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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누적 영업익 4조 넘기고도 못 웃는 LG전자…“패널값 상승 압력 더 커진다”

메모리·패널 등 부품값과 해상 운임이 함께 오르는 가운데 LG전자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기며 선방했다. 다만 4분기부터 원가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냉각·로봇 등 신사업이 수익성 방어에 얼마나 힘을 보탤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241억원, 영업이익 78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3.5% 늘어난 수치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1조3778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4조347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년 새 55.9% 뛰었다. 생활가전과 전장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가운데 TV 사업이 살아나며 실적을 받쳤다. 생활가전(HS)본부가 매출 7조444억원, 영업이익 2592억원으로 가장 많이 벌었고 TV(MS)본부가 매출 5조215억원, 영업이익 146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TV는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전년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전장(VS)본부는 매출 2조8261억원, 영업이익 1903억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공조(ES)본부는 매출 2조1736억원, 영업이익 872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가운데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 건 AIDC 냉각솔루션이다. 3분기 누적 수주액이 3조원을 넘기면서 상반기 6000억원 수준에서 석 달 만에 다섯 배로 불었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수년간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 공급 계약이라는 측면에서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로부터 냉각수 분배장치(CDU) 600킬로와트(㎾)·1메가와트(㎿)·2.6㎿ 제품 승인도 받았다. 3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LG전자가 마주한 4분기 여건은 녹록지 못하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원가 관련 질문이 잇따르자 LG전자 측은 “LCD 패널 가격은 4분기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내년 1분기부터는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격 경쟁이 심한 중저가 제품군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부품값·운임 뛰고 환율 흔들리는데, 4분기 괜찮나 LG전자는 원가 부담이 4분기 실적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패널 등 주요 부품값이 오르는 데다 고유가·고금리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4분기 TV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줄고, 가전 수요 회복도 더딜 것이란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물류비 부담도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LG전자 측은 “중동 전쟁 심화와 선복 수급 불균형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어 물류비 안정화 시점이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11월 이후 성수기 수요가 꺾이면 운임 상승 압력도 누그러질 것으로 봤다. 환율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한때 달러당 15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해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LG전자 측은 “중국·베트남 등 생산지 원가에는 개선 요인이 되는 등 상당 부분 자연 헤지(위험 회피)가 되는 구조"라면서도 “전사 관점에서 보면 헤지 효과는 기존보다 다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 가전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해외 공략을 강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LG전자 측은 “상반기 해외 점유율은 중국 업체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됐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1조5791억원)보다 50.5%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크다고는 하지만, 단순 계산으로도 상반기 분기 평균(약 1조6264억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3분기 말 현금 역시 8조259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8102억원 줄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로 9869억원이 빠져나간 데다 환율 변동으로 9722억원이 깎인 결과다. 신사업에 돈을 더 써야 하는 LG전자로서는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이날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과 매출 비중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통합 냉각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면 기존 에어컨 사업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구체적인 중장기 매출 목표와 제품별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전자는 4분기 B2B·구독·온라인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어가는 한편 공급망을 다변화해 대외 변수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AIDC 사업에서는 내년 중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미국 버지니아주에 연면적 3만2000㎡(약 9700평) 규모의 생산거점을 세우고, 평택·창원에도 신규 라인을 까는 등 약 2200억원을 투입한다. 