIX)'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법원이 위메이드의 2차 거래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30일 위메이드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4개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을 결정했다. 위믹스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쓰이는 가상자산이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2월 28일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 내 금고 역할을 하는 '볼트'에 대한 외부 공격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약 86억5000만원 상당)이 공격자의 지갑으로 비정상 출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닥사는 지난 2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위믹스 공식 브릿지 '볼트' 외부 공격 이후 관련 중요사항의 공시가 4일 가량 지연됐으며,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과 피해자 보상 방안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위메이드 측은 닥사가 논의 과정·근거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폐를 결정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상화폐 관련 중요 사항을 성실히 공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믹스 가격 하락을 우려해 이용자들에게 해킹 사실을 공시·통지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상당해 보인다"며 “불충분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인해 공격자의 접속 기록이 일부 누락됐고, 사전 공격행위 탐지가 부족해 최초 침투 경위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거래 종료 일시는 다음달 2일 오후 3시, 출금지원 종료일은 7월 2일 오후 3시로 예정됐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위믹스 생태계 성장에 대한 위메이드의 의지, 그리고 신념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믹스 거래 정상화와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예정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주간 신차] 럭셔리한 한 주…디펜더 OCTA·AMG GT 55·아틀라스 출시

5월 마지막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신차들이 대거 등장했다. 오프로더의 한계를 확장한 JLR '올 뉴 디펜더 OCTA', 스포츠카의 진수를 보여주는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대형 SUV 시장의 새 강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가 출시됐다.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신차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JLR 코리아가 '2025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행사를 성황리에 마치고, 디펜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올 뉴 디펜더 OCTA'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올 뉴 디펜더 OCTA는 디펜더의 전통적인 실루엣을 계승하면서도, 28㎜ 높아진 지상고와 68㎜ 확장된 스탠스로 강인한 존재감을 강조한다. 쿼드 테일파이프, 글로스 블랙 프런트 그릴, 전용 프리미엄 컬러(페트라 코퍼, 페로 그린 등)와 글로스 나르빅 블랙 루프·테일게이트 등으로 OCTA만의 독창적이고 세련된 외관을 완성했다. 재설계된 프런트·리어 범퍼와 확장된 휠 아치, 언더바디 보호장치, 브렘보 캘리퍼의 400㎜ 프런트 브레이크 등은 오프로드와 온로드 모두에서 강인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실내는 세미 애닐린 가죽, 크바드라트 소재, 바디 앤 소울 시트 등으로 럭셔리와 첨단이 조화를 이룬다. 새롭게 설계된 퍼포먼스 시트와 15개 스피커의 700W 메리디안 서라운드 시스템, 촙드 카본 파이버 디테일 등 한정판 에디션 원만의 특별함도 더했다. 4.4리터 V8 트윈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최고출력 635PS, 최대토크 76.5kg·m, 다이내믹 런치 모드 시 81.6kg·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한다. 최대 1m 도강 성능, 디펜더 최초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OCTA 모드' 등 첨단 오프로드 전용 기능을 탑재해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최적의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2497만원(에디션 원 2억4257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고성능 2도어 쿠페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를 국내 공식 출시한다. 신형 AMG GT는 전통적인 AMG 스포츠카의 비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긴 보닛과 강조된 파워돔, 볼륨감 있는 휠 아치, 21인치 AMG 10 트윈 스포크 단조 휠 등으로 역동적이고 클래식한 스포츠카 감각을 살렸다. 전면부는 낮고 넓은 그릴과 LED 헤드램프, 측면의 강렬한 캐릭터 라인, 후면의 슬림한 테일램프와 고정식 리어 윙(론치 에디션 적용)으로 고성능 쿠페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실내는 2+2 시트 구성과 최대 675L까지 확장 가능한 트렁크, 11.