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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폴란드 이어 페루 뚫었다…K-2 전차·차륜형 장갑차 대규모 공급 합의

'K-방산'의 핵심인 K2 전차가 폴란드에 이어 페루 시장에 진출하며 중남미 수출의 물꼬를 텄다. 현대로템은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페루 육군·조병창(FAME S.A.C.)과 K-2 전차·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을 위한 총괄 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로템은 향후 체결될 본 계약을 통해 페루 측에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 장갑차 141대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페루 시장에 처음 진출하며 수주한 차륜형장갑차 30대에 이은 대규모 후속 성과다. 이번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국산 전차 완성품의 해외 수출은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이며, 중남미 지역에는 처음으로 국산 전차가 발을 들이게 된다. 페루 정부는 현재 국가 안보와 국방 기술 강화를 목표로 군 현대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체결된 '지상 장비 협력 총괄 협약'의 후속 조치로 품목과 물량, 예산 등 사업의 핵심 내용이 구체화됐다. 현대로템은 조속한 시일 내에 실제 사업 착수를 위한 이행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페루의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에 조립공장을 구축하고 생산 공정의 일부를 페루에서 진행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다. 또한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가 성공적으로 전력화될 수 있도록 교육 훈련과 군수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페루가 중남미 지역의 '방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고, 현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성과는 정부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가 빚어낸 결실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 'APEC 2025' 기간 동안 우리 정부는 정상 외교와 각종 포럼을 통해 K-방산의 기술력을 알리고 다자 협력을 강화했다. 국방부·외교부·방위사업청 등 관계 부처는 페루와의 방산 협력이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협상 과정의 난관을 해소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정부와 관계 기관의 세심한 지원 덕분에 K-방산의 새로운 역사가 될 이번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정부의 국정과제인 '방산 4대 강국' 진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업의 신’ 나왔다···최진성 현대차 영업이사 역대 최초 8000대 판매 달성

현대자동차 최초로 누적 판매 8000대를 달성한 '영업의 신'이 탄생했다. 현대차는 서대문중앙지점 최진성 영업이사가 최초로 누적 판매 8000대를 달성했다고 10일 밝혔다. 1996년 입사한 이래 약 30년 간 연평균 267대를 판매한 성과다. 최 영업이사는 지난 2018년 누적 판매 5000대를 달성해 '판매거장' 칭호를 획득했다. 지난 2023년 6월에는 역대 두 번째로 누적 판매 7000대 고지를 넘었다. 연간 판매대수에 따라 전국 1~10위 직원을 선정해 포상하는 '전국판매왕'에도 17회 연속 선정됐다. 최 영업이사는 “판매를 하루도 거를 수 없는 끼니라고 생각했기에 달성할 수 있던 기록"이라며 “매일매일 밥 먹듯이 판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교통사고로 3번의 수술을 받았던 1998년을 꼽았다. 그는 “입원을 한 상황에서도 의사와 환자들에게 차량을 판매하며 늘 한결 같은 꾸준함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최 영업이사는 8000대 달성 포상금인 2000만원을 출신 고등학교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동안 출신 고교에 기부한 금액은 20년간 누적 1억400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판매 명예 포상제도'를 운영해 누계 판매 2000대 달성 시 '판매장인' 3000대 달성 시 '판매명장' 4000대 달성 시 '판매명인' 5000대 달성 시 '판매거장'이란 칭호와 함께 부상을 수여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SDI 美서 ‘잭팟’ 2조원대 ESS용 LFP배터리 공급 계약

