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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도 고환율·고원가 ‘그늘’…철강업계, 특화강재·신시장 ‘활로 찾기’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동국씨엠 등 철강 3사가 판매 증가에도 원가 구조와 수익성 개선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고환율과 원가부담 확대 영향이 철강산업에도 미쳤기 때문이다. 원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개선 제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철강사들은 신시장과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공략해 수익성 향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3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줄었다. 매출은 1% 줄어든 14조9640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만 떼어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9350억원과 2130억원으로 0.4%, 38.4% 감소했다. 제품 판매량이 1.7% 늘어난 828만5000톤을 기록했지만, LNG 등 원료 단가와 운임, 환율 상승으로 원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 해외 법인들은 매출이 9.8% 줄어든 4조5880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870억원으로 27.9% 증가했다. 2분기 중 지분 매각 절차를 마치는 중국 법인(장자강포화불수강)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도네시아·인도·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고, 매출은 3.2% 증가한 5조739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이 4조4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지만, 7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수요 개선과 수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 규모 확대가 지속됐지만, 환율과 원료탄·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물류비도 확대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동국제강은 403.9% 증가한 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8571억원으로 18.4% 늘었다. 동국씨엠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25.9% 감소한 4944억원, 112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수출 확대 전략을 편 결과 판매와 수익성 개선 성과를 냈고, 동국씨엠은 업황 악화 영향에도 판가 인상과 원가 방어 등 동원가능한 카드로 응수했다. 하지만 이같은 철강업계의 적극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도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 지속으로 국내 철강사들이 직면한 고환율과 고원가 문제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전쟁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3월 말과 4월 초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넘어섰고, 지난달 30일 기준으로는 달러당 1477원을 기록했다. 3월 초부터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유럽과 중동·아시아를 잇는 해양 물류의 핵심 통로인 홍해에서도 불안이 커지면서 물류 비용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철강사들의 돌파구로는 신시장과 특화 강재 중심 공략이 꼽힌다. 범용 철강재 시장이 여전히 과잉 공급 상태인 상황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경북 포항제철소와 전남 광양제철소를 각각 에너지 강재와 모빌리티 강재에 특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에너지후판을 비롯해 △전력용전기강판 △초고강도 자동차 강판(기가스틸) △전기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NO) △차세대 성장시장용 스테인리스스틸(STS) △신재생에너지용 3원계 고내식 합금도금강판(PosMAC) △고망간강 △전기로고급강 등 8대 핵심 전략제품 기술개발 프로젝트팀을 두 제철소에서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생산 효율화 측면에서는 포항제철소에서 노후한 파이넥스 2공장을 폐쇄하고, 광양제철소에서는 오는 6월 연산 26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제철도 포항 공장을 철근 생산 라인으로 일원화하고 인천공장 내에서 가동률이 저조한 소형 철근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등 생산 효율화를 추진해 왔다. 이에 더해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호 건축물(인클로저)용 강재, 송전철탑용 형강·후판 등의 수주·판매를 확대하고, 이들 제품과 판재와 봉형강을 포괄하는 제품 패키지로 세계 AI·전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실적 설명회에서 데이터센터와 ESS향 제품 공급에 대해 “이들 제품의 수익은 마진(이윤) 차이보다 현대제철의 강재부터 판재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여러 강재 대상 '원스톱 패키지' 영업을 강화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강화된 수출 전담 조직과 수출량 증대 전략을 토대로 올해 국내 수요 변화에 대응해 수출 판매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동국씨엠은 저수익 품목 판매을 줄이고 고급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앱스틸 등의 생산·판매를 확대로 수익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호르무즈 해협 덮친 화염…韓 HMM 벌크선 폭발에 美-이란 ‘일촉즉발’ 긴장 최고조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사 HMM이 운용하는 화물선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화염에 휩싸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이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한 직후 발생해 의도적 피격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국제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관실 