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디지털 계기판, 파노라믹 루프, 나파 가죽 마감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 등으로 고급감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M177)과 AMG 9단 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후륜 조향, AMG 퍼포먼스 4MATIC+ 등 첨단 섀시 기술이 적용됐다. 10대 한정 론치 에디션에는 전용 컬러와 고성능 세라믹 브레이크, 고정식 리어 윙 등이 적용된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동급 최대 차체(전장 5095㎜, 전폭 1990㎜, 전고 1780㎜)와 넓은 실내, 첨단 사양을 갖춘 대형 SUV '신형 아틀라스'를 국내 출시했다. 신형 아틀라스는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R-Line 디자인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대형 SUV 특유의 볼드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전면부는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랩어라운드 스타일의 LED 주간주행등, 중앙 일루미네이티드 프론트 로고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후면은 좌우가 연결된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일루미네이티드 리어 로고, 바디 컬러 리어 범퍼, 크롬 듀얼 배기구 등으로 스타일리시함을 더했다. 실내는 퀼팅 패턴의 프리미엄 비엔나 가죽 시트,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고급감과 첨단성이 돋보인다. 2.0L TSI 가솔린 터보 엔진(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7.7kg·m)과 8단 자동변속기, 4MOTION AWD 시스템이 기본 탑재돼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7인승(2+3+2)과 6인승(2+2+2) 두 가지 시트 타입, 최대 2,735L의 트렁크 공간,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12인치 인포테인먼트, IQ.드라이브 첨단 주행 보조 등 풍부한 편의·안전 사양이 특징이다. 견인 장치 기본 장착, 최대 2268kg 견인력, 공인 복합연비 8.5km/L. 가격은 6770만~6849만원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경기도, ‘AI 혁신클러스터’ 6개 거점 선정하고 구축 ‘본격화’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30일 '2025년 경기 AI 혁신클러스터 조성 사업'최종 대상지로 기존 조성 예정지인 판교, 성남일반산업단지(하이테크벨리) 2곳과 함께 시흥시, 부천시, 하남시, 의정부시 등 4개 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AI 혁신클러스터'는 총 6개의 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도에 따르면 '경기 AI 혁신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AI 기반 산업 생태계 구축 △시·군 맞춤형 스타트업 육성 공간 마련 △중점산업의 AI 대전환 지원을 핵심 목표로 추진되며 도는 발표 평가와 현장 심사 과정을 거쳐 공모에 참여한 10개 시 가운데 △공간의 적합성 △행정·재정적 지원 및 협력 의지 △조성효과 등이 우수한 4개 시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선정 지역에는 스마트 오피스 환경이 적용된 온·오프라인 융합 업무 공간이 조성되며 글로벌 AI 스타트업 프로그램과 산업 AX(인공지능 대전환. AI Transformation) 지원 사업 등이 연계된다. 도는 AI 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지역별 경쟁력 있는 산업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AI 기반 스타트업 성장 인프라를 마련하여 AI 경쟁력 확보와 함께 AI 생태계 활성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은 “경기 AI 혁신클러스터는 지역에 특화된 기술과 기업이 AI를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선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르포] ‘K-해양 방산 드림팀’이 수놓은 ‘마덱스 2025’…관통 키워드는 ‘무인’

“HD현대와 한화 관계자 제위께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이하 마덱스) 2025에 적극 참여해주셔서, 또 첨단 무기 체계로 강한 해군으로 만들어주심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해군은 안보 환경 변화나 첨단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함정 수요를 적극 선제적으로 창출함으로써 HD현대와 한화를 비롯한 방산업계 내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고, 전력 강화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지난 28일부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마덱스 2025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인 만큼 2023년 5월 이후 다시 찾은 이곳에 대한 기대도 컸고, 그랬던 만큼이나 감회가 새로웠다. 행사장의 넓이도 상당했지만 참가 인원도 1만5000명에 이를 정도로 입구부터 실내까지 인산인해를 이뤄 북적북적했다. 각 부스마다 취급하는 제품이나 솔루션은 모두 달랐지만 이번 마덱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무인(無人)'이었다.