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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이어 KT도 ‘정보 유출’…통신업계 ‘보안 비상’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잇따른 '해킹 위협'에 노출되며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유심(USIM) 기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이어 KT에서도 5561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새어나갔다. LG유플러스 역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업계 전반이 '보안 비상'에 걸린 모습이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1일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정보 탈취 정황을 확인해 개인정보위에 신고했다. 회사는 자체 조사 결과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일부 이용자의 가입자식별정보(IMSI)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MSI는 가입자마다 부여된 고유의 번호로 유심에 저장되는 개인정보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이용자 중 IMSI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가 5561명으로 파악됐다. 김영섭 KT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고객, 유관기관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고 피해 고객에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고객 전원에게 무료 유심 교체와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유심 해킹이 드러난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고가 불거지면서 고객 불안은 한층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에서는 지난 4월 2324만40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 유심 인증키 등 25종의 정보가 유출됐다. LG유플러스 역시 개인정보위가 이용자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통신 3사 누구도 해킹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잇단 사고 이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비정상 인증 차단시스템(FDS) 기능을 고도화하고, 유심보호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지난달에는 통합보안센터(CISO) 조직을 정식 출범하며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했다. LG유플러스는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한 보안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기지국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장기적인 투자 계획도 밝힌 상태다. 통신 3사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정보보호 관련 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자 별도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년간 각각 7000억원, KT는 1조원을 투입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관련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밝히는 등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도 움직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 고객 대상 사고와 관련해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하고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불법 기지국의 망 접속 경위와 무단 결제 과정, 개인정보 탈취 여부를 규명하는 동시에 통신 3사의 망 관리 실태를 전면 점검해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해킹 같은 사이버 범죄 위험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강은수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해킹은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정보보호 투자 확대와 정보보호 인증제도의 실효성 강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범위 확대 및 '정보통신기반 보호법 시행령' 개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상생’ 택한 포스코 노사···올해 입단협 마무리

포스코 노사가 '대립' 대신 '상생'을 택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이 무분규로 최종 통과됐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13일 진행한 입단협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 71.76%가 나왔다고 밝혔다. 포스코 대표교섭노조인 포스코노조는 지난 5일 회사 측과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기본임금 11만원 인상, 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원,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원, 지역사랑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생산성 인센티브(PI) 제도를 신설하고 입사 시기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 임금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작업장 안전 강화를 위한 작업중지권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에도 뜻을 모았다.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10여차례 교섭을 진행해 얻어낸 결과다. 업계에서는 노사가 예년보다 많은 안건을 다뤘음에도 신속히 합의점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파업이 일어난 적이 없는 무분규 사업장이다. 작년과 2023년 임단협이 결렬돼 노조가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 파업 문턱까지 갔지만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추가 교섭을 통해 파업은 피했다. 포스코 노사는 오는 17일 임단협 조인식을 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철강산업 ‘국가 대항전’…K-스틸법 까다로운 조정 과제 풀 때”