로봇 사업에서는 부분 가동에 들어간 서울 우면동 'LG 데이터 팩토리'를 4분기 중 본격 가동해 내년까지 누적 50만 시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학계·공공·제조 시장에 먼저 집중한 뒤 휴머노이드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2030년께 가정용으로 사업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올해 사들인 자사주 73만주는 4분기 안에 전량 소각하고, 내년에는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엔비디아도 투자하는 ‘네이버 AI 팩토리’…GPU 임대와 뭐가 다르길래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에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운영 서비스를 함께 판매한다. 브룩필드가 자금을 대고 엔비디아가 반도체와 기술을 제공하면 네이버가 GPU 자원 배분과 인프라 운영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여기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더해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와 최대 9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도 1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의 AI 팩토리를 가동하고,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브룩필드가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보하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컴퓨팅 자원을 공급받아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구조다. 네이버는 GPU 임대 서비스인 GPUaaS(서비스형 GPU)에 운영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수익을 낼 방침이다. GPUaaS는 기업이 고가의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서비스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은 GPU를 이용해 대규모 학습을 진행하거나 개발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GPU를 많이 확보한다고 곧바로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GPU를 연결해 작업을 나누고, 고객별로 연산 자원을 배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복구하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팩토리는 GPU와 자본만 있다고 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GPU를 어떻게 배열하고 자원을 논리적으로 나눠 배분할지, 분산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등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러한 인프라 운영을 총괄한다는 설명이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도 GPU 사용 시간만은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은 GPU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노하우와 안정적인 대응 체계, 재난 대응까지 포함한 서비스를 구독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GPU 인프라를 활용한 자체 소프트웨어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기업이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서비스에 적용할 때 필요한 기능을 고객별 요구에 맞춰 제공한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GPU를 기반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하는 새로운 상품들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품명과 기능,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강점은 자체 데이터센터와 AI 모델을 운영한 경험이다. 네이버는 2013년 강원 춘천에 첫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세웠고, 2023년 세종시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열었다.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면서 대규모 GPU를 연결하고 관리하는 경험도 쌓았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와 AI 모델을 운영하면서 GPU 클러스터 구축과 관리,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번에는 이러한 경험을 글로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GPU 임대에 운영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사업이 네이버만의 독자적인 방식은 아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도 GPU와 AI 개발 플랫폼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기존에 GPUaaS 사업을 운영해 왔다. 네이버는 고객 수요에 따라 GPU 공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계약상 최대 물량을 한꺼번에 들여오는 대신 고객을 확보한 만큼 단계적으로 공급받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AI 팩토리 규모를 1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대규모 인프라 확보에 따른 재무 부담도 변수다. 네이버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인프라 사용료 지급 의무를 최대 8년간 보증하기로 했다. 공시된 지급보증 규모는 최대 18조7400억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고객 수요와 매출에 맞춰 GPU를 공급받고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지급보증 금액은 명목상 금액으로, 전액 지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사용료 부담과 지급보증에 따른 위험은 향후 고객 확보 규모와 계약 이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최상위 유저 초청행사 연다