덮친 거대한 폭발음…긴박했던 4시간의 사투 5일 외교·해운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0분경(한국 시간)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의 HMM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NAMU)'호에서 원인 모를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배 하단부에서 시작된 불길 탓에 초기 진압에 어려움이 컸으나, 선원들이 신속하게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며 4시간여에 걸친 사투를 벌인 끝에 자정을 넘긴 무렵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관련, HMM 관계자는 “선미 좌현 기관실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배에 물이 새어 침수되거나 가라앉을 위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전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美 '해방 프로젝트' 개시 당일 터진 폭발…조심스러운 HMM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이번 폭발이 단순 선체 결함인지, 외부 세력에 의한 의도적 타격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고 당일 오전, 미국은 두 달째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을 구출하겠다며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 개시를 선언했고, 이에 이란은 “미국의 어떠한 개입도 휴전 위반"이라며 맹렬히 반발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사태의 복잡성을 더했다. 해방 작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계산된 도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당사자인 HMM 측은 피격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해당 선박은 외부 강판에 일부 손상을 입은 채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피격 여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당사자인 선사 입장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확실한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공식적인 멘트나 추측성 발언을 자제했다. 이어 “현재 해협 안쪽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예인선을 수배 중"이라며 “두바이항까지 배를 끌고 가는 데는 한두 시간이 아닌 며칠이 소요될 예정이며, 항만에 도착한 이후에야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 묶인 160명 韓선원…정부·HMM 초비상 사태 돌입 닫힌 바닷길 속에서 불의의 사고까지 터지면서 억류된 우리 국민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두 달여간 이어진 해협 봉쇄로 인해 현재 해협 내측에 발이 묶인 한국 관련 선박은 26척에 달하며, 외국 선박 승선 인원까지 합치면 도합 160명의 한국인 선원이 고립된 상태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황종우 장관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연달아 개최하고, 폭발 사고 인근 수역인 UAE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HMM 소속 선박 5척 등 우리 선박들에게 걸프 해역 안쪽인 카타르 방향으로 긴급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HMM 역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부산에 위치한 HMM 오션 서비스의 선박 종합 상황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철통 보안 속에서 인공 위성과 폐쇄 회로(CC)TV를 통해 사고 선박의 상황과 해협 내 다른 선박들의 동선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말의 긴장 완화 기류가 흐르던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폭발 사고를 기점으로 다시 짙은 전운에 휩싸였다. 좁은 해협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치열한 셈법과 무력 충돌의 위기감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당분간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판정승” 고법,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정당’

서울고등법원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제기한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결정 불복에 대한 항고를 기각했다. 고법이 사실상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놓고 영풍-MBK 연합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영풍, 장형진 고문 3자 간 체결한 경영협력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를 제출하라는 재판부의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제기한 즉시항고를 최근 기각했다.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문건은 케이젯정밀(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 원대 주주대표소송에서 피고들의 배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대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 MBK에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으면서 영풍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의혹 규명도 이번 판결로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KZ정밀 관계자는 “서울고법 제25-2민사부가 지난 4월 28일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서울중앙지법의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즉시항고를 기각했다"며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가 KZ정밀이 장 고문을 상대로 신청한 문서제출명령을 인용한데 이어, 이번 항고심 재판부 결정으로 1심 결정의 정당성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대해 각종 의무를 부담함에 따라 영풍에 손해가 생기는지 여부 및 손해의 구체적인 정도와 범위 등은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에 기초한 면밀한 심리를 통해 판단될 문제"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 1심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사항을 요약한 것으로, 영풍과 피고 장형진이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부여한 콜옵션의 구체적인 행사조건과 행사 방법 등이 그것만으로 모두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정의했다. 