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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7년만에 파업하나···조합원 찬반투표 가결

현대자동차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조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날 전체 조합원 4만218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3만9966명(투표율 94.75%)이 투표하고 3만6341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찬성률은 재적 대비 86.15%, 투표자 대비 90.92%다. 역대 현대차 노조의 파업 투표가 부결된 적은 없다. 노조는 이달 안에 파업 일정을 논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회사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에 각종 수당 포함,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또는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개시 전년 연말(최장 64세)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을 현재 통상임금의 750%에서 900%로 인상 등도 요구안에 들어있다. 업계는 노조가 친노동 성향 정부 정책을 등에 없고 사측에 '수용 불가능한' 제안을 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요구안이 반영될 확률은 적지만 이를 지렛대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18일 상견례 이후 17차례 교섭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 측이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자 지난 13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6년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를 이뤘다. 만약 노조가 이번에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7년 만이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와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아이오닉9, 출시 반년만에 판매 1만5천대 ‘기염’

현대자동차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이 출시 6개월만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1만5000대 가량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9은 지난 2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후 지난달 말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1만4391대가 팔렸다. 국내에서 4000여대, 나머지 1만여대는 해외에서 팔렸다. 주목할 부분은 해외 판매로 국내 출시보다 2개월 늦은 지난 4월부터 수출이 시작됐음에도 4개월 만에 내수 판매를 뛰어넘으며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관세 장벽 등 불확실성에도 지난 5월 첫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2086대가 팔려 K-전기차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아이오닉9의 수출물량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미국 현지 물량은 현지 전기차 기지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그룹과 SK온과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우선 차체에 SK온의 110.3kWh 규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통상 60∼70kWh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중형차 대비 동일대수 판매 시 적게는 50%, 많게는 80%까지 배터리 물량 판매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이오닉9에는 500개 이상의 배터리 셀이 탑재됐는데 이는 기존모델 아이오닉5의 1.5배 수준에 해당한다. 미국 현지 판매가 늘어날수록 SK온이 받게 될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도 커져 현대차그룹과 SK온의 '윈윈'을 이끄는 합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중심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SK온도 배터리 현지 조달도 가속할 전망이다. SK온은 조지아 1·2공장에서 현대차그룹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35GWh 규모 북미 합작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9가 현대차의 첫 전동화 플래그십 SUV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상황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모델이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오닉 9은 'E-GMP' 기반 대형 전동화 SUV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판매되는 아이오닉 9는 전장 5060mm, 축간거리 3130mm, 전폭 1980mm, 전고 1790mm의 크기를 갖췄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에 6인승 3종, 7인승 1종 등 총 4종의 다양한 시트를 구성했다. 아이오닉 9은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이 있다. 후륜 모터 기반 항속형 2WD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3km/kWh의 힘을 발휘한다. 19인치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532km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에 400·800V 멀티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차량을 350kW급 충전기로 24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美 누적 판매 150만대…14년 만의 성과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누적 판매 150만대를 돌파하며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7월까지 누적 151만5145대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현대차가 87만821대, 기아가 64만4324대를 각각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진출 11년 만인 2022년 누적 50만대를 넘었고 불과 2년 뒤 100만대, 다시 2년 만에 150만대를 달성했다. 