위메이드의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NORPG) '나이트 크로우'(개발사 매드엔진)가 오는 12월 최상위 이용자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크루세이드 : 영웅들의 만찬'은 '나이트 크로우'가 여는 첫 번째 이용자 초청 행사다. '크루세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최상위 이용자들의 경쟁 콘텐츠로, 지난 2024년 4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아홉 번째 시즌을 맞았다. 행사 참가를 희망하는 연합의 연합장은 다음 달 1일까지 '나이트 크로우' 고객센터 1대1 문의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위메이드는 신청 연합 가운데 다음 달 14일 열리는 시즌 9 세 번째 교황령 전투 참가 연합 2개를 행사에 초대한다. 초대 인원은 연합별 최대 50명씩 총 100명이다. 행사는 각 연합이 희망하는 일정(12월 12~30일 사이)과 지역에서 진행한다. 현장 참석자 전원에게는 특별 제작한 기념 굿즈를 제공한다. 위메이드 측은 “'나이트 크로우'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단원님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며 “소중한 의견을 직접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HD한국조선해양, 3분기도 이익성장 지속…영업익 1조4472억원

HD현대의 조선·해양사업 계열사들이 올해 3분기에도 가파른 이익 성장세를 유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8조2862억원과 영업이익 1조447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37.3% 증가한 수치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조업일수 감소·환율 변동 등이 부감으로 작용했으나, 향상된 생산성과 고선가 기반 매출 증가, 엔진기계·해양플랜트 부문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매출 5조7536억원, 영업이익 89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2%, 61.3% 성장했다. 선가 상승, 엔진기계와 해양플랜트 부문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진 결과다. HD현대삼호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56.3% 증가한 매출 2조3704억원 영업이익 4790억원을 올렸다. 또한 HD현대마린엔진은 엔진 인도 대수가 증가한 데 더해 이중연료(DF) 엔진 매출 비중도 확대돼 외형과 내실이 동반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8%, 197% 증가한 2114억원과 603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38.8% 증가한 매출 1508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보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조선 부문이 고부가 선박의 매출 반영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3분기 호실적을 주도했다. 해당 부문은 당기 매출 6조8393억원과 영업이익 1조 1453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0.3%, 32.3% 성장했다. 엔진기계 부문도 제품 믹스 개선과 HD현대마린엔진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2012억원과 영업이익 2901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아울러 해양플랜트 부문은 프로젝트 공정률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와 계약 변경으로 인한 추가 수익 등이 반영된 결과 매출 3798억원과 영업이익 126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 전환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와 지속적인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를 통해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컨콜] AI칩당 필요한 MLCC 용량 매년 2배…삼성전기 “증설해도 부족”

AI 데이터센터발 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기가 6조8000억원 규모의 기판 증설로도 고객사 수요를 모두 채우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패키지 기판 모두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만큼, 추가 증설의 시점과 규모를 어떻게 정할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삼성전기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7633억원, 영업이익 69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165%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4296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사업부별 매출은 컴포넌트 1조8830억원, 광학솔루션 9413억원, 패키지솔루션 9390억원 순이다. 특히 패키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8% 성장했다. 서버 CPU·AI 가속기·네트워크용 등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이 늘어나면서다. MLCC가 주력인 컴포넌트도 서버·네트워크·파워 등 AI 데이터센터용을 중심으로 전 응용처 매출이 늘며 36% 성장했다.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환율이 우호적이지 않았는데도 실적이 좋았던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삼성전기는 “AI 데이터센터 부품 수요의 고성장세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수요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MLCC·FCBGA 고부가 제품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삼성전기가 마주한 현실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9월 세종·베트남 등에 6조8000억원 규모의 패키지 기판 증설 투자를 공시했다. 이날 증설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삼성전기는 “이번 대규모 증설로도 고객사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워 추가 물량 확대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과 수급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 시점과 규모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만들수록 모자란 AI 부품, 품귀 언제까지 가나 삼성전기는 AI 부품 공급 부족이 4분기에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용 GPU가 고성능화하면서 MLCC의 고용량화·초소형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GPU·ASIC 한 개에 필요한 MLCC 정전용량이 매년 2배씩 늘어나는 현상을 'AI MLCC 법칙'이라고 부른다. 수요가 몰리면서 3분기 MLCC 출하량은 늘고 전체 재고는 줄었다. 