이어 고법은 “계약서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적인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며 경영협력계약 문서 제출 요청이 주주로서 정당한 감시권한 행사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 같은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장형진 고문은 2024년 9월 12일 영풍, 장 고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간에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해당 계약은 영풍과 MBK 측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체결됐다. 공시 분석 결과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동의 아래 행사하며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추천한 이사가 영풍이 추천한 이사보다 1인 더 많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올라와 있다. 특히 계약에 의거하면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 측 주식에 대해 콜옵션, 우선매수권, 공동매각(드래그얼롱)요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KZ정밀 관계자는 “1심에 이어 항고심 재판부도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했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떠한 조건과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이러한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일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 여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삼성전자 노조 ‘점입가경’ 노노 갈등도 불붙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가 단체 행동에 대한 '명분'을 계속해서 잃어가고 있다.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집행부가 디바이스솔루션(DS) 입장만 대변한 탓에 노·노(勞·勞)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상생을 강조한 대통령의 경고에도 '나 몰라라'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노조위원장이 동남아시아로 장기 휴가를 떠났다는 사실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단체가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기반으로 한 동행노조는 전날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공문을 다른 조직에 보내며 공투본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동행노조 가입자는 2300여명 수준이다. 동행노조 측은 “우리가 특정 분야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을 해도 귀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은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최근 탈퇴를 신청·인증하는 글이 급증하고 있다. 당초 하루 100여건이던 탈퇴 신청이 지난달 29일에는 1000건을 넘어섰을 정도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직원들끼리 서로 험담하거나 도를 넘어선 인신공격을 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초기업노조를 떠나는 직원들도 대부분 DX 구성원들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노노갈등의 씨앗은 초기업노조 집행부가 뿌렸다고 분석한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달라는 게 노조 측 요구사항이다.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문제는 DS 구성원들이 철저히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긴다는 점이다.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DS 직원들은 올해 일인당 5억~7억원씩 성과급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DX 내 일부 사업부 직원들은 수백만원만 받게 된다. 초기업노조는 DS 분야에서 나온 이익은 자사주 한 주(약 20만원)도 다른 사업부와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논란도 계속된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등 도를 넘어선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최근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파업을 눈앞에 두고 일주일간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에 조합원들이 술렁였다. 친노동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도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하며 노동자와 노조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 노동자들 상호 간에도 연대 의식을 발휘해주면 좋겠다"며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일침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고 재계는 해석한다. 