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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3시간 전 도착은 국룰”…출국전쟁 인천공항, 패스트 트랙 도입 언제?

“예전에는 2시간 전에만 여객터미널에 와도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은 3시간 전 도착이 '국룰(국민 룰)'이라고 해서 집에서 빨리 나서는 편이에요."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유학생 장모 씨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갈수록 불편함이 더해지는 문제는 토로했다. 인천국제공항이 만성적인 출국장 혼잡 문제와 더불어 최근 잇따른 운영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통용되던 '출발 2시간 전 도착' 공식이 깨지고, '최소 3시간 전 도착'이 권장될 만큼 수속 시간이 길어진데다 내년부터는 주차대행(발렛 파킹) 서비스마저 외곽으로 밀려날 예정이라 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항공사들은 안내 메시지를 통해 국제선 탑승 시 공항 도착 권장 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앞당겨 안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회복됐지만 공항의 보안 검색 인력과 운영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병목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안 검색 단계의 지체'를 꼽는다. 승객은 몰리는데 검색대를 모두 가동할 인력이 부족하거나 운영 효율이 떨어지다 보니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공항 출국현장을 살펴보면 이용객들은 밀려드는 반면, 운휴 중인 보안 검색대가 상당수 있어 이용객들이 짜증을 내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는게 공항 이용객이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여행객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비싼 돈 들여 보안 검색 기계를 놀리는 건 비효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공항 접근 편의성마저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공고한 내용에 따르면 내년부터 제1여객 터미널의 공식 주차 대행(발렛 파킹) 접수 및 인도 장소가 기존 터미널 단기주차장(지하)에서 터미널과 약 15분 거리인 외곽 부지(운서동)로 이전된다. 이렇게 되면 이용객들은 차를 맡기고 다시 셔틀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사실상 '문 앞 주차(Door-to-Door)'라는 발렛 파킹의 본질적 기능이 사라지고 불편한 '셔틀 주차'로 전락하는 셈이다. 항공·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비싼 돈 주고 발렛 맡기는데 셔틀을 타라니 말이 되느냐", “짐도 많은데 셔틀 타고 이동하면 시간만 더 걸릴 것", “사설 발렛을 쓰라는 말과 같다"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항 도착 후 수속 시간도 부족한 마당에 주차 단계에서부터 시간이 지체되면 '3시간 전 도착'으로도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공항 이용의 모든 단계(주차-보안검색-출국)에서 지체가 발생하자, 현실적인 대안으로 '패스트 트랙(Fast Track, 신속 출국 서비스)'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영국 히드로·싱가포르 창이 등 세계 주요 공항들은 이미 유료 패스트 트랙을 필수적으로 운영 중이다. 급한 승객을 분산시켜 일반 대기 줄을 줄이고, 수익금으로 보안 인력과 시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10여년째 '국민 정서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돈 내면 먼저 가는 것이 특혜'라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도입 논의는 번번이 좌초됐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항 전문가는 “패스트 트랙 도입은 마비 직전인 인천공항 운영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필수 생존전략"이라며 당위성을 설파했다. 아울러 이 전문가는 “발렛 파킹 외곽 이전으로 인한 접근성 저하와 보안 검색 혼잡이 겹치면 인천공항의 서비스 품질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이라며 “특히 발렛 파킹을 멀리서 하도록 하면 제도 운영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그룹, 철강사업 해외로~ ‘완성형 현지화’ 일관생산에 사활

포스코그룹이 포스코에 해외 철강사업 투자 '실행' 부서를 새로 두면서 해외 일관제철소 확보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가 대개 해외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려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직 신설이 글로벌 관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철강제품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대 시장인 인도와 미국, 협력 범위가 넓은 호주 같은 곳을 중심으로 지역별 철강시장 주요 '플레이어'들과 손잡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5일자로 전략투자본부를 신설하고 김광무 포스코홀딩스 인도프로젝트(PJT)추진반장을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포스코 전략투자본부는 인도와 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철강 분야 투자 사업의 '실행'에 방점을 찍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전략투자본부의 기능에 관해 “글로벌 투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신설했다"며 “해외철강 투자사업의 실행과 철강 투자 기획, 엔지니어링 등 전반적인 투자 실행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포스코 전략투자본부가 포스코그룹 철강사업의 '완결된 현지화 전략'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그동안 철강을 포함해 해외 사업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내렸다는 점에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기능을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로 통합하며 미래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지주사 중심으로 일원화한 바 있다. 