평균판매가격(ASP)도 초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제품 구성이 개선되며 전 분기보다 올랐다. 고객사들은 물량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현재까지 약 50곳의 고객사와 고용량·고압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내년 MLCC 매출의 과반이 장기공급계약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패키지 기판 역시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비를 지원받고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상태다. 삼성전기는 “고객 관점에서도 패키지 기판을 단순 부품이 아니라 반드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전략 부품으로 간주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최첨단 제품은 높은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이 요구돼 공급 가능 업체가 제한적이고, 캐파(생산능력) 증설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타이트한 수급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동 부품을 기판 안에 내장하는 임베딩 기판에 대해서는 “수동 부품과 이를 임베딩한 FCBGA 기판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유일 업체"라고 강조했다. 실적 구조도 AI 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매출 8743억원 가운데 약 97%(8476억원)가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에서 나왔다. 1년 전 3214억원이던 패키지솔루션과 광학솔루션의 매출 격차는 이번 분기 23억원까지 좁혀졌다. 광학솔루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기는 3분기부터 북미 거래선에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 공급을 시작하고 북미 거점의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등 새 수요처 발굴에 나섰다. 투자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국내외 부지·인프라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까지 감안하면 올해 투자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4분기에도 MLCC와 FCBGA의 제품 구성 강화와 판가 상승 효과에 힘입어 통상적인 수준을 훌쩍 넘어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예상했다. 필리핀에 건설 중인 신공장은 내년부터 최첨단 고부가 MLCC 양산을 시작한다. 지난 9월 공시한 기판 증설분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양산에 들어가 2028년부터 매출에 본격 기여할 예정이다. 임베딩 기판 공급량도 2027년 이후 본격 확대된다. 삼성전기는 내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S마린솔루션·SKB ‘맞손’…해저통신 유지보수 경쟁력 고도화

LS마린솔루션이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손잡고 글로벌 해저통신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S마린솔루션은 SKB와 국제 해저통신케이블 긴급복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통신사업자 협력 기반을 다변화하고, 해저통신망 유지보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을 연결하는 국제 해저통신망 'SJC2'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마련됐다. SJC2는 총연장 1만500킬로미터(km) 규모로, LS마린솔루션은 지난 2022년 해당 사업의 해저케이블 포설·매설 공사에 참여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부산 연안 저수심 구간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복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구간은 선박 통행이 활발하면서도 수심이 낮아 대형 케이블 선박의 접근은 어렵다는 특징이다. 협약에 따라 LS마린솔루션은 전문 선박과 시공 기술을 토대로 케이블 인양·접속·매설 등 해상 복구작업을 수행한다. SKB는 통신망 관제와 장애 위치 분석, 복구 자재 지원 등 역할을 맡는다. 이번 협약을 통해 LS마린솔루션의 해저통신 케이블 전문 선박 세계로호 활용도도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해당 선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요코하마존' 유지보수 사업에 연간 6개월 투입하고 있다. 협약을 계기로 남는 기간에도 선박 운용을 확대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30여년간 국제 해저통신 케이블 시공과 유지보수 역량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LS전선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가 참여하는 한일 해저통신망 'JAKO'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해저통신 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해저통신망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는 통신 서비스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아시아 대표 해저케이블 기업으로서 해저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이재용 ②] 한국 넘어 ‘세계의 삼성’으로…인맥·현장·타협의 리더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반열에서 평가할 만한 경영인이다. 