삼성SDI가 미국의 대형 에너지 전문기업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규모 공급한다. 삼성SDI는 미주법인 '삼성SDI 아메리카'가 현지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ESS용 LFP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2조원 이상이다. 기간은 오는 2027년부터 약 3년간이다. 삼성SDI는 미국 현지 공장 라인 전환을 통해 해당 제품을 생산될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고 있다. 현지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SDI가 이번에 공급하는 LFP 배터리셀은 일체형 ESS 배터리 솔루션인 SBB(Samsung Battery Box) 2.0에 탑재된다. SBB는 20피트(ft) 크기 컨테이너에 배터리와 화재 안전장치 등을 통합 설치한 일체형 ESS 설루션이다. SBB 2.0은 각형 LFP 배터리가 적용된 첫 모델이다. 업계는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던 삼성SDI가 이번 계약을 통해 LFP 배터리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는 그동안 LFP 연구개발(R&D)을 통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소재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한편 차별화된 소재와 극판 공정 기술을 통해 에너지 밀도까지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미국의 ESS 수요는 올해 59GWh에서 오는 2030년 142GWh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LFP 소재와 각형 폼팩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장기 계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에 화재 안전성은 물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모두 뛰어난 ESS 제품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렌탈 ‘친환경 기부 드라이빙 캠페인’ 5000만원 기부

롯데렌탈은 전기차를 이용하면 기부금이 적립되는 '친환경 기부 드라이빙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5000만원을 롯데의료재단과 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기기센터에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4000만원은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재활센터 운영기금으로, 1000만원은 제주특별자치도보조기기센터에 장애아동 보조기기 지원 사업 자금으로 쓰인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앞으로도 업 특성을 살려 환경보호와 교통약자 지원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넥슨 ‘아크 레이더스’ 흥행 날갯짓…글로벌 게임시장 선도

넥슨의 신규 지식재산권(IP)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가 출시 2주 만에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이례적인 초반 흥행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크 레이더스'는 '신규 지식재산권(IP)', '유료 패키지', '장르'라는 3가지 허들을 넘고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게임은 대중성과 이용자 소통, 신속한 업데이트 등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크 레이더스는 플레이어 대 환경(PvE)과 플레이어 간 대결(PvP)을 결합한 PvPvE 기반의 익스트랙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당초 이 게임은 무료가 아닌 유료 게임인 데다가 장르 특성상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2021년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첫 공개된 이후 독창적 아트 스타일과 세계관으로 기대감을 높여왔다.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입소문을 탄 가운데, 정식 출시 직전 진행된 서버 슬램 테스트에서는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19만명, 플레이 4위를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출시 후에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져 최고 동시접속자 70만명, 리뷰 20만 건 중 89%가 긍정 평가를 남기며 스팀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평점 사이트 오픈크리틱에서는 비평가 추천 지표 90%를 달성해 '마이티(Mighty)' 등급을 획득했다. 이용자 반응도 뜨겁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몰입감 높은 게임"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트위치 팔로워 1100만명 규모의 스트리머 Shroud가 “올해 최고의 게임"이라고 언급하는 등 화제성이 높다. 트위치에서도 매일 평균 약 10만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하며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아크 레이더스'는 적극적인 업데이트와 꾸준한 소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게임은 출시 2주 만에 신규 맵 '스텔라 몬티스'를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 '노스 라인'을 선보였고, 기존 맵과 전혀 다른 분위기와 콘셉트로 호평받았다. 이번 달에는 신규 환경과 콘텐츠를 담은 '콜드 스냅'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개발사는 이용자와 소통하며 듀오 매치메이킹을 추가하고 상점 상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2주 만에 '게임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TGA 2025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Best Multiplayer)' 후보에 올랐다. 한국 게임이 이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약 8년 만이며, 신규 IP 패키지 게임이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후보에 오른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넥슨의 퍼블리싱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넥슨은 개발팀과 스튜디오의 창의성을 존중하며 완성도를 우선하는 장기 개발과 자율성 중심의 접근을 유지해왔다. 그 결과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평점 90점을 기록하며 '머스트 플레이'(Must Play) 게임으로 인정받았다.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 역시 이런 기조 속에서 개발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넥슨은 이외에도 좀비 콘셉트의 '낙원: LAST PARADISE'와 한국 전통 요소를 담은 '우치: 더 웨이페어러' 등 새로운 IP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넥슨은 신규 IP 발굴뿐 아니라 기존 IP를 재해석하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넥슨 인기 IP를 기반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타이틀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메이플 키우기' 그리고 202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마비노기 모바일'을 선보였다. 특히 '메이플 키우기'는 3주 넘게 국내 모바일 양대 마켓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과 싱가포르 앱스토어에서도 1위를 달성하고 북미 시장에서도 흥행 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신규 IP와 기존 IP를 아우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존재감을 꾸준히 확대하고 나아가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차기 대표 후보 확정…박윤영·주형철·홍원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새 대표이사 최종 면접 후보자 3인을 선정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11월 16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비대면 면접을 실시해 후보군을 압축했으며, 그 결과 3명의 심층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대표이사 후보 심층면접 대상자(가나다순)는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후보다. 위원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자격요건에 따라 △기업경영 전문성 △산업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을 기준으로 서류 심사 및 비대면 면접을 실시했다. 또한 후보자 제출 서류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평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9일 심층면접 대상자 3인을 최종 확정했다. 김용헌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대표이사 후보 절차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3인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해 연내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정된 후보는 차기 주주총회를 통해 KT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구조개편 끝나더라도…석화업계 ‘무역장벽 걱정’

