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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버티기 한계 왔나…석화업계 ‘인력감축’ 회오리바람

석유화학 기업들이 지난해 인력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임원과 직원 가리지 않고 사람 수를 줄이고 있다.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까지 석화사들이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출 감소에 따른 석화산업 시황 부진을 버틸 체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의 석화산업 구조 재편으로 생산 설비를 대폭 감축하면 고용 유지가 더 어려워지지만 미래 성장 동력과 지역경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좀 더 강력한 고용 유지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공시한 2025년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석유화학 기업들은 지난해 임직원 수를 줄였다. 이달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미등기임원은 8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3%(27명) 줄었다. LG화학은 8.1%(10명) 줄은 113명으로 집계됐고, 롯데케미칼의 미등기임원은 70명으로 4명 감소했다.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2064명(4% 감소) △LG화학 1만2869명(7.1% 감소) △롯데케미칼 4349명(8.7% 감소)로 감소세를 보였다. LG화학은 다음 달 초까지 2006년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배터리용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화 기업들의 임직원 감축은 시황 부진과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 유분을 비롯한 범용 석화소재 생산이 세계적으로 과잉 상태를 보이면서 석화사들이 수익성 악화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석화제품을 수급했던 중국에서 석화기업들이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한국 석화사들의 주요 수출처였다. 그러나 중국이 석화 소재 자체 생산을 확대하며 국내 석화산업의 수출 실적이 나빠졌다. 게다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기초 유분 수익성을 대표하는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격에서 제조원가 등을 뺀 값)가 악화했다. 정부 주도 석화 산업 구조개편으로 생산 설비를 감축하는 데도 대비하고 있다. 정부와 석화사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감축하고 중복되거나 설치한지 너무 오래돼 경쟁력이 없는 생산설비를 통폐합하고 공정을 수직 계열화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석화사들은 에틸렌 기준으로 생산 능력을 전체의 18~25%인 연간 270만~380만톤 규모만큼 축소해야 한다. 석화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사업 재편안을 확정한 충남 대산 석화산단의 롯데케미칼-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롯데케미칼이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보유한 대산공장을 HD현대케미칼에 통합시키고, 대산공장 NCC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두 공장 간 중복 설비도 통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인력을 HD현대케미칼이 승계할 예정이다. 석화 산업을 재편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고용 문제를 최소화하자는 정부와 업계의 취지가 반영된 것이다. NCC 감축과 중복 설비 통합이 사업 재편의 핵심 내용인 만큼 다른 석화사들에게도 구조개편 이후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 과제다. 전남 여수산단의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간 사업 재편 논의에서도 에틸렌 연산 45만톤 규모의 여천NCC 3공장 감축에 더해 추가로 생산 설비를 셧다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채권단 요구에 부응해 생산설비 감축 결단을 내릴수록 고용 지원을 포함한 '당근'이 더 커진다. 이에 생산 감축과 고용 유지 사이에서 최적의 안을 내기 위한 셈법이 복잡하다. 아울러 인력 감축으로 운영을 효율화해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석화사들이 범용 소재 비중을 줄이고 스페셜티 소재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고부가화 사업 모델을 따라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비슷한 위기를 마주했던 글로벌 석화사들처럼 첨단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할 첨단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철강 소재보다 가벼우면서 강도 같은 물성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나 특수 합성고무 소재 등이 대표적이다. 모빌리티 전동화 추세에 맞춰 석화사들이 뛰어든 배터리 사업이나 양극재·동박 등의 첨단 소재 사업도 수익성이 아직 크지 않지만 미래 산업구조 전환을 대비하려면 계속 투자해야 하는 분야로 꼽힌다. 이에 현재로서는 인력 구조를 효율화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며 최대한 긴 시간을 버틸 체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석화산업 구조 재편 이후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고용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석화 산업이 지역경제 고용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도 석화사들의 고용 유지를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석화 기업 뿐만 아니라 이들을 뒷받침하는 플랜트 건설과 운송 같은 업종, 지역 상권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여수와 대산, 울산 등 주요 석화산단 3곳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화사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위기 극복과 경쟁력 고도화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며 “사업 재편안 마련에 따른 지원책을 넘어 세제 혜택이나 전기료 감면, 고용 지원 같은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국지엠 도심형 SUV의 ‘라이프스타일 선언’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도 이런 변화에 부응해 고객 라이프스타일 수요를 충족시키는 SUV 라인업을 강화하며 경쟁사와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라인업'은 국내 시장에서 스포티한 감성과 개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한국지엠이 RS 라인업 가운데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새롭게 추가한 'RS 이그나이트 에디션'은 디자인 정체성을 한층 구체화한 스페셜 모델이다. 'IGNITE THE NIGHT, DEFINE YOUR EDGE'라는 태그라인 아래 레드 포인트와 카본룩 디테일을 조합해 RS 특유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익스테리어에는 RS 전용 글로스 블랙 그릴과 카본룩 프론트 스키드 플레이트 인서트, 카본룩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가 적용됐다. 후면부에는 리어 레드 LED 블랙 보타이가 시각적 포인트를 더하며 이번 에디션의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트리탄 크롬 그릴바와 조화를 이루는 전면 디자인은 스포티함과 강렬한 존재감을 동시에 구현한다. 