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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AI 기반 가정용 환기시스템 선봬

LG전자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실내 오염원을 감지하고 맞춤형 환기를 제공하는 가정용 환기시스템 'LG 프리미엄 환기 플러스(PLUS)'를 출시한다고 18일 밝혔다. 환기시스템은 외부 공기를 정화해 실내로 들이고 실내의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배출하는 장치다. 신제품에는 공기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AI 공기질 센서'가 적용됐다. 이 센서는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AI가 학습한 다양한 오염원 데이터를 활용해 실내 공기질을 파악한다. 오염이 감지되면 환기시스템은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풍량을 높여 공기질을 빠르게 개선한다. 고객은 실내외 공기 상태에 따라 다양한 환기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바깥 공기가 쾌적할 경우 외기를 활용하는 '자연바람 환기' 모드를, 실내 미세먼지만 제거하면 되는 경우 내부 공기만 정화하는 '실내 순환' 모드를 설정해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다. 제품 필터에는 UV 나노 살균 기술이 들어갔다. 이를 통해 황색포도상구균, 폐렴막대균 등 세균과 바이러스 증식을 99.99% 억제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배정현 LG전자 ES사업본부 SAC사업부장(전무)은 “사계절 내내 쾌적한 공기를 누릴 수 있는 스마트 환기 솔루션으로 고객의 건강과 삶의 질을 한층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앤컴퍼니, 어린이 보호구역서 ‘안전한 통학로’ 만든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17일 대전시청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대전시, 대전경찰청, 한국생활안전엽합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역 어린이보호구역 환경개선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스쿨존 내 '옐로우카펫' 가벽 설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옐로우카펫은 어린이들이 횡단보도 진입 전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바닥 또는 벽면을 노란색으로 표시한 교통안전 시설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원이 지역 어린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안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그룹, 中 광저우시에 수소버스 공급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버스를 공급한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수소연료전지시스템법인 'HTWO 광저우'가 중국 상용차업체 카이워그룹과 공동 개발한 8.5m 수소연료전지버스가 지난 11일(현지시각) 광저우국영버스그룹 입찰에서 최종 낙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광저우국영버스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버스 총 5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중 절반에 해당되는 25대를 입찰 1위 선정 업체인 HTWO 광저우·카이워그룹이 연내 공급하고 실제 운행에 투입한다. 8.5m 수소버스에는 HTWO 광저우의 90킬로와트(kW)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됐다. 앞서 4.5t 물류트럭, 냉장차, 청소차 등 다양한 차량에 적용돼 주행 성능이 검증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다. 발전 효율이 64%로 기존 내연기관을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5분 간의 수소 충전으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복합 주행거리는 현지 기준 최대 576km다. HTWO 광저우 관계자는 “광저우 수소버스 프로젝트 1위 낙찰은 HTWO 광저우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중국 시장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중국 내 수소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더 많은 현지 파트너와 손잡아 수소산업 생태계를 공동 구축하며 중국의 녹색 발전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D현대사이트솔루션, 중남미에 전동지게차 230대 수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베네수엘라 최대 식품기업 폴라그룹에 전동지게차 230대를 수출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17일 폴라그룹에 내년 1월까지 2톤급 전동지게차 178대, 3톤 및 4.5톤급 전동지게차 52대를 현지에 공급하는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100억원 이상으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중남미 지역에서 체결한 전동지게차 공급 계약 중 최대 규모다. 회사는 폴라그룹의 디젤 지게차 교체시점을 조기에 파악해 작업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제안하고, 현지 서비스 역량을 앞세워 이번 계약을 따냈다고 전했다. 공급할 전동지게차는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기존 납산 배터리 제품보다 수명이 2.5배 길고 충전 속도는 3배 빠르고, 운행 상태, 정비 이력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장비관리 시스템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올해 중남미 산업차량 수주 규모를 약 1200대로 늘리며, 지난 2020년(570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실적을 과시했다. 연합뉴스

황호원號 KIAST, 美 오클라호마 ‘하늘길’ 개척…K-드론 1500만 달러 수출 성과