그가 이끄는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동시에 반도체·스마트폰·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공급망을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투자와 경영 판단은 한 기업의 실적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수출과 고용, 협력업체 생태계는 물론 국가 경제와 기술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본지가 국내 오너 경영인 가운데 이 회장을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다. 1편에서는 취임 4년간 삼성전자의 실적과 투자 성과를 재무자료로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장 중심의 업무 방식, 조직문화 변화를 통해 국제적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짚었다. ◇ 글로벌 기업인을 연결하는 삼성의 얼굴 이 회장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세계 주요 기업 경영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를 비롯해 아마존·퀄컴 등 글로벌 기술기업 경영진과 지속해서 교류해 왔다. 2022년에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안정적인 공급과 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UV 장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급업체가 제한돼 있어 최고경영진 간 협력이 중요하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뒤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삼성전자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메타와 아마존은 AI·클라우드 고객이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의 협력 상대다. 퀄컴 역시 모바일 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삼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반도체 장비와 AI 가속기, 파운드리 수주는 실무진의 가격 협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공급망이 흔들리거나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는 최고경영진 사이의 신뢰와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중요해진다. 이 회장이 각국 정상과 기업인이 모이는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파리 올림픽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를 활용해 주요 기업 경영진과 교류하고 삼성의 사업 기회를 넓혀 왔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국제적 인맥을 삼성의 무형자산으로 평가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처럼 고객과 공급망이 세계에 분산된 사업에서는 총수의 대외 네트워크 자체가 위기 대응과 사업 협력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취임식 대신 협력사…명절마다 해외 현장으로 이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강한 메시지를 반복하기보다 사업 현장과 파트너를 직접 챙기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했을 때도 별도의 취임식이나 취임사를 두지 않았다.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는 광주의 중소 협력업체를 찾았다. 삼성만의 기술과 생산능력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한 제조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담겼다. 명절 연휴에는 해외 사업장을 찾는 현장경영을 이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멕시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건설·전자·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서는 기술 개발과 투자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고객 협력, 장기적인 사업 방향에는 직접 관여하는 형태다. 재계와 경영학계에서는 이를 '조용한 현장형 리더십'으로 평가한다. 화려한 선언보다 현장에서 기술과 고객, 공급망을 확인하고 관계를 쌓는 데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기업·정책 결정자들과 소통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협력사와 임직원 현장을 찾는 행보가 함께 나타난다. ◇ 무노조 경영 폐기…대립에서 교섭으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서도 이 회장 체제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 회장은 2020년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하고 노동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전자에서는 노조와의 임금교섭이 제도화됐고 임금과 성과급, 복리후생을 둘러싼 협상도 정례화됐다. 노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과거에서 벗어나 대화와 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는 임금 인상과 함께 주식 보상 방안까지 마련하며 임직원과 회사의 성과를 공유하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강한 노조와도 협상하고 보상 방식을 유연하게 바꾼 점을 이 회장 체제의 변화로 본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에서는 2024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 발생했고 성과급 산정과 임금 인상, 보상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일부 노조가 이 회장 자택 인근까지 찾아가 직접 해결을 요구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 선언에 비해 노사갈등을 조기에 조정하고 투명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화를 제도화한 것은 변화지만 이를 신뢰받는 노사관계로 정착시키는 일은 아직 진행 중이다. ◇ HBM 대응 지연…네트워크를 성과로 바꿔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곧바로 사업 성과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과 고객 인증에서 경쟁사보다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생산능력, 세계적인 고객망을 갖췄지만 시장 변화에 대한 초기 판단과 투자 시점이 충분히 빨랐는지는 논란이 남는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과의 관계도 최종적으로는 제품의 성능과 공급 안정성, 가격 경쟁력을 통해 평가받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HBM4와 차세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인증과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잃어버린 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해야 글로벌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연결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세계 주요 기업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대규모 장기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오너십을 갖췄다. 현장을 중시하고 대립보다 대화와 타협을 택하는 업무 방식도 이전 삼성 경영진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한국의 삼성'을 넘어 '세계의 삼성'을 대표하는 국제적 경영인의 반열에 올라설 기반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글로벌 인맥과 대규모 투자를 HBM·파운드리 등 핵심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고, 노사 간 대화를 임직원이 체감하는 조직문화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애플, AI 성능 25% 높인 맥북 프로 공개…가격은 329만원부터