해외에서 쇳물 주조부터 철강 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일관제철소를 건립·확보한다는 포스코그룹의 전략의 토대는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가 마련했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 겸 미래전략본부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미국과 인도 같은 고성장, 고수익 시장에서 '완결된 현지화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하며 해외 현지 일관제철소 건립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추진에 가장 큰 힘이 실린 분야는 인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최대 철강사 JSW와 합작해 일관제철소 건립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JSW는 쇳물의 주요 원료인 석탄과 철광석이 풍부한 인도 오디샤주를 유력한 제철소 후보지로 두고, 규모는 연간 조강 생산 기준 600만톤으로 정했다. 지난 8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주고받은 바 있다. 김광무 포스코 전략투자본부장 보임과 함께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이 포스코 인도법인장으로 이동한 점도 이에 힘을 실었다. 미국에서는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세우는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로 참여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비율과 방식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더해 주요 철강 기업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양해각서(MOU)를 주고받은 뒤 제철소 지분 인수에 참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철광석 광산을 보유한 데다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압연 공정 기술력이 미국 철강사들 가운데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사업 추진은 인도와 미국에서 완결된 일관형 전략을 성공시켜야 하는 포스코의 절실함에서 비롯된다. 두 시장은 글로벌 철강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미국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한국 철강사들의 최대 시장이고, 특히 자동차 강판과 산업용 강관 등 기술력이 중요한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하는 곳이다. 인도는 인구가 10억명을 넘는 대규모 경제 단위를 갖춘 데다 경제 성장기에 올라탄 몇 안되는 나라로 꼽힌다. 이에 힘입어 전세계적 철강 생산 과잉으로 각국이 철강 생산을 줄이는 상황 속에서도 철강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조강 생산량이 올해 1~10월 기준 2위(1억3600만톤)로 중국 다음으로 많은 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 늘었다. 아울러 호주에서는 호주 블루스코프, 일본제철, 인도 JSW그룹 3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철광석 광산이 있는 와일라 제철소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는 '법적 구속력 없는 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호주는 철강 뿐만 아니라 리튬 같은 이차전지 소재를 확보하는 거점이기도 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프로젝트를 완결 지으려면, 큰 방향을 잡는 결정과 후방 지원을 담당하는 지주사와 별도로 세부적인 접근과 실행을 전담하는 사업 단위를 마련해야 한다"며 “포스코그룹이 해외 주요 철강사들과 합작법인(JV) 설립이나 지분 참여 등 전략적 지분 제휴 방식으로 협력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제철 ‘저탄소 공정’ 박차…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은 '저탄소 원료 고도화'를 위해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을 가공하는 설비 '슈레더'를 신규 도입하고, 경북 포항공장과 충남 당진제철소에 철스크랩 선별 라인을 구축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슈레더는 폐자동차·가전제품·폐건설자재 등에서 회수된 철스크랩을 고속 회전하는 해머로 파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설비다. 슈레더로 가공한 철스크랩은 철 함유량과 균질도가 높은 고급 철스크랩 '슈레디드 스크랩'으로 불린다. 현대제철은 1차로 220억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 지역에 슈레더를 비롯해 파쇄-선별-정제로 이어지는 원료 고도화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오래되거나 이물질이 많이 붙어 있는 노폐(老廢) 스크랩을 전문 운영사를 통해 고급 철스크랩으로 가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현대제철은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슈레더와 정제 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경기 남부권 원료 고도화 설비는 △고속해머 파쇄설비 △비철·비자성 분리장치 △분진 집진시스템 △품질 검사·이송 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오는 2027년 상반기 착공한 뒤 이듬해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일반적인 철스크랩을 고품질 철스크랩으로 가공하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품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포항공장에 철스크랩 선별·정제 파일럿 설비를 도입하고 내부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내년에는 국책과제 신청을 통해 연구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파트너십을 통한 고급 철스크랩의 안정적 조달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지난 2023년 경북 김해의 대형 슈레더 공급사와 맺은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슈레더 투자를 희망하는 철스크랩 협력사 3곳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투자 지원을 시행했다. 