쉐보레는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신규 외장 컬러 2종을 도입하며 선택의 폭도 넓혔다. RS 트림에는 기존 '밀라노 레드'를 대신해 명도와 채도를 높인 '칠리페퍼 레드'를 적용해 보다 젊고 강렬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ACTIV 트림에는 글로벌 컬러 트렌드를 반영한 뉴트럴 톤의 '모카치노 베이지'를 추가해 도심형 아웃도어 감성을 강조했다. RS 이그나이트 에디션과 새로운 컬러 라인업이 더해지면서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가격 인하에 수입 전기차 대중화 ‘쾌속질주’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되면서 소비자 선택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차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를 앞질러 전기차 확산에 불을 붙이고 붙이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총 13만 3150대이며, 이 가운데 전기차 9만 1253대(전체의 68.5%), 내연기관차 4만1906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내연기관을 추월한 것이다. 점유율 변화도 빠르다. 지난 2023년 9.8%였던 수입차 시장 내 전기차 점유율은 이듬해 18.8%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9.7%까지 올라서며 불과 3년 사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올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수입차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의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모델 Y 등 주요 모델 가격을 최대 940만원 인하했고, 르노와 볼보 역시 약 700만원 수준의 할인에 나서며 중저가형 모델 가격을 조정했다. 여기에 비야디(BYD)는 2000만원대 소형 해치백 '돌핀'과 3000만원대 중형 세단 '씰'의 후륜구동 모델을 출시하며 동급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까지 포함한 가격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BYD 돌핀은 245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구조로 비슷한 차급의 내연기관차와 비교되는 수준이다. 중형 전기 세단인 BYD 씰 역시 3000만원대 가격대에 진입했다. 기존 중형 내연기관 세단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가 형성되면서 전기차 경쟁력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소비자들도 단순한 구매 가격을 넘어 유지 비용 등 전체적인 경제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정비 구조로 관리 부담이 적고, 연료비 측면에서도 내연기관차 대비 비용 우위를 갖는 등 유지·관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1만 819대로 전년동기 대비 188%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도 39.8%를 차지하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도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이란 사태 여파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연기관차의 유류비 부담이 커질 경우 전기차 선호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올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보급 초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선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정부 보조금, 충전 인프라 확장, 가격 구조 변화, 소비자 경험 축적 등을 바탕으로 '캐즘'을 넘어 점진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사실상 공짜 ‘세컨드폰’…알뜰폰, MZ고객 공략 ‘활로 찾기’

#서울의 한 피트니스클럽에서 근무하는 30대 남성 A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메인 회선 외에 다른 회선 하나를 더 보유하고 있다. 고객 상담을 위해 유선번호가 아닌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개인 연락처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다. 별도 기기를 둔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e심과 알뜰폰업체의 프로모션을 활용해 두 번째 회선을 '사실상 공짜'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20대 직장인 B씨는 이번에 최신 휴대전화를 자급제로 구매하면서 '세컨드폰(second phone)' 이용자가 됐다. 최신 휴대폰으로 갈아타긴 했지만 기존 기기도 사용에는 무리가 없어 아예 회선을 하나 더 쓰기로 한 것이다. B씨는 “특별히 세컨드폰이 필요한 직종은 아니지만 알뜰폰 프로모션을 잘만 활용하면 세컨폰을 거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고 들어 이번에 가입하게 됐다"며 “게임을 하거나 중고거래를 할 때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세컨드폰, 잘 이용하면 '공짜'…알뜰폰업계 0원 프로모션 '활활'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세컨드폰이 유행하면서 알뜰폰업계가 세컨드폰 마케팅을 내세워 'MZ세대 고객 잡기'에 힘쏟고 있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높지 않을 수 있지만, 신규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세컨드폰은 메인폰(main phone:주사용 폰) 외에 두 번째 보조 휴대폰을 뜻한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세컨폰이 꼭 물리적인 두 번째 휴대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휴대전화가 한 대라 하더라도 e심(eSIM)을 활용해 하나의 폰에서 번호 2개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메이저 이동통신사들도 하나의 기기에서 2개 회선을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 형태의 듀얼 넘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통 3사의 듀얼 넘버 서비스 가격은 월 8800원으로, 메인 회선의 음성과 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메인 회선의 데이터를 공유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통사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위해 듀얼 넘버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주력 요금제라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컨드폰 시장은 사실상 알뜰폰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주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현재 가입 후 일정기간동안 아예 이용 요금을 면제해 주는 프로모션으로 고객유치 움직임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일례로 유니컴즈(모빙)의 '실속데이터 4.5GB+' 요금제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 기본 데이터 4.5GB 이후 1Mbps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니컴즈는 이달 말까지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고객이 7개월 동안 월 100원만 내면 해당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8개월 이후 요금은 1만6000원으로, 약정 없는 자유로운 해지가 가능하다. 또한, 알뜰폰 관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알뜰폰허브'만 봐도 가입 이후 적게는 6개월~12개월 간 이용요금을 받지 않는 요금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약정 기간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혜택 기간이 끝난 후 해지해도 위약금은 없다. 세컨드폰으로 알뜰폰을 이용하고 있다는 한 30대 이용자는 “별도의 약정 기간이 없기 때문에 혜택 기간이 끝나면 번호이동으로 다른 알뜰폰 업체로 갈아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라며 “특별 할인 기간을 따져보고 몇 개월에 한번 씩 번호이동을 해야 해 번거롭긴 하지만 그래도 번호 하나를 공짜로 쓸 수 있으니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통신시장 포화 상태…알뜰폰업계, 세컨드폰 수요로 성장 노린다 알뜰폰업계가 세컨드폰 수요에 주목하는 까닭은 최근 주춤한 시장 환경과 관련이 깊다. 