항공안전기술원(KIAST, 원장 황호원)이 국내 드론 기업들을 이끌고 미국 항공 유지·보수·분해 후 조립(MRO) 산업의 심장부인 오클라호마주 공략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 1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거두며 K-드론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안전기술원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강경성)와 공동 주관으로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미국 오클라호마-한국 드론 로드쇼'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오클라호마 주 정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글로벌 드론 공급망 재편 속 K-드론의 미주 시장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번 로드쇼에는 황 원장 체제의 항공안전기술원의 지원 아래 국토부 실증 사업 등을 통해 검증된 국내 8개 우수 드론 기업이 참가했다. 파블로항공·시스테크·나르마·볼로랜드·비이아이·쿼터니언·KRM·해양드론기술 등은 △자율 비행 관제 △드론 스테이션 △3D 모델링 △핵심 부품·소재 등 K-드론의 첨단 기술력을 과시했다. 성과는 즉각 나타났다. 전시 부스 운영·컨퍼런스 발표·수출 상담회 등을 통해 현장에서만 총 56건, 약 1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달성했다. 오클라호마주 항공·인프라 분야 22개 주요 기업·기관 바이어들은 K-드론의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오클라호마주는 첨단 항공 모빌리티(AAM) 산업을 주력 신성장 산업으로 지정하고 인프라를 구축 중인 전략적 요충지다. 항공안전기술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드론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교류와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K-드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술 자립화를 위해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화학 배터리 양극재 수출 호조…‘석화 구조조정’ 구원투수될까

LG화학이 북미 시장에서 양극재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고부가가치 중심 사업구조 재편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LG화학 입장에선 실적 개선과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인 만큼 양극재 중심의 첨단소재사업 성공은 매우 절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기자동차(EV)의 일시적 수요 부진(캐즘)을 버티고, 탈(脫)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에 더욱 집중하면서 양극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구축하는데 힘쏟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3분기 중 도요타 북미 공장에 EV용 양극재 164억원어치를 첫 공급했다. 도요타 북미법인과 2023년 10월부터 오는 2030년 말까지 총 22억달러(2조90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한 계약의 일부이다. 당시 전체 계약물량만 8만~9만톤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LG화학은 오는 2035년 말까지 187억달러(25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글로벌 완성차업체 지엠(GM)에 내년부터 EV용 양극재 공급도 본격화한다. 공급량은 최소한 50만톤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새 일감도 확보했다. 지난 12일 미국 기업에 EV용 양극재를 오는 2029년 7월까지 공급하는 약 26억달러(3조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판매물량은 10만~11만톤으로, 공급 대상은 전기차 생산기업으로 추정된다. 활발한 해외실적 기록을 보이고 있는 양극재 사업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석화산업 부진 속에서 사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꼽은 3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다. 전동화(electrification)의 핵심 수단인 배터리 수요가 많아질수록 양질의 양극재 수요도 늘어나는 산업 특성을 감안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사업 시너지를 낼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양극재 전체 판매 중 외부 고객 비중을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생산설비 투자(캐펙스)도 늘었다. 첨단소재 부문 캐펙스는 지난해보다 37.2% 늘어난 1조3170억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3분기 말까지 집행된 캐펙스는 1조540억원으로, 석유화학부문의 551억원을 앞섰다. LG화학은 내년을 양극재사업 성장의 '모멘텀(전기)'로 설정하고 북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준비를 해 왔다. 경북 구미에 중국 화유코발트와 세운 합작법인(JV) 공장은 화유코발트 지분을 49%에서 24%로 줄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에 대응했다. 동시에 남은 지분(25%)을 도요타통상에 넘겨 도요타와 전기차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실용적 전략을 취했다.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공장은 LG화학이 북미 완성차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올해 말까지 설비 투자가 마무리된 뒤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LG화학은 지난달 LG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LG화학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첫 양극재 상업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며 “이는 미국 내 차세대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동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캐즘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LG화학 사업구조 전환의 관건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전기차 캐즘이 더 길어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IRA에 근거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끊으면서 도요타를 비롯해 북미 현지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조절과 보수적 재고 운영에 나서고 있다. 캐즘이 길어질수록 양극재 출하가 확 늘어날 시기도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여파로 올해 3분기 기준 첨단소재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약 8380억원과 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95% 감소했다. 