기존 슈레더 협력사를 대상으로 폐기물 처리 시설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상생 협력을 통한 고품질 철스크랩 구매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금속제품의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되는 고급 철스크랩인 '생철' 외에도, 노폐 스크랩을 가공해 고급 철스크랩의 부족분을 대체하는 원료 고급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철강업계에서는 고급 철스크랩 확보가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로 방식은 철광석과 석탄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 방식보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생량이 약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주요 철강사들도 신규 전기로 도입과 전기로를 통한 고부가 제품 생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철스크랩 자급률이 80~90%에 불과해 고품질 철스크랩의 안정적 확보가 철강사들의 탄소 감축과 제품 경쟁력 확보에 필수 과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한 스크랩 가공 효율화 및 고품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협력사와의 상생 모델을 통한 탄소중립 체제 전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LG, 1월 CES 새 로봇청소기…中 독주에 태클, 승기 잡을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독 국내 안방시장에서 기를 못 펴는 가전 품목이 로봇청소기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에서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 중국 브랜드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LG의 합산 점유율은 30%에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삼성과 LG 두 회사가 압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국내 가전 시장에서 로봇청소기는 유일하게 '중국 아성'으로 남아 있는 분야이다. 이같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중국 패권에 균열을 내기 위해 삼성과 LG가 내년 1월 초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26에서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대반격에 나선다. 두 회사는 스팀 기능과 보안성을 강화해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국내 독주체제에 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도 이미 보안·기술·사후관리(AS)·라인업을 전방위로 보완해 방어막을 단단히 치고 있는 만큼 중국 로봇청소기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않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로봇청소기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는 성능 강화와 보안 확보를 핵심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비스포크 AI 스팀' 신제품은 섭씨 100도 수준의 고온 스팀 기능과 100W(와트) 흡입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구석이나 벽면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팝 아웃 콤보' 기능을 적용해 사각지대 없는 청소를 지원한다.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공개한다. 두 모델 모두 본체와 스테이션에 스팀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양사는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며, 출시는 내년 1분기로 점쳐진다. 삼성·LG는 보안 기능 또한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를, LG전자는 'LG 쉴드'를 적용해 데이터 안전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로봇청소기 신제품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중국 브랜드의 거센 공세가 자리한다. 특히 삼성·LG는 보안을 전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중국산 일부 기기에 카메라·LiDAR 센서 데이터의 해외 전송 의혹이 제기된 바 있어, 국내 업체들은 데이터 암호화 수준 등을 부각하며 “국내 제품은 더 안전하다"는 인식 확립에 주력할 전망이다. 생활가전 전반의 브랜드 신뢰도와 스마트홈 연동성 역시 국내 기업의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실사용 체감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일 경우 반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업체들이 이미 약점으로 지적되던 요소들을 빠르게 보완하고 있어 삼성·LG의 반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로보락·드리미 등 주요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인증기관의 최고 등급 보안 인증을 잇달아 획득하며 신뢰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보안이 더 이상 중국 업체의 결정적 취약점으로만 남아 있지 않다는 평가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기세는 계속되고 있다. 삼성 신제품이 약 4cm 높이 장애물 등반 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드리미는 지난 9월 최대 8cm 문턱을 넘는 '아쿠아 10 울트라 롤러'를 출시했다. 로보락은 올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5축 로봇 팔을 탑재한 '사로스 Z70'을 선보이며 기술 리더십을 과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성능 평가에서 이미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우위가 유지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라인업 다양성도 중국 업체가 크게 앞선다.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는 올해만 해도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했지만, 삼성·LG는 내년에야 신형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공개한다. AS 체계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은 국내 AS센터 확대와 전담 상담 인력 운영 등을 통해 '외산 제품은 AS가 약하다'는 기존 인식을 줄이고 있다. 체험형 플래그십·팝업스토어 운영을 강화해 소비자 접점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가 보안·성능 차별화를 실제 사용자 경험에서 확실히 체감시키지 못할 경우, 중국 업체 중심의 시장 구도는 당분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내년 CES에서 공개될 삼성·LG 신제품이 중국 브랜드의 '견고한 방패'를 흔들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워너브라더스 삼킨 넷플릭스…국내 OTT·극장 ‘후폭풍’ 몰아치나