알뜰폰은 지난 2020~2023년 연평균 20%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처음으로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최근에는 성장 정체기를 맞은 상태다. 메이저 이동통신사들의 주력 요금제가 전보다 저렴해지면서 메인폰 수요를 겨냥한 알뜰폰 업체들의 요금제가 경쟁력을 잃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업계가 노릴 수 있는 신(新)시장이 '세컨드폰 수요'라는 설명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자급제 휴대기기에 알뜰폰 요금제를 조합하는 방식이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면, 요즘은 세컨폰 수요가 늘어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아직 수요가 폭발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자급제+알뜰폰 소비트렌드가 확산한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계의 이 같은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이저 이통사 관계자는 “규모로만 보면 알뜰폰업계는 이미 제 4 이통사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도매대가 협상에 기댄 저렴한 요금제보다는 혁신적인 서비스나 요금제로 알뜰폰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장기적 전략을 세우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삼성-SK ‘메모리 우위’, HBM4·엔비디아와 동맹에 달렸다

국내 반도체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막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인 GTC 2026에 나란히 참가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초격차 기술력을 과시했다. 올해 GTC에서 두 회사는 기술 경쟁은 물론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핵심기업 엔비디아와의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리더십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6~19일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HBM인 HBM4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 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GTC 행사장에는 'HBM4 히어로 홀'을 마련해 삼성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전시 동선을 구성했다. HBM4에 10나노급 6세대 D램 미세공정(1c)을 적용해 엔비디아의 고강도 품질 검증을 통과한 점을 소개하는 한편, 공정 미세화로 HBM4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도 수율 확보까지 이뤄낸 기술적 성과를 집중적으로 알렸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 직후 성능을 개선한 7세대 제품 'HBM4E'의 실물을 최초 공개하고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HBM4E는 핀당 16Gbps 전송 속도와 4.0TB/s 대역폭을 지원할 예정으로, 기존 HBM4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엔비디아가 내년 하반기 선보일 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HBM4E 최초 공개는 초격차 격차를 벌리겠다는 선제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서버용 메모리 '소캠(SOCAMM)2'와 SSD 'PM1763'도 공개했다. HBM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접에서 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반면, 소캠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결합해 저전력 환경을 구현하는 등 역할 분담을 통해 AI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행사장에 '스폿라이트 온 AI 메모리'를 주제로 전시구역을 마련해 AI 메모리 중심 기업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특히, '엔비디아 협업 존'을 통해 HBM4, HBM3E(5세대), 소캠2 등 자사 제품의 실제 AI 플랫폼 적용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또한, 액체냉각 기반 기업용 SSD(eSSD), LPDDR5X가 탑재된 엔비디아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차세대 LPDDR6·GDDR7,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등 SK하이닉스가 구축해 놓은 다양한 반도체 라인업과 혁신적인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두 라이벌의 올해 GTC 참가 면면에 대해 업계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AI 반도체 생태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HBM4 기술경쟁 못지 않게 두 회사는 엔비디아와 협력 강화 행보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할을 직접 언급하며 “삼성이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 칩을 생산하고 있다"며 “빠르게 생산을 늘리고 있다. 삼성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록3는 테슬라의 AI 자회사 x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그록3 LPU는 엔비디아의 '루빈' GPU와 함께 AI 추론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칩으로, 젠슨 황 CEO은 이번 발언을 통해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협력 사실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파운드리 영역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GTC 현장을 찾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확대에 나섰다. 최 회장이 GTC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며 AI 메모리 사업 현황을 점검했고, 특히 젠슨 황 CEO는 대표 협력제품인 베라 루빈에 'JENSEN ♡ SK HYNIX'라는 문구를 남기며 SK하이닉스와의 강한 파트너십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 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글로벌 AI 핵심 기업들과 직접 교류하며 AI 리더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GTC를 계기로 차세대 AI 메모리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재벌승계지도] 신동빈 ‘뉴롯데’ 꿈, 지배구조 정리가 첫걸음