연간 판매량도 2021년 처음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2022년 18만2627대, 2023년 27만8122대, 2024년 34만6441대로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1~7월 판매량도 22만15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가 19만7929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9만2941대, 아이오닉5가 12만6363대 판매됐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18만3106대로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12만9,113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8만638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는 진출 당시 2종이었던 친환경차를 현재 △하이브리드·PHEV 8종 △전기차 10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9종으로 늘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아이오닉·EV 시리즈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에서 EV6(2023), EV9(2024)가 연속 수상하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기아는 앞으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 HEV', 콤팩트 EV 세단 'EV4'를 출시해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앨라배마·조지아 공장과 함께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 5·9 생산을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기아와 제네시스 모델도 투입한다.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체제를 도입해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시승기] 지프 글래디에이터, 이삿짐도 캠핑도 문제없는 픽업트럭

지프의 정통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Gladiator)'는 이름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모델이다. 전면부는 랭글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익숙하지만, 뒤로 갈수록 넓은 트럭 베드가 이어지며 전혀 다른 차체 비율을 만들어낸다.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실루엣은 마치 전쟁 영화 속 군용차량을 연상케 한다. 지프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감성이 오롯이 살아 있다. 글래디에이터에는 3.6리터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kg·m를 발휘하는 이 엔진은 2톤이 넘는 거구의 차체를 거뜬히 끌고 나간다. 덩치와 무게를 생각하면 '둔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들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오히려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었다. 출발 가속은 경쾌했다. 도심 구간에서 신호 대기 후 출발할 때에도 망설임 없이 튀어나가는 힘이 인상적이었고, 고속도로 합류 시에도 답답함이 없었다. 고속주행에서는 시속 120㎞까지 무난하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으나, 그 이상에서는 공기저항과 차체 특성으로 다소 버겁다는 인상을 안겼다. 하지만, 본래 성격이 고속 주행보다는 오프로드와 적재 활용에 맞춰져 있는 모델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차체가 크고 무겁지만 주행 질감은 의외로 안정적이다. 록-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저속·고속 어디서나 매끄럽게 힘을 전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한 차체가 도로에 착 붙는 듯한 안정감을 줬고, 코너에서는 다소 롤링이 있지만 차체 제어가 안정적으로 이뤄져 불안함은 크지 않았다. 픽업트럭의 진가는 결국 적재 공간에서 드러난다. 글래디에이터는 세로 1.53m, 가로 1.44m의 대형 트럭베드를 갖췄다. 이번 시승에서는 실제로 이삿짐을 옮겨보며 그 능력을 시험했다. 침대 프레임, 가구, 각종 박스를 가득 싣고도 공간이 남았다. 높은 차고 덕분에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릴 때에도 안정감이 있었고, 트럭베드 곳곳에 마련된 고정 고리와 LED 조명, 230V 파워 아웃렛은 활용도를 높였다. 최대 544kg의 적재 능력과 2721kg의 견인 능력은 캠핑,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트레일러나 보트 견인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외관은 거칠지만 실내는 고급스럽다. 나파 가죽 시트에 레드 스티치가 적용돼 있고, 12.3인치 터치스크린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기본 적용됐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12방향 전동 시트, 듀얼존 에어컨 등은 장시간 주행에서도 쾌적함을 유지시킨다. 오프로드 주행 후에는 바닥에 마련된 배수 플러그를 통해 손쉽게 실내 청소가 가능하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라, 모험과 실용을 모두 담은 독특한 차다. 탱크 같은 묵직한 기동성, 힘 넘치는 엔진, 이삿짐까지 거뜬히 소화하는 적재 능력은 여느 SUV가 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동시에 고급스러운 실내와 편의사양은 일상 속에서의 편안함까지 보장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기아, K-배터리 3사와 ‘전기차 안전기술’ 개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자동차∙배터리 기업들이 손잡고 보다 안전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자동차·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하 배터리 3사)은 22일(금)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경기 화성시 남양읍 소재)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지난 1년 간의 협업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협력을 더 