전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미국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디어 공룡'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발표하면서 국내 미디어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내 '넷플릭스 독주'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상회복을 못하고 위축 상태에 빠진 극장산업에도 악재성 충격을 줄 것으로 보또 한 번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720억달러(약 106조원)를 들여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등 사업 부문을 넷플릭스가 흡수하는 식이다. CNN 등은 제외됐다. 이를 위해 워너브라더스는 내년 3분기까지 CNN, TNT,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 TV 채널이 포함된 방송사업 부문을 분할해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 반독점심사 등 허들을 넘을 경우 양사 합병은 이르면 내년 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최종 성사될 경우 전세계 미디어 업계에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워너브라더스가 보유한 방대한 영화·TV 콘텐츠, HBO 및 HBO 맥스 콘텐츠가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에 합류된다는 점이 우선 주목된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4259억달러(약 626조원)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720억달러를 들여 콘텐츠를 강화하는 만큼 구독자들의 충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할리우드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능력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OTT 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와이즈앱·리테일 발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의 OTT 서비스 앱 합산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089만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6월(1728만명)과 비교해 21% 증가한 수치다. 서비스별로는 넷플릭스가 점유율 40%로 질주하는 모양새다. 쿠팡플레이(21%), 티빙(17%), 웨이브(7%), 디즈니플러스(6%)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OTT 사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넷플릭스 콘텐츠가 크게 강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토종 OTT들은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확대하고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2023년 합병을 공식화하고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CJ·롯데 등이 힘겨워하고 있는 영화 산업에도 큰 파장이 예고됐다. 넷플릭스는 극장 대신 자신들의 서비스를 통해 대형 신작을 공개해왔다. 이번에 인수하는 워너브라더스의 경우 글로벌 극장 배급 등에 강점을 지닌 회사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의 기존 장점을 살리기보다는 '슈퍼맨', '배트맨', '해리포터' 시리즈 등 대형 콘텐츠 운영 방식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럴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이 급감한 극장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자본 먹튀'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넷플릭스 점유율이 더욱 확장되고 영향력이 커지면 법인세 납부액 등이 공론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액 8996억6538만원을 올렸다. 전년(8233억4278만원) 대비 9.3%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의 99.8%(8982억7932만원)가 구독 멤버십 재판매 수익에서 나왔다. 다만, 영업이익은 173억8075만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 1.9% 수준이다. 매출원가가 7673억9220만원에 달해 매출원가율이 85%를 넘긴 영향이다. 본사(Netflix, Inc.)에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명목으로 7323억8194만원을 보낸 결과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납부한 법인세는 39억3087만원에 불과했다. 미국 본사 영업이익률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만 세금 회피 목적으로 매출원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아직 변수는 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완전히 품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승인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넷플릭스가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워너브라더스에 물어줘야 할 돈은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이른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맥스를 합치면 미국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전 승리가) 정말 대단한 성과"라며 “시장 점유율이 너무 커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L그룹 임원인사 단행 ‘정몽원 사위’ 이윤행 사장 승진