연말까지 산업구조개편안 마련하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또다른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다름아닌 수입국의 반덤핑 및 비관세 장벽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다. 당장 반덤핑 등 무역규제가 제기되더라도 당장에 보복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단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석화기업들이 강도높게 추진하는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의 구조 개편 움직임에 동력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산업통상부와 석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기업들은 현재 해외 15개 국가에서 41건에 이르는 무역 규제 적용이나 조사를 받고 있다.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 환경 규제 같은 비관세 장벽 등 규제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유럽은 지난 7월 한국산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에 최대 5.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2022년 반덤핑 판정을 받은 한국산 고흡수성 수지(SAP)를 두고 LG화학이 유럽 현지 법원에 소를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인도 정부도 2022년 톨루엔 수입 제품에 순도 99.7% 이상을 요구하는 '품질관리명령'으로 사실상 비관세 무역장벽을 세우려다 우리 화학산업협회 등 석화업계의 강력한 철회 조치 요구에 밀려 지난 2일 철회하기도 했다. 보편관세 15%를 적용하는 미국에서는 △에폭시 레진 △에멀전 스티렌-부타디엔 고무(ESBR) △페트 △아세톤 △다기능 아크릴레이트(MFA) △다기능 메타크릴레이트(MFMA) △에폭시 아크릴레이트 등의 품목이 반덤핑·상계 관세 부과와 관련한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적이 있다. 이 같은 부담은 최근 한국 석화업계가 처한 공급 과잉 상황과 겹치고 있다. 원유를 수출하는 중동과 원가와 인건비 등이 저렴한 중국이 자체 석화산업 경쟁력을 키우면서 최근 3년간 석화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석화제품 수출액은 480억달러로 2021년과 비교해 13%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5일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수출액이 439억원과 430억원으로 감소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화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받는 무역 규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사업 재편 과정에서 어떤 부담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종적으로 무역 조치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현지 기업들이 당국에 무역 제소를 내면 일단 잠정 조치를 내린 뒤 기업별로 시장경쟁 저해 요인이 없다는 소명을 듣는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국내에 저가로 들어오는 수입 제품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내는 데도 신중하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부터 석화기업들이 해외에서 겪고 있는 반덤핑 제소 문제가 최근 들어 두드러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겹쳐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석화산업이 수출 의존도가 높아 보호무역 통상 파고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화학산업협회에서 협회, 석화기업,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주재하며 석화 산업 구조개편을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 통상 현안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원회, 의회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통상현안을 논의하고 한국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석화업계는 내부적으로는 구조 개편, 외부적으로는 통상 압력이 높아지는 '내우외환' 상황에 처했다"면서, △글로벌 수입 규제 방어 △비관세 장벽 대응 △한국판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활용 등을 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거의 일괄적으로 높은 무역 장벽이 적용되는 철강시장과 달리 석화 소재 시장은 품목별로 무역장벽 유형과 편차가 다양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기자동차나 반도체 산업용 소재처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없으면 안 되는 소재의 경우 무역조치를 걸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석화기업들이 주요 수출품목으로 공략하는 대안을 구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석화업계 관계자는 “미·중 패권경쟁 국면이 심화되기 전부터 석화사들은 반덤핑 같은 여러 통상 이슈에 대응해왔기 때문에 대응 방향을 새롭게 잡아야 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개별 품목마다 '스토리'가 달라 통상 대응도 품목별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금호타이어 ‘함평 신공장’ 2028년부터 가동한다