그는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LG유플러스를 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외부 비판에 완전히 귀를 닫았다는 지적이 가능해 보인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근 회사 상황으로 주주와 고객은 물론 많은 국민들께서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의장은 “국가 기반 산업인 반도체 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라며 “개발 및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갈등이 앞으로 더욱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저도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문제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있는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가 명분 없이 '도 넘은' 행보를 지속하는데 국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 누가 판단을 설계하는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2026년, 우리는 처음으로 '보이지 않는 동료'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한 문장으로 업무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AI. 한국은 같은 시기 세계 최초로 AI 기본법을 시행했다. 기술과 규제가 동시에 움직이는 이 순간,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이제 AI는 검색, 금융, 행정, 정책 결정 전반을 작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OS)"가 되었다. 우리는 이미 그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운영체제를 누가 설계하고, 누가 통제하는가 이다. 존 L. 오스틴은 말했다. “말하는 것은 곧 행동이다." 이제 프롬프트는 입력이 아니라 실행이다. 한 문장이 정책을 만들고, 판단을 내리고, 여론을 움직인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경고했듯,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 니체의 통찰은 더 근본적이다. 권력은 해석을 통해 만들어진다. AI가 판단하는 순간, 그 의미를 해석하는 권력이 발생한다. 문제는 그 권력이 이미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매일 그 판단에 따라 선택하고, 그 선택 속에서 다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권력은 지금도 우리의 일상을 통해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다. 어떤 뉴스가 먼저 보이는가, 누가 대출을 승인받는가, 어떤 정책이 채택되는가, 어떤 콘텐츠가 확산되고 어떤 의견이 사라지는가. AI는 매 순간 선택하고, 그 선택은 다시 사회의 방향을 만든다. 이때 질문은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이 판단 기준은 누가 설계했는가. 그 기준은 누구의 가치에 기반하는가. 잘못된 판단이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판단에 개입할 수 있는가. 이 지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질문과 마주한다. 바로, 정책의 질문이다. 지금까지의 AI 정책은 주로 기술 경쟁력 확보와 위험 규제에 집중해 왔다. 물론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AI 시대의 본질은 단순한 위험 관리가 아니라 판단 권력의 배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AI 도입 속도와 기술 수용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판단 구조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이다. 기업이 설계하고, 정부가 규제하며, 시민은 사용하는 구조. 이 구조에서는 의미를 결정하는 권력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정책은 명확해야 한다. 핵심은 하나다. '판단력의 사회적 분산' 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설명 가능한 AI'에서 '참여 가능한 AI'로의 전환이다. 지금의 정책은 알고리즘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설명은 이해를 돕지만, 권한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시민이 알고리즘의 판단에 질문하고,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필요할 경우 수정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 AI 시스템에 대한 시민 감사권, 알고리즘 결정에 대한 공식 이의 제기 절차, 정책 AI에 대한 공개 피드백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기술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다. 둘째, 'AI 리터러시'에서 '판단력 교육'으로의 전환이다.현재 교육은 AI를 잘 사용하는 법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앞으로 중요한 것은 사용 능력이 아니라 AI의 결과를 해석하고, 의심하고, 재구성하는 능력, 즉 판단력이다. 국가 교육 시스템은 AI 출력 평가 기준의 표준화, 에이전트 기반 토론 수업, AI 편향 분석과 수정 실습 등이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학생은 더 이상 사용자에 머무르지 않고 AI 판단에 개입하는 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 셋째, '데이터 경제'에서 '의미 거버넌스'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정책은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쟁력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통해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참여형 데이터 신탁(Data Trust), AI 학습 방향에 대한 집단 의사결정, 그리고 '알고리즘 배심원제'와 같은 제도적 실험이 필요하다. 이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판단 기준 자체를 사회가 공동 설계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 세 가지 전환은 하나로 수렴된다. AI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판단 과정에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다음 시대의 정책이다. 기술은 점점 완벽해질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시스템은 위험하다. 질문을 멈추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술은 답을 만든다. 그러나 문명은 질문을 만든다. AI 시대의 정책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 국가 경쟁력의 기준도 바뀐다. 더 빠른 기술이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더 공정하고 참여적인 판단 구조다.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AI를 잘 쓰는 나라를 넘어, AI의 의미를 함께 결정하는 나라. 그때 우리는 기술의 사용자가 아니라 문명의 설계자가 될 것이다. bienns@ekn.kr

[단독] “무인 잠수정 침몰·작업자 추락 막아라”…한화시스템, 수상 ‘스마트 정박 기지’ 만든다