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며 군(軍)을 위시한 방산업계에서는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자원 부족 문제가 부상하고 있고,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무인화 무기'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HD현대중공업 부스에서는 인공 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력 기함인 '기동형 무인 전력 통제함',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 그리고 '전투용 무인 수상정(USV)'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병력 부족 시대에 맞춰 전투용 무인 수상정 등 무인 체계가 대세"라며 “개발 중인 전투용 무인 수상정은 150톤급으로, 기존 탐지·정찰용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전투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전투용 무인수상정은 개념 설계 사업을 해군으로부터 수주해 본격 개발에 돌입했고, AI·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팔란티어·안두릴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도 추진 중이다.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은 길이 200m, 만재 배수량 2만 톤에 달하고, 2층 가판 구조·전자기 사출기·어레스팅 와이어를 적용해 고정익 무인기 약 20여 대를 운용할 수 있다. 후방 웰독과 측면 도어를 통해 무인 잠수정·수상정도 운영할 수 있고, 필요 인력은 100명 수준으로 대폭 감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같은 미래 함정의 전력화까지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핵심 요소기술 개발·체계 통합 협력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장에서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3자 간 다목적 무인 전력 모함 개발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해군 최초 정찰용 무인 수상정 체계 개발 제품을 비롯, 자폭용 무인 수상정 등 2종을 전시했다. 정찰용 무인 수상정은 2027년 12월 사업 종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고 2028년부터 해군에 20여 척이 납품될 예정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래 컨셉 무인 수상정 '해검-X'는 20mm 기관총, 2.75인치·130mm 유도 로켓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폭용 무인 수상정은 비궁 발사대 등 추가 무장으로 단순 자폭 외 미사일 공격도 가능한 전천후 무기 체계라는 게 강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폭용 무인 수상정이 주목받은 이후 군집 편대로 적 함정에 동시다발적 공격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시스템은 해상전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자폭용 무인 수상정 △감시·정찰용 무인 수상정 △무인 잠수정 등 '전투용 무인 수상정'을 이번에 최초 공개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유·무인 복합 체계의 핵심은 지휘 통제함과 그 아래 움직이는 무인 수상함·무인 잠수정 등 계층적·연결형 네트워크"라며,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명령과 정보 전달이 가능한 '멀티 레이어드 하이퍼 커넥티비티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조선·무기·위성 등 토탈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또 무인 솔루션은 단순 병력 절감 뿐만 아니라 전장에서의 병사 희생을 줄이고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도 했다. KAI는 해병대·해군 전력화용 상륙 공격 헬리콥터·소해 헬리콥터 등과 동시에 유·무인 복합(MUM-T) 운용 개념을 적용한 헬리콥터와 드론 솔루션을 선보였다. 실제 소형 무장 헬리콥터 '미르온'은 올해부터 육군 항공학교에 납품을 시작했고, 2차 양산부터는 야전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공중 발사 드론(ALE) 등 유무인 복합 체계를 통해, 위험 임무를 무인기가 먼저 수행하고 유인기가 뒤따르는 작전 성공률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중고도 무인기 △소형 자폭 무인기 △저피탐 무인 편대기 △AI 소형 협동형 전투 무인기 △표적기 등 다양한 무인기 플랫폼을 전시했다. 한화오션과 협력해 무인 함정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는 미래형 운용 체계도 연구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군에 납품 중인 중고도 무인기를 해군용으로 개조해 소요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표적기는 국산화로 단가를 낮춰 해외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로템은 자율 주행·AI 기술이 집약된 '다목적 무인 차량(UGV)'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3년간 육군 6사단 등에서 실전 테스트를 거쳤으며, 상륙함 탑재를 통한 해병대 운용도 가능하다. 차륜형 구조로 시가전 등 현대 전장 환경에 적합하며, 공기 주입식이 아닌 다중 격실 타이어로 피탄 시에도 주행도 할 수 있다. 환자 후송이나 임무 장비 탑재, 통신 중계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모듈식으로 활용할 수 있고, 민수용으로는 소방·공항 등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전언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기아의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됐고, 바퀴마다 개별 동력이 들어가 국내 산악·불규칙 지형에 최적화됐다"며 “한국군이 실제로 운영하며 얻은 데이터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과 기술 신뢰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미래 해군의 청사진은 유·무인 복합 체계와 AI, 네트워크 중심의 '대양해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덱스 2025 현장에서 확인된 건 K-방산의 혁신이 단순한 전력 증강을 넘어 미래 전장 환경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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