금호타이어가 광주 공장 화재사고의 아픔을 딛고 함평신공장 시대를 다시 연다. 2027년까지 연간 530만본 규모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2028년부터 본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9일 전남도 및 함평군과 함께 신공장 건설에 대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전남도와 함평군은 금호타이어의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함평신공장 건설 1단계에는 6609억원이 투자된다. 연간 타이어 530만본 생산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련고무 700만본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래형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스마트 제조설비 및 친환경 공정을 갖춘 공장으로 진행된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함평신공장 건설은 금호타이어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적 투자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금호타이어는 함평신공장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가치를 더욱 굳건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내수도 수출도 ‘보릿고개’…가전업계 “탈출구는 소비자 눈맞추기”

국내 가전업계가 장기 침체 흐름을 돌파하기 위해 맞춤형 서비스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소비자 경험 중심의 서비스 혁신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판단에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가전과 인테리어의 경계를 허물며 생활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 기능을 홍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 중심 소비' 흐름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인테리어핏 설치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새로 구매하거나 기존에 보유한 가전에 맞춰 기존 가구장 철거부터 시공, 제품 설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상 '가전 기반 인테리어 시공'으로, 삼성전자로지텍 협력사를 통한 공식 가구 리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냉장고·오븐 등 주방가전에서 시작한 가구장 리폼이 긍정적 반응을 얻자 최근엔 세탁가전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상부장·수납장·테이블장·홈바 등 총 31가지 설치 옵션을 마련해 가전 형태·배치에 최적화된 공간 구성을 돕는다. 주방 가전용 14종, 세탁 가전용 17종을 제공한다. LG전자는 '가전 연계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공간 연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달 온라인브랜드샵에 가전과 어울리는 리빙 제품 및 인테리어를 함께 제안하는 '홈스타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가전과 인테리어 제품을 각각 찾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제품 탐색·구매·상담·시공사 연결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내용이다. 홈스타일에는 가구·조명·주방·생활용품 등 400여 개 브랜드와 2만여 개 제품이 입점했다. 거실, 주방, 침실 등 공간별로 스타일링 이미지를 제안하고 이미지 내에서 바로 관련 제품 구매도 가능하게 했다. 삼성과 LG는 이를 통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전 교체·추가 구매 수요를 자연스럽게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간 설계 단계에서부터 자사 제품을 기본 옵션으로 심어 넣는 전략"이라며 “생활 맞춤형 서비스는 교체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가 커 침체된 시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역시 기존 '제품 성능 중심'에서 콘텐츠·엔터테인먼트 결합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1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요리 경연 예능 '흑백요리사2'에 프리미엄 가전을 노출해 브랜드 홍보 효과 극대화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가전 홍보에 연예인을 대거 기용해 브랜드·제품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스펙 설명 중심의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예능·스타 마케팅을 통한 감성·라이프스타일 호소 전략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악화된 시장 환경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가전 수출액은 전년 대비 9.4% 감소해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네 번째로 부진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내수 역시 회복이 더디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가전 소매판매액은 약 2조215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해당 지표는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소매점 등을 포함한 월별 가전제품 판매 실적으로, 올해 들어 7월을 제외하고 매달 감소세가 이어졌다. 가전업계는 단순 기능 중심 기업을 넘어 서비스·공간·경험을 아우르는 전략을 강화하며 수요 회복과 시장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경기 둔화가 지속되더라도 프리미엄·맞춤형 소비는 성장 여력이 있다고 보고 관련 투자와 서비스 확대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단독] 우주청, ‘우주항공산업진흥법’ 제정 착수…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육성 법적 근거 마련