우리 해군이 차세대 해양전의 핵심 전력인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 eXtra Large Uncrewed Undersea Vehicle)' 전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대표 방산 기업 한화시스템이 무인 함정 운용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정박과 유지·보수·정비(MRO) 안전 사고 문제를 원천 차단할 혁신적인 인프라 기술을 고안해냈다. 경쟁국들이 무기체계 '본체' 성능 개량에만 몰두할 때 험난한 바다에서 이를 24시간 거둬들이고 살려낼 '스마트 계류 시설 생태계'를 선제 장악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시스템은 최근 지식재산처로부터 '무인 잠수정 계류 시설 어셈블리(등록 번호 10-2945548)' 특허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자로 최종 공고된 이 기술은 플라스틱 부유물을 엮어 쓰던 기존 임시 선착장의 치명적 결함을 기계 역학적 아이디어로 극복해 냈다. ◇“잠수정이 밑으로 쑥"…아찔한 상황 회피케 하는 '수중 방패'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하고 있는 초대형급 무인 잠수정 시제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해군과 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무인 잠수정의 해상 정박이었다. 무인 잠수정은 둥글고 미끄러운 선체의 대부분이 물속에 잠긴 채 기동한다. 이 때문에 일반 소형 선박용 부유 구조물인 '폰툰'을 임시방편으로 이어 붙인 계류장으로 다가올 때, 파도나 조류에 조금만 휩쓸려도 잠수정이 폰툰 하부의 텅 빈 공간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현상이 잦았다. 고가의 선체와 정밀 탐지 센서가 파손될 위험이 컸던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이 문제를 '회전형 보호 부재'인 '수중 폼 롤러 범퍼'로 해결했다. 작업자가 걸어 다니는 ㄷ자 형태의 진입로 안쪽 물속을 향해 수직형 지지 프레임을 뼈대처럼 뻗어 내렸다. 그리고 위아래 축에 빙글빙글 자유롭게 돌아가는 긴 회전형 폼롤러를 장착했다. 육중한 잠수정이 주차 구역인 접안 공간으로 들어오다 선체가 부딪히더라도 물속의 폼롤러가 부드럽게 돌아가며 충격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선체 흠집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잠수정이 폰툰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을 튕겨내는 물리적인 철벽 가이드 역할을 한다. ◇스위치 하나에 펜스가 다리로…기발한 '트랜스포머' 설계 해상 정비사의 해상 추락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인 발상도 눈길을 끈다. 이전에는 정비사가 충전 케이블을 꽂으려면 출렁이는 진입로에서 둥근 잠수정 위로 곡예하듯 건너가야 했다. 하지만 특허에 적용된 구조물은 평소 ㄷ자 모양의 쇠파이프인 고정 난간봉이 튼튼한 고정 난간부 역할을 하다 잠수정이 접안을 마치면 다리로 변신한다. 정비사가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에서 고정핀을 뽑으면 수직으로 꼿꼿하게 서 있던 울타리의 일부가 눕혀져 수평 열림 전개되면 튼튼한 교량인 접이 난간부로 바뀐다. 접안된 잠수정과의 거리가 멀다면 기본 다리인 고정 발판 내부에서 확장 발판이 서랍처럼 미끄러져 나와 스스로 길이를 연장한다. 눕혀진 발판은 상단의 강철 와이어 끝에 달린 걸쇠가 팽팽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무거운 배터리 장비를 든 작업자도 흔들림 없이 선체로 진입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거센 악천후 속에서도 안전한 강제 정박이 가능하도록 계류장 앞부분에 닻줄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기계 장치인 '윈드라스(Windlass)'가 포함된 견인부를 일체형으로 통합했다. 선체 앞부분에 와이어만 걸어주면 동력을 잃은 무인 체계라도 지정된 위치까지 도킹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개발 중이어서 언제 실전 배치가 될지는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멀지 않은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아, 현대차 편입 28년 만에 내수 판매 1위

기아가 현대차그룹 편입 28년 만에 처음으로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 대수를 앞섰다. 현대차가 지난 3월 화재 사고로 주력 차종 생산에 차질을 빚은 가운데, 기아가 쏘렌토 등을 필두로 국내 판매 호조를 이룬 영향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지난 4월 기준 국내 판매(특수차량 포함) 5만5108대를 기록하며 현대차 판매대수(5만4051대)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기아가 국내시장 판매에서 현대차를 누른 것은 1998년 인수합병된 후 처음이다. 기아 4월 내수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7.9% 늘었고, 같은 기간 현대차 내수 판매는 19.9% 감소했다. 현대차의 국내 판매가 20% 가까이 감소한 것은 지난 3월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 영향이다. 해당 화재로 2.5 터보 엔진 차종이 대거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주력 차종인 팰리세이드와 G80, G70, GV80, GV70 등이 영향을 받았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기아 쏘렌토로, 총 1만2078대가 팔렸다. 쏘렌토의 판매량은 2위인 현대차 그랜저(6622대)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날 국내 완성차 5개사 판매 실적을 종합하면 이들 업체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한 66만6248대를 기록했다. 이중 내수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8.8% 줄어든 11만7377대, 같은 기간 해외 판매는 2.1% 감소한 54만8871대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격 ‘KAI 경영 참여’ 선언…“민영화하면 인수·통합도 검토 가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전격 변경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까지 5000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추가 투입해 KAI 지분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육·해·공과 우주를 아우르는 한국형 방산 '내셔널 챔피언(국가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연말까지 5000억 원 투입…“민영화 시 인수 가능성도 열려있어"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KAI 주식 10만 주(0.1%)를 추가 취득했다. 