고도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국가의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회사가 모두 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김동명 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최주선 사장, SK온 대표이사 이석희 사장 및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전기차 기술을 선도 중인 한국 기업들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안전기술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각 사 경영층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현대차·기아가 연구개발, 생산공정, 품질, 특허 등 전 부문에 소속된 인력을 모아 '배터리 안전확보 TFT'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배터리 3사가 화답해 1년 동안 긴밀하게 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협업의 일환으로 배터리 품질 및 안전을 강건화하기 위한 5대 협업 과제를 선정했다. 협업 과제는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배터리 3사와 공동 협업하는 분야와 각 사별 특화 기술을 활용해 협력하는 분야 등으로 나뉜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 간의 5대 과제 기반 협업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안전 특허 과제는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가 각자 개발한 안전 특허기술 공유를 목표로 한다. 각 사별로 배터리 셀이 비정상적으로 열화 할 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재, 설계, 부품구조 등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TFT는 지난 1년 간 단락 방지 기술 등의 공유 특허를 도출했으며, 앞으로도 신규 특허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은 유럽연합이 주도해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 및 재활용까지 모든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 하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국제 표준을 만족하고, 나아가 안전 특화 항목을 추가한 신규 배터리 품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설계 품질 과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 배터리 셀에 강건화 설계를 적용하고, 궁극적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인자의 설계 방식에서부터 개선점을 도출하고, 표준 검증 기준과 관리방안을 고도화해 셀을 설계하는 과정에 반영한다. 제조 품질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 신기술을 도입해 양산셀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셀 제조 공정을 점검해 생산 안정화 및 불량률을 감소하는데 협력한다. 향후에는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분석 품질을 높인 지능형 제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방 기술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셀의 데이터를 국립소방연구원에 제공해 소방청에서 기초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실제 화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TFT를 통해 배터리 셀 화재 감지 시스템과 화재 진압 기술을 공동 연구한 특허를 출원하고,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전기차 화재 발생 대응 가이드를 개정했다. 향후에는 소방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 간 운영해온 TFT 종료 후에도 5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현대차·기아-배터리 3사, 배터리 안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각 사는 안전 신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특허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열전이 방지 기술, 소방 기술 등을 고도화해 전기차 배터리 안전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 사장은 “이번 협력은 현대차·기아 및 배터리 기업 경영층의 의지, 연구진들의 헌신과 전문성, 그리고 정부 부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배터리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가 대항전'으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을 이루고, LG에너지솔루션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는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닌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로, 생태계 전반의 책임 있는 변화“라며 "삼성SDI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는 “K-배터리 3사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 안전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SK온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배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패밀리카부터 슈퍼카까지…기아 카니발,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 포르쉐 911 GT3 ‘출동’