정부가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발맞춰 우주항공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법적 기틀 마련에 나섰다. 기존의 국가 주도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의 상업화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우주항공산업진흥법(가칭)' 제정이 추진된다. 9일 본지 취재 결과,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은 최근 '가칭 우주항공산업 진흥법 제정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본격적인 입법 준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대비해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항공산업 육성과 상업화를 촉진하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입법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우주청이 해당 법 제정을 추진하는 핵심 배경은 '상업화 촉진'이다. 이번 과업은 7000만 원(VAT 포함) 규모로 진행되며, 연구 기간은 지난 10월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약 6개월간이고,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가 수주했다. 연구의 전체 프레임은 '해외법 비교 분석→국내 정합성 진단→조문·제도 설계→이해 관계자 합의 형성→입법 로드맵' 순으로 진행된다. 항우연은 이를 위해 국내외 법령·가이드·표준 원문 및 규제·행정 지침·판례·산업 통계 등을 폭넓게 참조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유럽·일본 등 우주 선진국의 관련 법제를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입법 방향을 도출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한다. 분석 대상국은 미국·EU·일본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룩셈부르크·UAE 등 주요 상업 우주 국가들이다. 연구 수행 기관은 이들 국가의 △상업 우주 관련 허가·감독 △안전·보험·책임 △데이터·주파수 △수출통제·보안 △지속 가능성(우주교통관제(STM)·우주상황인식(SSA)·잔해 저감) △투자·조달·민관협력(PPP) 프레임 등을 정밀 비교 분석해야 한다. 또한 국제 표준·가이드와의 정합성을 분석하고, 국내 이식 가능성을 기준으로 정책 옵션(A/B/C안)과 우수·취약 사례를 도출할 방침이다. 새롭게 제정될 법안에는 민간 기업 육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법안의 조문 체계는 △총칙 △산업 육성 지원(성능·품질 검사, 조달/PPP, 클러스터, 인력 양성, 민항기 국내 공동 개발, 장비 공동 활용 등) △투자·금융·세제 지원 △허가·감독·규제 샌드박스 △안전·보험·사고 조사 △지속 가능성(STM·SSA·잔해물 경감) △데이터·주파수 △수출 통제·보안 △국제 협력 등을 포괄하도록 설계된다. 특히 시장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안 되는 것 빼고 다 허용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규제 방식과 신기술 테스트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한 '원스톱 허가' 시스템 도입이 검토된다. 아울러 국제 표준과의 연계 조항·하위 법령 위임의 적정성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법령과의 중복 문제 해결과 통합도 이번 연구의 핵심 과제다. 연구 수행 기관은 '우주개발 진흥법',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 등 기존 관계 법령을 전수 진단해 상충하거나 중복되는 영역과 법적 사각지대를 식별하고, 통합·조정 권고안과 신·구조문 대비표를 내놓아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법안에 담기 위한 절차도 구체화했다. 우주청은 우주항공 분야 산업계·학계·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10개 기관 이상의 심층 인터뷰와 2회 이상의 델파이 조사, 30부 이상의 전문가 설문 등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허가·안전, 데이터·주파수, 투자·조달 등 쟁점별 전문가 회의를 구성·운영해 실행 가능한 체계를 설계한다는 복안이다. 우주청은 내년 3월까지 진흥법 제정뿐만 아니라 시행령·시행 규칙 수립 단계까지 고려한 구체적인 입법 로드맵을 확보할 예정이다. 최종 산출물에는 '진흥법 제정→시행령·시행 규칙 제정→행정 규칙·서식 고시→시스템·교육→시범운영→전면 시행→평가·개선'에 이르는 단계별 일정과 역할, 의사 결정 게이트가 포함된 입법·집행 로드맵과 운영 매뉴얼이 포함된다. 우주청 관계자는 “민간 주도의 우주항공산업 육성과 상업화 촉진을 위해 포괄적인 진흥법의 정책 골격 마련이 시급하다"며 “해외 법제 벤치마킹을 통해 국내 법·제도 공백을 진단하고, 현장 중심의 수요를 반영해 실행 가능한 법안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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