HL그룹이 8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HL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 2명, 수석부사장 1명, 부사장 8명 등 총 25명을 승진 발령하고 신규 임원 17명을 선임했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이윤행 부사장이 사장으로 영전했다. 이 사장은 HL클레무브 최고경영자(CEO)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 핵심 부품 등을 개발하는 계열사다. 박영문 HL만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중국 지역 대표를 맡게된다. 승진 및 신규 선임 임원 명단은 아래와 같다. [인사] HL그룹 ◇ 승진 ▲ HL만도 사장 박영문 ▲ HL클레무브 사장 이윤행 ▲ HL만도 수석부사장 정재영 ▲ HL홀딩스 지주부문 부사장 강한신 ▲ HL만도 부사장 김문성·김재혁·김현욱·이정석·이철·홍영일 ▲ HL디앤아이한라 부사장 이용주 ▲ HL만도 전무 이병환·이진환·최용준 ▲ HL리츠운용 전무 조성진 ▲ HL홀딩스 지주부문 상무 신연덕·홍강표 ▲ HL만도 상무 박병길·손계순·이병득·주세용 ▲ HL디앤아이한라 상무 오상욱 ▲ HL로보틱스 상무 이희규 ▲ HL안양 아이스하키단 상무 신수진 ▲ 만도브로제 상무 이기영 ◇ 신규 선임 ▲ HL홀딩스 지주부문 상무보 윤영학 ▲ HL만도 상무보 공영훈·박상일·박수진·이기선·이창훈·조성득·한승우 ▲ HL디앤아이한라 상무보 손성국·유재언 ▲ HL클레무브 상무보 김정·노태봉·유덕근·이재봉 ▲ 만도브로제 상무보 김장규 ▲ 제이제이한라 상무보 고동완 ▲ HL WECO 상무보 이상환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모비스, 인도 뱅갈루루에 SW연구개발 거점 신설

현대모비스는 인도 뱅갈루루(Bengaluru) 지역에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분소를 신설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뱅갈루루는 카르나타카 주(州)의 대표 행정도시이자 글로벌 IT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조성된 곳이다.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인도 전 지역에 추가 거점을 검토해오다 소프트웨어 개발환경이 우수한 뱅갈루루를 최종 선정했다. 현대모비스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문 연구거점을 신설한 것은 우수 인재 확보 목적도 있다. 인도는 지역마다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인재 배출도 해당 지역의 산업에 크게 좌우된다.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들도 인도 주요 도시마다 분소를 운영하는 추세다. 현대모비스는 뱅갈루루에 인도 현지 고객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점도 고려했다. 분소를 운영해 현지 고객사들의 요청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 글로벌 수주 경쟁력 향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뱅갈루루 분소를 인포테인먼트용 소프트웨어 전문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존 하이데라바드 통합거점은 현지 연구개발 헤드쿼터로서 운영하며 소프트웨어 전략 수립과 글로벌 연구소와의 협업,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맡는다. 뱅갈루루 분소는 소프트웨어 기능 구현의 기반이 되는 프레임워크 등 하드웨어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영역을 담당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벤츠 동맹 ‘2조원 잿팟’…LG엔솔, 이차전지 공급

LG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의 동맹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2조600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번 거래금액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전체 매출(25조6196억원)의 8%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터리 공급 지역은 북미와 유럽이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8년 3월1일부터 2035년 6월30일까지다. 회사는 벤츠와 협의에 따라 추가 내용을 공개할 수 없으며, 계약 금액 및 기간 등 조건은 추후 양측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제공하는 이차전지가 벤츠의 중저가형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이번 전기차 배터리의 대규모 계약이 지난달 중순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의 LG 경영진과 회동 이후 한 달여만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방한 당시 “LG와 함께 혁신, 품질, 그리고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갈 차량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벤츠는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40종 이상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전동화 전략을 지난 9월 발표했다. 프리미엄급부터 엔트리급 모델까지 다양한 차급에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하겠다는 선언이다. 이같은 벤처 전략에 맞춰 두 회사는 최근 2년간 4차례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으며 '전기차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미 및 기타지역 내 총 50.5GWh, 올해 9월에는 미국과 유럽 지역 내 각각 75GWh, 32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체결했다.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3건 모두 고성능 전기차에 들어갈 최고급 이차전지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날 공시한 2조원대 '잭팟' 수주가 중소형 모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엔드 고성능 모델에 원통형 46시리즈, 표준형과 중저가형 모델에 고전압 중니켈(Mid-Ni) 파우치형 배터리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LG그룹과 벤츠의 협업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6년형 메르세데스-벤츠 GLC EV(전기차)에 40인치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GLC EV는 내년 상반기 북미·유럽 시장에 출시된다. LG디스플레이가 벤츠에 공급하는 제품은 '옥사이드 박막 트랜지스터(TFT)' 기반 액정표시장치(LCD) 40인치 디스플레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옥사이드 TFT는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고해상도, 대형화, 저전력 소비 등을 충족하는 차세대 기술 중 하나다. 