전지소재 부문 매출이 1760억원가량으로 82% 줄어들었다. 중국이 전기차 내수 확대 기조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치고 나오는 점도 변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삼원계 기준 글로벌 완성차에 쓰인 양극재 총량 중 중국 론베이(Ronbay) 사가 10만t으로 가장 많은 14%를 차지했고, LG화학이 6t(9%)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계기로 나타나는 탈중국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가 LG화학에 반사이익으로 다가오지만, 중국 양극재 산업이 세계 전기차 시장 입지를 더 넓히기 전에 우수한 기술 경쟁력과 어느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놔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서정운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부문담당은 지난 10월 31일 실적 설명회에서 “미·중 정세 불확실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상존하기에 고객사들의 '탈중국 가치사슬(밸류 체인)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미 확보한 전구체 생산 능력을 이용하는 등 탈중국 전구체 공급망관리(SCM)를 보강하고, 국내 전구체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합법적 분식회계’ 영구채 덫에 항공업계 ‘허우적’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23년 5월 5일 3년 4개월 가량 이어졌던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했고, 이후 여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항공업계가 외형적으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2년 반 가량 지난 현재 항공업계의 회복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생존을 위해 발행했던 '영구채(신종 자본 증권)'가 부메랑이 돼 돌아와 항공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통상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덕분에 항공사들은 급한 불을 끄면서 부채 비율을 낮추는 '합법적 분식 회계'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2~3년 뒤부터 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스텝 업(Step-up)' 조항이 달려있어 사실상 고금리 시한부 사채와 다름없다. 이제 '이자 폭탄'의 도화선에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살인적인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영구채를 추가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졌고, 국내 항공업계 맏형인 대한항공마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일환으로 수천억 원대의 영구채를 떠안으며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까지 현행 관리 체계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항공사 재무 모니터링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는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LCC들의 재무 상황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티웨이항공의 자본 총계는 391억 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 총계는 1조7433억 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부채 비율은 4457.26%라고 공시했다. 올해 3분기까지 2093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한다. 이처럼 극도로 취약한 자본 기반은 작은 외부 충격에도 회사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타개하고자 티웨이항공은 '영구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8월 21일 하루에만 400억 원 규모의 제3회 사모 영구 전환 사채와 500억원 상당의 제4회 사모 영구 신주 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해 총 9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하지만 이는 '폭탄 돌리기'에 가까웠다. 두 채권 모두 최초 표면금리는 5.5%로 낮지 않고, 발행 2년 후인 2027년 8월부터는 최초 이자율에 연 3.0%의 가산 금리가 붙고, 이후 6개월마다 0.5%씩 추가 가산되는 파격적인 스텝업 조항을 달고 있다. 2년 내에 900억원을 상환하거나 더 나은 조건으로 차환하지 못하면 감당하기 힘든 이자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시한부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2025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95%로 수치상으로는 티웨이항공보다 다소 양호해 보이지만 제주항공 역시 3분기까지 1295억 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손실을 내 현금 흐름 압박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제주항공에 하나증권이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하나증권은 지난 7월 29일 1000억 원 규모의 사모 신종 자본 증권 발행에 주관 회사로 참여해 자금 수혈을 도왔다. 당장 먹기에 곶감이 달지만 시장은 이 '백기사'의 등판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세부 조건을 보면 실상은 '구조'라기보다 '고금리 대출'에 가깝기 때문이다. 해당 영구채의 표면 금리는 티웨이항공보다 1%p나 높은 연 6.5%에 달한다. 또한 발행 2년 후인 2027년 7월 29일부터는 매년 2.0%의 가산 금리가 붙는 스텝업 조항도 어김없이 포함됐다. 2년 뒤 상환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는 동일하다. 이 영구채가 항공사의 재무 상태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는 제주항공의 공시 자료가 스스로 증명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14일 공시한 3분기 보고서를 통해 “본 사채(영구채)를 부채로 분류할 경우 2025년 3분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 비율은 694.7%에서 1131.0%로 상승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합법적 분식회계'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대목이다. 