롯데그룹은 지난 10여년간 지배구조 투명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뉴롯데' 비전을 내걸고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들을 과감히 해소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승계를 위한 중장기 밑그림도 그렸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과 일본 롯데 사이 '소유권 분리'가 급선무다.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지분 관계를 재정비하는 작업이 첫걸음이다.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소유와 경영을 아우르는 '신동빈 체제'가 완성된 이후에는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에게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소유권에 대한 승계 고민은 지배구조가 정리된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경영권 측면에서는 신유열 부사장이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을 성공적으로 발굴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韓日 넘나드는 롯데그룹 지배구조…형제간 분쟁 발단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신동빈 회장이 2017년 '뉴롯데' 비전을 선포하며 투명화 작업에 돌입했지만 아직 정리가 끝나지는 않은 상태다. 한국 롯데그룹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롯데지주다. 2017년 10월 공식 출범하며 지주회사 전환 신고를 마쳤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도 매각했다. 롯데지주는 현재 실질적으로 그룹의 인사, 전략,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지주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13.04%)이다(이하 11일 기준, 비상장사 지난해 기업집단현황공시 기준). 호텔롯데가 11.1%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다. 특수관계인을 합산하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43.44%가 된다. 국민연금공단 지분(6.02%)과 자사주(27.51%)도 있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것은 롯데지주가 출범 당시 계열사들 물량을 대부분 떠안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사를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쪼개는 인적분할을 단행한 뒤 투자회사를 합치는 식으로 지주사를 만들었다. 해당 물량들은 상법 개정 기조와 맞물려 대부분 없어질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전체 자사주 2885만8476주 중 5% 가량인 520여만주를 이달 31일 소각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문제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호텔롯데가 '옥상옥' 구조에 자리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면세점제주(100%), 롯데건설(43.3%), 롯데알미늄(38.23%), 롯데물산(32.83%), 롯데상사(32.57%), 롯데캐피탈(32.59%), 대홍기획(20.02%), 롯데GRS(18.77%), 롯데글로벌로지스(15.05%), 롯데자산개발(10.62%), 롯데쇼핑(8.86%), 한국후지필름(8%), 롯데웰푸드(0.01%) 등 주식을 보유 중이다.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렌탈(38.14%)과 금융 계열사 롯데벤처스(39.97%) 등에서는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이어주는 일종의 다리 역할도 한다.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들고 있다. 호텔롯데 주요 주주는 이밖에 L제1투자회사(8.60%), L제2투자회사(3.32%), L제4투자회사(15.63%), L제5투자회사(3.60%), L제6투자회사(3.97%), L제7투자회사(9.40%), L제8투자회사(5.76%), L제9투자회사(10.41%), L제10투자회사(4.44%), L제11투자회사(3.32%), L제12투자회사(4.20%) 등이 있다. 이 중 제1·7·8·9·10·11·12 회사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100% 자회사다. 롯데홀딩스는 제2투자회사를 100% 거느리고, 제2투자회사는 또 제3·4·5·6투자회사 지분을 전량 들고 있다. 호텔롯데에는 광윤사(5.45%)와 패밀리(2.11%) 몫도 있다. 일본 자본이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는 순환출자 구조로 서로 지분을 나눠가졌다. 롯데홀딩스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지분을 30.98% 들었고,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는 롯데홀딩스 주식 10.65%를 보유했다. 이 위에는 광윤사라는 회사가 있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8.14%,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주식 1.70%를 소유했다. 광윤사 주식은 총수일가 특수관계인들이 99.83%를 가졌다. 거칠게 요약하면 총수일가→광윤사→롯데홀딩스 및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호텔롯데→롯데지주→한국 내 주요 계열사 순으로 체계가 형성된 것이다. 양국을 넘나드는 복잡한 지배구조는 2015년 '형제의 난'이 일어난 발단이 됐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지만, 지분 측면에서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최대주주(50.28%)다. 신동빈 회장 지분율은 37.85%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자 신동빈 회장의 친어머니인 시게미츠 하츠코씨도 지분 10%를 가졌다. 최근 별세한 故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지분 0.28%는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한 1남3녀에게 상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각각 1.77%, 2.69% 가지고 있다. 오히려 故 신영자 의장 지분율이 3.15%에 달한다.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신동주 회장이 5.12%, 신동빈 회장이 4.61%를 보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롯데홀딩스 지분 구도다. 롯데홀딩스 주주 구성을 보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미도리상사(5.23%), 패밀리(4.61%), 롯데그린서비스(4.10%), KYUNG YU PTE LTD(3.21%) 등 일본 내 다른 회사들이 주식을 나눠 가졌다. 이 회사들은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이자 주주라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다. KYUNG YU PTE LTD의 경우 'CHINA RISE ENTERPRISE LIMITED'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이 상단에는 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던 서미경씨(50%)와 그 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50%)이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지분들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광윤사(28.14%)를 지배한다 해도 쉽게 과반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롯데홀딩스 주주 명단에는 여기에 임원지주회(5.96%)와 기타(28.81%)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업원지주회가 들어있다. 종업원지주회는 단일 법인이 아니라 이 회사 직원들의 결사체다. 의결권 행사 시 이사장이 한 번에 표를 던지는 특징이 있다. 광윤사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조직·단체들은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인정하고 있다. 경영 능력이 입증됐다는 이유에서다. ◇ 신동빈 '뉴롯데' 韓-日 고리 끊기는 선택 아닌 필수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에 '뉴롯데' 비전을 선포하면서 지배구조 투명화를 전면에 내세웠던 배경이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간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 정돈된 지배 체계를 완성할 경우 경영권 분쟁 발생 여지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각 계열사 간 시너지나 영업 활동 개선 측면에서도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야심차게 롯데지주를 출범했지만 호텔롯데 위치를 재조정하는 '숙제'를 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롯데그룹이 추진한 방법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것이다. 