내수 부진, 저가 물량 과잉 공급, 미국발 관세장벽 강화로 시황 부진을 겪는 철강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철강포럼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K-스틸법 발의, 그 의미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K-스틸법은 지난달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을 대표로 여야 의원 100여명이 발의했다. 어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달 중 후속 법안까지 포함한 패키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여러 여야 의원이 K-스틸법에 뜻을 모을 정도로 한국 철강산업이 위기에 처한 만큼 경쟁력 회복을 위한 산업구조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는 전기료 인상과 건설산업 역성장, 감산 등으로 철강사들의 평균 가동률이 한계선으로 여겨지는 80%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래형 제조업과 생활 패턴에 맞는 유망시장에 대응하는 소재를 공급할 역량을 학보하고, 생산 구조 최적화와 질적 성장이라는 접근 방향이 한국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제조 국가들처럼 자국 철강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정 위원은 “전세계의 보호무역 기조 아래에서 공급망 불안정이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철강산업 원가 절감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제도, 인프라를 국가가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스틸법이 철강산업의 구조적 경쟁력을 다져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산업 현장에 안착하기 위한 과제를 논의할 때라는 의견도 나왔다. 철강 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해 법안을 정교하게 다듬고, 법안의 최종 목표 지점과도 같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산업 구조 전환 과정을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삼 포스코경영연구원 철강연구센터장은 “철강산업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의 까다로운 조정과 합의가 K-스틸법의 과제"라며 “저탄소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 공급, 규제 등 법안 속 개별 조항마다 많은 논의가 필요한 만큼 철강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입법부와 업계,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철강업계 탄소중립의 궁극적 목표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K-스틸법이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로드맵 뿐만 아니라 전환 기간에 저탄소 산업 육성과 경쟁력·수익 유지 두 축에서 '전환관리'를 해나갈 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K-스틸법으로 수소환원제철을 필두로 특수강, 제조AI 등 다양한 미래 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이광석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금속재료PD는 “철강 산업은 자본집약적이라는 특성 때문에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초기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지만 당장 효과가 안날 수도 있어 기업들이 직접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저탄소 철강 기술 실증 연구개발(R&D)에 대한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기존 고로 방식보다 복잡하고 에너지 관리를 잘 해야 한다"며 “실시간 품질관리와 공정 자동화, 생산량 확대까지 고려하면 철강산업에도 제조 AI를 이용하도록 K-스틸법이 지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주현 한양대 재료공학과 교수는 “항공과 방산,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특수용 철강재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특수강 R&D에 대한 국비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주간 신차] 프리우스부터 GV80까지…가을 맞이 신차 전쟁 개막

9월 둘째 주 자동차 시장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신차들이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세단부터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웃도어 감성의 중형 SUV, 고배기량 모터사이클 등 출시 소식이 이어졌다. 토요타코리아는 전자식 사륜구동(E-Four)을 적용한 '26년형 프리우스 HEV AWD XLE'를 내놨다. 날렵한 해치백 스타일의 차체(전장 4600㎜, 전폭 1780㎜, 전고 1430㎜)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강조했다. 19인치 휠과 매끈한 루프라인이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1987cc 가솔린 엔진과 30kW 리어 모터 조합으로 시스템 총 출력은 199마력, 엔진 최대 토크는 19.2kg·m. 복합연비는 20.0km/L를 기록했다. 실내는 '다기능 디스플레이'(MID)를 통해 AWD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에코·노멀·스포트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아우디코리아는 프리미엄 중형 SUV '더 뉴 Q5 스포트백'을 선보였다. 기존 Q5 대비 25㎜ 길어진 전장(4715㎜)과 매끈한 루프라인으로 쿠페형 SUV의 날렵함을 강조했다. 블랙 패키지와 S라인 익스테리어가 적용된 상위 트림은 한층 스포티한 이미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L TFSI 엔진은 두 가지 출력으로 제공된다. 40 TFSI 모델은 204마력·토크 34.7kg·m, 45 TFSI는 271.9마력·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각각 9.8km/L, 9.3km/L. 실내에는 14.5인치 디스플레이와 11.9인치 버추얼 콕핏 플러스가 기본 적용된다. S-라인 블랙 에디션에는 카본 인레이와 21인치 휠이 들어간다. 출시 1주년을 맞은 그랑 콜레오스는 2026년형 모델로 새 단장을 했다. CMA 플랫폼 기반 차체(전장 4780㎜, 전폭 1880㎜, 전고 1680㎜)는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 공간과 2820㎜의 긴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신규 컬러 '새틴 유니버스 화이트'와 전용 내장재가 추가돼 세련된 분위기를 냈다. 주행 성능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211마력·토크 33.3kg·m)과 하이브리드 E-Tech(시스템 출력 245마력)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보그워너 6세대 4WD와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다양한 지형에서 안정성을 높였다. 실내는 파노라마 스크린 기반 UI를 개선했다. 신규 기능으로 차량 내 게임(R:아케이드)과 노래방(R∙beat)을 추가했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대표 SUV의 연식변경 모델 '2026 GV80'과 'GV80 쿠페'를 동시에 출시했다. 후면부 레터링을 최소화해 디자인을 간결화하고, 쿠페 전용 색상이던 '베링 블루'를 일반 모델에도 적용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약 4945㎜, 전폭 1975㎜, 전고 1715㎜로 웅장한 비율을 유지한다.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2.5 터보와 3.5 터보, 그리고 쿠페 전용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모델로 구성된다. 