8월 셋째 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기술력이 집약된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폭넓게 확장했다. 실용성과 첨단 편의성을 앞세운 대형 RV, 트랙 중심의 고성능 스포츠카, 이탈리안 하이브리드 슈퍼카까지, 레저와 드라이빙의 감성을 아우르는 모델의 등장이 자동차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아는 대표 대형 RV 카니발의 연식 변경 모델인 'The 2026 카니발'을 지난 18일 공식 출시했다. 이번 신형 카니발은 기본 트림부터 편의사양을 대폭 확대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스마트 파워테일게이트와 전자식 룸미러가 기본화됐고, 노블레스 트림은 멀티존 음성인식, 기아 디지털 키 2, 터치타입 아웃사이드 도어핸들(1열) 등 첨단 사양을 기본 제공한다. 상위 시그니처에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리어 LED 턴시그널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외장을 완성했으며, 신규 X-Line 트림은 블랙 엠블럼과 다크 그레이 휠캡으로 디자인 차별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멀티존 음성인식은 좌석별 발화 위치 인식 및 웨이크업 명령어 “헤이, 기아"를 적용해 가족형 RV 특유의 실용성을 높였다. 시그니처 트림부터는 12스피커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어 음악 감상에도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3.5 가솔린(9·7인승)과 1.6 터보 하이브리드(9·7인승)로 구성된다. 페라리가 지난 21일 반포 전시장에서 새로운 스페셜 시리즈 '296 스페치알레'를 공식 공개했다. 296 GTB를 기반으로 개발된 이 모델은 기존 대비 50마력 상승한 합산 880마력의 V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내연기관 700마력, 전기모터 180마력). 차체 건조중량도 60kg 경량화(1410kg)에 성공해, 후륜구동 모델 중 최고 수준인 중량대 출력비 1.60kg/cv를 실현했다. 공기역학은 시속 250km에서 다운포스가 435kg까지 증가한 혁신적 솔루션을 적용하며, 6D 센서 기반 ABS 에보, 멀티매틱 쇼크 업소버, 미쉐린 전용 파일럿 컵2 타이어 등 레이싱 기술을 적극 반영했다. 사운드도 V12 지향 '피콜로 V12' 콘셉트를 바탕으로 더욱 다듬어졌다. 공식 성능은 0-100km/h 가속 2.8초, 최고속도 330km/h 이상, 피오라노 랩타임 1'19"로 슈퍼카의 영역을 재정립한다. 외관 역시 공격적인 디자인과 탄소섬유, 티타늄 등 경량 레이싱 소재가 대거 사용되어 극한 퍼포먼스를 담아냈다. 296 스페치알레는 한국 슈퍼카 시장에서 페라리만의 레이싱 DNA와 엔지니어링 기술의 정점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21일 브랜드 아이코닉 모델 신형 911 GT3와 국내최초 투어링 패키지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된 이 차는 25주년을 기념하며 트랙 중심의 강력한 GT3와 절제된 투어링 패키지를 동시에 선보인다. 911 GT3는 리어 윙을 장착한 트랙 중심 스포츠카로, 4.0리터 자연흡기 엔진(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45.9kg∙m)과 경량화 전략으로 완성됐다. PDK 변속기 적용 시 0-100km/h 3.4초, 최고속도 311km/h의 성능을 자랑한다. 바이작(Weissach) 패키지 등 트랙 경험을 위한 맞춤형 옵션도 지원한다. 전후면의 날카로운 디자인, 전면 디퓨저 및 개선된 스포일러 립, 언더바디 핀 등 효율적 공기역학 설계가 적용되어 다운포스와 핸들링을 끌어올렸다.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투어링 패키지는 고정식 리어윙 대신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를 채택해 이상적인 공기역학과 실용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실버 트림, 'GT3 투어링' 전용 리어 그릴 등 우아한 디테일부터, 인테리어는 고급 가죽 소재를 활용해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 이미지를 강조한다. 뒷좌석 기본 제공, 접이식 시트 등 실용성도 높였다. 포르쉐 디자인은 911 GT3 및 GT3 투어링 고객을 위한 COSC 인증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등 특별 타임피스도 공개했다. 스포츠카 디자인과 퍼포먼스 감성을 일상에서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세닉 E-Tech 가격 확정…고객 인도 시작

르노코리아는 순수 전기차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의 국내 판매 가격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확정하고 금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세닉 E-Tech는 고객의 거주 지역별 전기차 구매 보조금에 따라 4067만~4716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 거주 소비자의 경우 4678만 원부터 세닉 E-Tech를 만나볼 수 있다. 오늘부터 고객 인도에 나서는 르노의 순수 전기차 세닉 E-Tech는 '2024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유럽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 받은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는 올해 999대가 수입 판매되며 하역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출고될 예정이다.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 암페어(Ampere)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 미디움(Medium)'을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 세닉 E-Tech는 1855kg부터 시작하는 비교적 가벼운 차체에 최고출력 160kW(218ps), 최대토크 300Nm의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경쾌한 주행 성능을 선보인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12대 1의 조향비와 2.34 회전에 불과한 스티어링 휠 최대 회전수(Lock to Lock)를 갖춰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핸들링을 선사한다. 세닉 E-Tech는 동급 최고수준인 87kWh 용량의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탑재로 산업부 인증 기준 최대 460km 주행이 가능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130kW 급속 충전 시 약 34분 만에 20%에서 80%까지 배터리 충전도 가능하다. 또한, 차체 바닥과 배터리 케이싱 사이에 감쇠력 강화 폼을 삽입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스마트 코쿤(Smart Cocoon)' 기술을 적용해 보다 향상된 실내 정숙성을 선사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SDV 시대’ 가속화…현대차그룹 “SW 중심 네트워크 구축할 것”