신주를 대거 발행하는 방식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지배력을 확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측 지분율을 과반 이하로 낮추면 한국 계열사들이 경영권 분쟁 여지가 사라진다. 롯데지주가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해 지주사 체제를 깔끔하게 완성하는 안도 한때 시장에서 거론됐다. 이른 시일 내 상장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면세점 사업이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해당 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이후 좀처럼 회복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시장 환경이 변하며 이익도 예전처럼 창출하기 힘들어졌다.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6조4950억원, 2023년 4조7540억원, 2024년 5조691억원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과 2024년에는 각각 799억3858만원, 455억9123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상장 자체가 힘들 뿐 아니라 제값을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뜻이다. 신동주 회장과의 끊임없는 갈등 역시 상장 심사 시 '질적 요건'을 감점시키는 요인이다. 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또한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자본 흐름 면에서도 비상등을 켠 처지다. 롯데렌탈 매각 불발, 롯데건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등이 맞물린 결과다. 호텔롯데는 보유하고 있던 롯데렌탈 지분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팔아 약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공정위가 최근 이를 불허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부동산 침체 등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롯데건설에는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붓거나 지원하기로 약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이 미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작년 4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롯데 측이 지분을 다시 사준다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유가증권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잠정 중단 상태다. 투자자들의 물량은 일단 호텔롯데가 떠안았다. 롯데지주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같은 복잡한 금융 기법을 동원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올해 상장에 성공할 경우 그룹 뿐 아니라 호텔롯데의 자금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한국-일본간 지배구조 고리를 끊어내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10여년간 유독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2017년에는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아 휘청였고, 2019년에는 '노 재팬'(No Japan) 불똥까지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주력인 유통·면세 사업의 숨통을 조였다. 이후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재무 리스크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 중 경영권 분쟁과 노 재팬에 따른 타격은 그 궤를 같이한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번지며 이미지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두 시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가짜뉴스들이 공통적으로 번졌다. 롯데칠성(당시 롯데주류)은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며 '처음처럼은 한국 소주입니다'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를 성공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롯데그룹 승계지도를 그리는 첫걸음이라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 韓사업 정상궤도 올려야…신유열 행보에도 관심 롯데그룹 개인·법인들은 지배구조 정리 과정에서 롯데지주 지분도 소폭 팔거나 양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소소하게 엮여있는 계열사 간 출자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롯데지주 주주에는 신동빈 회장(13.04%)과 호텔롯데(11.10%) 외에 롯데알미늄(5.06%), 롯데물산(5.00%), 롯데장학재단(3.24%), 부산롯데호텔(0.94%)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측에서도 롯데홀딩스(2.49%), L제2투자회사(1.48%), L제12투자회사(0.79%) 등이 엮여있다. 신유열 부사장은 0.03% 가량만 지분을 확보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25.31%), 롯데쇼핑(40.00%), 롯데웰푸드(48.13%), 롯데칠성(45.00%), 롯데이노베이트(66.10%), 롯데바이오로직스(80%), 롯데글로벌로지스(46.04%), 코리아세븐(92.47%), 롯데GRS(54.44%) 등 지분을 보유 중이다. 주요 갈래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46.94%)와 롯데정밀화학(43.50%) 등 화학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세워 지배구조 복잡함을 해소하려는 시도도 한 적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과 업황 부진에 이같은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주식을 가진 주주는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물산(20.00%), 일본 롯데홀딩스(9.19%) 등이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지주 외에도 신동빈 회장(10.00%)과 호텔롯데(8.86%) 등을 위에 두고 있다. 아래로는 롯데하이마트(65.25%)가 있다. 롯데알미늄과 롯데물산이 계열사 주식을 많이 소유했다는 사실도 포인트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지주(5.06%), 롯데칠성(7.64%), 롯데웰푸드(6.91%), 롯데건설(9.51%) 등 주요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다. 롯데물산은 롯데지주(5.00%)와 롯데케미칼(20.00%) 지분율이 높다. 롯데물산에는 다시 일본계 자본이 들어온다. 일본 롯데홀딩스(60.10%)와 L제3투자회사(5.25%)가 롯데물산 상단에 있다. 이밖에 호텔롯데(32.83%)와 신동빈 회장(1.82%) 지분도 있다. 롯데알미늄도 마찬가지다. 호텔롯데(38.23%)가 최대주주로 있고 L제2투자회사(34.91%)와 광윤사(22.84%)가 주요 주주다. 롯데그룹은 결국 일본 자본과 연결 고리를 끊어내는 투명화 작업을 통해 '신동빈 체제'를 굳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롯데 상장이 최우선 과제지만 실현이 어려워질 경우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합병 등 방법도 거론된다. 호텔롯데 주주는 사실상 일본 롯데홀딩스 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론적으로는 반대쪽인 롯데지주 주주들의 마음을 잡으면 된다는 얘기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큰 '도박'이다. 면세점 사업 부진 등 여파로 기업 가치가 낮게 측정된 상황에서 어설프게 합병을 추진할 경우 롯데홀딩스에서 신동빈 회장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재계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호텔롯데를 성공적으로 상장해 일본 지분을 희석한 뒤 △호텔롯데를 투자·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다음 △주력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방법이다. 