앞서 지난 3월 자회사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바 있는 한화그룹은 이번 추가 매수를 통해 합산 지분율을 5.09%로 늘렸다. 자본시장법상 지분율이 5%를 초과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공식 변경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경영 참여 계획은 검토 중"이라며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회사·주주·이해 관계자들의 사정과 이익을 충분히 감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올해 12월 31일까지 최대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주식을 장내 매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 결의 전일인 4월 30일 종가 16만9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95만8579주로, 지분율 약 3.04%에 해당하는 규모의 물량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격적인 지분 확대가 궁극적으로 KAI 인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목표 지분율과 향후 인수 계획을 묻는 본지 질의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5000억원 투자는 기존 5.09% 확보에서 더 나아가 추가로 지분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장내 매수 특성상 주가 변동성이 있어 최종 확보 주식 총량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AI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지분 확대를 검토하고 추진 중인 상황이지만 향후 정부 차원에서 KAI 민영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인수나 통합 등의 계획도 검토할 수 있다"며 “사업적으로 열려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무적 부담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올해 안에 5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기한을 정한 것으로, 해당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데 재무적으로 무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다만 주식 가격에 따라 매수 물량이 달라질 것인 만큼 최종 지분율을 현시점에서 특정해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방산 대형화 트렌드…“각자도생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KAI와의 밀착을 시도하는 핵심 배경에는 우주항공과 방산 분야를 결합한 글로벌 '내셔널 챔피언' 육성이라는 명분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중동·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분쟁 심화와 무인화·지능화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들은 앞다퉈 '육·해·공·우주 통합' 대형 방산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상 무기체계 중심이던 독일 라인메탈은 군함 건조 부문을 인수했고 프랑스 에어버스·탈레스-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유럽 3사는 스페이스X에 대응해 우주 사업을 통폐합했다. 영국 BAE시스템스와 미국 노스롭 그루먼 역시 위성 및 우주 발사체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위성·데이터 분석(AI) 등 전(全) 영역 작전이 전개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덩치를 키운 국가대표 기업이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며 “한국의 개별 방산기업들이 각자도생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다름없어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결합을 통한 내셔널 챔피언 설립이 필연적인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고 역설했다. ◇전방위적 '원팀' 시너지…KF-21 수출 정조준 및 우주항공 생태계 구축 지상 방산·항공 엔진·레이더·우주 발사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내 유일의 완제기(전투기·헬리콥터) 개발·위성 개발 기술력을 보유한 KAI가 뭉치면 유·무인 복합 체계(MUM-T)와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막대한 고정비가 투입되는 KAI의 항공기 사업에 한화의 선제적 투자 여력과 해외 영업 노하우가 더해지면 '원팀(One-Team)' 전략을 통한 수주 확대와 K-방산 수출 경쟁력 제고가 가능해진다. 양사는 이미 지분 투자 이전부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중심으로 미래 핵심 사업 전반에 걸쳐 공조 체계를 굳혀왔다. 지난 2월 초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양해 각서(MOU)'를 맺고 독자 개발 전투기 KF-21의 후속 양산 모델에 탑재될 첨단 항공 엔진 국산화와 체계 통합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첨단 항공 엔진 국산화 △무인기 공동 개발 △글로벌 상업 우주 시장 공동 진출에 합의했고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미래 항공우주 전략위원회'를 정례화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방산전시회(WDS)에서도 '항공 무장 사업 협력 MOU'를 연이어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선행 연구를 수행해 온 덕티드 고체 램제트 엔진 기반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초음속 공대지·공대함 미사일 등 핵심 무장을 KF-21·FA-50 플랫폼에 통합하는 공동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양사는 기체 플랫폼은 물론 탑재 무장과 운영 체계 전반을 '한국산 패키지'로 요구하는 해외 고객의 니즈에 맞춰 공동 마케팅을 전개, KF-21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의 결속은 지역 균형 발전에도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경남 창원에 사업장을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사천에 본사를 둔 KAI의 협력이 구체화되면 거대한 '경남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지난해 기준 두 기업의 합산 매출은 13조 원, 직접 고용 인원은 1만 명을 넘는다. 