상위 모델에는 22인치 휠이 기본 적용돼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실내는 도어 무드램프 밝기를 개선하고, 인기 사양 패키지에 '빌트인 캠'을 추가했다. BMW 모토라드는 풀체인지된 '뉴 R 1300 R(로드스터)'과 '뉴 R 1300 RS(스포츠 투어러)'를 출시했다. 최신 1300cc 박서 엔진은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5.2kg·m를 발휘하며, RS는 최고속도 시속 240km에 달한다. 두 모델 모두 ASA 자동 변속 시스템과 DSA 전자식 서스펜션 조절 기능을 갖춰 주행 편의성과 안정성을 강화했다. R은 공격적인 라이딩 포지션, RS는 전면 페어링과 조절식 윈드스크린을 통해 장거리 투어링에 최적화됐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아이폰17 사전 예약 개시…통신 3사 혜택 내걸고 고객몰이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7' 시리즈 사전 예약이 12일 시작된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고객몰이에 나섰다. SKT는 아이폰 신제품 구매 고객을 위한 'Lucky 1717' 이벤트를 진행한다. 10월 31일까지 개통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717명에게 에어팟 맥스(AirPods Max)를 포함한 애플 정품 액세서리 패키지, 애플페이 티머니 충전 쿠폰, 200만원 상당의 여행 지원금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단말 출고가의 최대 70%를 보상해주는 'T 즉시보상' 프로그램(아이폰 17 기준 월 이용료 1만8100원)도 선보인다. 아이폰 신제품을 구매하는 즉시 50% 할인이 적용되며, 상품 가입 2년 후 기존 단말을 반납(미 반납 시 기지급한 50% 할인금 환수)하고 기기 변경을 하는 조건으로 단말 가격의 최대 20%에 달하는 OK캐쉬백 포인트를 제공한다. KT는 아이폰 개통 즉시 출고가의 50%를 바로 보상해주는 '미리 보상 프로그램'을 내놨다. 상품 가입 시 분실·파손 보험(최대 60만원)이 포함되며, 24개월 뒤 반납 시 새 기기로 교체할 수 있다. KT닷컴에서는 '아이폰 에어' 사전예약 고객 선착순 1000명에게 256GB에서 512GB로 용량을 업그레이드해준다. 신제품 고객에게는 출시일 신제품을 바로 받아볼 수 있는 보장 서비스도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17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단말기 교체 및 관리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70% 보상패스'를 제공한다. 70% 보상패스는 가입 후 24개월이 지나면서부터 기기 교체 시 기존 아이폰을 반납하면 구매시 단말 출고가의 최대 70%를 포인트로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포인트는 고객센터를 통해 신규 단말기 할부금이나 통신요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프로모션은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10만5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 후 '애플 디바이스팩' 혜택을 선택하면 무선 이어폰 에어팟4의 24개월 치 할부금 전액 할인해준다. 유플러스닷컴에서 아이폰 에어를 구매하면 선착순 1500명은 저장용량을 256GB에서 512GB로 무상 업그레이드 받을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한 액세서리 증정 행사도 마련됐다. 유플러스닷컴 사전예약 고객은 '아침배송'을 통해 출시 첫날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한편 애플 아이폰17 시리즈는 기본 모델, 에어, 프로, 프로맥스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 출고가는 각각 129만원, 159만원, 179만원, 199만원부터 시작하며, 공식 출시일은 9월 19일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4’ 개발 완료…양산 체제 구축

SK하이닉스가 초고성능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신제품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회사는 “새로운 AI 시대를 견인하게 될 HBM4 개발에 성공하고 이 기술적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당사의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개발을 이끈 SK하이닉스 조주환 부사장(HBM개발 담당)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에너지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Time to Market)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수요와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빠른 시스템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HBM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운영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메모리의 전력 효율 확보가 고객들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향상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갖춘 HBM4가 이 같은 요구를 해결하는 최적의 솔루션(Solution)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롭게 양산 체제를 갖춘 HBM4는 이전 세대보다 2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적용해 대역폭을 2배로 확대하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렸다. 이 제품을 고객 시스템에 도입 시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전력비용도 크게 줄일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회사는 또 이 제품에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해, HBM4의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표준 동작 속도인 8Gbps를 크게 뛰어 넘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HBM4 개발에 시장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자사 고유의 어드밴스드 MR-MUF(대량 칩 접합 몰딩 방식)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nm) D램 기술을 적용해 양산 과정의 리스크도 최소화했다. MR-MUF는 기존 공정보다 칩을 쌓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휨 현상 제어(Warpage control)도 향상해 HBM 공급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인 양산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이 되고 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Infra 사장(CMO)은 “이번에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 발표한 HBM4는 AI 인프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AI 시대 기술 난제를 해결할 핵심 제품"이라며 “당사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다양한 성능의 메모리를 적시에 공급하여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에 철강업계 “탄소중립 시간 더 달라”