현대자동차그룹이 SDV(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시대 가속화를 위해 핵심 협력사들과 최신 기술 표준 및 SW 개발 체계를 공유하며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판교 소재 소프트웨어드림센터 사옥에서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 보쉬, 콘티넨탈, HL만도 등 국내외 주요 제어기 분야 협력사 총 58개사의 엔지니어링 핵심 인력이 참석한 가운데 'Pleos(플레오스) SDV 스탠다드 포럼'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그룹이 본격적인 SDV 양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공급망 구조를 혁신하고 업계 전반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SDV는 하드웨어가 완성되는 시점에 기능이 고정되는 기존 차량과 달리 차량 출고 후에도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기능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SDV가 실제 양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부품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보안·진단·검증 분야까지 포함한 전 분야의 개발 환경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표준과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포럼을 통해 SDV 전환에 필요한 최신 기술 표준과 개발 체계를 협력사에 공유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협력 체계를 사전에 구축해 산업 생태계의 전환 속도를 한층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포럼은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송창현 사장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SDV 양산을 위한 차량 개발 방식의 전환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유연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CODA 적용 △Pleos Vehicle OS를 통한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지속 확장 가능한 외부 디바이스 표준화 구조(Plug & Play) △OEM-협력사 간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체계 등 5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각 세션은 지난 3월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에서 발표된 방향성을 한 단계 구체화한 것으로,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42dot)의 기술 담당 임원들이 직접 발표 및 패널 토론과 질의 응답을 통해 SDV 전환 과정에서 직면하는 과제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세션 가운데 SDV 개발을 지원하는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개발 체계를 소개하고 협력사들이 이를 자사 개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했다. 이 체계는 소프트웨어 사양 정의부터 기능 검증, 개발 이슈 및 산출물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현대차그룹과 협력사가 보안을 유지한 채 개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표준화된 개발 환경이 도입되면 차량의 수많은 제어기를 개발하는 각 협력사의 역량을 보다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성과 품질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수직적 공급망 구조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수평적인 협력 체계로 재편하고, 나아가 향후 SDV의 대규모 양산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협력사들이 SDV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기적인 포럼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는 등 기술 개발 환경을 빠르게 전환하기 위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SDV 구현을 위해서는 핵심 파트너 간 긴밀한 협력과 표준화된 개발 체계 확산이 필수"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표준 배포를 통해 SDV 양산 공급망 체계를 갖추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BYD 두번째 모델 ‘씰’ 판매 돌입…국가보조금 178만원

BYD코리아가 자사의 두번째 국내 승용 모델 BYD 씰 다이내믹 AWD(BYD SEAL Dynamic AWD)의 고객 인도를 20일부터 시작한다. BYD 씰 다이내믹 AWD는 6월 초 국내 인증 완료, 7월 중순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에 이어 8월 14일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평가가 완료되며 국가 보조금이 178만원으로 확정됐다. 지자체 보조금의 경우, 현재 지역 별로 발표되고 있어 실제 차량 인도 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BYD코리아는 BYD 씰 다이내믹 AWD 공식 출고와 본격적인 판매를 기념하여 출고 순으로 총 500명의 고객에게 50만 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을 제공하는 감사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BYD 씰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 성능, 지능형 하이테크 DNA를 모두 갖춘 퍼포먼스 중형 전기 세단으로 BYD 브랜드의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는 모델이다. 낮은 차체와 미래지향적인 쿠페형 외관은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D컷 스티어링 휠, 헤드레스트 일체형 천연 나파 가죽 시트, 은은한 엠비언트 조명 등은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세계 최초로 CTB(Cell-to-Body) 기술을 적용했고, 블레이드 배터리와 8-in-1 파워트레인, 전자 제어 장치 및 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e-Platform 3.0 플랫폼을 채택함으로써 안전성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BYD 씰 다이내믹 AWD는 퍼포먼스 중형 전기 세단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전·후방 각각 160kW, 230kW 출력의 듀얼 모터를 탑재해, 최대 출력 390kW(530PS)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8초에 불과해 민첩하고 강력한 가속 성능을 실현했다. 