애플이 인공지능(AI) 처리 성능을 최대 25% 높인 신형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차세대 반도체인 'M6' 칩을 탑재해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성능을 강화했다. 함께 선보인 일체형 데스크톱 아이맥은 전작보다 AI 처리 속도가 최대 5배 빨라졌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M6 칩을 탑재한 14인치 맥북 프로와 24인치 아이맥을 공개했다. 두 제품은 28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다음 달 6일 정식 출시된다. 국내 출고가는 맥북 프로 329만원, 아이맥 249만원부터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2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한 M6 칩이다. 맥북 프로에 탑재된 M6는 12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12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췄다. 전작인 M5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은 최대 30%, AI 작업 처리 속도는 최대 25% 향상됐다. 특히 GPU에 AI 연산을 돕는 뉴럴 가속기를 적용하고, 16코어 뉴럴 엔진 2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기에서 직접 실행하거나 이미지 생성, 사진 편집 등 AI 작업을 처리하는 속도를 높였다. 애플에 따르면 뉴럴 엔진 성능은 M5 대비 최대 1.9배 빨라졌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렸다. 신형 맥북 프로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역대 맥 가운데 가장 긴 사용 시간이다. 화면 반사를 줄이는 나노 텍스처 디스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7과 블루투스6도 지원한다. 색상은 스페이스 블랙과 실버 두 가지다. 함께 공개된 신형 아이맥에도 M6 칩이 적용됐다. 2024년 출시된 M4 탑재 모델과 비교하면 온디바이스 AI 처리 성능은 최대 5배, 그래픽 성능은 최대 2배 향상됐다. 화면 크기는 24인치로 유지했으며 파란색, 녹색, 분홍색, 노란색, 보라색, 주황색, 은색 등 7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본체 색상에 맞춘 키보드와 마우스도 제공한다. 두 제품 모두 외관보다는 내부 반도체와 연결 기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형 아이맥은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무선 연결 성능을 높였고, 맥북 프로 역시 기존 형태를 유지한 채 AI 처리 능력과 배터리 효율을 개선했다. 가격은 기존 모델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미국 기준 맥북 프로는 1999달러, 아이맥은 1499달러부터 시작한다. 국내 가격은 각각 329만원과 249만원이다. 애플은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추가 신제품 공개 행사도 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행사에서 애플 최초의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제품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과 터치 조작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개될 경우 애플이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도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차 수리비 평균 58만원인데…할인받은 운전자는 10명 중 1명 그쳐

자동차 정비·수리 비용이 1년 새 8.9% 오르는 동안 수리비 할인을 경험한 소비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비·수리 비용은 평균 58만7000원으로 집계됐고, 할인 경험률은 11.2%에 그쳤다. 브랜드별 애프터서비스(AS) 소비자 경험 평가에서는 토요타가 가장 많은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8일 공개한 제26차 자동차기획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경험한 최근 정비·수리 비용은 평균 58만7000원으로, 전년 53만9000원보다 4만8000원 늘었다. 국산차 평균은 42만1000원에서 47만1000원으로, 수입차는 115만1000원에서 125만8000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수리비 할인 경험률은 전년 25.2%에서 올해 11.2%로 14.0%포인트 낮아졌다. 고객 편의시설 안내를 받았다는 응답도 33.7%에서 26.4%로 줄었다. 정비·수리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할인이나 서비스 안내 등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브랜드별 AS 경험 평가에서는 토요타가 22개 항목 중 7개에서 1위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입고 당일 정비 완료율이 93.6%로 가장 높았고, 정비 오류 경험률은 1.6%로 가장 낮았다. 동일 문제 재발 경험률은 4.1%, 정비·수리 결과 불만 제기율은 5.5%로 각각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KG모빌리티가 예약 후 입고 대기 기간에서 3.4일로 가장 짧았다. 현대차는 부품 대기 기간이 4.8일로 1위였으며, 기아는 최근 정비·수리 비용이 평균 44만1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한국GM은 수리비 할인 경험률이 20.8%로 가장 높았다. 정비 대기 관련 지표는 개선됐다. 부품 대기 기간은 평균 12.1일에서 7.2일로 4.9일 줄었다. 당일 정비가 끝나지 않은 차량의 정비·수리 기간도 7.2일에서 5.9일로 단축됐다. 정비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응답은 69.6%에서 79.5%로 늘었고, 온라인 예약률도 37.8%에서 41.8%로 상승했다. 반면 정비 전 핵심 사항 설명 제공률은 49.0%에서 46.8%로 낮아졌다. 고객 편의시설 안내율도 하락해 정비 대기 시간이나 부품 수급 개선이 모든 서비스 경험의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선박왕’도 피하지 못한 세금의 무게