이러한 영구채의 덫은 LCC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말 연결 부채 비율 333%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회사가 안고 가야 할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잠재 부실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규모의 영구채를 떠안았다. 대표적인 것이 2023년 11월 13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고 대한항공이 인수한 3000억 원 규모의 제104회 영구 전환 사채(CB)다. 원활한 인수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 작업 수행·자회사 재무 건전성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 영구채의 스텝업 조항 발동일은 지난 13일로, 당장 며칠 앞으로 다가온 상태였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11월 5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하는 3000억 원 규모의 제107회 영구 전환 사채를 인수하고, 이 자금으로 기존 제104회 영구채 전액을 상환받는 안건을 의결해 '이자 폭탄'이 터지기 직전 다급하게 움직여 돌려막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시간 벌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부터 기존 4.7%의 금리에 연 3.0% 이상의 가산 금리가 붙을 예정이었던 시한 폭탄의 뇌관을 새로운 영구채를 발행해 급히 제거한 셈이어서다. 새로 발행된 107회 영구채 역시 동일한 구조의 스텝 업 조항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6월 26일 발행한 1750억 원 규모의 제105회 무보증 영구 전환 사채를 끌어안았다.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은 아시아나항공도 관계사와 자회사의 재무 청소에 나섰다. 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큰 그림 아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LCC' 출범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13일, 관계사인 에어부산이 발행한 1000억 원 규모의 제6회 신규 영구 전환 사채를 전액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1.8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1000억 원의 용처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기존에 발행했던 고금리 영구채 상환이다. 에어부산은 이 자금 중 500억 원을 즉시 투입해 연 12%에 달하는 고금리 부담을 안고 있던 기존 제2회 영구 전환 사채를 상환했다. 나머지 500억 원은 에어부산의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한 운영 자금으로 사용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한 이 신규 1000억 원 영구채의 이자율은 5.53%다. 12%짜리 '초고금리 빚'을 '고금리 빚'으로 차환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에어부산의 실질적인 '전주(錢主)' 역할을 하며 모회사의 재무 부담이 자회사로, 다시 모회사로 순환되는 구조가 갖춰졌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은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의 1800억 원 규모 유상 증자에도 참여했다. 이는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에어서울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재무 구조 개선 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였다. 결국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부실을 정리하는 연쇄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한진그룹 전체가 복잡한 영구채 사슬로 묶인 가운데, LCC 통합이 완료되면 이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돼 결국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가 함께 안고 가야 할 '공동의 짐'이 될 전망이다. 항공사들의 재무 건전성 약화가 자칫 정비 투자 소홀 등 안전 문제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보다 못한 주무 부처 국토부가 직접 칼을 빼 들었다. 국토부는 올해 9월 '항공사 재무 건전성 모니터링 고도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국토부는 제안 요청서를 통해 현행 관리 체계의 명백한 한계를 인정했다. 현행 항공사업법상 재무 구조 개선 명령은 완전 자본 잠식 또는 50% 이상 부분 잠식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만 발동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 관리 체계는 급격한 재무 상황 악화 상태에서 조치가 가능해 조속한 재무 건전성 회복이 어렵고, 이로 인해 안전·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토부는 재무 위기 상황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모니터링 체계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의 핵심 과제는 현행 자본 잠식률 중심의 사후적 판단 기준에 더해 부채 비율 등 다양한 재무 지표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자본 잠식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재무적 위험 지표 마련이다. 이처럼 항공업계는 여객 수요 회복이라는 순풍에도 불구하고 영구채라는 암초에 부딪힌 형국이다. 고금리 이자 부담을 감수하며 회계상 자본을 쌓아 올리는 항공사들과 뒤늦게야 이 재무적 착시를 걷어내기 위해 칼을 빼 든 규제 당국의 움직임이 K-항공업계의 미래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일렉트릭, 美 AI데이터센터 ‘1천억원대’ 수주행진