그룹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업종이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몸값이 낮게 책정돼 그룹 체계 개편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균형점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속 또는 증여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뉴롯데' 비전 실현에 짧게는 수년 많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에서 경영권은 완전히 인정받았지만 소유는 불완전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한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경우 신유열 부사장은 소유보다 경영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을 완전히 장악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신동빈 회장과 마찬가지로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등과 동행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현명하다는 분석이다. 신유열 부사장은 2020년을 기점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하면서다.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듬해에는 전무로 초고속승진을 하며 그룹 미래성장실장 역할을 맡았다. 바이오,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 발굴과 개발을 총괄하는 게 임무다. 2024년 부사장 직함을 달았고 작년부터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신유열 부사장이 상무보에서 부사장으로 올라서는 데 걸린 시간은 2년6개월에 불과하다.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역할도 맡고 있어 '신유열 체제' 준비 작업에는 속도가 나는 중이다. 업계 이목은 바이오에 쏠린다. 신유열 부사장이 처음으로 국내 계열사 대표를 맡으며 실질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기 때문이다. 그룹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이밖에 다른 새 먹거리를 확보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유 측면에서 신유열 부사장은 일본 롯데그룹 쪽에서 주로 자금을 수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롯데지주에서는 아직 미등기임원이라 보수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등기이사로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기업이 아니다. 롯데지주 지분은 2024년부터 조금씩 매집하고 있다. 아직 지분율은 0.03%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는 신유열 부사장이 롯데지주 주식을 모은다는 사실은 롯데그룹이 이 회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라고 해석한다.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실현은 3세 지분·경영권 승계 관점에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총시즌 ‘개정상법 전초전’…재계, 경영권 방어 ‘기선잡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주부터 '주총 시즌을 맞는다. 무엇보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지난해 두 차례 걸친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권리 강화'를 놓고 기업과 일반투자자 간 '정면대결'이 어떻게 귀결되느냐 여부다. 일단 주요 기업들은 주총을 준비하면서 개정 상법이 새로 규정한 '3% 룰',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들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16일 재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7일 현대모비스를 기점으로 18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 19일 한화오션, 20일 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어 23일 LG전자, 25일 SK하이닉스, 26일 현대자동차 등 다음주까지 총회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 주총 앞두고 기업들 개정상법 대비 '안전장치' 마련 기업들 입장에서 올해 주총 키워드는 단연 '상법 개정'이다.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은 주요 법안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주주 등 총수 일가의 힘은 빼고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키워주는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3% 룰'이 오는 7월 23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법이다. 이로 인해 총수 일가 등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감사를 마음대로 뽑기 어려워졌다. 오는 9월 10일부터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규정도 도입된다. 그동안 이사진을 먼저 뽑은 뒤 그 중 감사를 골랐지만, 앞으로는 처음부터 감사위원이 될 이사 1명을 따로 투표한다는 의미다. 집중투표제도 의무화된다. 이사를 여러 명 뽑을 때 주주에게 '뽑는 이사 수' 만큼 표를 주는 게 핵심이다. 대주주가 반대하는 후보도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면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이사 임기 늘리고 인원 수 줄이는 등 '사전 방어선' 구축 기업들은 만일에 대비해 다양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 제25조의 이사 임기 규정을 수정하는 안건을 올렸다. 기존에는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한다'고 고정했지만 이를 '3년을 초과하지 못한다'로 유연화하는 게 골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사 임기를 1~2년으로 설정해 '시차 임기제'를 운영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주총에서 뽑는 이사 수 자체를 줄여 집중투표제의 '몰아주기' 효과를 줄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이사 임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찾았다. 한화오션은 이번 주총 2-6호 의안으로 이사의 임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상정했다. 지주사인 ㈜한화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투자증권,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 등도 같은 안건을 올렸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이사 정원 자체를 기존 '13명 이내'에서 '7명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밖에 LS일렉트릭도 이사 수를 기존 9명에서 5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임기 관련 문구도 '3년으로 한다'에서 '3년으로 하되 이사별로 달리할 수 있다'고 바꾼다. 셀트리온은 '3인 이상 15인'에서 '3인 이상 9인'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효성 역시 '3인 이상 16인 이내'에서 '3인 이상 9인 이하'로 정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 소액주주측 기업 선제대응에 반발…외국계 펀드, 주주제안 공세 소액주주 입장을 대표하는 단체들은 이같은 재계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한화그룹 상장회사의 이사 수·임기 관련 정관변경안에 대한 논평'을 내고 “개정 상법에도 불구하고 시차임기제로 집중투표제 도입 효과 반감이 우려된다"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는 한화 계열사의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제안 및 경영권 분쟁 측면에서도 올해 주총 시즌은 눈길을 잡는다. 