벤츠 차량에 해당 제품이 적용될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한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사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4년부터 벤츠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디스플레이, 업계 최초 ‘차량 사이버보안’ 인증 획득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사이버 보안 인증을 획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제품에 대해 글로벌 안전과학 검증기업 UL솔루션즈(UL Solutions)로부터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국제 표준(ISO/SAE 21434)'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국제 표준 인증은 자동차의 개발·생산·공급·폐기 등 전 생애주기에 대해 사이버 공격 위험을 관리하고 대응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갖췄는지를 검증하는 제도다. LG디스플레이는 완성차 및 모빌리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인증을 선제적으로 획득했다. 디스플레이 개발 단계에서 해킹이 어렵도록 설계하고, 생산 단계에서 회로에 보안 강화 장치를 마련해 인증받았다. 자동차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보안 인증을 의무화하고, 부품 업계까지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보안 인증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인증으로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기술 경쟁력은 물론,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사용자 안전을 위한 사이버 보안 역량을 인정받은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사이버 보안 인증을 충족하는 차량용 OLED 신제품 개발 및 생산 체계를 선제적으로 활용해 자동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며 글로벌 제품 수주 경쟁력을 한층 높여 나갈 계획이다. 권극상 LG디스플레이 Auto사업그룹장은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차원"이라며 “이를 통해 차량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 내 선두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HD현대, 인도에 ‘제2 울산’ 짓는다…타밀나두주와 신규 조선소 설립 MOU

HD현대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를 글로벌 조선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신규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고, 현지 공기업과 크레인 사업 협력에 나서는 등 세계 5위 조선 강국 도약을 꿈꾸는 인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HD현대는 인도 타밀나두주 마두라이에서 타밀나두주 정부와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과 스탈린(M.K Stalin) 타밀나두주 총리, 라자 주 산업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의 일환이다. 인도 정부는 2047년까지 세계 5위 해운·조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타밀나두·구자라트 등 5개 주를 신규 조선소 후보지로 선정하고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이 과정에서 타밀나두주 정부는 인센티브와 인프라 지원을 약속하며 HD현대를 최종 파트너로 낙점했다. 유력 후보지인 타밀나두주 투투쿠디 지역은 기온과 강수량 등 기후 조건이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과 유사해 조선업 최적지로 꼽힌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들이 이미 진출해 있어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고, 대규모 항만 시설 투자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HD현대는 조선소 설립 검토와 함께 현지 기자재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HD현대는 이달 초 인도 벵갈루루에서 인도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 BEML(Bharat Earth Movers Limited)과 '크레인 사업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BEML은 국방·철도·건설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인도 주요 공기업이다. HD현대는 이번 협약을 통해 크레인 설계부터 생산, 품질 검증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하며 인도 내 제조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현지 조선소에 골리앗 크레인과 집(Jib) 크레인을 공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계열사들이 쌓아온 성과와도 맞물린다. HD현대삼호는 지난 2월 인도 코친조선소에 6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납품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8월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HD현대에코비나를 인수하며 크레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HD현대가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기술 지원 및 함정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현지 입지를 넓혀오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인도는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해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인도와의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지속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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