환경부 기준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복합기준 407㎞이며 저온 주행거리는 복합기준 371㎞(상온 대비 91%)로 겨울철 도로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제공한다. 특히 550V의 배터리 공칭전압, 자외선은 물론 열차단까지 가능한 은도금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토크 저하 없이 구동력 제어가 가능한 지능형 4륜 구동 시스템 'iTAC'은 BYD가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라는 것을 넘어 기술기업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BYD 씰 다이내믹 AWD의 권장소비자가격은 4690만원(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적용 후, 전기차 보조금 미포함)으로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일부 지자체에서는 4000만원 초반 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는 “BYD 씰은 BYD의 기술력과 고급스러운 감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라며 “특히, 달리는 즐거움과 편안한 승차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퍼포먼스 중형 전기 세단 씰 AWD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이 역동적이며 고급스러운 e-모빌리티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BYD 씰을 기다려 주신 고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출고 순서대로 총 500분의 고객께 50만 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BYD코리아는 고객 여러분께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기획]“안전은 비용 아닌 투자”…선진국 산재정책 본받아야

한국의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매년 수만건의 사고가 발생한다. 건설현장의 추락, 조선소 협착, 제조업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일상이 됐다. 그러나, 영국을 포함한 나라밖 선진국들은 달랐다. 영국은 산재 사망률이 한국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극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한국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본다.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산업재해 사망률을 자랑한다. 그 중심에는 독립감독기구인 보건안전청(HSE, Health and Safety Executive)가 있다. HSE는 정부의 영향이나 기업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법 집행과 사고 조사 권한을 갖는다. 기업이 안전 규정을 위반하면 막대한 벌금은 물론 최고경영자 개인에게도 형사 책임을 묻는다. 영국의 가장 강력한 전략은 '리스크 기반 관리'다. 모든 사업장은 법적으로 위험 평가(Risk Assessment)를 반드시 작성하고 이를 근로자와 공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장 운영 자체가 정지될 수 있다. 특히 고위험 업종에서는 근로자가 'Safety Passport(안전 자격증)'을 꼭 취득해야만 현장에 투입된다. 이 같은 엄격한 예방 체계 덕분에 영국의 산재 사망률은 10만명당 0.3명에 불과해 한국의 4~5명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낮다. 안전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자체임을 보여주는 선례다. 독일 역시 '위험성 평가'를 법제화해 기업이 모든 공정에서 안전 점검과 근로자와의 정보를 공유하게 한다. 사고가 나면 산재보험료 인상과 배상 책임 등 경제적 불이익이 즉각 기업에 전가된다. '직업재해보험공단(BG)'이 핵심 역할을 맡아 사고 발생률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 사고 예방이 곧 “비용 절감" 임을 기업이 체감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안전 설비와 교육에 적극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었다. 스웨덴은 근로자 참여를 통한 안전문화가 정착된 국가다. 모든 작업은 사전에 작업 안전 분석(Job Safety Analysis)을 마쳐야 하고, 절차 미이행 시 설비 가동을 원천 차단한다. 경영진이 현장 점검과 근로자와의 소통을 일상화하며 최고경영자부터 안전모를 착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런 자세가 OECD 최저 수준 산재율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1970년 설립된 산업안전보건청(OSHA)을 중심으로 산재 사망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불시 현장 점검과 막대한 제재가 있지만, 동시에 자율 참여형 인센티브 프로그램(VPP)을 통해 우수기업에는 규제 완화를 제공한다. 또 국가 차원에서 산업재해 데이터를 수집·공개해 기업 안전성과가 사회적 평가를 받도록 한다. 규제와 인센티브, 데이터 공개의 병행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제로재해 운동'을 펼쳐왔다. 기업 내 안전보건위원회의 상시 점검과 지속 개선을 경영계획에 반영한다. 최근에는 AI, 로봇 등 첨단기술로 사람을 위험 현장으로부터 멀리하는 전략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 드론이 고소 작업을 대체하고, 제조업에서 협동 로봇이 중량물 운반을 맡아 근로자 안전을 보호한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법규 강화-현장 반발-사후 제재'라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안전관리제도는 존재하지만 기업문화와 사회적 인식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 투자가 비용으로만 여겨지는 현실에서 예방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이 산재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문화·인식·투자가 함께 움직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재해는 결코 불가피한 숙명이 아니다.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이자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순간, 한국도 세계 최저 수준의 산재율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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