영국계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 측에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선임독립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코웨이에 독립이사 선임을 주문했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은 KCC에 삼성물산 지분을 유동화하자고 요청했다. 액트는 DB하이텍에 특별감사인을 선출해 내부거래 진상을 규명하자고 주장했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고려아연에서는 영풍 측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이사회와 경영을 분리하자고 제안하며 현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최대주주 롯데쇼핑이 단독으로 이사회 구성을 변경하면서 2대 주주 태광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에서는 박철완 전 상무가 자사주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어 앞으로 변화 양상이 주목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엔비디아 GTC 2026 개최…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4 승부처’ 촉각

전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시선이 미국 캘리포니아로 향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행사 'GTC 2026' 개막이 17일(한국시간) 열리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와 인프라 전략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IT업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더욱이 GTC 2026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내용도 발표될 것으로 보여 HBM4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IT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세계 최대 AI·가속 컴퓨팅 콘퍼런스인 GTC 2026을 연다. 올해 행사에 개발자와 연구자, 비즈니스 리더, AI 기업 관계자 등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3만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AI산업 관련 핵심 인프라의 개발 현황과 향후 흐름에 높은 관심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기술 로드맵이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개막 기조연설에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인프라 전략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동시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공개 여부도 주목 대상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베라 루빈은 기존 '블랙웰 울트라' 대비 추론 성능이 3.3배가량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라 루빈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6세대)가 8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 경쟁 구도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요구되는 메모리 대역폭 역시 커진다"며 “GTC 2026은 HBM의 전략적 중요성이 다시 확인되는 동시에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번 GTC를 통해 '기술 선도'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하며 차세대 HBM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삼성은 경쟁사보다 한 단계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하고, 베이스 다이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4나노 공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11.7Gbps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HBM4 표준인 8Gbps보다 약 46%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 공세를 통해 차세대 AI 반도체의 성능 기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메모리 공급사'를 넘어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비전도 제시할 예정이다. 송용호 DS부문 AI센터장(부사장)은 'AI 팩토리'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지능형 제조 혁신 플랫폼을 소개하고, 반도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턴키(Turn-key) 솔루션' 역량을 강조할 계획이다. HBM 시장 1위를 지켜야 하는 SK하이닉스는 '신뢰의 동맹' 전략으로 대응한다. 특히 올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GTC 현장을 직접 찾는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단독 면담을 통해 HBM4 공급 물량을 확정하고 양사의 파트너십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측면에서도 초격차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이른바 'AI 삼각 동맹'을 통해 대형언어모델(LLM)의 추론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세션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퍼스트 벤더'로 쌓아온 양산 경험과 기술력을 앞세워 진입 장벽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의 GTC 참가 역시 관심을 모은다. LG디스플레이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GTC에서 가상설계(VD)와 AI 기반 신제품 로드맵을 소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물리 기반 AI 플랫폼 '피직스 네모(PhysicsNemo)'를 활용해 디지털 트윈 패널 툴(DPS)을 개발했으며, 이번 행사에서 관련성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팰리세이드 대규모 리콜…판매 쾌속주행 차질

세계 올해의 차 후보까지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현대자동차의 SUV 팰리세이드가 최근 대규모 자발적 시정조치(리콜) 사태로 순조롭던 판매 주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현대차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자리 잡은 팰리세이드가 안전 문제로 리콜에 들어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출시된 팰리세이드의 2세대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일부 사양 생산과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에 들어간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세 여아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전동 시트에 끼이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차는 이번 사고에 따른 후속 안전 대응 차원에서 대규모 리콜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2·3열 전동 시트 폴딩 시 특정 조건에서 탑승자나 사물과의 접촉이 감지되지 못할 수 있다"며 “2·3열 전동 시트 폴딩 옵션 사양 차량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향후 팰리세이드의 끼임 방지 기능을 보완한 뒤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탑승자와 물체를 감지하는 민감도를 높이고 전동 시트 폴딩 기능을 테일게이트(뒷문)가 열려 있는 상황으로 제한하는 등 전반적인 시스템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구체적인 리콜 규모는 집계 중으로 지난 3월 11일까지 생산분이 대상이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전세계에 10만여대가 수출됐고 국내에서는 5만9506대가 판매됐다. 