한화그룹은 과거의 배타적 관행에서 벗어나 협력사 공급망을 적극 공유함으로써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을 높이고 스타트업 육성과 해외 동반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재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해 상생하는 지역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 AI 기업’ 도약 본격화…“전 직원 역량 모으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사 역량 결집에 나섰다. 기술 파트와 미래 사업 추진 조직 간의 유기적인 소통을 강화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4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겸 피지컬 AI 부문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판교에서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올핸즈 미팅(All-hands)'을 개최하고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초 '피지컬 AI 부문'을 신설하고 구글 알파벳 산하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웨이모 출신인 김 부사장을 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이번 회의는 김 부사장이 타 무문 구성원들과 가진 첫 공식 대면 소통 자리로,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사 역량 결집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김 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복잡한 강남 도심에서 실제 여객 운송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만큼 높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며 “자율주행 차량의 판단을 담당하는 핵심요소인 '플래너(Planner)'를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더욱 고도화해 강남 지역의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또 “카카오 T 플랫폼 데이터 및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기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모빌리티 혁신을 견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플랫폼을 통해 구축해 온 인프라에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대규모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E2E(End-to-End) 자율주행 핵심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고도화된 자율주행 E2E 모델 △자율주행 차량 검증 파이프라인 △지능형 자율주행 통합 안전관리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자율주행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자체적인 모델 구축과 더불어 외부 협력도 강화한다. 다양한 자율주행 기업, 학계와의 공동개발은 물론 2020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국내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하며 '오픈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가 추진하는 이같은 변화에 전사 역량을 결집한다는 각오다. 앞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3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레터에서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이같은 변화에 특정 조직이 아닌 모든 임직원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피지컬 AI 부문은 매월 올핸즈 미팅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부문 내 기술 개발 파트와 미래 사업 추진 조직 간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유기적인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수장 교체 삼성전자 TV, 콘텐츠·서비스에 힘 준다

삼성전자가 원포인트 인사로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수장을 교체했다. 새 수장에는 콘텐츠·서비스 전문가인 이원진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이 맡게 됐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원진 사장은 '콘텐츠·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로 삼성전자 TV, 모바일 서비스 사업의 핵심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삼성전자 측은 “풍부한 사업 성공 경험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 TV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VD 사업부는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다. 해당 사업부는 최근 수요 둔화 및 원가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는 TV 사업 경쟁 구도가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판단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장은 구글코리아의 초대 지사장이자 한국인 최초로 구글 본사 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 2014년 삼성전자의 VD사업부 서비스사업팀장으로 영입됐으며, 지난 2021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올해 2분기 마이크로 RGV TV 등 강화된 라인업 기반의 스포츠 이벤트 수요 선점으로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연내 인공지능(AI) 기능 강화를 통해 서비스 사업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목표다. 특히 콘텐츠·광고·앱 같은 소프트웨어 수익을 늘리는 것을 주된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편 기존 VD사업부장이던 용석우 삼성전자 사장은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이동한다. 용 사장은 DX부문장 보좌역으로서 세트 사업 전반의 미래 기술 자문을 맡는다. 연구개발(R&D) 전문성과 사업 경험을 토대로 AI, 로봇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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