에너지 정책 업무를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하는 정부 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철강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품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로 환경규제 기조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강업계가 전기로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더라도 국내외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친환경 대응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켠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공정 자체를 새로 도입해야 하는 철강산업의 특성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관장하던 에너지 정책 중 자원관리와 원자력 발전 수출을 제외한 나머지를 환경부로 떼어 붙이는 부처 개편안이 나오면서 에너지 정책이 규제 중심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 같은 부처 개편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부담을 주지 않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공정 자체를 새로 도입해야 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아직 개발하는 단계다. 대표사례가 포스코로, 빠르면 오는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화 기술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전기 공급 안정성도 철강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면 전력 공급 안정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철강재 제조 원가의 약 5분의 1가량을 전력 비용이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전력 소비량을 감당하려면 조달 비용이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과 상관 없이 안정적으로 전기가 공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자체 발전 방식을 도입해 전기료를 줄이면서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정부의 부처 개편이 대내외 철강 업황 부진 속에서 진행돼 철강업계의 걱정을 더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철강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데다 미국 관세를 피해 가격이 낮은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밀어넣기식으로 수출되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저가과잉공급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철강사들이 미래의 기술 경쟁력을 전제로 현재의 영업 부진을 회복세로 돌리기란 당분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부처 개편 방향과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철강업계가 대내외 요인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겪는 가운데 에너지 정책 소관이 바뀌는 데 따른 영향이 나타날지 아직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철강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유연한 에너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방향을 재정립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 100여명이 뜻을 모아 지난달 발의한 '철강산업 강화 및 녹색철강 기술 전환 특별법(K스틸법)'을 돌파구로 삼자는 업계의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다.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는 “에너지 정책 소관을 산자부에서 환경부로 옮기면 에너지 규제에 대한 추가 압박 우려에 철강사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가 언제 될지 기약하기 어려운 데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전력공급이 불규칙해지고 변동성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며 “산업부처럼 산업계의 의견을 경청하는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철강산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에너지 정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한국지엠 임단협 16차 교섭도 ‘공전’…노조 “인내 한계” 전면파업 압박

한국지엠 노사가 11일 인천 본사에서 2025년 임금협상 16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교섭 초반 동서울 서비스센터 공사 중단 문제를 지적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공정률 65%"라며 입장차를 보였다. 이어 사측이 매각 관련 수정안을 서면 제출했지만, 노조는 CCA 불안 해소 내용이 빠졌다며 불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기본급 8만 원 인상, 성과급·일시금 유지, 수당 일부 현실화, 정년퇴직 예정자 연차수당 보전 등을 담은 임금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해 2조원 순이익을 기록한 회사가 최소한 그 수준의 임금 인상조차 반영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통상임금, 정년 연장, 비정규직 관련 조항 삭제 등에 대해 “실무 협의조차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장기 전략과 미래 비전 부재도 문제 삼았다. 안규백 지부장은 “인천시 주관 미래차 포럼, 정부 커넥티드카 계획 등과 연계한 회사의 장기적 전략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고용안정 합의서가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회사의 단기적 대응에 매몰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핵심 이견은 △임금·성과급 수준 △미래 비전 및 고용 안정 △수당·연차·정년·비정규직 관련 제도 반영 여부로 요약된다. 노조는 실질적 보상과 장기 전략을, 사측은 최소 조정과 재무·매각 중심 대응을 고수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안규백 지부장은 “이런 소모적 교섭을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느냐"며 “전향적 제시가 없다면 노조도 더는 물러설 수 없다"고 경고했다.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노조 의견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종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임단협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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