그 중 리콜 대상 차량은 국내 5만7474대, 북미에서는 7만4965대가 해당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내수와 수출 물량이 모두 울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국내와 북미를 비롯한 다른 지역 판매분까지 포함될 경우 리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북미를 중심으로 높은 판매 성과를 기록하며 현대차의 대표 대형 SUV로 자리 잡아 왔다. 아울러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사양, 상품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실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2026 캐나다 올해의 차'와 '2026 북미 올해의 차' 시상에서 각각 '올해의 유틸리티 차량'으로 선정되며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더불어 북미 권위 있는 자동차 시상식에서도 잇따라 수상 릴레이를 펼치며 브랜드 위상을 높여 왔다. 이외에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글로벌 자동차 시상식인 '월드 카 어워즈'의 '세계 올해의 차'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번 리콜 사태로 현대차가 그동안 쌓아온 상품성과 브랜드 신뢰도에 일정 부분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SUV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표 모델의 안전 문제가 불거진 점은 회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안전 문제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민감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신속한 리콜 조치와 기능 개선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설 경우 브랜드 신뢰도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드웨어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충분히 개선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부분을 다소 안일하게 대응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생산 중단까지 검토하며 비교적 빠르게 대응에 나선 점은 의미가 있다"며 “자동차는 2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고 수십 종의 차종이 운영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숨기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시장의 불안이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할 예정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모든 사안을 철저히 점검하고 고객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주야 차등’ 전기료 개편…철강·석화, ‘경제성 셈법찾기’ 골몰

24시간 생산설비를 돌리는 철강 및 석유화학 산업이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놓고 '셈법 계산'에 들어갔다. 공정 스케줄을 야간 전기료 부담이 덜하다는 특성에 맞춰왔는데 이번 전기료 개편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석화 두 업종이 지난해 국내외 공급 과잉에 따른 시황 부진과 미국발 관세 전쟁 등 통상여건 악화의 영향 등 겹악재를 겪고 있는 탓에 올해 원가 효율화 전략과 철저한 수익성 계산이 더 절실한 입장에 놓여 있다. 16일 철강·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과 석유화학사들은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개편안의 내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낮 시간대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 밤 시간대는 키우는 내용의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공개했다. 최고요금 적용 시간대를 오전 11시~오후 12시, 오후 1~6시 사이에서 오후 3~9시로 늦추고, 오전 9시~오후 3시는 중간 요금을 매긴다. 아울러 계약전력 300kW 이상의 산업용(을) 전기료의 최고 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3.2~16.9원(평균 15.4원) 내리고, 최저 요금을 5.1원 인상할 예정이다. 산업용(을) 전기요금 개편은 오는 4월 16일부터 적용하되 적용유예를 신청하면 최대 6개월까지 미룰 수 있다. 최고 요금 인하 폭이 예상보다 커 산업용(을)으로 가입한 기업들 중 97%가 요금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공정을 24시간 돌려야 하는 철강사들과 석유화학사들은 공정 가동 스케줄 조정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49년 만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 추진으로 오른 야간 전기요금이 전체 생산원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철강업계의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1원 오르면 제조원가 부담이 연간 약 200억원 더해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강사들은 쇳물을 붓는 제선 단계부터 제강, 압연까지 온도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지 않으면 재가동에 몇 달의 시간을 써야 하기 때문에 전기료를 감수하고 공장을 하루 종일 가동한다. 석화업계도 나프타 같은 원료를 크래킹하는 설비(NCC)가 일정 온도와 압력을 유지하지 않고 상온·상압에 놓이면 한두 달에 걸쳐 전기를 투입해야 원상태로 되돌려놓을 수 있다. 이런 공정 특성 때문에 철강사들이 부담하는 전기료는 전체 원가의 10~15%가량을, 석화사들은 5~10%을 차지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공정 예열이나 제품 운반 같은 작업을 야간에 하고 전기 사용이 적은 정비 작업을 주간에 하면 전기요금을 줄이는데 그나마 도움이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철소의 전기 수요는 하루 종일 일정 수준 이상 발생하지만 심야 전기 활용하도록 유도했던 기존 요금 체계에 맞춰 기능을 조절하고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왔다"며 “전기료 개편으로 다가오는 부담이 작지 않아 (수익성 영향에 대해) 세밀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원가 절감에 나선 점도 철강사들과 석화사들에게 부담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싸게 만드는 경쟁력으로 범용 철강재와 석화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국내와 글로벌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했다. 이에 국내 철강·석화사들이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도 부진한 성적을 냈다. 석화산업은 범용 제품 생산 감축을 비롯해 정부 주도의 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동시에 수직 계열화 등으로 제조원가 효율을 강화하는 데 나섰다. 철강산업은 주요 철강사들이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작업에 나섰고, 올해 초에는 철근을 시작으로 범용재 생산량을 줄인다는 철강산업 고도화 대책이 나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 절감 기조를 강조할 정도로 산업 내 위기감이 크기 때문에 낮-밤 전기료 개편에 따른 영향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전기를 더 소비하는 공정을 야간에 집중하고, 전기가 덜 필요한 작업이나 정비 시간을 주간에 두는 식의 체계를 다르게 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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