국세청이 오랜 난제였던 이른바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천문학적인 체납액을 징수하며 조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고액 체납액 회수를 넘어, 과세당국의 집요한 추적 의지와 고도화된 글로벌 공조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나아가 이는 앞으로 전개될 기업 사주 일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강력한 철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세무업계를 뒤흔든 이번 소식의 중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7,902억 원에 달하는 권혁 회장의 체납 청산 약속이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11년 역외 탈세 혐의로 권 회장에게 종합소득세 등 4,101억 원의 세금을 고지한 바 있다. 이후 오랜 조세 불복 소송 끝에 3,938억 원의 개인 납부액이 최종으로 확정되었으나, 무려 15년 가까이 징수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납부의 '현실화'다. 권 회장은 지난 7월 이미 현금 1,000억 원을 납부했는데, 이는 종전 최고 납부액(5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역대 최고 현금 납부 기록이다. 또한, 나머지 2,938억 원의 잔액에 대해서는 납부 계획서와 함께 해외 소재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국내에 본인 명의 재산이 없는 체납자로부터 해외 선박을 담보로 확보한 것은 국세청 역사상 최초의 사례다. 개인 체납액에 더해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된 시도탱커홀딩, 시도홀딩 등 관련 법인의 체납액까지 합치면 사실상 약 8,000억 원의 장기 미제 체납액이 국고로 환수되거나 소멸하는 셈이다. 국세청은 담보물의 적정성을 신중히 평가하기 위해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을 병행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으며, 선박 가치가 잔여 체납액을 충분히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유례없는 징수 이면에는 올해 1월 출범한 국세청 '고액 체납 특별 대응 TF'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국내 재산이 없는 권 회장을 상대로 국세청은 일찌감치 해외 재산으로 눈을 돌렸다. 자산 은닉 위험이 큰 해외 정보 확보를 위해 영국, 뉴질랜드, 헝가리, 벨기에 등과 실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공조망을 촘촘히 짰다. 특히 선박이 많이 등록된 라이베리아, 파나마 당국과의 국제 공조를 통해 권 회장의 선박 소유 현황을 철저히 파악하고 본격적인 압류를 추진했다. 이러한 촘촘한 그물망은 권 회장에게 강한 심리적·사업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한때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170여 척의 선박을 굴리며 “대한민국의 장보고가 되길 원했던" 권 회장에게 있어, 글로벌 과세당국의 공조로 인한 해외 사업 리스크 가중은 뼈아픈 대목이었다. TF팀은 전방위적인 압박과 함께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당당하게 사업을 해달라"는 명분으로 지속적인 설득을 병행했고, 결국 이 강온 양면 전략이 권 회장의 결단을 끌어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발성 징수 성과가 아니라, 국세청이 보여준 향후의 '시스템적 진화'와 '엄중한 조사 기조'다. 국세청은 이번 특별 대응 TF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지방청(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등)에 '세무조사·체납 추적 연계 특별조사 팀'을 최초로 신설하기로 했다. 다가오는 11월과 12월, 역외 정보 수집 및 사주 재산조사 분야의 최정예 요원들을 선발해 악의적 고액 체납 및 탈세 혐의 법인에 대해 상시적이고 강도 높은 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특히, 지난 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기업 사주 일가의 '법인 자금 사적 유용'에 대한 전면전도 선포했다. 최근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19개 법인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직원 임금은 수년째 동결하면서 36억 원대 슈퍼 카 굴리는 사주 탈루 유형으로 최근 적발된 제조업체 A 사는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도 직원 급여는 철저히 동결했다. 그러면서도 시가 3억 원이 훌쩍 넘는 슈퍼 카 6대(총 36억 원 상당)를 포함해 총 45대의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사들여 사주 일가의 개인 전용차로 굴린 사실이 드러났다. 자녀 유학 복귀 선물로 법인 슈퍼 카 제공 탈루 유형으로 해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자녀를 위해 법인 명의로 최고급 슈퍼 카를 구매해 사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수십억 원대 빌딩 취득 자금까지 증여세 없이 편법으로 넘긴 사주 일가도 철퇴를 맞았다. 회삿돈 10억 원으로 최고급 자택 인테리어 탈루 유형으로 사주 C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최고급 주택의 인테리어 비용 약 10억 원을 고스란히 회삿돈으로 결제하는 등 법인 자금을 마치 개인 쌈짓돈처럼 유용했다. 국세청은 이러한 행태에 대해 “정상적이면 사주가 급여를 받아 소득세를 내고 본인 돈으로 취득해야 할 것들을 법인 돈으로 몰래 해결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관행"으로 보고 연두색 번호판을 단 슈퍼 카를 사주 일가가 개인적으로 남용하거나, 한강 뷰가 보이는 강남권 초고가 법인 주택 및 직원 복지용 콘도를 이른바 '황제 사택'처럼 독점하는 행태가 온전히 바로 잡힐 때까지 2차, 3차 고강도 세무조사를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해외로 교묘히 재산을 빼돌리거나 차명으로 자산을 은닉해 과세 망을 빠져나가려는 꼼수는 이제 진일보한 징수 기법과 글로벌 공조망 앞에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국세청의 이번 '선박왕' 체납 징수와 사주 일가의 일탈을 향한 날 선 경고는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성실 납세자가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 정의 실현"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기업에 던지고 있다. ek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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