LS일렉트릭이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약 7600만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변압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달 10일 같은 북미지역 AI 빅테크기업과 9190만달러(약 1329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다시 1000억원대 수주를 따내는 쾌거를 거뒀다. 이번 추가 계약은 LS일렉트릭이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에 배전 변압기 기반의 전력 공급 솔루션 일체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LS일렉트릭은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과 미국 정부의 예기치 못한 관세 인상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프로젝트 수행 역량과 품질 신뢰도가 높게 평가받은 결과로 이번 수주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사업을 발주한 고객에 기술과 서비스 역량,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력에 기반한 가격·품질 경쟁력으로 2022년 이후 대규모로 차단기를 공급해 왔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배전 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AI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이른 추위에…난방가전, 작년보다 매출증가 속도 빠르다

예년보다 쌀쌀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전 기업들의 난방 관련 제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전자의 대표 난방 제품인 '팬히터'의 최근 한달 출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실내외 겸용으로 집은 물론 캠핑장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신일전자는 다른 제품인 '신일 에코 팬 큐브 히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론칭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욕실용 온풍기, 가습기 등 역시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30% 가량 성장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난방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난방가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량 뛰었다고 발표했다. 쿠쿠 '카본매트', 국일 '극세사 전기요', 파세코 '캐비닛히터' 등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가전 업체들은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등 환절기 및 겨울철 시장 특수를 누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신일전자는 높은 난방 효율로 전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30일까지 전국 310여개 매장에서 난방가전 행사 상품을 인터넷 최저가 수준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난방가전 시장은 공간 크기와 사용 목적에 맞춘 효율적인 난방 제품과 에너지 절감형 가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외출 시 보조 난방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日 ‘대만 개입’ 대립에 국내 산업계 ‘표정 관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위기에 일본 개입' 발언을 놓고 일본과 중국 간 정치 대립이 격화하자 국내 산업계가 사태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10년 양국 영토 분쟁 당시처럼 우리 대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국내 관광객 증가 등으로 내수 경기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1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명령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5일(현지시각)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알린다"며 “이미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경우에는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게 양국 관계 경색의 화근이다. 해당 발언 이후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자신의 SNS에 “멋대로 들어온 그 더러운 목은 주저 없이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남기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여행 금지령'을 내린만큼 향후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중국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등은 무료로 일본행 항공편 취소나 변경 수속을 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2010년 겪었던 영토 분쟁 수준의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충돌을 계기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일본 경제는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중국 내에서 반일감정이 불타오르면서 우리 기업들도 일부 수혜를 봤다. 중국 현지에서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친 대신 현대자동차·기아는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한 것이다. 당시 월간 판매만 놓고 보면 토요타·혼다 출고량이 반토막나며 7만여대 줄어들 동안 현대차 판매는 8만대 늘어나는 현상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정치적 대립으로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한국 제품의 중국 현지 점유율이 너무 낮은데다 주요 경쟁상대 역시 과거 일본에서 현재 중국 브랜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2010년 당시에도 일본과 중국 간 경제 교류가 위축되며 우리나라가 잠깐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이 중국 대신 한국과 분쟁·경쟁 구도를 만들려 독도·7광구 문제 등을 부가하는 등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내수 분위기는 일단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 우리나라로 들어올 여지는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여행·항공업계는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카지노 등 업종도 중국인 유입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광패턴이 달라진 탓에 면세점 등 업종은 과거처럼 수익성을 올리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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